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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 첫 장기 CP 발행 추진…"조달 구조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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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첫 장기 CP 발행 추진…"조달 구조 다각화"

    SK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장기 CP를 발행하기로 했다. 회사채 시장이 급격히 경색되면서 장기 CP 시장에서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용등급 AA급 대기업까지 장기 CP 시장을 찾는 등 조달 구조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는 오는 10일 총 2000억원어치 장기 CP를 발행할 예정이다. 3년물 1000억원, 5년물 1000억원 규모다. SK가 만기 1년 이상의 장기 CP를 발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확보한 자금은 전액 채무상환 용도로 사용할 방침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CP의 신용도를 최고 등급인 'A1'으로 매겼다.업계에서는 SK가 자금 조달 전략 다각화를 위해 장기 CP 시장을 찾은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쉬운 장기 CP를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만기가 1년 이상인 CP는 투자위험과 자금 활용 방안 등을 적은 증권신고서를 내야 한다. 하지만 수요예측 절차를 거치지 않아 미매각으로 평판이 깎일 우려가 적은 편이다. 지난달 회사채 시장에서는 LG유플러스(AA급), 통영에코파워(A+급) 등 대부분 기업들이 미매각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조달 금리가 다소 낮다는 것도 장점이다. SK의 장기 CP는 3년물 연 5.629%, 5년물 연 5.745%에 금리가 책정됐다. SK의 장기 신용등급은 ‘AA+(안정적)’이다. 최근 들어 일부 AA급 회사채 발행 금리가 연 6%대를 돌파한 것을 고려하면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대표적인 자금 조달 창구인 회사채 시장을 피해 CP 시장에서 자금 조달 우회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기업들도 장

  • [단독] AAA급 공기업 장기물 유찰…단기물 앞세운 교보증권 회사채는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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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AAA급 공기업 장기물 유찰…단기물 앞세운 교보증권 회사채는 '흥행'

    채권시장에서 만기가 짧은 단기물에 투자수요가 쏠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신용등급 AAA급 우량 공기업들도 장기물 발행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단기물 위주로 회사채를 구성한 교보증권은 ‘완판’에 성공했다.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AAA급) 이날 1년6개월물 800억원과 20년물 800억원 공사채에 대한 입찰을 진행했다. 800억원을 모집한 1년 6개월물 공사채에는 2300억원의 응찰이 들어왔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주문이 들어오자 발행 물량을 1100억원으로 늘렸다. 조달 금리도 안정적인 수준에서 책정됐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개별민평(민간 평가회사들이 책정한 평균 금리)에 35bp(bp=0.01%포인트) 가산한 금리에 낙찰됐다.좋은 성적표를 거둔 단기물과 달리 만기 20년 장기물 발행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모집 물량을 밑도는 100억원의 매수 주문만 들어오면서 20년물 발행을 포기했다.한국전력공사(AAA급)가 발행하는 한전채도 단기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이날 열린 한전채 입찰 결과 2년물은 2000억원 모집에 3300억원의 응찰을 받아 연 5.9% 금리로 2900억원을 발행했다. 반면 만기가 더 긴 3년물은 2000억원의 모집 물량을 채우지 못하고 1200억원을 연 5.99%에 찍는 수준에서 그쳤다.업계에서는 보험사, 연기금, 공제회 등 주요 기관들이 장기물에 대한 지갑을 닫은 여파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장기물 시장 ‘큰손’인 보험사들이 채권 매수에 소극적으로 돌아서면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보험사들이 장기물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어서다.금융투자협회에 따르

