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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업 유동성 지원 SPV 연말 종료..."시장 악화시 재가동"
정부와 한국은행, 산업은행은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의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기간을 예정대로 올해 말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23일 발표했다.정부는 기업 자금 시장이 SPV 설립 당시에 비해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고, 코로나19 위기 대응 조치에 대한 정상화가 필요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는 시장 변동성의 확대 가능성을 감안, 시장상황이 악화될 경우를 대비해 SPV를 비상기구화하기로 했다.SPV는 저신용등급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을 매입해 기업 유동성을 지원하는 기구로 작년 7월 출범 이후 1년 여간 약 4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해 기업의 자금 조달 마중물 역할을 했다.당초 SPV의 매입기간은 올해 1월까지였으나 6개월씩 두 차례 연장됐다.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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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기준금리 올렸지만 원·달러환율 상승 지속…Fed만 바라보는 시장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인상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차이가 1%포인트로 확대됐지만 시장에선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긴축적 통화정책을 예고한 미국 중앙은행(Fed)이 원·달러 환율에 보다 큰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원10전 오른 1193원30전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30전 오른 1190원50전에 거래를 시작한 이후 상승폭이 커졌다. 환율은 지난달 12일 장중 1200원을 웃돌기도 했지만 이후 1180원대까지 하락했다.최근 환율은 위기의 경계선으로 통하는 ‘1달러=1200원’ 수준에 육박했다. 한국의 경제 기초체력이 탄탄한 데다 기준금리도 올라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4%와 3%로 제시했다. 내년 1분기엔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방침도 강하게 시사했다.환율 오름세는 시장 참가자들이 Fed의 신호를 더 중요하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Fed는 이달부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시행한 데다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Fed가 지난 24일 공개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다수의 FOMC 위원은 “물가상승률이 계속 목표치(2%)를 웃돌면 예상보다 빨리 테이퍼링을 마무리 짓고 금리 인상 준비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지난 10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1년 전보다 5.0% 뛰었다. 지난달 상승률은 9월(4.4%)보다 0.6%포인트 올랐고, 1990년 11월 이후 가장 높았다.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만큼 내년 중반 이후로 예상된 미국 금리 인상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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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에도 치솟는 환율?…Fed만 바라보는 외환시장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지만 원·달러 환율은 오름세(원화 가치는 하락)를 유지하고 있다. 통상 한은 기준금리가 뛰면 원화가치가 뛰는 것과는 대조적 행보다. 긴축적 통화정책을 예고한 미국 중앙은행(Fed)이 원·달러 환율에 보다 큰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거래일보다 3원10전 오른 달러당 1193원30전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30전 오른 1190원50전에 거래를 시작한 이후 상승폭이 커졌다. 지난달 12일에는 환율이 1198원80전에 마감하며 작년 7월 24일(1201원50전) 후 1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환율은 위기의 경계선으로 통하는 '1달러=1200원' 수준에 육박했다. 1200원을 돌파한 시점은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을 받던 2008년 9월~2009년 9월, 유럽재정위기가 전세계를 덮친 2010년 1~5월,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전격 평가절하하기 전후인 2015년 9월~2016년 12월에 환율은 1200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최근 경기 펀더멘털(기초체력)은 탄탄한 데다 기준금리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 3%로 제시하는 등 경기회복 조짐은 곳곳에서 포착된다. 전날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1.0%로 인상한 한은은 내년 1~2월 추가 인상 가능성도 내비쳤다. 환율의 오름세는 Fed의 긴축적 통화정책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Fed는 이달부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실시한 데다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Fed가 지난 24일(현지시간) 공개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FOMC 위원은 “물가상승률이 계속 목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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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긴축 아닌 정상화"…내년 세번 더 올려 年 1.75% 가능성
