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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권 시장 자금 경색 장기화…공사채‧회사채 등 우량 채권도 줄줄이 미매각

    채권 시장 자금 경색 장기화…공사채‧회사채 등 우량 채권도 줄줄이 미매각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채권시장 혼란이 장기화되고 있다. 정부가 50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특단의 대책을 내놨지만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정책 발표 이후 국고채 금리는 다소 안정세로 돌아왔지만 레고랜드 사태의 도화선이 된 기업어음(CP) 시장은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단기 조달시장 뿐 아니라 회사채‧공사채 등 장기 조달시장에서도 투자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미매각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투자 심리 위축으로 우량 채권도 외면 현상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AA급 최상위 신용도를 보유한 공사채에서 미매각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전력(AAA급)이 지난 25일 2년 만기 채권 2000억원과 3년 만기 2000억원에 대한 입찰을 진행한 결과 3년 만기가 최종 유찰된 것으로 확인됐다. 2년 만기 한전채 800억원어치를 연 5.99%의 고금리로 발행하는 데 그쳤다. 한전은 지난 21일에도 2000억원의 모집 물량을 채우지 못해 발행에 실패했다.공사채 외면 현상은 한전채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가스공사(AAA급)는 지난 24일 목표 물량을 전부 소화하지 못한 채 2년 만기 회사채가 유찰됐다. 인천도시공사(AA+급)는 같은날 2년 만기 300억원과 3년 만기 500억원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했지만 3년 만기 발행을 포기했다.일반 기업의 회사채 발행 환경은 더 좋지 않다. AA급 회사채부터 BBB급 회사채까지 신용도와 무관하게 투자 수요가 확보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2년 3분기 공모회사채 수요예측 실시 현황'에 따르면 3분기에 진행된 공모 무보증사채의 수요예측은 총 65건, 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9건(43%), 3조5000억원(39%)을

  • LCR 규제 6개월 미룬다고 은행채 발행 줄어들까

    채권시장의 ‘돈맥 경화’를 풀기 위해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자금 경색이 해소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25조8800억원어치의 은행채가 발행됐다. 월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10월 들어서도 이날까지 16조4700억원어치의 은행채가 발행됐다. 전체 발행 채권 대비 은행채 비중은 39.1%에 달한다. 신용도 높은 은행채가 채권 발행 시장을 장악하면서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인 일반 회사채 수요는 감소했다. 은행채가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회사채를 구축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금융당국은 은행채 발행을 줄이기 위해 은행 통합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 조치를 6개월 연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 조치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정부가 내놓은 채권시장안정펀드도 맹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83개 금융회사를 통해 20조원 규모의 채안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인데, 펀드를 꾸릴 때 각 금융사가 돈을 마련하려면 결국 채권을 발행해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기업대출도 늘어나고 있어 은행들의 자금 조달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의 기업대출은 전월 말 대비 9조4000억원 늘어난 115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9개월 연속 증가세다.은행채뿐만 아니라 신용도가 높은 산금채(산업금융채권)와 중금채(중소기업금융채권) 발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부 대책에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의 회사채와 CP(기업어음) 매입 프로그램을 8조원에서 16조원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산

  • 추경호 "국고채 발행 과감히 축소"…김주현 "20조 채안펀드 늘릴 수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올해 남은 기간 중 재정 여력을 고려해 국고채 발행량을 당초 목표보다 과감히 축소하겠다”고 말했다.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자금시장이 경색되자 국채 공급을 줄여서라도 자금 흐름을 회사채나 기업어음(CP) 시장으로 돌리려는 시도로 분석된다.추 부총리는 이날 기재부 등이 공동 주최한 ‘KTB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해 “시장 상황을 감안해 국고채 발행 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며 올해 국채 물량 축소 방침을 밝혔다. 추 부총리는 “한국 국채 시장은 발행잔액이 1000조원을 넘기며 규모 면에서 세계 10위권 시장으로 발전했다”면서도 “급속히 늘어난 국채 잔액은 효율적 재정 운용에 부담이 되고 있고,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우리 경제의 위기 관리 능력을 시험하고 있다”고 했다.기재부에 따르면 정부는 당초 올해 말까지 최대 177조3000억원(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어치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지난달까지 정부가 실제로 발행한 국채는 총 144조2000억원 규모로 예정액의 81.3%를 채웠다. 기재부는 이달엔 9조원어치 국고채를 발행할 계획이며, 다음달과 12월엔 발행 물량을 더 줄일 전망이다.추 부총리는 또 “2024년 1분기까지 30년 만기 국채 선물을 도입하고, 변동금리부 채권 등 국고채 상품의 다변화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채 중에선 3년물, 5년물, 10년물만 선물 상품이 있는데, 장기물 수요가 많은 보험사 등을 중심으로 30년 만기 국채 선물 도입 요구가 많았다. 선물 상품을 통해 미래 가격 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1월 초까지 20조원 규모로 조성하기

