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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조원 돈줄이 48시간 만에 끊겼다"…실리콘밸리 '줄도산' 공포
지난 10일 오후 3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굳게 닫힌 정문 앞에는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SVB를 폐쇄한다는 안내문만 덩그러니 붙어 있었다. 잠시 후 직원 세 명이 작은 상자를 하나씩 들고 나왔다. 대화를 시도했지만 그들은 굳은 표정으로 “할 말이 없다”며 자리를 피했다.“스타트업 투자자의 절반 이용”1983년 설립된 SVB는 그동안 신용이 부족한 스타트업의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했다. ‘벤처 대출(venture debt)’이라는 실리콘밸리에 특화된 틈새 상품을 최초로 내놓고 이 지역 스타트업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신용을 쌓지 못한 스타트업들은 일반 시중은행에서 대출받기 힘들었지만 SVB를 찾아가면 투자금 유치 규모와 비례해 벤처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최고로 평가받는 VC가 투자한 스타트업에 더 많은 대출을 해주면서 실리콘밸리 VC와도 밀접한 관계를 쌓았다. 지난해 말 기준 SVB의 총자산은 2090억달러, 총예금은 1754억달러 규모였다.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과 VC 가운데 절반 이상이 SVB와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테크·헬스케어 벤처기업 중에선 44%가 SVB 고객이다. SVB는 2009년 이후 약 2300억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이언 강 노틸러스벤처스 대표는 “SVB의 파산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일이어서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13일 은행 거래가 재개되면 혼란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FDIC는 ‘샌타클래라 예금보험국립은행(DINB)’이라는 법인을 설립해 SVB가 보유한 예금을 모두 이전하고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SVB의 지점 17곳은 일단 13일 문을 열고 고객별로 예금자보호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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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먼데이 온다"…돈 묶인 캐나다·英기업들 '발칵'
미국 스타트업의 자금줄이었던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의 파장이 전 세계 금융권과 기업들로 퍼지기 시작했다. 주말이 지나고 13일 증시가 문을 열면 금융권 전반에 파산 여파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13일의 월요일’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AP통신 등에 따르면 SVB 영국 지점도 파산 선언을 앞두고 있으며 이미 거래를 중단하고 신규 고객을 받지 않고 있다. 약 180개의 영국 정보기술(IT) 업체는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에게 개입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이들은 “예치금 손실은 기술 기업 생태계를 20년 뒤로 되돌릴 수도 있다”며 “많은 기업이 하룻밤 새 강제청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은행이 문을 여는) 월요일에 위기가 시작될 것이므로 당국이 지금 막아줘야 한다”고 촉구했다.영국 정부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헌트 장관은 12일 성명을 통해 “단기 운영자금이나 유동성 수요가 충족되도록 바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헌트 장관은 전날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 총재와 이번 사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고, 재무부 관리들이 이번 사태의 영향을 받는 기업과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고 영국 재무부가 발표했다.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사태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SVB가 캐나다를 포함해 중국, 덴마크, 독일, 인도, 이스라엘, 스웨덴 등지에도 진출해 현지에서 영업하고 있기 때문이다.미국과 이웃한 캐나다는 즉각 공포가 번지는 분위기다. 