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유플러스 'BW 미스터리'…회생신청 두달 전 300억 조달해놓고 '뒤통수'
대유위니아그룹의 중간지주사격인 대유플러스가 기업회생에 들어간 과정에 대한 뒷말이 무성하다. 대유플러스가 채무를 상환하겠다며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 지 두 달여 만에 빚을 갚지 않고 돌연 기업회생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에선 대유위니아그룹이 신뢰를 저버렸다는 지적이 나온다.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유플러스는 지난달 25일 서울회생법원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했다. 대유플러스가 기업회생에 들어간 건 지난해 3월 발행한 300억원 규모의 12회차 BW 조기상환청구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당초 대유플러스는 BW를 추가 발행해 12회차 BW 조기상환청구에 대응할 계획이었다. 대유플러스는 지난 7월 300억원 규모의 14회차 BW를 추가 발행하면서 200억원의 사용 목적을 '채무상환자금'으로 분류했다. 대유플러스는 지난 19일 차입금 상환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대유에이피 지분 16.2%(207만주)를 대유에이텍에 넘기고 현금 87억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시장에선 대유플러스가 BW 발행과 계열사 지분 매각으로 12회차 BW 조기상환청구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대유플러스는 사채원리금을 지급하지 않고 기업회생을 택했다.대유플러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그에 따른 피해는 대유플러스가 발행한 BW를 인수한 이들이 뒤집어썼다. 지난 7월 대유플러스의 14회차 BW는 공모 흥행에 참패했다. 빚을 갚기 위해 또 빚을 내겠다는 대유플러스의 계획을 반기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일반공모 청약엔 전체 공모 규모의 8%인 24억원 밖에 몰리지 않았다.276억원 규모의 실권주는 SK증권과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나눠
-
[2023년 3분기 리그테이블] SK이노 증자 잡은 한국투자증권, ECM 선두 도약
한국투자증권이 누적 3분기 주식발행시장(ECM)에서 1위에 올랐다. 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와 두산로보틱스 기업공개(IPO) 등 대형 거래 등을 맡으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도운 증권사들의 순위가 뛰어오르며 순위가 요동쳤다.4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와 에프앤가이드가 함께 집계한 결과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까지 ECM 부문에서 20건을 맡아 1조5586억원 규모의 대표 주관 실적을 쌓았다. 주관 실적과 주관 건수 모두 1위에 이름을 올렸다.상반기까지 ECM 실적 3위에 머물렀지만 3분기에 조 단위 대형 유상증자부터 중소형 거래까지 섭렵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한국투자증권은 3분기에 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공모금액 1조1433억원), 두산로보틱스 IPO(4212억원), CJ CGV 유상증자(4153억원) 등 대형 거래의 대표 주관에 빠짐없이 참여했다. 이 밖에 인텔리안테크(901억원), 보로노이(612억원), 노을(485억원) 등 중소형 유상증자까지 단독으로 대표 주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2위는 NH투자증권이 차지했다. 총 9건의 대표 주관을 맡아 939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 회사 역시 상반기 리그테이블 순위 6위에서 2위로 순위가 크게 상승했다.3분기에만 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를 비롯해 파두 IPO(1938억원), CJ바이오사이언스 유상증자(456억원) 등을 마무리했다.3위는 삼성증권이 차지했다. 총 10건의 대표 주관을 맡아 6683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CJ CGV 유상증자를 비롯해 이지스밸류리츠(496억원), KC코트렐(245억원) 등의 유상증자를 맡았다.미래에셋증권이 14건, 6454억원어치 주식 발행을 대표 주관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3분기에 두산로보틱스 IPO를 비롯해 필에너지(956억원)와 밀리의서재(345억
-
