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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파운드리 수장 모두 교체…HBM 열세 뒤집고, TSMC 추격
“한마디로 ‘반도체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인 인사다.”삼성전자가 27일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 대한 산업계 평가다. 반도체 총괄 수장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에게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직하도록 하는가 하면, 파운드리사업부에 별도 사장급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추가하고, 반도체 경영전략을 담당할 사장 자리를 신설하는 등 전례가 없던 파격적 인사를 해서다. 삼성전자는 조직 쇄신을 통해 메모리에선 경쟁사에 비해 뒤처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고, 파운드리에선 대만 TSMC와의 ‘격차 좁히기’에 시동을 걸 계획이다. ○ 최첨단 D램 초격차 특명올해 사장단 인사의 하이라이트는 HBM을 포함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주력 제품을 책임지는 메모리사업부를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 직할로 둔 것이다. 삼성이 이렇게 조직을 개편한 건 확산하는 삼성 메모리반도체 경쟁력에 대한 우려를 끊어내기 위해서다. HBM은 물론 10나노미터(㎚·1㎚=10억분의 1m) 6세대 D램(1C D램), 300단 이상 낸드플래시 등 최첨단 제품 경쟁력에서도 SK하이닉스에 밀린다는 시장의 평가를 되돌리기 위해 부회장 직속 부서로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는 얘기다.2014년부터 2017년까지 메모리사업부장을 맡은 ‘메모리 전문가’ 전 부회장이 직접 등판하는 만큼 HBM을 포함한 D램과 낸드플래시의 근원 경쟁력이 다시 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전 부회장은 업무 1순위를 ‘메모리 1위 위상 회복’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 미래 먹거리 파운드리 정상화이번 인사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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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총력전'…전영현, 메모리 직접 챙긴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수장인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이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생산을 담당하는 메모리사업부를 맡는다. 삼성전자 반도체 담당 최고경영자(CEO)가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은 파운드리사업부 수장을 교체하는 동시에 전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사장급 보직으로 신설하는 등 대만 TSMC를 따라잡기 위한 진용도 새로 갖췄다. 반도체의 근원 기술력 복원과 조직 분위기 쇄신용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27일 사장 승진 2명, 위촉 업무 변경 7명 등 총 9명의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초점은 ‘반도체 근원 기술 경쟁력 회복’에 맞췄다. HBM 기술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맏형’ 격인 메모리사업부를 부문장 직할로 변경했다. 전 부회장은 미래 반도체 기술 개발 조직인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도 겸임하며 반도체 초격차 회복을 진두지휘한다.파운드리사업부장은 한진만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맡는다. 빅테크 등 큰손 고객 확보 여부가 성패를 가르는 파운드리 특성을 감안해 기술 전문성과 영업·마케팅 능력을 겸비한 한 사장을 발탁했다. 파운드리사업부는 수율 향상 등을 위해 별도의 CTO를 신설하고 공정 개발 전문가인 남석우 DS부문 제조&기술담당 사장을 배치했다. 반도체 미래 전략을 담당할 사장급 보직도 신설했다. ‘전략통’으로 평가받는 김용관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DS부문 경영전략담당을 맡는다.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으로 재신임받은 한종희 부회장은 새로 만든 품질혁신위원장을 겸임하며 삼성의 &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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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이는 코스피, 연기금은 1.7조 베팅했다
이달 들어 연금기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 기준 올 들어 가장 큰 순매수 규모다. 코스피지수가 주가순자산비율(PBR) 0.85배 수준으로 급락하자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국내 주요 대기업이 잇따라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저가 매수 나선 연기금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89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해 월별 기준 가장 큰 순매수액이다. 연기금은 코스피지수가 연중 고점이던 지난 7월 유가증권시장에서 825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후 8월 6944억원, 9월 1537억원, 10월 4584억원 등 3개월 연속으로 매수세를 기록했다.