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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이틀간 마라톤 관세협상…트럼프는 "큰 진전"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10일과 11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쳐 관세 협상을 벌였다. 협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관세 인하와 중국산 펜타닐(합성 마약) 단속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회의 직후 “큰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비공개 협상 진행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양국 대표단은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마라톤협상을 한 데 이어 11일에도 다시 마주 앉았다. 회담은 18세기에 건축된 제네바의 유명 저택 ‘빌라 살라딘’에서 이뤄졌다. 현재 유엔 제네바 사무소 주재 스위스 대사관저로 사용되는 건물이다.회담은 대표단의 시작 발언 공개 없이 진행됐고 양측이 만난 사진도 배포되지 않았다. 철저히 비공개로 이뤄진 것이다. AP 통신은 양국 대표단이 회의 종료 후 숙소로 돌아가면서 취재진의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첫날 협상 직후 SNS에 “오늘 스위스에서 중국과 매우 좋은 회의를 했다”며 “많은 사안이 논의됐고, 다수의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적으로 우호적이면서도 건설적인 방식으로 협의가 이뤄졌다”며 “중국과 미국 양국 모두의 이익을 위해, 중국이 미국 기업에 더 개방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언론은 회담 기간 내내 협상 진행 사실만 전했을 뿐 협상 결과와 관련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앞서 중국 정부와 중국 인민일보 등 관영 매체는 미국이 관세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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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디플레 '경고등'…생산자물가 또 하락
지난달 중국의 생산자물가가 1년 전보다 2.7% 하락했다. 생산자물가는 31개월 연속 하락세다. 경기 침체 속에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1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4% 감소했다. 국가통계국은 “국제 무역 환경 변화로 일부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국내 관련 산업의 가격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0.1%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3개월 연속 내림세다.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이 중국산 상품에 145%의 관세를 부과한 이후 디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으며, 더 나빠질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업이 수출용 상품을 국내에 풀면서 경쟁이 심해지고, 기업들이 가격을 더 낮추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역전쟁 여파로 일자리가 감소하면 소비 여력이 줄어들고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올리기 힘들어져 디플레이션이 심해질 수 있다.이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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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때문에 美 떠난다"…제3의 시장에 눈뜨는 개미들
올해 미국 증시가 급락하자 투자자들이 ‘제3의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 여파로 S&P500, 나스닥100 등 미국 대표 지수를 따르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은 최근 3개월간 10%대 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유럽 멕시코 인도 칠레 등에 투자한 상품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내며 선방했다. “악재 선반영”…멕시코 ETF 수익률 1등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2월 8일~5월 8일) 가장 높은 수익을 낸 해외 시장대표형 ETF는 ‘ACE 멕시코MSCI(합성)’였다. 이 기간 수익률이 11.88%에 달한다. 미국에 상장된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MSCI멕시코’(티커명 EWW) 또한 같은 기간 14.6% 상승했다. EWW는 멕시코 증시에 투자하는 ETF 중 순자산이 가장 큰 상품이다. 멕시코 대·중·소형주를 포함하는 MSCI 멕시코지수(Mexico IMI 25/50 Index)를 추종한다.멕시코의 증시 흐름을 보여주는 S&P/BMV IPC지수는 올 들어 16.44% 올랐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4만9000대를 횡보하던 지수는 이달 들어 5만7000선을 돌파했다. 최근 멕시코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한 건 ‘트럼프 관세’ 리스크가 일부 해소됐기 때문이다. 멕시코 수출의 70~80%는 미국이 차지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앞둔 지난해 말 관세 불확실성에 대한 악재가 선반영되며 멕시코 증시는 큰 타격을 입었지만, 구체적인 세율이 공개되고 관세 협상도 이뤄지면서 올해 증시가 반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에서 이탈한 자금, 유럽으로유럽 최고의 경제 대국으로 꼽히는 독일 증시에 투자하는 ETF인 ‘KIWOOM 독일DAX’도 최근 3개월간 10.78% 수익률을 기록했다. 독일 시가총액 상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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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증시, 美와 관세 협상 기대…신규 대출 주목
