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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을락 말락…中 '회색지대 전술'로 대만해협 넘본다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새 비행 항로 개통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대만이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반대해온 항로다. 친미·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을 압박하는 성격으로, 일각에선 중국이 ‘회색지대 전술’을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무력 충돌과 전쟁으로 확대되지 않을 정도로만 도발해 안보 목표를 이루는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中, 대만해협 주변 새 항로 개통7일 중국과 대만 매체에 따르면 전날 중국 민용항공국(CAAC)은 대만해협을 남북으로 연결한 M503 노선의 북쪽 가로 노선인 W121 항로 운항을 시작했다. 대만해협은 중국 남동부 푸젠성과 대만 사이를 가르는 길이 400㎞, 너비 150~200㎞의 좁은 바다다. 이 사이에 대만과 중국의 실질적 경계선인 중간선이 있다. 중간선은 1940년대 국공내전에서 패한 장제스의 국민당 정부가 대만으로 거점을 옮긴 뒤 양안(중국·대만) 충돌을 막기 위해 미국이 그은 비공식 경계선이다. 한국 및 북한의 서해와 동해 해상 경계선인 북방한계선(NLL)과 비슷하다.M503 항로는 이 중간선에서 중국 쪽으로 약 7.8㎞ 떨어져 있다. 이 항로에서 중국 본토 둥산·푸저우·샤먼을 가로로 연결한 것이 W121, W122, W123 항로다.중국은 2015년 일방적으로 이들 항로 개통을 선언했지만 대만은 민간 항공편 안전을 이유로 강력 반발했다. 이후 중국과 대만은 협상 끝에 M503 항로에서 중국 쪽으로 6해리(약 11㎞) 떨어진 절충 항로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W121·W122·W123 항로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하지만 지난해 친미·독립 성향이 강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중국은 작년 2월 절충 항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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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에 손잡나 했더니…中·EU 무역 갈등 더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가까워지는 듯했던 유럽과 중국이 다시 무역 갈등을 빚고 있다.지난 5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에리크 롬바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은 엑상프로방스에서 열린 한 경제포럼에서 “깡패 셋이 등장해 모든 규칙을 어기면서 게임판을 뒤엎고 얌전히 놀던 아이들을 괴롭힌다”며 미국, 러시아, 중국을 비난했다. 그는 특히 “특정 산업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50%를 초과하도록 생산능력을 유지하려는 중국의 정책이 우리 산업을 파괴할 것”이라며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수입품에 매기는 관세를 전기자동차와 철강뿐 아니라 산업 전 분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EU가 지난해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을 문제 삼아 최고 45.3%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 갈등이 시작됐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EU산 브랜디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시작하며 맞대응했다. 이달 4일 EU산 브랜디에 최종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향후 5년간 27.7~34.9%의 반덤핑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중국은 EU 농산물에 압박도 이어갔다. 지난달 EU산 돼지고기를 겨냥해 착수한 반덤핑 조사 기한을 올해 12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아직 돼지고기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양측 갈등은 최근 무역 협력 논의와 다른 모습이다. 올해 들어 미국발 관세 전쟁을 계기로 양측은 밀착 행보를 보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4월 방중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에게 “중국과 EU가 힘을 합쳐 ‘일방적 괴롭힘’을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5월 유럽의회 의원에게 내린 제재를 4년 만에 해제했다. 유럽의회도 4월 중국 대상 제재를 해제하는 논의가 최종 단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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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75조원 中 조선사 등장…긴장하는 韓
중국의 1·2위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주식유한회사(중국선박)와 중국선박중공주식유한회사(중국중공)의 합병 논의가 시작된 건 2019년이다. 중국 조선사 간의 과열된 수주 경쟁이 ‘조선 굴기’의 걸림돌이 된다는 위기의식에서다. 대규모 상선에 특화한 중국선박과 방위산업 분야에 집중된 중국중공 간 기술적·조직 문화적 체질 차이가 해소되지 않고 중국 조선사들의 수주도 이어지자 5년간 합병 논의는 지지부진했다.하지만 지난 5일 중국선박이 중국중공을 흡수합병하는 안이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 심사를 통과하면서 글로벌 조선업계의 ‘공룡 기업’ 탄생이 확정됐다. 글로벌 선박 시장의 ‘피크아웃’ 논란이 일자 합병을 미룰 수 없다고 계산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조선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업계에선 한국이 비교우위가 있는 고부가가치 선종 위주의 사업 재편을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공룡 조선사 탄생 임박중국선박 산하엔 장난조선, 와이가오차오조선, 중촨청시, 광촨국제 등 4개 조선사가 있다. 중국중공은 다롄조선, 우창조선, 베이하이조선 등 3곳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이들 기업은 각각 154척, 102척의 선박 주문을 수주했는데, 전 세계 조선소가 체결한 물량의 약 17%에 해당한다.합병을 통해 설립되는 중국 조선사는 세계 조선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거대 조선 기업이 된다. 수주량은 물론 자산 규모와 매출, 영업 수익 등에서도 모두 세계 1위가 된다. 지난해 이들 두 회사 영업이익은 1000억위안(약 18조원)으로 국내 조선 3사(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을 모두 합친 금액(1조4115억원)보다 12배 많다.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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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증시…6월 소비자물가, 하락세 이어질 듯
