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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가 이끈 마이크론 호실적…美 반도체 목표가 줄상향

    AI가 이끈 마이크론 호실적…美 반도체 목표가 줄상향

    메모리 반도체업계 3위인 마이크론이 지난 분기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의 고성장에 힘입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한 마이크론이 호실적을 내놓자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대한 실적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깜짝 실적’ 공개한 마이크론마이크론은 25일(현지시간) 회계연도 3분기(3~5월) 매출이 93억달러(약 12조62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다고 발표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5% 급증한 24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21억3000만달러)를 크게 웃돈 수치다.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한 1.91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1.6달러보다 높았다.마이크론 실적을 견인한 건 HBM 부문이었다. HBM 부문 매출이 전분기 대비 50% 가까이 늘면서 전체 D램 사업 부문 매출(70억7000만달러)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마이크론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부문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를 비롯해 AMD 등에 HBM을 공급하고 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데이터센터 구축 등을 위한 HBM 수요가 여전히 강력하다”며 “AI 반도체 수요를 감안해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마이크론은 HBM 시장의 고성장에 힘입은 외형 성장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마이크론은 실적 발표에서 자사의 회계연도 4분기(6~8월)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107억달러로 예상했다. 시장 예상치인 99억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2025회계연도 전체로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게 마

  • 텍사스인스트루먼트, 美 반도체 공장에 600억弗 투자

    미국 반도체 기업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600억달러(약 82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제조업 부흥을 위해 공격적인 관세 정책을 펼친 데 호응한 것으로 분석된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TI는 이날 텍사스주와 유타주에 있는 3개 지역에서 반도체 제조 시설 7곳을 신축·확장하는 데 600억달러를 쓰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일자리 6만 개를 창출할 예정이다. 회사는 “미국 역사상 기초 반도체 제조 부문에 가장 큰 규모로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번 투자안에는 텍사스에 460억달러, 유타에 150억달러를 투입하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인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장기적 자본지출(CAPEX) 계획에도 변화가 없다고 알렸다. 로이터통신은 “건설 중이거나 장비를 설치 중인 시설에 배정된 자금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며 “분석가들은 TI 계획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접근하는 방안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역점 정책인 반도체법을 폐기하는 대신 관세로 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해온 만큼 보조금 유치를 원하는 기업이 투자를 발표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 업체와 대만 TSMC도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국 투자 계획을 잇달아 공개했다.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TI와의 협력 관계를 통해 수십년간 미국 반도체 제조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한경제 기자

  • 호평 쏟아진 AMD 새 AI칩…월가, 목표가 줄줄이 올려

    호평 쏟아진 AMD 새 AI칩…월가, 목표가 줄줄이 올려

    미국 반도체 설계기업 AMD가 경쟁사인 엔비디아에 버금가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로 투자자들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 지난 12일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어드밴싱 AI’에서 선보인 반도체 및 관련 시스템에 호평이 잇따르자 월가에서도 AMD 목표주가를 높여 잡고 있다.AMD는 엔비디아에 대항할 수 있는 반도체 통합 패키지인 ‘헬리오스’ 랙 시스템 개발로 업계를 놀라게 했다. AI 반도체 공급처를 다변화하려는 빅테크의 니즈와도 맞아떨어진다. 엔비디아가 여전히 AI 반도체 생태계를 꽉 잡고 있는 만큼 AMD가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헬리오스 랙 시스템 눈길AMD는 ‘어드밴싱 AI’에서 올해 하반기 출시할 AI 칩 ‘인스팅트 MI350’과 내년에 출시할 ‘인스팅트 MI400’을 선보였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AMD가 MI400 칩을 기반으로 만든 헬리오스라는 신규 랙 시스템이다.랙 시스템이란 수많은 고성능 반도체 칩을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으로 묶은 통합 구조다. 옷걸이 혹은 선반을 뜻하는 랙이란 단어를 활용한 것으로, 반도체를 정리해 넣어둔 공간이란 의미다.과거 반도체기업이 반도체를 제조하면 서버 구성은 델과 HP 같은 기업들이 직접 했다. 이제는 반도체기업들이 아예 랙 단위 시스템까지 설계해 기업 고객에 통째로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빅테크들이 ‘AI를 훈련할 수 있는 전체 시스템을 달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AI 반도체와 메모리 저장장치, 통신장치 등이 모두 들어가 있다. 이는 데이터센터, AI 훈련용 슈퍼컴퓨터 등에 들어가는 하드웨어 시스템이다.헬리오스는 수천 개의 MI400 칩을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처럼

