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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실적 쓴 삼성전자 "올해는 불확실성과의 전쟁"
삼성전자의 올해 투자 계획은 여전히 ‘백지’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악화로 장기계획 수립이 어렵다는 게 이유다. 지난해 매출 279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27일 2021년 실적 발표 후 연 콘퍼런스콜에서 “다양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어 구체적인 투자계획은 계속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품 공급망 문제로 설비 반입 시점이 길어지는 추세를 감안해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요와 공급망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투자 계획을 조정하겠다는 뜻이다.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약 48조2000억원 규모의 시설 투자를 했으며 이 중 43조6000억원을 반도체 부문에 쏟아부었다.완제품 부문에선 원자재와 물류 비용이 변수다. 정상태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1분기 TV 및 생활가전 시장 전망과 관련, “원자재와 물류비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펜트업(보복소비) 효과도 사라졌다”며 “비용 효율화와 수익성 확보에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이날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확정치를 공개했다. 매출은 279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8.1%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43.5% 증가하며 역대 세 번째로 많은 51조6300억원을 기록했다.역대급 실적을 이끈 것은 반도체 부문이다. 단일 사업으로 94조1600억원의 매출과 29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전체 매출의 3분의 1, 이익의 60%를 담당했다. 올해 전체 매출은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송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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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악몽' 더는 없다…삼성 '전략적 생산'으로 가격방어
삼성전자는 27일 2021년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사업 전략을 설명하며 ‘최적’이라는 단어를 여덟 번 썼다. 투자와 생산 규모를 시장 상황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적화 전략의 결과물인 ‘효율화’란 단어도 아홉 차례 사용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고객이 필요한 제품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양이 아니라 질적 성장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018년의 악몽’은 없다메모리 반도체업계는 ‘2018년의 악몽’을 겪은 후 반도체 가격 급등락을 막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당시 PC용 D램 가격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2018년 2분기 8.19달러까지 치솟았던 D램 가격이 2019년 말 2.81달러까지 고꾸라졌다. ‘물이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한다’고 판단한 업체들이 앞다퉈 생산량을 늘린 결과였다.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4분기 생산 통계를 보면 삼성전자의 전략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알 수 있다. 이 회사의 D램 비트그로스(bit단위 생산량 증가율)는 전 분기 대비 한 자릿수 중반 감소했다. 전년 4분기 수준의 생산량 증가가 이뤄질 것이란 업계 추정과 딴판이었다. 한 부사장은 ‘최적의 제품 믹스’라는 표현을 쓰면서 “무리한 판매 확대를 자제했다”고 설명했다.전략적인 생산 비중 조정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4분기 삼성전자의 평균판매단가(ASP) 하락폭은 한 자릿수 초반대로, 업계가 추정한 8%보다 훨씬 낮았다.삼성전자는 이 같은 생산 전략을 계속 유지할 예정이다. 한 부사장은 “올해는 중앙처리장치(CPU) 신모델이 나오는 등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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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반도체 육성 법안 초안 다음달 제출
EU(유럽연합)이 다음달에 반도체 육성 법안 초안을 공개한다.우르줄라 폰 데 레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0일(현지시간) "유럽에서 반도체 수요가 향후 10년 동안 2배 이상 커질 것"이라며 "2월 초 반도체 육성 법안 초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반도체 물량은 유럽 밖의 소수 업체에서 공급된다"며 "EU가 감당할 수 없는 의존성과 불확실성"이라고 설명했다.EU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그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마이크로칩 생산량의 20%가 유럽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칩 법(European Chips Act)으로 알려진 이 법안은 반도체기업과 생산시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 규정을 만들고 반도체 부족과 공급 위기를 예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술 역량을 높이는 게 목표다.EU의 구애에 현재 인텔, TSMC 등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이 유럽 내 반도체 생산 공장 건설을 추진 또는 검토 중이다.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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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앰프 SoC' 아이언디바이스, 첫 기관 투자 유치 성공
