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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펀드 74% "채권 투자 유망"
전 세계 주요 국부펀드와 중앙은행들은 하반기 유망 투자 자산으로 채권과 금을 꼽았다. 채권 중에서는 신흥국 채권과 하이일드 채권(고위험·고수익 채권)이 높은 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했다.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자산운용사 인베스코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국부펀드의 채권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인베스코는 87개 국부펀드와 57개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이들 국부펀드가 운용하는 자산은 총 21조달러에 이른다.인베스코에 따르면 국부펀드 중 74%는 신흥국 채권과 하이일드 채권이 유망하다고 내다봤다. 신흥국 중에선 인도가 가장 유망할 것으로 평가했다.올 들어 세계 주식시장 수익률은 13%를 기록했지만, 채권은 0.4%에 그쳤다. 이 같은 상황이 올 하반기에 역전될 것이란 관측이다. 금리 인상이 계속되면 주식시장에서 투자금이 대거 유출돼 채권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란 이유에서다.지난달 30일 공개된 JP모간의 미 국채 투자 민감도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올해 2분기 채권에 대한 롱(매수) 포지션은 35%로 쇼트(매도) 포지션(9%)을 압도했다. 2016년 6월 이후 매수와 매도 격차가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인베스코의 이번 조사에서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은 하반기 유망 투자 자산으로 금을 꼽았다. 설문에 응답한 57개 중앙은행 중 58%는 하반기 금의 투자 매력이 상반기 때보다 더 높아질 것이란 의견을 제시했다.오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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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채권 수익률 6%…중남미에 뭉칫돈 몰린다
세계 큰손들이 브라질 멕시코 등 중남미 주요국의 채권과 통화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들 국가는 조기에 단행한 긴축(금리 인상)으로 통화 가치는 오른 데 비해 물가상승률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낮아진 물가상승률 덕분에 채권의 실질수익률은 선진국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초인플레이션, 디폴트(채무 불이행)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제외하면 중남미 주요국의 경제 성적표는 매우 양호하다”며 “콜롬비아 멕시코 브라질 칠레 페루는 달러화 대비 통화 가치가 올해 세계 상위 8개 통화 목록에 들었을 정도”라고 보도했다. 이들 국가는 지난해 세계를 강타한 인플레이션 광풍 초반에 공격적인 선제 긴축에 나섰다.이후 인플레이션이 하락세로 접어들었지만, 기준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브라질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9% 올라 13% 이상을 웃돌았던 지난해 5월 대비 크게 줄어들었다. 기준금리는 작년 8월부터 연 13.75%에서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멕시코 역시 5월 CPI가 전년 동월에 비해 6%가량 오르는 데 그쳤고, 기준금리는 연 11.25%를 유지하고 있다.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은 탄탄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과 멕시코는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아 연간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양국 모두 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정부가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데도 중앙은행이 독립성을 지키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제프리 유 BNY멜론 수석외환전략가는 “대통령들의 갖은 회유와 압박도 중앙은행의 결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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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투자수익률 상승할 것"…캐나다 최대 자산운용사 전망
올 하반기 채권 시장이 호황을 누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주식 시장에 쏠렸던 투자자들의 관심이 채권 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 주가가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다.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캐나다 최대 자산운용사인 매켄지 인베스트먼트는 올 상반기 강세였던 주식시장이 약화하고 채권시장이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투자자들의 방어 심리가 확대될 것이란 이유에서다.레슬리 마크스 매켄지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올해 남은 기간에 경제 지표가 공개되면 투자자들은 침체를 실감하게 될 것"이라며 "채권시장이 주식 시장보다 상대적 우위에 놓일 것"이라고 진단했다.실제 블룸버그의 경제학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12개월 안에 미국에 경기침체가 도래할 것이란 응답은 60%에 달했다.