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바, 바이오업계 첫 영업익 1兆 돌파
삼성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약·바이오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지난해 매출 1조203억원으로 사상 처음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연결 매출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3조6946억원, 영업이익은 13% 증가한 1조1137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율(영업이익률)은 41.2%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평균(10%대)의 네 배에 달했다. 스위스 론자,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 일본 후지필름 등 글로벌 CDMO 경쟁사 평균(30%대)을 크게 따돌려 생산 규모(60만4000L)에 이어 수익성 면에서도 세계 CDMO업계 선두 자리를 꿰찼다는 평가다.업계에서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 위주의 안정적 수주처 확보와 견조한 항체의약품 시장 성장이 실적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화이자, 노바티스 등으로부터 대규모 위탁생산 계약을 따내 역대 최대 수주(3조5009억원)를 기록했다. 누적 수주액은 약 120억달러로, 글로벌 톱20 제약사 중 14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안대규 기자
-
삼바, 올해 또 사상 최대 실적 넘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4일 공시를 통해 올해 매출 전망치로 작년 대비 12.5% 증가한 4조1564억원을 제시했다. 작년까지 세운 사상 최대 수주와 매출, 영업이익의 기록을 자체 경신하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이를 위해 ‘항암제 유도탄’으로 불리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수요에 대응해 연내 ADC 생산공장을 가동하기로 했다. 특히 2032년까지 7조5000억원을 투자해 생산시설을 증설하기로 한 가운데 내년 4월 인천 송도 5공장을 조기 준공할 계획이어서 생산능력 ‘초격자’ 경쟁력도 이어갈 전망이다.엄민용 현대차증권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자체 공장 생산만으로는 미국의 약가 인하 정책과 맞물려 이익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혜가 클 것”이라며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어 관련 수주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매출 3조6946억원을 기록해 2016년 상장 이후 7년 만에 12배에 달하는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1조1137억원)에서도 국내 제약바이오의 새 역사를 썼다는 분석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 내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 중 영업이익 1조원을 초과한 기업은 15곳이며 영업이익 1조원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25년이다. 2011년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기간의 절반도 안 되는 12년 만에 이를 달성했다.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도 2023년 매출 1조203억원, 영업이익 2054억원을 기록하며 2012년 2월 창립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블록버스터급 바이오시밀러 7종을 판매 중이며 23조원 규모 시장으로 알려진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인
-
김중곤 NH증권 ECM 대표 “중소형 IPO 시대 지속…지나친 낙관론은 경계”[자본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
“올해 공모주 시장은 작년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겠지만, 상대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많아 평탄하기보단 울퉁불퉁한 시장이 될 겁니다.”김중곤 NH투자증권 ECM본부 대표(사진)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올해 처음으로 IPO 20건 이상 소화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IPO 20건 이상 주관 도전NH투자증권은 매년 15건 안팎의 IPO를 소화하는 증권사다. 작년엔 주관실적 16건을 쌓아 IPO 리그테이블 순위 2위를 차지했다.공모주 시장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중소형 IPO 기업 중심으로 꾸려질 것으로 보고 IPO 주관 기업 수를 더욱 늘리겠단 계획이다.김 대표는 “2020~2022년 매년 빅딜이 쏟아지며 역대급 호황기였던 시장은 다시 오기 어렵다”며 “중소형 IPO 숫자를 늘려 안정적인 수익 흐름을 만들고 여기에 더해 대형 IPO를 추가하는 전략을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올해 증시 입성을 노리는 IPO 대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선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될 것으로 봤다. 에이피알이 공모 절차에 착수했으며 HD현대마린솔루션, 케이뱅크, 시프트업 등이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김 대표는 “중소형 IPO가 흥행하고 있지만, 겉으로 보는 것과 달리 아직 공모주 시장을 호조세로 볼 순 없다”며 “수많은 대형 IPO 기업이 저금리 시절에 높은 기업가치로 투자받았는데 현재 시장에서 실제로 그만한 평가를 받아내는 곳은 일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작년 IPO 건수는 역대급 수준으로 이뤄졌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공모액이 300억원이 되지 않는 기업이 대다수였다. 전체 공모금액은 약 3조5000억원으로 2021년
-
가열되는 비만약 전쟁…노보노디스크, 스위스社 물질 인수