  • 대만, 中 화웨이·SMIC에 첫 수출통제

    대만, 中 화웨이·SMIC에 첫 수출통제

    대만 정부가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와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회사 SMIC를 전략적 수출 통제 대상으로 새롭게 지정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對)중국 기술 규제망에 대만까지 본격 가세하면서 중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육성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블룸버그통신은 15일 대만 경제부 산하 국제무역국이 최근 자국의 전략적 첨단기술 수출 통제 목록에 화웨이와 SMIC, 이들의 해외 자회사 여러 곳을 추가했다고 보도했다. 이 목록에 오른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려면 대만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번 조치는 별도 공식 발표 없이 조용히 시행됐다. 지금까지 대만은 일부 핵심 반도체 제조 장비·기술의 중국 수출을 제한해오긴 했지만 중국 핵심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거점인 대만이 미국의 중국 압박에 본격적으로 동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이번 규제 강화로 화웨이와 SMIC는 대만이 보유한 반도체 제조 공정 설계, 공장 건설 기술, 장비, 소재 등에 접근이 제한된다. 특히 AI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고급 장비 상당수가 통제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와 애플 등에 첨단 칩을 공급하는 대만 TSMC의 장비·기술 일부도 포함됐다. 이번 블랙리스트에는 일본, 러시아, 독일 등지에 있는 화웨이의 해외 자회사도 포함돼 수출 규제 범위가 크게 확대됐다. 화웨이와 SMIC는 이미 미국 상무부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어 장비, 소재, 설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TSMC는 2020년부터 미국 제재에 따라 화웨이와의 칩 생산 계약을 중단했지만 미국 상무부가 올해 초 의회 보고에서 “TSMC가

  • 美, 반도체 내주고 中 희토류 받나

    미국과 중국이 영국 런던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가속화한다면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를 완화할 수 있는 입장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FT는 백악관의 한 고위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가속화하는 데 동의하면 중국에 반도체 판매 제한을 완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국과 중국 협상단이 중국 희토류 및 자석 수출을 가속화할 수 있는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수출 통제도 완화되고 희토류가 대량으로 나올 것이라는 게 우리 예상”이라고 말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출 통제를 중국과의 무역 협상 의제로 삼을 의향이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해싯 위원장은 대중 수출 통제 중 어떤 것이 완화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엔비디아가 중국에 첨단 반도체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는 완화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양국은 9일에 이어 10일 오전 무역 협상에 들어갔다. 미국 측에서는 단장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했다. 중국 측에선 허리펑 부총리를 비롯해 왕원타오 상무부 장관, 리청강 상무부 차관이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한경제 기자

