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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증시, 中 정부 추가 경기 부양책 기대 커져
중국 증시가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접고 소폭 하락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의 추가 경기 부양책을 기대하고 있다.지난 18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11% 하락한 3276.73에 장을 마감했다. 이번 주 누적 상승률은 1.19%로, 3월 말 이후 주간 기준으론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날 CSI300지수는 0.1% 하락한 3915.17로 장을 마쳤다.중국의 1분기 경제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5.4%를 나타내 5%대 초반을 점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3월 수출이 전년 대비 10% 넘게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를 앞두고 수출업체들이 선적을 앞당긴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14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도 이에 맞서 미국산 제품에 1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서 양국 간 무역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수출기업들은 벌써부터 미국발 주문 취소를 걱정하고 있다. 2분기 이후엔 수출이 줄어 경제 성장이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이 때문에 시장에선 중국 인민은행이 조만간 지급준비율 인하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는 중소기업 지원 확대와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해 내수 진작을 도모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 대응과 수출 회복세가 증시를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21일에는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발표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이 시행한 사전 조사에서 시장 전문가 31명 중 27명(87%)은 동결을 예상했다. 나머지 4명은 5년 만기 LPR이 0.10~0.1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봤다.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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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공장 찾은 中서열 6위 "모든 파트너와 협력"
중국공산당 공식 서열 6위인 딩쉐샹 부총리(사진)가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을 전격 방문했다. 미·중 관세전쟁으로 미국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가속기 등의 중국 수출을 통제한 가운데 삼성을 비롯한 주요 무역 파트너에 연대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18일 중국 국무원에 따르면 딩 부총리는 14~16일 산시성 기업을 시찰하면서 삼성전자 시안 공장을 찾았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점유율 33.9%) 낸드 업체로, 시안 공장은 삼성 낸드 생산량의 40%를 담당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중국공산당은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이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다. 딩 부총리는 7명 중 서열 6위로, 중국 첨단기술 전략을 총괄하는 중앙과학기술위원회 주임을 겸하고 있다. 딩 부총리는 2013~2022년 시 주석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최측근으로 분류된다.딩 부총리는 삼성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수록 중국의 개방 의지는 더 확고해진다”며 “중국은 모든 파트너와 협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로 보완적인 장점을 강화하고, 상호 이익과 ‘윈윈’을 실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중국 최고지도부가 삼성 시안공장을 찾은 것은 2019년 권력 서열 2위인 리커창 총리의 방문 이후 6년 만이다. 딩 부총리 방문은 AI산업의 전략 물자이자 미·중 관세전쟁의 핵심인 반도체 분야에서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화웨이 등 중국 주요 정보기술(IT)기업에 AI 가속기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HBM은 2세대인 HBM2로,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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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티계 스타벅스 될래"…美증시 데뷔날 49% 치솟은 회사
미·중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밀크티 브랜드 차지(Chagee)가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차지는 17일(현지시간) 나스닥에 'CHA'라는 종목명으로 상장해 거래를 시작했으며, 주가는 한때 49%까지 치솟았다.미국 경제 매체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차지는 상장 첫날 약 15% 상승한 32.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49%까지 오른 주가는 오후 들어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차지는 전날 공모가를 주당 28달러로 책정했는데, 이는 예측 범위(26~28달러)의 최상단이었다. 차지는 1470만 주의 미국예탁증서(ADS)를 매각해 약 4억1100만달러(약 5844억 원)를 조달했다.IPO 리서치 업체 르네상스캐피털에 따르면, 이번 상장은 지난해 5월 중국 전기차 업체 지커가 4억1100만달러를 조달한 이후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차지의 기업가치는 50억달러를 넘어섰다.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장준제는 30세에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그는 차지 지분 19.9%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가액은 약 11억달러에 이른다.