비만 치료제 ‘위고비’ 개발사 노보노디스크가 새 비만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약 3400억원에 사들였다.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후보물질 확보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노보노디스크는 스위스 바이오텍 에라칼테라퓨틱스(에라칼)와 최대 2억3500만유로(약 3418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고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에라칼은 “노보노디스크와 경구용, 저분자화합물 약물개발에 협력하게 됐다”며 “식욕과 체중을 조절하는 새로운(novel) 메카니즘을 표적하는 플랫폼 기술”이라고 했다.두 회사는 구체적으로 어떤 후보물질에 관한 권리를 이전했는지 명시하지 않았다. 미국 의약전문지 피어스바이오텍 등은 해당 후보물질을 ‘ERA-379’으로 추정했다. ERA-379는 기존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표적 물질과는 다른 방법으로 식욕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계약에 따라 노보노디스크는 에라칼의 먹는 저분자화합물 개발·판매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갖게 됐다. 베이 장 노보노디스크 당뇨·비만·비알콜성지방간염(MASH) 부문 책임자는 “에라칼은 비만을 포함한 다양한 대사성 질환 치료물질을 발굴하는 데 독특한 접근법을 갖고 있다”며 “에라칼과 협업해 플랫폼의 가치를 실현하길 바란다”고 했다.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파이프라인 확보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위고비(노보노디스크)와 젭바운드(일라이릴리)를 보유한 대표 선수도 예외는 아니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8월 한 달 새 비만 치료제 기업만 두 곳을 사들였고, 일라이릴리도 지난해 7월 파이프라인
-
에이비프로바이오 美관계사, 나스닥 합병상장신고서 제출
에이비프로바이오의 미국 관계사인 에이비프로코퍼레이션이 나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 합병이 완료되면 올 상반기 종목코드(ticker) ‘ABP’로 거래된다.22일(현지시간) 에이비프로는 나스닥시장 특수인수목적회사(SPAC) 합병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S-4 form)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고 밝혔다.S-4 증권신고서는 주식 합병, 자산 매각, 인수, 또는 기타 비 증권 거래와 같은 기업 거래에 대한 등록문서다. 투자자와 규제 당국에 해당 거래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에이비프로는 특수목적인수회사인 아틀란틱코스탈애퀴지션2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상장할 예정이다. 합병으로 인한 평가투자 전 가치(pre-money equity valuation)는 5억달러(약 6673억원)으로 책정됐다. 이안 찬 에이비프로 대표는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큰 종양학과 안과 분야에서 주요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며 “에이비프로와 항체 치료제의 미래를 기대해달라”고 했다.에이비프로는 독점 항체 발굴 및 항체 공학(엔지니어링) 플랫폼을 활용해 차세대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HER2와 CD3을 표적하는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ABP-102’는 셀트리온과 공동개발하고 있다. 유방암과 위암을 포함한 HER2 양성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은 이종이식 생쥐(마우스) 모델을 대상으로 용량 탐색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올 상반기 이종이식 마우스를 대상으로 생체 내 효능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2022년 9월 에이비프로와 ABP102의 글로벌 공동개발 및 판매 권리 계약을 맺었다. 당시 셀트리온은 에이비프로에 200만달러(약 28억원)을 투자해 주식 11만1111주
-
대·중견기업 앞다퉈 '바이오 쇼핑'…오너 2·3세가 직접 챙긴다
삼성, SK, LG, 롯데, 한화, GS, HD현대, CJ, 카카오….최근 들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분야 투자를 늘리고 있는 대기업 그룹이다. 모두 “바이오가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제약·바이오 인수합병(M&A) 열풍이 거세지는 배경이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업체 PwC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시장인 미국의 관련 M&A 규모가 올해 최대 356조원으로 작년보다 23%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M&A 투자처 물색 중국내 대기업들은 해외 기업 M&A를, 중견기업들은 국내 기업 M&A를 조준 중이다. 삼성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세계 첫 번째 알츠하이머 치료제인 ‘레켐비’ 공동 개발사로 유명한 미국 바이오젠의 바이오시밀러 사업부 인수를 추진한다. 해외 영업조직을 확대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바이오 투자펀드(라이프사이언스펀드)의 다음 투자처도 해외 바이오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글로벌 제약·바이오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은 이미 진출한 회사를 인수하거나 경쟁력 있는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사들이는 것이다. SK바이오팜은 후자에 무게중심을 두고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LG그룹은 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ABC)를 미래산업으로 삼고 향후 5년간 혁신 신약 개발에만 1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CJ그룹은 2021년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전문 기업과 네덜란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를 인수한 경험을 바탕으
-
