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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사장단과 머리맞댄 구광모 "철저히 미래 고객 관점서 고민"
“첫째도 둘째도 철저히 미래 고객 관점에서 고민해야 합니다.”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29일 경기 광주 곤지암리조트에서 ‘미래 준비를 위한 경영전략’을 주제로 연 사장단 워크숍에서 ‘미래를 위한 준비’를 당부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래 고객이 누구이고, 그들이 정말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수없이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내며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9년 9월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이번 워크숍에는 구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사업본부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5년 뒤, 10년 뒤 미래 포트폴리오 방향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논의했다.구 회장은 “경영 환경이 어려울수록 그 환경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며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LG가 만들어낼 고객 경험, 상품, 솔루션, 브랜드 등이 고객에게 얼마나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구 회장이 미래 준비를 거듭 강조한 것은 최근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에선 올 하반기 실적이 큰 폭으로 꺾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LG 관계자는 “어떤 상황에서든 고객이 찾을 만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놔야 한다는 게 구 회장의 경영 지침”이라고 전했다.이날 워크숍에선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와 탈레스 S 테이세이라 전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교수의 강연도 이뤄졌다. 주 교수는 고객 경험 혁신에 대한 본질적 이해와 설계 방안을, 테이세이라 교수는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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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자산 헐값에 사들이더니…1.8조 '잭팟' 터진 기업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볼보그룹은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 삼성중공업의 중장비 부문을 7억2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재무구조가 나빠진 삼성중공업은 유동성 마련을 위해 볼보에 알짜사업을 매각했다. 자금상환 압박에 밀려 '울며 겨자먹기'로 회사를 넘겼지만 '헐값 매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삼성중공업 중장비 부문의 후신인 볼보그룹코리아는 매각 2년 뒤인 2000년에 280억원, 2001년에 79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 회사는 누적으로 영업이익으로만 2조2385억원을 올렸다. 볼보그룹은 배당금으로만 1조원 넘는 자금을 회수했다. 인수금 이상을 회수한 것이다. 볼보그룹코리아는 2.5t급 100% 전기 굴착기 'ECR25'를 국내에 출시했다고 28일 발표했다.ECR25는 기존 내연기관 엔진을 리튬이온 전기 배터리와 유압식 시스템으로 대체해 동급의 디젤 장비와 동일한 작업성능을 갖췄다. 볼보그룹코리아는 올해 4월 창원공장에 첫 전기 굴착기 양산 라인을 구축하며 생산 준비도 마쳤다.이 회사는 신제품 출시와 함께 그동안 한국에 기여한 점도 강조했다, 볼보그룹코리아는 서울, 인천, 전국 8개 직영 영업지사에서 총 1500여명의 임직원들이 몸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년간 1조원 이상의 투자를 지속했다"며 "현재 제품 생산과 연구개발은 모두 한국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하지만 '헐값 매각'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매각 직후인 2001년 삼성경제연구소는 우량기업의 헐값 매각 논란을 지적한 ‘외자경영의 빛과 그늘’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볼보가 삼성중공업의 굴착기와 부문을 인수해 40%대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점을 사례로 들었다. 실제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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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제국 자존심 '박살'…"유럽서 가장 위험한 나라"로 평가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연일 바닥을 치는 가운데 영국 중앙은행(BOE)이 사상 초유의 긴급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한때 제기됐다. 영국 국채는 유럽연합(EU)의 ‘문제적 국가’로 통하는 이탈리아, 그리스 국채보다도 못한 대접을 받았다. 유로존 최약체 그리스, 이탈리아에도 밀린 영국 국채26일(현지시간) 미국 달러·영국 파운드 환율은 장중 1.0349달러로 밀리며 1985년 이래 최저치를 찍었다. 원인은 영국 정부에 있었다. 