  • 통영에코파워 회사채 수요예측 전량 미매각

    한국은행의 안정화 조치에도 채권시장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50조원을 투입하는 정부 대책이 발표된 이후 처음 열린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전액 미매각이 발생하는 등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공사채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시장에서도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DC와 한화그룹의 합작회사인 통영에코파워는 27일 열린 510억원 규모 3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단 한 건의 주문도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채는 한화에너지가 지급보증을 해 A+급 신용도가 책정됐다. 채권시장안정펀드 매입 대상(AA-급 이상)에 속하지는 않지만 채권시장 회복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화력발전소 운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조에 역행하는 데다 자금시장 경색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외면한 것으로 풀이된다.우량 신용도를 갖춘 공기업도 채권 발행 목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교통공사(AA+급)는 3년 만기 290억원어치를 목표로 입찰을 했지만 100억원을 발행하는 데 그쳤다. 발행 금리도 크게 뛰었다. 대구교통공사의 3년 만기 개별민평(민간 평가회사들이 책정한 평균 금리)보다 1.3%포인트 높은 연 6.7%로 매겨졌다.한국가스공사(AAA급)는 이날 입찰을 통해 2년 만기 1400억원, 3년 만기 500억원, 5년 만기 400억원을 발행하기로 했다. 애초 예상보다 발행 규모를 늘렸지만 높은 금리에 매수 주문이 몰리면서 5년 만기는 연 6%가 넘는 금리에 낙찰됐다.전날 한국공항공사 채권이 AAA급 공사채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 6%를 넘어서는 등 금리 오름세가 꺾이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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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전채 '잔혹사'…또 모집 물량 미달

    신용등급 AAA급 공기업들이 채권 발행에 잇따라 성공했다. 높은 신용도를 확보한 우량 채권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다소나마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유동성 경색을 초래한 단기자금 시장에서는 50조원을 공급하겠다는 정부 대책의 효과가 여전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AAA급)는 이날 열린 공사채 입찰 결과 2년물 1400억원, 3년물 500억원 등 총 19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로 했다. 목표 물량(2년물 500억원, 3년물 500억원)을 훌쩍 넘는 매수 주문이 들어오면서 발행 금액을 늘렸다.한국공항공사(AAA급)도 총 1400억원어치 공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대신 발행 금리는 크게 올랐다. 2·3년물 모두 연 6% 수준에서 낙찰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AAA급 공사채 금리가 연 6%대를 넘어섰다.다만 한국전력(AAA급)이 발행하는 한전채는 모집 물량을 채우지 못했다. 2000억원 모집에 2년물 600억원어치를 연 5.9%에 발행하는 데 그쳤다.IBK투자증권은 25일 부산항(북항) 상업업무지구 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을 유동화한 6개월물 ABCP를 연 8.05%의 고금리로 발행했다. 한국투자증권이 SK온의 미국·헝가리 배터리 공장 증설자금 대출을 담보로 발행한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는 이자율이 지난달 연 3.5%에서 이번주 연 6.7%까지 치솟았다.단기자금 시장 경색이 심화하면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와 CP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까지 벌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1일물 CP 금리는 24일 연 4.37%로 마감했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한 2020년 이후 처음으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연 4.305%)를 넘어섰다.장현주/이현일 기자

  • 채권 시장 자금 경색 장기화…공사채‧회사채 등 우량 채권도 줄줄이 미매각

    채권 시장 자금 경색 장기화…공사채‧회사채 등 우량 채권도 줄줄이 미매각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채권시장 혼란이 장기화되고 있다. 정부가 50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특단의 대책을 내놨지만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정책 발표 이후 국고채 금리는 다소 안정세로 돌아왔지만 레고랜드 사태의 도화선이 된 기업어음(CP) 시장은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단기 조달시장 뿐 아니라 회사채‧공사채 등 장기 조달시장에서도 투자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미매각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투자 심리 위축으로 우량 채권도 외면 현상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AA급 최상위 신용도를 보유한 공사채에서 미매각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전력(AAA급)이 지난 25일 2년 만기 채권 2000억원과 3년 만기 2000억원에 대한 입찰을 진행한 결과 3년 만기가 최종 유찰된 것으로 확인됐다. 2년 만기 한전채 800억원어치를 연 5.99%의 고금리로 발행하는 데 그쳤다. 한전은 지난 21일에도 2000억원의 모집 물량을 채우지 못해 발행에 실패했다.공사채 외면 현상은 한전채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가스공사(AAA급)는 지난 24일 목표 물량을 전부 소화하지 못한 채 2년 만기 회사채가 유찰됐다. 인천도시공사(AA+급)는 같은날 2년 만기 300억원과 3년 만기 500억원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했지만 3년 만기 발행을 포기했다.일반 기업의 회사채 발행 환경은 더 좋지 않다. AA급 회사채부터 BBB급 회사채까지 신용도와 무관하게 투자 수요가 확보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2년 3분기 공모회사채 수요예측 실시 현황'에 따르면 3분기에 진행된 공모 무보증사채의 수요예측은 총 65건, 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9건(43%), 3조5000억원(39%)을