미국 대통령 선거와 상장사 실적 부진 등으로 코스피지수가 크게 하락하자 연기금이 국내 증시의 소방수 역할을 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투자자는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9601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제외한 주식 순매수액은 2745억원에 그쳤다. ETF 등을 제외한 연기금의 11월 주식 순매수액은 1조9349억원으로 주요 매수 주체 중 가장 큰 규모다.LG에너지솔루션, SK텔레콤 등 주요 대기업이 밸류업 계획을 속속 발표한 것도 장기 투자를 하는 연기금을 움직이게 한 요인으로 보인다.저가 매수 매력이 커진 점도 연기금이 대규모로 매수한 배경으로 꼽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200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전날 기준 8.92배 수준이다. 최근 10년 평균인 10.92배를 크게 밑돈다. 반도체·2차전지 대표주에 베팅연기금이 최근 집중 매수한 종목은 대부분 반도체와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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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여름 다가온다"…미래에셋자산운용, 세계 최초 'AI반도체' ETF 출시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시가총액 1위였던 삼성전자는 불과 5년 만에 6위로, 6위였던 엔비디아는 1위에 올랐습니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운용 1본부장은 22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센터원에서 열린 'TIGER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 ETF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시장 패권이 AI로 넘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당 ETF는 오는 26일 상장한다. TIGER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 ETF는 지난 9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가 협업해 산출한 '미국AI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ASOX)'를 추종한다. 해당 지수는 기존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에서 팹리스, 설계자산·전자설계자동화(IP&EDA), 장비, 후공정, 파운드리 기업만을 선별해 투자한다.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과 종합반도체기업(IDM)은 제외해 AI반도체 주도 기업 비중을 대폭 확대했다. 현재 엔비디아(22.2%), TSMC(18.9%) 등 18개 종목을 편입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차세대 반도체 시장 성장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선 AI반도체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2019년 전 세계 반도체 업종 시가총액 1위였던 삼성전자는 불과 5년 만에 6위를 기록했다. 반면 6위였던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한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ASOX 지수를 활용한 상품을 해외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운용의 해외 계열사 '글로벌X 캐나다'도 오는 12월 기존 반도체 ETF의 기초지수를 ASOX지수로 변경할 예정이다. 양현주 기자 hj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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産銀 건전성 악화땐 정책금융 '흔들'…반도체·배터리 지원 좌초 우려
HMM 영구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을 계기로 산업은행의 자본 건전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산은의 건전성 악화는 정책금융 공급 경색과 정부의 증자(재정 투입)로 이어지기 때문에 시중은행의 재무구조 악화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로 꼽힌다. HMM의 주주가치 제고와 산은의 건전성 회복, 공적자금 회수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카드 중 하나로 HMM의 자사주 매입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CB 전환으로 7200만 주 늘어20일 금융권에 따르면 HMM의 1·2대 주주인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내년 4월 HMM CB의 주식 전환으로 7200만 주씩을 받게 된다. 보유 주식이 증가하면 산은의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대출, 채권, 주식 등 은행이 보유한 자산의 성격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다르게 매긴다. 일반 대출 가중치가 100%라면 주식 자산은 250%다. 주식을 더 위험하게 보는 것이다.문제는 산은의 HMM 보유 주식이 많아져서 BIS 자기자본비율이 ‘15% 룰’을 넘어간다는 점이다. 15% 룰은 은행이 자기자본 대비 특정 기업 지분을 15% 이상 보유하면 15%가 넘는 지분에는 위험가중치를 1250% 매기는 특별 규정이다.HMM의 이날 주가인 1만832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산은의 보유 지분 가치는 4조2355억원으로 산은의 10월 말 기준 자기자본인 26조3000억원의 16% 수준이다. 이미 15%를 웃돈다.다른 조건이 같고 CB의 주식 전환이 이뤄지면 산은의 HMM 보유 지분 가치는 5조5546억원으로 불어난다. 자기자본 대비 HMM 지분 비율은 21%까지 뛴다. 6%포인트에 해당하는 1조6000억원어치 주식에 1250%의 위험가중치가 부여된다는 얘기다. 정부가 예정한 2조원 증자가 내년 초에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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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매각 불발' 후폭풍…산은 정책금융 올스톱 위기
