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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시장 불안에 무역적자까지…韓 신용위험 5년來 최고로 치솟아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5년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되고 자금시장 불안이 이어진 여파로 풀이된다.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발행한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31일 70bp(1bp=0.01%포인트)로 전날보다 4bp 높아졌다. 2017년 11월 14일 71bp를 기록한 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의 최고치(57bp)를 웃돌았다.CDS는 채권이 부도날 경우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원금을 받을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한국 정부의 외평채 부도 우려가 커질수록 보험료 성격인 CDS 프리미엄이 올라간다.지난 9월 초 30bp대였던 CDS 프리미엄은 2개월간 가파르게 올랐다. 한국의 5년물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31일 기준 일본(31bp) 독일(27bp) 등 선진국의 두 배가 넘는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와 피치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AA’로 ‘A+’인 일본보다 두 단계 높다. 높은 국가 신용등급에도 한국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지속되는 무역수지 적자와 최근 자금시장 경색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도 무역적자가 이어지고 있으나 한국이 일본보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데다 준거자산이 국채인 일본과 달리 달러 표시 외평채여서 환율 영향을 더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자금시장이 경색된 것도 CDS 프리미엄 오름세를 키운 요인이다. 회사채 투자 위험을 보여주는 지표인 AA-급 무보증 3년 만기 회사채 금리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의 신용 스프레드(금리 차)는 1.395%포인트(10월 31일 기준)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8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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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첫 장기 CP 발행 추진…"조달 구조 다각화"
SK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장기 CP를 발행하기로 했다. 회사채 시장이 급격히 경색되면서 장기 CP 시장에서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용등급 AA급 대기업까지 장기 CP 시장을 찾는 등 조달 구조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는 오는 10일 총 2000억원어치 장기 CP를 발행할 예정이다. 3년물 1000억원, 5년물 1000억원 규모다. SK가 만기 1년 이상의 장기 CP를 발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확보한 자금은 전액 채무상환 용도로 사용할 방침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CP의 신용도를 최고 등급인 'A1'으로 매겼다.업계에서는 SK가 자금 조달 전략 다각화를 위해 장기 CP 시장을 찾은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쉬운 장기 CP를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만기가 1년 이상인 CP는 투자위험과 자금 활용 방안 등을 적은 증권신고서를 내야 한다. 하지만 수요예측 절차를 거치지 않아 미매각으로 평판이 깎일 우려가 적은 편이다. 지난달 회사채 시장에서는 LG유플러스(AA급), 통영에코파워(A+급) 등 대부분 기업들이 미매각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조달 금리가 다소 낮다는 것도 장점이다. SK의 장기 CP는 3년물 연 5.629%, 5년물 연 5.745%에 금리가 책정됐다. SK의 장기 신용등급은 ‘AA+(안정적)’이다. 최근 들어 일부 AA급 회사채 발행 금리가 연 6%대를 돌파한 것을 고려하면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대표적인 자금 조달 창구인 회사채 시장을 피해 CP 시장에서 자금 조달 우회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기업들도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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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중국 채권 8개월 연속 순매도
외국인 투자자가 중국 채권을 8개월 연속 순매도했다. 중국 주식은 2개월 연속 매도 우위다. 부동산시장 침체, 제로 코로나 통제 등 중국 경제에 부담스러운 요인이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지도부를 측근들로만 채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3기에 대한 불안이 가중한 결과라는 분석이다.30일 중국외환거래센터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채권 보유액은 9월 말 기준 3조1715억위안(약 621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달인 8월 말보다 616억위안 감소했다. 외국인은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여덟 달 내리 중국 채권을 팔아치웠다. 누적 순매도액은 5620억위안이다. 외국인의 중국 채권시장 직접 투자가 시작된 2018년 1월 이후 최장기 순매도다. 중국 금융당국은 외국인의 채권 보유액이 전체 발행액(94조9623억위안)의 3.3% 수준이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베이징=강현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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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發 채권시장 불안 탓…주담대·신용대출 금리 年7% 돌파
