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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엔화·유로화…안전자산이 대세
금, 엔화, 유로화 등이 안전자산으로 부각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한 관세 정책에 미국 국채와 달러가 흔들리자 투자자들이 대안을 찾아 나선 영향이다.13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지난 11일 장중 트로이온스당 3220.2달러까지 치솟았다. 연초 대비 20% 넘게 오른 금액으로, 역대 최고가다. 국내 금 가격도 상승세다.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1㎏ 금현물(24K·순도 99.99%)은 11일 g당 15만원에 육박한 14만90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 기록한 최고가에 근접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카드를 쥐고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면서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금 가격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올랐지만,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유예 조치가 발표되긴 했지만, 트럼프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금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하려는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고 말했다.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실물 금(골드바)을 구매하거나 KRX 금시장에서 금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도 있는데, 가장 간편한 투자법으로는 금 상장지수펀드(ETF)가 꼽힌다. 금값이 오르면서 올 들어 금 ETF는 좋은 성과를 냈다.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의 수익률은 35.08%에 달했다. ‘KODEX 골드선물(H)’과 ‘TIGER 골드선물(H)’도 16~17% 수익을 냈고, 금 현물을 담은 ‘ACE KRX금현물’은 13.77% 올랐다.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유로화, 엔화 등 주요국 통화에 대한 투자 수요도 상대적으로 커졌다. 10일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전날보다 2% 넘게 오르며 1년9개월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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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변동성 4년만에 최고…RP·현금 늘린 큰손
이달 국내 증시 변동성이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이 종잡을 수 없이 변화하며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자산 30억원 이상인 고액 자산가는 금과 채권 등 안전자산은 늘리고 주식과 파생상품 등 위험자산은 줄이며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머니무브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코스피지수의 일중 변동률은 1.97%다. 2021년 2월(2.03%) 후 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일중 변동률은 당일 지수의 평균값 대비 고가와 저가의 변동폭이 얼마나 컸는지를 나타낸다. 변동률이 클수록 시장이 크게 요동쳤다는 의미다.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도 강해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NH투자증권에 의뢰해 이 증권사 계좌에서 30억원 이상을 굴리는 고액 자산가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지난 8일 기준 고액 자산가들의 금 현물 보유액은 556억원으로 1년 전(274억원)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전체 투자 자산 가운데 증가폭이 가장 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 투자 수요가 증가한 데다 금 현물 가격(KRX 금시장 기준)이 이 기간 39.14% 올라 평가 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현금성 자산인 환매조건부채권(RP) 보유금액은 2327억원에서 3481억원으로 늘어 2위(49.6%)를 차지했다. 주식시장이 요동치자 안정적으로 자금을 굴릴 수 있는 RP 비중을 늘린 영향이다. RP는 증권사가 고객에게 채권을 판매하고 일정 기간 후 다시 매수하는 조건으로 거래하는 금융 상품이다. 국공채나 특수채 등 우량 채권에 투자해 안정성이 높다. ◇“위험자산 회피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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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서 수익률 방어 유리"…리츠 몰려간 채권개미
개인투자자가 올 들어 리츠 관련 회사채를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재무 위기를 넘긴 석유화학 기업의 회사채도 선호도가 높았다.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올해 1분기 장내 채권시장에서 ‘제이알글로벌위탁관리4’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순매수액은 617억원을 기록했다. ‘제이알글로벌위탁관리3-1’(99억원)도 세 번째로 많이 매수했다. 이들 채권은 2020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제이알글로벌리츠가 각각 올 2월, 작년 10월 발행했다. 벨기에 브뤼셀과 미국 뉴욕에 있는 오피스 건물을 기초 자산으로 한다. 신용등급 ‘A-’로 표면금리는 각각 연 6.5%, 연 6.4%다.리츠는 하락장에서 투자 대안으로 꼽힐 때가 많다. 실물 자산을 담아 경기 방어적 특성을 지녔다. 3-1회차는 액면가 1만원당 시가가 연초 9990원에서 지난 2월 1만94원까지 오르기도 했다.순매수 10위권엔 석유화학 회사채도 많았다. ‘BBB+’ 등급의 ‘효성화학15’(158억원·2위), ‘A-’의 ‘여천NCC84-2’(99억원·4위)와 ‘여천NCC84-1’(83억원·6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말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이후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으로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여천NCC 신용등급은 작년 말 ‘A’에서 한 차례 하향됐다. 지분을 절반씩 보유한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지난달 2000억원 규모 자금을 수혈해야 했다. 재무 상황이 다소 개선되자 투자자들이 연 6~7%에 달하는 고금리를 적극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밖에 ‘롯데건설149-2’(84억원), ‘JTBC37-1’(64억원) 등의 매수도 두드러졌다.순매도 10위권에는 보험 관련 후순위채가 많았다. ‘롯데손해보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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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급망 얽힌 기업 많다"…韓증시 빠져나가는 외국인