  • "신용위기 근본적 해소엔 역부족, 워크아웃 활용…흑자도산 막아야"

    정부가 지난 23일 내놓은 ‘50조원+α’ 규모의 유동성 공급 대책이 시행되면서 채권시장이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지만 여전히 살얼음을 걷는 듯한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자금경색이 지방자치단체발 신용 위기에서 촉발된 만큼 단순히 유동성을 지원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우량 기업을 선별해 신용을 보다 촘촘하게 보강해주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0조원+α’ 규모 유동성 공급 대책의 하나인 채권시장안정펀드(20조원) 자금이 이날부터 채권시장에 풀리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때 조성해 아직까지 집행하지 않고 남아 있던 1조6000억원이 이날부터 채권시장에 투입됐다”며 “국공채나 은행채보다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급한 우량 회사채 등을 우선순위에 놓고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20조원까지 자금을 확충하기 위해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 84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캐피털 콜’(펀드 자금 요청)도 이날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채안펀드 조성을 위한 분담금을 납부하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당국과 협의해 구체적인 규모와 투입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정부 대책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근본적인 신용 위기를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담당 펀드매니저는 “국공채가 강세를 보이면서 금리가 다소 하락했지만 여신전문금융회사채 등은 연 6%가 넘는 고금리 부담 탓에 발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강원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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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권시장 일단 한숨 돌렸다…국고채·회사채 금리 모두 하락

    정부의 자금시장 안정 방안이 나온 다음날인 24일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채권시장은 다소 진정세를 보였다.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지원하겠다고 한 발표에 일단 한숨을 돌린 모습이다.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90%포인트 내린 연 4.305%에 마감했다. 3년 만기 국채 금리가 내림세로 돌아선 건 지난 12일 이후 9거래일 만이다. 전 거래일 연고점을 경신한 1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0.129%포인트 내린 연 4.503%를 기록했다. 20년 만기 국채 금리도 0.064%포인트 하락한 연 4.473%에 거래를 마쳤다. 초장기물인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56%포인트 내린 연 4.335%였다.회사채 시장도 안정세를 되찾았다. 이날 AA-급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전날보다 0.144%포인트 내린 연 5.592%에 장을 마쳤다. BBB-급 회사채 금리는 전날보다 0.145%포인트 하락한 연 11.446%로 집계됐다. 회사채 금리 역시 12일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정부는 전날 자금시장 경색을 풀기 위해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대책을 내놨다. 이에 따라 24일부터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재가동됐다.채권시장의 진정세가 일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Fed)과 한국은행이 긴축 속도를 올릴 경우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증권사 회사채 담당자는 “우량 신용등급 회사채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다소 살아나는 분위기”라며 “다만 한은이 추가로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에 나서는 등 조달 환경이 악화된다면 회사채 시장이 다시 경색될 수 있다”고 말했다.조미현/장현주 기자

  • 김주현 금융위원장 "채권시장 안정 위해 한은이 할 수 있는 조치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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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현 금융위원장 "채권시장 안정 위해 한은이 할 수 있는 조치 할 것"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4일 ‘레고랜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재가동 등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한은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강원도는 금융당국과 상의 없이 레고랜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확대,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SPV 재가동 등이 이뤄져야 문제가 풀릴 수 있다”며 “한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는 사실 금융기관 재원이라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한은이 조만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 예정인데 지금 시점에서 한은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자금 만으론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의 가용자금과 효율적으로 연계하는 이슈가 중요하다”면서 “업계와 더 밀접하게 대화하면서 이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했다.김진태 강원지사가 지난달 28일 강원중도개발공사(GJC)에 대한 회생 신청을 발표하기 전애 관련 내용을 공유해 줬

