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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황 "中시장 놓치면 '수치'…美 수출 통제 실패" 작심 비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1일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는 실패했다”며 “500억달러(70조원) 규모의 중국 인공지능(AI) 시장을 놓치면 미국 입장에서도 ‘수치’가 될 것”이라며 미국 정부를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황 CEO는 이날 대만 타이베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수출 규제에 따른 영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그는 “미국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자체 생성형AI ‘딥시크’를 내놓았다"다며 “중국은 전기료가 저렴하고 땅이 넓기 때문에 고성능 칩 대신 자국산 칩 사용 개수를 늘려서 AI를 개발하면 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수출 통제는 오히려 중국의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수출 통제가 실패했다는 것을 팩트가 말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조 바이든 정부 출범 전인 2020년 95%에 달했던 엔비디아의 중국 AI칩 시장 점유율은 50%로 줄었다. 이에 대해 황 CEO는 “우리는 사양이 낮은 제품만 팔 수 있었기 때문에 평균판매단가(ASP)도 떨어졌고 그만큼 수익도 잃었다”고 했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중국 수출용 저사양 칩(H20)을 팔아왔으나,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이마저도 수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황 CEO는 중국 시장을 놓치면 엔비디아와 미국 모두 큰 기회를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컴퓨팅 시장이며 전 세계 AI개발자의 50%가 있는 곳”이라며 “500억달러 시장에서 기회를 잃으면 미국의 세수가 줄고 일자리 창출 기회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중국이 미국(엔비디아)의 아키텍처 위에서 AI를 개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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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뛰는데 인텔만 소외…트럼프 순방 후 엇갈린 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이후 반도체 종목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14일(현지시간) 나스닥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16.02% 급등했다. 같은 기간 AMD(14.47%), 브로드컴(11.49%) 등의 상승폭도 컸다. 하지만 인텔 주가는 0.47% 오르는 데 그쳤다. 올해 2월 연고점 대비로는 21.43% 급락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3개국을 순방하며 관련주에 영향을 끼쳤다. 사우디가 엔비디아와 AMD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대량 구매하기로 약속한 게 대표적인 예다. 반면 인텔은 소외됐다는 평가다. 주력으로 육성 중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은 엔비디아의 핵심 파트너인 TSMC에 크게 밀리고 있다. 인텔 파운드리는 작년(-134억달러)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23억달러 손실을 냈다.이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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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전자' 다시 오나…"하반기 삼천피도 노려볼 만"
글로벌 관세 불확실성과 수요 감소 우려에 소외됐던 반도체 종목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휴전’을 결정하며 관세와 침체 우려가 완화된 데다 메모리 가격 상승,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까지 맞물리면서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23%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본격적으로 움직이면 하반기 코스피지수 역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반도체 매수세로 돌아선 외국인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0.17% 떨어진 5만7300원에 마감했다. 장중 2.1% 상승한 5만8600원까지 올랐다가 하락 전환했지만 이번주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붙으며 ‘6만전자’ 탈환을 노리고 있다. 올해 1~4월 삼성전자 주식을 3조2835억원어치 팔아치웠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 포지션을 바꾸고 있다. 지난주까지는 4거래일간 7820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이번주(12~15일) 들어 2964억원어치 순매수로 바뀌었다. 이날 주가가 하락했는데도 외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1651억원어치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SK하이닉스 주가도 이달 들어서만 13% 뛰며 반등하고 있다. 이날 주가가 2.67% 떨어졌지만 20만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20만닉스’를 지켰다. SK하이닉스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게 붙고 있다. 외인들은 이 종목을 1~4월 10조777억원어치 팔았지만 이달엔 1조1771억원어치 순매수했다.미국과 중국이 관세 인하에 합의하면서 ‘반도체 투톱’이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직 품목 관세라는 고비가 남아 있지만 글로벌 침체 우려가 완화되며 투자심리가 회복됐다. 