지난 23일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2027년까지 총 450억파운드(약 68조원)를 감세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25일에는 쿼지 콰텡 영국 재무장관이 추가 감세 정책을 시사했다. 이 때문에 정부 부채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일었다. 영국 정부가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채권을 대규모로 찍을 예정이어서다영국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자 시장 참여자들은 영국 파운드화와 영국 국채 ‘팔자’에 나섰다. 이날 장중 한때 파운드화 가치가 1.035달러 아래로 밀린 이유다. 전문가들은 파운드 약세를 강(强) 달러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짐 오닐 전 영국 재무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신임 영국 총리의 위험한 정책과 영국 중앙은행의 소심함이 합쳐진 결과가 파운드 약세”라고 말했다. 이날 스카이뉴스는 보수당 의원 중 일부가 트러스 총리 불신임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영국 국채는 유례없는 푸대접을 받았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영국 국채 5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연 4.535%로 상승했다. 국채 금리 상승은 국채 가격 하락을 뜻한다. 시장 참여자들이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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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을 대비하라"…또 파월의 말폭탄 쏟아진다 [정인설의 워싱턴나우]
'Hope for the best, plan for the worst'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한 말입니다. 최선을 희망하면서 최악을 대비하겠다는 겁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경기 연착륙입니다. 물가를 잡으면서 경기를 죽이지 않는 길입니다. 반대로 최악은 물가도 못잡으면서 경기만 죽이는 것입니다. 스태그플레이션입니다. 파월 의장은 아직까지 미국 경기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기준금리를 확 올려도 당분간은 미국 경제가 버틸 것이라 낙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이 예상보다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 고강도 긴축을 할 수 있는 적기라 판단했습니다. 또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75bp 인상)을 예고했습니다. 파월발 허리케인에 시장은 요동치고 있고 세계 여러 국가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도 이런 긴축 발언이 시장을 지배할 전망입니다. 파월 의장 외에 Fed 인사들이 총출동합니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 중앙은행 인사들도 잇따라 공식석상에 섭니다. ※ '정인설의 워싱턴나우'는 매주 월요일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인 '한경 글로벌마켓'에서 유튜브 영상과 온라인 기사로 찾아뵙고 있습니다.FOMC에서 터진 두 개의 '4.4% 쇼크'9월 FOMC에서 공개된 점도표와 경기전망에 여러 정보가 숨겨 있습니다. 가장 큰 건 '4.4% 쇼크'였습니다. Fed 인사들이 예상한 올해말 기준금리 중간값이 3.4%에서 4.4%로 확 올랐습니다. 기준금리가 3.0~3.25%여서 올해 남은 두 번의 FOMC에서 125bp나 추가로 더 올릴 수 있다는 얘기여서 시장에선 아직도 여진이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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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삼형제 위해 세 조각 내나…한화그룹 승계설 솔솔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사업재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한화그룹은 조만간 승계작업에도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가 ㈜한화와 합병할 가능성이 관측된다. 여기에 한화를 인적 분할해 방산·에너지부문, 금융부문, 유통·리조트 등 세 조각으로 나눠 삼형제가 가져갈 것이라는 일각의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은 내년 3월 한화갤러리아를 인적 분할하기로 했다. 인적 분할은 회사를 세로로 분할하는 방식으로 쪼개지는 기존 회사의 주주는 신설·존속회사 지분을 모두 확보한다. 한화갤러리아는 분할 직후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된다.이번 분할로 한화솔루션 주주는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예컨대 ㈜한화는 한화 지분 36.35%를 확보하게 된다. 한화솔루션에 뭉쳐있던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한화가 따로 쥐게 되는 것이다.㈜한화는 한화건설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한화가 건설을 흡수합병하면 한화생명 지분 43.24%를 확보해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 한화생명 주주는 한화건설(지분 25.09%)이고 한화는 2대 주주로 지분 18.15%를 보유 중이다.일련의 사업재편으로 한화가 한화생명과 한화갤러리아 최대 주주로 직접 보유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이 같은 사업재편을 놓고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향후 승계 과정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태양광·방산·화학부문,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한화생명 등 금융부문,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호텔·리조트· 유통부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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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파는 사람이 승자"…개미들 탈출 러시 벌어진 종목 [박병준의 기승쩐주(株)]
