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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국 반도체 기업부터 지원한 바이든…TSMC·삼성 운명은?

    자국 반도체 기업부터 지원한 바이든…TSMC·삼성 운명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미국 내 반도체 투자 기업에 대한 보조금 발표를 순차적으로 시작한 가운데 반도체 기업의 공장 건설 속도가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미국 현지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보조금 규모를 먼저 확정하면서 대만 TSMC 등 미국 외 반도체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다.이들 기업 사이에선 대규모 투자를 미 정부에 약속했지만 공장 증설 제한, 상세한 회계 자료 제출 등 독소조항 때문에 보조금 지급을 예상 규모만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미 정부 또한 최근 반도체 수요가 반도체 법을 준비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때만큼 크지 않다는 점 때문에 천문학적인 규모의 보조금 지급을 위한 여러 제약 조건 등을 내세우고 있다. 美 글로벌파운드리스에 2조원 지원상무부는 19일(현지시간) 미국의 반도체 기업 글로벌파운드리스의 뉴욕주·버몬트주 신규 설비 투자 및 증설을 위해 15억달러를 지원하기 위한 예비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약 2조 40억원 규모다. 미국에서 지난 2022년 반도체 법 발효 이후 반도체 기업에 대한 세 번째 보조금 지원 계획이자, 첫 대규모 지원 사업이다.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지원을 통해 생산된 반도체는 현재 전적으로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미국의 자동차 및 항공 산업의 반도체 공급망에 안정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170여개에 달하는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기 위해 460개 이상의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은 2022년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 있어 중

  • 삼성에 초기업노조까지…그룹 근간 흔드나

    삼성에 전자, 금융, 바이오 부문 4개 계열사 근로자가 참여하는 초기업 노조가 등장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금 협상이 불가능한 이종 업종 계열사 노조 간 결합을 두고 ‘세 불리기’를 통한 그룹 압박성격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이종기업끼리 결합한 ‘별종노조’삼성 4개 계열사 노동조합을 합친 ‘삼성 초기업 노동조합’이 19일 공식 출범했다. 삼성전자 내 모바일 등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경험(DX) 노조(6100명),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4100명), 삼성화재해상보험 리본노조(3400명),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2200명)가 참여한다.오는 5월 합류할 예정인 삼성전기 존중노조 조합원 2100명까지 포함하면 총 1만7900명 정도다. 관계사 노조 중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의 1만7000여 명과 맞먹는 수준이다. 앞으로 계열사 노조가 추가로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초기업 노조는 전자, 디스플레이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금융, 바이오사가 한데 뭉친 게 특징이다. 하는 일이 서로 완전히 다른 기업들이 그룹사를 겨냥해 초기업 조직을 만든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이들의 핵심 요구사항은 그룹 차원의 임금 가이드라인 폐지와 컨트롤타워 격인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의 노사관계 관여 금지다. 홍광흠 초기업 노조 위원장(삼성화재 리본노조위원장)은 “동등한 관계 아래 유연한 노사 교섭을 통해 각 사의 실정에 맞는 임금, 복지, 근로조건 수립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그러나 이들의 요구사항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게 노사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업은 인사 평가에 따른 차등 임금 지급 체계가 있고, 업종별로 평가 기준도 전부 다르다. 이들의 임금 가이드라인

  • "빨리 팔아야 돼요"…'배터리 아저씨' 경고에도 '폭등' [박의명의 K-인더스트리]

    "빨리 팔아야 돼요"…'배터리 아저씨' 경고에도 '폭등' [박의명의 K-인더스트리]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가 ‘거품주’라고 저격한 한미반도체가 폭등세를 타고 있습니다. 한미반도체는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장비를 만드는데, 납품처가 기존 SK하이닉스에서 국내외 다른 반도체 제조사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에 매수세가 붙고 있습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반도체 최근 1년 주가가 5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지난 16일 종가가 7만5400원으로 2020년 2월과 비교하면 15배가량 올랐습니다. 주가가 폭등한 최근 한 달 외국인은 한미반도체를 1612억원어치 순매수하며 패닉 매수에 나섰습니다.지난해 7월 박 작가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반토막이 났는데 주가가 올랐으니 이것이야말로 거품주”라며 한미반도체를 저격했습니다. 하지만 아저씨의 경고에도 상승세를 지속하더니, 올해는 큰손들의 추격 매수까지 부르는 ‘품절주’가 됐습니다. 한미반도체는 AI용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TC본더’라는 장비를 만듭니다. HBM은 여러 개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만드는데, TC본더는 쌓아 올린 D램에 구멍을 뚫는 장비입니다.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에 TC본더를 납품합니다.지난 8일 한미반도체는 상한가를 기록했는데, SK하이닉스 이외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이 한미반도체 장비를 공급받기 위해 줄 서 있다는 소문이 돌며 강한 매수세가 들어왔습니다.전자업계 관계자는 “HBM 제조사들이 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미반도체 장비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라며 “한미반도체 외의 다른 장비를 이용하면 D램을 뚫을 때 웨이퍼가 깨지며 수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알

