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17일 09:01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호텔신라가 발행하는 회사채에 1조5000억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 회사채 발행시장의 초호황에 힘입어 모집액의 열 배가 넘는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최근 실적 회복도 투자자들의 매수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리가 1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1조580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500억원씩 모집한 3년물, 5년물, 7년물에 각각 4500억원, 6100억원, 5200억원의 투자수요가 모였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채권 발행실무를 맡았다.
기관들의 공격적인 회사채 매입추세가 지속되는 것이 흥행 비결로 꼽힌다. 올 1분기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4.27대1로 2012년 수요예측 제도 시행 후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모집액을 못 채우는 기업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 경기하락에 따른 채권금리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 기관들이 경쟁적으로 회사채를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가 떨어질수록 이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가격은 비싸진다.
호텔신라가 우량한 신용등급을 유지하는 가운데 실적 회복에 성공한 것도 기관들의 관심을 끄는데 한 몫 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4조7136억원, 영업이익은 209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4.1%, 186.1% 증가했다. 호텔신라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로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세 번째로 높다.
호텔신라는 넉넉한 투자수요가 모인 데 힘입어 채권 발행금액을 최대 2500억원까지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자금 조달비용도 당초 예상보다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회사채는 모든 만기구간에서 희망했던 수준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된다. 3년물은 연 1.97%, 5년물은 연 2.01%, 7년물은 연 2.11% 수준의 금리로 발행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이달 말 만기 도래 예정인 회사채 상환, 면세상품 구매에 사용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