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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잘못된 재정정책이 위기 부를 수도"
“물가 안정뿐 아니라 금융 안정도 한국은행의 책무입니다. 금융 안정을 고려한 중립금리는 물가 안정만 고려한 것보다 높습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30일 한국은행 별관에서 토마스 요르단 스위스중앙은행 총재와 한 대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은 4~5개의 모형을 통해 특정 수준이 아닌 범위로 중립금리를 추정하고 있다”며 “이번 콘퍼런스에서 환율과 경상수지 등 국제 요인의 영향을 더 많이 고려한 추정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르단 총재는 이에 대해 “스위스가 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 수준을 말한다. 이 총재가 금융 안정까지 고려한 중립금리 수준을 언급한 것은 앞으로 긴축 기조의 통화 정책을 정상화하는 과정에 금리 인하 폭이 제한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이날 콘퍼런스는 ‘중립금리의 변화와 세계 경제에 대한 함의’를 주제로 열렸다. 요르단 총재는 기조연설을 통해 중립금리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시 구조적으로 상승했는지에 대해 “판단하기 이르다”고 밝혔다. 중립금리 활용 방안에 대해선 “중립금리는 모형에 따라 추정 범위가 넓다”며 “다른 지표를 참고하거나 경제학자들의 판단을 더해 신뢰할 수 있는 중립금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12년 임기를 마치고 오는 9월 퇴임하는 요르단 총재는 ‘퇴임을 앞두고 중앙은행들을 위해 한 말씀 해달라’는 이 총재의 요청을 받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권한이 좁게 유지될 때 가능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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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금리 동결' 4일 만에…은행장들 만나는 이창용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오는 27일 주요 은행장들과 모여 국내 거시경제 현안을 논의한다. 이 총재가 지난 23일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하며 “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밝힌 뒤 나흘 만이다.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27일 정례회의를 열고 이 총재와 만찬 겸 간담회를 한다.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과 SC제일 한국씨티 등 2개 외국계 은행, 농협 기업 산업 등 3개 특수은행, 지방은행을 대표하는 1개 은행(현재 광주은행), 인터넷전문은행을 대표하는 1개 은행(현재 케이뱅크) 등 11곳의 은행장과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까지 12명으로 이뤄졌다.이번 간담회는 한은이 작년 1월 이후 기준금리를 11회 연속 동결한 직후 열리는 만큼 그 배경과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3%로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을 기록하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한 직후 “하반기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은 4월에 비해 훨씬 커졌다”고 했다.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에 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은행권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의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에 따라 은행권과 보험업계는 PF 경·공매 자금 대출용으로 신디케이트론을 최소 1조원 조성하기로 했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 부동산 경기 침체도 길어져 부동산 PF 부실 또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금융권에서는 이 총재가 고금리 장기화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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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은 자연과학 아냐…틀릴 수도 있어"
“(경제) 전망은 자연과학이 아닙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5%로 수정한 데 대해 ‘전망에 크게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자 “겸손한 자세로 개선하겠다고 말씀드린다”면서도 불편한 내색을 나타냈다.이 총재는 작심한 듯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경제성장률을 2.1%로 전망했다가 2.7%로 0.6%포인트 올렸고, 일본은 1.2%에서 0.8%로 0.4%포인트 내렸다”며 “전망은 자연과학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일은 다반사로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망이 틀렸다고 시장에 혼선을 주니까 하지 말라는 얘기는 해외에서 들어본 적이 없다”며 “전망이 틀렸으면 어떻게 달라졌는지 논의하고,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그는 “(이런 의견을 받아들여) 한은이 아무것도 (발표를) 하지 않으면 밖에서 볼 때 틀리지도 않고, 비난을 안 받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다”며 “더 활발하게 소통하고 더 많은 정보를 줘서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돌봄인력 최저임금제 차등 적용 등 논란이 있는 사안에 한은이 과거와 달리 의견을 내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총재는 오는 8월 시작하기로 한 분기별 전망 공개에 대해서는 “지체 없이 하겠다. 더 노력해 잘 만들어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리포트에서는 점도표에 대해 시장에 충격과 혼선을 주니까 찍지 말라는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해외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이 총재는 지난달 12일 금융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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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신중해진 이창용…"물가 2.3~2.4%로 내려가야 금리인하 고려"
“매파(통화 긴축 선호)와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사이에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한 것 같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연 기자간담회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예전보다 신중해졌다”며 이같이 입을 모았다. 이날 기조는 통화정책 완화를 ‘살짝’ 내비쳤던 4월 금통위와 이런 정책을 재검토하겠다던 지난 4일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기자회견 사이에 있다는 분석도 많았다. 시장 평가는 엇갈렸다. “연내 금리 인하가 없을 수 있다”(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의견과 “통화정책 스탠스가 4월과 달라지지 않았다”(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망이 함께 나왔다. ○성장률 올리면서 물가 전망은 그대로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주요하게 다뤄진 질문과 답변은 한은의 물가 전망이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3개월 전(2.1%)보다 비교적 큰 폭(0.4%포인트)으로 올리고 소비자물가 상승률(2.6%)은 그대로 뒀다. 성장률이 올라가면 고용과 물가가 따라간다는 경제학 통념과 배치되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통념과 다른 성장과 물가 전망은 내부 직원뿐만 아니라 금통위 위원 사이에서도 토론이 가장 많이 이뤄진 주제”라고 전했다.이 총재는 3개월 전 물가 전망을 유지한 이유에 대해 △물가에 영향이 크게 미치지 않은 수출이 성장에 기여하고 있고 △내수 회복세는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으며 △정부의 물가 안정책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장률 전망치가 올랐으니 당연히 물가 상승 압력도 커졌지만, 물가 정책을 통해 상쇄되는 부분 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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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금리인하 불확실성 더 커졌다"
