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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방어주 찾아라…채권 ETF보다 '은행주'
고강도 긴축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투자 피난처'로 은행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금리 변동에 따른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보다는 고금리와 배당의 수혜가 기대되는 은행주 투자를 조언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5일 KRX은행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9% 하락한 629.68포인트(p)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18일 659.05p에 거래를 마친 후 소폭 조정을 받는 모양새다. 국내 주식시장이 전체적으로 부진한 상황 속에서도 은행주는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7월 초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지수는 8.11% 하락했지만 KRX은행 지수는 3.69% 상승하며 시장 수익률을 상회했다. 기업은행은 이달 18일 1만208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은행주 강세의 배경으로는 경기에 덜 민감한 방어주 성격이 강한데다 높은 배당 기대감으로 투자 매력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9%의 배당 수익률이 기대되는 BNK금융을 비롯해 DGB금융지주(8.84%), 기업은행(8.76%), 우리금융지주(8.75%), JB금융지주(8.31%), 하나금융지주(8.04%)도 8% 이상의 배당이 기대된다.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점도 은행업의 강세를 이끄는 요인이다. 은행업은 금리가 높은 시기에 예대 마진(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의 차이)이 확대돼 고금리의 수혜를 입는 업종으로 분류된다. 올해 초만 해도 금융권에서는 내년 상반기에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으며 금리 인하 시작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늦춰잡는 분위기다. 나민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은행주의 높은 배당 매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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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막스 "상전벽해 시기, 채권 투자 비중 늘려야"
“그동안 채권 투자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유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제 논리에 중대한 허점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제는 채권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합니다.”23일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은 ‘상전벽해에 덧붙여’라는 제목으로 투자자들에게 전달한 메모에서 이같이 말했다.장기간 유지된 저금리 시대 끝나고 고금리가 유지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주식에서 채권으로 투자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금리가 현 수준보다 하락할 여지는 확실히 많지 않다”며 “추후 금리가 과거만큼 낮아질 것이라고는 생각되진 않는다”고 말했다.상전벽해의 시기에는 채권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게 막스의 조언이다. 그는 “(최근의 흐름이) 단순한 주기적 변동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중대한 투자 자본 재배분이 요구되는 격변의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1년 반 동안의 변화를 통해 투자자들이 채권에서 주식과 비슷한 수준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에 확인했다”며 “투자 부적격 등급 채권의 예상 수익률이 주식의 역사적 수익률에 접근하거나 초과하고 있다”고 말했다.가치투자의 대가 하워드 막스는 대체투자운용사인 오크트리캐피털의 공동 창업자이자 회장이다. 오크트리캐피털이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1500억달러(약 170조원)에 이른다. 막스 회장은 시장이 좋을 때는 관망세를 보이다가 환경이 악화되면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시장역행투자자(contrarian)'로 유명하다.아래는 막스 회장이 오크트리 고객들을 대상으로 작성한 메모의 전문. 지난 5 월, 저는 <상전벽해 (Sea Change)>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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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 우려가 디폴트'…유럽 정크본드 투자심리 '꽁꽁'