산업은행발(發) ‘정책금융 대란’ 우려가 일고 있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HMM 매각 불발에 따른 후유증 때문이다. 산은은 보유 중인 HMM 영구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바꿔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본 건전성 지표가 급락하고 대출 여력이 바닥날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등 주력산업은 물론 중소·중견기업 지원까지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과 해양진흥공사는 7200억원 규모의 HMM CB를 내년 4월 주식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HMM 주가가 액면가인 5000원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이상 전환하지 않으면 경영진 배임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HMM의 이날 종가는 1만8320원이다.산은의 HMM 지분율은 30.87%(9월 말 기준)에서 영구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33.95%로 상승한다. 문제는 산은의 HMM 지분 보유 규모가 커질수록 대표적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급락한다는 점이다. 주식은 위험자산이어서 대출보다 건전성 지표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산은의 BIS 자기자본비율(6월 말 기준)은 14.25%로 19개 국내 은행 중 16위다. 업계에서는 HMM 주가를 현재 수준으로 볼 때 주식 전환 후 산은의 BIS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3%를 밑돌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산은의 자본 건전성이 나빠지면 국내외 신인도가 떨어지고 조달 금리가 급등한다. 낮은 금리의 정책금융을 공급받는 기업이 곧바로 직격탄을 맞는다.특히 반도체 지원이 꼬인다. 산은은 정부의 반도체산업 지원 정책의 핵심인 17조원 규모 저리 대출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하지만 자본비율이 급락하면 신규 대출을 내주기 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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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엠반도체, 3분기 누계 매출 4693억원, 영업이익 25억 달성
아이티엠반도체가 2분기 흑자전환, 3분기에도 흑자를 달성하면서 힘들었던 적자 터널을 탈출하며 완전히 부활했다.배터리 보호회로 기술기업 아이티엠반도체(대표 나혁휘)는 올 1월부터 9개월 누계 매출 46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성장, 영업 이익 25억원으로 흑자를 달성했다고 15일 밝혔다.아이티엠반도체가 전날 전자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매출액 1873억원, 영업이익 62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동기대비 매출은 5.8%, 영업이익은 21.8%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9개월 누계로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 주요사업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거두며 수익성 회복과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회사는 평가했다.보호회로 부문에서는 2분기 국내 글로벌 휴대폰 고객사에 PMP(Protection Module Package*) 보호회로 납품을 시작한 데 이어 3분기에도 고객사 제품모델을 추가하면서 보호회로 매출이 늘었다. 회사 측은 향후 새로운 타입의 PMP 보호회로 적용 모델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북미 고객사向 PMP 보호회로 납품 물량 증가로 매출이 늘면서 전년 대비 수익성이 회복됐다.전자담배 부문에서는 KT&G 전자담배 카트리지 관련 국내 및 아시아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23%의(9개월 누계)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KT&G 전자담배의 경우 지난 4월 수주한 하이브리드3.0 디바이스의 생산을 3분기에 개시했고, 2025년 상반기에 글로벌 전략형 신규 디바이스 납품을 준비하고 있다.중대형 배터리팩 부문에서는 잠수함용 중대형 리튬 배터리팩 개발 과제를 2026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며, 상선용 베터리와 기타 중대형 베터리를 사용하는 고객사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윤석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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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반도체·AI에 10조엔 지원
