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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그룹 회사채”…삼성물산, 2조 넘는 역대급 주문량 확보 비결은
삼성물산이 2년 만에 열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조원이 넘는 자금을 받았다. 그동안 삼성물산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확보한 주문량 가운데 역대 최대치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다는 남다른 안정성을 갖춘 데다 적극적인 기업설명회(NDR) 전략을 펼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3일 열린 30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목표 물량의 7배가 넘는 2조2300억원의 주문을 확보했다. 2년물 1500억원 모집에 9300억원, 3년물 1500억원 모집에 1조3000억원이 몰렸다. 넉넉한 주문을 확보하면서 50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할 전망이다.기관투자가의 매수주문 물량은 ‘역대급’ 규모다. 2020년 삼성물산이 2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확보한 1조7000억원을 뛰어넘은 수치다. 국내 회사채 시장의 내로라하는 ‘큰손’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각종 중앙회 등이 모두 참여해 치열한 회사채 매입 경쟁을 펼쳤다.애초 업계에서는 삼성물산 회사채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신용등급 AA+급 우량채지만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각종 변수로 채권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다. 선제적인 시중 금리 인하도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우량채에 대한 금리 메리트가 크지 않다는 불안감도 제기됐다.삼성물산이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정점에 있는 계열사라는 점이 기관투자가의 관심을 끈 요소로 풀이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는 삼성물산이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다.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의 연결고리를 형성하는 구조다.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채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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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새 주인 SK렌터카 신용도 강등…만기 회사채 대응 '고심'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사모펀드 운용사의 품에 안긴 SK렌터카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든든한 ‘뒷배’인 SK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판단에서다. 신용도 강등 위기에 처한 SK렌터카는 줄줄이 돌아오는 만기 회사채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데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한국신용평가는 SK렌터카의 장기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내렸다고 22일 발표했다. 단기 신용등급은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도 지난 21일 SK렌터카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A2+’에서 ‘A2’로 내렸다.SK그룹의 지원 가능성이 사라진 게 신용도 하향의 배경이다.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지난 4월 SK렌터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실사를 거쳐 기존 최대주주였던 SK네트웍스와 SK렌터카 지분 100%를 82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20일 모든 절차를 마무리했다.SK렌터카가 기존 신용등급인 ‘A+’를 유지한 데는 SK그룹 계열사라는 점이 고려됐다. 유사시 SK 계열로부터의 지원 가능성을 고려한 상향 조정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모펀드 인수가 확정되면서 신용도 하향 조정을 피할 수 없게 됐다.국내 렌터카 사업의 성장률이 둔화한 것도 신용도 강등의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6월 말 기준 SK렌터카는 시장점유율 2위(15.9%)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문제는 SK렌터카의 차입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SK렌터카는 매년 회사채 시장을 찾는 단골손님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서도 1월 공모채 3000억원, 7월 사모채 800억원을 찍었다.채권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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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리스크·올림픽 중계 손실' SBS, 4년 만에 공모채 복귀전