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미 중앙은행(Fed)의 정책이 경기둔화 속도를 끌어올릴 것이란 판단에서다.올 상반기 주식 시장은 경제학자의 우려를 비껴갔다. 세계 주식시장은 올해 들어 13%가량 상승했다. 매켄지는 이 현상을 인공지능(AI)에 의한 환상이라고 짚었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AI 열풍으로 인해 다른 산업부문의 침체가 가려졌다는 설명이다.이에 따라 매켄지는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채권의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한다. 운용자산(AUM)이 1490억달러에 달하는 매켄지는 채권 투자 비중을 작년 말 21%에서 지난 5월 24%까지 늘렸다. 투자한 채권 대다수는 신용등급 AAA~BBB인 투자 등급 회사채였다.매켄지에 따르면 주식 투자를 지속하고 싶다면 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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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채권운용사 핌코, 세계 경제 경착륙 '경고'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세계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대니얼 J 아이버슨 핌코 CIO는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면서도 경기 침체를 피해 갈 수 있다고 과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핌코는 1조8000억달러(약 2374조원) 규모의 자산을 굴리는 세계 최대 채권 전문 운용사다.아이버슨 CIO는 “금리를 계속해서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강해질수록 긴축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도 커지는 법”이라며 “경제 상황이 더욱 극단적으로 흘러갈 위험성도 덩달아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사례를 볼 때 금리 인상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가시화하기까지는 통상적으로 5~6개 분기의 시간이 걸렸다는 설명이다.아이버슨 CIO는 시장이 통화정책 당국의 의사결정 능력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중앙은행이 양질의 판단을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것이란 자신감이 팽배해 있다”며 “기준금리를 수익률 곡선(채권시장 금리 전반)의 움직임만큼 빠르게 통제할 수 있다는 데 너무 낙관적”이라고 분석했다.세계 각국의 물가 상승률이 높게 유지되고 있는 만큼 긴축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요국 경제의 경착륙 시나리오를 미리 고민하고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아이버슨 CIO의 주장이다.장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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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금리 고점 아냐"…힘 못 쓰는 美 채권 ETF
미국의 장기 국채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이 좀처럼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금리 인하는커녕 연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접지 않고 있어서다.지난달 29일 미 국채 레버리지 ETF인 ‘디렉시온데일리 20+년 미 국채 불3X(TMF)’는 7.58달러에 거래됐다. 올초(8.95달러) 대비 약 15% 하락했다. 이 ETF는 작년 7월엔 13달러 이상에 매매됐다. 미 장기 국채 가격을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20+년 미 국채(TLT)’는 101.76달러에 거래됐다. 올초(101.46달러)에 비해 가격이 제자리걸음을 했다. 1년 내 고점인 작년 7월보다는 약 16달러 낮다. 뱅가드의 미 장기 국채 ETF(VGLT) 가격도 올 들어 0.3%(19센트) 오르는 데 그쳤다.이들 ETF는 미 국채를 직접 만기까지 보유하지 않아도 채권 가격 변동분에 대한 수익과 이자 분배금을 얻을 수 있어 개인투자자에게 인기를 끌었다. 통상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이 올라 ETF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장기채 ETF 가격은 단기 채권 기반 상품보다 금리에 더 민감하게 움직인다. 작년부터 미국의 금리 하락을 예상한 이들이 장기채 ETF에 많이 투자한 이유다.하지만 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지면서 수익을 보지 못하는 ETF 투자자가 늘고 있다. 이날 기준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연 3.854%로 올초(3.879%)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운용보수를 고려하면 올 들어 ETF에 가입한 투자자는 일부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크다. 기초지수 움직임에 괴리율을 더 적용받는 레버리지 ETF 투자자는 손실 폭이 더 크다.채권형 ETF 가격은 한동안 횡보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물가 안정을 위해 올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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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발행 늘리는 한국가스공사…5억 달러 외화채 발행 성공