  • "삼성 제대로 털어먹자"…1.2조 내놓으라는 '단타 세력' [박의명의 K-신토불이]

    "삼성 제대로 털어먹자"…1.2조 내놓으라는 '단타 세력' [박의명의 K-신토불이]

    “제대로 걸렸네요. 곳간 다 털어서 뼈까지 발라 먹으려는 것 같습니다.”삼성물산에 대한 행동주의 펀드 5곳의 주주제안이 공개되자 재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와 안도의 한숨이 뒤섞여 나왔습니다. 기업 의사결정에 개입을 노골화하는 행동주의 문제점을 비판하면서도 자신들이 타깃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다행으로 여긴 것입니다. 지난 14일 공시에 따르면 영국계 시티오브런던, 한국 안다자산운용 등 5개 펀드는 삼성물산에 자사주 5000억원어치를 매입하고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해 주당 각각 4500원, 4550원씩 배당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해당 안건은 다음 달 15일 열리는 주주총회 상정됩니다.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는 총 1조2364억원으로 올해 회사 잉여현금흐름을 크게 초과합니다. 벌어들이는 돈을 다 끌어와도 요구에 맞출 수 없습니다.삼성물산은 지난해 7972억원 영업이익을 벌었습니다. 비상 상황을 대비해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5000억원입니다. 이와 관련 삼성물산은 “이런 규모의 현금 유출이 이뤄진다면 회사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및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체 투자재원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 "7년 만에 역전 당했다"…日에 또 자리 내준 삼성전자 '비상'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7년 만에 역전 당했다"…日에 또 자리 내준 삼성전자 '비상'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한국 최대 기업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가 잇따라 일본 대표 기업에 역전을 허용했다. 24년 만에 처음 소니그룹에 영업이익을 역전 당한데 이어 시가총액 경쟁에서 7년 만에 도요타자동차에 밀렸다.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전날 도쿄증시에서 도요타의 주가는 0.1% 내린 3382엔(약 3만4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35% 내린 7만3000원에 마감했다.15일 종가 기준 도요타의 시가총액은 55조1772억엔(약 490조2274억원)으로 435조7941억원의 삼성전자를 54조원 앞섰다. 아시아 기업 시총 2위 자리도 내주게 됐다. 아시아 기업 시총 1위는 TSMC다. TSMC의 시가총액은 18조900억대만달러(약 768조원)다.삼성전자가 도요타에 시가총액을 역전 당한 것은 약 7년 반 만이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011년 1월28일 처음 도요타를 앞섰다. 이 때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64조3000억원, 도요타는 11조6887억엔(당시 환율로 환산시 157조1900억원)이었다.그로부터 10년 뒤인 2021년 2월1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도요타의 두 배를 넘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495조4920억원이었고, 도요타의 시가총액은 23조8003억엔(약 253조9611억원)이었다.두 배가 넘던 시가총액이 뒤집어 지는데는 3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지부진하면서 시가총액이 60조엔 줄어드는 사이 도요타 시가총액은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결과다.도요타의 시가총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매년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서다. 지난 6일 도요타는 2023년 순이익이 4조5000억엔으로 전년보다 84% 증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존 전망치를 5500억엔 상향 조정했다.예상대로라면 도요타는 일본 단일 기업 최초로 순익 4조엔을 넘게 된다. 골드만삭스증