최근 채권시장 불안으로 금융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이와 연동되는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금리 상단이 모두 연 7% 중반에 육박하는 등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30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지난 28일 기준 연 5.36~7.43%, 변동형 금리는 연 4.97~7.49%로 집계됐다.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7% 선을 뚫은 지 두 달도 안 돼 연 7% 중반까지 근접했다. 신용대출도 마찬가지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5.93~7.35%로 상단이 7% 중반을 향하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최고 금리도 지난주 7%를 넘어선 데 이어 불과 며칠 만에 7%대 중반(7.35%)에 다가서고 있다.지난달 말 강원 레고랜드 사태를 계기로 채권시장이 경색되면서 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금융채 금리가 크게 올랐다. 은행 신용대출이나 일부 주담대 상품과 연동되는 신용등급 AAA급 금융채 6개월 만기 금리는 지난 28일 연 4.42%로, 2009년 1월 2일(4.56%) 후 13년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담대 고정금리와 연동되는 금융채 AAA급 5년 만기도 21일 연 5.46%로 2010년 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이 같은 가계대출 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데다 추가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 한국은행도 다음달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또다시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선택할 공산이 크다.은행권 관계자는 “Fed가 다음달 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기조를 바꾸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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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 채권·발행어음으로…고액 자산가 눈 돌렸다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 등으로 올해 주식시장이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산이 수십억원인 VIP들은 주식시장을 떠나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피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기가 지속된다고 본다면 만기가 짧은 채권을, 그렇지 않다면 만기가 긴 채권을 사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주식 줄이고 채권 늘린 자산가들한국경제신문은 국내 주요 증권사 세 곳을 통해 예탁 자산 30억원 이상인 고액 자산가들이 보유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사했다. 그 결과 세 곳 모두 주식 비중은 줄어들고, 채권 비중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A증권사는 지난해 10월 기준 고액 자산가의 주식 비중이 41.3%였다. 1년 후 주식 비중은 30.7%로 10%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채권 비중은 20.3%에서 28.0%로 증가했다. 채권과 마찬가지로 고정금리를 받을 수 있는 발행어음도 비중이 6.3%에서 10.5%로 뛰었다.B증권사 역시 고액자산가 포트폴리오에서 채권 비중이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6.8%이던 채권 비중은 이달 16.5%까지 치솟았다. 주식 비중은 48.9%에서 43.0%로 낮아졌다.C증권사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주식 비중은 지난해 10월 89.0%에서 83.4%로 낮아졌다. 평가금액으로 보면 39조612억원에서 23조7979억원으로 줄었다. 채권 비중은 1.8%에서 4.0%로 높아졌다. 채권 보유 평가금액은 7704억원에서 1조1370억원으로 증가했다.최근 들어서는 고액 자산가들이 장기 국채를 매수하는 경향이 더 뚜렷해졌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예탁자산 3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들은 20년 미만 장기 국채를 지난달 1000억원가량 순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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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바뀐 채권투자 지형…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강남 3구' 아닌 '용산구'
고금리 시대에 채권 투자자가 급격히 늘면서 채권 투자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고액 자산가들이 모인 전통적인 ‘강남 3구’ 대신 용산구가 주요 지역으로 떠올랐다.30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에서 채권 매수액이 가장 많은 지역은 용산구로 나타났다. 이어 송파구와 서초구가 2, 3위였다. 지난해에는 서초구 송파구 강남구 등 이른바 강남 3구가 1~3위를 순서대로 차지했다.고액 투자자의 연령과 성별도 지난해와 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강남 3구의 중장년층 여성 투자자가 채권 매수 규모로는 상위 3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용산에 거주하는 40대 남성이 전년 대비 매수 규모를 세 배 이상 늘리며 상위권에 올랐다”고 설명했다.채권 투자가 서울에 쏠리는 현상도 나타났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서울 거주자의 채권 매수금액 비중은 지난해 45% 수준이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87%로 늘어났다. 서울 외 거주자 비중은 55%에서 13%로 쪼그라들었다. 증시 약세로 서울에 거주하는 고액 자산가들이 채권 비중을 대폭 늘린 결과로 분석된다.채권 투자자의 1인당 평균 투자금액은 지난해 1억400만원 수준에서 올해 5월 기준 1억9700만원으로 늘어났다. 40대의 투자금액이 급격히 증가했다. 40대의 평균투자금액은 지난해 4700만원에서 올해 2억4100만원으로 1년 만에 5.1배가량 늘어났다.삼성증권 관계자는 “올해 들어 삼성증권 내 온라인 채권 판매 규모가 지난해 대비 아홉 배 증가하는 등 판매 채널이 다변화하면서 비교적 젊은 투자자가 많이 유입된 결과로 보인다”며 “국내, 해외, 이자 만기별로 다양한 채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주식 투자처럼 전략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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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11월 국고채 7조원 발행…이달보다 2조원 축소