한신평 “한투그룹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10조원…재무건전성 저하 부담”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가 보고서를 통해 한국투자금융그룹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약 10조원에 육박해 그룹 전체 재무 건전성 저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신평은 지난 22일 발간한 한국투자금융그룹 관련 보고서에서 “한투 그룹 주요 계열사의 합산 부동산금융 익스포저가 지난해 말 기준 약 9조6000억원에 달한다”며 “자료 수집 한계를 고려하면 실질 익스포저는 이보다 클 것”이라고 밝혔다.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채무보증 및 대출 잔액, 캐피탈사의 부동산 PF·부동산 담보·중도금·대출 잔액,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및 부동산담보 대출 잔액을 합산한 수치다.한신평은 “캐피탈과 저축은행에서 사업성이 낮은 브릿지론을 중심으로 본 PF 전환이 어려워지면서 기한이익상실(EOD)가 발생하고 분양률이 저조한 부동산 PF 사업장이 증가해 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권에서도 브릿지론 등 사업 초기 단계의 부동산 PF 익스포저 비중이 커 향후 부동산 경기에 따라 건전성 지표가 저하될 가능성이 내재한다”고 덧붙였다.한신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그룹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6.5%,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8%로 집계됐다. 2020년 말 두 비율이 각각 3.2%, 1.0% 수준이었던 것을 비교하면 재무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다. 그룹의 필요 자본 대비 자기자본 비율 역시 2021년 말 151.7%에서 올해 6월 말 133.7%로 떨어져 자본 적정성도 하락세를 보였다.한신평은 “국내 부동산 경기가 뚜렷한 회복 기조를 보이기 전까지 주요 계열사의 건전
-
토큰증권 발행 인프라…한국투자證, 업계 첫 구축
한국투자증권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토큰증권 발행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21일 밝혔다. 토큰증권은 분산원장 기술을 통해 디지털화된 증권을 말한다. 부동산, 선박, 항공기, 미술품 등 실물 자산의 권리를 유동화해 조각 투자하는 데 활용된다.한국투자증권은 지난 5월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오픈에셋 등과 ‘한국투자ST프렌즈’라는 협의체를 구성해 개발 작업에 나선 지 4개월여 만에 인프라 구축을 완료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분산원장 인프라는 향후 관련 제도 변화에 손쉽게 대응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구현됐다.최서룡 한국투자증권 플랫폼본부장은 “이번 발행 인프라가 분산원장 기술이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안정적인 제도 정착과 투자자 보호에 힘쓰겠다”고 말했다.성상훈 기자
-
"PI첨단소재, 하반기 이익 반등 예상"
한국투자증권은 7일 PI첨단소재에 대해 하반기 이익 반등이 예상된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목표주가는 4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부터 급격히 감소한 FPCB 및 방열시트용 PI필름 판매량이 바닥을 찍었지만 회복의 강도가 예상보다 약하다”면서도 “다만 산업 내 PI필름 재고 자체는 충분히 소진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3분기 매출액은 전분기대비 6% 증가한 637억원, 영업이익은 209% 급증한 7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가동률은 70% 내외의 반등이 예상된다.김 연구원은 “PI첨단소재와 대만 타이마이드의 재고 금액이 작년 하반기 고점을 찍고 내려오면서 PI필름 재고 조정이 충분히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반기 아이폰 신모델 출시와 낮은 PI필름 재고로 인한 매출액 반등은 필연적”이라고 예상했다.장관진 기자 jkjin@hankyung.com
-
“클래시스, 이루다 지분 매입 긍정적…시너지 효과 기대”
클래시스가 이루다의 지분 18%를 취득하며 2대 주주로 등극한다. 최대주주의 잔여 지분을 18개월 내에 같은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매수청구권(콜옵션)도 확보했다. 5일 증권가에서는 이번 지분 매입으로 클래시스의 동반상승(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클래시스는 전날 장 마감 이후 이루다의 지분 368만주를 주당 1만1000원에 취득하는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전일 종가 대비 11% 높은 가격이다. 이번 계약에서 이루다의 기업 가치는 2249억원으로 평가됐다. 또 18개월 내에 콜옵션을 행사해 김용한 이루다 대표의 잔여 주식을 모두 매입할 수 있다. 이 경우에 지분율 총 36.3%를 확보하며 이루다의 경영권을 인수하게 된다.