이번주 중국 증시의 핵심 변수는 오는 9일 공개되는 중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미국과의 재협상 물꼬가 트였지만 무역전쟁 이후 중국 경제 전반에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력이 짙다. 중국의 5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0.2%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6월에도 하락세가 이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소비 지출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어서다.같은 날 발표되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증시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PPI가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제조업 수요 부진으로 기업 수익성이 나빠질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철강, 기계, 화학 등 경기민감 업종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PPI 하락이 지속되면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만큼 중국 정부가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질 수 있다.12일에는 6월 수출·수입과 무역수지가 발표된다. 수출 감소폭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면 글로벌 수요 부진이 중국 제조업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디플레이션 공포와 맞물려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강해지면 증시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반면 수출 감소폭이 둔화하거나 예상보다 양호하면 ‘최악의 국면은 지났다’는 바닥론이 부각돼 단기 반등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이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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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戰 속내 드러낸 中 "러 패배, 원치 않아"
왕이 중국 외교장관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패배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SCMP에 따르면 왕 장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회담하면서 “러시아가 패하면 미국이 중국을 전면 압박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패배를 원치 않는다고 했다. 이는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당사자가 아니다”고 밝혀온 중국의 기존 입장과 상충한다. 다만 왕 장관은 “만약 중국이 실제로 지원했다면 전쟁은 이미 끝났을 것”이라며 군사·재정 지원 의혹을 부인했다. 왕 장관의 발언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가 전략적으로 유리하다고 보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우크라이나 전쟁은 EU와 중국 관계가 마찰을 빚는 요인 중 하나다. EU는 중국이 러시아에 군수용과 민수용으로 모두 쓸 수 있는 ‘이중용도’ 품목을 공급한다고 비판해왔다. 반면 중국은 이를 부인해왔다.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의 근본 원인이 제거될 때까지 전쟁 목표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제안을 퇴짜 놓은 것이다.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3일 밤부터 4일 새벽까지 총 550대의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최대 규모로 공습을 퍼부었다고 밝혔다.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통화한 직후 이뤄졌다.이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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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戰 본 대만, 드론 무기화 속도
대만이 중국의 잠재적 위협에 대비해 본격적으로 ‘자폭 드론’ 생산에 나섰다. 목표물을 타격한 뒤 스스로 폭발하는 자폭 드론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 현대전에서 저비용·고효율 무기로 주목받고 있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 대만 국책 방산 연구소인 국가중산과학연구원(NCSIST)이 현지 드론 업체 선더타이거와 공동으로 개발한 소형 자폭 드론 ‘오버킬’의 실사격 시험과 인증을 최근 마쳤다고 보도했다. 오버킬에는 미국·독일 합작 소프트웨어 기업 오테리온의 인공지능(AI) 기반 공격 시스템과 카메라가 장착됐다. 이 시스템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해군 자산, 참호, 레이더 등을 파괴하는 데 투입돼 큰 전과를 거둔 드론과 동일한 모델이다.이 같은 자폭 드론 개발은 대만이 중국의 군사 압박에 대응해 AI 무기 역량을 신속히 강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최근 NCSIST와 오테리온은 중장기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으며, 앞으로도 자폭 드론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선더타이거는 오테리온과 드론 소프트웨어 최대 2만5000대분에 달하는 구매 계약도 맺었다.