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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IPO 증권신고서 '제로', 의무보호예수 규제 강화에 '눈치싸움'
지난달 기업공개(IPO) 공모 절차를 시작한 곳이 한 곳도 없었다.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IPO 제도 개편안에 대한 부담으로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7월 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6월 30일 한라캐스트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발길이 끊겼다.지난달 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신규 통과한 기업이 없는 것도 아니다. 7월 노타(인공지능최적화 플랫폼), 큐리오시스(의료기기 제조), 명인제약(제약사) 등 3곳이 심사 승인을 받았다.이들 기업은 즉각 공모 절차에 돌입하기보다는 하반기 반기 실적을 확인한 뒤 증권신고서를 낼 전망이다. 여름 휴가철과 10월 초 추석연휴 등을 고려해 공모 시점을 조율 중이다. 6월 거래소 심사 승인을 받은 기업들이 모두 일주일 내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착수한 것과 비교된다.시장에서는 7월부터 새롭게 적용된 IPO 제도 개편을 이런 현상의 주된 배경으로 꼽고 있다. 7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기업부터 기관투자자 배정물량 중 40% 이상을 의무보유 확약을 내건 기관에 우선 배정해야 한다. 의무보유확약은 상장 이후 일정 기간(최소 15일 이상)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약속이다.단계적으로 올해 말까지 30%를 적용한 뒤 2026년부터 40%로 높아진다. 의무보유 확약 물량이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주관사가 공모물량의 1%를 취득한 뒤 6개월 동안 의무적으로 보유하도록 한다.새로운 규제가 도입되면서 IPO 기업과 주관사 모두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관투자가는 의무보유확약을 걸면 유동성이 줄어드는 만큼 수요예측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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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소득 분리과세안 기대보다 후퇴…세수 감소 우려는 '과도'
정부가 도입하려는 배당소득 분리과세안이 시장 눈높이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선 '세수 감소' 우려가 과장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배당소득에 매기는 세금이 적어지면 기업 최대주주가 세제 혜택을 활용하기 위해 배당 확대에 나설 가능성은 간과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약 28% 수준인 코스피 평균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배당 총액 비율)이 5%포인트만 올라도 세수가 외려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기획재정부가 31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정부는 고배당기업으로부터 받은 배당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종합소득에서 분리해 별도로 저율 과세하기로 했다. 현행 소득세법상 배당소득은 14%(지방세 포함 15.4%)의 세율로 원천징수되지만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의 합이 2000만원을 넘어서면 종합소득에 합산돼 최고 45%(지방세 포함 49.5%)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번 정부안에서는 △배당성향이 4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직전 3년 평균보다 5% 이상 배당이 늘어난 기업에서 받은 배당소득에 대해선 금액에 따라 22~38.3%의 세율로 분리과세한다. 지난 4월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배당소득 분리과세안의 최고세율은 정부안보다 10%포인트 낮은 27.5%였다.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른바 '부자 감세'와 세수 감소에 대한 우려 때문에 분리과세안이 후퇴했다는 불만이 나온다. 세제 개편으로 배당이 늘어나는 긍정적 측면은 간과했다는 것이다. 예전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찬성해온 쪽에서는 최대주주가 높은 세율 때문에 배당을 기피하고 급여나 내부거래 등의 사적 이익 실현 방식을 선호해왔다고 주장한다. 인색한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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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한 회장, 딸 윤여원 대표와 콜마홀딩스 이사회 진입 시도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이 콜마홀딩스 이사회 진입을 시도한다. 콜마홀딩스는 윤 회장의 장남 윤상현 부회장이 최대주주(31.75%)로 있는 콜마그룹 지주사다. 윤 회장은 법원에 본인과 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등 10명을 이사로 선임하는 임시주주총회소집 허가를 신청했다.콜마홀딩스는 윤 회장이 지난 29일 대전지방법원에 사내이사 8명과 사외이사 2명을 선임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윤 회장은 사내이사 후보로 본인과 윤여원 대표, 김치봉·유차영·김병묵·유정철·조영주·최민한 씨를, 사외이사로 박정찬·권영상 씨를 선임하는 의안을 회의목적으로 하는 임시주총소집을 개최할 것을 요청했다.