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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설계, IoT·전장 수요로 기지개…디자인하우스는 부진
지난해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서 대부분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의 실적이 회복됐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는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하는 가운데 연구개발(R&D) 투자가 늘어나 업체마다 명암이 엇갈렸다.1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모바일·자동차용 칩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돼 지난해 팹리스 실적이 개선됐다.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의 사물인터넷(IoT)이 확산한 영향이었다.제품이나 장치를 자동 조절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전문 업체인 어보브반도체는 지난해 팹리스 사업에서 매출 1580억원과 영업이익 19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 56% 늘었다. AI 기능을 적용한 MCU가 삼성전자와 LG전자 외에 샤오미, 레노보 등 중국 업체 사이에서도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지난해 국내 최대 팹리스인 LX세미콘도 전년보다 29% 증가한 16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다만 작년 매출은 1조8656억원으로 전년(1조9014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 회사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과 차량 전장 시스템을 제어하는 MCU를 설계하고 있다.스마트폰의 손떨림방지(OIS) 드라이브 집적회로(IC)를 설계하는 동운아나텍은 전년보다 24% 늘어난 1383억원의 매출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메모리 반도체 설계 전문인 제주반도체 역시 IoT 제품 수요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어난 162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이에 비해 팹리스 설계 도면을 파운드리 공정에 맞게 수정하는 디자인하우스들은 고전했다. 수요 회복으로 매출은 대체로 증가했으나 수익성은 나빠졌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식 파트너사인 가온칩스는 2·3나노 반도체 수요 확대로 매출이 2023년 636억원에서 지난해 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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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AI 스타트업 주의보…묻지마 투자 기승
‘가짜 인공지능(AI)’을 앞세워 투자자를 기만하는 기업이 많아졌다. AI 기술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는데 첨단 테크 기업인 것처럼 속여 투자금을 끌어들이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지난 11일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미국 뉴욕남부연방검찰청(SDNY)은 최근 온라인 AI 쇼핑 앱 네이트의 창업자 앨버트 새니저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네이트는 사용자가 메시지로 제품 사진을 보내면 AI가 자동으로 최적의 쇼핑 옵션을 찾아주는 기능으로 유명해진 스타트업이다.2018년 설립된 네이트는 AI 기술을 앞세워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포어러너벤처스 등 현지 투자자로부터 모금한 금액만 5000만달러(약 724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실제론 AI 기술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네이트가 주장한 AI 기술은 필리핀 콜센터 인력 수백 명을 동원해 수작업으로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가짜 AI를 앞세운 사례는 이 밖에도 많다. 2023년 미국 AI 기업 프레스토오토메이션은 ‘AI 드라이브스루 소프트웨어’로 주목받았으나 대부분 인간 수작업으로 구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AI 법률 기술 유니콘인 이븐업은 AI 기반 자동 판결 분석 서비스를 내세웠지만 대부분 업무를 인간이 맡아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AI 관련 서비스가 전혀 개발되지 않았는데 데모 영상 하나로 수십억원을 투자받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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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AI 시대에는 '공감 지능' 가져야 성공한다
인공지능(AI) 시대 인간에게 필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공감 지능 시대>는 이 질문에 ‘공감 지능’이라고 답한다.저자 김희연은 LG그룹 최초 여성 최고전략책임자(CSO)와 LG그룹 전자 계열에서 처음으로 여성 전략그룹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경영·AI 관련 칼럼니스트로 일하면서 롯데글로벌로지스 사외이사로 있다. 책에는 저자가 영어영문학과 출신 은행원에서 증권사 IT(정보기술) 애널리스트, LG디스플레이 임원까지 세 차례 전직을 거친 독특한 커리어에서 얻은 경험담과 교훈이 담겼다.<공감 지능 시대>는 AI 시대 인간은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AI는 데이터 속에서 답을 ‘찾는’ 존재고, 인간은 해답을 ‘만들어 내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런 역할을 하기 위해 공감 지능이 필요하다는 게 이 책의 요지다.저자가 말하는 공감 지능이란 데이터로 설명할 수 없는 맥락과 감정을 이해하고 더 나은 질문과 결정에 도달하는 능력이다. 책은 이 능력이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고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받아들이는 공감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자신이 지난 30여 년간 전혀 다른 업종을 옮겨 다니며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전문성이 아니라 사람을 들여다보는 태도에 있었다고 말한다.저자는 공감 지능을 키우는 세 가지 ‘눈’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일상을 관찰하고 그 속에서 가치를 발견하는 눈이다. 두 번째는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고 혁신을 준비하는 자세다. 마지막은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본질을 구별하는 시선이다. 이런 자세가 데이터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소비자들의 불편함과 인간 심리를 포착하고,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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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R&D에 35조원…美제재에도 더 강해졌다
