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한 불' 껐지만…"국민연금, 매수여력 바닥"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국민연금의 ‘증시 소방수’ 역할이 두드러지고 있다. 반도체, 방위산업, 식음료 업종을 중심으로 저점 매수에 나서며 주력 업종의 회복 탄력성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국민연금의 매수 여력이 갈수록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 연기금도 포기 못한 반도체·방산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총 5조5535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지수가 반짝 상승한 지난 3월(2002억원)을 빼면 1월(1조8762억원)과 2월(1조8013억원), 이달 1~14일(1조6756억원) 모두 조 단위로 사들였다.최근 폭락장에선 기록적인 매수세로 대응한 날이 많았다. 지수가 5.57% 급락한 이달 7일 ‘블랙먼데이’ 때는 하루에 425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최근 5년 사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3일엔 지수 2500선이 깨지자 2737억원어치를 사들였다.연기금 흐름을 좌우하는 곳은 국민연금이란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운용자산 규모가 다른 기금을 압도할뿐더러 주식 비중도 높아서다. 국민연금은 특히 증시 하락기에 미리 설정한 포트폴리오에 따라 매수 규모를 확대하는 경우가 많다.이달 들어 연기금이 추가로 담은 종목을 살펴보면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와 바이오, 조선, 방산 위주였다. 삼성전자(2658억원어치)와 SK하이닉스(786억원어치)는 각각 순매수 1위, 4위였다. 반도체 업황이 회복세를 보였는데도 관세 리스크가 불거져 단기 변동성이 커진 기업들이다.삼성바이오로직스(1355억원어치)는 연기금 순매수 2위였다. 이 회사는 관세 타격이 큰 미국보다 유럽 매출 비중이 높다. 조선과 방산 대표주인 HD현대
-
한 달 시간 번 삼성…폰·메모리 불확실성 여전
미국이 스마트폰과 반도체를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상무부가 13일 상호관세에서 빠진 전자제품을 반도체 품목관세에 포함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반도체의 품목별 관세 부과까지 한 달 정도 시간을 벌었지만 미국이 정확한 반도체 품목관세율을 결정하지 않아 여전히 상황은 안갯속이다.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은 13일까지만 해도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정부 발표로 베트남을 중심으로 구축한 스마트폰 공급망을 당장 흔들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글로벌 스마트폰의 40~50%가량을 생산하는데, 미국은 지난달 베트남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46% 상호관세를 매겼다. 가격 경쟁력이 추락하는 만큼 삼성이 상대적으로 관세율이 낮은 인도 브라질 한국 등으로 생산 물량을 옮길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기도 했다.미국 정부가 지난 11일 ‘관세 가이드라인’을 통해 스마트폰을 상호관세 예외 품목으로 지정하며 한숨 돌리는 분위기였다. 이틀 만인 13일 분위기가 다시 바뀌었다. 반도체가 활용되는 첨단 전자제품에 품목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반도체업계 셈법은 다시 복잡해졌다.한 달여 뒤 반도체의 품목별 관세 부과 방향과 정도가 정확히 결정되는 만큼 다시 업황이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상호관세 예외 품목에 들어갔던 스마트폰, PC 등에 품목관세가 매겨지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범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 가능성이 다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품목관세 부과→정보기술(IT) 기기 가격 상승→소비 둔화→범용 메모리 수요 감소’
-
"中 공급망 얽힌 기업 많다"…韓증시 빠져나가는 외국인
외국인 주간 순매수 ‘톱10’ 종목의 합산 순매수 규모가 연중 최저치에 도달했다.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외국인들의 증시 이탈이 극심해진 가운데 지수를 일으킬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외국인 순매수 10위권 종목의 합산 순매수 금액은 1977억원이다. 주간 기준으로 올 들어 가장 작다. 연초부터 지난달까지 이 수치는 6000억원에서 1조원대 사이를 잘 벗어나지 않았다. 주로 1·2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순매수액만 2000억원을 가볍게 넘긴 경우가 많아서다. 하지만 이달 첫째주 수치가 2329억원까지 내려앉더니 결국 한 주 만에 2000억원 선을 내줬다.최근 1주일 외국인들은 관세 영향이 적은 방어주에만 몰려들었다. 규모도 크지 않았다. 순매수 1위에 오른 종목은 에이비엘바이오(570억원)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4조원 규모 기술 수출 계약을 맺어 주목받은 바이오주다. 한국전력(396억원), SK텔레콤(210억원) 같은 저변동성 종목이 그다음으로 많았다. 10위권 평균 순매수 금액은 197억원으로 저조했다.같은 기간 기관과 개인의 매매 흐름은 달랐다. 기관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1268억원), HD현대중공업(1237억원) 등 주가가 내린 주도주에 적극 베팅했다. 개인은 삼성전자(9384억원), SK하이닉스(7393억원), 현대자동차(3583억원) 등 시가총액 대형주를 순차적으로 담았다.기관과 개인이 저점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지수 견인차 구실을 하기엔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세가 매서워서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지난 10일을 빼고 모두 순매도 일색으로 대응했다. 순매도 규모는 9조443억원어치에
-
10억 이상 고액 자산가, SK하이닉스 157억 샀다