차지는 2017년 설립 이후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에 64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장 CEO는 스타벅스를 롤모델로 회사를 키웠다. 차지는 지난해 매출 17억달러, 순이익 3억445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웨스트필드 센추리시티 쇼핑몰에 첫 미국 매장을 열 예정이다.차지의 IPO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클라나, 스텁허브 등 다른 IPO 추진 기업들은 최근 증시 급락으로 상장 계획을 연기한 바 있다.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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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MD·인텔도 中 수출 금지…젠슨 황은 딥시크와 회동
미국 정부가 AMD와 인텔의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칩까지 대중(對中)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며 중국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미국은 반도체를 넘어 원유 등 전방위로 ‘중국 봉쇄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AMD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에서 “MI308 AI 칩이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됐다”며 “수출 허가가 보장되지 않는 만큼 8억달러(약 1조1000억원)에 달하는 재고 및 계약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고성능 AI 칩에 대해 중국 수출 시 별도 허가가 필요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인텔의 가우디 시리즈와 엔비디아 H20도 수출 규제 대상이다.이 같은 반도체 규제 강화는 단순한 기술 통제를 넘어 미국의 국가 안보 전략과 직결돼 있다. 이날 미국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에 대해 “미국 기술을 활용해 스파이 활동과 기술 절취를 할 수 있다”며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했다. 보고서는 딥시크가 중국 정부와 긴밀히 연계돼 있다고 봤다. 딥시크를 주도하는 량원펑이 중국 국영 연구 기관 ‘저장성연구소’와 연관돼 있으며, 딥시크는 사용자 데이터를 중국 당국에 전송하고 중국 법률에 따라 정보 검열과 조작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또 싱가포르 법인을 통한 우회 수출 가능성, 중국 이동통신사 및 바이트댄스와 연계된 정황을 지적했다.특위는 “딥시크가 엔비디아 칩을 최소 6만 개 보유하고 있다”며 엔비디아에 2020년 이후 아시아 국가에 AI 칩을 499개 이상 판매한 내역을 4월 30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엔비디아는 “모든 수출 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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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대중 관세 245%"…中 "국제적 농담" 일축
미국 백악관이 15일(현지시간) 대중국 관세율을 ‘245%’로 표기한 자료를 홈페이지에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는 ‘국제적 농담’이라고 일축했다.백악관은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팩트시트(보도설명자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4월 2일)에 모든 국가에 관세를 부과한 뒤 75개국 이상이 미국과의 새 무역협정을 논의하기 위해 연락해 왔다”며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 개별적으로 부과한 높은 관세는 중단(유예)됐다”고 밝혔다. 이어 “보복 조치를 취한 중국은 이제 최대 245% 관세에 직면했다”고 했다.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지난 1월 출범 이후 중국산 수입품에 매긴 총관세율이 145%라고 밝혔는데, 이날 올린 자료에는 관세율이 100%포인트 높은 245%로 표시된 것이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미 언론에서는 백악관이 게시한 ‘최대 245%’ 관세율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부터 부과된 기존 관세까지 합산한 것이며 일부 품목에만 적용되는 관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에 수입되는 중국산 주사기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부터 100% 관세가 부과됐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 물린 145% 관세를 더하면 총관세율이 245%로 올라간다.다만 이렇게 계산하는 관세는 품목별로 천차만별이다. 아동도서는 중국산이라도 현재 관세율이 0%다. 노트북은 트럼프 대통령이 2, 3월 펜타닐 원료 수출을 이유로 매긴 20% 관세만 적용된다. 장난감은 ‘펜타닐 관세’ 20%에 지난 9일 추가된 대중 상호관세 125%를 더한 145%가 최종 관세율이다.중국 신화통신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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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에 달러 약세…美 신뢰 잃어가고 있다는 신호"