한국가스공사가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외 채권 시장에서 대규모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현금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채권 발행으로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27일 수요예측을 거쳐 5억 달러(6514억원) 규모 5년물 외화채 발행을 확정했다. 5년물 미국 국채 대비 88bp(bp=0.01%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금리가 책정됐다. BNP파리바, HSBC, JP모건, 미즈호증권, KDB산업은행, UBS가 주관사에 포함됐다. 가스공사는 이번 채권 발행으로 조달되는 자금을 만기 도래 채권의 차환을 비롯한 일반적인 기업 운영 목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가스공사는 외화채 시장을 주로 활용하는 공기업 중 한 곳이다. 지난해 7월에도 5억달러 규모 5년물 외화채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 S&P, 피치는 한국가스공사에 각각 'Aa2', 'AA', 'AA-' 등급을 책정했다.가스공사는 올해 들어 국내 채권 시장에서도 ‘빅 이슈어’로 나서고 있다. 가스공사는 지난 22일 2900억원어치 공사채를 발행했다. 올해 들어서만 총 2조6800억원어치 채권을 찍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5100억원)과 비교해 다섯 배 이상 늘어났다.가스공사의 채권 시장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조달을 위해선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가스공사의 설명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늘어난 만큼 가스요금을 올리지 못한 탓이다. 가스공사 1분기 실적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요금 인상 억제에 따른 손실)은 11조6143억원에 달한다. 가스공사 미수금이 1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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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투자에 공모주 혜택까지…줄줄이 출시되는 하이일드 펀드
증권사들이 하이일드 펀드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최근 새법 개정안 시행으로 하이일드펀드 수익에 대한 분리과세 혜택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이일드 펀드에 투자하면 공모주 청약 수익률을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체 투자처를 찾던 사람들이 하이일드 펀드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NH투자증권은 오는 26일 하이일드펀드 6종을 한꺼번에 내놓는다. 다올공모주하이일드, 다올블록딜공모주하이일드, 교보악사공모주하이일드플러스, 흥국공모주하이일드, 마이다스하이일드공모주알파, 웰컴공모주하이일드 펀드 등이다. 대신증권도 같은 날 대신하이일드공모주 펀드 판매를 시작한다.신한투자증권은 지난 20일 다올공모주하이일드, 교보악사공모주하이일드 펀드 판매를 시작했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도 최근 새 하이일드 펀드를 내놨다. KB증권은 기존에 판매하던 상품 5종에 더해 이달 14~26일 다올공모주하이일드 펀드를 한시적으로 추가 판매하고, 키움증권은 다음달 관련 상품 출시를 준비중이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향후 수요와 트렌드를 반영해 하이일드 펀드 신상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했다.증권사들이 하이일드 펀드를 앞다퉈 내놓는 건 지난 12일 시행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영향이다. 이 법은 국내 채권을 60% 이상, 신용등급 BBB+급 이하 회사채를 45% 이상 담은 펀드를 하이일드 펀드로 간주하고 세제 혜택을 부여했다.현행 세법은 연간 금융 소득 2000만원 이하에 원천세 15.4%를 부과하고, 200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최고 세율 49.6%로 종합과세한다. 개정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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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만큼 안전한데 수익률 높아"…만기 채권ETF 뜬다
‘채권 개미’ 전성시대다. 불확실한 시장 전망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 투자자들이 원금 손실을 내지 않으면서도 은행 예금보다 수익률은 높은 채권에 쏠리고 있어서다. 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사들인 채권이 16조원(지난 2일 기준)어치를 웃돈다. 작년 한 해 순매수 규모(20조6886억원)에 근접한다.채권 투자 열풍은 금리 인하 기대감에서 나온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정점에 다다랐다면 채권 가격은 앞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올 들어 하향곡선을 그리는 시중은행 예금 금리도 채권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지난달 시중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43%까지 떨어졌다. 기준금리(연 3.50%)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채권형 ETF에 뭉칫돈 몰린다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달 국내 채권형 ETF 설정액은 25조6181억원으로 연초 21조5907억원에서 4조원 넘게 불어났다. 채권ETF는 일반 주식처럼 증권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 인기가 많다.