“이번 금리 인상은 긴축(tightening)이 아닙니다. 정상화(normalization)입니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1%로 인상한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터널’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만큼 그간 비정상적으로 돈을 풀어온 정책(통화 완화)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이다. ‘돈줄’을 죄지 않으면 물가·집값이 더 치솟고, 경제가 되레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담겼다. 한은은 내년 1~2월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계획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의지가 워낙 강해 내년 세 차례 추가 인상을 통해 연 1.75%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제로금리 시대’ 1년8개월 만에 막 내려한은은 지난해 3월 16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포인트 내렸다. 당시 인하로 사상 처음 ‘연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열었다. 코로나19가 경제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긴급 조치였다. 3년 만기 국채금리도 연 0.8%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1%로 인상하면서 ‘연 0%대 초저금리 시대’도 1년8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코로나19가 휩쓸고 지나간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이 총재는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올리고 추가 인상을 예고한 뒤에도 국내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민간소비 역시 정부의 방역체계 전환에 따라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일각에서 나오는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에 대해선 일축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은 가장 먼저 경기를 고려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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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에…우리·하나은행 '초고속' 예금금리 인상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따라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오는 26일부터 예·적금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시중은행이 기준금리 변동을 단 하루 만에 수신금리에 반영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올 들어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예대금리차 확대를 둘러싼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은행들이 신속하게 수신금리 인상에 나섰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2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26일부터 19개 정기예금과 28개 적금, 3개 입출식통장 상품의 금리를 일제히 인상한다. 예적금 상품은 0.2~0.4%포인트, 입출식 상품은 0.1~0.15%포인트 각각 금리가 오른다. 주요 상품인 '우리 Super 정기예금'은 최고 연 1.15%에서 연 1.45%로 0.3%포인트, '우리 Super 주거래 적금'은 최고 연 2.55%에서 연 2.8%로 0.25%포인트 인상된다. '우리 으쓱(ESG) 적금'은 최고 연 1.65%에서 연 2.05%로 0.4%포인트 오른다. 인상된 금리는 신규 상품 가입 고객에 대해 적용된다. 단 입출식 통장은 기존 가입 고객에게도 시행일 이후 첫 이자결산일 이후부터 인상된 금리가 적용된다. 하나은행도 26일부터 '주거래하나 월복리적금'을 비롯한 5개 적금 상품의 금리를 0.25~0.4%포인트 인상한다. '하나의 여행 적금'은 최고 연 2.3%에서 2.7%로, '하나원큐' 적금은 최고 연 2.3%에서 2.6%로 오른다. 오는 29일부터는 '도전365적금'을 비롯한 7개 적금 상품과 '369정기예금' 등 6개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도 0.25%포인트 올린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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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인플레' 경고한 한은…'돈줄 죄기' 더 빨라진다 [김익환의 BOK워치]
한국은행이 내년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2%대로 대폭 끌어올렸다. 올해 물가는 2.3%로 내다봤다.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물가가 한은의 목표치(2%)를 웃돌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경제전망을 통해 인플레이션 우려를 간접적으로 내비친 만큼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속도를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25일 발표한 '11월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소비자물가를 종전 2.1%에서 2.3%로 높였다. 내년 소비자물가는 1.5%에서 2%로 대폭 끌어올렸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4.0%, 내년 3.0%로 바꾸지 않았다. 2023년은 2.5%로 내다봤다. 이번 경제전망에서 주목되는 것은 소비자물가다.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가 현실화하면 연간 물가 기준으로 2011년(4.0%) 후 가장 높다. 한은은 올해 11월과 12월 물가가 평균 3%대 초중반을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내년 소비자물가도 2%로 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1.7%), 자본시장연구원(1.5%) 등 다른 기관들의 전망치를 훌쩍 넘어선다. 통화정책을 관할하는 한은의 소비자물가 전망치 등은 기대인플레이션율 등 소비자의 전망에 영향을 미친다. 물가 안정목표를 뒷받침하기 위해 물가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잡는다. 물가가 2%로 예상이 되어도 소비자 심리에 미칠 영향을 반영해 1.9% 수준으로 낮춰 잡을 유인이 높다. 하지만 내년 2% 전망을 제시한 것은 그만큼 물가 상승속도가 빠르고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한은의 목표치(2%)를 넘어설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한은이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적잖게 보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이날 통화방향문에서 "앞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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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내린 '제로 금리' 시대…가계 이자비용 3조 늘어난다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1.