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로 평가된 이루다의 기업 가치는 2023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25.5배로, 국내 미용 의료기기 기업들이 27.3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이번 인수를 통해 클래시스의 제품군 및 수출 지역이 확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시온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루다는 클래시스의 매출 비중이 낮은 레이저와 고주파(RF)에 강점을 보유했다”며 “이루다의 제품군을 확보하면 클래시스는 레이저, 집속형초음파(HIFU), RF, 복합기기 등 모든 에너지원 제품군을 보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박 연구원은 “이번 인수를 통해 클래시스와 이루다는 미용 의료기기 제품군 확대를 이뤘다"며 "각 사의 주요 제품과 주요 판매 지역이 다르다는 점에서 협력에 따른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지역 확대 측면에서도 긍정적일 것으로 봤다. 이루다는 글로벌 미용의료기기기
-
강성부 "코리아 디스카운트 더 심각해져"…이창환 "행동주의는 사회운동 아냐"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여전히 심각하고, 더 심각해지고 있다"23일 한국투자증권이 주최한 KIS 글로벌 인베스터스 컨퍼런스(KGIC)에서 강성부 KCGI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강 대표, 변준호 안다자산운용 파트너, 김형균 차파트너스 대표,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 등 올해 초 주주 행동주의 열풍을 이끈 이들은 이날 '한국의 행동주의' 토론회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강 대표는 "아직도 대기업을 포함해 국내 기업들이 저평가 돼있다"며 "자기자본은 계속 쌓이는데 제대로 투자는 안하고 있고,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정부, 국회 등 규제당국, 언론, 투자자 등을 모두 비판했다. 강 대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정부나 국회의 규제는 여전히 미흡하고 언론은 기업에 지배당하고 있다"며 "투자자들 역시 최근 2차전지, 바이오 단타투자 사례처럼 기업의 본질가치가 아닌 메뚜기 때처럼 지나가버린다"고 했다. 다만 강 대표는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했다. 그는 "문제의식을 지닌 개미투자자들이 많아지면서 정부나 언론도 무조건 기업이나 대주주 편만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이제 시작이고 봇물 터지듯 바뀔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강 대표는 "외국 행동주의 펀드들도 국내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도 했다. 그는 "5년전에는 단순히 질문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종목에 대해서 논의하자고 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하는지 등을 얘기해온다"며 "한국시장내 행동주의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이창환
-
'수수료 잭팟' 증권사, 충당금에 희비
지난 2분기 2차전지와 인공지능(AI) 관련 주식 거래가 급증하면서 주요 증권사의 2분기 실적이 작년보다 크게 늘었다. 하지만 1분기 대비로는 실적이 대부분 뒷걸음질쳤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미수채권과 PF 손실을 대비해 적립한 충당금 규모가 희비를 갈랐다.미래에셋증권은 10일 2분기 영업이익이 1567원으로 지난 1분기에 비해 44.4% 줄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1409억원)은 전 분기 대비 40.9% 줄었다. 해외 부동산을 비롯한 투자 자산 투자 손실이 컸던 영향이다.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CJ CGV 전환사채(CB) 실권 물량 평가손실도 발목을 잡았다.거래 수수료에선 ‘잭팟’을 올렸지만 충당금 때문에 웃지 못하는 증권사들이 이번 분기에 속출했다. 한국투자증권의 2분기 영업이익(1596억원)과 순이익(1690억원)은 전 분기 대비 44.4%, 35.5% 쪼그라들었다. 지난 1분기 약 400억원 적립한 PF·CFD 관련 충당금을 2분기엔 1000억원 이상 설정한 게 이익 감소 요인으로 분석된다.키움증권도 영업이익이 1809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3.5%, 순이익은 1334억원으로 54.5% 급감했다. 이 증권사는 CFD·PF 충당금을 800억원 설정했다. 삼성증권은 영업이익(2004억원), 순이익(1515억원)이 1분기 대비 약 40%씩 줄었다. 2분기 국내주식 거래 수수료가 989억원에 달하는 등 순수탁수수료(1279억원)가 1분기에 비해 25% 늘었는데도, 실적은 뒷걸음질이다. 국내 PF·CFD 충당금을 약 500억원 반영했기 때문이다.NH투자증권은 영업이익 2204억원, 당기순이익이 1826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에 비해선 감소폭이 각각 12.4%, 0.9%에 그쳤다. CFD·PF 관련 충당금이 300억원에 그친 까닭이다.주요 증권사의 실적은 작
-
기특 상장 1년여만에 나란히 공모 증자...노을-보로노이 '판이한 시장반응'