채권ETF는 일반채권형과 만기매칭형으로 나뉜다. 이 중 만기매칭형 채권ETF는 1년 또는 2년 등 동일한 잔존 만기의 채권을 담는 ETF다. 시장 금리에 따라 가격이 변동되는 일반채권형 채권ETF의 단점을 보완했다. 만기가 도래하면 일반 채권처럼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는다.만기 시점과 만기수익률(YTM)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도 만기매칭형 채권 ETF의 투자 매력이다. 만기수익률은 투자 시점에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연환산 수익률을 말한다. 만기매칭형 채권ETF의 이름에는 ‘23-12’, ‘24-12’ 등 숫자가 붙는다. 채권 만기 시점을 알려주는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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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日, 돈풀기 끝내면 유로존 채권시장 대혼돈"
유럽중앙은행(ECB)이 일본의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일본은행(BOJ)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종료하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채권시장에서 일본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갈 것으로 내다봐서다.ECB는 31일(현지시간) 발표한 ‘금융 안정성 검토 보고서’에서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끝내기로 결정한다면 유로존을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 투자자들의 결정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ECB는 연 2회 금융 안정성 검토 보고서를 발간한다.ECB는 역내 금융시장을 위협할 요인 중 하나로 일본 자금의 이탈을 꼽았다. ECB는 “최근 미국 지역은행들의 파산과 스위스 대형은행 크레디트스위스 매각 등 각종 악재에도 유로존 금융시장은 대체로 회복력을 보였다”면서도 “유로존 금융시스템이 처한 무수한 위협 요인 중 하나로 단연 일본 투자자들의 철수 가능성을 꼽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일본 투자자들은 유로존 국채시장의 ‘큰손’으로 꼽힌다. 특히 프랑스 국채를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 ECB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 종료로) 일본 금리가 상승하면 일본 투자자들이 자국 투자를 늘릴 수 있다”며 “유로존 역내 채권 평가손실이 발생하고 일본의 무위험지표금리(RFR)가 높아지면 일본인들의 해외 투자 수요가 저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행은 단기금리를 연 -0.1%, 장기금리를 ‘연 0%±0.5% 정도’로 통제하는 장단기금리 조작 등 금융완화 정책을 10년 이상 이어오고 있는데, 우에다 가즈오 신임 일본은행 총재가 정책 방향을 전환하면 일본 국채 금리가 오른다. 일본 투자자들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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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돈 빌리면 큰일 나요"…삼성, 22년째 대출 끊은 까닭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우리가 돈 빌리면 큰 일 납니다. 정작 자금이 시급한 기업의 조달 창구가 좁아질 수 있어요."2001년 10월. 삼성전자는 회사채 시장에서 5000억원을 조달했다. 이 회사는 그 직후 22년 동안 한국 회사채 시장과 관계를 끊었다. 투자은행(IB)·금융회사 관계자들이 여러 차례 삼성전자를 찾아 회사채 발행을 타진하기도 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하면서 위와 같은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IB는 자금 사정이 넉넉한 애플과 TSMC도 외부 차입에 나선다는 논리를 바탕으로 삼성을 설득한 바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자신들이 시장 자금을 흡수하면 다른 기업들의 조달금리가 뛰는 등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거절했다고 한다.1일 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도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는 등의 재무전략을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2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연 4.60%로 20조원을 빌리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외부에서 회사채·대출 등으로 조달하지 않겠다는 의미다.반도체 경기가 꺾이면서 현금창출력이 예전만 못하고 올해 50조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계획한 만큼 자금조달 유인은 어느 때보다 크다. IB 관계자들도 이를 포착해 삼성전자에 접근해 회사채 발행 여부를 직간접적으로 타진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국 자금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외부서 조달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자금시장 구축(Crowd-out)'에 대한 우려가 상당했다. 신용등급이 국가와 맞먹는 삼성전자가 자금을 빌리면 여타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회사채 발행으로 시중 자금을 흡수하면, 시장 유동성이 쪼그라든다. 