“최근 달러 약세는 미국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월가의 베테랑 투자전략가 에드 야데니는 15일(현지시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미 국채 가격이 급락(국채 금리 급등)하고 달러 가치가 하락한 데 대해 이같이 경고했다.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9일 상호관세를 전격 유예한 결정적 배경으로 미 국채값 폭락이 꼽히는 가운데 시장에선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 돌아왔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채권 자경단은 정부 정책이 시장 원리에 어긋날 때 투매 등을 통해 시장에 경고를 보내는 투자자라는 의미로, 야데니가 1983년 처음 쓴 말이다.월가의 대표 리서치 회사인 야데니리서치의 대표인 그는 미국 국채 발행 규모가 커지면서 이를 흡수한 채권 자경단의 힘도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다고 했다. 야데니 대표를 화상으로 인터뷰했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한때 연 4.5% 수준까지 뛰었습니다.“올해 미 국채 금리가 연 4.25~4.75%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봤습니다. 문제는 불과 하루이틀 사이에 (연 4% 미만에서 4.5%대로) 금리가 급등한 것이죠. 채권 자경단이 돌아왔고,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습니다.”▷채권 자경단은 정확히 누군가요.“모든 채권 투자자가 곧 채권 자경단이 될 수 있습니다. 개인이든 정부든 말이죠. 최근 워런 버핏도 주식을 대거 매도하고 (안전자산인 장기 국채 대신) 단기 국채에 투자했습니다. (장기 국채를 불신하는) 채권 자경단 같은 행동이죠.”▷미국과의 갈등 때문에 달러 자산이 동결될까 봐 두려워하는 나라도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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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중룽신탁, 청산 위기…'그림자금융' 구조조정 가속
중국의 대표 그림자 금융사인 중룽인터내셔널트러스트가 지급 불능 판정을 받고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모회사 중즈엔터프라이즈그룹의 유동성 위기에서 촉발된 연쇄 부실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룽의 자산관리인 역할을 맡은 중신트러스트와 건신트러스트는 최근 중룽이 사실상 파산 상태라고 보고 규제당국에 청산 계획안을 제출했다. 당국의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그림자 금융 정비’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그림자 금융은 전통 은행권 밖에서 운영되는 금융 중개 활동을 일컫는다. 중국에서는 주로 신탁사, 자산관리사 등이 고소득자와 법인에서 자금을 모아 부동산 개발, 지방 정부 프로젝트 등 고위험 분야에 투자해왔다.중룽은 2022년 기준 자산 7860억위안(약 1080억달러)을 운용하며 신탁업계에서 자본금 기준 3위에 오른 대형 업체다. 하지만 2023년 말부터 여러 신탁 상품에서 지급을 중단하며 감독 대상에 편입됐고, 현재까지 2500억위안(약 48조원) 규모 상품이 디폴트 처리됐다. 피해자는 개인 3만 명, 기관 2000곳이 넘는다. 블룸버그는 “비상장사로 공모채도 없는 중룽은 투자자 보호 장치가 사실상 전무하다”며 “파산이 확정되면 수년간 이어질 청산 절차 속에 투자금 회수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중즈그룹은 이미 지난해 공식적으로 파산 신청을 했다. 중룽은 그룹 내 핵심 자회사로, 모기업의 유동성 위기가 계열사 부실로 이어진 대표 사례다. 당시 중즈 사태는 중국 자산운용업계 전반에 충격을 주며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이번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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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전쟁에 위안화 약세까지…불안한 중국인들, 金 사재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관세 정책 여파로 불안 심리가 고조된 중국 투자자가 안전자산인 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달 들어 중국의 실물 기반 금 상장지수펀드(ETF)로 흘러간 자금은 올해 1분기 전체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15일 세계금협회(WGC)의 존 리드 수석시장전략가는 SNS에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중국의 금 ETF 보유량은 29.1t 증가했다”며 “이는 1분기 전체 유입량인 23.5t을 뛰어넘는 수치”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미국 상장 금 ETF 유입량은 27.8t에 그쳤다. 리드 전략가는 “올 1분기는 미국 관세 정책과 서방 투자자의 금 ETF 매수세가 자금 흐름을 주도했다면 2분기에는 중국 투자자의 강한 매수세가 시장을 이끌 수 있다”고 분석했다.이는 최근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중국 투자자의 불안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발표한 후 위안화 가치는 이날까지 약 0.6% 하락했다. 9일 위안·달러 환율이 7.3499위안에 달해 2007년 11월 이후 위안화 가치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국 투자자 사이에서 자산 가치 하락 우려가 커져 지정학적·경제적 리스크에 대한 대표적 헤지 수단으로 보는 금을 통한 위험 회피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중국 내 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프리미엄도 급등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금 프리미엄은 런던 금값 대비 1%로 올라 1주일 전(0.2%)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현지 거래업자들은 트로이온스당 24~54달러의 프리미엄을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제 금 거래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주간 글로벌 금 관련 은행들이 중국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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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혼란에 中 버티기까지…꼬이는 트럼프 관세전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이 꼬이고 있다. 전방위적 관세 부과를 두고 시장 반발이 거세지는 데다 관세 전쟁의 핵심 타깃인 중국이 예상 밖으로 강하게 버티면서다. 시장 불안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율을 수시로 바꿔 오히려 시장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 오락가락 관세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에게 반도체 관세를 “머지않은 미래에 시행할 것”이라며 반도체 관세율은 “다음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달 11일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PB)과 백악관이 반도체와 스마트폰에 관세가 면제된다고 밝혀 언론에서 ‘관세 전쟁에서 후퇴했다’는 반응이 나오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면제는 전혀 발표된 바 없다”고 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에 상호관세를 적용하지 않는 대신 수입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처럼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기업과 소비자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관세 정책을 주먹구구식으로 밀어붙여 시장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그는 10일 57개국을 대상으로 10~49% 상호관세를 발효했다가 국채값이 폭락(국채 금리 급등)하는 등 시장이 충격을 받자 13시간 만에 중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했다. 