SBS가 2020년 이후 4년 만에 공모 회사채 시장으로 복귀한다. 태영건설 리스크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파리올림픽 중계료 지출에 따른 손실 등 악재 속에서 목표 물량 확보가 가능할지 주목된다.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BS는 오는 21일 2년물 400억원, 3년물 600억원 등 총 10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을 연다.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이 주관사단을 맡았다. 흥행 여부에 따라 15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하다.확보한 자금은 채무상환용으로 투입된다. 2019년 발행한 800억원어치 회사채 만기가 오는 29일 도래한다. 지난해 찍은 500억원어치 기업어음(CP) 만기도 대비해야 한다.SBS가 회사채 시장에 등장한 건 2020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SBS는 3년물 300억원에 1000억원, 5년물 400억원에 1000억원 등 총 20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작업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는 게 자금시장의 주목을 받는 요인이다. SBS는 연초부터 공모 회사채 시장 복귀를 타진했다. 하지만 태영건설 사태가 터지면서 발행 시점을 하반기로 미룬 것으로 관측된다.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는 SBS 지분 36.9%를 소유하고 있다. 워크아웃 과정에서 티와이홀딩스는 지난 2월 4000억원을 빌리기 위해 산업은행에 SBS 보유 지분 전량을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관련한 자구책이 시행되면서 분위기가 다소 잠잠해지자 다시 자금시장에 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파리올림픽 중계권 지출에 따른 손해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나증권은 SBS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740억원, 영업손실은 4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적자 전환이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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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시장 개점휴업 ‘끝’…5兆 회사채 쏟아진다
회사채 시장이 짧은 휴가를 마치고 재가동된다. 휴가철과 반기보고서 제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재개하고 있다. 앞으로 두 달 동안 5조원에 달하는 회사채가 쏟아지는 만큼 증권사들의 주관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회사채 수요예측을 계획한 기업은 1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19일 후순위채 수요예측에 나서는 메리츠화재를 시작으로 줄줄이 발행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달 조달 목표액은 최대 3조1000억원이다. 다음 달에도 1조8000억원이 넘는 회사채가 발행될 예정이다. 두달 동안 5조원에 육박하는 회사채가 시장에 쏟아진다는 뜻이다.신용등급 BBB급 비우량 기업부터 AA급 우량 기업까지 회사채 시장에 등장한다. AA급 기업에서는 SK, 에쓰오일, 동원산업 등이 자금 조달에 나선다. A급 기업에서는 삼양패키징, 삼척블루파워 등이 시장에 등장한다. 한솔테크닉스를 비롯한 BBB급 기업도 발행 작업에 착수했다. 대부분 기업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차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기업 자금조달을 둘러싼 환경도 우호적이다. 다음 달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2%대로 내려앉는 등 물가가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다음달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채권금리도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기업의 조달비용도 낮아질 전망이다.회사채 발행 규모가 커지면서 증권사들도 주관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주춤하자 채권자본시장(DCM)을 개척하려는 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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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 피벗까지…美 우량 회사채 발행 1조弗 넘어
미국 회사채 발행 시장이 불붙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전에 조금이라도 고수익을 챙기려는 투자 수요와 오는 11월 대선 불확실성을 피해 미리 여유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다. 올 들어 발행된 우량 회사채만 1조달러를 돌파하는 등 4년 만에 발행 시장이 활황장을 펼치고 있다.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발행된 미국 우량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1조달러를 넘었다. 지난달에만 총 1189억달러어치 회사채가 발행됐는데, 월간 단위 기준으로 7년 만의 최대치였다.올해보다 더 이른 시기에 회사채 발행 규모가 1조달러를 돌파한 건 2020년 5월이 유일했다. 당시엔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저앉은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Fed가 기준금리를 긴급하게 연 0%대로 낮춘 직후였다. 지난 5일 미국 경기 침체 우려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으로 세계 증시가 폭락한 ‘블랙먼데이’ 이후에도 상당수 기업이 회사채 발행을 타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최근 회사채 발행 속도가 빨라지고 규모가 커진 건 무엇보다 풍부한 투자 수요 덕분이다. 올 하반기 Fed의 금리 인하폭이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투자자는 수익률이 높을 때 회사채 시장에 뛰어들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업 재무 담당자들 역시 11월 대선을 전후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미리 현금을 확보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투자 수요가 충분하다 보니 웬만한 신용도만 갖춘 기업이면 회사채 발행에 큰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다.게다가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떨어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싸게 자금 조달이 가능해졌다. 기업으로선 조달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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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에 곳간 채워라"…금리 떨어지자 기업 실탄 확보 ‘속도전’