'1등 카쉐어링 플랫폼' , '스트리밍 모빌리티를 꿈꾸는 드림카'지난달 상장한 쏘카에 대한 증권사 보고서 제목들입니다. 플랫폼과 모빌리티 같은 이른바 시장에서 '먹히는' 단어들로 투자자의 눈길을 끌었는데요. 증권업계의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쏘카는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공모 흥행에 실패합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56대 1에 불과했고, 우리사주 청약률은 39%에 그쳤습니다. 쏘카는 공모가를 희망 밴드(3만4000~4만5000원)의 최하단보다 17% 낮춘 2만8000원으로 조정하면서 상장을 강행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시장은 쏘카의 '승부수'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상장 날이었던 지난달 22일 쏘카는 공모가와 동일한 시초가를 형성하며 출발했는데요. 장 초반 4% 오르며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보였지만, 장중 낙폭을 확대하며 결국 1700원(-6.07%) 내린 2만6300원에 첫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후 쏘카의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으며 이달 19일 상장 이후 처음으로 2만원대가 깨졌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7만주에 달하는 보호 예수 물량이 22일 해제되면서 위기감은 더 고조됐는데요. 23일 기준 쏘카는 전일 대비 4.49% 내린 1만7000원에 마감했습니다. 최고가(2만9600원) 대비 42% 하락한 가격입니다. 기관이 주가 하락을 견인했는데요. 22일까지 기관은 2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하며 물량을 쏟아냈습니다.공모 과정에서부터 불거진 사업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한 게 주가 하락의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입니다. 쏘카는 공모가를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로 산정했는데 비교군에서 국내 자동차 렌털업계 1위인 롯데렌탈은 제외하고 우버·그랩 등 글로벌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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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이재용에 '특별 제안' 한다는데…"ARM 투자에 무게" [정지은의 산업노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 다음달 만난다. 소프트뱅크 산하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두고 긴밀하게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인수합병(M&A)보다 기업공개(IPO)를 전제로 한 지분 투자 논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22일 업계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 부회장을 만나 ‘특별한 제안’을 하기 위해 다음달 한국을 찾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손 회장이 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와 ARM 간 제휴를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 대변인도 “손 회장이 삼성과 ARM 간 전략적 협력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ARM은 반도체 생산의 가장 핵심적인 설계 자산(IP)을 만드는 세계적인 팹리스업체다. ARM 최대 주주는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소프트뱅크 75%, 비전펀드 25%)다.업계에선 손 회장이 IPO를 도와달라고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는 ARM에 대한 엔비디아의 M&A가 무산된 뒤 뉴욕과 런던 증시를 겨냥해 내년 3월 IPO를 추진 중이다. 지분 분산과 자금 수혈을 위해 프리IPO에 나섰을 때 삼성전자의 참여를 부탁할 것으로 보인다.ARM은 매력적인 기업이지만, 당장 인수하기엔 가격이 만만찮다. 2016년 ARM을 314억달러(약 44조원)에 사들인 일본 소프트뱅크는 엔비디아의 ARM 매각 불발 이후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인수가는 400억달러(약 56조원)에서 660억달러(약 93조원)까지 치솟았다.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은 125조원(2분기 기준)이어서 인수할 여력은 있지만, 그 정도 자금을 투입할 정도로 가치가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며 “일부 지분을 투자하는 수준에서 전략적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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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과 횡'의 법칙으로 관찰하라"…성공한 VC의 두번째 투자 비법 [긱스]