“미국의 기술 제재가 강해질수록 우리의 기술 자립도는 높아질 뿐입니다.”(화웨이 관계자)2일 중국 베이징 하이덴구에 있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연구개발(R&D) 캠퍼스. 이곳은 미국의 관세 폭격에도 기술 자립화를 위해 최첨단 기술과 제품 개발로 분주했다. 삼엄한 통제 속에 R&D 캠퍼스는 대부분 접근 불가였다. 화웨이 관계자는 “세계 다양한 기관, 글로벌 기업과 협업 중인 프로젝트가 많아 정보 관리에 더욱 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D 캠퍼스 내 일부 공개된 7000㎡ 규모 컨벤션센터에 들어서자 스마트폰, 홈 디바이스부터 지능형 자동차, 혁신 물류센터, 인공지능(AI) 네트워크로 연결된 학교·병원까지 화웨이가 지향하는 미래 도시 청사진이 한눈에 들어왔다. 단순히 특정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업체가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기술 플랫폼 업체로 진화하고 있는 화웨이 사업 방향이 구현돼 있다.‘레드테크’(중국의 최첨단 기술) 선봉에 서 있는 화웨이는 미국의 대중 최첨단 기술 제재에 맞서는 ‘중국 기술 굴기’의 상징이다. 미국 상무부는 2019년 화웨이와 계열사 70여 개를 ‘블랙리스트’(수출 통제 목록)에 올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TSMC, 삼성디스플레이, 구글 등 해외 기업에 핵심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의존하던 화웨이엔 위기였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과감한 기술 투자로 5년 만에 핵심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자국산으로 바꿨다. 올 들어 세계 최초로 두 번 접는 폴더블폰 ‘메이트(Mate) XT’와 AI 영상 제작 기술 등을 잇달아 공개했다. 올해 초 가성비 기술 개발로 세계 AI업계를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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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소프트뱅크, 美에 1조달러 투자…AI 산단 만든다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 전역에 1조달러(약 1470조원)를 투자해 인공지능(AI) 적용 로봇을 활용한 산업단지 조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미국을 방문해 이런 내용이 담긴 ‘인더스트리얼 파크 구상’을 내놓는다고 발표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손 회장이 조만간 미국에서 인더스트리얼 파크 구상을 내놓고 미국 정부에 1조달러가 넘는 투자를 약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국 상대로 관세 인상을 예고한 데 따른 대응책이라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AI 로봇을 활용하는 공장을 지어 일본이 미국 제조업에 공헌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의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프트뱅크가 구상하는 산업단지에는 AI가 수요를 예측해 생산 라인을 설계하는 무인 공장 등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가 출자한 독일 로봇 기업의 기술을 도입하고, 자율 주행하는 인간형 로봇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AI 개발을 협력 중인 소프트뱅크는 대만 폭스콘을 산업단지 건설 구상에 합류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과거에 인간형 로봇 페퍼의 생산을 폭스콘에 위탁한 바 있다.소프트뱅크는 지난 1월 오픈AI, 오라클과 함께 미국 내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한 합작회사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향후 4년간 최대 5000억달러(약 735조원)를 투자하는 사업이다. 니혼게이자이는 “관세 인상을 계기로 미국 밖 대형 제조업체가 대미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며 “소프트뱅크는 AI 도입을 통한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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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AI·데이터센터 투자 꺾였다"…흔들리는 전력 인프라株
전력 인프라 관련 종목이 내리막을 타고 있다.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투자가 고점(피크)을 지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자 투자 수혜 기대가 꺾인 영향이다. 증권가에선 중장기적 수요를 볼 때 조정기에 저가 매수를 고려할 만하다고 보고 있다.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S일렉트릭 주가는 지난 한 달 동안 25.21% 빠졌다. 같은 기간 변압기 기업 일진전기는 9.96% 내렸고, HD현대일렉트릭은 6.39% 하락했다.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설비투자를 더 이상 늘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가 밀렸다. 전력 인프라 기업은 신규 전력 수요처인 AI 서비스가 확산하고 데이터센터가 많아질수록 매출에 유리하다.미국 투자은행(IB) TD코헨은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과 유럽에서 데이터센터 신규 임대 등 총 2GW(기가와트) 규모 데이터센터 투자 프로젝트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2GW는 150만~200만 가구가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지난 25일엔 중국 빅테크 기업 알리바바그룹의 차이충신 이사회 의장이 홍콩 HSBC 글로벌 투자 서밋 행사에서 데이터센터 투자 거품 가능성을 언급했다. 투자 피크 우려가 잇따라 일면서 전력 인프라주 투자심리도 식었다. 이들 종목은 작년 8월 ‘AI 거품론’이 떠올랐을 때도 일시적으로 주가가 빠졌다.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정을 과도한 반응으로 보고 있다. 