  • 블랙록 "저가 매수 시대 끝났다…인플레 지속성 저평가 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주식을 저가에 사들이는 '바이 더 딥(buy the dip)' 전략에 나서지 말 것을 투자자들에게 조언했다. 시장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선 시세 차익을 노리는 주식 투자보다는 채권과 배당금으로 수익원을 다각화할 것을 제안했다.20일(현지시간) 투자정보매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블랙록은 최근 올 4분기 투자 전망 보고서를 공개했다. 웨이 리 블랙록 수석투자전략가는 "물가상승률이 4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을 뿐 아니라 중앙은행이 거시경제 기반을 판단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며 "과매도 장세에서 주식을 사들인 뒤 주가가 반등했을 때 되파는 전략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블랙록은 저가 매수 전략을 취하기 어려워진 배경으로 공급난으로 야기된 인플레이션 문제를 지적했다. 리 투자전략가는 "코로나19 유행으로 나타난 공급망 문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움직임 등으로 더 악화됐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이 물가 상승률을 2%대로 잡고자 한다면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이 2% 감소하고 일자리 300만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요가 아닌 공급 문제가 인플레이션를 일으킨 만큼 금리 인상으로 물가를 잡으려는 시도는 결국 민간 경제에 타격을 줘 증시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블랙록은 보고서에서 "여전히 주가는 경기 침체 위험과 고금리가 얽힌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주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약세장인 만큼 당분간은 채권 수익과 배당금을 노리는 투자가 수익 증대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게 블랙록의 평가다.향후 6~12개

  • 美국채 10년물 금리, 12주 연속 올랐다…38년 만에 최장 기간

    시장 금리의 지표가 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2주 연속 상승했다. 1984년 이후 38년 만의 최장기 상승세다.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이번 주 0.2%포인트 가까이 올라 연 4.2%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주간 단위로는 12주 연속 오름세다. 폴 볼커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던 1984년 이후 가장 긴 상승세라고 NYT는 전했다.미 국채 금리 급등의 배경으로는 40여 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꼽힌다. 미국 외 영국,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등의 중앙은행도 덩달아 금리를 올리면서 채권시장이 얼어붙었다. 통상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채권시장에 반영돼 채권 금리를 밀어 올린다.미국에서는 11월에도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전날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계속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Fed가 다음달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95%로 보고 있다. 롭 왈드너 인베스코 최고채권전략가는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잃은 상태”라며 “채권 수익률이 오버슈팅하고 있어 앞으로 변동성은 계속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주연 기자

  • 유동성 위기 확산 막으려 '50조+α' 공급…시장 "최악은 피했다"

    유동성 위기 확산 막으려 '50조+α' 공급…시장 "최악은 피했다"

    정부가 단기자금 시장과 회사채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50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고강도 대책을 내놨다.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자 뒤늦게 시장 안정을 위해 자금을 대거 풀기로 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늦었지만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고 안도감을 나타냈다. 뒤늦게 ‘50조원+α’ 유동성 공급 나서정부가 23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발표한 시장 안정방안은 50조원+α 규모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게 핵심이다.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장 24일부터 채권시장안정펀드를 가동해 즉시 사용 가능한 1조6000억원을 집행하겠다”며 “시공사가 보증한 PF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매입하겠다”고 했다. 또 총 20조원 규모인 채권시장안정펀드의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11월 초까지 83개 금융회사에 추가 자금 납입 요청(캐피털 콜)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이 운영하는 회사채 및 CP 매입 프로그램의 매입 한도도 기존 8조원에서 16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PF 관련 ABCP 차환이 막혀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해질 수 있는 증권사를 위해 한국증권금융에서 3조원을 지원하는 등의 보완책도 마련했다. 부동산 PF 시장 안정화를 위해 우량 PF 사업장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을 통해 내년까지 총 10조원 규모의 보증을 지원하기로 했다.금융당국 관계자는 “확실한 유동성 공급을 통해 이번 단기자금 시장 경색이 전반적인 금융시장 불안으로 확산하지 않게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건설사 “연말까지 여력

  • 채권 쇼크 한 달 만에…정부 '뒷북 대응'

    채권 쇼크 한 달 만에…정부 '뒷북 대응'

