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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 우려한 이복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28일 “금융자본이 기업을 인수하면 사업부문을 분리 매각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주주 가치를 훼손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시도는 화두를 던져주는 사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시도에 이례적으로 우려를 표시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중립적 자세를 취해왔다.그는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 분리) 이슈는 그동안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인수 부작용을 중심으로 다뤘다”며 “(MBK의 영풍 인수 시도를 계기로)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에 대한 부작용을 고민할 때”라고 했다.이와 함께 이 원장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을 또다시 직격했다. 그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관련 불법 대출에 대해 검사가 진행 중인데, 현 행장과 회장 재임 시에도 유사한 형태의 불법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전 회장 친·인척 불법 대출이 현 경영진과 무관하다”는 우리금융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금융권에선 이날 이 원장이 경영진 퇴진을 노골적으로 압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이사회에서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김익환/최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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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임종룡 직격…“임기 중 부당대출 추가 확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우리금융 전 회장(손태승)과 관련된 불법 대출과 유사한 형태의 불법이 현 회장(임종룡), 행장(조병규) 재직 시에도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이 원장은 2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 회장과 현 행장 재임 시에도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한) 유사한 거래가 있었다"며 "무관용 엄정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금융권에선 임 회장의 퇴진을 압박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조 행장은 최근 연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우리은행은 지난 2020년 4월 3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 등 35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해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금감원은 지난달부터 진행해온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 정기 검사를 통해 임 회장 재임 기간인 최근까지도 유사한 부당 대출이 상당수 실행된 것을 확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수시검사 때 발견된 현 경영진 임기 중 불법 대출보다 규모가 크다"고 설명했다.이 원장은 "부당대출이 이사회에 제대로 보고됐는지 내부통제가 왜 작동 안 했는지도 점검하겠다"며 "12월 중으로 검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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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보통주자본비율, 12% 밑으로
우리금융그룹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12% 이하로 다시 떨어졌다. 보험사 인수 등 외형 확장과 주주 환원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금융감독원은 27일 ‘국내 은행지주 및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 현황’을 발표했다. 3분기 말 기준 우리금융의 총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 기본자본비율은 15.63%, 11.96%, 14.18%로 전 분기 대비 각각 0.30%포인트, 0.08%포인트, 0.18%포인트 하락했다.금융당국은 12% 이상의 보통주자본비율을 권고한다. 이 비율이 높아야 적극적인 배당도 가능하다.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작년 말 11.99%에서 올해 상반기 말 12.04%로 소폭 올랐다가 다시 하락했다. 현재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지주 중 보통주자본비율이 13% 미만인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국내 전체 은행권 총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 기본자본비율은 각각 15.85%, 13.33%, 14.65%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최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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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사태, 심각한 우려…엄정 조치할 것"
김병환 금융위원장(사진)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당 대출 사태에 ‘엄정 조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김 위원장은 24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우리은행) 사태에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엄중한 인식하에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엄정하게 하겠다”고 강조했다.김 위원장은 최근 급등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과 관련해선 “가상자산이 실질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의문이 있다”며 “불공정 거래 부분에 더 중점을 두고 면밀히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차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가상자산 육성 기조에 따른 국내 가상자산 시장 육성 필요성에 대해선 “(가상자산 시장은) 단기간에 굉장히 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시장 자체가 변동성이 크다”며 “앞으로 (이 산업을) 어느 수준까지 육성할지는 미국 정책 변화와 다른 나라의 방향, 국내 여건 등을 살펴보고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김 위원장은 올해 3분기 1913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계 부채에 대해선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김 위원장은 예금자보호 한도 1억원 상향을 놓고선 “고금리를 제시한 2금융권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데 따른 불안이 있을 수 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2금융권 건전성 문제도 있다”며 “시행 시기를 탄력적으로 적용해줄 것을 국회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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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대출 수사' 우리금융, M&A·신사업 지지부진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 대출 검찰 수사와 금융당국 검사 등 전방위적 압박에 우리금융그룹이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우리금융은 22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차기 행장 선임과 인수합병(M&A) 후속 추진 방안 등을 논의한다.