기획재정부는 다음달 경쟁 입찰 방식으로 발행할 국고채 규모가 총 7조원으로 정해졌다고 27일 발표했다. 이달 발행 계획인 9조원 대비 2조원 적은 규모다.정부가 이처럼 국고채 발행량을 줄여나가는 것은 시장에 국채 공급을 줄여서라도 최근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극심한 자금경색을 겪고 있는 있는 채권시장에 자금이 유입되도록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5일 "올해 남은 기간 중 재정 여력을 고려해 국고채 발행량을 당초 목표보다 과감히 축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기재부에 따르면 정부는 당초 올해 말까지 최대 177조3000억원(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어치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지난달까지 정부가 실제로 발행한 국채는 총 144조2000억원 규모로 예정액의 81.3%를 채웠다.경쟁입찰과 비경쟁인수 등을 아우르는 이달 국고채 발행실적은 10조845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 종가 대비 0.046%포인트 오른 연 4.254%에 거래를 마쳤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같은 기간 0.034%포인트 오른 4.313%에 마감했다. 기재부의 다음달 국고채 발행 계획 발표는 서울 채권시장 거래가 끝난 뒤 나왔다.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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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책에도 싸늘한 여전채 시장…이달 발행액 '반토막'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에 빠진 여신전문금융채권 시장이 ‘50조원+α’ 규모의 지원을 약속한 정부 대책에도 온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달 들어 여전채 발행액은 반 토막 났고 꽉 막힌 유통시장에선 국고채 대비 2%포인트가량 금리를 더 얹어줘야 겨우 팔리는 형국이다. 자금 조달이 막힌 금융회사들은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대폭 늘린 데 이어 외화채권 발행으로 돌파구를 찾아 나섰다. 10월 여전채 발행액 60% 감소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국내 신용카드·캐피털사가 발행한 채권 규모는 모두 8457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2조1380억원)보다 60% 급감했다. 같은 기간 할부금융채 발행액은 1조1080억원에서 5957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카드채는 1조3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4분의 1 토막 났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는 금리가 오르는 속도가 너무 빨라 정말 급한 자금이 아니면 발행할 엄두도 내기 어렵다”며 “최근엔 여전채 수요도 말라붙어 높은 금리를 주고 발행이라도 되는 곳은 다행이란 말이 나올 정도”라고 했다.올 들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안 그래도 급등하던 여전채 금리는 지난달 28일 ‘레고랜드 사태’ 이후 천장을 모르고 치솟았다. AA- 등급 3년 만기 여전채 금리는 지난 21일 기준 연 6.35%까지 올랐다. 2010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다. 1년 전 0.3%포인트 안팎이었던 여전채와 국채 간 격차(스프레드)도 올 6월 0.9%포인트에 이어 최근에는 1.6%포인트까지 벌어졌다.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자금을 채권시장에 지원하겠다고 한 뒤 금리 상승세는 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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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시장 자금 경색 장기화…공사채‧회사채 등 우량 채권도 줄줄이 미매각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채권시장 혼란이 장기화되고 있다. 정부가 50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특단의 대책을 내놨지만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정책 발표 이후 국고채 금리는 다소 안정세로 돌아왔지만 레고랜드 사태의 도화선이 된 기업어음(CP) 시장은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단기 조달시장 뿐 아니라 회사채‧공사채 등 장기 조달시장에서도 투자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미매각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투자 심리 위축으로 우량 채권도 외면 현상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AA급 최상위 신용도를 보유한 공사채에서 미매각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전력(AAA급)이 지난 25일 2년 만기 채권 2000억원과 3년 만기 2000억원에 대한 입찰을 진행한 결과 3년 만기가 최종 유찰된 것으로 확인됐다. 2년 만기 한전채 800억원어치를 연 5.99%의 고금리로 발행하는 데 그쳤다. 한전은 지난 21일에도 2000억원의 모집 물량을 채우지 못해 발행에 실패했다.공사채 외면 현상은 한전채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가스공사(AAA급)는 지난 24일 목표 물량을 전부 소화하지 못한 채 2년 만기 회사채가 유찰됐다. 인천도시공사(AA+급)는 같은날 2년 만기 300억원과 3년 만기 500억원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했지만 3년 만기 발행을 포기했다.일반 기업의 회사채 발행 환경은 더 좋지 않다. AA급 회사채부터 BBB급 회사채까지 신용도와 무관하게 투자 수요가 확보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2년 3분기 공모회사채 수요예측 실시 현황'에 따르면 3분기에 진행된 공모 무보증사채의 수요예측은 총 65건, 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9건(43%), 3조5000억원(39%)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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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R 규제 6개월 미룬다고 은행채 발행 줄어들까