유로화 표시 정크본드(투자부적격등급채권)에 대한 투자 위험이 7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고금리 장기화에 경기 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기업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급증한 탓이다.보도에 따르면 채권 수익률 지표로 사용되는 ICE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지수로 측정한 유로화 표시 정크본드의 수익률과 국채 수익률 간 격차, 즉 ‘스프레드’가 18%포인트를 웃도는 수준까지 커졌다. 2016년 6월 이후 6년여만에 최대치다. 이 수치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줄파산 우려가 극에 달했던 2020년 중반에도 18%포인트를 넘어서지는 않았다.정크본드는 투자 등급이 CCC 이하인 고위험‧고수익 회사채를 뜻한다. 채권 시장에서 정크본드와 국채 간 수익률 격차(스프레드)는 디폴트 위험의 가늠자로 여겨진다. 시장이 어려울수록 채권 투자자들이 디폴트 위험을 감수하고 정크본드를 매입하게 만들기 위한 프리미엄은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연 5.0%를 돌파한 가운데 유럽 지역의 국채 금리도 상승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회사채 금리가 국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치솟았다는 분석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최근 몇 달 새 프랑스 유통업체 카지노귀샤드페라숑(Casino Guichard-Perrachon), 네덜란드의 가구 제조업체 케터(Keter), 벨기에의 배관 설비 업체 아이디얼(Ideal) 등 유럽 소재 기업 다수가 밀린 빚을 갚지 못해 연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역에서 스프레드가 가장 큰 채권은 프랑스의 대형 통신사 알티스(Al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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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 ETF 물타기보다 배당 ETF 관심을"
미국 국채 금리가 예상과 달리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수익률 하락세인 미국 국채 상장지수펀드(ETF)의 대안으로 배당 ETF가 떠오르고 있다. 채권 ETF처럼 정기적으로 고정 수입이 들어오는 ‘인컴 상품’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22일 미국 투자매체 바론에 따르면 투자리서치기업 모닝스타는 최근 배당 관련 4개 주요 ETF 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슈왑 US 배당주 ETF(SCHD), 뱅가드 고배당 ETF(VYM), 뱅가드 배당수익 ETF(VIG), 뱅가드 인터내셔널배당수익 ETF(VIGI) 등이다.브라이언 아머 모닝스타 패시브투자전략 북미지역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시장 불확실성이 커져 금리가 높은 상태를 지속할지 아니면 내릴지 장담하기 힘든 상태”라며 “이런 시기엔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중요하고, 통상 장기 총수익을 고려하면 배당주에 투자하는 게 채권 투자보다 유리하다”고 설명했다.SCHD는 장기간 배당금을 지급해온 기업 중 기대수익률이 높은 약 100개 기업을 골라 투자한다. 기술주 등 특정 분야에 집중하지 않고 각 분야에 분산 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제약바이오기업 암젠과 애브비, 반도체기업 브로드컴, 에너지기업 셰브런 비중이 높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이 ETF의 12개월 배당수익률은 3.7%다.VYM은 450곳이 넘는 미국 상장 대형·중형주를 담고 있다. 개별 종목의 주가 변동이 전체 포트폴리오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변동성이 심한 시기에 추천할 상품이라는 게 모닝스타의 설명이다. 이 ETF의 12개월 배당수익률은 3.25%다.VIG와 VIGI는 각각 지난 10년간 배당금을 늘려온 기업을 골라 투자하고 있다. 배당을 꾸준히 늘릴 정도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다. VIG는 미국 시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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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삶 팍팍해질 것"…블랙스톤, 美국채 금리 급등에 경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스톤의 최고 임원이 최근 미국 국채의 금리 급등세를 경고했다. 소비자 지갑 사정을 팍팍하게 만들고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란 전망에서다.조나단 그레이 블랙스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9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의 급등으로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게 될 것"이라며 경제 둔화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날 오후 5시 직후(미국 현지 동부시간 기준)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5.001%로 올라섰다. 연 5% 선을 돌파한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30년 만기 국채도 금리가 연 5.1%로 뛰었다.그레이 사장은 "통상 (국채 금리 상승세로 인해)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모기지)과 자동차 대출 등의 금리가 8%가 되면 소비자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이런 움직임을 보이면 모든 자산에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며 "최근 몇 주 동안의 금리 상승세는 금융 자산들의 가치에 더 광범위한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미국의 최근 경제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로 탄력적이긴 했지만, 통화정책을 이렇게 긴축적으로 오랫동안 유지하면 경제가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블랙스톤은 최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어닝쇼크를 