  • 삼성전자, 반도체 15조 적자인데…'임금 4.6% 인상' 부족하다는 노조

    삼성전자가 올해 성과에 따른 임금 인상률을 뺀 기본 인상률을 2.5%로 노동조합에 제시했다.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 15조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낸 점을 감안하면 낮지 않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노조는 ‘기본 인상률 8.1%’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15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노조 등에 올해 임금 기본 인상률을 2.5%로 제시했다. 개인별 성과 인상률(평균 2.1%)을 더한 평균 임금 인상률은 4.6%가 된다.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망한 올해 물가 상승률(2.5%)을 2%포인트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회사 제안에 사용자 위원과 근로자 위원이 참여하는 노사협의회와 대표 교섭권이 있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노사협의회는 5.74%를, 노조는 8.1%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노조는 “회사 측이 진정성 있는 협상 의지가 없다”며 단체행동을 위한 쟁의대책위원회도 가동했다.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만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은 지난달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임원의 올해 연봉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삼성전자 직원 게시판엔 ‘8% 임금 인상 요구는 과도한 것 아니냐’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 관계자는 “올해 반도체 경영 여건 등을 고려해 노사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임금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실적 개선에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황정수 기자

  • 오리온·OCI M&A '열공'하는 삼성 M&A 키맨들…첫 빅딜은 바이오?

    오리온·OCI M&A '열공'하는 삼성 M&A 키맨들…첫 빅딜은 바이오?

    삼성그룹의 인수·합병(M&A)를 총괄하는 인사들이 올해 국내에서 벌어진 바이오 기업 M&A를 두고 스터디에 나섰다. 그룹 총수의 사법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된데다 최고경영진들의 잇따른 M&A 추진 발언 속에서 삼성발(發) '빅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서 IB업계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M&A 전략을 총괄하는 사업전략태스크포스(사업전략TF) 내 임원들은 최근 IB 인사들을 통해 국내에서 진행된 주요 바이오 M&A 거래들에 대한 세부 정보를 물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올해 1월 현물출자와 신주 발행 취득 등으로 이뤄진 OCI그룹과 한미사이언스간 통합 거래, 오리온그룹의 레고켐바이오 인수 거래 등 연초부터 쏟아진 바이오 딜에 관심을 두고 정보를 수집해온 것으로 알려졌다.한 IB업계 관계자는 "사업지원TF 관계자들이 딜 소싱 과정에서부터 거래 배경, 인수 구조, 양 사 시너지 방안 등 바이오딜과 관련한 세세한 사안을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룹 규모상 국내보다는 해외 바이오기업이 1순위가 될 것 같지만 국내 바이오사 인수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분위기"라고 전했다.바이오 기업들을 두루 살피고 있는 사업지원TF는 업종 및 계열사와 상관없이 삼성그룹 전반의 주요 M&A를 총괄하는 조직이다. 일상적인 소규모 M&A는 각 계열사의 기획팀이 주관하더라도 3000억원 이상의 중대형 거래나 계열사간 조율이 필요한 거래는 사업지원TF와 협력해 진행된다.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의 직속 조직인 사업지원TF에서 M&A와 관련한 실무는 임병일 부사장이 총괄한다. 임 부사장은 리먼브러더스와 크레

  • TSMC 822조 vs 삼성전자 498조…정체된 기업가치 다시 끌어올릴까

    TSMC 822조 vs 삼성전자 498조…정체된 기업가치 다시 끌어올릴까

    10년 전까지 삼성전자에 대적할 반도체 회사는 세계 어디에도 없었다. 2011년 인텔을 제치고 글로벌 시가총액 1위 반도체 회사에 등극했고 2012년에는 전 세계 정보기술(IT) 기업 시총 5위에 오르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세계적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엔비디아, TSMC 같은 반도체 기업은 ‘라이벌’ 리스트에 오르지도 못했다.2017년 국정 농단 사태 이후 모든 게 변했다. 2019년 TSMC, 2020년 엔비디아에 차례대로 추월당했다. 글로벌 시총 순위는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 시총은 498조6704억원(우선주 포함)이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822조원을 기록한 TSMC의 절반 수준이다. 엔비디아(2238조원)와 비교하면 5분의 1에 불과하다. 글로벌 시총 순위는 22위로 각각 6, 10위에 오른 엔비디아와 TSMC에 크게 뒤처졌다. IT 기업 시총 순위도 10위로 밀려났다.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과 인공지능(AI) 관련주의 약진 등 산업적인 변화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원인으로 단단했던 삼성의 경쟁력이 떨어진 것을 꼽았다. 총수가 사법 리스크에 노출되면서 격변기에 중요한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한 탓이다. 애플, 구글, 엔비디아 등 라이벌 회사들이 공격적 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치고 나가는 사이 삼성전자 M&A팀은 개점휴업 상태였다. 경제계 관계자는 “10~20년 뒤를 내다보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총수가 유일한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재로 삼성이 미래 사업을 발굴하는 데 차질이 생겼다”고 말했다.주요 글로벌 기업의 시총이 몇 배씩 불어나는 동안 삼성전자의 시총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지난 5년간 엔비디아와 TSMC의 시