그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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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손절한 손정의의 소프트뱅크, 신용등급 한단계 떨어져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소프트뱅크의 장기 신용 등급을 투자 부적격 등급 중에서도 한 단계 더 낮췄다. 소프트뱅크가 알리바바 등 기존 자산을 매각하고 민간 스타트업 투자를 늘려 불안정성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파이낸셜타임즈(FT),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S&P는 23일(현지시간) 소프트뱅크의 신용 등급을 BB+에서 BB로 하향 조정했다. BB+ 이하 회사채는 정크(투자부적격) 등급으로 분류된다. S&P는 소프트뱅크가 보유하고 있던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지분을 대량 처분한 점을 강등 이유로 들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알리바바 지분 290억달러(약 38조2000억원) 가량을 판매한 데 이어 올해도 72억 달러 가량을 매각했다. 이달 초에는 알리바바의 남은 주식을 모두 자금조달에 사실상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소프트뱅크 펀드 사업에서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비율이 약 40% 증가했고,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해졌다고 S&P는 경고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11일 2022 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에 9조58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소프트뱅크 측은 "논리가 심각하게 부족하다"며 반발했다. 고토 요시미츠 소프트뱅크 재무책임자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소프트뱅크는 향후 6년 동안 채권을 상환할 수 있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어적 재무관리를 통해 소프트뱅크 현금 보유량이 2조3000억에서 5조1000억엔으로 늘었다는 설명이다. S&P은 소프트뱅크가 준비 중인 ARM의 기업공개(IPO)로 인한 효과는 평가에 포함하지 않았다.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의 뒤를 이을 대형 투자로 영국 팹리스 기업인 ARM의 나스닥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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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다다른 긴축 사이클…"채권시장에 1300조 몰린다"
글로벌 채권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고금리 정책의 여파로 채권 수익률이 치솟자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려는 개인‧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채권의 매력이 커졌기 때문이다.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사이클이 막바지에 접어들자 높은 수익률을 향유하려는 투자자들이 ‘막차 투자’에 나선 모양새다.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투자분석 및 데이터 제공업체인 모닝스타 자료를 인용해 작년 한 해 미국에서 액티브 전략을 통해 3320억달러(약 438조원)가 채권시장에서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거듭된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폭락한 결과다.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티로우 프라이스의 글로벌 다중 자산 전략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세바스티안 페이지는 “2022년은 채권시장 대격변의 해였다”며 “어떤 측면에서 역대 최악의 해라고 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올해 들어 시장의 흐름이 급격하게 뒤바뀌었다. 1~4월 채권형 펀드에 1000억달러(약 132조원)가 유입된 것이다.긴축 정책 종료를 계기로 채권값 상승을 기대한 개인‧기관 투자자들이 국채와 회사채를 대량 매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페이지 CIO는 “채권시장이 아주 오랜만에 활기를 띠고 있다”며 “(가격과는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수익률이 이전보다 훨씬 높은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채권 수익률이 높아지면 비교적 낮은 수준의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고수익을 내고 싶어 하는 ‘위험 회피’ 성향의 개인 투자자들은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 템플턴의 제니 존슨 최고경영자(CEO)는 “연금의 3분의 1만 채권에 투자해도 목표한 바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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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인상' 한전, 채권 입찰에 2조원 '뭉칫돈' 접수