윤 회장이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허가를 신청한 건 아들 윤 부회장이 주총소집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법상 발행주식총수의 3% 이상 주주는 이사회에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할 수 있다. 이사회가 정당한 이유 없이 소집 절차를 밟지 않으면 주주는 법원 허가를 받아 직접 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현재 콜마홀딩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윤 회장 측이 후보로 추천한 10명이 모두 이사회 진입에 성공하면 윤 부회장은 콜마홀딩스 경영을 뜻대로 관철시키기 어려워진다. 윤 부회장은 사내이사로서 콜마홀딩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다만 의결권은 윤 부회장이 윤 회장(5.59%)과 윤 대표 부부(10.62%)보다 앞서기 때문에 부녀(父女)의 이사회 진입 성공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콜마그룹은 최대주주 일가의 경영권 분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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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신평, SK엔무브 하향검토 등급감시대상 등재
나이스신용평가가 SK온과 합병한 SK엔무브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는 한편, 하향검토 등급감시대상에 올렸다고 31일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두 자회사인 SK온과 SK엔무브는 오는 11월 공식 합병할 예정이다. SK온이 SK엔무브를 흡수 합병하는 형식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SK이노베이션이 합병 법인 지분의 90.3%를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활유 사업 회사인 SK엔무브는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로 연간 9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해왔다. 반면 SK온은 조 단위 적자가 이어지다 이번 2분기에 수백억원 규모의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이뤘다. SK엔무브의 기발행된 회사채 및 기업어음은 존속법인인 SK온에 이관돼 합병법인의 신용등급을 적용 받게 된다. 나신평 관계자는 “SK온의 신용등급은 A+로 SK엔무브의 신용도 대비 낮은 수준이다”며 “SK온의 규모를 고려할 때 합병법인의 신용도는 현재 신용등급 대비 낮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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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중복상장 탓에 엘에스이 IPO 난항...엘티씨, 주주 설득 시험대
코스닥 상장사 엘티씨가 자회사 엘에스이의 기업공개(IPO)를 둘러싼 중복상장 논란 속에서 주주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둘 다 상장할 때 이와 관련된 명확한 사회적 합의나 제도적 기준이 부재해 회사와 주주 모두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주주환원책 꺼낸 엘티씨엘티씨는 3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2차 주주 간담회를 열어 자회사 엘에스이 상장의 당위성과 주주 보호 방안 등을 설명했다. 주주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 10일 1차 주주 간담회에 이어 두 번째다.회사는 이 자리에서 주주환원정책을 구체화했다. 엘에스이 공모주식의 10%를 엘티씨 일반주주에 한해 현물배당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배당성향을 15% 이상으로 확대하고 엘티씨가 받게 되는 엘에스이 배당의 50%를 엘티씨 주주에게 배당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100~200% 수준의 무상증자를 시행하기로 했다.다만 이날 엘티씨의 주주환원책을 놓고 소액주주연대는 여전히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주식 현물배당 및 무상증자는 일회성에 그칠 뿐이라는 것이다.엘에스이는 지난 6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한국거래소에 청구했다. 이후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확산되며 논란이 커졌다.일부 주주는 이번 IPO가 사실상 중복상장이라며 기업가치 훼손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엘에스이는 엘티씨가 2022년 인수한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다. 엘티씨는 엘에스이 지분 46.83%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엘티씨 연결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핵심 자회사다. 엘에스이가 신규 상장하면 기존 모회사인 엘티씨의 주식 가치가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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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R, SK에코 환경 자회사 인수 단독협상...8월 초 계약 목표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KKR이 SK에코플랜트의 폐기물 자회사인 리뉴어스와 리뉴원 인수를 위한 단독 협상에 돌입했다. 