다만 대만은 3년 전부터 군사용 드론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성과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대만 정부 산하 싱크탱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드론 생산량은 1만 대 미만으로, 2028년 목표치의 6%에 그쳤다.한편 미국도 드론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국방 예산안에서 F-35 스텔스 전투기 구매를 줄이는 대신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 확보에 예산을 집중하기로 했다.이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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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어제 중국과 합의문에 서명…인도와 조만간 거대한 합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중국과의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감세 등 자신의 국정 주요 의제를 반영한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 입법을 촉진하기 위해 개최한 행사에서 "우리는 어제 막 중국과 서명했다"며 "막 중국과 서명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중국과의 합의를 만들었다는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양국이 스위스 제네바, 영국 런던에서 회동해서 협의한 내용을 담은 합의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양국 협상단은 앞서 두 차례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낮추고, 중국의 희토류 수출을 제한적으로 재개하며, 미국은 중국 유학생의 비자발급 등을 완화한다는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일부 거대한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며 "다가오는 합의로는 아마도 인도 시장을 개방하는 매우 큰 합의를 인도와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과 관세협상을 마친 데 이어 인도와도 협상 결과물을 조만간 내놓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는 7월8일 만료되는 상호관세 90일 유예조치와 관련해 연장 여부를 질문받자 "아마도 연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덧붙였지만, 백악관 내에서 연장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의 통상협상단은 26일까지 관세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후 첫 협상이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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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기술패권 전쟁…'차이나 테크' 선봉장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 등 첨단 분야에서 ‘차이나 테크’의 굴기가 매섭다.자산운용사들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지난 5월 이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8개를 상장했다. 종류별로 ‘KODEX 차이나테크TOP10’ ‘TIGER 차이나테크TOP10’ ‘PLUS 차이나AI테크TOP10’ 등은 중국의 대형 기술주 10개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 샤오미, 텐센트, 알리바바, 비야디(BYD) 등을 편입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테마에 투자하는 ETF는 ‘TIGER 차이나휴머노이드로봇’과 ‘KODEX 차이나휴머노이드로봇’ 두 개다. 유비테크로보틱스 등 일부를 제외하면 일반 투자자에게 생소한 기업이 많다.지난 17일 상장한 ‘TIGER 차이나AI소프트웨어’는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업에만 투자한다. 같은 날 상장한 ‘TIGER 차이나글로벌리더스TOP3+’는 중국의 대표 수출 테크기업 10곳에 투자하며 알리바바, 샤오미, BYD 집중도가 높다. ‘TIMEFOLIO 차이나AI테크액티브’는 이들 중 유일하게 액티브 전략을 활용한다.모두 차이나 테크에 투자하는 ETF지만 구성 종목의 성격과 비중에 차이가 있다. 단순히 브랜드와 시가총액만 보고 선택하기보다 구성 종목과 비중을 살펴보고, 일정 기간 성과를 지켜보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형주를 많이 편입한 ETF라면 더욱 그렇다.중국의 내수경기가 아직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청년 실업과 부동산 가격 하락세도 중국 정부의 큰 골칫거리다. 그런데도 첨단 기술 생태계는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알리바바 AI 모델 ‘큐원(Qwen)’은 애플의 아이폰에 들어간다. 화웨이는 AI 반도체를 개발해 자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에 공급한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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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뒷마당' 중남미서 존재감 키우는 中…항만 31곳에 영향력
중국 기업이 중남미 지역에서 운영하거나 건설에 참여한 항만만 31곳에 달한다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밝혔다. 중국이 미국 뒷마당인 중남미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CSIS 보고서를 인용해 중남미 내 31개 항만이 중국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기존에 파악한 것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라고 CSIS는 지적했다.보고서는 이 중 킹스턴 항만을 ‘서반구에서 가장 위험한 항만’으로 지목했다. 중국 국유기업 차이나머천츠포트가 항만을 운영하고 있어서다. 멕시코 만사니요, 베라크루스도 중국의 영향력이 큰 항만으로 분류됐다. CSIS는 “만사니요와 베라크루스 항만이 마비되면 미국 경제에 각각 하루 1억3400만달러, 6300만달러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항만은 미국과의 무역량, 미국 해군 활동 빈도, 미국 군사 시설과의 거리, 전략적 요충지와의 인접성 등 다양한 항목에서 미국에 미치는 위험도가 큰 것으로 평가됐다.