관세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면 전방 수요 증가로 D램 수요 또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PC&m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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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화웨이 칩 쓰면 제재"…관세전쟁 멈춰도 中 반도체는 때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 세계 어디에서든 화웨이 어센드 칩을 사용하면 미국의 수출 통제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산 반도체라도 미국 기술이 들어갔다면 미국의 수출 규제 대상이라는 논리로, 중국산 인공지능(AI) 칩이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미국이 중국과 90일간 관세 전쟁 휴전에 합의했지만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화웨이 겨냥…수출 통제 강화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하기로 한 국가별 등급에 따른 AI 수출 통제 정책 폐기를 발표하면서 화웨이 칩 사용 제한 등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내놨다. BIS는 우선 화웨이 어센드 칩을 사용하는 것은 미국의 수출 통제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센드 칩을 포함한 중국산 고성능 칩이 미국산 소프트웨어, 설계 도구(EDA), 미국산 반도체 장비 등을 사용해 설계·생산됐다면 이는 미국 수출 통제법을 위반한 것이란 논리다.BIS는 이날 산업계에 이 같은 내용의 안내문을 제공하며 수출 통제 규정 위반 가능성이 높은 칩으로 화웨이 어센드 910B·910C·910D 시리즈를 적시했다. 최근 중국에서 AI 훈련과 추론용으로 널리 활용되며 엔비디아 제품의 대체재로 주목받았다.미국 테크 전문 매체 WCCF테크는 “화웨이의 AI 칩이 공식 문서에서 처음으로 언급된 사례일 것”이라며 “이는 어센드 AI 라인업이 상당한 발전을 이뤘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칩이 중국 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원치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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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센도, HPSP 투자 자본재조정…"매각 급할 것 없어"
반도체 장비회사 HPSP 매각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 등 대외 환경이 불안정해지면서 딜을 잠정 연기하기로 한 것이다. 매각가를 낮추지 않고 제반 환경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HPSP를 매각중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는 ‘프레스토 6호’ 펀드를 통해 소유하던 HPSP 지분 39.4%를 ‘히트2025홀딩스’ 특수목적법인(SPC)로 현물출자했다고 공시했다. 크레센도는 HPSP의 지분을 SPC로 옮겨 자본재조정(리캡)을 단행할 예정이다. HPSP 지분을 담보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자기자본 투자 비중을 낮추고 출자자(LP)들에게 투자금을 분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HPSP의 매각이 장기화될 것을 감안한 조치다.크레센도는 지난해 말 UBS를 주관사로 선정해 HPSP 매각에 나섰다. 올해 초 예비입찰을 진행하고 주요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를 숏리스트(인수적격후보)로 추렸다. 당초 연내에 딜을 마무리 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예고하며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로인해 HPSP의 잠재 매수자 역시 투자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매각 절차를 본격화한 지난해 11월, 회사의 시가총액은 2조8000억원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크레센도의 보유 지분(39.4%) 기준 매각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이날 기준 HPSP의 시가총액은 1조9800억원 수준까지 내려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 등 대외 환경 불안정으로 6개월 만에 시총이 1조원 가량 줄어들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인수 후보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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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제재에도 中 SMIC 순익 급증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기업 SMIC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2% 급증했다. 미국이 견제하는 가운데서도 중국 반도체 기업의 이익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SMIC는 지난 8일 홍콩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1분기 순이익이 1억8800만달러(약 266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1.9%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순이익이 2023년 대비 45% 급감한 이후 큰 폭의 반등세를 보인 것이다. 1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28.4% 증가한 22억달러(약 3조 1000억원)에 달했다.SMIC는 이 같은 실적도 기대치를 밑돌았다고 평가했다. 1분기 순이익에 대한 시장 예상치는 2억1810만달러였다. 자오하이쥔 SMIC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에서 “공장 생산성 변동으로 평균 판매 단가가 하락하면서 수익이 당초 실적 전망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이어 “관세 상승에 대비해 일시적으로 미국발 주문이 증가하긴 했지만, 회사 전체 실적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며 “2분기 실적 전망은 불확실성이 커 4∼6%의 매출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가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1%도 안 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이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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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쓸어담은 개미…수익은 '마이너스'