벤처캐피털(VC)은 어떤 스타트업에 투자할까요. 급변하는 시장에서 성공한 VC의 변하지 않은 투자 원칙은 무엇일까요. 카카오의 투자 전문 계열사인 카카오벤처스를 국내 대표 VC로 이끈 김기준 부사장이 한경 긱스(Geeks)를 통해 두 번째 투자 비법을 공개했습니다.제가 딥테크(Deep Tech) 영역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회사에 선언했던 2014년을 돌이켜 보면 투자자로서 기술 자체를 검토하는 ‘종의 구간’은 없었습니다. 이미 기술이 ‘횡의 구간’으로 진입했거나 아니면 상당 수준 상용화된 상태에서 딥테크를 접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물방울들은 꾸준히 출현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물방울은 과연 어떤 것일까?’를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먼저 그림을 통해 1화에서 언급했던 종과 횡의 법칙을 돌아보겠습니다.1. 기술 자체가 발전하고 성숙하는 단계가 있고, 이런 단계가 마치 물방울이 수면으로 떨어지는 것과 유사하다고 판단해 ‘종의 구간’으로 명명했습니다. 이 구간에서는 기술이 유의미하게 성숙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적극적 투자 검토를 하게 됩니다.2. 충분히 성숙한 기술 물방울은 수면 위에 산재해있는 현실 세계의 다양한 'Pain point'(해결 과제)들을 만나 물결처럼 퍼져나갑니다. 문제들을 해결하고 큰 사업으로 성장하는데 이를 ‘횡의 구간’으로 명명했습니다.3. 이 둘이 합쳐져 ‘종과 횡의 법칙'이 됐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PC·디지털, 웹, 모바일의 물방울을 경험해왔고 이후로도 끊임없이 새로운 물방울은 출현할 것입니다. 그 물방울을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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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비싸게 팔아 1300억 번 랄프로렌…돈 몽땅 어쨌나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폴로 퀼팅자켓 51만9000원 맞는 겁니까." "폴로 뭐하나 살 때마다 후들거린다." 직장인 익명 앱인 블라인드 등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폴로 제품에 대한 원성이 적잖다. 셔츠 한장은 20만원에 육박한다. 랄프로렌코리아 한국 직원들조차 "미국 아울렛가서 사는 게 제일 싸다"고 말한다. 미국 공식홈페이지 직구(직접 구매)를 통해 사는 것이 제일 저렴하다는 평가다.하지만 랄프로렌이 작년부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의 공식사이트 접속을 막으면서, 저렴하게 사들일 창구도 막혔다. 상대적으로 비싼 값에 제품을 판 데다 인기도 끌면서 랄프로렌의 한국법인인 랄프로렌코리아 실적도 큰 폭으로 불었다. 곳간이 넉넉해진 랄프로렌코리아는 배당과 유상감자, 수수료 명목으로 최근 1300억원이 넘는 돈을 해외 본사에 송금했다.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결산법인인 랄프로렌코리아는 지난 4월 7일에 541억원 규모의 유상감자를 진행했다. 이 회사의 100% 주주인 랄프로렌 네덜란드법인이 보유한 지분을 랄프로렌코리아가 541억원에 사들여 소각한 것이다. 이 회사는 2021회계연도에 중간배당으로 661억원을 모회사에 지급한 데 이어 로열티 명목으로 해외 법인에 115억원을 지급했다. 해외에 송금한 금액이 1317억원에 이른다.실적이 좋아지면서 해외 송금액도 불었다. 매출 3839억원, 영업이익 1106억원을 거뒀다. 전년에 비해 각각 39.6%, 69.7%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53.3% 불어난 742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의 두 배가량을 해외 송금한 것이다.랄프로렌코리아 실적이 불어난 것은 이 회사 브랜드 '폴로'가 2030세대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받은 결과다. 1990년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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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 '페이'로 월급 받는다…현금왕국 일본의 '파격'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일본 직장인들이 이르면 내년 봄부터 '페이페이'와 '라쿠텐페이' 등 모바일앱 간편 결제 서비스(페이)로 월급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선진국 가운데 현금 사용 비율이 가장 높은 일본의 소비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일본 후생노동성은 13일 노동정책심의회를 열어 "관련 법을 개정해 '페이 서비스'로 월급을 받는 서비스를 시작하도록 준비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일본 정부가 2018년부터 진행한 페이 서비스를 통한 급여 이체를 허용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일본에서 기업이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은 노동기준법을 따른다. 현행 노동기준법은 현금 지급을 원칙으로 하되 예외적으로 은행계좌와 증권종합계좌를 인정하고 있다. 예외 대상에 페이 사업자를 추가한다는게 일본 정부의 새 방침이다. 연내 시행령을 개정해 이르면 내년 봄부터 페이로 월급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페이 월급 계좌'는 사업자가 파산했을 때 고객의 자산을 보호하는 방법이 과제로 지적됐다. 페이 사업자는 예금보험제도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의 일반적인 금융회사들은 예금보험료를 내는 대신 고객 예금자산을 1000만엔(약 9641만원)까지 보호하는 예금보험제도의 적용을 받는다.후생노동성은 페이 사업자가 파산해도 4~6영업일 이내에 계좌잔고 전액을 이용자에게 돌려주는 보증 제도를 신설하기로 했다. 일정 수준의 보험료를 내면 민간 보험회사가 계좌잔고의 지급을 보증하는 구조다. 이미 4대 손해보험사가 관련 상품을 개발에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페이 사업자가 재무상황 등을 후생노동성에 보고하는 감독 체계도 갖추기로 했다. 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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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VC 심사역 6인 "스타트업 투자할 땐 이것부터 본다" [긱스]