한국은행이 23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연 3.25%에서 0.25%포인트 인상된 뒤 11회 연속 동결됐다.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상방 압력을 받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난 4월에 비해 훨씬 커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점이 불확실한 상황이라 인하폭은 아직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이 같은 이 총재의 발언은 4월 회의 이후 한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시장 예상치의 배 수준인 1.3%(전 분기 대비) 깜짝 증가하고,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진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GDP 증가율 전망치를 2.1%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물가상승률은 기존 전망치인 2.6%를 유지했지만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는 상당폭 높아졌다’는 단서를 달았다. 경제가 호조를 나타내고 물가가 상승 압력을 받으면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이날 이 총재의 발언은 지난달 회의 때보다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으로,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 비해서는 다소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07%포인트 내린 연 3.402%에 마감했다.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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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탓에 뛴 식품 물가, 금리로 안 잡힌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기후변화로 인해 농산물 등 식품 물가가 오르면 통화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없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생산성을 높이고 수입을 늘려 공급을 확대하는 노력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란 분석이다.19일 IMF에 따르면 이 기관 소속 노르딘 아비디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발간한 ‘기후와 통화정책의 관계’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아비디 이코노미스트는 2013년 1분기부터 2022년 2분기까지 중동과 중앙아시아 17개국의 경제지표 자료를 통해 통화정책과 기후 간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강수량이 충분하고 기온이 평년 수준보다 낮은 ‘긍정적 기후환경’에서는 정책금리를 1%포인트 올리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5%포인트가량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강수량이 적고 기온이 높은 ‘부정적 기후환경’에선 금리를 1%포인트 높이더라도 소비자물가는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소폭 상승하는 것으로 나왔다.이는 부정적 기후 환경이 식료품 물가를 높이는 데 영향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비식료품 물가는 금리 변동에 즉각적으로 반응해 낮아졌지만 식료품 물가는 금리보다 기후 환경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비디 이코노미스트는 “식료품 물가가 주도하는 인플레이션에는 긴축적 통화정책의 효과가 떨어진다”며 “생산성 제고 노력 등 통화정책 이외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이 같은 IMF의 연구 결과는 사과값 급등으로 물가상승률이 높은 수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는 한국의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지난 3월 3.1%에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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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 3대 변수 한달 새 급변"…올 금리인하 불투명
지난달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일부 수정했다. ‘충분히 장기간 긴축을 유지하겠다’는 종전 문구에서 ‘장기간’이라는 표현을 뺀 것이다. 장기간의 의미는 통상 6개월 이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올 하반기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신호로 시장은 해석했다.하지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현지시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의 세 가지 전제가 모두 바뀌었다고 밝히면서 하반기 금리 인하 여부가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시점이 더 뒤로 갈 것이냐, 아니면 앞으로 올 수도 있냐 등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1분기 ‘깜짝 성장’…“이유 아직 몰라”애초 한은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 중 국내 변수는 크지 않다고 봤다. 수출이 호조를 나타내고 있지만 내수가 상대적으로 부진해 올해 성장률이 전망치(2.1%)를 소폭 웃돌 것으로 예상한 정도다. 하지만 지난달 말 발표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예상치(0.5~0.6%)를 크게 웃돈 1.3%로 집계되면서 경기 판단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이 총재는 “작년에 1.4%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1분기 1.3% 성장은 1년간 성장한 것을 한 분기에 다 했다고 볼 수 있다”며 “수출은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내수가 생각보다 강건하게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DP 전망치 상향은 기술적으로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고 얼마를 올릴지가 문제”라며 “우리가 뭘 놓쳤는지, 영향이 일시적인지 등을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경제가 견조한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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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모든 상황 달라졌다"…통화정책 사실상 원점 재검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현지시간) “지난달까지 생각했던 통화정책의 전제가 모두 바뀌었다”며 “기존 논의를 재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 한국 성장률 등 국내외 경제 상황이 당초 예상한 것과 크게 달라져 통화정책이 사실상 ‘원점 재검토’ 수순에 들어갔음을 시사한 것이다.