서학개미가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인 테슬라도 꾸준히 담은 것으로 집계됐다.8일 카카오페이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이 회사에서 미국 주식을 거래한 고객들은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셰어즈’(SOXL)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SOXL은 ICE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세 배로 추종한다.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45.14%를 기록했다.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악화한 반도체 투자심리가 나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부 투자자는 거꾸로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베어 3X 셰어즈’(SOXS·4위)에 베팅해 손실을 봤다.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59.79%로 저조하다.테슬라를 향한 기대도 이어졌다.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2X’(TSLL)와 테슬라는 각각 매수금액 2위, 3위를 차지했다. 일부 종목의 상승세가 두드러졌지만 투자자들의 지난달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카카오페이증권 고객의 지난달 평균 수익률은 -2.1%로 집계됐다.이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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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칩 수출 규제' 다시 짜는 트럼프…바이든式 등급제 폐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임 조 바이든 정부에서 마련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을 철회하기로 했다. AI 반도체 수입 상한선이 생긴 외국 정부와 미국 주요 기술 기업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새로운 수출 통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5일 발효 예정인 AI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이날 “바이든 정부의 AI 규칙은 지나치게 복잡하고 관료적이며 미국 혁신을 방해할 것”이라며 “이를 훨씬 단순한 규정으로 대체해 혁신을 촉진하고 AI 우위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이 규제는 바이든 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AI 확산 프레임워크’다. 국가별로 동맹 및 파트너 국가(영국 한국 일본 등), 일반 국가(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우려 국가(중국 러시아 북한 등)로 등급을 구분하고 수출 규제를 차등 적용하는 방식이다. 동맹국에 대한 수출은 제한이 없지만 일반 국가에 속하면 수출 상한선을 정했다. 우려 국가 수출은 통제하도록 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 미국 기술 기업은 즉각 반발하며 “해당 규제가 실질적으로 중국의 기술 발전을 막지도 못하면서 오히려 미국 기업의 해외 사업만 위축시킨다”고 주장했다.트럼프 행정부는 개별 국가와 양자 협정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반도체 수출 통제 시스템을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협상에서는 AI 반도체가 적대국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협조하면 미국이 해당국에 관세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마련할 새 규칙에는 말레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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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한성크린텍, 반도체 시설투자 재개로 올해 실적 반등 기대"
산업용 수처리 전문기업 한성크린텍이 올해 대형 반도체 프로젝트 연계 수주로 본격적인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이준석 한양증권 연구원은 8일 “정부의 첨단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에 따라 초순수 국산화의 필요성과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 초순수 설계·조달·시공(EPC) 입찰 역시 올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 한성크린텍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한성크린텍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필요한 초순수 및 폐수처리 설비를 설계·조달·시공 (EPC) 방식으로 공급하는 회사다. 2021년 정부의 초순수 국산화 국책과제에 주관사로 참여해 기술 내재화를 추진했다. 2022년에는 SK실트론과 836억 원 규모의 EPC 계약을 체결했다.이 연구원은 “전자산업 내 제조설비가 고도화되면서 공정 안정성과 수율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처리 기술은 품질 및 신뢰성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한성크린텍은 이 분야에서 3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과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봤다.한성크린텍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834억원, 영업손실 50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2%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의 CAPEX 투자 축소로 인한 미청구 공사금액에 대한 대손상각비를 반영한 결과다.이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2024년 4월부터 시작한 청주 M15X공장 착공과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한 용인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시작된 만큼 초순수 EPC 수주 역시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자회사들과 연계해 EPC–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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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의 경고 "AI칩 中수출 막으면 화웨이만 웃을 것"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반도체로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출을 막는다고 해서 중국의 군사력을 억제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황 CEO는 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5’에서 마이클 밀컨 밀컨인스티튜트 회장과의 대담을 통해 “한쪽에서는 이(AI) 기술을 우리 국가의 ‘우방 중의 우방’에만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도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의 대중국 AI 반도체 수출 통제를 거론한 것이다.