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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ed 매파들 '인플레와 전면전' 선언
미국 중앙은행(Fed) 내부에서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연 3.5%까지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 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6회 연속으로 하자는 얘기다. 다만 올해 남은 6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빅스텝이 이뤄지기는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목소리 커지는 통화 매파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는 7일(현지시간) 미주리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Fed가 매우 적극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시장을 놀라게 한 건 불러드 총재가 제시한 구체적인 숫자였다. 불러드 총재는 “올해 미 기준금리를 3%포인트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 기준금리는 ‘제로금리’를 가까스로 벗어난 연 0.25~0.50%다. 불러드 총재의 주장대로라면 올해 말 미 기준금리는 연 3.25~3.50%가 된다.올해 FOMC 정례회의가 6회(5~7월, 9~12월)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러드 총재의 주장은 다소 과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 예정된 회의에서 단 한 차례도 쉬지 않고 연속해서 0.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리자는 말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FOMC를 시작으로 2~3회 연속해 Fed가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까지는 거론돼 왔다.불러드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는 기준금리의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Fed는 직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Fed가 인플레이션 대처에 굼뜨게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준금리를 연 3%대 중반으로 끌어올려도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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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변동성…"소비재·에너지株로 방어"
인플레이션 심화로 미국 중앙은행(Fed)이 공격적인 긴축 정책을 시사하자 글로벌 주식시장에 제동이 걸렸다. 월가에서는 경기침체와 약세장을 예고하는 보고서가 나오기 시작했다. 금리 인상 속도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의 향방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변동성 장세에서는 방어주를 찾는 투자자가 늘어난다. 실적이 안정적인 업종의 주가 하락폭이 낮아서다. 경기방어주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도 주목받고 있다.6일(현지시간) CNBC는 최근 7거래일간 증시에서 낙폭이 컸던 업종과 주가 방어에 성공한 업종을 집계했다. 우선 주가를 방어한 업종으로는 에너지와 유틸리티, 리츠(부동산투자회사),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금속 및 금광 등이 꼽혔다.미국 식료품, 의류 등 필수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필수소비재 셀렉트 섹터 SPDR 펀드(티커 XLP)’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1.88%의 수익률을 냈다. 바이오·제약·헬스케어 기업들을 담는 ‘헬스케어 셀렉트 섹터 SPDR 펀드(티커 XLV)’도 이 기간 0.89% 올랐다. CNBC는 이 기간 리츠 종목들도 1% 하락하며 주가를 방어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3.25% 떨어졌다.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상승해 리츠 수익이 오른다.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등은 수요가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업종들로 꼽힌다. CNBC는 “방어주는 현재 시장에서 주목도가 높지 않지만 2분기 실적도 탄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반면 주택, 운송 등 경기 흐름에 따라 실적이 결정되는 업종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S&P500 주택건설 ETF(티커 XHB)’는 지난달 29일 이후 9.71% 떨어졌다. 바닥재 기업 플로어앤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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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국내 최초 5억달러 규모 외화 후순위 기후채권 발행
신한은행이 5억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외화 후순위 채권을 국내 최초로 기후채권으로 공모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발표했다.기후채권은 국제기후채권기구(CBI)의 사전 인증을 획득하고 발행하는 녹색채권이다. 발행자금을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된 프로젝트에만 사용해야 하며 가장 엄격한 기준을 따르는 고난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으로 꼽힌다.이번에 발행한 채권은 신한은행이 10번째로 발행한 ESG 채권이다. 금리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에 1.85%를 가산한 고정 4.375%로 결정됐다. 발행 공모에는 BNP파리바 씨티 크레딧에그리꼴 크레디트스위스 HSBC JP모간 신한금융투자가 공동주간사로 참여했다.투자자 구성은 지역별로 아시아 59%, 미국 25%, 유럽 16%다. 유형별로 따지면 자산운용사 69%, 보험사 23%, 국부펀드 4%, 은행 및 기타 4% 등이다.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국내 최초 기후채권 발행을 통해 ESG 전문 투자자들의 참여를 극대화해 경쟁력 있는 금리로 발행됐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기후채권 발행을 통해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했다"며 "외화 조달 측면에서 중장기 전략 목표인 투자자 저변 확대를 달성하고 조달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신한은행은 지난 3월 국내 시중은행 중 최초로 이사회 내 소위원회로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기후변화 대응을 사업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2020년 9월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적도원칙에 가입했다. 적도원칙이란 환경 파괴 등의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개발사업에는 금융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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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Fed는 머스크보다 강하다"…장기 금리 폭등, 가팔라진 커브