채권시장의 ‘돈맥 경화’를 풀기 위해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자금 경색이 해소될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25조8800억원어치의 은행채가 발행됐다. 월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10월 들어서도 이날까지 16조4700억원어치의 은행채가 발행됐다. 전체 발행 채권 대비 은행채 비중은 39.1%에 달한다. 신용도 높은 은행채가 채권 발행 시장을 장악하면서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인 일반 회사채 수요는 감소했다. 은행채가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회사채를 구축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금융당국은 은행채 발행을 줄이기 위해 은행 통합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 조치를 6개월 연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 조치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정부가 내놓은 채권시장안정펀드도 맹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83개 금융회사를 통해 20조원 규모의 채안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인데, 펀드를 꾸릴 때 각 금융사가 돈을 마련하려면 결국 채권을 발행해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기업대출도 늘어나고 있어 은행들의 자금 조달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의 기업대출은 전월 말 대비 9조4000억원 늘어난 115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9개월 연속 증가세다.은행채뿐만 아니라 신용도가 높은 산금채(산업금융채권)와 중금채(중소기업금융채권) 발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부 대책에는 산업은행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의 회사채와 CP(기업어음) 매입 프로그램을 8조원에서 16조원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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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국고채 발행 과감히 축소"…김주현 "20조 채안펀드 늘릴 수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올해 남은 기간 중 재정 여력을 고려해 국고채 발행량을 당초 목표보다 과감히 축소하겠다”고 말했다.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자금시장이 경색되자 국채 공급을 줄여서라도 자금 흐름을 회사채나 기업어음(CP) 시장으로 돌리려는 시도로 분석된다.추 부총리는 이날 기재부 등이 공동 주최한 ‘KTB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해 “시장 상황을 감안해 국고채 발행 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며 올해 국채 물량 축소 방침을 밝혔다. 추 부총리는 “한국 국채 시장은 발행잔액이 1000조원을 넘기며 규모 면에서 세계 10위권 시장으로 발전했다”면서도 “급속히 늘어난 국채 잔액은 효율적 재정 운용에 부담이 되고 있고,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우리 경제의 위기 관리 능력을 시험하고 있다”고 했다.기재부에 따르면 정부는 당초 올해 말까지 최대 177조3000억원(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어치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지난달까지 정부가 실제로 발행한 국채는 총 144조2000억원 규모로 예정액의 81.3%를 채웠다. 기재부는 이달엔 9조원어치 국고채를 발행할 계획이며, 다음달과 12월엔 발행 물량을 더 줄일 전망이다.추 부총리는 또 “2024년 1분기까지 30년 만기 국채 선물을 도입하고, 변동금리부 채권 등 국고채 상품의 다변화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채 중에선 3년물, 5년물, 10년물만 선물 상품이 있는데, 장기물 수요가 많은 보험사 등을 중심으로 30년 만기 국채 선물 도입 요구가 많았다. 선물 상품을 통해 미래 가격 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1월 초까지 20조원 규모로 조성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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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위기 근본적 해소엔 역부족, 워크아웃 활용…흑자도산 막아야"
정부가 지난 23일 내놓은 ‘50조원+α’ 규모의 유동성 공급 대책이 시행되면서 채권시장이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지만 여전히 살얼음을 걷는 듯한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자금경색이 지방자치단체발 신용 위기에서 촉발된 만큼 단순히 유동성을 지원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우량 기업을 선별해 신용을 보다 촘촘하게 보강해주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0조원+α’ 규모 유동성 공급 대책의 하나인 채권시장안정펀드(20조원) 자금이 이날부터 채권시장에 풀리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때 조성해 아직까지 집행하지 않고 남아 있던 1조6000억원이 이날부터 채권시장에 투입됐다”며 “국공채나 은행채보다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급한 우량 회사채 등을 우선순위에 놓고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20조원까지 자금을 확충하기 위해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 84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캐피털 콜’(펀드 자금 요청)도 이날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채안펀드 조성을 위한 분담금을 납부하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당국과 협의해 구체적인 규모와 투입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정부 대책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근본적인 신용 위기를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담당 펀드매니저는 “국공채가 강세를 보이면서 금리가 다소 하락했지만 여신전문금융회사채 등은 연 6%가 넘는 고금리 부담 탓에 발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강원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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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 일단 한숨 돌렸다…국고채·회사채 금리 모두 하락