◇ “수출 금지로 中 시장 잃을 수도”황 CEO는 “여기엔 한 가지 중요한 오류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어떤 정부든, 특히 우리의 ‘적국’으로 간주하는 정부들은 자국 내 존재하는 컴퓨팅(연산) 자원 용량이 부족해서 군사 개발을 못 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이미 보유한 컴퓨팅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엔비디아 칩 수백만 개가 이미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 퍼져 있다는 것이다.황 CEO는 “오히려 이 기술을 수출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세계의 AI를 주도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AI 반도체 표준이 전 세계에 채택되도록 하고 AI 생태계가 미국의 기술 위에 구축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황 CEO는 “엔비디아가 세계 선두 주자인 건 맞지만 우리가 어떤 시장을 포기하면 그 자리를 다른 회사들이 차지할 것”이라며 “예컨대 중국 화웨이는 매우 강력한 기업이며 틀림없이 그 공백을 메울 것”이라고 경고했다.황 CEO는 AI 반도체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으로 상대방을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칩 수출을 금지한 이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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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곳 중 4곳 '깜짝 실적'…반도체 웃고 2차전지 울상
상장 기업의 올해 1분기 성적표가 속속 나오는 가운데 업종별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두드러진 실적 개선세에 들뜬 분위기다. 반면 먹구름이 걷히지 않고 있는 2차전지와 석유화학 업종은 울상이다. ◇‘깜짝 실적’ 내놓은 조선주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실적 컨센서스(추정치)를 낸 상장사 중 이날까지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회사는 총 137곳이다. 이 중 적자 축소와 흑자 전환을 포함해 73개(53.28%) 기업이 추정치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전체의 35.76%인 49개 기업은 추정치 대비 영업이익이 10% 이상 많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반대로 실적 충격을 기록한 기업은 40개(29.19%)였다.시가총액이 큰 경기민감(시클리컬) 종목이 약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반도체 기업의 성적이 돋보였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7조4405억원이었다. 시장 추정치(6조5929억원)를 12.86% 뛰어넘었다. 서승연 DB증권 연구원은 “관세 우려에도 SK하이닉스의 재고가 줄어들었고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력도 유지하고 있다”며 “탄탄한 실적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조선업체 실적은 거의 예외 없이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HD현대중공업(추정치 대비 65.09% 상회), HD한국조선해양(65.49%), 한화오션(62.45%) 등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주가가 조정받을 때마다 분할 매수에 나설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에선 최소 2027년까지 수주가 늘어날 것”이라며 “미국과의 협력 강화도 주가 상승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적자 늪에서 벗어난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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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파운드리 포기 안 한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컨벤션센터(SJCC)에서 열린 ‘인텔 파운드리 다이렉트 2025’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반도체 개발 및 제조 분야에서 위상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탄 CEO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해 12월 팻 겔싱어 CEO가 이사회에서 해임된 뒤 계속 제기돼 온 파운드리 부문 분리 매각설에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탄 CEO는 이날 “취임 후 5주간 많은 사람에게 파운드리 사업을 계속할 것인지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며 “나의 대답은 예스(yes)”라고 했다. 그는 “물론 우리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우리의 로드맵,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고 결심했다”고 강조했다.인텔은 올 하반기부터 미국 오리건주 힐스버러 인근 공장에서 1.8나노미터(㎚) 공정 대량 생산을 시작한다. 애리조나주 공장에서도 올해 양산에 들어간다고 이날 밝혔다. 당초 인텔은 지난해 말부터 1.8㎚, 이른바 인텔 18A 공정에서 반도체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혔지만 경영난과 CEO 교체로 계획이 지연됐다. 나가 찬드라세카란 인텔 수석부사장은 “18A 공정엔 여느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여러 고비와 난관이 있었지만 팀은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18A 공정으로 대량 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많은 기업이 자사 최첨단 공정인 1.4㎚(인텔 14A) 공정에 관심을 보인다는 점도 강조했다. 탄 CEO는 “여러 고객사가 2027년을 목표로 14A 공정에서 테스트 칩을 개발하겠다는 의향을 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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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엔지니어링, 3인 각자대표 체제로