  • 꿈의 이익률 40% 돌파…초격차로 기술 철옹성 구축한 K소부장

    꿈의 이익률 40% 돌파…초격차로 기술 철옹성 구축한 K소부장

    2023년 기준 국내 제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3%. 대기업으로 한정해도 3.7%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이익률이 10%만 넘어도 국내에선 넘사벽 기업으로 분류된다.이런 상황에서 ‘꿈의 이익률’인 40%를 돌파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리노공업, HPSP, 한미반도체, 넥스틴, 주성엔지니어링, 파크시스템스 등이 대표적이다.이들 기업은 규모는 작아도 이익률 면에선 TSMC나 SK하이닉스에 뒤지지 않는다. 뼈를 깎는 혁신으로 폐쇄적인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틈새를 파고들어 철옹성 같은 입지를 구축한 결과다. 자기만의 영역에서 대체 불가능한 ‘한국형 슈퍼을’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집념이 만든 기술장벽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반도체 테스트 소켓 업체 리노공업은 올해 1분기 매출 784억원, 영업이익 349억원을 기록하며 45%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냈다. 지난해 이익률도 45%로 20여 년째 30~40%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이어가고 있다.리노공업은 반도체 검사 장비가 다양한 칩과 호환되도록 하는 테스트 핀과 이를 모듈화한 세계 소켓 시장에서 7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 테스트핀 국산화에 성공한 뒤 미국과 일본 기업이 장악한 시장을 가져왔다.경쟁력의 근간은 철저한 기술 내재화다. 리노공업은 설계부터 가공, 도금, 조립, 패키징까지 전 공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한다. 이를 통해 고객사의 어떤 요구에도 누구보다 빠르고 싸게 대응할 수 있다. 일본 요코오 등 경쟁사를 가격과 성능으로 압도하며 삼성전자부터 대만 TSMC까지 1000여 개 기업이 쓰는 반도체 테스트 탐침의 대명사가 됐다.고대역폭메모리(HBM) 열풍을 이끈

  • [단독] '레드 메모리'의 무서운 추격…中, 어느새 낸드 8%·D램 4%

    [단독] '레드 메모리'의 무서운 추격…中, 어느새 낸드 8%·D램 4%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올 1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의 8.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YMTC의 빠른 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1~2년 내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2위 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D램 시장에서는 4%를 차지한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15년째 이어진 ‘3강 체제’를 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YMTC의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은 8.1%였다. 삼성전자(31.9%), SK하이닉스(16.6%), 마이크론(15.4%), 키옥시아(14.6%), 샌디스크(12.9%)에 이은 6위다.D램 시장에서는 CXMT가 4.1%로 SK하이닉스(36.0%), 삼성전자(33.7%), 마이크론(24.3%)에 이어 4위에 올랐다. 트렌드포스는 CXMT와 YMTC의 판매량이 최근 들어 급격하게 늘어나자 사상 처음으로 일부 유료 고객사를 대상으로 매출 기준 점유율 정보를 제공했다.업계에서는 ‘레드 메모리’의 공습이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톱티어 못지않은 기술력을 확보한 데다 거대 내수시장을 뒷배로 뒀다는 이유에서다. YMTC는 삼성전자와 엇비슷한 300단 안팎의 낸드 제품을 개발했고, CXMT는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개발 중이다. 시장에선 YMTC의 점유율이 올 하반기 글로벌 3위권으로 올라서고, CXMT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함께 ‘4강 멤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황철성 서울대 석좌교수는 “글로벌 D램 주도권이 10년 내 한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황정수/박의명 기자

  • "하반기 업황 좋다"…'큰손 톱픽' 된 삼성전자·하이닉스

    "하반기 업황 좋다"…'큰손 톱픽' 된 삼성전자·하이닉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더불어 수출 실적의 뚜렷한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외국인, 삼성전자 2800억 순매수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까지 지난 5거래일간 SK하이닉스를 7154억원어치, 삼성전자를 438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삼성전자를 282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4조5000억원 이상 팔아치우던 움직임이 확연히 달라졌다.기관도 삼성전자를 대규모로 순매수하고 있다. 지난 5거래일간 3446억원만큼 사들였다. 이 기간 SK하이닉스는 273억원만큼 순매수했다.‘큰손’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양대 반도체주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2.25% 오른 5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3.22% 상승해 22만4500원에 마감했다. 지난 5거래일간 삼성전자는 5.16%, SK하이닉스는 4.66% 올랐다. ◇D램 가격 급등에 수출 호조최근 반도체 수출 증가가 외국인과 기관의 관심을 키웠다.대체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137억99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1.3% 늘었다. 역대 5월 수출 실적 중 최대다. 하루평균으로 따지면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수출 규모가 컸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반도체 수출 누적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33% 많다.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D램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가격이 오르면서 수출 실적 개선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게 전자업계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지난달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보다 27.27% 올랐다. 지난달 22.22% 뛴 데 이어 두 달 연