일단 AI 투자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적다는 관측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데이터센터 수요 변동이 초고압 전력기기 시장에 주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중장기 성장성 둔화 우려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했다.AI 외에 전기자동차, 산업 자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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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관세 펀치'에 급락한 亞증시…韓은 '공매도 변수'까지 덮쳤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28일 일제히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2% 가까이 하락해 단숨에 2500대로 밀려났다. 전문가들은 크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격, 인공지능(AI) 반도체주 ‘버블’에 대한 불안감, 오는 31일 재개하는 공매도, 배당락 등 네 가지 악재가 증시를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파랗게 질린 아시아 증시코스피지수는 이날 1.89% 급락한 2557.98에 거래를 마쳤다. 2600선 위로 올라선 지 2주 만에 다시 2500대로 주저앉았다. 코스닥지수는 1.94% 하락한 693.76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월 2일(686.63) 후 약 3개월 만에 700선을 내줬다. 일본 닛케이225지수(-1.8%), 대만 자취안지수(-1.59%)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국내 증시에선 외국인 투자자가 매물을 쏟아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6421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162억원,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7881억원 등 현·선물 1조5464억원어치 를 내다팔았다.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자, 관세가 미국 경기를 짓누를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며 위험자산 투자 심리를 급속히 냉각시켰다. 다음달 2일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도 부과될 예정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신차의 45%를 수입하는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물가는 0.2~0.3%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며 “자동차 값이 올라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5%가량 줄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0.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한국을 비롯한 대미 수출국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국에 자동차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는 멕시코와 일본, 한국 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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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투수' 이해진 "위기를 기회로 삼아 소버린 AI 구축하겠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네이버만의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구축해나가겠습니다.”네이버 의장으로 복귀한 이해진 글로벌 투자책임자(GIO)는 26일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구글 등에 맞서왔던 지난 25년처럼 앞으로도 네이버만의 기술로 다양성을 확보해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빅테크의 AI 독점에 맞서 네이버만의 ‘소버린(주권) AI’를 구축해나가겠다는 얘기다. 중국발(發) ‘딥시크 충격’ 이후 글로벌 AI 패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은 가운데 네이버가 AI를 중심으로 재무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네이버는 이날 경기 성남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이해진 GIO와 최수연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했다. 이 GIO가 일선으로 복귀한 건 8년 만이다. 그는 2017년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 집단규제 기조에 따라 이사회에서 물러났고 이듬해엔 등기이사직도 내려놨다. 네이버의 국내 경영에서 손을 뗀 채 국외 시장으로 무대를 넓히는 GIO로 활동했다. 이날 이 GIO는 주총 직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의장직을 맡고 GIO직은 내려놨다.이 GIO는 이사회 의장으로서 AI 혁신에 힘을 싣겠다고&n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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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폭탄에 '美 예외주의'가 무너진다
나 홀로 독주를 이어가던 미국 경제와 증시가 주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전방위 관세 전쟁에 돌입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증시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월가에선 올해 초만 해도 ‘미국은 다르다’는 ‘미국 예외주의’가 득세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미 달러화도 약세를 보이고 미국으로 유입되던 글로벌 자금도 유럽과 중국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미국 예외주의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불안한 미국 경제 상황은 각종 지표에서 확인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4일 한때 103.95까지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월 20일 109.35와 비교하면 5% 가까이 하락했다. 트럼프 2기 출범 전의 강달러 기조가 깨진 것이다. 