채권 시장으로 '뭉칫돈'이 쏟아지고 있다. 유동성이 흘러들면서 채권 금리가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이전 수준으로 안착하는 조짐이다. 회사채 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밑돌고 있다. 뭉칫돈이 흘러드는 틈을 타서 기업들도 추석을 앞두고 회사채로 현금을 넉넉하게 채워두겠다는 구상이다. 하반기 회사채 수요예측 ‘완판’ 행진 중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최근까지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23개 기업 가운데 21곳이 ‘완판’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SK에코플랜트, 롯데리츠를 비롯한 건설·부동산 관련 기업들도 일각의 우려를 뒤집고 적잖은 투자 수요를 확보했다. 한진, AJ네트웍스를 비롯한 신용등급 BBB급 비우량 기업에도 투자자들이 몰렸다.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보험사들은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를 발행하면서 유동성을 조달하는 동시에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사모 회사채(사모채) 시장에도 기업들이 몰렸다. 이마트, 신세계건설, SK플라즈마, SK해운, SK렌터카, HD현대케미칼 등이 하반기 사모채로 자금을 확충했다. 사모채는 재무구조·실적이 훼손된 기업들이 주로 몰리는 자금조달 통로다. 투자자 수요예측 절차를 건너 뛰는 만큼 미매각에 따른 평판 훼손 우려가 적어서다. 회사채 금리가 내림세를 보이면서 사모채 시장도 분주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도 유동성 확보에 숨통이 트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등급 여전채(3년 만기 기준) 금리는 지난달 24일 연 3.392%를 기록한 뒤 줄곧 연 3.3%대를 유지하고 있다. 2022년 3월 31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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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해진 금리인하 신호…훈풍부는 회사채·여전채 시장
하반기 금리 인하 시점이 가시화하면서 기업 자금조달 환경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회사채와 여전채 조달 금리가 2022년 레고랜드 이전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조달 시기를 조율하는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급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지난 1일 연 3.431%로 마감했다. 2022년 3월 31일 연 3.34%를 기록한 뒤 가장 낮은 수치다. AA- 3년물 회사채 금리는 레고랜드 사태가 덮친 2022년 10월 연 5.736%까지 치솟았다. 채권시장 경색이 일단락되면서 금리가 안정세를 찾았지만, 올해 1분기까지 연 4%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연 3.4%대까지 떨어졌다. 회사채 금리 하락은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카드사와 캐피탈사 같은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의 조달 여건도 나아지고 있다. 예·적금 등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은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AA+, 3년 만기) 금리는 지난 1일 연 3.344%를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연 3.392%를 기록한 뒤 줄곧 연 3.3%대를 유지하고 있다. 여전채 금리가 연 3.3%대로 떨어진 건 2022년 3월 31일(연 3.323%) 이후 처음이다.금리 인하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국고채 금리가 떨어지자 회사채·여전채 금리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9월 기준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하면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반년 만에 3%대로 내려앉았다. 한국은행도 피벗(정책 전환) 시점을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크레디트물 매수세도 뜨겁다. 금리 인하를 앞두고 신용도에 무관하게 채권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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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 11년 연속 1위’ 삼성물산, 2년 만에 자금시장 복귀전