보고했다. 3분기 블랙스톤의 신규 조달 펀드 자금은 250억달러였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320억달러와 2분기 조달액(300억달러 가량)을 모두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그레이 사장은 "(펀드에 자금을 대는) 기관 투자가들이 새로운 주식 펀드에 대한 투자를 내년으로 연기하면서 자금 조달 둔화의 원인이 됐다"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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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이위안, 18일까지 이자 못갚으면 디폴트行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역외 채권에 대한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임박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갚지 못한 달러 채권의 이자 지급 유예 기한이 끝나가고 있어서다.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비구이위안이 지난달 지급하지 못한 채권 이자 1540만달러(약 208억원)의 지급 유예 기한이 17~18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이자를 갚지 못할 경우 비구이위안은 이 기한 내 채무불이행을 신청할 수 있다.지난 10일 비구이위안은 “달러 표시 채권뿐 아니라 상환 기한이나 유예 기한이 도래하는 모든 역외 채무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비구이위안이 갚아야 할 달러 표시 채권은 15건으로 93억달러(약 12조5000억원) 규모다.블룸버그는 “이번 채권 이자 지급은 지난주 비구이위안이 모든 역외 채무를 지불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 후 첫 번째 주요 테스트가 될 것”이라며 “구조조정에 대한 가장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8월 달러 채권 이자 2250만달러를 지급하지 못해 디폴트 위기에 놓였다. 이후 유예 기간 30일 안에 상환했지만,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일이 연이어 다가오며 어려움을 겪었다.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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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국가들, 차입비용 급등…"이-팔 분쟁發 난민 위기 우려"
중동 국가들의 국채 가격이 급락(국채 금리 급등·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분쟁이 인접 중동 국가들에 대규모 난민 위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15일(현지시간) 요르단의 2030년 만기 달러화 국채 금리는 연 9.3%로 상승했다. 하마스의 기습 침공이 있기 전날인 지난 6일 연 8.5%에 비해 1%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이 같은 금리 수준은 작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영국 자산운용사 Abrdn의 신흥국 국채 책임자 에드윈 구티에레즈는 "요르단 기준으로는 매우 큰 변동성"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채권 시장은 요르단을 비롯해 이집트 등 인근 중동 국가들이 난민 위기를 겪을 것으로 보고 채권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르단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0%를 관광업에 의존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반복된 중동 분쟁은 요르단의 지나친 관광업 의존도에 취약점을 드러냈지만, 이번처럼 요르단의 달러화 채권마저 뒤흔든 적은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신흥국 전반의 채권 지수와 미국 국채의 스프레드(금리 격차)가 축소된 반면, 동기간 요르단과 이집트의 달러화 채권과 미국 국채의 스프레드는 확대됐다"며 "지난 13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주민 110만명에게 '가자시티를 떠나라'며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높인 이후 스프레드는 더욱 벌어졌다"고 전했다. 이집트의 2031년 만기 달러 국채 가격은 지난 6일 53센트에서 이날 51센트로 떨어졌다.이 같은 차입 비용 급등세는 향후 국채 재융자 협상에 나서야 하는 이집트에 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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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커지는 시장…美 초단기채·'현금 부자' 음식료주 담아라
바야흐로 고금리가 ‘뉴노멀’인 시대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 9월 기준금리를 내년 연말까지 5% 이상 유지할 수 있다는 ‘매파’적 전망을 밝힌 후 시중 금리가 연일 뛰고 있다. 주식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달러,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나 단기성 금융상품에 돈이 몰린다. 한쪽에선 과거와 같은 초저금리 시대는 당분간 기대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반면 고금리 충격으로 미국 경제가 급격한 침체에 빠질 경우 시중 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하는 전문가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런 불확실한 고금리 시대엔 어떤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할까. 