  • 네카오에 밀린 '꿈의 직장'…조직문화 복원도 핵심 과제

    삼성전자는 오랫동안 모든 취업 준비생이 가고 싶어 하는 ‘꿈의 직장’ 1위였다. 연봉과 복지 모두 최고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톱 기업’에서 일한다는 자부심도 한몫했다.이제 더는 아니다. 젊은 세대는 유연한 조직문화에 월급도 넉넉하게 주는 네이버 카카오 등 정보기술(IT) 기업이나 ‘제2의 일론 머스크’를 꿈꿀 수 있는 스타트업에 훨씬 더 끌린다고 말한다. 그만큼 삼성전자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얘기다.삼성전자가 다시 ‘일하고 싶은’ 직장이 되기 위해선 내부 조직문화 재정비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과거엔 ‘1등이라는 자부심’과 ‘억대 연봉’이 열심히 일할 동기가 됐다면 요즘 세대의 핵심 가치는 ‘수평주의’와 ‘공정한 평가’다.삼성전자의 최우선 경영 방침은 바로 인재 경영이다. ‘천재 1명이 직원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발언에 이 모든 게 담겨 있다. 시대가 달라진 만큼 ‘인재 제일’과 ‘신경영’ 철학을 이어받으면서 글로벌 감각에 맞춰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2년 부회장 시절 유연하면서 수평주의를 강조하는 ‘실리콘밸리식’ 인사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현장에선 상명하복식 분위기가 남아있다는 평가가 많다. 연공서열이 아니라 성과 위주의 투명한 평가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삼성전자가 내건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열심히 일할 자긍심을 부여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과제다. 소니 등 글로벌 경쟁사보다 기술력이 한참 뒤처지던 삼성전자가 1984년 64K D램 개

  • 쫓기는 D램·'넘사벽' 아이폰…위기의 주력사업 '초격차' 살려야

    쫓기는 D램·'넘사벽' 아이폰…위기의 주력사업 '초격차' 살려야

    삼성전자엔 창업·선대회장 때부터 내려온 ‘보석’ 같은 사업들이 있다. 각각 30년과 11년간 ‘세계 챔피언’ 자리를 지켜온 메모리 반도체와 스마트폰이다. ‘초격차’란 딱지가 붙은 이들 품목은 경쟁사엔 두려움을, 직원에겐 자부심을 주는 삼성의 쌍두마차였다.이랬던 삼성의 ‘원투펀치’에 이상 조짐이 나타난 건 몇 년 전부터였다. 제품 개발에서부터 마케팅·판매에 이르기까지 라이벌 기업들과의 전쟁에서 판판이 밀리기 시작한 것. 급기야 작년에는 한 수 아래로 봤던 SK하이닉스에 ‘인공지능(AI) 시대 메모리 반도체의 승부처’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왕좌를 내줬고 스마트폰에선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출하량 세계 1위’ 자리까지 애플에 양보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얽힌 ‘잃어버린 10년’의 결과물은 삼성에 새로운 숙제를 안겨줬다. ○첨단 D램 경쟁에서 우위 잃은 삼성“삼성에 큰일이 난 게 분명하다.” 최근 만난 메모리 반도체 권위자 황철성 서울대 석좌교수(재료공학부)는 요즘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을 이렇게 평가했다. 황 교수는 “삼성전자가 벌이는 수많은 사업 중에서 가장 잘하는 게 D램인데 압도적이었던 경쟁력이 확 떨어진 모양새”라며 “삼성이 방황하는 사이 경쟁사들은 치고 올라오고 있다”고 진단했다.반도체 사업 경쟁력은 △기술력 △양산 능력 △투자 규모 등으로 결정된다. 이 중 기술력과 관련해선 2~3년 전부터 끊임없이 경고가 나왔다. 10나노미터(㎚) 3세대 D램(1z ㎚ D램) 첫 공개를 3위인 미국 마이크론에 내주는가 하면 10㎚ 5세대 D램(1b ㎚ D램) 개발 경쟁에