외국인 주간 순매수 ‘톱10’ 종목의 합산 순매수 규모가 연중 최저치에 도달했다.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외국인들의 증시 이탈이 극심해진 가운데 지수를 일으킬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외국인 순매수 10위권 종목의 합산 순매수 금액은 1977억원이다. 주간 기준으로 올 들어 가장 작다. 연초부터 지난달까지 이 수치는 6000억원에서 1조원대 사이를 잘 벗어나지 않았다. 주로 1·2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순매수액만 2000억원을 가볍게 넘긴 경우가 많아서다. 하지만 이달 첫째주 수치가 2329억원까지 내려앉더니 결국 한 주 만에 2000억원 선을 내줬다.최근 1주일 외국인들은 관세 영향이 적은 방어주에만 몰려들었다. 규모도 크지 않았다. 순매수 1위에 오른 종목은 에이비엘바이오(570억원)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4조원 규모 기술 수출 계약을 맺어 주목받은 바이오주다. 한국전력(396억원), SK텔레콤(210억원) 같은 저변동성 종목이 그다음으로 많았다. 10위권 평균 순매수 금액은 197억원으로 저조했다.같은 기간 기관과 개인의 매매 흐름은 달랐다. 기관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1268억원), HD현대중공업(1237억원) 등 주가가 내린 주도주에 적극 베팅했다. 개인은 삼성전자(9384억원), SK하이닉스(7393억원), 현대자동차(3583억원) 등 시가총액 대형주를 순차적으로 담았다.기관과 개인이 저점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지수 견인차 구실을 하기엔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세가 매서워서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지난 10일을 빼고 모두 순매도 일색으로 대응했다. 순매도 규모는 9조443억원어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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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이상 고액 자산가, SK하이닉스 157억 샀다
대형 증권사 ‘투자 고수’와 고액 자산가가 지난주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13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를 이용하는 수익률 상위 1% 투자 고수들은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SK하이닉스는 한국투자증권의 계좌 평균 잔액 1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가 같은 기간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기도 하다. 고액 자산가들은 SK하이닉스를 15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역시 투자 고수와 고액 자산가의 장바구니에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투자 고수 순매수 2위, 부자 고객 순매수 5위로 집계됐다.반도체주는 미국 관세정책의 대표적인 피해주로 꼽혔다. 무차별적 관세가 현실화하면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반도체 수요 역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하지만 상호관세가 90일 유예되고 상호관세에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제외되자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액 자산가들은 한국 주식시장 상승에도 기대를 걸었다. 지난주 순매수 2위는 코스피200지수 하루 변동폭의 두 배만큼 손익을 내는 ‘KODEX 레버리지’였다.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도 순매수 4위에 올랐다.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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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뿜은 조선株…현대힘스 상한가
미국의 관세 충격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조선주가 방어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조선업과 관련해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우방국과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어서다.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주가는 전날 대비 5.71% 오른 34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22.7%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95% 하락했다.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다른 대형주도 마찬가지다. 4월 상승률이 각각 15.6%, 7.5%에 달했다.기관투자가가 조선주 상승을 주도했다. 이달 HD현대중공업 순매수액은 2193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화오션은 1509억원, 삼성중공업은 608억원에 달했다.조선 기자재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현대힘스 주가는 이날 상한가로 치솟으며 1만7650원에 마감했다. 이 회사는 선박을 조립할 때 사용하는 선박 블록과 배관 도장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선박 엔진 제조사 HD현대마린엔진 주가도 10% 넘게 뛰었다.조선 업종은 대표적 ‘트럼프 수혜주’로 꼽힌다. 오지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발주 비중이 높은 에탄 운반선(VLEC)과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분야가 특히 유망하다”고 말했다.다만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한 만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우려가 일부 나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조선주에 공매도가 집중돼 있기 때문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류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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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고수들 "美지수·방산에 집중 투자"