코스닥에 기술 특례로 상장한 지 1년여 만에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두 기업에 대한 시장 반응이 엇갈렸다. 인공지능(AI) 진단 플랫폼 기업 노을 주가는 유증 발표 이후 급락했지만 신약 개발사 보로노이는 오히려 상승했다.보로노이는 최대주주가 증자 배정물량에 전량 참여하기로 하면서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이와 달리 노을의 경우 최대주주 참여도가 저조해 이번 증자가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노을은 지난 3일 유상증자를 위한 1차 발행가격을 3240원으로 결정했다. 최초 발행 예정 가격을 4275원보다 약 24% 낮은 수준이다. 유상증자 모집액도 당초 300억원에서 227억원으로 줄었다.지난달 4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이후 주가가 급락한 결과다. 당시 5599원이었던 노을 주가는 3거래일 연속 하락해 3512원까지 떨어졌다. 노을 주가는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4000원대 후반대에 머무르고 있다.반면 6월 같은 방식으로 450억원 규모 증자를 발표한 신약 개발사 보로노이는 지난 7월 20일 1차 발행가액 산정 과정에서 유증 규모가 536억원으로 늘어났다.유상증자 발표 이후 오히려 주가가 상승한 결과다. 발표 당시 4만원 초반이었던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다 이날 7만원을 넘었다.두 기업 모두 기술특례 상장으로 작년 코스닥에 상장한 곳이다. 노을은 작년 3월, 보로노이는 작년 6월에 상장했다.당시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두 기업 모두 원하는 수준에 못 미치는 공모자금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상장 당시 노을은 최대 255억원을 공모로 모집하려 했지만, 최
-
원양어선 탔던 '참치家 아들' 자본시장 바다에서 월척 낚다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의 신입사원을 뽑는 면접장. 지원자들에게 질문을 거의 하지 않고 노트북에 부지런히 뭔가를 적고 있는 한 명이 눈에 띄었다. 인사부 직원은 아니다. 노트북을 보니 최종 면접까지 올라온 신입사원 후보자의 인적 사항, 장단점, 특징 등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한국금융지주 계열사 직원들은 입사 후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만난 이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되면 ‘깜짝’ 놀란다. 회사 오너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사진)이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신입뿐 아니라 경력직 직원의 최종 면접도 한 명 한 명 챙긴다. ‘인사가 만사다’라고 하는 경영인은 많지만 직원 채용에 이렇게 깊숙이 참여하는 오너는 찾기 어렵다. 김 회장은 매주 화요일 스케줄을 비워 놓는다. 정기 신입사원 공채, 경력직 채용, 전역장교 전형, 해외대학 전형 등 채용 면접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대학 채용설명회 현장을 직접 찾는 것도 김 회장이 세운 원칙. 2003년부터 20년간 매년 국내 주요 대학 채용설명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김 회장의 이런 행보는 외부 행사에 잘 나오지 않아 ‘은둔의 경영자’라는 그의 세평과 거리가 있다. 김 회장은 2017년 모교인 고려대에서 열린 채용설명회에서 “경영은 곧 사람을 관리하는 것이다. 사람만 잘 뽑고, 잘 관리하면 나머지는 그 사람들에 의해 알아서 돌아간다”며 본인의 경영 철학을 설명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인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에게서 배운 철학이다. 김 회장의 학창 시절은 다른 오너 가문과 달랐다. 20대에 참치잡이 원양어선을 타면서 동원그룹을 일군 김 명예회장은 자신의 아들도 인생을 먼저 배우기를 바랐다. 김 회
-
한투증권, 4000만 달러 규모 해외 세컨더리 투자 중개 성사
한국투자증권은 뉴욕현지법인을 통해 4000만 달러 규모의 해외 세컨더리 펀드 투자를 중개했다고 5일 밝혔다. '세컨더리 투자'는 사모펀드가 보유한 기업 지분을 다른 사모펀드 등에 매각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활성화된 투자 형태로, 기관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재조정 또는 유동성 확보를 목적으로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 한투측에 따르면 이번 딜은 해외 연기금이 보유한 기업 지분 포트폴리오를 수협중앙회 등 국내 기관이 매입했다. 해당 포트폴리오는 블라인드 펀드 40개, 공동투자 프로젝트 펀드 30개로 구성됐다. 매입 시 할인율은 22년말 순자산가치(NAV) 대비 30%로, 15% 수준의 시장 평균 할인율보다 가격 메리트를 보유했다. 뉴욕현지법인은 이번 딜을 중개하는 과정에서 총액인수를 확약하는 등 국내 기관의 투자수요를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다. 