시스템반도체 업체 아이언디바이스가 첫 기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10일 벤처캐피털(VC)업계에 따르면 아이언디바이스는 위벤처스·미래에셋벤처투자, 케이클라비스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4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아이언디바이스는 삼성전자, 미국 페어차일드 출신 엔지니어들이 모여 2008년 설립했다. 반도체 팹리스 기업 실리콘마이터스가 주요 주주로 올라 있다. 회사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TV, 헤드폰, 인공지능(AI) 스피커 등에 들어가는 오디오앰프 시스템온칩(SoC)을 만든다. 삼성전자 갤럭시A 시리즈, 하만카돈 스피커, 레노버 모니터 등에 제품이 적용됐다. 디지털·아날로그 신호, 전력 등이 한 회로에 조합된 혼성신호 반도체를 내놓은 게 핵심 경쟁력이다. 회사는 스마트폰에 쓰이는 고성능 앰프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스마트폰 스피커에 단순 음량 조절 뿐만 아니라 스테레오 사운드와 같은 고급 기술이 요구되면서다. 또 마이크로폰 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메타버스와 같은 확장현실(XR) 플랫폼 시장에도 진출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엔 기술료 수입으로 매출이 30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제품 수익이 본격화되며 내년엔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3~4년 뒤 기업공개(IPO)가 목표다.해외 비교기업으로는 나스닥 상장사 시러스로직, 텍사스인스트루먼트를 비롯,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중국 아위닉 등이 거론된다. 국내 업체 중 스마트폰 앰프 칩을 공급하는 곳은 아이언디바이스가 유일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전진원 위벤처스 부사장은 "회사의 제품 다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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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슈퍼호황기 뛰어넘은 삼성…"올 매출 300조"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린 데는 반도체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가 영업이익의 60%를 차지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그간 D램 가격 하락을 점치며 ‘반도체에 겨울이 왔다’고 표현하던 일부 증권사의 분석을 무색하게 하는 실적이다. 이 결과 전체 매출이 반도체 호황기이던 2018년(243조7700억원)을 넘어섰다. 모바일 부문도 매출 100조원대를 회복했다. 올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등으로 비대면 수요가 이어지며 연간 매출 30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영업이익만 29조원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51조원 가운데 반도체에서만 29조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한때 업계에선 주력 제품인 D램 가격 하락으로 어두운 실적 전망을 내놨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PC용 D램 범용제품의 고정거래(기업 간 거래) 가격은 평균 3.71달러로 9월보다 9.51% 떨어졌다.그럼에도 반도체가 삼성전자의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할 수 있었던 것은 글로벌 기업들의 서버용 메모리칩에 대한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졌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들이 발표하는 D램 가격은 PC용 제품인데,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는 PC뿐 아니라 서버와 모바일 부문에도 비슷한 규모로 들어가고 있다. PC용 D램 가격이 떨어진다고 해도 구글과 아마존, 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은 서버 증설을 위한 메모리 반도체 구매를 오히려 늘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을 가늠하기엔 PC용 반도체 가격의 대표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폴더블폰 흥행 돌풍 이어져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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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반도체 기술 팔지마"…대만, 자산매각 '봉쇄'
대만 정부가 자국 기술 기업이 중국에서 자산을 매각할 때 정부 승인을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시행한다. 반도체를 비롯해 국가안보에 민감한 기술이 중국에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2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대만 경제부는 규정을 개정해 자국 기업이 중국에 있는 자산과 공장, 자회사 등을 현지에서 매각하거나 처분할 때 정부 승인을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현 규정에 따르면 대만 기업이 중국에서 자회사를 세우거나 투자할 때는 대만 경제부 산하 투자심의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다만 초기 투자 이후 자회사의 소유권을 변경할 때는 정부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된다. 앞으로는 이를 승인 대상으로 바꾼다는 게 대만 경제부의 방침이다. 개정된 규정은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내년 1월에 시행될 예정이다.