5일(미 동부시간) 뉴욕 채권 시장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습니다. 전날 밤 열린 아시아 채권 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다시 2.4%를 넘었습니다. 3월 결산을 마친 일본 금융사들은 매년 4월 초 미 국채를 사들입니다. 그런데 올해 좀 다르다는 말이 나옵니다. 월가 관계자는 "엔화 약세 탓인지 예상보다 일본 투자자의 미 국채 매수가 덜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로 인해 금리가 올라간 것입니다. 이어진 유럽 채권 시장에선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국채 금리가 치솟았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이번 주 일요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극우주의자 장 마르 르펜의 지지율이 크게 올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위협하자 '팔자' 주문이 나왔습니다. 이는 미국 국채 금리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뉴욕 채권 시장이 열리던 아침 무렵 10년물 금리는 연 2.45% 수준까지 올라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전 10시, 미 중앙은행(Fed)의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 지명자가 발언에 나섰습니다. 브레이너드 총재는 원래 비둘기파입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의장일 때는 오른팔로 불렸습니다.그랬던 브레이너드 부의장 지명자는 인플레이션이 매우 높았던 1970년대 Fed 의장을 지낸 폴 볼커와 아서 번스를 소환하며 발언을 시작했습니다. "볼커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궁극적으로 고용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라는 것입니다. 또 "번스는 '가난한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의 가장 큰 피해자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했다"라고 전했습니다. 번스는 1970~1978년 의장을 지내면서 인플레이션을 내버려 뒀던 인물입니다. 그리고 후임자(1979~1987)인 볼커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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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너드 "빠른 속도로 자산 감축"…미 금리 폭등
미 중앙은행(Fed)의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 지명자는 Fed가 5월부터 일련의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빠른 속도'로 대차대조표 감축에 착수할 것이라고 5일(현지 시각) 밝혔다. 상대적으로 '비둘기파'로 분류되어온 브레이너드 이상의 강력한 긴축 발언에 미국 국채 금리가 폭등했다.브레이너드 지명자는 이날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주최 행사에서 온라인 연설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자산 감축과 관련, "경제 회복이 이전 사이클보다 훨씬 강력하고 빨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전 회복보다 훨씬 더 빠르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2017~2019년 최대한도에 비해 훨씬 더 큰 한도와 훨씬 짧은 기간에 축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Fed는 지난 2017년 사상 첫 자산 감축을 시작했으며 매월 감축 한도는 100억 달러로 시작해 500억 달러까지 높아졌었다. 월가에서는 월 상한이 800억~10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자산 감축의 세부 내용은 6일 공개될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일부 나타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브레이너드 지명자의 발언이 공개된 뒤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15bp(1bp=0.01%포인트)나 폭등해 연 2.560%까지 뛰었다.브레이너드 지명자는 "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를 합친 영향으로 올해 말 Fed의 정책이 보다 중립적인 위치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립적 위치란, Fed의 통화정책이 더 이상 부양적이거나, 긴축적이지 않은 상황을 뜻한다. 그는 "현재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더 상승할 위험에 직면해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지표와 인플레이션 기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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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韓銀 총재 후보자 "가계부채, 금리로 연착륙 시킬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사진)는 1일 “기준금리를 통해 가계부채 문제가 연착륙하도록 이끌겠다”고 말했다. 가파르게 늘어나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이 가진 정책 수단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이날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 있는 인사청문회준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잡기 위해 한은이 신호를 주고 역할을 하는 등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또 “(경기) 하방 리스크가 실현됐을 때 물가에 더 영향을 줄지, 성장에 더 영향을 줄지 분석해봐야 한다”며 “한은 금융통화위원들과 함께 실현된 변수가 미칠 영향을 분석해 정책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지난달 30일 미국에서 귀국한 뒤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에게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에서 경기 하방 위험으로 꼽은 미국 통화정책의 정상화 속도, 우크라이나 사태,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둔화 등이 모두 실현됐다”며 경기 하강 위험을 비중 있게 언급했다.