토론토의 광고 기술 개발 업체인 어큐티 애즈는 보유 현금의 90%에 달하는 5500만달러(약 727억원)를 SVB에 넣어뒀으며 나머지 은행에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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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불똥 튀나"…韓스타트업·VC도 '초긴장'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국내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VC)은 여파가 한국으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벤처업계는 “아직 직접적 영향권은 아니다”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분위기다.12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VC는 펀드 포트폴리오 기업 중 미국 법인이 있는지, 있다면 거래 은행이 SVB와 연결돼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SVB 파산으로 포트폴리오 회사가 직격탄을 맞을 것을 우려해서다.미국에 기반을 둔 한국계 스타트업과 VC는 더욱 긴장하고 있다. 한 킴 알토스벤처스 대표는 SNS를 통해 “이번 사태로 자금이 묶인 포트폴리오 회사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스타트업이 자금을 돌려받으려면 수주에서 수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썼다.한 스타트업 대표는 “현재 상황이 불안해서 30만달러를 제외한 전 자금을 다른 은행으로 옮겨놨다”고 말했다. SVB는 주택 자금 대출 등 창업자를 위한 상품에 특화돼 한국계 스타트업과 VC도 많이 거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국내 주요 VC는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 대형 VC 대표는 “국내 VC 펀드 구조상 SVB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경우는 없다”며 “파급 효과는 크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그럼에도 이번 사태가 VC 투자를 더욱 보수적으로 만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가뜩이나 VC들이 엄격하게 투자 기준을 따지는데 숨 쉴 구멍이 더 작아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김종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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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브릿지벤처스, 반도체·AI에 1200억 투자
스톤브릿지벤처스가 오픈엣지테크놀로지, 가온칩스, 원프레딕트 등 반도체와 AI 분야 스타트업에 누적 1200억원을 투자했다고 9일 밝혔다.반도체 분야 스타트업 투자는 회수 성과로도 이어지기 시작했다. 2021년 투자한 반도체 디자인 하우스 가온칩스는 지난해 코스닥시장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또 2018년 투자한 '한국의 ARM' 오픈엣지테크놀로지도 지난해 상장했다. 시가총액이 5000억원을 웃돌고 스톤브릿지벤처스의 지분율이 11%를 넘어 향후 회사 펀드 운영 성과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2021년 투자한 반도체 특수가스 회사 TEMC 역시 올해 초 상장했다. 이 밖에 데이터가속기를 개발하는 망고부스터, AI 반도체를 만드는 이스라엘 뉴리얼리티 등도 스톤브릿지벤처스의 주요 반도체 포트폴리오다.AI 분야에선 핵심 인프라 영역에 집중했다. 2019년 투자한 노타와 크립토랩이 대표적이다. 노타는 디바이스에 맞춰 AI 모델을 최적화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크립토랩은 암호화 데이터를 해독하지 않고 가공·활용할 수 있는 4세대 동형암호 원천기술을 개발했다.AI 서비스 분야에선 자연어처리(NLP) 기반 B2B(기업 간 거래) 솔루션을 내놓은 일본의 올거나이저에 투자했다. 소프트리AI, 스켈터랩스, 업스테이지 등도 스톤브릿지벤처스가 자금을 댔다.제조·물류 분야 AI 기업에도 투자했다. 2019년 투자한 원프레딕트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제조 설비의 상태를 진단하고 고장을 예측하는 솔루션을 내놨다. 2021년 스톤브릿지벤처스가 투자한 다임리서치도 내세울 만한 포트폴리오 회사다. 스마트팩토리 운영 솔루션을 개발했다. 의료 분야에선 2021년 투자한 슈파스, 에너지&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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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만든 콘텐츠는 어떨까? 토스 출신이 만든 '이 회사'[VC브리핑]
