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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빚투 열기 시들…대출·주식투자 '동반 감소'

    가계의 대출과 주식투자가 지난해 동반 감소했다. 고금리에 주가 하락이 겹치면서 대출을 받아 주식 등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열풍이 사그라든 결과다.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자금순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순자금운용 규모는 39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87조9000억원에 비해 48조7000억원 줄었다. 순자금운용은 지난해 예금과 주식투자 등 자금운용액에서 대출 등 조달액을 뺀 수치다.가계와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2021년 146조9000억원에서 작년 182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주식 투자와 예금 등이 줄었지만 은행 대출 등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해서다.금융회사 차입 규모는 2021년 189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66조8000억원으로 64.7% 줄었다.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운용액은 95조9000억원에서 18조6000억원으로 80.6% 급감했다. 대출 금리가 크게 올라 차입에 따른 부담이 커진 데다 주가가 하락해 주식투자의 유인이 줄어들어 빚투가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개인과 비영리단체의 작년 말 기준 주식 잔액은 98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1134조1000억원에 비해 13.4% 줄었다. 주식 투자 감소와 주가 하락으로 인한 평가액 하락이 동시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작년 말 주식 잔액 규모는 코로나19로 유동성 공급이 확대된 2020년 말 985조2000억원보다도 적은 수준이다.가계의 금융자산 구성에서도 주식 비중이 20.8%에서 17.8%로 크게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역대 가장 큰 주식 비중 하락”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예금 비중은 41.0%에서 43.5%로 증가했다.강진규 기자

  • 긴축에 쪼그라든 글로벌 M&A…거래액 10년 만에 최저

    긴축에 쪼그라든 글로벌 M&A…거래액 10년 만에 최저

    지난 1분기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위축됐다. 미국 중앙은행(Fed)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졌고,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는 비관론이 득세한 여파다. 지난달 미국과 유럽발 은행 위기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휘청이면서 M&A가 잇따라 미뤄진 영향도 크다는 분석이다.1일(현지시간) 로이터는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을 인용해 1분기 글로벌 M&A 규모가 5751억달러(약 753조원)로 1조1000억달러(약 1441조원)를 기록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8%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5657억달러를 나타낸 2012년 이후 최저치다. 딜로직은 “100억달러 이상 대형 딜 거래 건수가 특히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유럽이 큰 타격을 받았다. 1분기 유럽의 M&A 규모는 818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0% 급감했다. 미국의 M&A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2827억달러였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이 기간 29% 줄었다.지난해 세계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 1분기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Fed는 올 들어 두 차례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4.75~5.0%다. 지난해 3월 금리 인상을 시작하며 ‘제로 금리’에서 벗어난 지 1년 만에 4.5%포인트를 올렸다.급격한 금리 인상은 은행 위기를 촉발했다. 지난달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뱅크가 잇따라 파산하며 공포 심리가 확산했고, 이전부터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던 세계 9위 IB인 크레디트스위스의 파산으로 이어졌다. 이후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 등도 위기설에 휩싸였다. 은행 위기가 신용경색

  • 美주택시장 석달째 훈풍…모기지금리 떨어져

    미국 주택시장의 선행지표로 활용되는 잠정 주택판매지수가 지난달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하면서 미국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월 잠정 주택판매지수가 전달보다 0.8% 상승한 83.2로 집계됐다고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로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 등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0%)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1.1% 감소했다.잠정 주택판매지수는 매매 계약이 체결된 상태에서 대금 지급은 끝나지 않은 주택 수(신규 주택 제외)의 변동을 측정한다. 2001년 잠정 주택판매 계약 건수를 100으로 둔다.전월 대비 6.5% 오른 북동부 지역이 전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남부와 중서부 지역은 각각 전달보다 0.7%, 0.4% 올랐다. 서부 지역만 2.4% 떨어졌다.모기지 금리가 하락하면서 주택 매입 수요가 살아났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모기지 금리가 가파르게 뛰어올랐다가 떨어진 것은 최근 들어 주택시장이 회복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지난주 모기지 금리가 6주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주택 매입 수요가 개선됐다”고 전했다.최근 은행 위기 여파로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춘다면 모기지 금리는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허세민 기자