이 총재는 이날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방문한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동행기자단과 만나 “(상황이 바뀌면서) 4월 통방(통화정책방향) 회의가 5월 회의의 근거가 되기 어려워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원점이라고 표현하기가 그렇지만 금통위원이 바뀌었고 4월까지 했던 논의를 다시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5월 금융통화위원회 통방 회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이 총재는 지난달까지 통화정책 판단의 근거가 된 세 가지 요인이 변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후퇴, 예상외 호조를 나타낸 한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1.3%), 중동 사태 악화 등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유가 및 환율 변동성 확대가 그것이다.이 총재는 “4월 통방 때만 해도 미국이 하반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제로 통화정책을 수립했는데, 미국 경제 관련 데이터가 좋게 나오면서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1분기 성장률도 우리 생각보다 굉장히 좋게 나왔다. 어디서 차이가 났는지 검토하고 있다”며 “4월 통방 이후 중동 사태가 악화하면서 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고 했다.이 총재는 “이 세 가지 요인이 우리 통화정책에 주는 함의가 크다”며 “앞으로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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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최고치 경신하는데…한은 "추가 매입 고려"
한국은행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을 추가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중장기적 관점’이라는 단서를 붙였지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던 기존 입장과 비교하면 미묘한 변화가 감지됐다.30일 최완호 한은 외자운용원 운용기획팀장은 한은 블로그에 ‘외환보유액으로서의 금,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최 팀장은 글에서 “한은은 외환보유액의 증가 추이를 봐가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금 추가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국내 외환시장 전개 상황, 국제 금시장 동향 등을 점검하면서 금 투자의 시점 및 규모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한은이 금과 관련한 견해를 외부에 공개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당시 외자운용원은 영국 런던에 보관 중인 보유 금을 점검하면서 금을 추가 매입할 필요성이 없다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일각의 주장처럼 외환보유액 중 금 보유 확대가 긴요한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돼있다. ‘매입을 고려하겠다’는 표현은 없고, “현재 시점에서는 금 보유 확대보다는 미국 달러화 유동성을 유지하는&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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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깜짝성장, 美는 쇼크…'통화정책 타이밍' 머리 싸맨 韓銀
한국과 미국의 1분기 경제 성장률이 시장 예상을 큰 폭으로 벗어나자 한국은행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대내외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져 통화정책 타이밍을 정하는 게 어려워지면서다.26일 한은(총재 이창용·사진)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달 2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어 기준금리 변경 여부 등을 논의한다. 회의 직후엔 성장과 물가 전망 등을 담은 ‘수정 경제전망’을 공개한다. 이날 통화한 한은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거시 경제 지표들이 예상과 다르게 나오는 상황에 예측하지 못한 사건이 잇따라 터져나와 당혹스럽다”며 “통화신용정책 수립이 그 어느 때보다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한은은 경제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면서 통화정책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2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6%로 시장 전망치(2.4%)를 크게 밑돌았다. 같은 날 나온 한국 GDP 증가율(1.3%)은 미국 상황과 반대로 전문가들의 예상치(0.6% 내외)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지난 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불과 3개월 만에 0.6%포인트 끌어올렸다. 당시 이창용 한은 총재도 “(조정폭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한 나라의 경기(고용)는 물가와 함께 금리정책을 결정하는 데 가장 큰 변수로 간주된다. 경기 전망이 불확실하면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수립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경제와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돌발 변수도 잇따르고 있다. 한은은 하반기 통화정책을 좌우할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로 유가를 꼽는다. 연말 연초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가능성이 거론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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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금통위원에 '비둘기파' 김종화·이수형
이수형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김종화 전 금융결제원장이 1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에 추천됐다.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조윤제·서영경 위원의 후임이다.한은은 이날 기획재정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이 교수와 김 전 원장을 각각 추천했다고 밝혔다. 임명권자는 대통령이다. 이들은 소정의 임명 절차를 거쳐 다음달 2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부터 기준금리 결정에 참여하게 된다.이 교수는 숙명여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재정경제부(현 기재부) 국제금융국 사무관으로 8년간 근무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세계은행 컨설턴트, 서강대 경제학과 부교수 등을 지냈다. 2017년 다산 젊은 경제학자상을 수상했다.김 전 원장은 부산 동성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82년 한은에 입행해 30년 넘게 한은에서 근무한 ‘한은맨’이다. 한은 국제국장, 국제담당 부총재보를 지냈다.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시장에선 이 교수와 김 전 원장을 비둘기적(통화 완화 선호) 성향의 인사로 평가하고 있다.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이라고 평가받는 조윤제·서영경 위원이 떠나는 자리를 이들이 대체하면서 금통위 구성이 다소 비둘기적으로 변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얼마간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금통위 내 국제경제 전문가 비중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제대학원 교수인 이 교수와 한국 국제담당 부총재보를 지낸 김 전 원장까지 위원으로 추가됐기 때문이다.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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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금통위원에 이수형·김종화…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 커지나 [강진규의 BOK워치]