벤처캐피털(VC) 및 스타트업 정보업체인 The VC와 함께 지난주 VC 투자 현황을 요약 정리해드립니다. '오늘'의 투자에서 '내일'의 아이디어를 얻으시기를 바랍니다.◆AI가 콘텐츠 만든다... 팀러너스, 20억원 조달글로벌 AI 콘텐츠 플랫폼을 개발 중인 팀러너스가 20억원 규모의 시드(초기)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이번 투자는 베이스인베스트먼트가 주도하고 패스트벤처스, 굿워터캐피탈 등이 참여했습니다. 팀러너스는 토스 초기 멤버이자 ‘송금 지원금’ 등의 제품을 개발해 토스의 1000만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를 이뤄낸 정승진 대표가 토스 및 KAIST 동료들과 설립한 스타트업입니다. 팀러너스는 AI가 생산자인 콘텐츠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AI 인플루언서가 만드는 글, 사진, 동영상 등의 콘텐츠가 사람이 만드는 것보다 더 흥미로워질 것이라는 게 팀의 핵심 가설입니다. 지난 2개월간 ‘피카부’ 등 4개의 AI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리뷰도 동영상으로... 브이리뷰, 105억원 유치인공지능(AI) 기반 리뷰 마케팅 솔루션 ‘브이리뷰’를 운영하는 인덴트코퍼레이션이 10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기존 투자자인 SV인베스트먼트와 퓨처플레이를 비롯해 신규 투자자로 LG유플러스, 한국투자파트너스, 크릿벤처스, 애경산업 등이 참여했습니다.회사의 주력 서비스인 브이리뷰는 AI 챗봇을 활용해 제품 구매자들의 동영상 리뷰를 수집하고 이를 온라인 쇼핑몰에 업로드해주는 솔루션입니다. 기업 간 거래(B2B) 방식으로 고객사들의 매출을 올리는 데 도움을 준다는 설명입니다. 고객사가 브이리뷰 서비스를 도입하면 구매자들이 영상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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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도 동영상으로…VC·대기업 주목한 브이리뷰, 105억원 투자 유치 [김종우의 VC 투자노트]
인공지능(AI) 기반 리뷰 마케팅 솔루션 ‘브이리뷰’를 운영하는 인덴트코퍼레이션이 10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7일 밝혔다. 누적 투자금은 162억원이 됐다. 2021년 45억원 규모 프리 시리즈A 투자 이후 1년 10개월 만의 투자다. 상반기 중 20억원을 추가로 조달해 멀티 클로징으로 시리즈A 라운드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이번 투자에는 기존 투자자인 SV인베스트먼트와 퓨처플레이를 비롯, 신규 투자자로 LG유플러스, 한국투자파트너스, 크릿벤처스, 애경산업 등이 참여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전략적투자자로 향후 데이터 커머스 플랫폼인 'U+콕'에 브이리뷰 기능을 도입해 시너지 효과를 노릴 예정이다.회사의 주력 서비스인 브이리뷰는 AI 챗봇을 활용해 제품 구매자들의 동영상 리뷰를 수집하고 이를 온라인 쇼핑몰에 업로드해주는 솔루션이다. 기업 간 거래(B2B) 방식으로 고객사들의 매출을 올리는 데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고객사가 브이리뷰 서비스를 도입하면 구매자들이 영상을 통해 간편하게 리뷰를 올릴 수 있는 구조다. 현재 고객사는 3800개 수준이다.그밖에도 숏폼 영상 후기 커머스 플랫폼 ‘스프레이’, 상반기 공식 출시 예정인 자동화 마케팅 플랫폼 ‘AMP’도 보유 중이다. 향후 영상 기반의 B2B2C 커머스 모델로 나아갈 예정이다.투자사들은 인덴트코퍼레이션이 4세대 커머스인 '숏폼 커머스' 시대를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박정환 SV인베스트먼트 팀장은 "숏폼이 전 세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 시장을 주도할 대표 주자로 주목했다"며 "글로벌 무대에서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견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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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반도체 박사 모인 스타트업 반암, 7억 투자 유치 성공