이번주 상하이 증시의 최대 변수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협상이다. 협상 결과에 따라 증시에 훈풍이 불지, 역풍이 불지가 달라질 전망이다. 지난주 중국 증시는 미·중 관세 협상에 주목하며 관망세를 이어갔다.지난주 말 발표된 4월 물가 지표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을 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1% 하락하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생산자물가는 31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에도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커진 것이다.이번주 나올 지표 중에선 14일 예정된 4월 신규 대출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의 신용 공급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3월 신규 대출은 3조6400억위안으로 시장 예상치(3조200억위안)를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4월 신규 대출은 다소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통신 등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시장에 추가 부담을 줘 4월 신규 대출이 3월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들었을 것”이라며 “미국과의 관세 전쟁이 지난달 다시 격화해 가계와 기업이 대출 확대에 신중해졌다”고 분석했다.다만 중국 정부가 올해 5%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수 부양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이달 들어선 다시 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인민은행은 최근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를 연 3.1%에서 연 3.0%로 낮추고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했다. 이를 통해 1조위안(약 192조원)의 현금을 시중에 풀겠다고 밝혔다. 또 자동차금융사와 금융리스사에는 현재 연 5%인 지급준비율을 아예 없애기로 했다. 자동차 소비를 늘리기 위한 조치다.이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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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제재에도 中 SMIC 순익 급증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기업 SMIC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2% 급증했다. 미국이 견제하는 가운데서도 중국 반도체 기업의 이익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SMIC는 지난 8일 홍콩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1분기 순이익이 1억8800만달러(약 266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1.9%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순이익이 2023년 대비 45% 급감한 이후 큰 폭의 반등세를 보인 것이다. 1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28.4% 증가한 22억달러(약 3조 1000억원)에 달했다.SMIC는 이 같은 실적도 기대치를 밑돌았다고 평가했다. 1분기 순이익에 대한 시장 예상치는 2억1810만달러였다. 자오하이쥔 SMIC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에서 “공장 생산성 변동으로 평균 판매 단가가 하락하면서 수익이 당초 실적 전망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이어 “관세 상승에 대비해 일시적으로 미국발 주문이 증가하긴 했지만, 회사 전체 실적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며 “2분기 실적 전망은 불확실성이 커 4∼6%의 매출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가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1%도 안 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이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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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vs 러 '갈라진 전승절'…시진핑·푸틴, 나란히 열병식 참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했다. 전날 중·러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 강화를 선언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중·러 밀착’을 과시한 것이다. 시 주석의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참석은 10년 만이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비롯한 외국 정상과 열병식에 참석하는 모습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사회 고립에서 벗어나 건재함을 과시했다.올해 열병식은 전승절 80주년을 맞아 성대하게 열렸다. 시 주석을 포함한 27개국 정상이 참석하고, 13개국에서 파견된 군부대가 참여했다. 중국군도 의장대를 파견했다. 북한은 열병식에 대사급을 대표로 보냈다.베이징=김은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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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소리 쏟아낸 빅테크 "AI칩 수출통제 땐 中에 밀릴 것"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AMD 등 미국 빅테크 수장들이 중국과의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이기려면 미국 기술을 세계로 확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AI 반도체 수출 통제는 득보다 실이 많다고 비판한 것이다. ◇“미국 AI를 세계 곳곳에”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리사 수 AMD CEO 등은 8일(현지시간) ‘미·중 간 AI 경쟁에서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를 주제로 미국 상원에서 열린 청문회에 출석해 이같이 강조했다. 스미스 부회장은 “AI 경쟁에서 승리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전 세계에서 어떤 기술이 더 널리 채택되는지”라고 말했다. 