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추진해 온 ‘동양·ABL생명’ 인수가 멈춰 선 상태다. 지난 8월 동양·ABL과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지만 금융당국에 인가 신청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당 대출 검사가 수개월째 이어져 인수 관련 절차는 시작할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라며 “검찰이 지난 18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분위기가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10년 만에 부활한 우리투자증권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부당 대출 사건 여파로 8월 출범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이 쉽지 않은 형편이다. 우리은행이 연말 출시를 목표로 추진하던 알뜰폰(MVNO) 사업도 좌초 위기에 놓였다. 조직 구성을 끝내고 제휴사 선정까지 마쳤지만 대기업의 알뜰폰 시장 진출에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면서 사실상 ‘올스톱’됐다.우리금융 내부에선 “잇따른 우리금융 때리기 탓에 일상적 업무를 제외한 M&A 등 신사업 추진은 불가능하다”는 불만이 나온다.우리금융 이사진은 이번 이사회에서 동양·ABL생명 인수 후속 조치 계획과 함께 우리은행을 포함해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7개사 최고경영자(CEO) 후보군에 관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이사회 이후엔 차기 행장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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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CEO 36명 임기 만료…세대교체 '인사태풍' 몰아치나
다음주 국민은행장을 시작으로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그룹 자회사의 연말 인사 시즌이 개막한다. 4대 금융에 속한 은행과 증권, 보험 등 자회사 53곳 중 64.3%에 달하는 36곳의 CEO가 임기 만료를 앞뒀다. 4대 금융 핵심 계열사 수장으로 잠재적 회장 후보군인 4대 은행장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연임·교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이 부진한 비은행 자회사는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4대 은행장 연임 가능성은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오는 27일 계열사 대표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를 결정한다. KB금융 안팎에선 이재근 행장이 3연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만, 깜짝 발탁 인사를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에도 이 행장이 국민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으나 3연임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아서다. 역대 3연임 국민은행장은 허인 전 행장(2018~2021년)뿐이다. 이 행장이 지주사 사장(부문장)을 맡아 양종희 KB금융 회장을 보좌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럴 경우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와 정문철 국민은행 개인고객그룹 부행장, 김재관 KB금융 재무담당 부사장, 이승종 KB금융 전략담당 부사장 등이 행장 후보군으로 꼽힌다.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연임 임기(1년 또는 2년)를 놓고 안팎의 전망이 갈리지만 연임 자체는 무난하다는 관측이 많다. 다음달 중순께 그룹 임원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행장 후보를 확정하는 하나금융도 이승열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 행장은 취임 첫해인 작년 사상 최대 순이익(3조4766억원)을 기록해 하나은행을 ‘리딩뱅크’(순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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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우리금융 경영 리스크 점검 필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이 우리금융그룹 전·현직 경영진을 또다시 직격했다. 그는 “우리금융 현 경영진이 외형 확장 중심의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잠재 리스크를 우리금융의 내부통제와 건전성 관리 수준이 감당할 수 있는지 면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원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임원회의를 열고 은행권 내부통제에 대해 엄정한 검사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은행 등의 금융사고와 해외 현지법인 투자, 운영 부실 등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며 “정기 검사 과정에서 이를 엄정하게 점검하고, 근본적 개선을 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이 원장은 우리금융의 조직문화에 ‘파벌주의’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깔려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사고에 대한 안일한 인식, 합리적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경영체계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금융이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문제를 막지 못했고, 이를 금융당국에 뒤늦게 보고한 점을 또다시 문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KB금융에 대한 날 선 지적도 내놨다. 이 원장은 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자회사가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해외 현지법인 투자 결정 등과 관련한 반복적 지적은 평판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며 “운영 리스크 관리에 안일함이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과 KB금융을 대상으로 이례적으로 동시에 정기 검사를 진행 중이다.이와 함께 이 원장은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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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진 예대금리차…4대 금융 순이익 '쑥'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올 3분기에도 4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줄줄이 인상하면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가 시행되기에 앞서 주택담보대출 ‘막차 수요’가 몰린 점도 이자이익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대출 금리는 떨어지지 않고 있어 4분기에도 은행들의 ‘실적 잔치’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자이익 증가세가 호실적 견인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합계 순이익 전망치는 4조6504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3분기 합계 순이익(4조4173억원)보다 5.3%(2331억원) 증가했다. 4대 금융은 오는 24일 KB금융을 시작으로 신한·우리금융(25일), 하나금융(29일) 순으로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4대 금융 중에서 KB금융의 3분기 순이익이 1조4333억원으로 가장 많아질 전망이다. 