반도체 소재부품 스타트업 반암은 7억원 규모의 시드(초기) 투자를 유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DSC인베스트먼트 자회사인 액셀러레이터(AC) 슈미트와 고려대 기술지주회사가 참여했다.반암은 지난해 1월 설립된 반도체 스타트업이다. 차세대 반도체 박막의 소재와 부품을 연구·제조한다. 초기 멤버들이 해외파 반도체 박사와 반도체 지식재산권(IP) 전문 변리사, 설비 구축 전문가로 구성돼 반도체 박막 관련 원천기술과 핵심 IP를 발빠르게 확보했다.반암은 첫 번째 프로젝트로 전자제품과 배터리를 보호하는 회로의 핵심 부품에 대한 세계 최초 박막형 반도체 상용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반도체 박막 소재 제조를 위한 마이크로 파운드리를 구축하고 있다. 친환경 공정 기술과 소규모 증착 장비를 활용해 공장 부지를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또 박막 공정과 분석, 설계, 후공정 등 다양한 분야의 반도체 전문 인력 채용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한수덕 반암 대표는 "반도체 인재 확보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도심형 반도체 제조 스타트업으로 빠르게 성장하겠다"고 말했다.반암은 지난해 기술보증기금의 '제10기 기보벤처캠프'와 IBK기업은행의 'IBK창공(創工) 구로 8기'에 연이어 선정되면서 딥테크 스타트업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1월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했고, 반도체 박막 소재 및 부품과 관련한 특허 5건을 출원했다.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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팹리스 스타트업 최초 유니콘 된 파두... IPO 정조준[VC브리핑]
벤처캐피털(VC) 및 스타트업 정보업체인 The VC와 함께 지난주 VC 투자 현황을 요약 정리해드립니다. '오늘'의 투자에서 '내일'의 아이디어를 얻으시기를 바랍니다.◆파두, 팹리스 회사 최초 유니콘 등극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스타트업 파두가 1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반열에 올랐습니다. 투자는 포레스트파트너스와 IBK캐피탈 등이 참여했습니다.파두의 주력 제품은 데이터 저장장치(SSD)에 들어가는 주요 반도체인 컨트롤러입니다. 미국의 데이터센터와 주요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다수의 고객을 확보했습니다. 상용 제품 양산이 본격 시작된 지난해 매출은 500억원대 수준으로 1년 전보다 열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파두는 올해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입니다.◆스마트팜 스타트업 크로프트, 퓨처플레이서 투자 유치AI 기반 스마트팜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크로프트가 퓨처플레이로부터 시드(초기)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금액은 비공개입니다. 크로프트는 온실 속 작물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경량화된 영상 기반 스마트 센서, 엣지 컴퓨팅 기반 작물 생육 추정 알고리즘, 데이터 수집 API 및 온실 제어 보조 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정밀하고 전문적인 작물 생육 상태 파악이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안 입는 옷 팔아볼까" 차란, 시드 투자 유치중고 패션 쇼핑 서비스 ‘차란’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마인이스가 시드 투자 라운드에서 41억5000만원을 유치했습니다. 이번 투자는 굿워터캐피탈, CJ대한통운, SM컬처파트너스, 티인베스트먼트, 슈미트, 스파크랩 등이 참여했습니다. 또 김창한 크래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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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벽 막히면 어떤 혁신기업도 좌초…'제2 타다' 없게 해야"
“기술이 삶을 변화시킬 때 폭발력을 갖고 성장합니다. 하지만 삶은 기존 세력에 조종당하기도 하죠. 혁신기업이 기득권의 저항에 부딪혀 더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인공지능(AI) 챗봇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챗GPT’ 같은 서비스가 한국에서 나오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은 이렇게 진단했다.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최고 혁신상 절반을 국내 기업이 휩쓸 정도지만, 기득권 저항에 스타트업이 성장을 멈추기 일쑤라는 것이다. 타다의 모빌리티 혁신이 택시업계의 강한 압력에 좌초됐고, 지금은 로톡·직방·삼쩜삼 등 유망 플랫폼이 ‘제2의 타다’가 될 위기다. 1999년 한국기술투자를 시작으로 25년간 벤처투자 현장을 지킨 윤 회장은 “스타트업의 대규모 구조조정과 폐업 등이 잇따르고 있는 지금은 매우 엄중한 시기”라며 “벤처시장의 성패가 ‘제조강국’ 한국 경제를 한 단계 끌어올릴지를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올해 한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단연 고금리죠. 