  • Fed, 연내 기준금리 인하할까…월가는 논쟁 중

    지난 21~22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총재는 “연내 기준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은행 위기로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융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선 오는 9월 내에 Fed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반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금리 인상 지속에 무게를 실었다.28일(현지시간) 페드워치는 오는 5월 FOMC에서 Fed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4.75~5.0%로 동결할 확률을 한때 약 58%로 집계했다. 한 달 전 0%였던 상황에서 급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상품 트레이더들의 예측을 반영하는 페드워치 툴로 기준금리 변동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다.Fed가 연내 금리 인하로 돌아설 것이란 주장도 중론이 됐다. 이날 페드워치의 9월 미 기준금리 예측을 보면 연 4.75~5.0% 의견은 28.6%, 연 5.0~5.25%는 6.8%에 불과했다. 나머지 약 64.6%는 현 수준보다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7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7월 내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들어설 것”이라며 “Fed가 올해 두 차례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27일 투자전문매체 모닝스타도 채권시장에서 드러나는 경기침체 징후로 인해 금리 인하 압박이 커질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모닝스타는 경기침체 징후 세 가지로 △단기 국채 수익률 급락 △장단기 금리 수익률 역전 현상 완화 △하이일드 채권과 국채 간 스프레드 확대 등을 꼽았다. 8일 연 5.06%까지 치솟았던 2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28일 4.09%로 1%포인트 가까

  • 엇갈린 월가 금리 전망…채권시장 "연내 인하" vs 블랙록·골드만 "인상"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내 금리 인하 여부를 두고 월가 예측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채권을 비롯한 금융시장에선 오는 9월 내에 Fed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반면 세계 최대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금리 인상 쪽에 무게를 실었다.28일 오후 12시께(현지시간) 페드워치는 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4.75~5.0%로 동결할 확률을 57.8%로 집계했다. 한 달 전 0%였던 상황이 급변했다. 25bp(1bp=0.01%포인트) 인상 확률은 같은 기간 73.2%에서 42.2%로 31%포인트 줄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상품 트레이더들의 예측을 반영하는 페드워치 툴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다.Fed가 연내에 금리 인하로 돌아설 것이란 주장도 중론이 됐다. 이날 페드워치의 9월 미 기준금리 예측을 보면 연 4.75~5.0% 의견은 28.6%, 연 5.0~5.25%은 6.8%에 불과했다. 나머지 약 64.6%는 현 수준보다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27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7월 내에 미 경제가 침체에 들어설 것”이라며 “Fed가 올해 두 차례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27일 투자전문매체 모닝스타도 채권시장에서 드러나는 경기침체 징후로 인해 금리 인하 압박이 커질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모닝스타는 경기침체 징후 세 가지로 △단기 국채 수익률 급락 △장단기 금리 수익률 역전 현상 완화 △하이일드 채권과 국채 간 스프레드 확대 등을 꼽았다. 지난 8일 연 5.06%까지 치솟았던 미국 2년물 국채 수익률은 28일 4.09%로 1%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모

  • 은행 또 다른 위기 경고한 머스크 "상업용 부동산 대출부실 가장 심각"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최근 불거진 은행 위기와 관련해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 위험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상업용 부동산 대출 연체와 부동산 경기 위축이 맞물려 지역은행의 또 다른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머스크 CEO는 2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자본시장 분석 자료를 제공하는 코베이시레터의 게시글을 게재하며 논평을 덧붙였다.코베이시레터는 “5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규모는 2조5000억달러(약 3250조원)가 넘는데 이는 역대 최대 규모”라며 “이에 비해 금리는 두 배 이상 올랐고 상업용 부동산 임대 비율은 60~70%에 불과하다”고 했다. 금리 상승으로 차입자의 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진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상업용 부동산의 평가가치가 추락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이는 곧 미국 지역은행의 유동성 위기로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70%를 소규모 지역은행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베이시레터는 “재융자 비용은 아주 높을 것이고 결국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간도 “상업용 주택담보 대출의 약 21%가 최종적으로 채무불이행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한편 미국 중앙은행(Fed)에서 은행권을 감독하는 마이클 바 부의장은 28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 출석을 하루 앞두고 공개된 발언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은 부실 관리의 교과서적인 사례”라고 비판했다. SVB가 코로나19 사태 초기 늘어난 예금을 장기 국채에 투자