신한금융(1조3376억원) 하나금융(1조166억원) 우리금융(8629억원)이 뒤를 이을 것으로 분석됐다.KB금융의 핵심 자회사인 국민은행은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전체 원화 예금의 40%를 웃돌아 순이자마진(NIM)이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다. KB증권과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 포트폴리오가 4대 금융 중에서 가장 잘 짜인 점도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작년 3분기 대비 순이익 증가율은 신한금융이 12.2%로 가장 높다. 이어 하나금융(6.2%) KB금융(4.7%) 우리금융(-4.0%) 순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이 올 상반기 기업대출을 작년 말보다 10%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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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지주회장 권한 축소, 자회사 인사권 내려놓겠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이 자회사 임원 인사에 관여하는 ‘그룹 임원 사전합의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 ‘제왕적 금융그룹 회장’의 과도한 권한에서 비롯됐다는 판단에서다.임 회장은 1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이번 (부당대출) 사건의 한 원인이기도 한 회장 권한과 기능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룹 전체 개혁을 위해 자회사 임원 선임과 관련된 사전합의제를 폐지하고, 자회사의 자율 경영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우리은행 등 자회사 인사에 관여하는 통로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우리금융은 그동안 자회사 대표가 임원을 선임할 때 지주 회장과 미리 협의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자회사 대표이사 추천위원회 의장으로서 자회사 대표 선임에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우리금융은 경영진에 대한 견제 장치도 강화할 방침이다. 임 회장은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겠다”며 “위원회 직속으로 윤리경영실을 만들어 외부 전문가가 수장이 돼 감시 기능과 내부자신고제도를 통합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새로 꾸리는 윤리경영실장은 외부 출신의 법조, 회계 분야 전문가가 맡을 전망이다.우리금융은 임직원 관련 부당대출을 막기 위해 전체 임원의 친인척 신용정보등록제도 시행하기로 했다. 등록 대상은 그룹사 전체 임원과 그 친인척(본인 및 배우자의 직계존비속, 형제 자매)이다. 임 회장은 거취 문제와 관련해선 “우리금융의 신뢰를 떨어뜨린 점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제가 잘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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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임종룡 "조사 결과 따를 것"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이 28일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의 350억원대 부당 대출 사고에 대해 “조사 혹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와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하게 따르겠다”고 밝혔다.임 회장은 이날 서울 회현동 본사에서 긴급 임원 회의를 열고 “국민과 고객에게 큰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5일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현 경영진을 질타한 가운데 임 회장이 금감원 검사와 검찰 수사 결과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징계 등 제재를 받겠다는 의미로 읽힌다.임 회장은 회의에서 “금감원과 검찰에 협조해 이번 사안이 명백하게 파악되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달 22일부터 손 전 회장과 관련한 부당 대출 재검사에 들어갔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27일 우리은행 본점 등을 압수수색했다.임 회장은 임원들에게 내부통제 강화와 기업문화 재정립의 필요성도 주문했다.김보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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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우리은행 부당대출 전격 재검사
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에 대한 350억원 규모 부당 대출 의혹과 관련해 우리은행 재검사에 들어갔다. 현 경영진이 부당 대출을 인지하고도 고의로 금융당국 보고를 누락했다고 판단해 이를 다시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금융권 일각에선 금감원이 현 경영진을 제재 대상에 포함하려고 과도한 압박을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된다. 우리은행은 책임론이 거세지자 여신 관리 절차를 대폭 손질하는 등 재발 방지책 마련에 나섰다. 고의적 보고 누락 여부가 쟁점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2일부터 손 전 회장 관련 부당 대출 재검사에 돌입했다. 이번 현장 검사는 1주일가량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수시 검사 결과를 발표한 지 2주 만에 재차 검사에 나선 것은 ‘보고 누락’ 고의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다.금감원은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 대출 사실을 현 경영진이 일찌감치 파악하고도 당국에 보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25일 한 방송에 출연해 “전 회장과 가까운 친인척 회사 대출을 은행 내부에서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며 “작년 가을(9~10월)께 은행 경영진이 관련 보고를 받은 것을 확인했고, 지주사 경영진도 올해 3월엔 문제를 파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금감원은 우리은행의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압박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실 대출을 인지한 시점이다. 우리은행은 14일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올 1월 퇴직을 앞둔 임모 전 본부장이 취급한 대출을 사후 점검하던 중 전임 회장 친인척과 관련됐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국은 열흘 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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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부당대출 의혹…현 경영진이 책임져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에 대한 350억원 규모 부당 대출 의혹과 관련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등 현 경영진 책임론을 재차 제기했다.