"바이오 바겐세일"…산업계 판이 바뀐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대표주자인 한미약품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나란히 화학(OCI그룹)과 식품(오리온그룹) 등 이종 산업계에 인수되자 국내 산업계의 판이 바뀌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조업의 한계를 절감한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첨단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면서 관련 투자 및 인수합병(M&A)이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계열사를 거느린 삼성, LG, SK, 롯데, CJ뿐만 아니라 한화, GS, HD현대, 카카오, 하림 등도 바이오·헬스케어 투자 확대와 관련 M&A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은 미국 바이오젠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부 인수를 추진하고 있고 LG는 미국 항암제 개발사 아베오에 이어 추가 M&A를 검토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2030년 세계 10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로 3조2000억원을 인천 송도 공장에 투자한다. 한화그룹은 바이오 시약 생산시설에 투자하면서 7년 만에 다시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다. 카카오는 혈당 관리 등 의료 인공지능(AI) 분야로 서비스 확대를 준비 중이다.바이오산업은 영업이익률이 20~50%로 6% 안팎인 기존 제조업보다 월등히 높다. 인건비와 각종 규제 증가, 중국 등 신흥국과의 경쟁 격화로 국내 제조업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는 것과 대조적이다. 전망도 밝다. 세계적 고령화 등으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세계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23년 2149조원으로 반도체 시장(707조원)의 3배에 달했다. 이 시장은 2028년 2993조원 규모로 39.2% 성장할 전망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
-
신약개발 자금난·1세대 은퇴…매물 쏟아진다
제약·바이오업계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진 배경엔 매각 대상 기업의 자금난이 장기화한 데다 1세대 창업자의 은퇴 시기가 맞물린 영향이 크다. 매수측에는 ‘옥석 가리기’를 통해 우량 기업을 저가에 매수할 기회가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21일 한국M&A거래소에 따르면 공시 대상 국내 바이오·의약·헬스기업의 M&A는 지난해 67건으로 전년 대비 10% 늘어났다. 이는 정보기술(IT)·콘텐츠(43건), 전기·전자·가스(51건), 금융·보험(47건) 등보다 많은 수준이다.M&A가 늘어난 데는 투자 환경 악화의 영향이 컸다. 삼일회계법인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접수된 바이오기업 파산 건은 2013~2021년 연평균 10건에서 2022년 20건, 2023년 역대 최대 수준인 41건에 달했다. 국내는 호황기에 대거 발행한 전환사채(CB)와 대주주들의 주식담보대출이 ‘폭탄’으로 돌아와 업계의 위기를 가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런 상황에서 신약 개발 비용은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보통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1조원 넘는 연구개발(R&D) 비용이 들고 개발 기간만 10~15년이 걸린다. 한 바이오업체 대표는 “요즘과 같은 투자 빙하기엔 1인당 수억원에 달하는 임상시험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대부분 오너가 회사나 핵심 기술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인 B사, K사, L사 등도 매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국내 제약·바이오 1세대가 대부분 70대 이상 고령층인 데다 높은 상속세 부담과 2세의 승계 거부도 바이오기업의 경영권 매각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미약품이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건 2020년 창업주 임성
-
"레고켐, 오리온 투자금으로 ADC 1위 도약"
오리온에 인수된 레고켐바이오가 매년 4~5개의 신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5년 내 20개의 혁신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겠다는 전략도 공개했다.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사진)는 19일 화상 기업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오리온에 매각한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한 이날 설명회에서 김 대표는 “3년 전 2030 비전을 발표하면서 5년 내 임상 착수 파이프라인 5개를 확보하고 10조원 가치의 회사가 되겠다고 했다”며 “최근 글로벌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은 이런 목표를 조기 달성하는 데 최적기라는 판단에 오리온의 투자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ADC는 암세포를 정확히 찾아가 없애는 ‘유도탄 항암제’로 차세대 항암제로 불린다. 레고켐바이오는 국내 ADC 대표주자다.레고켐바이오는 이날 연간 후보물질을 2개에서 4~5개 추가 발굴하고 5년 내 자체 임상 1, 2상 단계의 후보물질을 5개 이상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임상 단계 후보물질은 보스턴 자회사를 통해 후기 임상까지 직접 진행하기로 했다. 초기 개발 단계 물질의 기술 수출도 병행한다. 김 대표는 “2030년까지 글로벌 톱 ADC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했다.레고켐바이오는 이를 위해 2024년 1500억원, 2027년 4000억원. 2030년 1조원 이상의 연구개발(R&D) 자금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오리온의 투자 등으로 들어온 7000억원과 향후 수령할 기술 수출 마일스톤을 더하면 총 1조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며 “1조원의 자금을 통해 세계 항암제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은 ADC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를 따라잡고, 경쟁사 및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벌리겠다”고 했다.레고켐바이오