  • 은행 위기 숨 고르자…국채금리·유가 급등

    은행 위기 숨 고르자…국채금리·유가 급등

    미국과 유럽의 은행 위기에 대한 불안이 다소 잦아들면서 미 국채 금리와 국제 유가가 동반 상승했다. 은행 위기발 실물 경기침체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가 완화된 결과라는 분석이다.27일(현지시간)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장중 전장보다 0.2%포인트 넘게 상승해 연 4.0%를 웃돌았다. 지난 24일 연 3.55%까지 하락하며 최근 6개월간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낙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소폭 상승한 연 3.536%에 거래됐다.국내 장·단기 국채 금리도 대부분 상승(채권가격은 하락)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시장금리 바로미터인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38%포인트 오른 연 3.258%에 마감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0.023%포인트 상승한 연 3.281%에 장을 마쳤다.국채 금리 상승은 전날 퍼스트시티즌스은행이 실리콘밸리은행(SVB)을 인수한다는 발표가 나온 영향이다. 유럽과 미국의 은행 불안을 키운 크레디트스위스에 이어 SVB가 인수자를 찾자 은행 위기가 잦아들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국제 유가도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장보다 3.55달러(5.12%) 오른 배럴당 72.81달러에 장을 마쳤다.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초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도 4.25% 올랐다.시티인덱스의 금융시장 수석분석가 피오나 신코타는 “투자자가 글로벌 은행 시스템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려는 당국의 노력에 무게를 두면서 유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25일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가 원유 수출을 중단하며 공급 우려도 제기됐다.달러 가치는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

  • CP 금리 5개월만에 첫 3%대…한솔제지 회사채도 ‘완판’

    CP 금리 5개월만에 첫 3%대…한솔제지 회사채도 ‘완판’

    단기자금 시장 가늠자인 기업어음(CP·91일물) 금리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연 3%대로 떨어졌다. 회사채 시장에서 나선 한솔제지는 수요예측에서 ‘완판’에 성공했다. 장‧단기 자금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지만 글로벌 은행 위기로 제2금융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27일 금융투자협회 따르면 91일물 CP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1%포인트 떨어진 연 3.99%로 마감했다. CP 금리는 지난 1월 연 4%로 내려온 데 이어 이날 연 3%대까지 안착했다. CP 금리가 연 3%대로 내려온 건 지난해 10월 18일(연 3.94%) 이후 처음이다.CP 금리는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와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논란으로 단기자금 시장이 경색되면서 급등세를 탔다. 지난해 초 1%대였던 CP 금리는 지난해 12월 연 5.54%까지 뛰었다.업계에서는 단기자금 시장 경색 완화에 대한 금융당국의 정책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시장안정펀드,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 등 유동성 공급 대책을 대거 쏟아낸 효과다. 지난 6일에는 부동산 PF 위험이 확산하지 않도록 건설사에 지급하는 정책금융 지원 규모를 올해 5조원 이상 더 늘리기로 했다.한 대형 증권사 CP 발행 담당자는 “정부의 유동성 대책과 기관투자가가 지갑을 푸는 ‘연초효과’가 겹치면서 올 초부터 단기자금 시장이 다소 안정세를 찾았다”며 “지난해 말 연 6~7%대에서 거래된 A1급 3개월물 PF-ABCP 금리가 연 3%대 중후반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채권 금리가 전반적으로 떨어진 것도 반영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

  • "美, 은행 위기로 경기침체에 더 가까워져"

    "美, 은행 위기로 경기침체에 더 가까워져"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촉발한 글로벌 은행 위기가 미국, 유럽 등 주요 경제대국의 경기침체 위험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동성 압박을 받는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면 기업 돈줄이 막히고 경제성장률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닐 카슈카리 미국 미니애폴리스연방은행 총재(사진)는 26일(현지시간) CBS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은행 위기로 인해 미국이 경기침체에 확실히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그는 “은행 위기가 얼마나 광범위한 신용 경색으로 이어질지 불분명하지만 이는 경제를 둔화시킬 것”이라며 “이를 매우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는 새해 시작과 함께 가라앉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달 초 미국 SVB에서 시작된 은행 위기가 스위스(크레디트스위스), 독일(도이체방크) 등으로 옮겨붙으면서 경기 비관론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카슈카리 총재는 “예금 인출 속도가 둔화하고 소규모 지역은행들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지난 2주 동안 은행과 차입자들이 불안에 떨면서 자본시장이 폐쇄됐다. 이것이 이어진다면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다만 카슈카리 총재는 오는 5월 기준금리 인상폭을 예측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미 중앙은행(Fed)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반영해 금리 동결 또는 인하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를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얘기다. 하지만 대표적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인 카슈카리 총재가 경기침체를 언급한 것만으로도 Fed 내 금리 인상 기조가 누그러졌다는 의미라는 분석도 나온다.미 국채 시장에선