이 원장은 25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검사 결과에 따라 임 회장과 조 행장의 처벌과 제재가 가능하냐”는 진행자 질문에 “법상 할 수 있는 권한을 최대한 가동해 검사·제재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며 “보고해야 할 내용이 제때 보고되지 않은 건 명확하기 때문에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전 회장과 가까운 친인척 회사 대출을 은행 내부에서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며 “작년 가을(9~10월)께 은행 경영진이 관련 보고를 받은 것을 확인했고, 지주 경영진도 올해 3월엔 문제를 파악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 지주 회장, 은행장 체제가 1년이 지났음에도 수습 방식이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지난 20일에도 “우리금융이 보이는 행태를 볼 때 더는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질타했다.김보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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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부정대출 사태,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이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정 대출 사태에 대해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통렬한 자기반성과 쇄신을 통해 내부통제 시스템을 바꿔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겠다는 뜻도 내비쳤다.임 회장은 12일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지주사 및 은행 전 임원들이 참석하는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우리은행이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법인 등에 350억원 상당의 부정 대출을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는 사실을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임 회장은 이 자리에서 “부당한 지시,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 기회주의적인 일부 직원의 처신, 여전히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 등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며 “이는 전적으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이끄는, 저를 포함한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모두 철저히 반성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지금의 상황을 하나하나 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우리금융은 내부통제 체계 등을 전면 재점검하기로 했다. 임 회장은 “재발 방지를 위해 올바른 기업문화 조성이 시스템 보완 및 제도 개선보다 더욱 중요하다”며 “상사의 부당한 지시는 단호히 거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직원을 조직이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과 경찰 등의 조사와 관련해선 “시장의 의구심이 있다면 사실에 따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조병규 우리은행장은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임직원에게는 무관용 원칙에 기반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하겠다”며 “정도경영을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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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올 순이익 1위 달성할 것"
조병규 우리은행장(사진)이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발판 삼아 ‘리딩뱅크’(순이익 1위 은행) 목표 달성을 당부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하자는 슬로건도 제시했다.조 행장은 지난 26일 서울 회현동 본점에서 열린 ‘2024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올해 시중은행 중 당기순이익 1위를 하겠다는 연초 목표에 변함이 없다. 담대한 목표를 향해 끝까지 달려 나가자”고 강조했다.우리은행은 상반기 1조673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신한은행이 2조53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1조7509억원) 우리 국민(1조5059억원) 농협(1조2667억원) 순이다.조 행장은 하반기 세부 추진 계획으로 △기업금융 명가 재건 △개인금융 경쟁력 제고 △글로벌 사업 개선 등을 꼽았다. 그는 “불확실한 금융환경이 계속되겠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내자”고 주문했다.조 행장은 우리금융이 자회사 인수합병을 잇달아 진행하는 올해가 특히 중요한 시기라고도 했다. 그는 “올해 증권사 및 보험사 인수를 시작으로 금융그룹 전체 포트폴리오가 완성되는 만큼 우리은행에도 더 큰 성장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며 “그룹 시너지를 적극 창출하자”고 강조했다.윤리의식을 갖추라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조 행장은 “금융의 본질인 신뢰가 흔들리지 않으려면 전 임직원이 자기 직무에 엄중한 인식과 강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나부터 모든 일을 소홀히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매사진선(每事盡善)’의 자세로 솔선수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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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 상반기 이자이익만 25조…IB·카드·증권업도 선전
‘기대를 아득히 뛰어넘는 실적.’ 올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KB금융을 분석한 증권사(DS투자증권)의 보고서 제목이다. KB만의 얘기가 아니다. KB를 비롯해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금융그룹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를 완전히 씻어내며 일제히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실적을 낸 것은 각 금융그룹의 주축인 은행들이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쌍끌이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보험, 카드, 증권 등 핵심 자회사들이 호실적을 낸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가계 빚 폭증을 우려한 정부가 시중은행에 인위적으로 금리를 올리라고 압박하는 ‘관치(官治) 금리’에 따른 반사이익이 더해질 경우 5대 금융의 연간 순이익이 2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어닝 서프라이즈 행진26일 금융그룹들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잇따라 낸 가장 큰 배경은 대출자산 증가다. 농협금융을 제외한 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원화대출금은 올해 들어 57조원가량 폭증했다. 당국의 가계부채 속도 조절 압박에도 주택담보대출 등이 늘었다.여기다 기업대출마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4대 금융의 기업대출은 약 706조원으로 작년 말 대비 36조원가량 증가했다. 작년 말부터 시작된 기업금융 쟁탈전이 올해 들어 정점으로 치달은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면서 은행들이 너도나도 기업금융 확대를 위해 사활을 건 여파”라고 평가했다.‘이자 장사’라는 질타를 받던 금융그룹의 수익원이 다각화된 것도 사상 최대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자산관리(WM)를 비롯해 해외 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