  • JY가 풀어야할 당면 과제는 '美 테일러 공장 보조금'

    JY가 풀어야할 당면 과제는 '美 테일러 공장 보조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급한 사안 중 하나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서 짓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 건립을 궤도에 올리는 것이다.삼성전자가 180억달러를 투입한 이 공장 가동 시점은 올해 말에서 내년 초로 연기됐다.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핵심은 오락가락하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이다. 미국은 2022년 중국 견제를 위해 자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파격적인 세액공제 혜택, 보조금 등을 주는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을 통과시켰다.이에 발맞춰 삼성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현지 투자를 확대하자, 미국은 얼굴을 바꿔 초과이익에 대해 반납을 요구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며 보조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삼성전자로선 난감한 상황이다. 보조금이 줄어들면 굳이 큰돈을 들여 투자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테일러 공장은 삼성전자의 역대 미국 투자 중 최대 규모다. 게다가 삼성으로선 공장 가동 시기를 더 늦출 수도 없다. 2030년까지 파운드리 분야에서 대만 TSMC를 따라잡고 시스템 반도체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테일러 공장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경계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사장) 등 경영진이 수시로 미국으로 건너가 물밑 협상을 해왔지만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삼성은 단단한 미국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이 회장이 자유로운 몸이 된 만큼 테일러 공장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 회장 앞에 놓인 과제는 이뿐이 아니다. 미·중 갈등에서 시작된 글로벌 공급망 재편 여파로 삼성전자도 해외 생산 시스템을 재

  • 이재용 글로벌 네트워크 '풀가동'…AI·6G·로봇 신사업 날개 단다

    이재용 글로벌 네트워크 '풀가동'…AI·6G·로봇 신사업 날개 단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성사시킨 글로벌 비즈니스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최근 만난 삼성 최고위 임원의 말이다. 삼성전자가 2020년 미국 통신업체 버라이즌과 체결한 8조원 규모 통신장비 공급부터 지난해 테슬라로부터 수주한 자율주행 칩까지, 굵직한 계약의 막후엔 이 회장의 단단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있었다는 얘기다.10년 가까이 이 회장을 옭아맨 사법 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그의 글로벌 경영 행보는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 회장이 무죄 판결을 받은 이튿날 곧바로 중동·동남아시아 출장길에 오른 것만 봐도 그렇다. 이 회장은 신시장을 점검하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데 전력할 것으로 알려졌다.해외부터 챙기는 JY2016년 11월 ‘국정농단’ 수사가 시작된 이후 이 회장은 자유롭게 출장을 갈 수 없었다. 범죄 혐의가 있다는 이유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엔 상당 기간 들어가지 못했다. 세계적 저명인사 모임인 ‘선밸리 콘퍼런스’에 전문경영인을 대신 보낼 수밖에 없었다.글로벌 시장을 점검해야 할 시간에 이 회장은 재판정에 있었다. 2021년 4월부터 이달 5일까지 2년10개월간 법원에 출석한 횟수만 96회에 달했다. 그러다 보니 법정이 쉬는 기간만 골라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앞으론 달라질 전망이다. 지난 5일 무죄 판결 이후 경영활동의 족쇄가 풀렸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6일 중동·동남아 출장을 시작으로 이달 하순엔 유럽 출장까지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출장지로 거론되는 독일은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완성차 업체와 자동차 부품업체 천국이다. 차량용 반도체와 자동차 전장(전자장치)사업에 드라