수협중앙회는 2천만 달러 규모를 투자한 주요 투자 주체로서 국내외 운용사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면서 딜 성사 및 마무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가 결성한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진행되는 일반적인 국내 세컨더리 투자와 달리 국내 운용사의 프로젝트 펀드 형태로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불확실한 시장 상황 속 기관투자자들의 유동성 확보 수요와 미집행 투자금이 늘어나면서 신규 투자 대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세컨더리 투자수요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앞으로도 국내 기관 투자자들에게 양질의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착실히 트랙 레코드(track record)를 쌓아나갈 계획&quo
-
한투증권, '3D 맵' 모빌테크 프리IPO에 '통큰' 베팅
현대차·네이버가 시드 단계에서 투자한 3차원 지도 스타트업 모빌테크가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 IPO)에 나서 1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스타트업에 50억원 가량 통큰 베팅을 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4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모빌테크는 이번 주 프리IPO 1차 클로징을 앞두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회사의 전체 유치금액의 절반인 50억원을 투자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증권사가 기업공개(IPO) 딜을 따내기 위해 비상장기업에 10억~2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하는 건 일반적인 일이지만 50억원을 투자하는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모빌테크는 우선 한국투자증권 등으로부터 70억~8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 뒤 올해 말까지 20억~30억원을 추가로 유치해 총 100억원을 받는 방향으로 투자유치를 하고 있다. VC업계 관계자는 “1차로 현금을 확보한 뒤 연말까지 다시 투자금을 유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모빌테크는 투자금 유치 전 기준으로 기업가치 550억원을 인정받았다.모빌테크는 시리즈 B, C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프리IPO 자금을 유치했다. 적자를 내더라도 상장을 할 수 있는 기술특례 방식을 통해 내년 코스닥에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이다. 상장 주관사는 아직 선정하지 않았다. 모빌테크는 시리즈 A 전 시드 단계에 현대차와 네이버로부터 투자받은 스타트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대차와 네이버로부터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3차원 공간정보 스타트업이라는 점을 인정받았다. 2021년에는 40억원 가량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시리즈 A브릿지 단계에서 위벤처스로부터 25억원을 투자받았다.모빌테크는 3D 공간정보를 개발해 향
-
"'팔라듐 조각투자' 플랫폼 추진…ST, 증권사 수수료 경쟁에 대안"
금융투자업계의 대표적 신사업 분야로 꼽히는 토큰증권(ST) 시장이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활발해질 전망이다. 새 먹거리를 찾고 있는 증권사들이 각종 신규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어서다. ST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토큰 형태로 발행한 증권이다. 이론적으로는 상업용 빌딩, 예술품, 명품 잡화, 지식재산권(IP) 등 모든 비정형자산에 대한 권리를 토큰으로 만들어 거래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 ST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금융규제 샌드박스(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관련 서비스가 나올 전망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ST 시가총액은 내년 34조원에서 2026년 100조원을 넘겨 2030년에는 367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최원영 하나증권 디지털본부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한경·INF컨설팅 산업플랫폼 혁신포럼’에서 “올 하반기 중 1000원 단위로 금속 원자재 조각 투자를 할 수 있는 ST 플랫폼을 내놓는 게 목표”라며 “ST 시장 초반에는 부동산, 원자재 등 실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안정형 ST 상품을 우선 출시하고, 시장 반응을 파악해 콘텐츠·IP 관련 ST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하나증권은 금속 원자재 ST 플랫폼 구축을 위해 디지털전환(DX) 전문기업 아이티센과 협업하고 있다. 금, 은, 백금, 팔라듐 등 실물 금속 원자재를 기반으로 ST를 발행해 유통한다. 최 본부장은 “이외에도 정보기술(IT), 미술품, 선박 등 여러 기업들과 협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이날 ST는 증권사에 유망 신사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엔 각 증권사들