보수적인 은행 퇴직연금 투자자들이 최근 공격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연금 고수’는 미국 뉴욕증시에 투자하는 지수형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포트폴리오에 담은 것으로 파악됐다. 난도가 높아진 증시에 맞서 단기채권으로 방어하는 연금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미국·방산에 꽂힌 고수들11일 은행권에서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가장 큰 신한은행의 퇴직연금 가입자 약 152만 명 중 연평균 수익률 상위 100명(확정기여형·개인형퇴직연금 가입 기간 5년 이상, 3월 말 기준)의 투자 상품을 분석한 결과 미국 성장주, 방위산업, 인도 관련 상품에 주로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연금 고수가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은 피델리티 글로벌테크놀로지 펀드다. TSMC,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최근 1년 수익률이 두 배 이상 뛴 PLUS K방산 ETF가 뒤를 이었다. 인도 주요 은행인 HDFC, ICICI를 비롯해 릴라이언스, 마힌드라 등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삼성 인디아 펀드도 연금 고수들의 선택을 받았다.퇴직연금 가입 이후 고수들의 연평균 수익률은 10.6%로 나타났다. 지난 1년 수익률도 11.14% 수준이었다. 다만 최고 수익률(64.78%)과 최저 수익률(-4.18%) 간 격차가 역대급으로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연금 투자의 특성상 장기 투자 성과를 분석한 수치”라며 “다만 최근 증시 난도가 높아져 고수들 사이에서도 희비가 갈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달라진 투자 성향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미국 주요 지수에 투자하는 지수형 ETF에도 뭉칫돈이 몰렸다. 수익률 상위 100명이 최근 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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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中 펀드 수익률 죽 쑬 때 관세충격 덜한 인도만 미소
올초 주춤하던 인도 펀드 수익률이 반등하고 있다. 미국발 관세 전쟁의 투자 피난처로 부각되면서다.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인도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지난 10일 기준)은 평균 2.68%로 주요 국가별 펀드 중 1위에 올랐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공모형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합산한 결과다.일본 펀드(-10.37%) 미국 펀드(-12.35%) 중국 펀드(-15.59%) 베트남 펀드(-17.21%) 등이 같은 기간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일 때 인도 펀드만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인도 증시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것은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이 비교적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인도는 수출이 아니라 내수 중심 경제구조를 갖췄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미국 수출액 비율은 2.3%로, 베트남(25%) 멕시코(27%) 등 주요 신흥국과 비교할 때 미미한 수준이다.대(對)미 수출 관세가 총 145%까지 뛴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애플은 인도에서 미국으로 아이폰을 운송하기 위한 항공편을 늘리고 있다. 중국에서 아이폰 생산량을 줄여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다.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미 수출 감소에 따른 경제적 타격이 민간 소비 회복으로 일부 상쇄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른 신흥국과 비교할 때 인도 증시의 상대적 매력도가 부각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맹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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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펀드 지분 매입에 DN오토모티브 주가 급등
자동차 부품업체 DN오토모티브 주가가 급등했다. 미국 행동주의 펀드가 지분 매입을 공개한 영향이다.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DN오토모티브는 전일 대비 3.78% 상승한 2만6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상승폭이 12%까지 치솟기도 했다. 전날 미국 행동주의 펀드인 블루오카캐피털이 보고서를 통해 “DN오토모티브 지분을 매수했다”고 밝힌 게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DN오토모티브 자회사인 DN솔루션즈가 상장하면 이 회사 주가도 오를 것이라는 논리다.블루오카캐피털은 “DN솔루션즈가 상장하면 시가총액이 5조~6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자회사 상장으로 네 배 이상 차익을 거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DN오토모티브는 DN솔루션즈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다.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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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3배 ETF' 또 베팅한 서학개미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가 최근 변동성 장세에 낙폭이 컸던 주식을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전쟁’으로 인한 시장 변동성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은 것이다.