  • G2 증시 시총격차 사상최대…세계 주식투자금 절반 美로

    G2 증시 시총격차 사상최대…세계 주식투자금 절반 美로

    세계 증시에 투자된 자금 절반이 미국 기업에 쏠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회사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성장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다. 경기 침체로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힘을 쓰지 못하자 미·중 간 시가총액 격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자료를 인용해 지난 2일 기준 미국 상장사들의 시총 합이 51조달러(약 6경7723조원)로 집계됐다고 6일 보도했다. 시총 규모는 최근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인 덕에 지난해 말 대비 1조4000억달러(약 1859조원) 늘었다. 작년 4분기 호실적을 낸 아마존과 메타 등 두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시총만 5100억달러 불어났다.현재 글로벌 시총 상위 500대 기업 중 절반 가까운 236개가 미국 기업이다. 미 기업들이 세계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1%로 2003년 9월 이후 최고치다.반면 중국 상장사들의 시총 합(홍콩 증시 상장사 포함)은 10조달러(약 1경3272조원)로 세계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불과하다. 중국 경제가 7%대 성장률을 유지하던 2015년 한때 20%까지 높아졌던 이 수치는 9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시총 상위 500대 기업 중 중국 기업은 35개뿐이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닷컴, 전기차 업체 웨이라이(니오)가 500대 기업 리스트에서 줄줄이 탈락했기 때문이다.AI 등 최첨단 기술 분야 경쟁에서 뒤처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 제재로 첨단 반도체 공급처가 차단되면서 중국 IT 기업들의 성장에 큰 제약이 생겼다. 2020년 말 전 세계 시총 7위, 9위였던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엔비디아(6위), 일라이릴리(9위) 등에 자리를 내줬다.아시아에선 일본, 인도 등 대체 투자처

  • '이재용 불기소' 권고 무시한 檢…1심 재판만 106차례

    '이재용 불기소' 권고 무시한 檢…1심 재판만 106차례

    “2020년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의견을 검찰이 받아들였다면 재판까지 가지 않을 사안이었다.”이재용 삼성그룹 회장과 관련자 전원이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자 법조계에서는 무리한 기소였다는 반응이 나온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수사 중단, 불기소’를 권고했음에도 검찰이 기소를 밀어붙이면서 이 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경영진은 장기간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총수가 수사와 재판에 묶이면서 삼성그룹의 글로벌 이미지 손상은 물론 공격적 투자 행보에도 제약을 받으며 글로벌 경쟁력이 훼손되는 등 유무형의 막대한 손실을 봤다. 검찰, 불기소 권고 무시…기소 강행이 회장의 불법승계 사건은 검찰이 기소 결정을 내릴 당시부터 무리수라는 의견이 많았다. 검찰 수사심의위는 2020년 6월 26일 이 회장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기소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위원장 직무대행을 제외한 13명의 위원 중 10명이 기소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 회장에게 적용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기 쉽지 않다고 본 위원이 대부분이었다.수사심의위는 2018년 검찰이 수사의 중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구성한 조직이다. 수사심의위 의견을 검찰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검찰은 이 회장의 불법승계 의혹 이전까지 열린 여덟 차례 수사심의위에서 나온 권고를 모두 받아들였다. 검찰은 가장 최근 사례인 ‘이태원 참사’를 두고도 수사심의위 권고대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불구속 기소했다.하지만 그해 9월 1일 검찰은 그간의 선례를 뒤집고 이 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석 달 전 구속영장을 청

  • '제2의 신경영' 메시지 나올까

    경제계는 삼성이 뼛속까지 바뀐 ‘제2의 창업’ 시점을 1993년으로 잡는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주문한 ‘신경영 선언’을 발표한 해다. 이후 삼성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모두가 아는 그대로다.경제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9년에 걸친 ‘사법 리스크’를 떨쳐낸 만큼 아버지와 비슷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2014년 5월부터 삼성을 이끌고 있지만, 삼성의 미래 비전을 담은 ‘큰 그림’을 내놓지는 않았다. 2017년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기소된 데 이어 2020년 9월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기소된 영향이 컸다. 2022년 10월 임직원에게 아무런 메시지 없이 회장에 취임한 것이나, 다들 하는 신년사를 한 번도 내지 않은 것도 다 ‘사법 리스크’ 때문이었다.재계 관계자는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등 빅테크는 저 멀리 앞서 나가고, 중국 기업들은 삼성의 발목까지 쫓아온 상황”이라며 “삼성이 다시 뛸 수 있도록 이 회장이 ‘제2 신경영’을 내놔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이 회장이 강조해온 ‘기술 경영’의 구체적 그림을 내놓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기술 인재 육성 방안과 대규모 기술 투자 계획을 내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상생 경영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회장과 삼성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라고 했다.준법 경영에 관한 메시지가 나올 수도 있다. 2020년 이 회장은 준법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독립 감시 기구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