일본 정부가 2030년까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에 10조엔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AI·반도체 산업 기반 강화 프레임’을 마련해 이달 내놓을 경제 대책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일본 ‘반도체 연합군’ 라피더스를 지원하기 위해 기존 보조금에 더해 정부 출자나 민간 금융회사 채무 보증을 허용하는 법안을 마련한 뒤 내년 의회에 제출하겠다는 목표다.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전날 총리로 재선출된 뒤 기자회견에서 “2030년까지 내다보고 반도체와 AI 분야에 수년간에 걸쳐 10조엔 이상 공적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향후 10년간 50조엔 이상의 관민 투자를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일본 정부는 이에 따른 경제 파급 효과를 160조엔으로 전망한다.일본 정부는 그동안 반도체산업 부활을 위해 보조금을 순차적으로 투입했다. 2021년부터 누적 3조9000억엔을 지원했다. 중기적 자금 지원 계획 없이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필요 자금을 그때그때 조달하는 방식이어서 문제로 지적됐다. 니혼게이자이는 “단기로 순차적으로 보조금을 투입하는 방식은 예측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다년간 계획적인 지원으로 전환한다”고 전했다.라피더스는 2027년 최첨단 2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홋카이도 지토세에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일본 정부에서 이미 9200억엔을 지원받았지만 약 4조엔을 더 조달해야 한다. 지원 대상에는 구마모토에 진출한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1위 업체 대만 TSMC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자국산 반도체 관련 매출 목표를 2030년 15조엔으로 잡았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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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법정자본금, 60조로 두 배 늘린다
10년째 30조원으로 묶인 산업은행의 법정자본금이 두 배인 60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배터리 등 주력 산업 지원 여력이 그만큼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12일 국회에 따르면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이런 내용의 산업은행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윤 의원은 산은을 담당하는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이다. 개정안은 산은의 법정자본금을 60조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정자본금은 산은의 자본금 최대치이며, 실제 자본금은 최대주주인 정부의 증자 등으로 결정된다.산은의 법정자본금은 1953년 출범 당시 4억환이었으며 1981년 1조원으로 늘어났다. 이후 1995년 5조원, 1998년 10조원, 2009년 20조원, 2014년 30조원으로 커졌다. 이후 10년 동안 30조원으로 고정돼 있었다.지난 8월 말 기준 자본금은 26조3100억원으로, 법정자본금의 87.7%를 소진했다. 법정자본금을 늘리지 않으면 산은이 한국 경제 및 산업 발전 지원이라는 핵심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윤 의원은 지역경제 활성화, 방산·원전 신규 수주,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국가 신성장산업 투자 등에서 다양한 정책금융 수요가 발생하고 있어 산은의 법정자본금을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특히 정부가 5월 발표한 반도체 지원 정책의 핵심인 17조원 규모의 저리 대출 프로그램을 산은이 담당하고 있어 법정자본금 증액 및 증자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17조원의 대출 여력을 열어주기 위해 정부는 내년에 2조원을 산은에 증자할 예정이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산은의 자본금을 10조원 늘려 주력 산업에 100조원을 공급하는 ‘대한민국 리바운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윤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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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산은 법정자본금 60조로 늘어난다…반도체·원전 지원 숨통
10년째 30조원으로 묶여 있던 한국산업은행의 법정자본금이 두 배인 60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반도체·배터리 등 신성장산업 지원 여력도 그만큼 커질 것으로 보인다.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한홍 의원(국민의힘)은 전날 이런 내용의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윤 의원은 산업은행을 담당하는 국회 정무위원회의 위원장이다.개정안은 산은의 법정자본금을 60조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정자본금은 산은의 자본금 최대치이며, 실제 자본금은 최대주주인 정부의 증자 등으로 규모가 결정된다.산은의 법정자본금은 1953년 출범 당시 4억환이었으며 1981년 1조원으로 늘어났다. 이후 1995년 5조원, 1998년 10조원, 2009년 20조원, 2014년에 30조원으로 커졌다. 하지만 2014년부터 10년 동안 30조원에 묶여 있었다.한국 경제와 산업이 발전하고 산은의 정책금융 기능이 커지면서 산은의 자본금도 늘어났다. 지난 8월 말 기준 자본금은 26조3100억원으로, 법정자본금의 87.7%를 소진한 상태다. 법정자본금을 늘리지 않으면 산은이 산업 발전 지원이라는 핵심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었다.윤 의원은 지역결제 활성화, 방산·원전 신규 수주,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국가 신성장산업 등에서 다양한 정책금융 수요가 발생하고 있어 산은의 법정자본금을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특히 산은은 정부가 지난 5월 발표한 반도체 지원 정책의 핵심인 17조원 규모의 저리 대출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어 증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정부는 내년 중 2조원을 산은에 증자할 계획이며, 산은은 이를 통해 대출 재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2조원 증자를 받기 위해서도 법정자본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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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0억 기습 유상증자…이수페타시스 22% 급락