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결제 기준 최근 1주일간(지난 4~10일)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주식은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배’(티커명 SOXL) 상장지수펀드(ETF)였다. 순매수 금액은 5억9251만달러(약 8588억원)로 2위인 테슬라(2억7182만달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자금이 몰렸다.이 ETF는 ICE반도체지수 하루 변동폭의 세 배만큼 수익을 낸다. 엔비디아 브로드컴 AMD 등 미국 상장 반도체 기업을 주로 담고 있다. 변동성을 세 배로 증폭시키는 고위험 상품인 만큼 미국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다음 날인 3일 하루에만 29.8% 손실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는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았다.테슬라, 엔비디아(순매수 5위), 애플(7위) 등 관세 전쟁의 타격이 큰 종목에도 자금이 몰렸다. 애플은 중국 생산 비중이 80%로 높아 관세 인상 영향이 큰 종목으로 꼽힌다. 엔비디아의 반도체 역시 완제품을 조립한 장소에 따라 관세가 부과될 수 있고, 테슬라는 자동차 부품 관세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실적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 때문에 상호관세 발표 이후 테슬라는 고점 대비 21%, 엔비디아는 14%, 애플은 22% 하락하기도 했다.상호관세가 90일 유예돼 시장이 일부 회복하기는 했지만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이다.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정치 변수로 인한 시장 변동성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며 “특히 레버리지 상품은 등락이 반복되면 일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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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은영 이사 "공포 장세가 기회…AI 계속 주목"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인공지능(AI) 반도체가 중심입니다.”부은영 루트엔글로벌자산운용 이사(사진)는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AI 소프트웨어의 ‘게임 체인저’가 등장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엔비디아 중심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밸류체인 관련주에 투자를 지속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그가 운용 중인 펀드의 작년 수익률은 59%에 달했다.미국 개별주 중에선 SNS 플랫폼 레딧과 해양 플랜트 업체 테크닙FMC를 주목하고 있다. 그는 “레딧은 작년 3분기부터 두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트래픽 증가율 대비 광고 단가가 아직 낮다는 설명이다. 테크닙FMC는 남미와 아프리카의 심해 시추 수주가 늘고 있는데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아졌다고 했다.유럽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방법도 유효하다는 게 부 이사 견해다. 유럽 각국이 재정 지출을 늘릴 계획이어서다. 눈여겨보는 종목은 독일의 전사적자원관리(ERP)업체 SAP, 이탈리아 전력 케이블기업 프리스미안 등이다. 부 이사는 최근 약세장과 관련해 “관세 전쟁보다 중요한 게 기업의 기초체력”이라며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한 기업이라면 이번 공포 장세가 매수 기회”라고 강조했다.이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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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전 고점 돌파 눈앞 한화에어로…"유증 논란 사실상 종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 발표 전 주가를 회복하고 전고점 돌파까지 노리고 있다. 외국인들이 유상증자 후 투자로 인한 '시장 다각화'를 매수 포인트로 잡고 있다는 평가다. 한화그룹이 유상증자와 승계 작업 관련성 논란을 적극 차단한 것도 주가 상승 동력이라는 분석이다.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 거래일보다 5% 오른 77만7000원(10시10분 현재)에 거래 중이다. 코스피 지수가 1.71% 하락했음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지난달 20일 장 종료 후 3조6000억원 규모의 대형 유상증자를 발표하며 곤욕을 치렀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당시 주가를 모두 회복한 뒤 전고점 돌파까지 노리고 있다. 지난달 20일 종가는 72만2000원이며 전고점은 78만원이다.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전고점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들은 지난 10일 이 종목을 724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외인 순매수 상위 종목 1위에 올랐다.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앞다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목표주가를 올려잡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목표주가를 95만원으로 상향하면서 '시장 다각화'를 근거로 들었다. 유상증자 논란이 있었지만 대규모 투자는 긍정적으로 분석한 것이다.한화그룹이 승계와 유상증자 관련성 논란을 적극적으로 차단한 것도 주가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8일 주주배정 유상증자 규모를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한다고 발표했다.축소분 1조3000억원은 한화에너지 등 3개사가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참여한다는 내용이다. 