  • 급한 불 껐지만…기업 '단기차입금 폭탄' 532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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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한 불 껐지만…기업 '단기차입금 폭탄' 532兆

    국내 기업이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 규모가 사상 최대인 53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3일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긴급 공급하기로 했지만 자금시장을 둘러싼 불안 요인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한국은행 자금순환표에 따르면 비금융기업의 단기차입금(단기대출금·단기채권)은 지난 6월 말 532조5193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작년 말보다 54조3447억원(11.36%) 급증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이후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세부적으로는 은행 대출 등 단기대출금이 490조3709억원, 회사채·기업어음(CP) 등 단기채권이 42조1484억원에 달했다.기업들은 강원도 레고랜드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사태로 ‘초비상’이 걸렸다. 기관투자가들이 신용도가 우수한 대기업의 회사채마저 투자를 주저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어서다. 이달 들어 한화솔루션 LG유플러스 한진 등이 잇달아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투자자를 찾지 못해 미매각 사태를 맞았다. 보수적인 자금 운용으로 잘 알려진 롯데그룹 계열사마저 자금줄이 꼬이는 상황에 처했다. 롯데건설은 단기차입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다 못해 그룹 계열사인 롯데케미칼로부터 7000억원의 자금을 긴급 수혈했다.정부가 전날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지만 ‘돈맥경화’가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미국 중앙은행(Fed)과 한국은행이 나란히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시장 유동성이 갈수록 팍팍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관투자가가 줄줄이 올해 채권 장부를 마감하고 투자를 접는 ‘북 클로징’에 나서는 점도 조달시장에

  • 이달에만 12조…쏟아지는 산금채·기은채 '쇼크'

    국내 채권시장 경색으로 초우량 국책은행들까지 자금난에 허덕이는 모습이다. 산업은행·기업은행 등 특수은행이 웃돈까지 얹어주며 발행한 채권은 이달 들어서만 12조원에 달한다. 신용등급 트리플A 국책은행들까지 고금리 채권을 쏟아내면서 여신전문금융회사채와 일반 회사채는 발행은커녕 유통조차 모두 막혔다.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전날 2년 만기 산업금융채 2500억원을 연 5.43% 금리로 발행했다. 민평 금리 대비 0.4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지난 17일에는 1년6개월 만기 산금채 4100억원어치가 민평 금리보다 0.23%포인트 높은 연 5%에 발행되기도 했다. 갈수록 금리 급등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은행이 발행하는 중금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디폴트 위험이 없는 국책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에 이렇게 높은 가산금리가 붙는 것은 처음 본다”고 전했다.연초만 해도 연 1%대였던 산금채는 8월 연 3%대, 9월 연 4%대를 넘은 데 이어 곧 연 6%를 넘볼 기세다. 산업은행은 이날 민평 대비 0.60%포인트 높은 연 5.65% 금리에 2년 만기 산금채를 최소 2500억원어치 발행하겠다는 수요 조사 공지를 냈다. 발행 금리를 더 높인 것이다.특수은행 채권이 급증하면서 회사채 시장은 거의 마비 상태다.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들이 이달 들어 20일까지 발행한 채권은 모두 11조8900억원 규모다. 작년 같은 기간(3조1200억원)보다 네 배 가까이 급증했다.빈난새/이동훈 기자