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인상으로 가계 이자비용이 연간 3조원가량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의 '9월 금융안정상황보고서'를 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 연간 이자비용이 2조9000억원 불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대출잔액과 변동금리부대출 비중을 활용해 산출한 금액이다. 한은은 지난 8월과 이번에 각각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렸다. 단순계산으로 가계 이자비용은 5조8000억원가량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금리와 대출금리를 밀어올리면서 가계 이자비용을 불리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9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금리는 연 3.760~5.122%에 달했다. 작년 말(연 2.69~4.20%)보다 0.922~1.070%포인트 상승했다.가계부채(가계신용)는 지난 9월 말 1844조9000억원으로 6월 말보다 36조7000억원(증가율 2.0%) 증가했다. 올해 인구가 5182만여 명이란 점을 고려하면 국민 한 사람이 3490만원의 빚을 짊어진 셈이다.시장 관계자들은 한은이 내년 1~2월에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가계 이자비용은 추가로 불어날 전망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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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모드' 전환한 한은…내년 1~2월 추가인상 유력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연 1.0%로 인상하며 '출구전략' 전개 속도를 끌어올렸다. 실물경제가 '코로나 터널'에서 빠져 나왔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치솟는 물가와 불어나는 가계부채를 관리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가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금리인상의 배경이 됐다. 한은은 내년 1~2월에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 '긴축 모드'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로금리 시대' 1년8개월 만에 막내려 한은은 지난해 3월 16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포인트 내렸다. 당시 인하로 사상 처음 '0%대 금리시대'를 열었다. 코로나19가 경제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긴급 조치였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금리를 연 0.75%에서 연 1.0%로 인상하면서 0%대 초저금리 시대는 1년 8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코로나19가 휩쓸고 지나간 한국 경제는 수습 국면에 들어섰다. 한은의 설립 목적인 물가안정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금리인상의 배경이 됐다. 기준금리를 높여 시중 유동성 공급을 줄이는 동시에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려는 계산이다. 주요 물가지표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10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2% 상승하면서 2012년 1월(3.3%) 이후 9년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생산자물가는 지난 10월에 전년 동월 대비 8.9%나 뛰었다. 이 같은 상승폭은 2008년 10월(10.8%) 이후 13년 만에 가장 컸다. 이번 금리인상은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억제하기 위한 목적도 깔려 있다. 부동산시장으로 향하는 '돈줄'을 억제하려는 것이다. 지난 8월 금리인상에도 가계부채는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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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한은, 기준금리 연 1.0%로 인상…'제로 금리시대' 막 내렸다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1.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8월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올린 이후 석달 만이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작년 3월부터 이어진 ‘0%대 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한은은 지난해 3월 16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포인트 내렸다. 당시 인하로 사상 처음 '0%대 금리시대'를 열렸다. 코로나19가 경제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긴급 조치였다. 지난해 5월에 재차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0.5%로 내렸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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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금리 3년 3개월來 최고
회사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3년 3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회사채 금리는 이날 오전 기준 연 2.621%를 나타냈다. 신용등급 ‘AA-’ 3년물 기준으로, 2018년 8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고다. 전일 대비로는 0.058%포인트 뛰었다. 전일 0.050%포인트 상승에 이어 이틀 연속 급등세다.잔존만기 4년 10개월짜리 GS이피에스(AA- 등급)의 18-2회 녹색채권이 전일 평가금리(민평금리) 대비 0.06%포인트 뛴 연 2.77%에 거래됐다. 비슷한 만기의 한국동서발전(AAA) 41-2회 녹색채권은 0.05%포인트 오른 연 2.65%에 팔렸다. 거래 유동성이 낮은 회사채 금리는 금리 상승기에 일반적으로 국고채 금리보다 빠르게 상승한다. 국고채 금리는 이날 오전 연 2.075%로 0.057%포인트 올라 지난 1일 이후 20여일 만에 최고를 나타냈다.회사채를 포함하는 시장 금리는 이달 초 수일 동안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다 다시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이다. 