손절매 대신 물타기전문가들은 Fed가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기 시작할 당시부터 채권을 ‘1순위’로 추천했다. 기준 금리를 따라 채권 금리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주식·부동산의 투자 매력은 떨어진다. 무위험자산으로 평가되는 미 국채 수익률은 현재 4~5%대로 강남 수익형 부동산의 연간 투자수익률(4%대)을 웃돈다. 향후 시중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값이 올라 매매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작년부터 채권시장에 개인들이 몰려든 배경이다.투자 손실이 날 수도 있다. 특히 올해엔 Fed의 긴축 강도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손실을 본 투자자가 더 많다. 자금 상황에 여유가 있다면 이런 경우 손절매보다 물타기 전략이 유효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채권 투자 손실이 발생했어도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하면 금리가 인하되며 손실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시장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거나 5%대 금리가 장기화할 것으로 본다면 10년 이상 장기채와 단기채를 섞어 투자하는 전략도 생각해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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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못 받은 코로나 빚, 추심 시작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갚지 못한 빚에 대해 민간 업체의 추심이 시작됐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본 개인 채무자의 연체채권 관리를 신용정보회사(CA)에 위탁하면서다. 신용정보회사는 ‘OO신용정보’ 등 채권 추심 업체를 말한다. 정부의 방역 조치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채무자의 부담이 더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캠코는 올 들어 개인연체채권 매입펀드를 통해 인수한 채권 가운데 426억원어치의 관리를 신용정보회사에 위탁했다. 캠코가 개인연체채권 매입펀드의 채권 관리를 위탁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상환유예 기간이 끝난 채권을 순차적으로 위탁했다.개인연체채권 매입펀드는 2020년 6월 코로나19로 피해본 이들에 대한 민간 금융회사의 과잉 추심을 막기 위해 출범했다. 금융위원회는 은행 등 모든 금융회사가 코로나19 관련 개인연체채권을 캠코에만 매각하도록 했다. 당시 금융위는 “불가피하게 발생한 연체를 오롯이 채무자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을 것”이라며 “과도한 상환 압박은 재기에 도움이 될 수 없다”고 했다.캠코는 이런 취지에 맞춰 “코로나19 사태 종식 시점까지 상환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 추심을 유보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채무자의 소득 회복 정도에 따라 최대 2년간 빚을 갚지 않아도 되도록 상환유예 조치했다.하지만 올해 각 채무자에게 부여한 상환유예 기간이 끝나자 상황이 바뀌었다.반년 지나 캠코 추심 파악한 금융위 "중단 요청"캠코, 신용정보회사 6곳에 426억 규모 채권 관리 넘겨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 8월 말까지 개인연체채권 매입펀드를 통해 사들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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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은행채 2.4조 순발행…대출금리 오르나
이달 들어서만 2조원 넘는 은행채가 채권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한 은행권이 연말까지 은행채 발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자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0일 은행채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은 2조4400억원에 달했다. 열흘 만에 지난달 순발행액(4조6800억원)의 절반을 따라잡았다. 채권이 순발행됐다는 것은 상환액보다 신규 발행액이 많다는 뜻이다. 올해 은행채 시장은 5월을 제외하고 상환액이 발행액보다 많은 순상환 기조를 유지했는데 8월부터 발행액이 상환액을 추월하며 순발행 기조로 돌아섰다. 은행채 물량이 급증한 것은 지난해 9월 레고랜드발(發) 자금경색 사태 이후 판매한 고금리 예금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당시 은행들은 연 5%를 웃도는 예금을 통해 자금을 끌어왔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에서 내년 2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정기예금은 76조원에 달한다.금융당국이 이달부터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을 해제해 순발행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올 4분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는 46조2900억원에 이른다. 은행들은 은행채 만기 도래액 대부분을 차환 발행을 통해 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은행채 순발행액이 늘어나면 주담대를 포함한 대출 금리가 상승 압박을 받을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채권 발행액이 증가하면 통상 채권 가격은 내려가고 금리가 오른다. 발행액이 늘어 가격이 내려가면 채권 금리를 높게 매겨야 물량을 소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순발행 기조로 돌아선 은행채 금리는 올 들어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6일 기준 고정형 주담대 금리 지표가 되는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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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왕도 백기?…"장기투자도 하지 마라"