  • CP시장 '패닉'…자금조달 꽉 막혔다

    CP시장 '패닉'…자금조달 꽉 막혔다

    강원도 레고랜드 건설을 위해 발행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사태로 촉발된 금융시장 불안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채권시장이 마비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투자자 신뢰가 붕괴해 채권 매물이 쏟아지지만 매수세가 실종돼 기업어음(CP)과 채권시장이 자금 조달 기능을 상실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기업들의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해 줄도산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상위 신용등급인 A1 기준 CP 91일물 금리는 이날 연 4.1%에 마감했다. 전날 연 4.02%를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월 28일(연 4.09%) 후 처음으로 연 4%대를 넘어선 데 이어 이날도 급등세를 이어간 것이다.PF 유동화증권 시장은 더욱 심각하다. 서울 흑석9구역 재개발 PF대출 자산담보부단기채(ABSTB) 차환 금리는 한 달 전 연 3.34%였지만 전날 연 7%로 뛰었다. 상당수 PF 유동화증권은 차환이 안 돼 증권사가 떠안았다.이런 상황에서 증권사와 운용사가 금리 상승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해 채권 매각에 나서고 이는 다시 CP와 채권 금리를 밀어 올리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매수세는 없고 채권 매물만 쌓이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수십조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 상환 요청이 급증해 증권사가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자금시장 마비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이날 1조6000억원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본격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자금시장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때 효과를 본 한국은행의 RP 매입 등 추가 대책을 고려해야 한다”

  • "흉흉한 증권사·건설사 상황"…여의도 증권가에 퍼진 '찌라시'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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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흉흉한 증권사·건설사 상황"…여의도 증권가에 퍼진 '찌라시'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받은글) 롯데캐피탈이 15%에도 기업 어음이 소화가 안된다...지금 시장은 완전히 냉각 상태...A건설, B건설 부도 이야기 나오고, C증권, D증권은 매물로."지난 19일 금융시장 관계자들 사이서 이 같은 속칭 '찌라시'가 확산됐다. 여의도 증권가는 물론 한국은행과 정부 부처로도 퍼졌다. 한은 관계자들이 시장에 "사실이냐"고 되물을 만큼 일파만파로 번졌다.하지만 증권사 채권발행시장(DCM) 임직원들은 이에 대해 "자금시장이 얼어붙었다는 것 외에는 맞는 이야기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루머에 흔들릴 만큼 자금시장이 위태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하는 시장 관계자들도 적잖았다. 전날 퍼진 찌라시에는 롯데캐피탈이 연 15%대 고금리로 기업어음(CP) 발행에 나섰지만, 실패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계열사인 롯데건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환에 어려움을 겪자 롯데캐피탈도 덩달아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었다는 설명이었다. 이 충격에 증권사와 건설사가 줄줄이 자금난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담겼다. 각 증권사 회사채 담당자와 기업 자금 담당자, 한은 관계자들도 이 같은 루머에 의아해하며 진위 파악에 나섰다. 하지만 롯데캐피탈을 비롯한 시장 관계자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롯데캐피탈은 연 5~6%대로도 순조롭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유동성도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6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과 예치금은 총 1조6822억원에 달했다. 롯데건설 자금사정도 안정적이다.  롯데건설의 지난 6월 말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등 포함)은 6000억원에 이른다. 단기차입금은 6091억원으로 대부분 내년에 만기가 도래한다. 올 3분

  • 레고랜드 사태가 회사채 시장에 불러온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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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고랜드 사태가 회사채 시장에 불러온 파장

    레고랜드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회사채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여파로 가뜩이나 경색된 채권 시장의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평가다. 증권가는 당분간 채권 등급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회사채 스프레드의 간극도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JB금융지주가 1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주문이 절반에도 못 미쳤다. 만기 2년물에 800억 원, 3년물에 200억 원의 자금 모집을 계획했으나 2년물 230억 원, 3년물 150억 원 등 총 380억원의 수요만 확보했다. JB금융지주는 2년물을 850억 원으로 증액하고, 3년물은 수요대로 발행하기로 했다.같은 날 300억원 규모의 공모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한진도 대량 미매각 사태를 맞았다. 지난 1월과 6월 두 차례의 공모채 발행에서 모집금액 이상의 주문을 받으며 증액 발행에 성공했지만 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수요를 모으는 데 실패했다.우량 등급의 회사채도 미달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신용등급이 AA-인 SK리츠 회사채는 960억원 모집에 910억원의 주문만 들어왔고 메리츠금융지주도 최근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 3000억원을 채우지 못했다. SK렌터카는 800억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희망 금리 밴드 상단을 70bp까지 열어뒀지만, 주문을 다 채우지 못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등 인기 콘텐츠를 제작한 콘텐트리중앙은 250억원을 모집했으나 80억원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다 일정을 전면 재검토하는 회사들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 공조장치 전문기업 한온시스템은 지난 달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