  • "한국, 흑자 기업만 稅혜택…R&D 선제 지원 시급"

    전문가들이 새 정부에 바라는 산업정책은 명쾌하다. 정부가 기업들과 ‘원팀’이 돼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글로벌 무대에서 우리와 경쟁하는 미국과 중국이 각종 보조금과 규제 개혁 등으로 자국 기업을 총력 지원한다는 점에서 그렇다.‘국가 대항전’이 된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반도체기업에 직접 보조금을 주는 미국 중국 유럽 일본과 달리 한국은 설비 투자에 한해 최대 25% 세액공제만 해준다. 흑자 기업만 내는 법인세에서 차감해주는 방식이다. 박진섭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는 선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중국 업체들이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고 세계 시장을 휩쓰는 배터리산업도 재정 지원이 절실한 분야다. 지난해 중국이 배터리업체에 뿌린 보조금만 8억1000만달러(약 1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태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정책지원본부장은 “배터리업계가 적자 늪에 빠져 세액공제를 못 받는 만큼 직접 보조금을 주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규제 철폐 목소리도 높다.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회장은 “한국에선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자율주행에 필요한 주행 데이터를 제대로 수집할 수 없다”며 “전국에 36개뿐인 자율주행 시범지구는 미국 중국에 비해 턱없이 적고 열악하다”고 지적했다.석유화학업계는 정부 주도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해관계가 복잡해 자발적 구조조정이 어려운 만큼 정부 주도로 공급 과잉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양길성/박의명 기자

  • 가격·품질 다 잡은 레드테크…韓 투톱 산업, 이미 中이 삼켰다

    가격·품질 다 잡은 레드테크…韓 투톱 산업, 이미 中이 삼켰다

    20년 넘게 이어진 메모리 반도체 ‘치킨게임’이 끝난 것은 미국 마이크론이 일본 엘피다를 인수한 2013년이다. 그 뒤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사가 세계 D램 시장을 나눠 먹었다. 주도권을 쥔 나라는 단연 한국이었다. 2015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점유율은 81.5%에 달했다.하지만 10년이 흐른 올 1분기 점유율은 75.9%로 축소됐다. 마이크론이 잘해서가 아니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란 ‘다크호스’가 나와서다. 업계에선 올해 CXMT의 점유율이 10%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 제조업의 마지막 보루인 D램마저 중국에 턱밑까지 추격당했는데 다른 산업이 온전할 리 있겠느냐”는 푸념이 업계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 중소형 OLED 시장 40%, 中에 넘어가1일 옴디아, SNE리서치 등 국내외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국내 8대 주력 산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일제히 하락했다. 지난해 한국 수출(6383억달러)의 63%(4005억달러)를 차지한 8대 산업이 무너지면 성장률 하락은 피할 수 없다.중국의 사정권에 든 업종에는 수출 1위 반도체(작년 1419억달러)와 2위 자동차(933억달러)도 포함됐다. CXMT는 범용 D램을 넘어 고부가가치 메모리인 DDR5와 최신 고대역폭메모리(HBM3) 양산 채비도 마쳤다. 이미 기술적으로 중국이 한국을 추월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지난 2월 실시한 전문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첨단 패키징을 제외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력 반도체, 차세대 고성능 센싱 기술 등에서 중국에 밀렸다.중국 1, 2위 완성차업체인 비야디(BYD·427만 대)와 지리그룹(334만 대)의 지난해 판매량을 합치면 세계 3위인 현대자동