-
바이오 잇따라 IPO 재도전..."최악의 시기 지나 기회 온다“
연초부터 바이오 기업의 IPO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2022년 하반기부터 닥친 한파가 올해부턴 다소 풀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져서다. 성공적 증시 입성을 위해 기업가치를 낮추고 기술이전 실적을 앞세워 투자자 마음을 얻겠단 계획이다.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체외진단 전문기업 오상헬스케어에 이어 신약 개발사 디앤디파마텍도 코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공모가는 2만2000~2만6000원이며 예상 시가총액은 2295억~2712억원을 제시했다.상장을 준비 중인 곳도 다수다. 현재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 심사를 받는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은 AI(인공지능) 신약 개발사 온코크로스를 비롯해 12곳이다.이 가운데 오상헬스케어, 디앤디파마텍을 비롯한 7곳이 지난 2021~2022년에 한국거래소 문턱을 넘지 못했던 곳이다. 당시 임상 초기 단계에 머무르거나 이렇다 할 기술이전 실적이 없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시간이 지나 임상 시험 단계를 진행하고 기술이전 실적 등을 쌓은 뒤 상장 재도전에 나섰다.이 밖에 웰마커바이오, 뉴라클사이언스, 넥셀 등이 작년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고 연내 상장을 목표로 상반기에 코스닥 상장 예심을 청구할 예정이다.IB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헬스케어 섹터가 투자자로부터 외면받았던 이유는 사업 불확실성이 높은 데다 기업가치에 거품이 끼었다는 평가 때문이었다”며 “바이오 기업도 이를 잘 알고 있기에 전략적으로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동안 공모주 시장에서 바이오 기업은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기 일쑤였지만, 최근엔 기업가치를 낮춰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2월 공모 절차를 앞둔
-
김용주 "오리온 자금력 바탕, 유도탄 항암제 개발 속도낼 것"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오리온그룹의 풍부한 자금 동원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항체약물접합체(ADC)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 ADC 플랫폼 맏형으로 불리는 이 회사는 업계 사상 최다와 역대 최대 금액의 기술수출이라는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는 15일 “오리온에서 신약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요한 바이오산업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를 보여줘 미래를 함께할 최적의 파트너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안정적 기업 운영을 위해 20% 이상 지분을 갖는 최대주주가 필요했다”고 설명한 그는 “오리온이 18년간 레고켐바이오를 이끌어 온 경영진과 운영제도, 조직 문화에 대한 존중을 보여줬다”고 했다. 이번 계약으로 레고켐바이오의 경영 안정성이 높아지고 신약 개발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취지다.김 대표는 ‘바이오 사관학교’로 불리는 LG화학(옛 LG생명과학)의 2대 연구소장 출신이다. 23년간 다니던 LG화학을 퇴사한 뒤 2006년 레고켐바이오를 창업했다.ADC는 ‘유도미사일 항암제’로 불린다. 약효가 뛰어난 화학항암제를 항체에 붙여 암세포를 정확하게 찾아가게 한다. 후유증도 최소화할 수 있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ADC업체 인수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레고켐바이오가 보유한 ADC 핵심 기술은 콘쥬올이라는 링커 기술이다. 항체와 화학항암제를 잘 붙이는 것은 물론 암세포를 찾아가 항체와 화학항암제를 분리하는 것도 링커의 역할이다. 유도미사일 항암제의 정확도를 좌우하는 기술이다.레고켐바이오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13건의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했다. 8조7000억원 규모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역대 최다 기
-
셀트리온홀딩스, 美나스닥 상장 추진
셀트리온그룹이 지주사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100조원가량의 헬스케어 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최근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JPM)와 국내 경제단체 강연 등에서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의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서 회장은 “국내 상장이 아니라 미국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 셀트리온홀딩스를 나스닥에 상장하기 위해 월가와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스닥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 중 5조원을 활용해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 회장은 “전략적 투자자(SI)가 운용사(GP)가 되는 헬스케어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라며 “세계적인 연기금도 기관투자가(LP)로 들어오겠다고 한 만큼 100조원짜리 펀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으며, 서 회장이 9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신주 발행으로 투자금을 확보해 지주사이자 투자회사로 변모하게 된다. 이후 서 회장 지분율은 60%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100조원이 모인다면 유력 사모펀드(PEF)들이 가진 헬스케어 자금이 연계펀드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200조원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셀트리온그룹은 글로벌 헬스케어 투자사로서 유망한 바이오기업과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할 전망이다.앞서 서 회장은 JPM 행사에서 “7년 안에 미국 암젠을 따라잡아 글로벌 톱10 제약·바이오 회사로 올라서는 게 목표”라고 밝혔