당근마켓·오늘의집·마켓컬리·직방... 내로라하는 스타트업들도 '새싹'인 시절이 있었습니다. 스타트업 투자정보 업체 더브이씨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이뤄진 1199건의 투자 라운드 중 40%인 479건이 프리 시리즈A 이하의 초기 스타트업 대상이었습니다. 유니콘으로 무럭무럭 자라는 꿈을 그리고 있을 이 회사들, 투자자들은 어떻게 선택했을까요? 한경 긱스(Geeks)가 6명의 초기투자 전문 심사역을 만나봤습니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은 대표적인 모험자본(Venture Capital)이다. 위험이 뒤따르지만 그만큼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모험하듯 발굴한다. 특히 시드~프리 시리즈A 단계 투자는 모험자본의 정수로 통한다. 이 단계의 극초기 스타트업들은 언제든 '문을 닫을'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어서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성장하면 그만큼 얻을 수 있는 열매도 달콤하다.데스밸리에서 허덕이던 크래프톤에 초기 투자하며 구원투수로 나섰던 VC들은 지난해 이 회사가 상장하자 수십~수백 배의 차익을 얻었다. 당근마켓, 직방,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 등 내로라하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의 초기 투자자들도 '잭팟'을 터뜨리기 일보직전이다. 가시밭길을 함께 건너온 경영진과 쌓인 친밀감은 덤이다.초기 스타트업들은 성과를 재무제표와 같은 '숫자'로 나타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품이 시장에 나오지 않은 회사도 많다.이 단계 스타트업들에 투자하는 심사역들은 '사람'을 보고 투자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의 역량에 중점을 둔다는 말이다. 마치 이상형을 묻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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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리스크' 휴스틸이 달라졌어요
‘골프장 재벌’로 알려진 신안그룹의 유일한 상장사인 휴스틸이 올 상반기에 괄목할 만한 실적을 냈다. 좋은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도 최근 석 달 새 두 배 넘게 뛰었다. ‘오너 리스크’로 기업가치가 휘청이던 휴스틸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휴스틸은 올 상반기에 매출 4381억원, 영업이익 985억원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작년 상반기에 비해 각각 71.6%, 579.0% 뛰었다. 영업이익은 반기 기준 최대치다. 이 회사는 송유관과 배관용 파이프(강관) 등을 생산한다. 강관 생산능력은 연 121만t으로 세아제강(152만t)에 이은 2위다.미국이 코로나19 직후 송유관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송유관 설비 수출이 급증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미국법인의 상반기 매출과 순이익만 2022억원, 571억원에 달했다. 최근 미국에서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프라 투자가 늘면서 휴스틸의 강관 판매가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깜짝 실적에 IRA 호재가 더해지면서 지난 7월 27일 장중 3755원까지 떨어졌던 이 회사 주가는 8000원 선을 회복했다.휴스틸은 법정관리를 겪던 2001년 신안그룹에 인수됐다. 박순석 회장이 거느린 신안그룹은 경기 화성의 리베라CC(36홀)와 강원 횡성의 웰리힐리CC(36홀) 등을 보유한 골프장 기업이다.신안그룹은 휴스틸을 리조트 업체 인수합병(M&A)에 동원하면서 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휴스틸은 2011년 신안그룹의 다른 계열사들과 손잡고 신안종합리조트(웰리힐리파크) 지분 25.8%를 160억원에 사들인 전력이 있다. 하지만 박 회장의 장남인 박훈 휴스틸 사장이 회사를 맡으면서 안정을 되찾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김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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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주식 내다 팔아라"…개미들에 '경고' 날렸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운용자산 2조 유로)인 아문디자산운용이 투자자들에게 주식 매도를 권고했다. 거시경제의 위험성이 불어나 수익성과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방어적인 투자를 하라는 조언이다.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문디는 주식 시장에 관한 비관적인 전망을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각국 중앙은행이 잇따라 매파적 행보를 보이며 상황이 악화할 거라는 설명이다. 아문디에 앞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증시 전반에 걸쳐 비중 축소 의견을 밝힌 바 있다.