삼성물산이 2년 만에 자금시장 복귀전에 나선다. 실적 호조가 돋보이는 데다 시공능력 11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호재가 겹치면서 기관투자가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평가다.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다음 달 3000억원 규모 회사채 조달을 위한 발행 작업에 나섰다. 2년물과 3년물 회사채로 구성할 방침이다. 확보한 자금은 차입금 상환에 투입된다.삼성물산이 회사채 시장에 복귀한 건 2022년 이후 처음이다. 삼성물산은 2022년 4월 5000억원어치 공모 회사채를 찍었다. 3년물 3000억원, 5년물 2000억원 규모로 조달했다.탄탄한 실적 개선세에 힘입어 자금시장으로 돌아온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물산의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900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6% 증가했다. 특히 에버랜드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리조트 부문의 성장세 뚜렷하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210억원, 660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34.7% 증가했다.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으로 대표되는 건설 부문 경쟁력도 굳건하다. 삼성물산은 2024년 시공능력평가에서 11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국토교통부가 전국 7만3004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매기는 시공능력평가는 실적뿐 아니라 기술 개발 투자액과 신용도 등도 살펴보는 ‘종합 성적표’로 꼽힌다.건설채 가운데 최우량 신용도를 확보한 것도 주목된다. 신용평가사들은 삼성물산에 대해 국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신용등급인 ‘AA+’를 매기고 있다.삼성물산을 시작으로 삼성그룹이 하반기 자금시장에 등장할지 여부도 관심을 키우는 요소다. 삼성그룹은 전통적으로 회사채 조달에 대해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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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현금에 묻어놔"…100조 끌어모은 삼성전자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삼성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현금 부자'다. 올해 3월 말 현금성 자산이 100조원에 달했다. 비금융기업 통틀어 가장 많다. 현금을 굴리는 방식은 보수적이다. 상당액을 언제든 뽑아 쓸 수 있는 수시입출금식예금·머니마켓펀드(MMF)나 만기 1년 이하의 국채 등에 묻어뒀다. 외부 자금조달도 극도로 꺼리는 등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삼성전자의 보수적 재무전략은 애플 TSMC 등 경쟁업체와는 상반된다. 애플 등은 보유한 현금 220조원 대부분을 회사채로 굴린다. 회사채 발행을 비롯한 자금조달도 적극적이다. 애플과 TSMC의 합산 차입금만 200조원에 이른다. 삼성의 보수적 재무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현금을 보다 효율적으로 굴려 운용수입을 늘리는 한편 필요하면 차입금도 탄력적으로 조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금 107조 굴리는 삼성전자…차입금도 거의 없어2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해 3월 말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07조154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보다 5조601억원 불었다. 이 회사는 이 가운데 97조3928억원을 현금을 비롯한 단기금융상품(1년 미만의 예금, 수시입출식예금, 양도성예금증권, MMF, CP 등)으로 굴리고 있다. 나머지 9조6226억원은 미국 유리제조업체 코닝(지분 9.5%·3조5512억원), 삼성중공업( 15.2%·1조1472억원) 주식 등이다. 이들 주식은 삼성 계열사나 전략적 협력을 맺은 회사 등이다. 보유한 금융자산을 현금이나 1년 이하 채권에 묻어두는 것이다. 극도로 보수적인 운용 전략이다.자금 운용은 물론 자금조달 전략도 보수적이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의 올 3월 말 차입금은 14조567억원에 달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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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회사채 133조원어치 발행…역대 최대
올 상반기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규모가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회사채 발행이 1조161억원 늘어난 가운데 대부분 일반회사채는 기업 빚을 값기 위해 발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업이 직접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총 규모는 138조3224억원이었다. 이중 회사채 발행액이 133조247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조4454억원(9.4%) 증가해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회사채는 일반 회사채와 금융채 중심으로 발행 규모가 늘었다. 일반회사채는 319건 발행돼 총 33조5195억원을 조달했다. 지난해 상반기 일반회사채 발행 316건을 통한 조달규모(32조5034억원)에 비하면 규모가 1조161억원(3.1%) 증가했다. 올 상반기 일반회사채 신규발행액 규모는 만기도래금액(29조1280억원)보다 4조3915억원 많다. 일반회사채 발행은 작년 상반기 이후 순발행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금감원은 "올 상반기 일반회사채 발행은 차환 목적이 대부분이었다"며 "시설자금 용도 발행규모와 비중은 최근 5년간 상반기 기준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신용등급별로는 AA등급 이상 우량물 발행 비중이 크게 줄어 최근 5년간 상반기 기준 최저 수준이었다. 중기채(1년 초과 5년 이하) 발행 비중이 91.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5년 초과 장기채와 1년 이하 단기채 비중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0.3%포인트, 1.1%포인트 줄었다. 금융채는 총 92조4912억원 규모 1332건이 발행됐다. 전년동기에 비해 발행 건수는 152건, 발행 규모는 10조6937억원(13.1%) 늘었다. 금융지주채 발행액이 전년동기 0.6% 줄고 은행채는 1.9% 늘었다. 같은 기간 기타금융채 발행액은 10조1443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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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불확실성 커지자…고금리 단기 회사채 찾아 '배트 짧게'