지난 30년간 금리가 내려오는 시대에 살았는데 금리 하향기의 4%대 기준금리와 지금처럼 상승기의 4%는 완전히 다릅니다.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너무 많이 줍니다. 기준금리가 4%대로 오르면 개인의 유동성 위기가 부동산 등의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큽니다. 금리는 수조 안의 물과 같습니다. 수위가 오르면 키 큰 사람 빼곤 다 죽죠. 결국 기업이 파산하고 사람이 죽어나가야 수위가 내려가는데, 그게 역사적으로 반복됐습니다.”▷벤처투자 시장에 잠복한 위험은 무엇일까요.“지난해 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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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플랫폼과 '명품' 기술력에 투자금 몰린다[VC브리핑]
벤처캐피털(VC) 및 스타트업 정보업체인 The VC와 함께 지난주 VC 투자 현황을 요약 정리해드립니다. '오늘'의 투자에서 '내일'의 아이디어를 얻으시기 바랍니다.◆명품 유통 플랫폼 '구하다', 80억 시리즈B 투자 유치명품 유통 전문 플랫폼인 '구하다'는 8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국투자파트너스, 우리은행, 디티앤인베스트먼트, 비엠벤처스 등이 투자에 참여했습니다. 지금까지 누적 투자금은 135억원가량입니다.한국투자파트너스는 시리즈A에 이어 후속 투자에도 참여했습니다. 구하다의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화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기업간 명품 판매 서비스인 B2B, 양방향 데이터 연동을 통한 B2B2C 사업을 합쳐 82억원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전년(39억원)보다 107% 성장한 수치입니다. 지난해 총 매출은 111억원이었습니다. ◆슬립테크 기술력에 70억원 첫 투자디지털 헬스케어 및 슬립테크 전문기업인 비알랩이 7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비알랩의 주요 기관 투자자는 다올인베스트먼트, KB증권, 인사이트에퀴티파트너스, 티그리스인베스트먼트, 나우아이비, BDC Lab, 유경 PSG, 아주아이비, 코사인인베스트먼트 등입니다.비알랩은 생체 신호와 수면에 대해 연구해 온 서울대 의과대학과 생체신호 및 정보 연구실에서 시작한 기업입니다. 65명 가량의 연구원이 2만시간 이상 수면다원검사 데이터를 연구해 150건이 넘는 국제 저널 논문을 등재했고 45건 가량의 특허도 등록했다고 합니다. 투자금을 활용해 매트리스에 탑재한 센서 기반 수면 상태 모니터링 솔루션 '제이블'을 업그레이드한다는 계획입니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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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소송 전략 짠다…엘박스 200억 시리즈 B 완료 [허란의 VC 투자노트]
판결문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는 리걸테크(법률정보 기술서비스) 플랫폼이 투자 혹한기에도 잇따라 투자금을 유치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판사별 판결 성향과 유사 판결 결과를 분석해 소송 전략을 짤 수 있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엘박스, 200억 시리즈 B 마무리엘박스는 삼성벤처투자로부터 20억원을 추가 유치하며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라운드를 마무리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SV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한국산업은행, 다올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180억원을 조달했다.엘박스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5년간 기업 전문 변호사로 일한 이진 대표가 2019년 창업했다. 전국 각급 법원 판결문부터 뉴스, 참고문헌에 이르기까지 일괄적으로 검색할 수 있는 국내 최대의 법률 데이터 검색서비스를 월 2만9900원에 제공한다. 로스쿨 학생과 비영리단체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국내 최다인 총 200만 건의 판례가 등록된 압도적인 데이터베이스에 AI 기술을 활용한 검색 솔루션을 적용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김앤장, 광장, 태평양 등 대형 로펌을 비롯해 1만2000명의 변호사가 사용하고 있다. 국내 전체 변호사 3만명 가운데 셋 중 하나가 쓰는 셈이다. 여기에 LG, SK, 삼성물산 등 대기업과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 금융결제원 등 공공기관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이현정 삼성벤처투자 이사는 “엘박스는 하급심 판결문 데이터 제공을 통해 법률 전문가들의 시간을 아껴주며 리걸테크 가운데 압도적인 변호사 수를 확보한 서비스로 성장하고 있다"며 "법률 데이터를 가공해 일반 소비자에게도 혁신적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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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톡 존폐위기, 남얘기 아냐" 떨고있는 삼쩜삼·강남언니