미국 정부는 이런 상황을 예의주시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파나마 운하 항만이 중국 기업에 장악돼 있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따라 홍콩계 CK허치슨은 파나마운하의 핵심 항만인 발보아 항만과 크리스토발 항만 운영권을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에 매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계약이 미뤄졌다. 중국 관영 매체 대공보는 이 매각 건과 관련해 “중국인을 배신한 비굴한 굴복”이라고 비난했다. 헨리 지머 CSIS 연구원은 “중국의 반응만 봐도 항만 통제권이 단순한 물류 차원을 넘어 전략적·정보적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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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디지털 격차' 키운다
인공지능(AI)이 국가 간 새로운 ‘디지털 격차’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가 AI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컴퓨팅 파워를 가진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로 양분돼 국가 간 새로운 의존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를 인용해 미국과 중국이 각각 26개, 22개의 AI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연합(EU)은 28개로 집계됐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인도(5개), 한국과 일본(각 4개) 등이 25개 AI 센터를 뒀다. 반면 AI 센터가 없는 곳이 150개국이 넘는다.AI 데이터센터를 건설 및 운영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 소비량이 많고 규모가 크며 건설에만 수십억달러가 든다. 무엇보다 핵심 기술인 엔비디아 칩은 비싸고 구하기도 어렵다. NYT는 이 같은 불균등한 분배가 세계를 미국과 중국에 의존하는 국가로 나누고 있다고 꼬집었다.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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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압박 줄겠지만…셈법 복잡해진 中, 원유 수입 '직격탄'
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에 미국이 직접 군사 개입을 하면서 중국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중동은 중국의 에너지 수급과 외교 전략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중국은 전체 원유 수입의 절반을 잃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반면 일각에선 미국의 외교·군사 자원이 중동으로 분산돼 남중국해, 대만 해협 등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이 해양 패권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원유 수입·일대일로 차질 우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이번 중동 갈등이 중국 안보·외교 전략에 구조적인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그동안 중동에 쏟아온 경제적 이해관계를 감안하면 파급 효과가 클 것이란 진단이다. 쉬웨이쥔 화난이공대 연구원은 “중동의 불안정은 중국의 대외 투자와 공급망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은 중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절반 이상이 통과하는 핵심 해로로, 봉쇄될 경우 에너지 수급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도 큰 충격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중국은 이란과 긴밀한 경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2023년 기준 중국의 대이란 직접 투자는 3억2200만달러, 누적 투자액은 39억달러를 넘어섰다. 2024년 양국 간 교역 규모는 133억7000만달러로, 중국은 44억9000만달러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이에 따라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강화되면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 등 국유기업이 이 같은 제재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2023년 중국의 중재로 성사된 사우디아라비아-이란 국교 정상화도 이번 사태로 무력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란이 중국의 손을 벗어나면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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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中과 정상회담…최대 과제는 희토류
유럽연합(EU)이 다음달 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산 희토류와 핵심 광물에 대한 접근성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로이터통신은 19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다음달 24~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EU·중국 정상회담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리창 총리와 각각 회동하며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한 EU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EU는 중국에 희토류 수출 허가 부여 기간을 연장하거나 EU로 수출되는 물량에 대한 허가제를 철폐해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4월 초 중국은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희토류 수출 허가를 늦추는 방식으로 통제에 나섰다. 이에 따라 유럽 자동차업계는 부품 조달 차질과 생산 지연 우려에 직면했다.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EU 기업을 대상으로 희토류 수출 허가를 신속히 처리하는 ‘패스트트랙’을 도입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전체 신청 건수의 절반 이상이 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세관 자료를 분석한 결과 5월 중국의 희토류 자석 수출량은 전년 동월 대비 74% 감소한 1200t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수출 규모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 2월 이후 가장 적었다. 이 같은 수치는 중국이 희토류 자석 수출 규제로 수출량을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예라고 WSJ는 설명했다.이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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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비트코인 채굴기 관세 피해 美서 생산