반도체 장비 기업 주성엔지니어링이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주성엔지니어링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황철주 단독 대표이사(회장) 체제에서 황철주 회장, 이우경 부회장, 황은석 사장 등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바꾸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켰다.이번 안건 통과로 황 회장은 기술 연구 및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사회 의장으로서 회사 비전과 미래 계획을 제시하고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 회의체 운영을 주관하게 된다. 전문 경영인인 이 부회장은 영업·운영과 관련한 모든 업무를 총괄한다.황 회장의 아들인 황 사장은 주로 경영관리 및 전략기획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이 부회장과 황 사장은 지난달 25일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사내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이번 대표이사 선임으로 주성엔지니어링은 창립 32년 만에 2세 경영을 본격 시작하게 됐다. 황 회장이 1993년 창업한 주성엔지니어링은 전기를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장치인 반도체 커패시터를 제조하는 전용장비를 최초로 개발했다. 이후 디스플레이, 태양광 장비 분야에도 진출했다.주성엔지니어링은 이날 1분기 실적도 공시했다.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208억원, 영업이익은 339억원이다. 지난해 동기보다 매출은 113.4%, 영업이익은 384.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8.1%를 기록했다.민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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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 올라탔지만…불안한 반도체
올 1분기 수치만 놓고 보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호황에 가깝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17조6391억원)과 영업이익(7조4405억원)을 올렸고 삼성전자도 메모리 부문에서 매출 19조원에 3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삼성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부진했던 걸 감안하면 1분기 메모리 수요는 탄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안 그래도 HBM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를 찾는 수요가 많았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관세 폭탄’ 예고로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재고를 미리 쌓아두려는 수요가 겹쳤기 때문이다.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3개사가 세계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 철강과 달리 관세 전쟁의 영향권에서 한발 비켜서 있다. 미국이 반도체에 품목관세를 물리거나 한국에 25% 상호관세를 확정하더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를 대체할 곳이 없어서다.문제는 관세 전쟁이 부를 글로벌 경기 침체다. ‘고율 관세→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 가격 상승→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면 메모리 반도체 커브는 어느 순간 내리막길로 돌아선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자 글로벌 기업들이 투자 축소에 나서는 건 이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미국 일리노이·노스다코타·위스콘신주 등지에 지으려던 데이터센터 설립 계획을 연기한 게 대표적이다.믿는 구석은 한번 불 붙은 AI 붐이 쉽게 식지 않을 것이란 점뿐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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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AI에 필수"…日, 원전 재가동 속도 높인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한때 원전을 기피했던 일본이 원전 가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라피더스 반도체 공장과 소프트뱅크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홋카이도에서 그동안 가동 중단한 도마리 원전 3호기의 재가동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데, 원전 가동 없이는 이를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일본에서 확산되고 있다. ◇반도체·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원자력규제위가 오는 30일 정례회의에서 홋카이도전력의 도마리 원전 3호기에 대해 사실상 안전 심사 합격증인 ‘심사 서안’을 승인할 전망이라고 24일 보도했다. 홋카이도전력은 방조제 공사를 마친 뒤 2027년 이 원전을 재가동할 계획이다.도마리 원전 3호기는 2009년 가동을 시작한 일본 내 최신 원전으로, 출력은 91만2000㎾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탈원전’ 바람에 휩쓸려 2012년 5월 가동을 중단했다. 홋카이도전력은 이후 2013년 원전 재가동을 신청했다. 같은 시기에 재가동을 신청한 다른 원전은 이미 대부분 ‘OK’ 사인을 받았다. 하지만 도마리 원전은 부지 내 단층이 지진에 취약한지를 판단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2021년 안전성 문제가 해소된 뒤 다른 재해 영향 등에 대한 심사가 이뤄졌다.심사가 길어지는 가운데 홋카이도의 에너지 수급 상황은 급변했다. 전력 소비가 많은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진출이 이어지면서다. 최첨단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하는 라피더스는 이달부터 홋카이도 공장에서 시험 생산을 시작했고, 소프트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