대규모 유상증자 추진에 나선 반도체 기판 제조업체 이수페타시스 주가가 24년 만에 최대치 폭락했다. 증자 목적이 사업 연관성이 떨어지는 2차전지업체 인수인 데다 이를 알리는 공시마저 기습적으로 해 투자자들의 거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11일 이수페타시스는 22.68% 내린 2만4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00년 8월 상장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이 회사 주가가 2만500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이수페타시스 유상증자 검토 소식은 지난달 24일부터 증권가를 중심으로 조금씩 번지고 있었다. 주가는 이때부터 7거래일간 이미 23.16% 하락한 상태였다. 지난 4일 이수페타시스가 “유상증자, 인수합병(M&A)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는 공시를 내고, 이후 일부 애널리스트가 회사 측을 믿고 이 같은 입장을 확산하며 투자자 혼선이 커졌다.공시 시점도 논란이다. 이수페타시스는 8일 정규장 마감이 한참 지난 오후 5시47분부터 6시49분까지 악재성 공시를 쏟아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2차전지 소재 업체 제이오의 주식 양수 공시와 인수·시설자금 마련 목적의 55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 공시가 휴일을 앞두고 기습적으로 나왔다.메리츠증권은 이날 이수페타시스 투자의견을 ‘매수’(바이)에서 ‘보류’(홀드)로 변경하고, 목표주가를 5만4000원에서 3만2000원으로 40.7% 하향 조정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시기에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말했다.이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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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 1% vs 미국 25%…반도체 稅혜택 '극과 극'
삼성전자가 20조원을 투입하는 경기 용인 기흥 연구개발(R&D) 단지 등 ‘반도체 R&D용 시설·장비 투자’의 국내 세액공제율(1%)이 미국(25%)의 25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 지었다면 5조원을 돌려받지만, 한국에 세운 탓에 2000억원만 공제받는다는 얘기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최대 15%를 깎아주지만 ‘사업용’이 아닌 R&D용 시설·장비에는 그만큼 공제해줄 수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산업계에선 “차별적인 공제율만 보면 차세대 반도체 경쟁력을 좌우할 미래 투자 대신 당장 돈벌이가 되는 생산시설 투자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근시안적 정책이 반도체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10일 산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이 11일 발의하는 반도체특별법에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이 요청해온 ‘반도체 R&D 시설·장비 투자 세액공제율 상향’ 조항은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단체들은 현재 1%인 관련 세액공제율을 일반 반도체 생산시설(15%)만큼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일반 반도체 생산시설은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 대상으로 지정돼 15% 공제를 받지만, R&D용 시설·장비 투자는 기본공제율(1%)을 적용받는다.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해 용인에 짓기로 한 기흥 R&D 단지의 세금 감면액이 2000억원인 이유다. 같은 돈을 평택 반도체 공장에 투입했을 때 받는 감면액(3조원)의 15분의 1이다. 한경협 관계자는 “R&D용 시설·장비 투자야말로 반도체 경쟁력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투자”라며 “해외만큼은 안 되더라도 최소한 생산시설 투자만큼 공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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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기 떠올려보면…K반도체, 떨 이유 없다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은 나쁩니다. 우리가 수십억달러를 줘도 그들이 미국에 좋은 회사를 만들지는 않을 겁니다. 미국에 공장을 짓게 하려면 돈을 주는 대신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됩니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선거 운동 기간 한 말이다. 이 발언에 반도체업계와 투자자는 동요했다. 삼성전자, 대만 TSMC 등이 ‘미국에 공장을 지으면 보조금을 주겠다’는 칩스법을 믿고 현지에 공장을 건설 중이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의 롭 앳킨슨 이사장은 “해외 반도체 기업은 미국이 약속한 보조금을 아직 하나도 받지 못했다”며 “자금 집행을 다음 정부로 넘긴 건 바이든 행정부의 실수”라고 말했다. ○공장 부지는 공화당 우세 지역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고 3일이 지난 가운데 반도체주는 예상과 달리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6~8일 3.78% 상승했고, TSMC도 이 기간 3.81% 올랐다. 