‘채권왕’ 빌 그로스(사진)가 지금은 채권 투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글로벌 채권 펀드 운용사 핌코(PIMCO)의 공동설립자로, ‘원조’ 채권왕으로 꼽힌다. 현재 야누스캐피털그룹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그로스는 4일(현지시간) 발표한 최신 투자 전망에서 “미래 총수익률 측면에서 지금은 주식과 채권을 모두 포기하는 게 낫다”며 “기업 인수합병(M&A)과 관련해 투자 기회를 찾는 걸 추천한다”고 했다.○채권 투자 안 권하는 채권왕그로스는 투자 전망에서 “현재 채권을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래도 주식보다는 적어도 채권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수준에서는 장기적으로 채권 투자를 추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그로스가 채권 투자를 비추천하는 이유는 미국 국채 금리의 가파른 상승세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지난 3일 연 4.8%대로 치솟으며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단기적으로 기준금리를 낮추는 방향으로 선회할 의지도, 능력도 없을 것으로 본다”며 “미 국채 금리가 조만간 연 5%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 국채 금리 상승은 국채 가격 하락을 뜻한다. 그로스는 국채 금리 상승을 감안하면 현재 미 증시 주가수익비율(PER)이 고평가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골드만삭스 자료를 인용해 “현재 국채의 실질 금리를 고려하면 S&P500지수의 PER 배수는 18배(현재)가 아니라 12배여야 한다”고 지적했다.미국 장기 국채 가격의 급락세가 과거 닷컴버블 붕괴 당시 증시 폭락 수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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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장기 채권 손실 확대…'닷컴버블 붕괴' 수준 가까워졌다
미국 장기 채권 가격의 급락세가 과거 닷컴버블이 붕괴될 당시 증시 폭락 수준에 필적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며 국채 금리는 급등을 지속하고 있다. 채권 가격이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처럼 은행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미 10년 이상 만기 채권의 가격은 2020년 3월 고점 대비 46% 하락했다.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의 붕괴로 미 주식이 49% 폭락했을 당시의 손실률에 근접했다.만기가 30년 이상인 미 채권의 가격은 같은 기간 53% 떨어지며 역시 금융위기 당시 증시 하락률(57%)에 가까워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0년 5월에 발행된 30년 만기 국채의 현재 가격은 달러당 45센트로, 발행 당시보다 절반 이상 떨어졌다.이날 미 국채 금리는 경기 둔화 지표가 발표되며 하락세로 마감했지만 장중 또 16년 만의 최고치를 썼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4.88%를 넘었고,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를 돌파했다. 국채 금리의 상승은 채권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진다.장기 채권 가격은 기준금리 변화에 직접적으로 연동된다. 채권 가격은 발행 당시의 금리 수준을 반영하는데, 이후 금리가 인상되면 해당 채권의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이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국들이 저금리를 유지할 때 장기 채권의 매력도는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Fed가 공격적인 통화 긴축을 시작하며 채권 금리가 급등했고, 가격은 하락을 거듭했다.글로벌 금융서비스기업 BTIG의 글로벌 금리 거래 공동 책임자인 토마스 디 갈로마는 “솔직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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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면 지금 채권 투자 안 한다"…'원조 채권왕'의 조언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가 채권 투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로스는 4일(현지시간) 발표한 최신 투자 전망에서 "미래 총수익률 측면에서 주식과 채권을 모두 포기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채권 펀드 운용사 핌코(PIMCO)의 공동설립자 출신으로, 현재 활약 중인 제프리 건들락 등 몇몇 채권왕들 사이에서도 '원조'로 분류된다. 그로스는 현재 야누스 캐피털 그룹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그는 "현재 채권이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적어도 주식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어쨌든 지금과 같은 수준에서는 장기적으로 채권 투자를 추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신 그로스는 '합병차익거래'를 추천했다. 