  • 금융 안정성보다 물가 억제 택한 ECB, 빅스텝 밟아

    유럽중앙은행(ECB)이 16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기준금리를 연 3.0%에서 연 3.5%로 0.5%포인트 인상(빅스텝)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설로 유럽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졌지만 석 달째 빅스텝을 유지하며 인플레이션 억제에 주력하는 모양새다.ECB는 이날 통화정책 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연 3.0%와 연 3.75%로 0.5%포인트씩 올리기로 했다. ECB는 통화정책 방향에서 “유로존의 은행부문은 튼튼한 자본과 유동성을 보유한 덕에 회복력이 있다”며 “필요하면 어떤 경우에도 ECB는 유로존 금융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할 정책적 수단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이날 통화정책 회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열렸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이 파산한 여파가 대서양을 건너 CS로까지 번진 직후였기 때문이다. 금융업계에선 시장 혼란을 완화하기 위해 ECB가 0.25%포인트 인상(베이비스텝)을 택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ECB는 금융시장 안정보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우선순위에 뒀다. 2월 유로존 소비자물가가 8.5% 뛰어 인플레이션이 기대만큼 낮아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

  • 옐런 "SVB에 대한 구제금융 고려 안해…美은행 회복력 있다"

    지난 10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월 고용보고서는 긍정적이었다. 신규 고용은 31만1000명 늘어 월가 예상(22만5000명)을 웃돌았지만,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달보다 0.2% 상승(예상 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실업률은 3.6%로 전월에 비해 0.2%포인트 높아졌다.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하지만 뉴욕 금융시장의 관심은 정작 다른 곳으로 쏠렸다. 전날부터 위기설이 나돈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증시 개장 전 영업을 중단했다는 소식과 함께 이날 거래가 정지돼서다. SVB처럼 미실현 증권 손실이 큰 것으로 알려진 퍼스트리퍼블릭은행(-14.84%), 웨스턴얼라이언스은행(-20.92%), 팩웨스트은행(-37.91%), 시그니처은행(-22.87%) 등은 전날에 이어 또다시 주가가 폭락했다. 파산이 다른 은행으로 전염되면서 금융위기가 터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SVB와 거래해온 태양광업체 선런(-12.41%), 바이오업체 그릿스톤바이오(-7.79%) 등 기술 기업도 동반 급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다우지수는 1.07%, S&P500지수는 1.45% 내렸고 나스닥지수는 1.76%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변동성지수(VIX)는 10% 가까이 뛰어 28을 넘었다.고용보고서가 나온 뒤 내리던 미 국채 금리는 ‘안전자산’ 채권으로 수요가 몰리며 하락 폭을 키웠다. 2년 만기 미 국채는 전날보다 0.281%포인트 폭락한 연 4.595%, 10년 만기 국채는 0.206%포인트 내린 연 3.705%로 마감했다. 지난 8일만 해도 연 5%를 넘던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틀간 0.475%포인트 급락했다. 비앙코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이틀 동안 0.45%포인트 넘게 떨어진 경우는 △‘블랙먼데이’ 다음날인 1987년 10월 20일 △9·11

  • 여전히 탄탄한 美고용시장…'3월 빅스텝'으로 기우는 Fed

    지난달 미국 고용시장이 과열 양상을 이어갔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물가를 자극하는 임금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실업률은 54년 만의 최저치인 3.4%를 유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10일 미 노동부 발표에서 ‘뜨거운 고용시장’이 재확인된다면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美 고용시장 호조 이어질 듯이날 미 노동부는 2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와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 실업률 등을 발표한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추정치에 따르면 2월 비농업 고용자는 22만5000명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1월 증가폭(51만7000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인플레이션 완화에 사활을 건 Fed는 여전히 많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됐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아디트야 바베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온화한 날씨의 영향으로 2월 고용자는 23만 명가량 추가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날씨가 따뜻하면 건설, 채굴 등 외부 활동이 많은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회복하고 있는 레저 및 접객업에서도 일자리가 크게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2월 실업률은 전달에 이어 3.4%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월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4.8%(전년 동기 대비)로 1월(4.4%)보다 더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2월 고용지표는 오는 14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함께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폭을 결정하는 Fed가 주시하는 데이터 중 하나다.임금이 오르면 기업은 비용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판매 가격을 높이고, 이는 물가를 밀어 올리는 악순환