정부의 자금시장 안정 방안이 나온 다음날인 24일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채권시장은 다소 진정세를 보였다.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지원하겠다고 한 발표에 일단 한숨을 돌린 모습이다.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90%포인트 내린 연 4.305%에 마감했다. 3년 만기 국채 금리가 내림세로 돌아선 건 지난 12일 이후 9거래일 만이다. 전 거래일 연고점을 경신한 1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0.129%포인트 내린 연 4.503%를 기록했다. 20년 만기 국채 금리도 0.064%포인트 하락한 연 4.473%에 거래를 마쳤다. 초장기물인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56%포인트 내린 연 4.335%였다.회사채 시장도 안정세를 되찾았다. 이날 AA-급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전날보다 0.144%포인트 내린 연 5.592%에 장을 마쳤다. BBB-급 회사채 금리는 전날보다 0.145%포인트 하락한 연 11.446%로 집계됐다. 회사채 금리 역시 12일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정부는 전날 자금시장 경색을 풀기 위해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대책을 내놨다. 이에 따라 24일부터 채권시장안정펀드가 재가동됐다.채권시장의 진정세가 일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Fed)과 한국은행이 긴축 속도를 올릴 경우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증권사 회사채 담당자는 “우량 신용등급 회사채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다소 살아나는 분위기”라며 “다만 한은이 추가로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에 나서는 등 조달 환경이 악화된다면 회사채 시장이 다시 경색될 수 있다”고 말했다.조미현/장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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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 "채권시장 안정 위해 한은이 할 수 있는 조치 할 것"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4일 ‘레고랜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재가동 등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한은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강원도는 금융당국과 상의 없이 레고랜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확대,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 SPV 재가동 등이 이뤄져야 문제가 풀릴 수 있다”며 “한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는 사실 금융기관 재원이라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한은이 조만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 예정인데 지금 시점에서 한은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자금 만으론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간의 가용자금과 효율적으로 연계하는 이슈가 중요하다”면서 “업계와 더 밀접하게 대화하면서 이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했다.김진태 강원지사가 지난달 28일 강원중도개발공사(GJC)에 대한 회생 신청을 발표하기 전애 관련 내용을 공유해 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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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저가 매수 시대 끝났다…인플레 지속성 저평가 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주식을 저가에 사들이는 '바이 더 딥(buy the dip)' 전략에 나서지 말 것을 투자자들에게 조언했다. 시장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선 시세 차익을 노리는 주식 투자보다는 채권과 배당금으로 수익원을 다각화할 것을 제안했다.20일(현지시간) 투자정보매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블랙록은 최근 올 4분기 투자 전망 보고서를 공개했다. 웨이 리 블랙록 수석투자전략가는 "물가상승률이 4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을 뿐 아니라 중앙은행이 거시경제 기반을 판단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며 "과매도 장세에서 주식을 사들인 뒤 주가가 반등했을 때 되파는 전략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블랙록은 저가 매수 전략을 취하기 어려워진 배경으로 공급난으로 야기된 인플레이션 문제를 지적했다. 리 투자전략가는 "코로나19 유행으로 나타난 공급망 문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움직임 등으로 더 악화됐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이 물가 상승률을 2%대로 잡고자 한다면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이 2% 감소하고 일자리 300만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요가 아닌 공급 문제가 인플레이션를 일으킨 만큼 금리 인상으로 물가를 잡으려는 시도는 결국 민간 경제에 타격을 줘 증시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블랙록은 보고서에서 "여전히 주가는 경기 침체 위험과 고금리가 얽힌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주가가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약세장인 만큼 당분간은 채권 수익과 배당금을 노리는 투자가 수익 증대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게 블랙록의 평가다.향후 6~12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