반면 한때 유로당 1달러가 깨질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며 약세를 보이던 유로화는 강세다. 최근 유로당 1.08달러대로 올라섰다.주식시장은 명암이 더 엇갈린다. 미국 증시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3.6% 하락했다. 지난해 23% 넘게 올랐지만 올해는 맥을 못 추고 있다. 반면 유럽 지역 시가총액 상위 600개 기업으로 구성된 스톡스유럽600은 올 들어 8.3% 상승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으로 18.1% 뛰었다. 지난해 전 세계 증시를 주름잡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메타 등 ‘매그니피센트 7’도 올해는 힘을 못 쓰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달러화와 미국 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인 것은 최근 25년 새 거의 없던 일이라고 보도했다.설상가상으로 자금 시장에서도 ‘탈미국’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모닝스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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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에 기회 있다…'韓美 빅샷' 창업 러시
글로벌 테크업계 ‘빅샷’이 인공지능(AI), 로봇, 우주·항공 등 딥테크 창업에 연달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2000년을 전후해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이 급성장할 때처럼 산업 패러다임 전환기에 일시적으로 열리는 ‘이노베이션 윈도(혁신의 기회)’ 시대가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 창업 나서는 ‘테크 고인 물’2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로켓 스타트업인 렐러티비티스페이스 직원들에게 자신이 회사 CEO를 맡게 됐다는 이메일을 최근 보냈다. 2017년 구글 회장에서 물러난 후 투자자로 활동해온 슈밋이 회사 경영에 나선 건 8년 만이다. 렐러티비티스페이스는 3차원(3D) 프린팅으로 로켓을 제작하는 회사다. 슈밋 CEO는 직원들과의 사전 미팅에서 회사 프로젝트에 강한 열정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도 최근 다이너토믹스라는 이름의 AI 스타트업을 설립했다. AI 모델로 실제 물리적 제품을 만드는 사업 모델을 구상 중이다. 오픈AI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미라 무라티, 오픈AI 공동창업자 일리야 수츠케버도 각각 AI 스타트업을 세웠다.테크업계 유명 인사의 창업이 이어지는 건 한국도 마찬가지다. 국내 유명 투자자인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는 리얼월드라는 이름의 로봇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 올라웍스 창업자인 류 대표는 인텔에 회사를 매각한 후 초기투자자로 활동해오다가 다시 창업에 나섰다. 김일두 전 카카오브레인 대표(오픈리서치 창업), 송기영 수아랩 창업자(홀리데이로보틱스 창업) 등도 각각 AI와 로봇 분야에서 새로운 회사를 차렸다. ◇‘이노베이션 윈도’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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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일선서 물러나는 김범수…'2년 비상경영' 마침표
카카오가 ‘비상 경영’을 마무리하고, 정신아 대표 단독 체제에 힘을 싣는다. 정 대표와 함께 CA협의체 공동 의장을 맡았던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사진)는 일신상의 사유로 물러나기로 했다. ‘카나나’라는 카카오의 인공지능(AI) 서비스 정수를 담은 별도 앱을 조만간 출시하기로 하는 등 ‘제2의 도약’을 위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포털 다음도 “맨땅에서 다시 시작”카카오는 13일 김범수 창업자가 CA협의체 의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건강상 문제가 크다”면서도 “정 대표 중심으로 AI 등 신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창업자는 카카오 그룹의 신규 사업을 발굴하는 싱크탱크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직책은 계속 맡기로 했다.‘문어발식 계열사 확장’이라는 비판에 대응하기 위해 2년 전 꾸린 경영쇄신위원회도 해산한다. 계열사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려고 구성한 CA협의체 산하 조직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사업 재편을 위한 청사진을 어느 정도 마련한 만큼 한시적 기구인 조직의 임무가 마무리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계열사는 2023년 5월 147개에서 올 3월 116개로 31개(21.1%) 감소했다.정 대표가 카카오의 미래를 위한 키를 쥔 만큼 의사결정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이날 카카오는 그룹 내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던 다음을 분사하기로 하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2023년 다음 사업 부문을 사내 독립기업(CIC)으로 만든 지 2년 만에 독립 경영을 추진하는 것이다.카카오 관계자는 “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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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AI로 돈을 버는 1%의 기업
2024년 노벨화학상의 주인공은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알파폴드’였다. 물론 상은 이를 개발한 연구진이 받았지만, 알파폴드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단백질의 구조를 밝혀냈다. 10년 이상 걸리던 단백질 3차원 구조의 분석과 예측 시간을 단 몇 시간으로 줄였다. 이로써 신약 개발과 생명공학에 일대 혁명이 일어나게 됐다.<넥스트 AI 비즈니스>는 AI가 이처럼 모든 분야에서 퀸텀 점프를 이뤄내는 현황을 면밀히 분석해낸 케이스 스터디북이다. 무엇보다 AI는 기존의 성공 방정식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딥시크가 세계 AI 생태계를 뒤흔들었듯, 모든 영역에서 신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공룡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2019년까지만 해도 스타트업에 불과하던 제약회사 모더나는 방대한 유전물질을 분석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코로나 백신 개발에 성공, 골리앗 기업 화이자를 이겼다.한국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AI를 활용해 창조적 혁신의 기회를 찾을 다양한 방법과 분야별 투자 포인트까지 제시하고 있다. CES 2025 혁신상 심사위원이자 산업통상자원부 AI 신산업 정책위원인 저자가 꼽은 AI 핵심 트렌드를 눈여겨볼 만하다.설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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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제3 딥시크 키울 것"…R&D투자 10% 확대