시장에서 자신을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로 보는 관측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이 후보자는 “어떨 때는 매파(긴축적 통화정책 선호)도, (어떨 때는) 비둘기파도 될 수 있다”며 “데이터가 어떻게 나타나는지와 정부 정책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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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비둘기파도 매파도 될 수 있다…환율 상승, 물가 자극 우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가계부채 문제를 수술대에 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증가 속도가 유독 빠른 데다 질까지 나빠지는 가계부채가 경기를 옥죌 수 있다고도 했다. 금융시장은 이 후보자의 발언을 ‘매파(긴축적 통화정책 선호)적’으로 해석했다. 이 후보자의 발언이 알려지자 국채 시장에서 3년 만기 국채 금리가 0.121%포인트 오른 연 2.784%에 마감했다. 이 후보자는 그러나 “데이터 변화에 따라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도 매파도 될 수 있다”며 경제·금융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가계부채, 고령화 겹쳐 악화할 것”이 후보자는 1일 인사청문회 태스크포스(TF) 사무실 첫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금리가 균형금리(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을 달성하는 중립금리)보다 낮으면 가계부채가 많이 늘어난다”며 “한은 총재가 되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함께 가계부채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떻게 정책을 펼지 논의하고 중장기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한국의 가계부채(가계신용)는 작년 말 1862조653억원으로 1년 만에 134조1493억원 늘었다. 연간 증가폭으로는 대출 규제를 푼 2016년(139조4276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크다. 이 후보자가 가계부채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균형금리를 언급한 만큼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열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두세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이 후보자는 “가계부채는 중장기적으로 부담이 크고 성장률을 갉아먹을 수도 있다”며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은퇴자들이 생활자금 마련을 위한 차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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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 금리 역전에 커지는 경기둔화 우려…과거 사례는
'경기 침체의 신호탄'. 최근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자 시장에서는 이 같은 우려가 쏟아졌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의 예고편일까.지난달 31일 장중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연 2.337%로 10년물(연 2.331%)를 앞섰다. 이틀 전인 지난달 29일에도 장중 한때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는 미·중 무역갈등이 첨예하던 2019년 9월 이후 2년 반 만의 일이었다.단기 금리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 정책, 장기 금리는 향후 성장률에 대한 전망에 따라 움직인다. Fed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씩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에 2년물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반면 경제 성장률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경기둔화는 주식시장에도 악재다.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은 증시 하락의 징조일까.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는 게 증권가의 예상이다.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가 베스포크투자그룹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1976년 이후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은 7차례 일어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각 사건 이후 1년간 평균적으로 약 13% 상승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 18개월 이후에 S&P500지수가 절정에 달하고 그 직후에 경기 침체가 시작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캐나다 투자은행 카나코드제너티의 토드 드와이어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 역전은 신뢰할 수 있는 불황 예측 변수였지만 경기 침체가 일어나려면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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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행 영구채에 2배 수요 참여
부산은행 영구채(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에 모집금액의 두 배 수요가 참여했다.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실시한 부산은행의 1100억원 규모 영구채 수요예측에 2240억원의 기관투자가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이번 영구채는 바젤III 기준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형식으로 다음 달 7일 발행할 예정이다. 조달 자금의 용도를 제한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사회적채권)이기도 하다. 취약계층·서민층 등의 기초 생계 및 기초 인프라 지원, 중소기업·벤처기업·사회적 기업 지원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예정대로 1100억원어치만 발행할 경우 총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이 각각 0.3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부산은행은 추정했다. 부산은행 BIS 총자본비율은 작년 말 현재 17.05%, 기본자본비율은 15.76%다.채권 신용등급은 부산은행 기업 신용등급(AAA)보다 세 단계 낮은 ‘AA-’다. 앞서 제시한 공모 희망금리는 3.9~4.5%다.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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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뉴욕 증시, 언제까지 치솟은 금리 무시할까