채권 개미들이 만기가 짧은 비우량 고금리 회사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미국 대선 등의 여파로 금리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장기물 매입을 꺼리고 있는 분위기다. 기업들도 장기물보다 단기물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최대한 시중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오는 24일 700억원어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지난 17일 열린 수요예측에서 98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는 등 ‘완판’에 성공했다.당초 업계에서는 풀무원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해외사업 투자 확대 과정에서 재무지표가 악화한 탓이다. 풀무원의 연결 기준 조정순차입금은 2015년 말 2563억원에서 지난 3월 기준 1조2326억원으로 커졌다. 신용평가사들은 풀무원 신용등급에 ‘부정적’ 꼬리표를 달기도 했다.콜옵션(조기상환권) 만기를 최대한 짧게 가져간 게 예상을 뛰어넘는 자금을 확보한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 시장에서는 첫 콜옵션 만기가 도래하면 신종자본증권을 대부분 상환한다. 통상 일반 기업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만기는 3~5년으로 책정하는 편이다. 하지만 발행사와 주관사 측은 이번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 만기를 2년으로 줄였다. 만기가 짧은 채권을 선호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연 6.7%의 고금리 이자 수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제시했다.실제로 풀무원 신종자본증권의 수요예측 결과를 살펴보면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요예측 전체 주문량의 94.9%가 투자매매 중개업자 물량으로 집계됐다. 투자매매 중개업자 물량은 리테일 시장을 통해 개인투자자에게 배정된다.풀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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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롯데건설 회사채 미매각…연 5.8% 금리로 추가청약
롯데건설이 기관투자가 대상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건설채를 외면하는 시장 분위기를 극복하고 절반 이상의 물량을 소화했다는 점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년 만에 계열사 지원 없이 자금조달에 나선 이 회사는 고금리를 앞세운 추가 청약을 진행해 물량을 모두 매각할 계획이다.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이날 1년6개월물 1200억원, 2년물 300억원을 비롯해 회사채 1500억원어치의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수요예측 결과 1년6개월물에 570억원, 2년물에 200억원 등 770억원어치 매수 주문이 접수됐다. 완판(완전 판매)에는 실패했다.업계에서는 롯데건설이 혹독한 시장 분위기를 견뎌내고 선방했다는 평가다. 롯데건설은 2022년 '레고랜드 사태'에 따라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 회사로 꼽혔다. 당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상환 압박이 커지면서 모회사인 롯데케미칼이 유동성 지원에 나선 바도 있다. 2022년 10월부터 롯데케미칼이 롯데건설의 회사채에 신용보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지원했다. 이 회사채도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인 ‘A+’ 대신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인 ‘AA+’로 평가됐다. 발행금리를 끌어내린 것은 물론 완판에도 성공했다.올들어 건설채가 시장에서 소화되는 양상이 나타난 것도 롯데건설이 회사채 시장에 홀로 등판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GS건설이 지난 5월에 회사채 1000억원어치를 발행한 바 있다. 개인 투자자를 비롯한 리테일 수요가 상당했다. GS건설의 신용등급은 롯데건설보다 한 단계 낮은 ‘A’ 수준이다. GS건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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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금리 연중 최저 수준…훈풍 부는 회사채 시장
크레딧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의 커지면서 국내 채권 금리가 일제히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회사채 시장으로 투자수요가 몰리는 등 기업 자금조달 환경도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급 회사채 금리는 지난 16일 전 거래일 대비 0.042%포인트 떨어진 연 3.496%에 마감했다. 2022년 4월 1일 연 3.458%에 마감한 이후 가장 낮은 금리로 장을 마쳤다. 국채 금리 하락세도 뚜렷하다. 금리 ‘바로미터’로 꼽히는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16일 연 3.035%를 기록했다. 2022년 8월 2일(연 3.012%) 이후 최저치다.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확산으로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수연 한양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국고채 절대 수준이 인하를 1~2회 선반영한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첫 번째 금리 인하가 단행된 이후 추가 인하 시점과 횟수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조달 환경이 개선되면서 하반기 들어 크레딧 시장으로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신용등급 BBB급(BBB-~BBB+)부터 AA급(AA-~AA+)까지 신용도와 무관하게 회사채 시장으로 매수세가 쏠리고 있어서다. 