  • [책마을] 총 대신 관세가 무기인 시대…'지경학'에서 찾은 해법

    [책마을] 총 대신 관세가 무기인 시대…'지경학'에서 찾은 해법

    물리적 전쟁의 시대는 저물었다. 이제 국가는 총 대신 ‘관세’를, 탱크 대신 ‘수출 통제’를 무기로 삼는다.기획재정부 공무원이자 정책학 박사인 주현준 씨가 쓴 신간 <지경학의 부활>은 보이지 않는 경제안보 전장에서 미국이 설계하는 제재 정책의 구조와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 전략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여기서 지경학은 지정학(geopolitics)과 경제학(economics)을 합친 말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고관세 정책처럼 경제를 수단으로 삼아 국가들이 힘을 겨루는 현상을 다루는 학문이다.이 책의 저자는 기재부 부이사관으로, 25여 년간 국제 금융과 제재 정책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2018년 기재부 외환제도과장으로 근무할 당시 이란산 석유 수입 금지 등 미국의 제재 정책에 대응해 미 정부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제재 분야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 워싱턴DC 파견 근무를 포함한 다년간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집필하게 됐다.이 책의 차별점은 미 정부의 시각에서 제재 정책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분석했다는 데 있다. 특히 저자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엘리너 오스트롬 교수의 ‘제도분석프레임워크(IAD)’를 활용해 미국 제재 정책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를 살펴봤다. 이에 따르면 미 정부는 제재 정책을 수립할 때 크게 세 가지 목표를 추구한다. 첫째, 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할 것. 둘째, 자국 내 부작용을 최소화할 것. 셋째, 핵심 전략국의 협력을 얻는 것이다. 예컨대 관세 정책을 통해 미국 내 제조업을 부활시키고 인플레이션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식이다.하지만 이 세 가지 목표는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운 트릴레마 상황에 놓이는

  • '반도체 굴기' 막아선 트럼프…설계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

    '반도체 굴기' 막아선 트럼프…설계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

    미국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맞서 중국에 핵심 기술 수출을 차단하는 보복에 나섰다. 미·중은 지난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율 관세를 90일간 115%포인트씩 낮추는 안에 합의한 뒤 휴전에 들어갔지만 양국 갈등이 공급망을 둘러싸고 다시 확대되고 있다.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공급망 분리)이 본격화되면서 무역 전쟁이 확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소프트웨어 수출도 통제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 설계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자국 기업에 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상무부 산하 산업보안국은 시놉시스, 케이던스디자인시스템스, 지멘스EDA 등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업체에 중국으로 기술을 공급하는 것을 중단하라는 서한을 발송했다.EDA는 반도체 설계 과정에서 쓰는 핵심 소프트웨어다. 반도체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지만 차세대 반도체를 설계하고 테스트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에 공급망에서 매우 중요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3개사는 세계 EDA 시장 점유율이 74%에 달했고, 중국에선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이 같은 조치는 미국이 중국 반도체 굴기를 차단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지난 13일 미국은 “전 세계 어디에서든 화웨이 어센드 칩을 사용하면 미국의 수출 통제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중국산 인공지능(AI) 칩이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지 못하도록 했다.중국 정부는 이른바 ‘중국 제조 2035’로 볼 수 있는 새 국가 전략에서 반도체에 초점을 맞출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가 엔비디

  • 마이크론·램리서치 사들이는 헤지펀드

    마이크론·램리서치 사들이는 헤지펀드

    미국 헤지펀드들이 올 들어 마이크론과 램리서치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주 투자심리가 개선되자 업종 내 저평가 종목을 찾아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마켓워치와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사모펀드 509곳 중 27곳이 램리서치를, 36곳이 마이크론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5일 발표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13F’(운용자산 1억달러 이상 기관의 투자보고서) 공시를 집계한 결과다. 상위 10대 보유 종목에 두 종목 모두 이름을 올린 펀드도 10개를 넘었다.마켓워치는 “반도체 업종 내 매출 증가율이 돋보인다”며 마이크론과 램리서치를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대표적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반도체(SOXX)’의 31개 편입 종목 중 마이크론(연평균 매출 증가율 23%)이 3위, 램리서치(10.3%)가 11위를 차지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올해 초만 해도 두 종목의 주가 성적표는 우울했다.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마이크론 주가는 지난달 4일 주당 65.72달러까지 밀리며 연저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50% 가까이 급등했다.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 과정에서 엔비디아가 대규모 인공지능(AI) 반도체 계약에 성공한 영향이란 분석이 나온다. 9.9배에 불과한 마이크론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매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엔비디아의 PER은 28.1배다.황호봉 대신자산운용 글로벌본부장은 “AI 흐름과 다소 거리가 있던 반도체 종목까지 중동발 훈풍이 불고 있다”며 “엔비디아가 1분기(2~4월) 호실적을 기록하면 추가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이시은 기자