삼성전자는 1.04% 하락했지만 코스피지수(-0.61%)와 큰 차이가 없었다.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과거 행적에 비춰보면 지원 백지화가 말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440억달러를 들여 짓고 있는 공장은 텍사스주에 있고, SK하이닉스가 38억7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공장은 인디애나주에 들어설 예정이다. TSMC의 공장 건립 지역은 애리조나주다. 공화당 선거인단 득표율은 텍사스주에서 56.3%였고, 인디애나주에서는 58.6%였다. 애리조나주의 공화당 지지율도 52.5%로 전국 평균(50.8%)보다 높았다.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보조금 혜택을 축소하면 기업들이 현지 공장을 계획대로 짓지 못하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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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의 자존심 살아있네"…美 제재에도 '역대급 매출'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제조) 기업 SMIC가 미국 제재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미국을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앞지르는 실마리가 될 수 있는 만큼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정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분기엔 세계 3대 파운드리 올라서 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전날 SMIC는 지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늘어난 21억7000만달러(약 3조원)라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치다. 마켓워치는 "반도체 재고 과잉으로 인해 수요가 약했던 지난해 대비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SMIC는 "회사가 첫 분기 매출 20억달러를 돌파했으며 이는 역대 최고 기록"이라고 밝혔다. SMIC는 지난 1분기 매출 기준 대만 UMC를 제치며 TSMC, 삼성전자에 이은 세계 3위 파운드리 기업에 오르기도 했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58.3% 증가한 1억4880만달러(약 2060억원)를 기록했다. 매출총이익률은 20.5%로 목표치인 18~20%를 상회했다. SMIC는 4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 늘어나고 전년 동기와는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4분기 매출총이익률은 3분기 전망치와 같은 18~20% 수준을 예측했다. 반도체 적용 제품별로는 소비자 가전 비중이 42.6%로 가장 높았고 스마트폰(24.9%) 컴퓨터 및 태블릿(16.4%) 사물인터넷(IoT·8.2%) 산업 및 자동차(7.9%)가 뒤를 이었다. SMIC의 미국 매출 비중은 2분기 16%에서 3분기 10.6%로 줄었다. 중국 매출 비중은 같은 기간 80.3%에서 86.4%로 상승했다. "SMIC 규제 위반 여부, 빨리 보고하라" SMIC가 고속 성장하면서 SMIC에 대한 수출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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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AMAT, 반도체 장비 공급망서 중국산 완전 배제
세계 3대 반도체 장비 제조사로 꼽히는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와 램리서치가 공급망에서 중국 업체를 완전히 배제하기로 했다. 첨단 반도체 장비를 제조할 때 ‘중국 리스크’를 없애려는 미국 정부 지침에 따른 조치다. 저렴한 중국산 부품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생산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AMAT와 램리서치는 최근 자사 공급업체들에 ‘중국산 부품을 대체하지 않으면 공급업체 지위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업체들은 투자자 및 주주 명단에도 중국인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미국 뉴욕주에 있는 반도체 처리 시스템 개발사 비코 역시 공급업체에 새로운 중국산 부품 사용을 즉시 중단하고, 내년 말까지 기존 중국 공급업체와의 관계를 끊으라는 지침을 서면으로 보냈다.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AMAT는 공급업체 약 70곳 중 반도체 재료 회사 장쑤야커기술, 석영 가공 기업 장쑤퍼시픽쿼츠, 정밀기계 제조업체 쿤산킹라이하이제닉머티리얼 등에서 직접 부품·장비를 공급받는다. 2차 벤더 이하로 내려가면 공급망에 포함된 중국 기업은 수십 개가 넘는다. AMAT는 “부품의 대체 공급처를 파악해 공급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이는 최첨단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 장비 공급망에서 중국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해 미국 당국이 개입한 결과로 해석된다. WSJ는 “미국 관료들은 자국 기업이 부품 공급을 중국에 의존하면 중국이 위기 상황에서 미국에 대항할 카드를 손에 쥘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자국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가 중국 공급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