대형 증권사 ‘투자 고수’와 고액 자산가가 지난주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13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를 이용하는 수익률 상위 1% 투자 고수들은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SK하이닉스는 한국투자증권의 계좌 평균 잔액 1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가 같은 기간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기도 하다. 고액 자산가들은 SK하이닉스를 15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역시 투자 고수와 고액 자산가의 장바구니에 동시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투자 고수 순매수 2위, 부자 고객 순매수 5위로 집계됐다.반도체주는 미국 관세정책의 대표적인 피해주로 꼽혔다. 무차별적 관세가 현실화하면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반도체 수요 역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하지만 상호관세가 90일 유예되고 상호관세에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제외되자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액 자산가들은 한국 주식시장 상승에도 기대를 걸었다. 지난주 순매수 2위는 코스피200지수 하루 변동폭의 두 배만큼 손익을 내는 ‘KODEX 레버리지’였다.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도 순매수 4위에 올랐다.나수지 기자
-
원·달러 1500원 위협…기업, 고관세·고환율 '이중 악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발 관세전쟁 충격파로 9일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로 진입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금융위기 상황을 제외하고 경험하지 못한 환율 수준이다. 미국 정부가 9일 예정대로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보복관세로 맞대응하자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가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한 영향 등으로 분석됐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수 경기가 급속하게 식는 가운데 관세 충격과 고환율 부담이 다양한 경로로 기업과 가계에 전가되고 있지만, 정부와 중앙은행이 쓸 수 있는 마땅한 대응 카드가 없다”고 현재의 위기 상황을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사흘 만에 50원 폭등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날보다 10원90전 오른 1484원10전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2일(1496원50전) 후 16년여 만의 최고치다. 원화 가치 하락 속도도 가파르다. 3거래일 만에 50원 폭락했다.최근 원화 약세는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결과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관세정책 등으로 미국의 경기 침체가 우려되자 유럽 등 주요국 국부펀드와 대형 금융기관이 미국에서 자산을 회수하는 ‘머니 무브’가 나타나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한국은 글로벌 교역 위축으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에 통화 가치가 더 떨어졌다”고 해석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장기전에 대비해 위안화 절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원화를 끌어내린 요인으로 거론된다.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일정이 올해 11
-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6.6조 '선방'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6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증권사 평균 추정치(컨센서스·4조9613억원)를 30% 넘게 웃돌았다. 1월 내놓은 인공지능(AI)폰 갤럭시S25 시리즈가 많이 팔린 덕분이다. 반도체 부문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부진 여파로 영업이익이 8000억원 안팎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전자는 8일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15%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9조원으로 9.84% 증가했다.사업부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부문이 4조원대 영업이익을 내 ‘깜짝 실적’에 일등 공신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1분기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은 603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중국의 ‘이구환신’(以舊換新: 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정책에 따른 수요 증가, 미국의 ‘관세폭탄’에 대비한 사재기에 힘입어 메모리에서만 3조원대 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에서 2조원이 넘는 적자를 내 전체 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2분기 실적과 관련해서는 기대보다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가 약해지는 데다 미국의 관세 영향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삼성전자는 전체 스마트폰의 절반가량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미국 정부는 베트남에 상호관세 46%를 예고했다.박의명/김채연 기자
-
'PBR 바닥' 상장사 40%…"저가매수 기회"