-
허인철 "中서 번 돈 K바이오에 투자…레고켐 성장 돕겠다"
오리온그룹이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함에 따라 허인철 부회장(사진)이 약 10년 전부터 신사업으로 주목한 바이오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제과가 주력인 오리온은 바이오와 간편대용식, 음료(생수)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투자를 확대해 왔다. 허 부회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국 사업에서 번 돈을 한국 바이오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레고켐바이오가 세계적인 신약 개발 회사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바이오 진출 4년 만에 성과허 부회장은 레고켐바이오 인수 배경에 대해 “앞으로 식품과 바이오의 경계가 무너지고 ‘건강’이 글로벌 식품시장의 핵심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면서 임직원에게 수시로 강조했던 말이다.허 부회장은 “우연한 기회에 레고켐바이오와 접촉이 이뤄져 김용주 대표와 신속하게 딜을 추진하게 됐다”며 “앞으로 김 대표하에 자율 경영, 연구개발(R&D) 체제를 유지하고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항암 치료제 분야에서도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 치료제는 급부상하고 있는, 규모가 큰 시장”이라며 “성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좋은 기술을 한국이 주도적으로 개발해 세계로 나아가도록 하는 데 오리온이 기여하겠다”고 했다.레고켐바이오 인수는 허 부회장이 추진해 온 3대 신사업의 완결판이라는 평가다. 이마트 대표를 지낸 허 부회장은 2014년 오리온에 합류한 직후 건설 등 부진한 사업을 차례로 정리했다. 그러면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간편대용식, 음료, 바이오 사업을 육성
-
데일리파트너스, 전문경영인에서 오너경영체제로 변경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벤처캐피털(VC) 데일리파트너스가 기존 전문경영체제에서 오너경영체제로 변경됐다. 투자영역도 바이오헬스케어에 금융 및 핀테크 분야가 더해질 전망이다.데일리파트너스는 이승호 대표(사진·오른쪽) 단독 경영 체제에서 신승현·이승호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전문경영인이었던 이 대표는 데일리파트너스의 지분을 인수해 신 대표와 함께 50% 이상 지분을 확보하며 데일리파트너스 최대주주에 올랐다.지난 2일 데일리파트너스의 대표로 선임된 신 대표는 금융 및 핀테크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미래에셋증권 금융담당 연구원(애널리스트) 출신인 그는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부회장, KDB생명보험 인수추진단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2015년엔 데일리파트너스의 모회사인 데일리금융그룹을 설립했으며, 지난해엔 사모펀드운용사 파운틴헤드프라이빗에쿼티를 창업했다.신 대표가 경영진에 합류하면서 데일리파트너스는 그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만 집중했던 투자 분야를 금융·핀테크 영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데일리파트너스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투자분야인 금융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혀 그간 고위험·고수익의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투자에 집중하며 누적된 투자위험을 헷지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신 대표는 “최근 시장에는 보험사와 저축은행 매물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금융산업의 재편 과정에서 기회를 포착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데일리파트너스는 2018년 이 대표가 부임하면서 고속으로 성장한 VC로 꼽힌다. 이 대표가 부임하기 전 90억원이었던 운용자산(A
-
서정진 "7년내 세계 톱10 제약사 오를 것"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7년 안에 미국 암젠을 따라잡아 글로벌 톱10 제약·바이오 회사로 올라서는 게 목표”라며 “2030년까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12조원, 매출 24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서 회장과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산업 투자행사 ‘2024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JPM)’에 나란히 참석해 이 같은 청사진을 발표했다. 매출 역시 신약과 바이오시밀러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현재의 다섯 배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다. 셀트리온이 현재까지 출시한 바이오시밀러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와 유플라이마 등 6종이다. 내년에 11개, 2030년까지 22개로 늘릴 계획이다.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의 연내 상장을 추진하겠다”며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100조원 이상의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샌프란시스코=김유림 기자/안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