이날 반등은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연임 결정 소식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간밤에 미 국채 금리는 Fed의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10년물 기준 연 1.63%로 0.09%포인트 급등했다.다수의 기업금융(IB)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금리 급등세가 길게 이어지긴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본부장은 “최근 시장 금리 수준은 이미 한국은행 기준금리의 두세 차례 추가 인상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현 수준에서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협회 설문 조사에서 채권 전문가 90%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5일 기준금리를 연 1.00%로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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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물가→씀씀이 축소→고용 감소…'슬로플레이션' 문턱에 선 韓 경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대 예기치 않게 나타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현상, 이른바 ‘신3고(高)’가 한국 경제를 ‘슬로플레이션(slowflation)’으로 밀어넣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슬로플레이션이란 성장 속도가 더뎌지는 가운데 물가만 오르는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다.한국은행은 2021~2022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2.0%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이 산업화에 시동을 건 이후 최저 수준이다. 잠재성장률은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달성할 수 있는 최고 성장률 수준으로 한 나라 경제의 기초체력을 나타낸다.잠재성장률은 갈수록 낮아질 전망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금의 경제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는 ‘중립 시나리오’를 전제로 잠재성장률이 2025년 1.57%, 2030년 0.97%로 추락할 것으로 봤다. 저출산·고령화의 여파가 본격 나타나는 가운데 생산성 향상이 더디게 이뤄져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관측이다.최근 물가 오름세는 코로나19 직후 터진 보복 소비와 원자재 병목 현상에 따라 빚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설비투자가 마무리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물가 오름세가 장기화·추세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치솟는 물가는 여러 경로를 거쳐 실물경제에 타격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당장 물가가 뛰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줄어든다. 지난달 라면(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 11.0%) 돼지고기·닭고기(12.2%) 상추(23.2%) 휘발유(26.5%) 등 흔히 구매하는 물품의 소비자물가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돈으로 구매할 수 있는 양은 10% 이상 줄어든다. 고환율은 물가 상승폭을 더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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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부담 눈덩이…가계 살림 더 팍팍해진다
가계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신3고’ 중 치솟는 금리 때문에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이 초저금리를 탈피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고 이에 따라 시중금리가 뛰면 가계의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국제금융협회(IIF)가 22일 내놓은 ‘글로벌 부채 모니터 보고서’를 보면 올해 6월 말 현재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작년 6월 말과 비교해 6%포인트 상승한 104.2%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 주요 36개국 중 가장 높은 것은 물론 이 비율이 100%를 웃돈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가계부채 증가 속도도 한국이 가장 빠르다.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 증가폭은 1년 동안 6%포인트를 기록해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컸다. 조사 대상국의 가계부채 비율(65.5%)은 1년 전보다 1.5%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지난 6월 말 가계신용은 1805조9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41조3000억원(2.3%) 늘었다. 1분기 증가폭(36조7000억원)보다 컸다. 가계신용은 금융회사의 가계대출에 신용카드 할부액 등 판매신용을 합한 것으로 통상 가계부채 지표로 활용된다. 올해 인구가 5182만여 명이란 점을 고려하면 국민 한 사람이 3490만원의 빚을 짊어진 셈이다.이처럼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유독 빠른 것은 치솟은 주택 매입 자금과 전셋값을 조달하기 위해 차입금을 불린 결과다. 8월 기준금리를 올린 한국은행은 이달에도 금리를 연 0.75%에서 연 1%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덩달아 시장금리도 치솟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9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금리는 연 3.760~5.122%에 달했다. 작년 말(연 2.69~4.20%)보다 0.922~1.070%포인트 상승했다.