국내 증시가 8일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주가순자산비율(PBR) 급락 종목’이 관심을 끌고 있다. 내재 가치보다 주가가 많이 낮다는 의미여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충격이 작은 저PBR 업종 및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설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오·유통·건설 ‘바겐세일’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국내 2613개 상장사 중 PBR이 연중 최저점을 찍은 기업은 전체의 38.8%(1016개)에 달했다. 5년 만에 최저 PBR을 기록한 회사는 360곳이었다. 글로벌 관세 전쟁이 격화하면 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란 공포로 ‘패닉셀’이 쏟아진 여파다.제약·바이오 업종이 대표적이다. 한미약품(2.44배), SK바이오사이언스(1.64배)의 PBR은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임상 단계가 주가를 좌우하는 바이오주는 관세 위험이 낮은데도 낙폭이 컸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건설과 유통 부문에선 대우건설(0.29배), 신세계인터내셔날(0.38배) 등의 PBR이 최저였다. 조윤종 TRS투자자문 대표는 “수십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이 실제 집행되면 현대건설, 이마트 등 건설과 유통주가 우선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전자·정보기술(IT) 기업의 PBR도 확 떨어졌다. LG전자 PBR은 연초 0.72배에서 0.59배로, 삼성SDS는 1.03배에서 0.93배로 낮아졌다. LG전자의 올 1분기 매출은 22조7447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삼성SDS 실적 역시 호조를 보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잇따른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신사업 수주 덕분이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이 밖에 엔씨소프트(0.81배), 카카오게임즈(0.83배) 등 일부 게임주 PBR도 5년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신규
-
삼성전자 1분기 실적 일등공신은 갤럭시S25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실적 일등공신은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스마트폰이다. 올초 출시한 갤럭시 S25시리즈가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고가의 프리미엄폰이 불티나게 팔린 덕분이다.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TV와 세탁기 등 가전 사업과 전장 자회사인 하만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8일 전자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1분기 모바일 경험(MX)·네트워크(NW) 사업의 영업이익은 4조4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조5100억원보다 25%이상 늘어난 수치다. 시장에선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인 2021년 1분기 4조4000억원에 준하는 수준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TV, 가전 사업을 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DA)사업부도 5000억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보다 한층 더 강력해진 AI폰인 S25시리즈가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는 분석이다. S25 시리즈는 역대 최단기간인 출시 21일 만에 국내에서 1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역대 S 시리즈 중 가장 많은 130만대의 사전판매량를 기록했다. 올 1분기 글로벌 전체 출하량은 1350만대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 실적 발표&n
-
삼성전자, 기대 웃돈 1분기 실적...2분기는 '신중론'
삼성전자가 시장 추정치를 크게 웃도는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8일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5%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증권사 평균 추정치(컨센서스·4조9613억원)를 30% 넘게 웃도는 규모다. 같은기간 매출도 9.84% 증가한 79조원으로 시장 예상치(77조원)를 넘어섰다. 프리미엄 AI폰 갤럭시 S25 출시 효과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했던 것도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낸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국 ‘이구환신’(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정책, 관세 부과를 앞둔 '사재기' 수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2분기 실적에 대해선 기대감과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반등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미국발 상호 관세 리스크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은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