한국전력 채권 입찰에 2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접수됐다. 시장에 채권 투자 수요가 풍부한 데다 전기 요금 인상 등이 투자 수요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이날 2년물 2000억원 3년물 2000억원에 대한 채권 입찰을 진행했다. 2년물에 5600억원, 3년물에 1조48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지난 9월 열린 한전채 입찰에서 1조6100억원이 접수된 것보다 매수 주문액이 더 늘었다.입찰 결과에 따라 한전은 2년물 1800억원을 연 3.85%에, 3년물 2200억원을 연 3.85%에 각각 발행하기로 했다. 매수 주문이 몰리면서 민간 채권평가기관이 평가한 금리 평균치(민평금리)보다 낮은 금리에 발행하는 ‘언더 발행’도 성공했다.업계에서는 풍부한 채권 투자 수요 등에 힘입어 한전채 매수세가 커진 것으로 풀이했다. 비우량채에도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HD현대그룹의 건설장비 기업 HD현대건설기계는 지난 15일 열린 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3730억원의 주문을 확보했다. A-급 비우량채지만 최근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개선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는 평가다. 수요예측 흥행으로 1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이 가능할 전망이다.전기요금 인상 등 한전이 재무 정상화 작업에 착수한 것도 매수세에 영향을 미쳤다. 한전은 지난 15일 전기요금을 ㎾h당 8원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전기요금은 주택용 기준 ㎾h당 146.6원에서 154.6원으로 오른다.고금리를 누릴 수 있는 AAA급 한전채 발행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투자 수요를 자극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발행된 한전채는 이날 발행된 물량까지 포함하면 10조35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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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역은행 팩웨스트, 매각설에 주가 52% 폭락
미국 중앙은행(Fed)이 다시 한번 기준금리를 인상한 3일(현지시간) 베벌리힐스에 모인 ‘큰손’ 투자자들은 입을 모아 미국 은행 시스템의 위기와 경기 침체를 경고했다.세계 최대 채권운용사인 핌코의 에마뉘엘 로망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3’에서 “급격한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은행 3곳이 무너지는 것을 지켜봤다”며 “은행이 대출을 엄격하게 관리하면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1~1.5%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금리 인상과 함께 은행의 신용경색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됐다. 앨런 슈워츠 구겐하임캐피털 회장은 “통화정책이 계속 긴축을 이어가는 동안 은행의 대출 축소는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니 존슨 프랭클린템플턴 회장 겸 CEO도 “급격한 금리 인상은 은행 시스템에 스트레스를 준다”고 지적했다.미국 지역은행의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캘리포니아에 70여 개 지점을 갖고 있는 지역은행 팩웨스트뱅코프는 이날 “매각을 고려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52.49% 하락하며 3.05달러로 반토막 났다. 앞서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도 주가 폭락과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이후 파산이라는 수순을 밟으며 무너졌다.지역은행이 너무 많아 금융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캐니언파트너스의 토드 렘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역은행 3200여 개가 영업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이들 모두의 운영 상태를 확인하기 매우 어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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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4개월간 채권 판매액 3조원 돌파
올들어 대신증권의 리테일 채권 판매액이 3조원을 넘겼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6% 늘었다. 대신증권은 올들어 지난 21일까지 판매한 채권 누적금액이 3조48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이중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한 채권 규모는 7561억 원으로 전체 판매금액의 25%를 차지했다.대신증권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환경에 투자 매력이 높아진 채권을 전략적으로 판매했다"며 "고객들의 채권 매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전용 채권을 확대하고, 채권투자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등 서비스를 정비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1월부터 이달까지 특판채권은 7차례, 온라인 전용채권을 8차례 판매했다. 신용등급이 우량한 국민주택채권, 지역개발채권 등 국고채와 금융채 위주로 라인업을 짰다. 지난 17일에는 ‘지구의 달’을 맞아 온라인 고객에게 녹색채권을 제공해 '완판'했다. 강준규 대신증권 디지털부문장은 “채권 투자는 안정적인 이자수익과 금리하락시 자본이득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온라인 고객도 우량한 채권에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양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