    정부가 최근 채권시장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50조원+α’ 규모의 긴급 자금지원 대책을 내놨다. 지난달 말 강원도의 레고랜드 보증채무 지급 불이행(디폴트) 사태로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지 25일 만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어느 정도 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하지만, 윤석열 정부 경제팀의 정책 조율 기능이 지난 한 달간 작동하지 않은 데 대해 “호미로 막을 일에 굴착기까지 투입하게 됐다”고 비판했다.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은 2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시장 안정 조치를 발표했다. 추 부총리는 “시장의 불안심리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50조원+α 규모로 확대 운영할 것”이라며 “정부와 한은은 앞으로도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를 과감하고 신속하게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번 대책에 포함된 주요 프로그램은 △채권시장안정펀드 20조원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16조원 △증권사 직접 대출 3조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주택금융공사 사업자 보증지원 10조원 등이다.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도록 한은이 매입 가능한 ‘적격담보 대상 증권’에 국채 외에 공공기관채, 은행채 등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선제적, 신속, 충분한 지원' 위기대응 원칙 하나도 안 지켰다정부와 한국은행이 23일 유동성 공급 대책을 내놓기는 했지만 시장에서는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이 많다.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은 “금

  • 이달에만 12조…쏟아지는 산금채·기은채 '쇼크'

    국내 채권시장 경색으로 초우량 국책은행들까지 자금난에 허덕이는 모습이다. 산업은행·기업은행 등 특수은행이 웃돈까지 얹어주며 발행한 채권은 이달 들어서만 12조원에 달한다. 신용등급 트리플A 국책은행들까지 고금리 채권을 쏟아내면서 여신전문금융회사채와 일반 회사채는 발행은커녕 유통조차 모두 막혔다.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전날 2년 만기 산업금융채 2500억원을 연 5.43% 금리로 발행했다. 민평 금리 대비 0.4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지난 17일에는 1년6개월 만기 산금채 4100억원어치가 민평 금리보다 0.23%포인트 높은 연 5%에 발행되기도 했다. 갈수록 금리 급등세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기업은행이 발행하는 중금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디폴트 위험이 없는 국책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에 이렇게 높은 가산금리가 붙는 것은 처음 본다”고 전했다.연초만 해도 연 1%대였던 산금채는 8월 연 3%대, 9월 연 4%대를 넘은 데 이어 곧 연 6%를 넘볼 기세다. 산업은행은 이날 민평 대비 0.60%포인트 높은 연 5.65% 금리에 2년 만기 산금채를 최소 2500억원어치 발행하겠다는 수요 조사 공지를 냈다. 발행 금리를 더 높인 것이다.특수은행 채권이 급증하면서 회사채 시장은 거의 마비 상태다.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들이 이달 들어 20일까지 발행한 채권은 모두 11조8900억원 규모다. 작년 같은 기간(3조1200억원)보다 네 배 가까이 급증했다.빈난새/이동훈 기자

  • 신한은행, 320억엔 규모 日 사무라이채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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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은행, 320억엔 규모 日 사무라이채권 발행

    신한은행은 엔화 32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채권을 발행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사무라이채권은 일본 채권시장에서 외국 기업이나 정부가 발행하는 엔화 표시 채권이다.신한은행은 사무라이채권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으로 발행하면서 달러화 엔화 유로화를 ESG 채권으로 모두 발행한 유일한 한국계 금융기관이 됐다.사무라이 채권의 금리와 만기는 엔화 기준 연 0.87%(만기 2년), 연 0.98%(만기 3년), 연 1.33%(만기 5년)다.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이은 빅스텝,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변동성 확대로 시장 상황은 불안정하다"면서도 "그런데도 이번 사무라이채권은 초과 주문 모집으로 일본 내 신한은행의 높은 신뢰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신한은행은 글로벌 금리 인상기에 유일하게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에서의 자금조달을 전략적으로 추진해 조달 안정성을 높였다. 또 0%대의 초저금리 쿠폰을 달성해 조달 비용을 절감했다.이번 사무라이 채권 발행은 미즈호 노무라 MUFG가 공동 주선했고 신한투자증권이 보조 주간사로 참여했다.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 기업들 돈줄 꽉 막히자…'현금 부자' 상장사 몸값 뛴다