탄핵 '안개' 걷혔지만…외국인, 침체 우려에 투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결정된 4일 국내 증시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국내 증시를 짓누르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투자자들은 곧바로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며 매물을 쏟아냈다. 미국과 각국의 관세 협상 줄다리기가 벌어지는 동안 국내 증시의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탄핵 소식에 무더기 매도이날 코스피지수는 0.86% 하락한 2465.42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종가 대비 1.46% 떨어진 2450.49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개장 직후 낙폭을 줄였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탄핵 선고문 낭독이 시작되자 오전 11시15분께 2500선을 넘기며 플러스로 전환하기도 했다. 11시22분 헌법재판관 8명의 만장일치로 탄핵이 확정된 뒤 외국인 투매가 시작됐다.원·달러 환율이 이날 달러당 32원 넘게 떨어졌는데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892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코스닥시장에서 886억원어치를,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선 704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증시에 선반영된 탄핵이 확정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됐다”고 말했다.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 당일 코스피지수가 0.3% 상승했던 것과 다른 흐름이다.탄핵이라는 불확실성이 걷히자 고율 관세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JP모간이 미국 경기 침체 확률을 40%에서 60%로 대폭 상향한 상황에서 한국 성장률 역시 둔화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외국인의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반도체 관련주의 낙폭이 특히 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분야의 관세 도입 여부
-
탄핵 선고에도 롤러코스터 탄 증시…"관세 협상·추경에 주목할 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결정된 4일 국내 증시는 내내 롤러코스터를 탔다. 탄핵이 선고되며 국내 증시를 짓누르던 가장 큰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투자자들은 곧바로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며 매물을 쏟아냈다. 미국과 각 국의 관세 협상 줄다리기가 벌어지는 동안 국내 증시의 단기 변동성도 불가피하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탄핵 소식에 ‘셀 온’이날 코스피지수는 0.86% 하락한 2465.42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종가 대비 1.46% 하락한 2450.49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개장 직후 낙폭을 줄였다. 오전 11시부터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탄핵 선고문 낭독이 시작되고 11시15분께 2500선을 넘기며 양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11시22분 헌법재판관 8인이 만장일치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결정했다고 선고하자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거세지며 하락 전환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32원 넘게 떨어졌는데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89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닥시장에선 886억원,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선 704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증시에 선반영됐던 탄핵 여부가 발표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됐다”고 말했다.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 당일엔 코스피지수가 0.3% 상승했던 것과 다른 흐름이다. 당시 탄핵 결정 일주일 후 코스피지수는 3.21%, 1개월 후엔 1.72% 상
-
관세 46% 얻어맞은 '韓 생산기지'…폰·가전·의류 베트남공장 '비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인도 등 아시아 국가에 고율 관세를 예고해 값싼 노동력을 찾아 공장을 옮긴 한국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태풍의 눈은 무려 46% ‘관세 폭탄’이 떨어진 베트남이다. 이곳에 핵심 생산기지를 구축한 삼성전자, LG전자 등 정보기술(IT) 기업과 한세실업 등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선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수출 물량을 줄이고 미국 멕시코 등 북미 생산량을 늘리는 ‘공급망 재편’이 산업계 전반에 확산할 것으로 내다본다. ◇생산거점 베트남, 인도에 고율 관세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의 가장 큰 특징은 동남아시아 국가에 상대적으로 높은 세율을 매겼다는 점이다. 캄보디아(49%), 라오스(48%), 베트남(46%)은 40%가 넘는 세율이 적용됐다. 중국의 대미 우회 수출 통로로 동남아 국가들이 활용됐다는 의구심이 세율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베트남을 ‘넥스트 차이나’로 선정해 핵심 생산시설을 구축해온 한국 기업엔 초비상이 걸렸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생산기지를 베트남에 구축한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가 만드는 스마트폰의 45~50%는 베트남 북부 박닌과 타이응우옌 공장에서 나온다. 삼성전자와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베트남에서 매출 81조6553억원을 올렸다. 베트남 매출의 90%가량은 수출에서 나오는데, 상당수가 미국행 선박에 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LG도 베트남을 핵심 생산 거점으로 삼고 있다. 현재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등이 베트남에 7개 생산법인을 포함해 총 12개 법인을 운영 중이다. 매출도 적지 않다. 베트
-