그러면서 이 기간 기본관세 10%만 부과하겠다고 했다. 그 대신 미국에 보복관세를 매긴 중국에만 상호관세를 125%로 올렸다. 지난 2, 3월 펜타닐 원료 수출을 이유로 부과한 20% 추가 관세까지 합하면 중국에는 145% 추가 관세를 매긴 것이다.트럼프 행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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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압박에도 꿈쩍않는 시진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율 관세를 통해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 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응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3일(현지시간) CBS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대화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장은 아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중국은 협상을 원하고 있다”며 “전화를 기다릴 것”이라고 했지만 이렇다 할 연락이 없는 것이다.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은 혼선을 빚고 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이 지난 11일 “반도체와 스마트폰은 상호관세가 면제된다”고 공지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면제가 아니라 상호관세 대신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반도체 관세율을 다음주 발표하겠다”고 했다.뉴욕=박신영/베이징=김은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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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과 광물 쟁탈전 대비 나선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태평양 등 심해저에 매장된 망간단괴를 국가전략물자로 비축하도록 하는 행정명령 초안을 준비 중이라고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다(多)금속단괴’라고도 불리는 망간단괴는 망간 외에 니켈, 코발트, 구리 등 배터리 핵심 소재와 희토류 금속을 다량 함유한 고부가가치 광물이다. 수천m 이상의 심해저에서 수백만 년간 고압을 받아 둥근 덩어리로 뭉쳐지는 과정에서 형성되며 흑갈색을 띤다.이번 행정명령은 미국의 심해 채굴권 확보와 정련 인프라 투자 촉진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국장을 지낸 알렉산더 그레이는 “해저 광물 채취는 미·중 경제·안보 경쟁의 새로운 전선이 되고 있다”며 “미국 정부가 중국의 야심으로 위협받을 수 있는 분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필수”라고 강조했다.중국은 국제해저기구(ISA)를 통해 심해 채굴권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왔으며, 서태평양 심해저에서 망간단괴 등 광물자원을 채굴하기 위한 탐사와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희토류에 수출 제한 조치를 도입하는 등 전략광물을 경제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와의 광물협정 체결 추진 등 공급망 확보에 나섰다.이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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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무 "전자제품 상호관세는 제외…한달내 반도체 관세에 포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유예조치 및 대중국 상호관세율 상향 조치를 시행한 지 하루 만에 또 대규모 예외를 결정했다.미국 관세국경보호국(CBP)은 지난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특정 물품의 상호관세 제외 안내’를 공지했다. 제외 대상은 컴퓨터 및 데이터 처리 장비, 컴퓨터부품(그래픽처리장치 관련 부품 등), 반도체 제조 장비, 스마트폰 및 통신장비, 반도체 소자 및 집적 회로 등 20개 항목이다. 2일 상호관세 발표 당시 예외 대상으로 공시한 반도체 칩 관련 항목과 함께 스마트폰, 노트북 등이 새로 포함됐다. 이 조치는 5일 0시 이후 수입분부터 소급 적용된다. ◇“美 관세장벽에 구멍”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가지 항목의 미국 수입 규모는 지난해 기준 3900억달러에 달한다. 이 중 1010억달러어치가 중국산이다. 중국 스마트폰 수입 규모는 417억달러 수준이다. 중국에서 수입되는 전체 물량의 9%를 차지한다. 컴퓨터 및 유사 기기 수입액도 367억달러에 이른다. 전체적으로 관세 면제 대상은 지난해 중국 수입품의 약 22%에 달한다. 중국을 상대로 한 125% 상호관세 부과 계획에서 5분의 1이 벌써 ‘열외’ 처리된 것이다.제러드 디피포 랜드중국연구센터 부소장은 “미국의 관세장벽에 큰 구멍을 내는 것”이라면서도 “애플 같은 기업과 소비자들이 가격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예외조치를 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애플 등 미국 빅테크의 로비가 상당한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 상호관세 발표 후 애플 주가는 크게 출렁였다. 애플은 아이폰의 87%, 아이패드의 80%, 맥 노트북의 약 60%를 중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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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넷플릭스 등 대형주 릴레이 실적 발표