    기업들 돈줄 꽉 막히자…'현금 부자' 상장사 몸값 뛴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14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국내 자금시장은 이미 급속도로 경색되면서 중소형 증권사와 건설사는 유동성 확보에 내몰린 상태다. 증권업계에선 현금성 자산이 많은 기업에는 이런 상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돈줄 막히자 현금 몸값 ‘쑥’19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장중 연 4.136%까지 뛰었다. 2008년 7월 23일 이후 14년3개월 만의 최고치다. 국내 채권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 지난 19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와 3년 만기 회사채(AA- 등급) 금리 간 차이를 나타내는 신용스프레드는 1.202%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신용스프레드가 커졌다는 것은 회사채와 같은 크레디트물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의미다.금리 상승과 자금 경색으로 ‘돈줄’이 막히면서 현금성 자산이 많은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장 유동성이 급한 금융회사들이 현금을 많이 보유한 기업에 먼저 연락해 고금리 상품을 제안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금리가 오를수록 현금의 기대 수익률은 올라간다. 현금성 자산이 많은 기업은 금리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가치투자 대가인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은 “예를 들어 현금성 자산이 10조원인 기업은 시중금리가 연 1%에서 연 5%로 4%포인트 오르면 순이익이 4000억원가량 늘어나게 된다”며 “현금 많은 자산주를 눈여겨볼 만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부채 적고 현금 많은 기업은한국경제신문은 국내 전체 상장사의 시가총액 대비 현금성 자산 및 단기금융상품(2분기 말 별도 기준) 비

  • 3분기 채권·CD 전자등록발행 144조…금융채 늘고 일반회사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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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분기 채권·CD 전자등록발행 144조…금융채 늘고 일반회사채 줄었다

    올 3분기 일반 회사채 발행이 부진해진 반면 금융회사채 발행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14일 한국예탁결제원은 3분기 예탁원 전자등록시스템을 통한 채권·양도성예금증서(CD) 전자등록 발행규모가 14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작년 동기 대비 28.8% 증가한 것이고, 2분기 대비 12.0% 증가한 것이다.채권의 등록발행 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22.5% 증가한 131조9000억원이었고, CD의 등록발행 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186% 증가한 12조3000억원이었다.유형별로 보면 일반 회사채와 국민주택채, 지방채 등의 작년 3분기 대비 발행 금액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회사채는 37.2% 감소한 9조8000억원, 국민주택채는 26.1% 줄어든 3조4000억원, 지방채는 28.6%가 줄어든 1조원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발행 규모가 큰 금융회사채, 특수채 등은 작년 대비 발행액이 늘어났다. 금융채는 33.4% 늘어난 48조7000억원, 특수채는 42% 증가한 59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방공사채(33.3%), SPC채(22.1%) 등도 증가했다. 예대금리차가 커지면서 자금 조달 수요가 강해진 은행들이 채권 발행 규모를 늘렸다는 분석이다. 반면 경기 침체우려로 일반 회사채 시장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22일 예대금리차 첫 공시 이후 은행권은 정기예금 금리를 크게 올렸다"며 "이러한 현상은 은행의 자금조달수단 중 은행채 발행 비중을 늘리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 블랙록 "이젠 '주식 40-채권 60' 투자로 가야"

    블랙록 "이젠 '주식 40-채권 60' 투자로 가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주식과 채권에 60 대 40 비중으로 투자하는 기존의 ‘60-40 투자법’을 주식 40%, 채권 60%로 바꾸라고 조언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이례적인 속도로 인상하면서 증시의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지난 13일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릭 라이더 블랙록 글로벌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 같은 조언과 함께 단기 채권을 눈여겨보라고 했다. 그는 “단기 채권시장이 부활했다. 국채와 단기 기업어음을 조합하면 4~6%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60-40 투자법은 전통적으로 월가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 비율로 여겨진다. 채권의 안정성과 주식의 수익성을 결합해 최적의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주로 수조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월가에서는 ‘투자의 정석’처럼 여겨져 왔다.블랙록이 채권 투자 비중을 40%에서 60%로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 이유는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근원 CPI도 치솟았다. 뉴욕증시는 9월 CPI가 발표된 직후 3%가량 하락했지만 장 중반 매수세가 몰려 상승 마감했다. 3대 지수가 나란히 2%대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저점으로부터 무려 1500포인트 회복했다.라이더 CIO는 “내 생애 가장 미친 날”이라며 “증시 변동성이 극에 달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채권 투자자는 그동안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Fed의 금리 인상으로 상황이 바뀌었다”며 “양질의 수익이 있는 곳에 머물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