변심한 외국인, TSMC 팔고 삼성전자 샀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대만 TSMC를 팔아치우고 삼성전자를 사들이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가 주목받으며 엔비디아의 주요 파트너인 TSMC가 외국인 투자자의 신흥국 1순위 투자처로 꼽혔으나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과 함께 삼성전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3일 대만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대만 외 국가 투자자)는 대만 주식 4656억대만달러(약 20조551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대만 증시 전체 시가총액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TSMC에서만 순매도 물량 1억6814만 주가 쏟아졌다. 작년 7월 이후 월별 기준 최대 순매도 규모다. 외국인 매도세로 TSMC 주가는 지난달에만 12.5% 급락했다. 외국인 지분율은 한 달 만에 73.24%에서 72.49%로 내려앉았다.외국인 투자자에게 외면받던 삼성전자 주가는 글로벌 자금 유입세와 함께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를 1조483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해 10조원 넘게 삼성전자를 순매도하고 올 들어서도 2월까지 2조원가량 팔아치웠으나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대비 8.24%(3월 말 기준) 상승했다.삼성전자에 외국인 투자자가 몰리는 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턴어라운드(반등) 가능성 때문이다. 대체 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에 따르면 지난달 D램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7.76%(잠정치) 증가했다. 가격도 반등하고 있다.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도 수요 증가에 힘입어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부터 메모리 상승 사이클 진입으로 수급 개선과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며 “삼성
-
"美정부, 칩스법 수혜 회사에 대미투자 확대 압력 중"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기업들에 당초 약속한 칩스법 보조금 지급을 철회할 수 있다며 미국내 투자 규모를 확대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투자 금액에 대한 25% 세액 공제 조항은 없애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칩스법 관련 소식통을 인용한데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상무장관은 칩스법 보조금을 받기로 결정된 기업들에게 대만의 TSMC같은 선택을 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국내 투자를 늘리지 않는다면 이미 바이든 정부때 계약된 보조금 지급을 철회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이다.이 소식통들은 러트닉의 목표는 TSMC의 사례처럼 연방 보조금을 주지 않고도 수천억 달러의 반도체 투자 공약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TSMC는 지난 달에 기존의 650억달러 투자에 더해 미국 공장에 1,000억달러 규모(147조원)로 추가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부 소식통에 따르면, 러트닉 팀은 일부 기업에 이미 합의된 보조금을 철회할 수 있으며 대신 별도의 25% 세액 공제를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세액 공제에 대한 주요 변경은 미 의회의 결의가 필요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의회에 칩스법 폐지를 촉구했다. 반면 상무부내에 대미 투자를 장려하는 새로운 담당 조직을 신설했다. 백악관은 이 조직이 10억달러 이상의 프로젝트와 반도체 보조금을 관리한다고 밝혔다. 칩스법은 아시아로 생산이 이전된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520억 달러를 조성했다. 대부분 기업에 대한 직접 자금 지원으로, 지출에 대한 상환 형태로 설계돼 프로젝트가 이정표에 도달할 때마다 분배되도록 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집권한 이후
-
[속보] 노태문 사장, 삼성전자 신임 DX부문장 직무 대행 임명
삼성전자는 1일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 대행 겸 품질혁신위원장으로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을 임명했다. 한종희 부회장의 유고로 공석이 된 DX부문장에 대한 후속인사다. 노 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MX사업부 개발실장, MX사업부장을 역임하면서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갤럭시 신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바일 사업의 글로벌 성장을 견인해 온 주역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DX부문장 직무대행을 맡아 스마트폰 사업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MX사업부뿐만 아니라 세트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삼성전자는 노 사장의 DX부문장 직무 대행 겸임에 따른 업무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을 MX사업부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했다.생활가전(DA)사업부장으론 MX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인 김철기 부사장이 임명됐다. 김 부사장은 삼성자동차로 입사했고 부품기술 및 품질업무 등을 담당했다. 스마트폰, 가전, TV 전제품의 영업업무를 경험, 기술과 영업전문성을 두루 겸비한 리더로 꼽힌다. 현재 MX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을 맡아 글로벌영업을 이끌고 있다.삼성전자는 "이번 보직인사를 통해 DX부문의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미래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속보] 노태문 사장, 삼성전자 신임 DX부문장 직무 대행 임명](https://img.hankyung.com/photo/202504/01.40011990.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