  • 금융시장 '긴축 발작'에…한 발 물러선 파월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사진)이 3월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시사한 지 하루 만에 한 발 뒤로 물러섰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폭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선 도전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무언(無言)의 압력’을 받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파월 의장은 8일(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관련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며 “추가 자료를 검토할 때까지 (금리 인상폭에 대한) 결정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전체 경제지표가 더 빠른 긴축이 정당하다는 것을 나타낸다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며 전날 상원 은행위 청문회 때 발언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오는 21~22일 FOMC 회의 때 결정될 금리 인상폭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전날 빅스텝 가능성이 대두되며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파월 의장이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는 “파월 의장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메시지를 덧붙인 것은 빅스텝이 디폴트(기본값)가 아니고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도 함께 고려할 것이란 신호”라고 설명했다.백악관은 파월 의장이 전날 강한 긴축 의지를 드러내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계자는 “백악관이 Fed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단지 한 달치 데이터를 본 것이기 때문에 (긴축 강화로 돌아서기 전에) 숨을 고를 필요가 있다”고 했다.파월 의장이 지난 1월 물가,

  • 로펌도 인플레 충격…해외 법률서비스 매출 꺾였다

    로펌도 인플레 충격…해외 법률서비스 매출 꺾였다

    한국이 외국 기업 등으로부터 벌어들인 법률서비스 무역 수입(收入)액이 6년 만에 감소했다. 금리 급등을 비롯한 인플레이션으로 인수합병(M&A)과 부동산 시장 등에서 국경을 넘나드는 대형 거래가 크게 줄면서 국내 로펌들 역시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24일 한국은행이 집계한 ‘서비스무역세분류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법률서비스 무역 수입액은 9억5770만달러(약 1조2480억원)로 전년보다 1% 감소했다. 2017년(7억9040만달러)부터 2021년(9억6740만달러)까지 5년 연속 이어진 증가세가 멈췄다.법률서비스 무역 수입액은 국내 로펌과 법률사무소가 외국 기업이나 기관투자가 등을 상대로 거둔 수익을 의미한다. 외국 기업·기관의 한국 기업 M&A, 지분 투자, 부동산 거래 등 자문을 제공해 벌어들인 수익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기업 투자와 관련한 거래가 줄어들면서 법률서비스 무역 수입 증가세가 꺾였다는 분석이다. 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정책으로 금리가 급등하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기 시작했다. 조달비용 증가와 증시 침체에 따른 기업들의 몸값 하락에 기관들도 좀처럼 거래에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이뤄진 경영권 이전 거래(사업부 및 영업양수도 포함) 규모는 47조663억원으로 2021년보다 28% 감소했다. 조(兆) 단위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는 4건으로 2021년(10건)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부동산 투자 시장도 냉랭하다. 건설자재 가격이 뛰어오른 가운데 금융회사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자제하고 있다. 공사가 연기되거나 중

  • 금리 동결에도 "상당기간 긴축기조"…위원 5명, 3.75% 열어뒀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을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현재 연 3.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한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마지막으로 한 말씀 더 드리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평소 말이 빠른 편인 이 총재는 이 대목에서 시장에 정확한 메시지를 주겠다는 듯 속도를 늦춰 얘기했다.○“물가 불확실성 크다”이날 금리 동결은 시장에서 예견한 일이다. 시장에선 경기 둔화를 이유로 한은이 현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 총재는 금리 동결의 핵심 요인으로 ‘경기 둔화’가 아니라 ‘물가 경로 점검’을 꼽았다.이 총재는 “경기 침체가 더 심화되니까,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니까, 물가를 희생하더라도 이걸 했다(금리를 동결했다)고 해석하는 건 사실과 맞지 않고 한은의 의도와도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가가 2월에는 1월보다 조금 낮은 5% 내외일 것으로 예상하는데, 3월부터는 4%대로 낮아지고 올해 말에는 3% 초반으로 내려가는 패스(경로)를 생각하고 있다”며 “물가가 그 패스대로 간다고 하면 금리를 올려서 긴축적으로 가기보다 지금 수준에서 (그동안의 금리 인상) 영향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물가가 한은 예상대로 둔화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일단 금리 인상을 멈췄을 뿐 금리 인상 기조를 완전히 접은 건 아니라는 것이다.이 총재는 “물가 둔화가 예상되는 현 시점에선 올리는 것보다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라고 했다.○금리 인하론 경계한 한은금통위가 “상당기간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