기업의 대규모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누릴 과실이 더 많아졌다는 주장이다.통상 기업이 M&A에 나설 때 이에 반대하는 기존 주주는 회사 측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주의 매수청구가격이 현재의 주식 시세보다 높으면 단기간에 안정적인 수익을 남길 수 있는데 이를 합병차익거래라고 한다. 이 차익을 노리고 투자하는 이들이 많아지기도 하는데, 심할 경우 기업으로선 내줘야 할 돈이 불어나 합병 등을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그로스는 합병차익거래를 통해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종목으로 액티비전블리자드를 추천했다. 영국·미국 등 주요국 반독점 규제 당국의 인수 저지로 수차례 무산 위기에 처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인수가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에서다.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제기한 마이크로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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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웃는 달러 ETF…킹달러 지속 전망에 한 달 7%↑
미국 달러 가치 상승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부상하면서 ‘강(强)달러’ 추세를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아진 까닭이다.4일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는 1.97% 오른 1만3725원에 거래돼 작년 9월 중순 이후 최고가를 새로 썼다. 미국 달러선물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이 ETF엔 이날 하루에만 거래대금이 약 12억원 몰렸다. 한 달 전인 지난 9월 4일(약 2억8590만원) 거래대금의 네 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 ETF는 지난 한 달간 약 7.2% 상승했다. 같은 기간 6.9% 오른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6.71% 상승한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이날 하루 각각 1.94%, 2.15% 올랐다.미국 무위험 지표금리 SOFR에 투자하는 ACE 미국달러SOFR금리(합성)도 이날 0.91% 올랐다. 하루 거래량(6만7301건)과 거래대금(약 7억원)이 한 달 전에 비해 각각 세 배가량 많았다. 이날 주요 여섯 개 통화의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인덱스는 장중 107대까지 올랐다. 작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미국 국채 수익률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세계 채권 거래의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이날 연 4.8%를 넘겼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미국 경기 동향이 바뀌어 미 중앙은행(Fed)의 입장이 전환하기 전까지는 당분간 강달러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선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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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CB 발행"…고금리가 美회사채 시장 트렌드 바꿨다
미국에서 투자 등급을 부여받은 건실한 기업들이 통상 투기 등급(정크) 기업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온 전환사채(CB)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차입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택한 차선책이라는 분석이다.27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자료를 인용해 투자 등급 기업들이 올해 들어 현재까지 발행한 CB 누적 규모가 120억달러(약 16조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최소 10년 만에 최대치이며, 평년 대비 3배 많은 수준이다. 이 기간 CB는 전체 채권 발행액의 30% 이상을 차지했다. 작년(7%‧총 발행액 20억달러)과 비교하면 비중이 4배 넘게 커졌다.최근 몇 달 새 에너지 기업 센터포인트에너지, 부동산 투자 신탁 코퍼레이트오피스프라퍼티스트러스트(COPT), 인프라 투자 기업 HASI 등이 줄줄이 CB 시장에 진입했다. 모두 투자 등급 기업들이다. 이 기간 다수 기업의 회사채 재융자 기한이 도래하면서 CB 발행을 가속화했다.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신주 발행에 따른 기존 주주 지분 희석 위험이 줄어든 점도 한몫 했다.투자은행(IB) 제프리스의 제시 마크 글로벌 주식시장 책임자는 “전통적으로 (회사채 등을) 직접 발행하는 경향이 컸던 기업들이 CB 시장으로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CB는 발행 기업의 주가가 특정 수준(통상 채권 발행 당시 대비 25~35% 상승)까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옵션)이 포함된 채권이다. 옵션을 주는 대신 일반 채권 대비 이자 수준이 낮다. 이 때문에 장기 성장 가능성은 높게 평가되지만, 투자 등급이 낮아 돈을 빌릴 때 높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밖에 없는 기업들이 선호해 왔다. 미 주식시장이 호황이던 2021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