수 CEO는 “우리(미국) 기술이 다른 곳에 도입되지 못하면 다른 기술이 등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트먼 CEO도 “사람들이 이곳(미국)에서 개발된 반도체와 인프라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가능한 한 많은 국가가 미국 기술을 도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올트먼 CEO는 과거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의 관련 성과도 소개했다. 그는 “애플 아이폰을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휴대폰으로, 구글을 전 세계 사람이 가장 원하는 검색엔진으로 만들면서 미국이 얻은 영향력과 힘은 엄청나다”고 설명했다. ◇5세대(5G) 통신은 중국이 주도5G 통신은 반대 경우다. 현재 중국 기업이 글로벌 5G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화웨이는 글로벌 5G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점유율 30%로 1위를 지키고 있다. 5G 관련 글로벌 특허 출원 건수에서도 세계 1위다. 스미스 부회장은 “화웨이와 5G에서 우리가 배운 교훈은 먼저 자리를 차지한 자는 쉽게 대체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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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中과 협상 전, 관세 먼저 안 내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협상을 위해 미국이 대중국 관세를 먼저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0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미국과 중국 간 첫 관세 협상을 앞두고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 선서식 행사에서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중국에 부과한) 145% 관세를 철회하는 것에 개방적인가’라는 기자 질문에 “아니다”고 답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과의 협상을 위해 먼저 움직였다는 중국 측 주장도 부정했다. 그는 “그들이 우리(미국)가 먼저 시작했다고 말했느냐”고 물으며 “그들이 기록을 다시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과의 협상에 관해 구체적 언급은 피하면서도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유입을 멈추는 일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중 협상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중국이 바라는 대로 미국 쪽에서 먼저 관세를 인하하는 등 유화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0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등 중국 측 대표단을 만나 통상 문제를 둘러싸고 협상을 한다.또 트럼프 대통령은 ‘가정용품 관세 관련 면제 조치를 추가로 발표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것을 멋지고 단순하게 만들고 싶고, 너무 많은 면제를 만드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힌 뒤 “그러나 나는 살펴볼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지난달 9일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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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의 경고 "AI칩 中수출 막으면 화웨이만 웃을 것"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반도체로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출을 막는다고 해서 중국의 군사력을 억제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황 CEO는 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5’에서 마이클 밀컨 밀컨인스티튜트 회장과의 대담을 통해 “한쪽에서는 이(AI) 기술을 우리 국가의 ‘우방 중의 우방’에만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도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의 대중국 AI 반도체 수출 통제를 거론한 것이다.◇ “수출 금지로 中 시장 잃을 수도”황 CEO는 “여기엔 한 가지 중요한 오류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어떤 정부든, 특히 우리의 ‘적국’으로 간주하는 정부들은 자국 내 존재하는 컴퓨팅(연산) 자원 용량이 부족해서 군사 개발을 못 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이미 보유한 컴퓨팅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엔비디아 칩 수백만 개가 이미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 퍼져 있다는 것이다.황 CEO는 “오히려 이 기술을 수출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세계의 AI를 주도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AI 반도체 표준이 전 세계에 채택되도록 하고 AI 생태계가 미국의 기술 위에 구축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황 CEO는 “엔비디아가 세계 선두 주자인 건 맞지만 우리가 어떤 시장을 포기하면 그 자리를 다른 회사들이 차지할 것”이라며 “예컨대 중국 화웨이는 매우 강력한 기업이며 틀림없이 그 공백을 메울 것”이라고 경고했다.황 CEO는 AI 반도체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으로 상대방을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칩 수출을 금지한 이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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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USA' 진화 나선 베선트…"美는 최고의 투자 목적지"