한화에너지는 오너 일가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로, 사실상 대주주가 유상증자에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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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에 베팅 … '강심장 개미' 웃었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급락장에서 기초지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거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미국 상호관세의 90일 유예 조치로 국내외 주요 지수가 폭등하면서 ‘간 큰’ 개미들은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다만 전문가들은 관세 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투 개미’ 과감한 전략 성공 이날 ETF체크에 따르면 전날까지 최근 1주일간(지난 3~9일) 가장 많은 자금이 순유입된 국내 상장 ETF는 ‘KODEX 레버리지’였다. 4807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3위는 2434억원이 순유입된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였다. 각각 코스피200·코스닥15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2위와 4위는 보통 대기자금을 넣어 놓는 ‘KODEX 머니마켓액티브’(3043억원) ‘RISE 머니마켓액티브’(2054억원)였고, 5위는 1437억원이 몰린 ‘TIGER 200’ ETF였다. 6~10위는 ‘KODEX 삼성그룹’(939억원) ‘TIGER 미국S&P500’(843억원) ‘KODEX 코스닥150’(806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765억원) 등 순이었다. 이 기간 코스피·코스닥지수가 미국 상호관세 발표 및 발효로 각각 8.5%, 6.1% 급락했지만 개인들은 공포에 빠지지 않고 공격적인 매수로 대응했다. 개인투자자들은 KODEX 레버리지 상품을 678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는 2991억원어치 사들였다. 특히 지수가 급락한 지난 7일에도 각각 2495억원, 1472억원을 쓸어 담으며 ‘전투 개미’의 면모를 보였다. 상호관세가 발효되며 증시가 폭락했던 지난 9일에도 각각 1100억원, 137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과감한 베팅은 성공을 거뒀다. 도널드 트럼프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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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방천 "공포에 흔들리지 마라 금리인하가 시장 새 화두 될 것"
“관세 전쟁은 마치 허세 섞인 한 판의 큰 포커 게임 같습니다. 그 판이 끝나고 시들해지면 금리 인하가 새로운 화두로 떠오를 것입니다.” 국내 ‘가치투자의 대가’ 강방천 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사진)은 10일 고객에게 보내는 특별 서신에서 “공포에 흔들리지 않고 인내로 위기를 이겨내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강 전 회장의 서신 발송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섯 번째다.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폭락한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그는 극심한 공포가 시장을 지배할 때마다 고객들에게 특별서신을 발송해 왔다. 강 전 회장은 “요즘 시장을 관통하는 화두는 당연히 관세 전쟁일 텐데 머지않아 새로운 화두로 시장의 관심이 옮겨갈 것”이라며 “그 큰 화두는 금리 인하”라고 예측했다. 그는 “금리 인하가 구조적이고 오래갈 것”이라며 두 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관세 정책으로 촉발될 ‘미국 제조업의 생산 기지화’다. 강 전 회장은 “미국의 관세 정책은 수많은 기업에 미국 또는 관세가 낮은 국가로의 비자발적 과잉 투자를 촉발할 것”이라며 “이는 각 산업에서 총공급 곡선을 늘려 전방위적인 물가 인하를 유발하고 금리 인하 여력을 더 크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번째는 ‘인공지능(AI) 혁신이 초래할 공급 확대’다. 그는 “생성형 AI는 무한대의 지적 서비스를, 로봇 AI는 무한대의 노동력과 값싼 제품을 양산할 것”이라며 “제품과 서비스 공급은 무한대로 늘어나는데 물가는 오르지 않아 구조적인 금리 인하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전 회장은 “이런 변화가 지난 100여 년간 현대 경제학의 핵심 원리였던 ‘희소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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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잃은 증시 자금, 증권사 파킹계좌 CMA로 몰렸다
‘롤러코스터 장세’가 장기화하면서 증권사들의 파킹형 계좌 예치액이 크게 늘고 있다. 증시가 요동칠 때 확정형 금리 상품에 잠시 넣어뒀다가 반등장이 올 때 실탄으로 활용하려는 수요가 늘면서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취급하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전날 기준 74조9623억원(개인 자금)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74조6394억원에서 석 달 새 3000억원 넘게 불어난 규모다. 증권사 CMA는 입출금이 자유롭고 하루만 맡겨도 확정 이자를 주는 초단기 상품이다. 은행권의 단기 예금보다 높은 연 2~3% 금리를 적용하는 데다 금리 조건에 별다른 조건을 붙이지 않는 게 특징이다. 반면 전통적인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코스피지수가 2500선에 안착한 지난달 4일 57조2428억원에 달했던 예탁금은 이달 9일 기준 54조1604억원으로 급감했다. 한 달여 만에 3조원가량 줄었다. 증권사들이 투자자 예탁금에 적용하는 금리는 연 0.5~1.0%에 불과하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CMA 중에서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미래에셋증권의 ‘CMA-환매조건부채권(RP) 네이버통장’이다. 예치금 1000만원 이하에 적용하는 금리가 연 2.75%다. 다만 1000만원 초과분에는 연 2.20%를 적용한다. RP에 주로 투자하는 다올투자증권 CMA(RP형)는 연 2.65%를 적용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우리WON CMA Note(종금형)’ 금리도 연 2.60%(1000만원 이하)~2.40%(1000만원 초과)로 높은 편이다. 우리증권과 같은 종금형 CMA은 다른 증권사 상품과 달리 예금자보호법 적용을 받아 원리금 5000만원까지 보장되는 게 특징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으로 국내외 증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