아문디 그룹의 최고 투자책임자(CIO)인 빈센트 모르티에는 이달 투자 서한에서 “주식 비중을 줄이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할 때다”라며 “글로벌 경기침체는 피할 수도 있지만, 주식 시장이 반등할 낙관적인 요인은 단 하나도 없고 리스크만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아문디가 비관적인 전망을 한 이유는 겹겹이 쌓인 악재 때문이다. 유럽은 에너지 위기로 인해 생활비가 폭등하며 경기침체를 눈앞에 둔 상태다. 중국은 세계적인 상품 수요 감소로 인해 성장률이 축소되고 있다.여기에 미 중앙은행(Fed)은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경제 성장보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우선시하는 모습이다. 모르티에 CIO는 “마진율은 축소되고 소비는 둔화하며 경제활동은 위축될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서 가격을 결정할 힘과 매출을 끌어올리는 역량도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영화 ‘빅쇼트’의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 사이온에센매니지먼트 창업주도 비관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주식 시장에 더 큰 고통이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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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내 스타트업 해외 진출 지원 200개사→270개사 확대
정부가 해외 진출하려는 국내 스타트업의 지원 규모를 270개 사로 확대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8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K-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전략'을 밝혔다. 중기부는 내년부터 구글 등 9개 글로벌 기업과 국내 270개 스타트업의 성장과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 올해 같은 사업의 지원 규모(200개 사)보다 35% 확대했다. 스타트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는 국내 대기업 수도 5곳에서 10곳으로 늘린다. 중기부는 다른 부처와 산업별 유망 스타트업 140곳도 발굴해 해외 진출을 돕는다. 정부는 스타트업이 활용할 수 있는 해외 거점도 확대한다. 롯데벤처스 등 국내 기업의 해외 사무소 등을 활용해 'K-스타트업 센터'를 베트남에 추가로 개소한다. 해외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관련 비자 제도를 활용하고, 특화 프로그램 신설도 추진한다. 중기부는 외국인 기술창업비자(D-8-4)가 2년 단위로 연장될 수 있도록 법무부와 협업할 예정이다. 전문직 특정활동비자(E-7-1)의 부처 추천제 활성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최근 국내 유니콘 기업이 증가하고 있으나 대부분 내수시장에 한정돼 있어 전통 산업과의 마찰 등 사회적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민간 역량을 활용하고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스타트업 정책 지원의 전문성과 효과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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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재벌'의 사업 수완…계열사 주가 2.5배 뛰었다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신안그룹 박순석 회장은 리베라, 신안, 그린힐, 웰리힐리CC 등을 거느린 '골프장 재벌'로 통했다. 전남 신안군 출신으로 13세에 무일푼으로 상경해 1960년대 건설사를 세운다. 공격적 인수합병을 추진해 금융 철강 호텔 골프장 등 21곳의 계열사를 거느렸다.회사 안팎으로 여러 잡음도 있었지만 박 회장의 장남인 박훈 휴스틸 사장은 회사 내실을 빠르게 다져나갔다. 신안그룹의 유일한 상장사인 철강업체 휴스틸의 내실을 다져 올 상반기에만 영업이익이 1000억원에 육박했다. 주가도 급등해 석 달 새 두 배 이상 뜀박질했다. 휴스틸 영업익 1000억 육박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휴스틸은 올 상반기에 매출 4381억원, 영업이익 985억원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작년 상반기에 비해 각각 71.6%, 579.0%나 뛰었다. 영업이익은 반기기준 최대치다. 이 회사는 송유관을 비롯한 배관용 파이프(강관)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강관 생산능력은 121만t으로 업계 1위 세아제강(152만t) 뒤를 잇는다.휴스틸은 법정관리를 겪던 2001년 신안그룹에 인수된 바 있다. 미국이 코로나19 직후 송유관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송유관 설비 수출이 급증했다. 이 회사 미국법인과 캐나다법인의 올 상반기 매출은 각각 2022억원, 421억원에 달했다. 전체 매출의 절반을 넘어선다. 같은 기간 미국법인과 캐나다법인의 순이익은 각각 571억원, 32억원에 달했다.최근 미국에서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프라 투자가 늘면서 휴스틸의 강관 판매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적잖다. '깜짝 실적'이 반영되면서 지난 7월 27일 장중 3755원까지 떨어진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30일 장중에 8910원까지 치솟았다.휴스틸은 박순석 회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