중국이 저비용·고성능 인공지능(AI) 모델인 딥시크의 등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연구개발(R&D) 분야 투자를 대폭 확대한다.5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올해 R&D 예산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3981억1900만위안(약 80조원)으로 발표됐다. 전인대 업무보고에 따르면 중국은 바이오 제조, 양자기술, 체화지능(물리적 실체를 갖고 실제 환경과 상호 작용하는 AI), 6세대(6G) 이동통신 기술 등 미래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이런 첨단기술 관련 용어는 이번 정부 업무보고에서 처음 등장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심화와 경기 침체 속에서 중국이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첨단산업 굴기’ 전략을 본격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리창 총리는 기술 혁신 촉진과 자립 역량 강화를 위해 국가 연구소 운영 모델을 혁신하고, 젊은 과학자 및 엔지니어 육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AI 휴대폰·컴퓨터, 지능형 로봇 등 차세대 스마트 단말기를 크게 발전시킬 것”이라며 “중국은 탐구를 장려하고 실패를 용인하는 혁신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중국 정부는 이번 투자 확대가 경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선단양 국무원 연구실 주임은 정부 업무보고서 관련 기자회견에서 “부동산시장의 긍정적인 변화와 전기차·AI 분야의 급속한 발전을 고려할 때 철저한 노력을 기울이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5% 안팎)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이날 전인대 참석자 사이에서도 AI가 단연 주요 화두였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 겸 전인대 대표는 개막식에 참석해 “최신 AI 기술을 각종 기기에 적용해 소비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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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비행 막고, 20m마다 신원 확인…삼엄한 中 양회
중국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4일 개막했다. 행사 장소인 베이징 인민대회당에는 세계 각국에서 취재진 3000여 명이 물려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해만 해도 취재진이 1000여 명에 그쳤는데 올해는 미국과의 관세 전쟁, 첨단 기술 패권 경쟁 등이 맞물려 취재진이 부쩍 늘었다.중국 당국은 양회 개막 한 달 전부터 해외 언론 등을 대상으로 사전 취재를 신청받았다. 이후 심사를 거쳐 지난 1일 주말에 출입증을 현장에서 나눠줬다. 깐깐한 등록 절차에도 취재진이 몰린 것이다. 이날 인민대회당 문이 열리기 전부터 취재진이 길게 늘어서면서 이른바 ‘오픈런’ 장면이 연출됐다. 인민대회당 안에서 마땅한 자리를 찾지 못한 취재진이 복도 등에서 노트북을 열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외신의 취재 열기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기도 했다.특히 이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10%에서 20%로 높이고 중국 역시 보복 조치에 나섰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열풍으로 고무된 중국 정부의 AI 육성책에도 세계 각국의 관심이 쏠렸다. 작년까지만 해도 경기 연착륙 여부, 경제성장률 목표치 등 중국 거시경제에만 국제사회 이목이 집중됐지만, 올해는 미국과의 관세 전쟁에 따른 중국의 맞대응, AI산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공격적 투자·육성책 등이 최대 관심사다.양회를 전후해 경비는 삼엄해졌다. 베이징시 공안국은 이달 들어 모든 무인기(드론) 비행을 금지했다. 경찰과 경비 인력도 시내 곳곳에 배치했다. 특히 이날은 인민대회당 인근 지역 교통까지 완전 통제했다. 길마다 경찰이 승인받은 취재증과 외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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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직 살아있어요"…극적으로 '상장폐지' 피한 회사
미국 인공지능(AI) 서버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가 재무보고서 제출 마감 시한을 지키며 상장폐지 우려에서 벗어났다.25일(현지시간) 슈퍼마이크로가 제출이 지연됐던 2024회계연도(2023년 7월~2024년 6월) 재무보고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지난해 8월부터 지연된 서류 제출을 손꼽아 기다려온 투자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앞서 이달 초 회사 측은 해당 보고서를 25일까지 제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날까지 회계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나스닥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있었다. 마감 시한 준수로 슈퍼마이크로를 둘러싼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일부 해소되면서, 주가는 이날 시간외거래서 약 24% 급등했다.슈퍼마이크로가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149억9000만달러(약 21조5000억원)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또한 회사 측은 회계 및 감사 직원을 추가로 채용했다고 이날 밝혔다.이번 제출로 상장폐지라는 극단적인 상황은 모면했지만, 슈퍼마이크로가 직면한 문제들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슈퍼마이크로는 최근 미 법무부(DOJ)와 SEC로부터 회계 부정과 관련한 소환장을&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