  • 3분기 채권·CD 전자등록발행 144조…금융채 늘고 일반회사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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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분기 채권·CD 전자등록발행 144조…금융채 늘고 일반회사채 줄었다

    올 3분기 일반 회사채 발행이 부진해진 반면 금융회사채 발행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14일 한국예탁결제원은 3분기 예탁원 전자등록시스템을 통한 채권·양도성예금증서(CD) 전자등록 발행규모가 14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작년 동기 대비 28.8% 증가한 것이고, 2분기 대비 12.0% 증가한 것이다.채권의 등록발행 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22.5% 증가한 131조9000억원이었고, CD의 등록발행 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186% 증가한 12조3000억원이었다.유형별로 보면 일반 회사채와 국민주택채, 지방채 등의 작년 3분기 대비 발행 금액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회사채는 37.2% 감소한 9조8000억원, 국민주택채는 26.1% 줄어든 3조4000억원, 지방채는 28.6%가 줄어든 1조원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발행 규모가 큰 금융회사채, 특수채 등은 작년 대비 발행액이 늘어났다. 금융채는 33.4% 늘어난 48조7000억원, 특수채는 42% 증가한 59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방공사채(33.3%), SPC채(22.1%) 등도 증가했다. 예대금리차가 커지면서 자금 조달 수요가 강해진 은행들이 채권 발행 규모를 늘렸다는 분석이다. 반면 경기 침체우려로 일반 회사채 시장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22일 예대금리차 첫 공시 이후 은행권은 정기예금 금리를 크게 올렸다"며 "이러한 현상은 은행의 자금조달수단 중 은행채 발행 비중을 늘리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 회사채 시장 문 좁아지자…공모 회사채 데뷔 절반으로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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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채 시장 문 좁아지자…공모 회사채 데뷔 절반으로 줄어

    회사채 시장에 데뷔하는 기업들이 줄어들고 있다. 금리 인상 여파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다. 대표적인 '돈줄'인 회사채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저신용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우량 회사채 외면에 발행시장 '위축'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설립 후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은 올 들어 총 9곳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총 18곳의 기업이 공모 회사채 시장에 첫 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발행 규모도 급감했다. 올해 초도발행된 회사채는 총 9790억원으로 지난해 2조8530억원에 비해 65%가량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신규 발행사들이 등장했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발행만 하면 돈이 몰렸기 때문이다. 바이오(삼성바이오로직스‧종근당), 게임(펄어비스‧컴투스) 등 그간 회사채 시장을 찾지 않은 업종에서 초도발행 기업들이 속속 나타났다. 하지만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되면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분위기다.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외면이 길어지고 있는