미국 뉴욕증시는 14~17일 한 주간 백악관의 관세 정책에 따라 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교역국의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중국에도 관세를 더는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미국 정부가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일부 품목을 제외했다는 것도 투자자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모든 교역국을 대상으로 한 10% 보편관세가 여전히 남아 있고,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시작도 못 한 것은 변수다.에버코어ISI에 따르면 중국은 애플 아이패드의 80%, 맥 컴퓨터의 절반 이상을 생산한다. 미국의 전자제품 제조 인프라가 불충분한 만큼 트럼프가 전자제품에는 앞으로도 쉽게 관세를 부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었다.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글로벌기술리서치 총괄은 “이것은 기술기업 투자자에겐 꿈 같은 시나리오”라며 “반도체와 스마트폰이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중국 관세 부과 판도를 바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이번주에는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트럼프 관세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것은 2분기 실적인 만큼 시장은 1분기 기업 실적보다 실적 가이던스에 더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팩트셋에 따르면 시장은 2025년 기업 이익이 10.7%, 2026년에는 14.1%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는 골드만삭스(14일), 씨티그룹·뱅크오브아메리카·유나이티드항공(15일), 넷플릭스·아메리칸익스프레스(17일) 등이 예정돼 있다. 18일은 ‘성금요일’을 맞아 미국 금융시장이 휴장한다.뉴욕=박신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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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만 빼고…트럼프 관세폭격 '일단 멈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유예 기간 중 모든 나라에 10% 기본관세만 물리기로 했다. 다만 미국에 보복관세를 매긴 중국에는 추가 관세율을 104%에서 125%로 높이겠다고 했다. 관세전쟁이 결국 중국 때리기에 맞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중국이 세계 시장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대중 관세율을 125%로 즉각 올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에 보복하지 않은 다른 국가에는 90일간 상호관세 적용을 일시 중지하고 이 기간에 10% 관세율을 즉각 적용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상호관세는 당분간 25%에서 10%로 낮아졌다. 상호관세 발효 13시간 만에 나온 유예 조치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후 계속해온 ‘관세 드라이브’를 사실상 처음으로 멈춘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 상호관세를 유예한 이유에 대해 “75개 이상의 국가가 무역장벽과 관세, 환율 조작 등의 주제를 협상하기 위해 미국 대표들에게 연락해 왔다”고 했다. 협상을 위해 상호관세를 유예했다는 것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협상을 요청한 각 나라와 맞춤형으로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 직접 참여하고 싶어 해 유예한 것”이라고 했다. 또 “처음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었다”고 했다.하지만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효한 뒤 주식시장이 폭락한 데 이어 미국 국채 가격까지 급락(국채 금리 급등)하자 지지층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온 게 관세 유예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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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값 폭락이 결정타 됐나…트럼프 "사람들 불안해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를 멈춰 세운 결정적 요인으로 미 국채값 폭락(국채 금리 급등)이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상호관세 유예 배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나는 국채 시장을 보고 있었다”며 “사람들이 좀 불안해하더라”라고 밝히면서다.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7일만 해도 연 3.886%로 떨어졌는데 이날 상호관세 발표 직후엔 연 4.516%까지 뛰어올랐다. 주식시장 폭락 땐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따라 미 국채 가격이 오르고 금리는 떨어지는 게 일반적인데 정반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이를 두고 미 국채 1, 2위 보유국인 일본과 중국 중 한 곳이 국채를 판 것 아니냐는 루머가 돌았다. 찰스 가스파리노 미국 폭스뉴스 기자는 이와 관련, SNS에 “자산운용사에 따르면 미 국채를 대거 매도한 주체는 중국이 아니라 일본이었다”고 했다. 시장에선 일본이 팔았다면 정부가 아니라 기관투자가가 매도 주체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팔면 트럼프 행정부와 관계가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미 국채를 팔 순 있지만 이 경우 국채 가격 하락으로 중국도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트럼프 대통령이 미 국채 가격 폭락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미 국채 금리가 연방정부 재정적자부터 미국인의 모기지 금리까지 전방위적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미 연방정부 부채는 35조4600억달러(약 5경1800조원)에 달한다. 미 정부가 지난해 국채 이자로 지급한 금액만 1조3000억달러나 된다. 국채 금리가 올라가면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주식시장 급락 때만 해도 “버티라”고 한 트럼프 대통령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