"1분기 말까지 이제 3거래일 남았다. 수많은 걱정거리와 커다란 변동성을 고려하면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에서 4%도 떨어지지 않은 건 놀랄만한 일이다." 28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 거래를 끝날 무렵, CNBC의 밥 바사니 주식평론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월가 대부분이 이에 동의합니다. 메릴의 크리스 하이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팟캐스트에서 "달러와 금리, 원자재 가격과 인플레이션, 재정과 무역 정책, 세계화와 고립화 등 여러 측면에서 체제 변화(regime change)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엄청난 변화는 중장기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기존 방법을 고수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털어놓았습니다.이날도 시장에서는 혼란스러운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전날 밤 아시아 채권시장이 개장되자 금리 급등세가 재현됐습니다. 지난 금요일 씨티그룹이 미국에서 내놓은 보고서(5~9월 네 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50bp 인상)가 영향을 미친 겁니다. 여기에 중국의 상하이 봉쇄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져 미 중앙은행(Fed)이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이란 예상이 강해진 것도 금리를 자극했습니다. 미 국채 2~30년물까지 모두 이번 사이클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찍었습니다. 2년물은 연 2.421%, 10년물 2.547%까지 치솟았습니다. 단기물 중심으로 금리 상승세가 더 크게 나타나면서 곳곳에서 수익률 곡선 역전이 나타났습니다. 5년물 금리는 한 때 2.66%까지 올라 30년물 금리 2.64%보다 높아졌습니다. 2006년 이후 약 16년 만에 처음입니다. 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2년/10년물 사이의 곡선은 아직 역전되지 않았지만, 그 차이, 스프레드는 13bp까지 줄어들었습니다. 올해 초 92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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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물 국채 금리 연 3% 돌파…원·엔환율 1000원 붕괴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7년6개월 만에 연 3%대를 돌파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정책금리 인상 전망에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28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6%포인트 오른 연 3.031%에 마감했다. 2014년 9월 17일(연 3.034%) 후 가장 높다. 연 3%대를 넘어선 것도 2014년 9월 19일(연 3.027%) 후 처음이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전 거래일보다 0.242%포인트 오른 연 2.747%에 장을 마쳤다. 2014년 6월 12일(연 2.789%) 후 최고치다.Fed가 치솟는 물가에 대응해 오는 5월 정책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한국 시장금리도 치솟고 있다. 미 국채 금리가 오르면 고금리를 좇는 외국인은 한국 국채를 팔고 미 국채를 더 담는다. 이 과정에서 수급 여건이 나빠진 한국 국채 금리가 뛴다.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 보상을 위해 최대 50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 작업을 추진하는 것도 국채 금리를 밀어 올리는 재료로 작용했다. 추경용 적자국채 물량이 쏟아지면서 국채 가격이 급락(국채 금리는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에 채권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갈수록 줄어든 영향이다.국채 금리가 강세를 보이는 데다 일본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원·엔 환율이 3년3개월 만에 100엔당 1000원 선을 밑돌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원66전 내린 100엔당 996원55전에 마감했다. 이날 원·엔 환율은 2018년 12월 14일(995원90전) 후 3년3개월 만에 최저치다. 원화와 엔화는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아 달러화 대비 가치로 산출한 재정 환율로 두 통화의 상대적 가치를 매긴다.원·엔 환율은 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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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도 친환경” 삼성물산, 반포 주공 사업비 ‘ESG 채권’ 조달
삼성물산이 창사 이래 첫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을 발행한다. 조달 자금은 반포 주공 재건축 사업비 등에 사용하기로 했다.25일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다음 달 4일 3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 중 2000억원어치(114-1회)는 ‘조달 자금을 사회 발전을 위해 사용하는’ ESG 채권으로 인증받았다. 세부적으로는 친환경(녹색채권), 사회 가치 창출 사업(사회적채권) 성격을 모두 갖춘 ‘지속가능채권’으로 분류했다.자금의 주요 사용처로 반포동 1109번지 일대 재건축을 제시한 점이 눈길을 끈다. 삼성물산은 올해 12월부터 2026년 2월까지에 반포 주공 1단지 3주구에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 동 2091가구를 건설할 계획이다. 예상 공사비만 8087억원에 달한다.