  • 또 미매각 '굴욕' 메리츠금융지주, 6%대 추가 청약 성공할까

    또 미매각 '굴욕' 메리츠금융지주, 6%대 추가 청약 성공할까

    지난달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난 메리츠금융지주가 6%대 금리로 추가 청약에 나선다.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5% 대로 오른 가운데 월 이자 지급 방식으로 완판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이날 3년물을 2년물로 증액해 추가 청약을 진행한다. 메리츠금융은 지난달 29일 3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1560억 원의 수요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1년 6개월 물 1500억 원, 2년물 1000억 원, 3년물 500억 원의 자금 모집을 계획했지만 각각 540억 원, 680억 원, 340억 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기관보다는 리테일 수요가 대부분이었다.메리츠금융은 1년 6개월 물은 계획대로 발행하고 3년물에서 채우지 못한 수요만큼을 2년물로 증액했다. 리테일에서 단기물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는 점을 고려해 짧은 만기물 위주로 발행량을 조정했다.발행 금리도 6%대로 높아질 전망이다. 수요예측 당시 1년 6개월 물과 2년물의 희망 금리밴드는 최상단이 50bp(1bp=0.01%)였으나 추가 청약에서는 스프레드를 60bp로 확정했다. 지난달 미국의 자이언트스텝 당행 이후 채권 시장이 패닉에 빠져든 상황이어서 고금리를 감수하더라도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메리츠금융은 지난 7월에도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2500억원의 공모채 수요예측에 나섰으나 미매각이 났다. 당시 가산금리를 고려한 금리는 4% 중반이었다. 5년물에는 단 한 건의 주문도 들어오지 않았다.기관 투자가의 투자 심리가 악화한 탓에 이번 추가 청약 때도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룹 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가 크다는 점도 위

  • '금리 발작' 팍팍해진 채권시장…돈 가뭄에 AA급 대기업 계열사도 조달 구조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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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 발작' 팍팍해진 채권시장…돈 가뭄에 AA급 대기업 계열사도 조달 구조 다각화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회사채 시장 '돈줄'이 마르면서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자금 조달 환경이 척박해지면서 신용등급 AA급 대기업 계열사까지 공모채 대신 장기CP와 사모채 시장으로 우회하는 등 조달 구조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A급 이하 기업들은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우량 기업도 공모채 대신 사모채‧장기CP로 우회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계열사인 SK루브리컨츠는 장기 CP를 발행하겠다고 지난달 3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한국신용평가는 SK루브리컨츠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매겼다.만기구조는 2년물 700억원, 3년물 1300억원, 4년물 500억원, 5년물 500억원 등 총 3000억원이다. 2년물은 연 5.303%, 3년물은 연 5.337%, 4년물은 연 5.427%, 5년물은 연 5.448%로 발행 할인율을 책정했다. 확보한 자금은 미전환잔사유(UCO) 등 원자료 대금 납부 등에 사용할 방침이다.사모채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대기업 계열사도 등장했다. CJ그룹 계열사인 CJ E&M(AA-급)은 지난달 29일 사모채 시장에서 3년물 1600억원과 5년물 500억원을 각각 발행했다.발행 시장에서 소외받았던 A급 기업에 이어 우량 신용도를 갖춘 AA급 기업까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 계열사들은 주로 공모채 시장에서 자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조달 환경이 악화되면서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둬 평판이 깎이는 것보다 다소 높은 금리가 책정되더라도 장기CP와 사모채의 문을 두드리는 대기업 계열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모양새다.발행물에 대한 기관투자가의 투자심

  • SKC, 필름사업 분할 매각…회사채 조기상환 가능성 커지나

    SKC, 필름사업 분할 매각…회사채 조기상환 가능성 커지나

    SKC의 필름사업 분할에 따른 채권 투자자들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평가손실이 발생한 사채권자들이 회사채 조기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26일 SKC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채권자 이의제출 및 사채권자집회 소집 공고’를 진행한다. 이번 소집 공고는 필름사업 분할에 따른 것이다. SKC는 지난 6월 이사회를 열고 필름사업 부문을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에 1조6000억원에 팔기로 했다. 오는 11월 등기상 정식 분할될 예정이다.이번 소집 공고의 핵심은 사채권자들이 회사채의 조기 상환을 요구할지 여부다. 통상 분할 과정에서 사채권자 소집 공고를 진행하더라도 큰 불만이 접수되지 않는 편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지난 6월 이사회가 열린 당시 필름사업 분할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한국기업평가는 “필름사업 매각으로 매출과 현금창출력 축소는 불가피하다”며 “다만 필름사업의 수익성이 저조한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매각 이후 전체적인 영업이익률이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규모 매각 대금 유입으로 재무안정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문제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채권 투자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채권 금리가 상승할수록 채권 가격은 반대로 하락해 채권평가손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우려하는 사채권자들이 회사채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번 소집 공고의 대상이 되는 회사채는 총 2629억원 규모다. 공모 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