경쟁 후보였던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일찌감치 이탈하면서 세부조건 조율 단계로 진전됐다. 양측은 1조원 중반대 수준 가격에 합의한 가운데 이르면 내달 초 계약 체결을 목표로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KR은 SK에코플랜트의 폐기물 자회사인 리뉴어스와 리뉴원 인수를 위한 최종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양측은 이르면 1~2주 내 최종 주식매매계약(SPA)을 위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해진다.KKR의 제시가격은 약 1조원 중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 측은 거래 초반만 하더라도 1조원대 후반에서 2조원대 가격을 예상했지만 흥행이 저조한데다 KKR이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을 써내면서 눈높이를 일부 조정했다.경영권 인수까지 8부능선은 넘었지만 KKR 측이 매도자 측에 요구하는 조건들이 까다로운만큼 막바지까지 변수가 남았다는 시각도 있다. KKR 측은 인수 후 우발채무에 따라 매각가를 조정하는 다수의 옵션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일부 매각 대금은 올해 실적 추이 등 회사의 사업 성과가 나타난 후 지급하는 언아웃 방식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SK에코플랜트는 기존 건설사에서 친환경플랫폼으로 사업 전환을 내걸고 2조원 가까운 자금을 투입했다. 2020년 11월 리뉴어스(당시 EMC홀딩스)를 어펄마캐피털로부터 1조500억원에 인수했다. 이듬해부터 2022년까진 대원그린에너지, 새한환경, 디디에스 등 폐기물 소각 및 매립 자회사 8곳을 8256억원에 인수한 뒤 리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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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만기도래 1100억원 회사채 EB·현금으로 상환 대응
2차전지기업 에코프로(BBB)가 올해 만기 도래하는 11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보유 현금과 교환사채(EB)발행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상환할 계획이다. 기관투자가의 투자 수요를 주목하면서 향후 회사채 발행을 저울질하고 있다.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지난 25일 만기가 돌아온 500억원을 상환했다. 다음달에 27일 돌아오는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도 보유한 현금으로 상환할 예정이다.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의 620억원 규모의 회사채도 오는 9월 현금 상환을 계획하고 있다. 앞서 에코프로는 지난 2월 4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기관투자가의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년물 회사채 금리가 희망범위 상단인 5.2%에 결정되는 등 발행 난이도가 매우 높았었다”고 말했다. 에코프로와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 신용등급 하락하면서 회사채 발행 여건이 크게 악화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정기평가에서 에코프로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에코프로비엠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2023년 이후 전기차 판매량 감소로 성장세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4조1323억원 감소한 3조1279억원으로 집계됐다. 에코프로의 차입금 규모는 증가하는 추세다.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21년 말 7052억원에서 2024년말 2조1822억원으로 3년 사이 1조4770억원 늘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에코프로에이치엔 등 주요 종속회사의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출자 등으로 2022~2024년 연결기준 총 2조1359억원을 조달했지만, 최근 대규모 설비투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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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KPMG, 개정 상법 관련 리포트 발간…"주주충실 의무 내재화 해야"
삼정KPMG가 개정 상법의 핵심 내용과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의 대응 과제를 다룬 ‘ACI 이슈 리포트: 상법 개정과 이사회의 준비’를 발간했다고 31일 밝혔다.보고서는 '상법 개정의 의미와 영향', '상법 개정의 시사점과 고려사항' 등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개정된 상법의 주요 내용과 영향을 분석하고, 이사회와 감사위원회가 준비해야 할 핵심 사항을 제시했다.‘논의 중인 상법 개정안과 영향’에서는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의 분리 선출 확대 등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개정안의 핵심 내용을 검토하고, 예상되는 기업 지배구조의 변화를 분석했다.‘이사회 및 감사위원회의 고려사항’에서는 이사회의 독립성 감독 강화 및 입증 책임 확대 등 주요 쟁점을 중심으로 이사회와 감사위원회가 취해야 할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제언했다.