“미국은 글로벌 자본의 최고 목적지입니다.”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이 불러온 ‘셀 아메리카’(미국 자산 매도) 기류를 수습하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5’ 연설에서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궁극적으로 미국을 글로벌 자본의 중심지로 만들려는 취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가와 메인스트리트 모두 번영”이날 베선트 장관은 몇 달 전과 확연히 다른 정책 기조를 보였다. 그는 트럼프의 정책을 미국 내 장기 투자를 견인하는 “하나의 엔진에서 서로 맞물린 부품”에 비유했다. 무역, 세금 감면, 규제 완화는 서로 동떨어진 정책이 아니라 미국 경제로의 장기 투자를 유도하는 목적에 맞게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아래에서 “메인스트리트(실물경제)와 월스트리트(금융시장) 모두 번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는 지난 3월 뉴욕이코노믹클럽에서 “월스트리트는 훌륭하게 해왔고, 월스트리트는 계속 잘할 수 있지만, 이 행정부는 메인스트리트에 관한 것”이라고 말하며 월스트리트보다 메인스트리트를 중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과 다른 모습이다. 메인스트리트를 중시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미국 제조업 부활을 위해 관세정책을 시행했지만 이로 인해 주식과 채권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고 그 결과 미국 국민의 보유 자산가치가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미 국채값 폭락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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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로 디플레 우려…中, 소비 주도로 가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중국에 대해 수출 중심에서 소비 중심으로 경제 구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중국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게오르기에바 총재는 5일(현지시간)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5’ 대담에서 “중국이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수출 주도 경제에서 소비 중심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요구해온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그는 또 IMF가 그동안 미국의 요구에 부응해 중국에 구조 개혁을 촉구해 왔다고 밝히며 특히 소비 중심 경제로의 전환, 부동산시장 안정, 국유기업 중심 탈피, 과도한 국가 개입 축소 등 네 가지 과제를 꾸준히 제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제조업 기반의 서비스업 확장을 인식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가 개입이 많다”며 “개방성을 높여야 세계 시장에서 매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스스로 알고 일부 조치를 취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최근 세계 경제에 대해서는 “경기 침체를 예측하지는 않지만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미국 같은 선진국은 대규모 공급 충격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고, 일부 국가는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닥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에는 “혼란을 초래했다”고 지적했지만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관련해선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결정을 통해 시장을 안정시켰다”고 호평했다.그는 IMF의 역할에 대해선 “회원국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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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당 2억씩 드릴게" 달콤한 유혹…中에 줄줄이 넘어갔다
중국이 해외 이공계 인재를 빨아들이고 있다. 미국과의 관세전쟁과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최고급 두뇌 유치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대에서 활동하던 30대 재료 과학자 리용시 박사가 최근 중국 난징대 수저우캠퍼스 부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워싱턴대와의 협업을 통해 미국과 중국을 오가며 학위와 연구 경력을 쌓은 그는 유기전자, 투명 태양전지, 웨어러블 의료기기 등 첨단 분야에서 주목받는 차세대 연구자다.중국은 최근 나노과학 분야 선구자인 찰스 리버 전 하버드대 교수(66)를 중국 칭화대 선전국제대학원 석좌교수로 영입했다. 리버 교수는 2021년 중국의 해외 과학기술 석학 유치 프로그램인 ‘천인계획’ 관련 소득을 미국 정부에 신고하지 않아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2023년 하버드대에서 은퇴했다. 당시 그는 중국 우한이공대와 계약을 맺고 월 5만달러와 연간 15만달러의 생활비, 연구소 설립비 150만달러 등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중국은 앞서 2022년 세계적 구조생물학자인 옌닝 프린스턴대 교수를 영입했다. 옌닝은 선전의료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에서 활동하던 이소량 박사도 지난해 중국에 돌아가 화학에너지 연구에 합류했다. 캐나다 출신의 인공지능(AI) 연구자 알렉스 램은 한때 중국 연구비 수령을 꺼렸지만 지난해 칭화대에 영입됐다.한국 과학계도 두뇌 유출 우려에서 자유롭지 않다. 차세대 반도체·배터리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 탄소나노튜브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이영희 성균관대 석좌교수가 최근 후베이공업대에 임용된 게 대표적이다. 이론물리학자인 이기면 전 고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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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가 때릴수록 내수 비중 큰 中 기술주 탄력"