중국 3대 비트코인 채굴기 제조업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에 대응해 미국 내 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있다.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비트메인, 카나안, 마이크로비티는 미국에서 채굴기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들 3사는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기의 90% 이상을 공급하는 상위 제조사다. 이 중 최대 기업인 비트메인은 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 재선을 계기로 미국 내 생산을 시작했다.카나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고율 관세를 발표한 이후 미국 내 시험 생산에 착수했다. 마이크로비티는 성명을 내고 “관세 영향을 피하기 위해 미국 현지화 전략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하지만 미국 내 비트코인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비트코인 채굴기 제조사 아우라딘의 산제이 굽타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30% 이상이 북미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채굴 하드웨어의 90% 이상은 여전히 중국산”이라고 지적했다.암호화폐 법률 분야 미국 변호사 존 디턴은 “중국이 공급을 제한하면 비트코인의 안정성을 방해하고 미국 투자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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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시총 1위서 3위로 힘 못쓰는 마오타이
‘중국 증시 풍항계’로 여겨지는 최고급 바이주 제조사 구이저우마오타이의 주가가 좀처럼 힘을 못 쓰고 있다. 당국이 ‘사치 금지령’을 내리면서 고가의 주류 수요가 크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구이저우마오타이는 19일 상하이증시에서 0.07% 오른 1426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상하이종합지수가 3.05% 상승한 반면 구이저우마오타이는 4.17% 하락했다. 경기 둔화와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말까지 중국 증시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지킨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이달 16일 3위로 주저앉았다.마오타이는 중국 접대용 고급술 브랜드로 경기가 좋고 소비심리가 살아나면 수요가 늘고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반부패 정책을 강화하면서 고급술 수요가 크게 줄었다. 2025년산 마오타이 한 병의 도매가격은 이날 기준 1930위안(약 37만원)으로 2021년 2월 호황기(4000위안) 당시 가격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실적도 주춤하다. 2023년과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8.0%, 15.4% 증가했는데, 올해 1분기엔 전년보다 10.54% 늘어나는 데 그쳤다. 회사 측은 올해 매출 증가율 목표치를 9%로 하향 조정했다.조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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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모너핸 "中 소비자 지갑 연다…텐센트·안타스포츠 유망"
“코로나19 이후 은행에 현금을 쌓아두던 중국 소비자가 점차 소비를 늘리고 있습니다. 이젠 중국 소비 관련주에 주목해야 합니다.”게리 모너핸 피델리티자산운용 투자담당 디렉터(사진)는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20년 후반부터 4년 넘게 극심한 저평가를 받아온 중국 시장이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구가 14억 명에 달하는 거대 내수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 기회가 다가왔다는 설명이다.중국 경기 및 증시가 살아날 것으로 본 근거는 세 가지다. 이구환신(새 제품 교체 지원) 등 정부 차원의 소비 진작책이 시행되고 있고, 부동산 시장이 안정됐으며, 시장에 현금이 풀리고 있다고 했다.모너핸 디렉터는 “중국 중산층의 소비 성향을 고려해 개별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 부문에서 이뤄지는 ‘디지털 퍼스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고령화에 따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고 했다. 과거와 같은 단순 상품 구매가 아니라 경험을 위한 소비를 늘리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모너핸 디렉터가 주목하는 종목은 텐센트와 안타스포츠, 비야디(BYD) 등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광고 같은 주력 사업 모델을 개선하고 있다는 점에서 텐센트를 높게 평가했다. 텐센트는 올해 1분기 마케팅 부문 매출을 작년 동기 대비 20% 늘렸다. 개별 소비자에게 특화한 광고를 적극적으로 노출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아크테릭스, 살로몬 등 유명 스포츠 브랜드를 보유한 안타스포츠의 성장성도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 내 ‘경험 소비’가 확대되며 스포츠·레저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