특히 김기영 명지대 교수는 기고문 '상법 개정의 의미와 영향'에서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 의결권 3% 제한 △사외이사의 ‘독립이사’ 명칭 변경 및 선임 비율 상향 △전자 주주총회 도입의 취지와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김 교수는 “앞으로 기업들은 이사회 및 주주총회 운영 방식, 조직 내부 의사결정 과정, 그리고 법률·재무 검증 체계를 전면 재정비해야 하며, 이사들 또한 법적 책임을 최소화하기 위한 서류 및 절차 준비에 철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삼정KPMG 감사위원회 지원센터(ACI) 리더를 맡고있는 김민규 부대표는 “이사회의 전략적 경영 의사결정과 독립적 경영 감독활동이 모든 주주의 이익에 충실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검토하는 절차를 기업 거버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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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ABS 발행 21조원...정책 모기지 축소에 전년 대비 23.6% 감소
올 상반기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약 2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례보금자리론 종료 등 정책성 대출이 줄면서 주택저당채권(MBS) 발행이 감소한 영향이다.3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ABS 상반기 등록 발행 실적’에 따르면 상반기 ABS 발행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6조5000억원 감소한 21조원으로 집계됐다.유동화자산별로 살펴보면 대출채권과 매출채권 기반 ABS가 감소했다. 중소기업 회사채를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담보부증권(P-CBO)만 소폭 증가했다.정책모기지 축소로 MBS 발행도 감소했다. MBS 발행금액은 이미 지난해 상반기 11조4000억원에서 5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주택금융공사의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 종료 등 정책성 대출이 축소된 영향이 컸다. MBS 발행은 지난해 1월 특례보금자리론이 종료 이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MBS 발행 감소로 전체 대출채권 기반 ABS는 12조69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1% 감소했다. 매출채권 기반 ABS 발행도 카드·할부금융·기업매출채권 모두 줄면서 전체 발행 규모가 40% 이상 줄었다. 카드사 등 여전사의 ABS 발행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는데, 이는 여전채 금리 하락 등 채권시장 여건이 개선되면서 자체 조달이 가능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반면 부동산 기초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반 ABS 발행금액은 3조8000억원으로 젼년 동기 대비 3조원(392.5%) 증가했다. 해당 기간 동안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개발 및 공동주택 신축사업 개발 등이 이뤄진 결과다.한편 일반기업의 ABS 발행은 증가했으나, 한국주택금융공사와 금융회사의 발행 규모는 감소했다.일반 기업 ABS 발행금액은 지난해 상반기 3조7924억원에서 올해 상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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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發 '그린메일' 공방 잇따른다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EB) 발행과 관련한 태광산업과 트러스톤자산운용의 갈등이 '그린메일' 의혹 공방으로 비화했다. 그린메일은 상장법인 지분을 대량 매입한 주주가 적대적 인수합병(M&A) 등 경영권 위협을 포기하는 대가로 지배주주에게 주식을 되사줄 것을 요구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주주 충실의무가 강화된 이후 태광산업과 트러스톤의 공방처럼 그린메일 의혹을 제기하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충돌이 잦아질 것으로 전망된다.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트러스톤이 고가의 공개매수를 요구한 행위가 그린메일에 해당한다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 이사회에 '공개매수를 진행하더라도 응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서한을 보낸 바 있다며 태광산업의 그린메일 의혹 제기는 억측이라고 맞받았다.그린메일은 기타주주가 상장법인의 주식을 매입한 뒤 회사의 약점이나 지배주주의 사익편취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지배주주를 압박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회계장부열람권이나 주주제안, 주주총회소집청구권 등 주주권을 적극 행사하며 압박 강도를 높여가다가 주가가 오르면 지배주주에게 경영권 위협을 포기하는 대가로 보유주식을 고가에 되사줄 것을 요구한다.대주주에게 편지를 보낼 때 초록색인 달러화를 요구한다는 의미에서 그린메일(green mail)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린메일은 기업가치를 훼손시키고 다른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기 때문에 세계 각국 정부의 규제 대상이다. 미국은 연방세법으로 그린메일을 통해 얻은 이익에 50%의 소득세를 부과한다. 우리나라에선 그린메일을 규제하는 특정한 법령은 없지만 사기적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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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 병행하는 M&A 딜 막히나…"주주 충실의무 위반 소지"