기존 아파트를 부수고 다시 짓는 일 자체를 친환경 사업으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거리지만, 인증 초점을 신축 건물에 맞춰 ESG 특성을 인정받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SG 인증기관들은 ‘고효율 에너지 건축물 신축’ 사업비 조달용 채권을 녹색채권으로 인정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반포 주공 재건축 사업은 국내 녹색건축물인증(G-SEED) 우수 등급 획득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SG 채권 인증 작업은 안진회계법인이 진행했다.삼성물산은 반포 주공 재건축 외에도 사학연금 서울회관 건축에도 이번 ESG 채권 자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일부는 협력사 대금을 조기 지급에 쓰기로 했다. 삼성물산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상위 두 번째인 ‘AA+(안정적)’다. 만기를 3년으로 잡은 첫 ESG 채권의 예상 발행 금리는 최근 ‘채권평가사 평가금리(개별민평금리)’ 기준 3.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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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주열 총재 "제자리에 있고 싶으면 죽어라 뛰어라" [김익환의 BOK워치]
"제자리에 있고 싶으면 죽어라 뛰어야 한다."한국은행 월간 소식지인 ‘한은소식 2022년 3월호’에 따르면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4~15일 열린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문득 루이스 캐럴의 소설 '거울 나라의 엘리스'에 나오는 표현을 소개했다. 이 총재는 이 자리에서 "주변 환경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주위 사람들이 그에 맞춰서 움직이기에 가만히 있으면 뒤처진다"며 "제자리 있고 싶으면 뛰어야 하고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면 더 말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사회는 점점 더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이 총재는 지난 14~15일 간담회에서 한은 직급별 대표 직원 5명, 2021년 입행한 조사역 직원들과 통화정책 운용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 직원들에 대한 당부의 말을 남겼다.정책 운용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작년 8월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꼽았다. 그는 "금리를 인상하는 결정은 인기가 없는 결정"이라며 "작년 8월 인상 시점에는 미 중앙은행(Fed)도 인상을 안 하고 코로나19 해결도 멀었는데 왜 금리를 인상하느냐는 일부 비판 여론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경기 전망도 괜찮고 물가도 오를 거란 판단 아래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그때 정상화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면 지금 따라가기 힘들어 당황했을 거다. 잘했다."고 말했다.새로 오는 이창용 총재 후보자에 대해서도 당부의 말을 남겼다. 그는 "업무와 관련해서는 부총재를 비롯한 집행간부들이 있으니 특별히 인수인계할 것이 없다"며 "우리 직원을 믿어달라, 우리 직원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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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5, 6월 회의에서 기준 금리 50bp올릴 것"
골드만삭스가 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5,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1 베이스 포인트=0.01%) 씩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22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오는 5월과 6월 회의에서 각각 50bp씩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며 "2022년 하반기에 4차례, 2023년 3분기까지 3번의 금리인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지난 회의에서 Fed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하며 앞으로 남은 6번의 회의에서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월요일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강경한 조처를 하겠다고 하면서 50bp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골드만삭스는 "파월이 연설 마지막에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최종금리 예상치를 3~3.25%로 유지했다.뉴욕=강영연 특파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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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해외 첫 그린본드 공모 성공
현대중공업이 3억달러 규모 해외 첫 그린본드 공모에 성공했다.현대중공업은 지난 21일 5년 만기 3억달러 규모의 달러화 그린본드 투자자를 모집한 결과 6억달러의 주문이 들어왔다고 22일 발표했다. KDB산업은행의 보증에 따른 원리금 상환 안전성과 현대중공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이 관심을 끈 덕분이라는 평가다. 그린본드는 조달 자금을 친환경 목적으로 사용하는 채권이다.발행 금리는 미국 국채 5년물 금리에 0.95%포인트의 가산금리로 결정했다. 당초 현대중공업이 제시한 금리보다 0.20%포인트 낮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회사채 투자심리 악화에도 불구하고 42개 글로벌 기관투자가가 참여해 유리한 조건을 확정할 수 있었다.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은 친환경 선박 건조에 활용할 예정이다. 조선업황 호황기를 이용해 선제적으로 친환경 선박 분야 투자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ESG 경영 활동이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결과로 이번 수요예측 흥행을 해석하고 있다”라며 “친환경 기술력을 선도적인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최근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2020년 6월에도 4800억원의 그린론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3월에는 3000억원 규모의 원화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이번 그린본드 발행 주관은 KDB산업은행, BNP파리바증권, HSBC증권, 스탠다드차타드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