이수형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김종화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한은 금융통화위원에 추천됐다. 소정의 절차를 거쳐 임명이 완료되면 다음달 2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부터 기준금리 결정에 참여하게 된다.19일 한은은 기획재정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이 교수와 김 전 부총재보를 각각 추천했다고 밝혔다. 오는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조윤제·서영경 위원의 후임이다. 이 교수는 숙명여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재정경제부(현 기재부) 국제금융국 사무관으로 8년간 재직했다. 미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세계은행 컨설턴트와 서강대 경제학과 부교수를 지냈다. 지난 2020년부터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일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다산 젊은 경제학자상을 수상하는 등 학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기재부는 이 교수의 추천 이유로 국제경제 전문가라는 점을 꼽았다. 기재부 측은 "통화정책의 글로벌 연계성이 높아진 최근 상황에서 세계경제 동학(dynamics)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금융통화위원회의 다양한 논의를 심도있게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전 부총재보는 부산 동성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82년 한은에 입행해 30년 넘게 한은에서 일한 정통 한은맨이다. 미국 미시간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후 한은 워싱턴 주재원, 국제국장, 국제담당 부총재보를 지낸 후 2013년 퇴임했다. 이후 금융결제원장과 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 등을 지냈다. 대한상의는 김 전 부총재보를 추천한 이유로 "금융전문가로서 탁월한 전문성을 발휘해 국내외 경제상황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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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도 ISA 혜택 강화 나섰지만…국회서 개정안 표류
경제부처와 한국은행 수장들이 최근 한목소리로 부동산시장에서 자본시장으로의 자금 흐름 전환을 강조했다. 자본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비롯한 여러 정책도 내놓고 있다. 그러면서 부동산을 놓고서는 “시장 팽창을 용인하지 않겠다”며 경고하고 나섰다.‘부동산 한계론’을 줄기차게 펼치는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대표적이다. 17일 금감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시장 수요를 촉발하는 방식으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고 가계 자산을 증식하기는 어렵다”며 “부동산에 묶인 자원이 더욱 생산적인 방향으로 옮겨 가도록 자본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에도 “정부는 부동산 팽창을 용인할 여력이 없다”며 “국민 노후 보장은 이제 자본시장에 의존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창용 한은 총재도 최근 발언에서 비슷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2월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 경제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부동산 쪽으로 대규모 자금이 흘러 들어가는 것”이라며 “언젠가는 고쳐져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중 유동성이 소비·투자로 연결되지 않고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 경제 성장, 물가 안정, 금융 안정을 훼손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하지만 정부 당국의 이 같은 인식에도 정작 증시로 자금을 유도하는 정책들은 표류하고 있다. 정부는 일본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벤치마크해 ISA에 대한 혜택을 강화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였다. 납입 한도를 2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늘리고 배당·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 한도를 확대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내놨다. 금융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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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깜빡이 안켜…하반기도 예단 어렵다"
한국은행이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연 3.25%에서 0.25%포인트 인상된 후 10회 연속 동결됐다.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금리 인하를 할 수 있을지 예단하기 어렵다”며 “유가가 더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망 경로(2.3%)보다 높아지면 하반기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켰다’는 일각의 해석에는 “아직 깜빡이를 켠 상황이 아니다”며 “깜빡이를 켤까 말까 자료를 보면서 고민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한국은행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결정문과 비교하면 “충분히 장기간 유지한다”는 표현에서 ‘장기간’이라는 단어가 빠졌다.이 총재는 통화정책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유가를 지목했다. 이 총재는 “근원물가(에너지·식품 제외) 상승률은 예상대로 움직이는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공급 측면에서 농산물 가격과 유가 등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불안한 상황”이라며 “유가가 다시 안정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까지 2.3% 정도까지 갈 것 같으면,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이날 이 총재 발언은 하반기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 시작될 것이라는 시장의 당초 기대에 비해서는 신중한 접근으로 받아들여졌다. 시장은 완화적 기조로 해석했다. 이날 국고채 3년 만기 금리는 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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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한국은행, 기준금리 연 3.5% 유지…10회 연속 동결
한국은행이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연 3.5%인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월 이후 10회 연속 동결이다.지난달 물가상승률이 3.1%로 나타나면서 물가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금리를 먼저 내리기는 어렵다고 본 것으로 파악된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