상법 개정으로 구주 매매와 신주 발행이 혼합된 패키지형 인수합병(M&A) 거래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그동안 이 같은 거래는 기존 주주는 프리미엄을 챙기며 지분을 매각할 수 있고, 회사도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윈-윈’ 방식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하지만 과도한 저가에 신주를 발행하면 소액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 도입된 ‘주주 충실 의무’ 위반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구주 매매와 신주 발행을 혼합한 패키지딜이 당분간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법조계에서 상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이는 인수자가 기존 최대주주로부터 구주를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 비싸게 매수한 후, 회사로부터는 시가에 준하는 가격으로 신주를 인수하거나 자사주를 가져오는 거래 방식이다. 신주 발행 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구주 가격과 비교할 때 크게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그동안 M&A 때 구주와 신주를 섞는 방식은 흔하게 활용돼 왔다. 무엇보다 인수 단가를 낮추면서 안정적인 경영권 지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인수도 이 같은 방식으로 이뤄졌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렌탈은 롯데렌탈 주식 총 2039만6594주(지분율 56.2%)를 주당 7만7115원에 PEF 운용사 어피니티 측에 매각했다. 시장가 대비 162%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롯데렌탈은 어피니티를 대상으로 신주 726만주를 2만9180원(총 2219억원)에 배정한다는 내용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롯데렌탈 지분 거래는 상법이 개정되기 전인 지난 2월 결정됐다.상법 개정안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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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 프랜차이즈 크린토피아 매각 본격화…내달 말 예비입찰
세탁 프랜차이즈 기업 크린토피아의 매각 절차가 본격화되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PEF) JKL파트너스는 주요 인수 후보에게 크린토피아 투자설명서(IM레터)를 배포했다.매각 대상은 JKL파트너스 펀드가 보유한 크린토피아 지분 100%다. UBS와 삼일PwC가 매각 주관사를 공동으로 맡았다. 글로벌 PEF 운용사를 비롯해 국내 중대형 PEF, 전략적투자자(SI) 등 10곳 내외의 원매자에게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JKL파트너스는 여러 조건을 고려해 이르면 내달 중하순 숏리스트(인수 적격후보)를 추릴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연내 크린토피아의 매각 우선 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지난해 크린토피아의 매출은 2798억원이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65억원이다. 정확한 매각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현재 거론되는 매각가는 5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EBITDA 13배 이상의 멀티플을 책정한 가격이다. JKL파트너스는 2021년 이범택 전 크린토피아 회장에게서 크린토피아 지분 100%를 약 1900억원에 인수했다. 1991년 설립된 크린토피아는 전국 3200여개 가맹점을 운영 중인 세탁 프랜차이즈 업체다. 무인 빨래방 '코인 워시 365'도 운영하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크린토피아를 인수한 뒤 병원·요양시설 등 B2B 세탁 서비스, 청소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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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1호 스팩 예심 청구…IPO 주관업무 '물꼬'
메리츠증권이 본격적으로 기업공개(IPO) 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다.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을 시작으로 경쟁력을 갖춰가겠다는 목표다.메리츠제1호스팩은 이날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공모규모는 110억원으로 일반적인 스팩 규모다.이번 스팩은 메리츠증권이 대표 주관사로 참여하는 첫 IPO다. 과거 스팩 등에 주주사 등으로 참여한 적만 있었다. 올해 기업금융본부 내 IPO 업무를 전담하는 ECM 조직를 재정비한 이후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올해 4월 합류한 이경수 ECM담당 상무가 조직을 이끌고 있다.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은 상장 이후 일정 기간 내에 비상장 기업을 인수합병(합병상장)하는 방식으로 상장시키는 통로다. 스팩은 일반 IPO에 비해 리스크가 낮고 상장 일정이 비교적 빨라 리스크가 적은 수단으로 여겨진다. 