-
4000억 CJ 가양 부지 ABCP 차환 완료…NH·KB·한투·삼성 ‘합심’
국내 증권사들이 4000억원대 자금 조달을 통해 24일 만기 도래하는 가양 CJ 공장 부지 브릿지론 차환을 마무리했다. CJ 공장 부지 개발 사업은 전체 사업비만 4조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 프로젝트다. 이날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삼성증권은 서울 가양동 CJ 공장 부지에 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브릿지론 차환(리파이낸싱)을 위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총 4000억원을 발행했다. 각각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3200억원, 800억원을 조달했다. KB증권은 자체 자금 1000억원과 NH투자증권(1200억원), 한국투자증권(1000억원)을 통해 발행했다. 삼성증권도 별도로 800억원을 조달했다. 이번 ABCP는 차주인 시행사 인창개발이 브릿지론으로 빌린 3700억원의 만기 도래 ABCP를 차환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행됐다. 이자 비용 등으로 발행 규모를 약 300억원 증액했다. 금리는 연 5%대로 알려졌다. 만기는 1년 뒤인 2024년 5월까지다. 총 브릿지론 1조3550억원 중 나머지 9000억원 가량은 오는 하반기부터 만기가 돌아온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채무 인수를 약정했다.증권사들은 외부 매출(셀다운) 없이 내부 자금으로 차환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의 SPC인 ‘스트롱와이제이제일차’를 통해 이번 차환에 참여한 KB·NH·한국투자증권은 모두 발행어음을 찍을 수 있는 증권사들이다. 발행어음 북이나 퇴직연금 북을 통해 자금 조달한 것으로 전해졌다.증권사들은 갈등을 빚었던 김태우 강서구청장이 지난 18일 구청장직을 상실하면서 사업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창개발과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내부적으로 내년 2월께 본 PF로 전환한 뒤 착공,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가양
-
'게임 개발사' 시프트업, IPO 대표 주관사에 한국·NH 선정
게임 개발사 시프트업이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선정했다. 전통적 IPO 강자로 분류되는 증권사가 대형 게임사 IPO를 '독식'하는 기조가 지속됐다.시프트업은 상장(IPO)을 위한 공동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지난 11일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한 지 약 일주일만이다. PT에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5곳이 참여했다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다수의 IPO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각각 대형 게임사 IPO를 성사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한국투자증권은 2020년 카카오게임즈, NH투자증권은 2017년 넷마블의 IPO를 각각 대표 주관했다. 두 증권사는 나란히 라이온하트스튜디오 IPO 대표 주관사로 호흡을 맞추고 있기도 하다.시프트업 관계자는 “상장주관업무 수행 역량과 산업 전문성을 우선으로 검토했으며, 시프트업의 가치를 잘 이해하고 상장 이후에도 회사와 같은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증권사를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고 말했다.시프트업은 김형태 대표가 2013년 설립한 게임 개발사다. 2016년 모바일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데스티니 차일드’와 작년 11월 모바일 TPS(3인칭 슈팅) 게임 '승리의 여신:니케'를 출시했다.'승리의 여신:니케' 흥행으로 작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작년에 매출 635억원, 영업이익 221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80%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최대주주는 작년 말 기준 창업자인 김형태 대표로 지분 50.93%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중국 텐센트로 지분 20%를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