해외에선 로톡과 비슷한 서비스가 2000년대부터 있었다. 미국의 아보닷컴은 미국 변호사 97%의 평판 조회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엔 없는 변호사 랭킹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아보닷컴은 2007년 출시 9일 만에 변호사 단체와의 소송전에 들어가기도 했다. 5개월 뒤 승리를 거두고 시장에 정착했다. ‘일본판 로톡’ 벤고시닷컴은 2005년 설립됐다. 연매출 600억원 수준으로 2014년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반면 국내 리걸테크(법률기술) 시장은 초기 단계다. 대한변호사협회 등 전문가 단체와의 갈등으로 성장이 지체될 수밖에 없었다.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는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직원 절반을 감원하기 위해 희망퇴직 접수 절차를 21일 시작했다. 지난해 6월 입주한 신사옥도 내놨다.11년 버틴 로톡, 결국 ‘흔들’로앤컴퍼니는 연세대 로스쿨 출신 김본환 대표가 2012년 창업했다. 로톡 서비스로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2015년부터 변호사 단체와 충돌했다. ‘로톡이 특정 변호사들을 소개하거나 알선했다’며 형사 고발이 이어졌다. 로톡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가입 변호사들의 불안감은 커졌다.결국 지난해 10월에는 로톡에 가입한 변호사 9명이 대한변호사협회 징계위원회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협회 눈치가 보인다”며 변호사들이 로톡에서 잇따라 탈퇴하기도 했다. 로앤컴퍼니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벤처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며 돈줄이 말라갔다. 결국 경영진 임금을 삭감하고, 일반 직원은 모두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연봉을 동결했다.생존을 위한 뚜렷한 방법은 찾기 어려운 상태다. 추가 투자를 유치해도 변호사 회원 수를 늘리지 못하면 미봉책에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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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에 햄버거 패티 200개 뚝딱"…美 정조준 '능력자' 정체 [허란의 VC 투자노트]
1시간에 햄버거 패티 200개를 조리할 수 있는 능력자가 있다. 일정한 온도와 두께로 1분 만에 패티 양면을 구워낸다. 바로 인공지능(AI) 햄버거 패티 조리 로봇 '알파 그릴'이다. 비전 센서를 이용한 카메라로 패티의 모양, 굽기 정도를 확인할 수 있어 일관된 맛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알파그릴은 햄버거 본고장이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주방 로봇 알파그릴을 만든 에니아이가 300만달러(약 40억원) 규모 시드 투자유치에 성공했다고 21일 발표했다. 국내 대표 벤처캐피탈(VC) 캡스톤파트너스, 롯데벤처스 등이 투자자로 나섰다. 에니아이 회사 관계자는 "푸드테크 로봇 스타트업 가운데 최대 투자유치 금액"이라며 "미국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햄버거 본고장 정조준… 미국에 본사 설립에니아이는 설립 초기부터 햄버거 본고장을 겨냥해 2021년 미국에 본사를 설립했다. 미국의 햄버거 시장은 150조원으로 추산된다. 회사는 이번 투자유치를 계기로 인재 채용에 나선다. 연구개발 인력은 한국에서, 세일즈와 마케팅 인력은 미국 현지에서 채용할 예정이다.미국 외식업계를 대상으로 판로 개척에도 나선다. 이달 8일엔 한국무역협회가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 상공회의소와 협력해 진행한 '뉴욕 브루클린 테스트베드' 사업을 통해 '에비스 코너' 레스토랑에서 알파그릴을 실증하기도 했다. 오는 5월 시카고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외식 박람회(NRA 쇼)에도 참가할 예정이다.창업 3년 차 에니아이는 국내 최초로 햄버거 패티를 굽는 AI 로봇 상용화에 성공한 스타트업이다. 