메리츠증권은 이를 활용해 주관실적 물꼬를 튼 뒤, 이를 시작으로 인수회사, 공동 주관사, 대표 주관사로 점차 입지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연내 두 번째 스팩인 ‘메리츠제2호스팩’도 상장 준비에 착수할 예정이다.IPO 업무를 위한 전산 시스템도 오는 9월까지 구축을 완료한다. 현재 ECM 조직은 6명 규모이며 향후 IPO 건수에 따라 인력도 단계적으로 확충할 방침이다.이번 스팩은 단순히 주관실적 확보라는 의미를 넘어 메리츠증권이 최근 구축한 리테일 고객 기반을 활용하는 첫 시도라는 평가도 나온다.메리츠증권는 지난해 말부터 ‘슈퍼365’ 계좌를 중심으로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해 고객 자산을 대폭 늘렸다. 2023년 11월 이후 슈퍼365 예탁자산은 약 7조원 이상 증가했다. 해당 고객들의 공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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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비사이드, 14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 [VC 브리핑]
벤처캐피털(VC) 및 스타트업 정보업체인 The VC와 함께 지난주 VC 투자 현황을 요약 정리해 드립니다. 오늘의 투자에서 내일의 아이디어를 얻으시기를 바랍니다.지난 한 주간 게임, 택시, 로봇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투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스튜디오비사이드, 14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스튜디오비사이드가 14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스튜디오비사이드는 서브컬처 게임 개발사로 이번 투자 유치에는 KDB산업은행, 데브시스터즈 벤처스,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 코나 벤처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이번 투자로 신작 '스타세이비어' 개발 누적 투자금은 250억 원을 돌파할 예정이다.회사는 7월 23일부터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시작하고, 이후 대규모 마케팅과 함께 정식 출시를 연내 목표로 개발 중이다. 류금태 스튜디오비사이드 대표는 “서브컬처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최고의 게임으로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사들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크다며 적극 협력 의지를 밝혔다. 코나투스, 13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모빌리티 플랫폼 스타트업 코나투스가 13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TS인베스트먼트(60억), HB인베스트먼트(70억)가 참여했으며 이번 투자금은 유사 모빌리티 기업 인수합병(M&A)에 활용될 예정이다.코나투스는 택시 동승 호출 서비스 ‘반반택시’ 를 운영 중이며 지역상생형 가맹택시 ‘리본택시’, 수수료 없는 빠른 배차 ‘로켓호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특히 로켓호출은 호출료 전액을 기사에게 지급해 주목받고 있다.회사는 2020년 시리즈A에서 35억 원, 브릿지 라운드에서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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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SK온 FI 투자금 조기상환...SK온-엔무브 합병도 결의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자회사인 SK온과 윤활유 제조 자회사 SK엔무브를 합병한다. 합병의 사전 정지작업으로 2조8000억원 규모의 SK온 재무적투자자(FI) 투자금도 전부 상환하기로 결정했다. 재무구조 악화에 신음하는 SK온에 연간 8000억원대 이익을 창출하는 SK엔무브를 합병해 전기차 케즘을 극복해내겠다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자회사 SK온 FI들의 투자금 조기상환과 SK온과 SK엔무브간 합병안건 등을 통과시켰다. SK온은 지난 2023년 MBK파트너스, 블랙록, 카타르투자청, 힐하우스캐피탈 등 해외 투자자들(MBK컨소시엄)로부터 약 1조6000억원을 한국투자증권PE,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등 국내투자자들(한투PE컨소시엄)로부터 약 1조2000억원을 조달해 총 2조8000억원을 투자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FI들에 원금에 더해 연 내부수익률(IRR) 기준 9%중반대 수익률을 붙여 투자금을 갚기로 했다. 이 중 MBK컨소시엄의 투자금은 전액 현금으로, 한투PE컨소시엄의 투자금은 현금 절반과 SK이노베이션이 발행한 전환사채(CB) 절반으로 상환할 계획이다. CB의 주식 전환은 1년 후부터 가능하고 만기는 2년이다.조기상환이 완료되면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온의 지분율을 100% 확보하게 된다. SK온의 지배구조는 최대주주인 SK이노베이션이 지분 86.98%를, 나머지 FI들이 약 13%의 지분을 보유해왔다.앞서 SK온은 투자자들에게 3년내 연 IRR 7.5% 수준으로 SK온을 상장(IPO)해 투자금을 갚기로 약속했다. 당시 기업가치를 고려할 때 약 30조원의 기업가치로 상장해야 FI들의 조건을 충족할 수 있었다. FI들은 기한내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SK온 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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