이달 들어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12개 기업이 모두 목표 물량을 넉넉하게 초과하는 물량을 확보했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DL이앤씨, 서흥, 신세계센트럴시티, 한진, 대신에프앤아이, 동원시스템즈 등이 기존 계획보다 발행 규모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앞으로 회사채 시장 방문을 준비하는 기업들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특히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모회사 롯데케미칼의 도움 없이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리는 롯데건설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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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서흥·두산퓨얼셀 흥행…하반기 회사채시장 ‘훈풍’
올 상반기 회사채 시장의 흥행 기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신용등급 BBB급(BBB-~BBB+) 비우량 회사채부터 AA급(AA-~AA+) 우량 회사채까지 ‘완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수급 환경이 좋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DL이앤씨, 서흥, 두산퓨얼셀이 모두 목표 물량을 훌쩍 넘는 매수 주문을 받았다. 하반기 건설채 가늠자로 꼽힌 DL이앤씨의 흥행이 돋보인다. DL이앤씨는 2년물 600억원, 3년물 400억원 등 총 1000억원 규모로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2년물 5200억원, 3년물 2850억원 등 목표 물량 대비 약 8배의 매수주문이 접수됐다. 흥행에 성공하면서 발행 규모를 2000억원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속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인 ‘AA-(안정적)’의 신용도를 확보한 게 흥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2021년 이후 3년 만에 회사채 시장에 복귀한 서흥(신용등급 A-)도 ‘완판’에 성공했다. 서흥은 알약 캡슐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만드는 회사다. 3년물로 300억원 모집에 1360억원의 주문을 확보했다. BBB급 비우량채인 두산퓨얼셀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두산퓨얼셀(BBB)은 회사채 총 4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2450억원의 주문을 받으면서 800억원으로 발행 규모를 늘렸다.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회사채 시장이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반기부터 미뤄진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도래하고 있다는 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금리 인하론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회사채 금리도 내림세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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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회사채시장 복귀 DL이앤씨…하반기 건설채 투심 가늠자
서영재 신임 대표 체제를 구축한 DL이앤씨가 3년 만에 공모 회사채 시장 복귀전에 나선다. 건설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자금 조달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오는 2일 2년물 600억원, 3년물 400억원 등 총 10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을 열었다. 흥행 여부에 따라 20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하다.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이 대표 주관사단을 맡았다. 확보한 자금은 차입구조 장기화를 위해 투입될 방침이다. DL이앤씨는 오는 9일 1000억원어치 기업어음(CP) 만기가 돌아온다. 만기가 짧은 CP를 장기 회사채로 차환하겠다는 구상이다.DL이앤씨의 신용등급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AA-(안정적)’ 신용도를 2019년부터 유지하고 있다. 건설업계 맏형으로 꼽히는 현대건설과 동일한 신용도를 확보했다. DL이앤씨가 회사채 시장에 등장한 건 3년 만이다. DL이앤씨는 2021년 6월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를 찾았다.이번 회사채 수요예측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가 여전한 상황에서 하반기 건설사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를 살펴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발행 일정도 다소 조정됐다. 당초 DL이앤씨는 지난달 초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연달아 회사채 목표 물량 확보에 실패하면서 발행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HL D&I 한라는 지난 6월 열린 600억원어치 1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560억 원의 매수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GS그룹 계열사인 GS건설은 지난달 열린 10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80억원의 주문만 접수됐다.건설사 가운데 탄탄한 재무 구조를 확보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