국내 수제 버거 프랜차이즈 ‘크라이치즈버거’가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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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업 중단 위기 로톡, 직원 50% 감원…사옥도 내놨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와 법률 플랫폼 ‘로톡’의 갈등이 장기간 지속되며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가 결국 사업 중단 위기에 처했다. 최근 변협이 로톡을 쓰는 변호사를 징계하며 등록 변호사가 감소, 수익성에 타격이 오면서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조만간 변협의 변호사 징계가 공정거래법에 어긋난다며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20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로앤컴퍼니는 직원 50% 감원을 목표로 희망퇴직 접수에 나선다. 다음달 말까지 근무 후 2개월치 급여에 해당하는 위로금을 받는 조건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6월 입주한 신사옥을 다시 내놓고, 직원들을 재택근무로 전환하기로 했다. 직원 연봉은 동결됐으며, 경영진은 임금이 삭감됐다.로톡은 2014년 출시된 변호사 정보 제공 플랫폼이다. 국내선 흔치 않은 법률기술(리걸테크) 분야 대표 주자로 꼽혀왔다. 하지만 2015년 서울지방변호사회를 시작으로 변협, 직역수호변호사단 등 변호사 단체들이 “로톡이 변호사법을 어겼다”며 검찰과 경찰에 고발을 시작했다. 2021년엔 “전자상거래법 및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을 진행하기도 했다. 기존 이권단체와의 갈등에 사업이 위기를 맞는 과정에서 로톡은 '제2의 타다'로 불리기도 했다. 변호사법 위반 등 고발 내용은 모두 무혐의와 불송치가 결정됐다.장기간 갈등 속에 로톡은 변호사 회원 수를 유지하는 데 타격을 받았다. 로톡은 이용자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변호사가 로톡에 자신의 정보를 직접 입력하는 광고를 집행해 매출액을 낸다. 하지만 변협과의 다툼이 불거질 때마다 변호사 회원 수가 감소하고, 특히 지난 10월 변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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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가입자 1300만 돌파…열 중 하나는 '이곳'을 쓴다 [허란의 VC 투자노트]
최근 알뜰폰 요금제 가입자가 1300만명을 돌파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불경기와 자급제폰의 활성화가 맞물린 영향이다. 알뜰폰 요금제를 손쉽게 비교하고 개통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입소문을 타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알뜰폰 검색·추천·개통 플랫폼 ‘모요’(모두의 요금제)가 30억원 규모의 프리 A 투자를 유치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이번 라운드에는 기존 투자자인 베이스인베스트먼트와 카카오벤처스가 각각 25억원, 5억원을 후속 투자했다.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40억이다.모요는 통신 시장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파고들었다. 시중에 1700개 이상의 요금제와 다양한 프로모션이 쏟아지는 가운데 사용자들이 적절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검색부터 맞춤형 추천, 개통까지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원스톱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모요는 토스의 프로덕트오너(PO)였던 안동건 대표를 비롯해 쿠팡이츠, 여기어때, 토스, 리멤버, 굿닥 등 플랫폼 전문가들이 모여 2021년 설립한 회사다. 그해 8월 첫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사용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성장세를 보였다.올해 들어 월간 요금제 개통 수는 전년 대비 800% 이상 증가했다. 그 결과 국내 알뜰폰 번호이동 가입자의 약 10%가 모요를 통해 개통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7000개 이상의 알뜰폰 요금제 리뷰가 쌓이며 고객데이터도 확보하고 있다. 또 알뜰폰 사업자들의 개통 업무를 효율화해주는 솔루션도 개발했다.모요는 알뜰폰 요금제와 관련된 자급제폰, 인터넷 결합, 카드 중개로 사업모델을 확장한 덕분에 지난해 3월 월 단위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알뜰폰 가입자만 1300만명, 여기에 인터넷 가입자 2300만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