  • 한성크린텍, 반도체 설비 재개에 실적 회복…폐기물 처리도 성장세

    한성크린텍, 반도체 설비 재개에 실적 회복…폐기물 처리도 성장세

    반도체 설비 수처리 전문기업 한성크린텍이 업황 회복의 수혜를 입으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자회사를 통한 수익 다변화와 해외 시장 확장 전략도 본격화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안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 업황 반등과 맞물린 실적 회복한성크린텍은 올해 1분기 매출 469억 원, 영업이익 1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 둔화로 50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회복세다.한성크린텍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적인 초순수(UPW) 시스템, 수처리 설비, 폐수 재이용 시스템 등을 설계·조달·시공(EPC)하는 기업이다. 설비 투자 사이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주요 고객사들의 환경설비 프로젝트가 일부 중단되면서 2024년 영업손실이 507억 원에 달했다.주요 반도체 고객사들의 설비 투자 재개가 실적 반등을 견인했다. 한성크린텍은 초순수(UPW), 수처리 설비, 폐수 재이용 시스템 등을 설계·조달·시공(EPC)하는 기업으로 반도체 투자 사이클과 실적이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지난해 업황 악화로 주요 프로젝트가 지연되며 실적이 악화됐지만, 올해 들어 업황이 개선되며 설비 공사도 본격 재개됐다.올해 SK하이닉스 M15x의 ph-3 WWT 시스템 수처리설비 공사, 삼성전자 P4 수처리설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상반기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입찰도 진행된다.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국내 초순수 설비 시장은 2028년까지 2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은 같은 기간 35조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고농도 폐기물 처리 역량 확보…수익 구조 다변화한성크린텍은 2021년부터 인수합병을 통해

  • 젠슨황 "中시장 놓치면 '수치'…美 수출 통제 실패" 작심 비판

    젠슨황 "中시장 놓치면 '수치'…美 수출 통제 실패" 작심 비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1일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는 실패했다”며 “500억달러(70조원) 규모의 중국 인공지능(AI) 시장을 놓치면 미국 입장에서도 ‘수치’가 될 것”이라며 미국 정부를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황 CEO는 이날 대만 타이베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수출 규제에 따른 영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그는 “미국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자체 생성형AI ‘딥시크’를 내놓았다"다며 “중국은 전기료가 저렴하고 땅이 넓기 때문에 고성능 칩 대신 자국산 칩 사용 개수를 늘려서 AI를 개발하면 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수출 통제는 오히려 중국의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수출 통제가 실패했다는 것을 팩트가 말해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조 바이든 정부 출범 전인 2020년 95%에 달했던 엔비디아의 중국 AI칩 시장 점유율은 50%로 줄었다. 이에 대해 황 CEO는 “우리는 사양이 낮은 제품만 팔 수 있었기 때문에 평균판매단가(ASP)도 떨어졌고 그만큼 수익도 잃었다”고 했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중국 수출용 저사양 칩(H20)을 팔아왔으나,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이마저도 수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황 CEO는 중국 시장을 놓치면 엔비디아와 미국 모두 큰 기회를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컴퓨팅 시장이며 전 세계 AI개발자의 50%가 있는 곳”이라며 “500억달러 시장에서 기회를 잃으면 미국의 세수가 줄고 일자리 창출 기회가 사라지는 것은 물론 중국이 미국(엔비디아)의 아키텍처 위에서 AI를 개발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