대출금리가 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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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시대…新3高의 습격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대에 금리가 오르는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한국은행은 상반기부터 경기 회복에 맞춰 사실상 제로금리인 연 0.5%의 기준금리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물가가 뛰고 환율마저 오르는 상황을 예상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시장금리도 한은의 예측 범위를 벗어나 뛰고 있다. 예상치 않게 나타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이른바 ‘신3고(高)’가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오는 25일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1%에서 2.2~2.3%로 상향할 계획이다. 이는 한은의 목표인 2%를 크게 넘어서는 것은 물론 2011년(4.0%)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물가가 뛰는 것은 위드 코로나로 수요가 늘어나자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여기에 공급망 문제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식료품 가격, 반도체, 각종 운임 등이 치솟았다.뜀박질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한은이 25일과 내년 1월에 한 차례씩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내년 1월이면 한은 기준금리가 연 1.25%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에선 이미 이 같은 예상이 반영됐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2일 0.052%포인트 올라 연 2.018%를 기록했다. 지난 1일엔 연 2.108%로 2018년 8월 3일(연 2.108%) 후 최고치를 나타냈다.원·달러 환율은 위기의 징후로 통하는 ‘1달러=1200원’ 선에 근접했다. 이날 환율은 20전 내린 달러당 1185원10전에 마감했지만 지난달 12일에는 연중 최고치인 1198원80전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4분기 평균 환율(1175원57전) 수준을 크게 웃돈다.신3고를 마주한 기업들은 비상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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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대 증권사 한목소리…"한은, 25일 기준금리 올릴 것"
국내 10대 증권사가 한결같이 한국은행이 이달 25일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내년 1월에도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해 연 1.25%까지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한국경제신문이 21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대신증권 하이투자증권 현대차증권 KTB증권 SK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의 전망을 취합한 결과 10곳 모두 “한은이 25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상폭은 모두 0.25%포인트로 내다봤다.금통위가 이달 0.25%포인트 인상하면 기준금리는 연 0.75%에서 연 1.00%로 상승해 작년 3월부터 이어진 ‘0%대 금리 시대’가 막을 내린다.수출·소비가 살아나면서 실물경제가 회복 흐름을 보이는 데다 소비자물가가 치솟고 있는 것 등이 이달 인상의 근거로 꼽힌다. 한은은 이달 금통위 직후 발표하는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종전 4%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소폭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물가는 종전 2.1%에서 2.2~2.3%로 높일 계획이다.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달 15일 국정감사에서 “11월 금리 인상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수차례 인상을 시사한 것도 이달 인상론을 뒷받침한다.한은 안팎에서는 내년 첫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2022년 1월 14일 금통위에서도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여러 한은 관계자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내년 중반부터 금리를 올릴 전망”이라며 “통상 한 차례 인상 직후 연이어 금리를 높여온 Fed 통화정책에 한은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은 ‘금리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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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맛 본 서학개미…3분기 해외 주식투자 평가손실 7조원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한국 개인·기관투자가가 해외 주식 투자로 올 3분기에 57억달러(약 6조7540억원) 규모의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기술주를 사들여 상당한 수익을 올린 ‘서학개미’가 분기 기준으로 올들어 처음 평가 손실을 입은 것이다. 나스닥 지수 등이 올 3분기에 주춤한 흐름을 이어간 결과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21년 9월말 국제투자대조표'를 보면 개인·기관이 보유한 해외 주식·펀드 등 지분증권 잔액은 올 9월 말 기준 5527억달러(약 654조8940억원·평가액 기준)로 지난 6월 말보다 73억달러 불었다. 지난해 말(4638억달러)보다 889억달러 불어난 금액이다. 한국 투자자들은 올해 7~9월에 해외 주식·펀드 130억달러어치를 사들였다. 하지만 해외 주식·펀드 평가손실로 57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 3분기에 매입액에서 평가손실을 제외한 순증가분은 73억달러다. 한국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펀드를 굴리면서 지난해 558억달러의 평가이익을 거뒀다.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103억달러, 2분기 318억달러 평가이익을 올렸지만 3분기 투자에서는 '쓴맛'을 봤다. 올 3분기에 미국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9%, 0.4% 하락했다.홍콩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는 18.2%나 떨어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7~9월에 국내 투자자의 순매수 1위 해외주식은 미국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3억4269억달러)으로 집계됐다. 그 뒤를 나스닥지수 상승률을 3배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