“미국이 관세 전쟁 수위를 높일수록 중국은 강력한 내수 부양책을 내놓을 겁니다.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내수주와 내수 비중이 높은 테크주에 주목해야 합니다.”이제충 CSOP자산운용 상무(사진)는 1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관세정책이 미국 내 공급망을 불안하게 만들고 물가를 끌어올리는 상황”이라며 “중국은 수출기업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내수 부양책으로 타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CSOP는 중국 굴지의 자산운용사인 난팡자산운용의 홍콩 자회사다. 항셍인베스트먼트에 이어 홍콩에서 두 번째로 운용자산이 많다. 지난해 10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놓은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아시아 첫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상장했다.이 상무는 중국 기술기업은 내수만으로도 안정적인 실적을 올릴 구조를 갖춰 기술주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항셍테크지수에 포함된 기업 이익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80% 수준”이라며 “보조금 혜택이 실적으로 연결되는 중국 전기자동차 기업을 비롯해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바바, 배달 플랫폼 메이퇀 등이 대표적인 내수 부양 수혜주”라고 강조했다.이 상무는 종목을 직접 고르기 어려운 투자자라면 중국 기술주 30종목을 모은 항셍테크 ETF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CSOP는 세계 최대 항셍테크 ETF인 ‘CSOP 항셍테크’를 운용하고 있다. 샤오미, 텐센트, 알리바바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그는 “홍콩시장에서 항셍테크 ETF를 ‘직구’하면 추적오차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며 “규모가 큰 만큼 거래량도 많아 유리한 가격에 ETF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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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잘 나가는 '짠물 소비주'
중국에서 중저가 제품을 생산하는 내수업종 기업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내수 부양책에 힘입어 실적 개선세를 나타낼 것이란 기대를 모은 결과다.1일 홍콩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중저가 음료 체인점을 운영하는 구밍은 올해 들어 163.44% 급등했다. ‘매운 쫀드기’로 불리는 인기 간식 라티아오를 생산하는 웨이룽딜리셔스는 같은 기간 132.43%, 완구업체 팝마트는 112.62% 급등했다. 아이스티 등을 대용량으로 판매하는 체인점 미쉐도 68.28% 뛰어 중국 대표 기술주인 샤오미(46.91%)와 e커머스 공룡 알리바바(44.53%)를 웃도는 투자 성과를 자랑했다.공통점은 모두 가격 대비 뛰어난 품질을 경쟁력으로 내세운 기업들로, 중국의 합리적인 소비문화 확산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각종 보조금과 소비 촉진책을 동원하며 소비 진작에 힘쓰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소비 진흥 특별행동방안’을 발표했다. 그 덕분에 3월 중국 소매판매는 전문가 전망(전년 동기 대비 4.3%)을 웃도는 5.9%의 증가폭을 나타내기도 했다. 소매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소매업경기지수는 3월 50.5%를 기록해 2개월 연속 확장세를 이어갔다.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소비 트렌드가 과시형 소비에서 최근엔 품질과 가격을 고려하는 가성비 소비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조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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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겨냥한 中 왕이 "불량배에게 물러서면 더 요구"
중국이 관세를 무기로 삼는 미국을 ‘불량배’에 빗대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와 동시에 중국·러시아 주도의 신흥 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ICS) 회원국에 다자 무역 질서 수호를 위한 결속을 촉구했다.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 장관은 2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브릭스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미국은 자유무역 혜택을 누려왔으면서 이제는 관세를 무기로 터무니없는 요구를 한다”고 비판했다.이어 “침묵하거나 양보하면 ‘바링저’(霸凌者·불량배)가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8년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한 당시에도 미국을 바링저로 지칭했다. 또 왕 장관은 “브릭스 국가는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에 함께 반대하고, 규칙에 근거하고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 무역 체제를 단호히 수호하며, 핵심 가치와 기본원칙을 옹호해 무역 자유화와 편리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왕 장관은 같은 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별도 회담에서 “패권 옹호 세력과 반대 세력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브릭스의 전략적 단결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빠르게 변하는 세계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긴밀한 상호작용을 유지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양국이 모스크바 전승절 80주년 행사와 베이징 항일전쟁 승전 80주년 행사를 상호 지원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이번 브릭스 외교장관 회의에는 중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외에 지난해 새로 합류한 이집트, 에티오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