대만 정부는 한 번이라도 정부 지원을 받아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중국을 방문할 때는 정부 승인을 받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만 전문가들이 중국과 홍콩 마카오 등에 있는 외국 세력에 영업비밀과 핵심 기술을 유출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FT는 “대만의 반도체 칩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중국이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큰 허브인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보고 무력으로 점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애플에 아이폰 케이스를 납품하는 대만의 캐처테크놀로지는 지난해 중국 렌즈테크놀로지에 공장을 매각했다. 아이폰 조립업체인 위스트론은 중국 장쑤성 쿤산에 있는 공장을 중국 전자 제조업체 럭스셰어에 팔았다. 대만의 반도체 칩 패키징 업체인 ASE테크놀로지는 이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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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이달 사업비 1.5兆 대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가 이달 사업비 명목으로 1조5000억원의 대출을 실행 받는다. 예상보다 늦춰진 단지 착공도 본격화할 전망이다.13일 나이스신용평가 등에 따르면 시행사인 용인일반산업단지(주)는 이달 중 4종류의 방식(트랜치)으로 각각 1조2000억원(트랜치 A-1), 1000억원(A-2), 1500억원(A-3), 500억원(A-4)의 대출을 받는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트랜치별 담보와 상환순위는 모두 같다. 이 중 A-3과 A-4 트랜치 2000억원은 교보증권이 자산유동화대출 방식으로 공급키로 하면서 이번에 신용평가를 받았다.용인 반도체클러스터는 SK에코플랜트 등이 참여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용인일반산업단지㈜가 조성한다. 용인시 처인구 원삼·독성·죽능리 일원 415만㎡(약 125만평)에 들어선다.용인시 홈페이지에 공시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사업비는 기본 단지 조성 기준으로 1조7903억원이다. 2018년 12월 정부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발표한 뒤 2년 넘게 지난 올해 3월에서야 환경영향평가, 산단계획 심의 행정 절차를 모두 마쳤다.산단에는 SK하이닉스반도체가 총 10년 간 12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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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술株 폭락에도…마벨은 폭풍질주
지난 3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가 폭락하면서 ‘검은 금요일’을 맞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92%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하지만 위기에도 승자는 있기 마련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벨테크놀로지그룹의 주가는 이날 나홀로 약 18% 급등하면서 ‘위기에 강한 종목’으로 꼽혔다. 올해 3분기에 호실적을 거둔 데다 데이터센터 반도체, 5세대(5G) 이동통신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성장성이 두드러지면서 앞으로 매출이 계단식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데이터센터 등 사업 성장성 높아1995년 오하이오주 델라웨어에 설립된 마벨은 통신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등을 생산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다. 클라우드 시장이 커지면서 데이터센터 부품 수요가 늘고 5G와 커넥티드카 관련 매출이 증가하면서 주가도 올 들어 80%가량 급등했다.마벨의 주력 사업은 데이터센터 부문이다. 클라우드 업체가 데이터센터 확대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관련 기업을 인수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미국 네트워크 반도체 기업 인피를 100억달러에 사들인 데 이어 올해 클라우드용 이더넷 스위치를 만드는 업체인 이노비움도 11억달러에 인수했다.그 결과 올 3분기에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약 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9%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1%로 가장 크다. 마벨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유효시장은 2024년까지 연평균 1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5G 반도체 부문은 5G 시장의 강자인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중 갈등으로 위축되면서 수혜를 누릴 전망이다. 마벨은 삼성전자와 노키아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 두 업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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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의 ARM 인수 무산되나..미국 경쟁당국도 제동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영국 ARM 인수를 금지하는 법적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제동이 걸리면서 내년에 이 거래를 마무리지으려는 엔비디아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는 2일(현지시간) 이번 조치가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가장 큰 장애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엔비디아는 지난해 8월 400억 달러를 주고 소프트뱅로부터 반도체 설계 업체인 ARM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FTC는 이날 발표문에서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경쟁업체들이 자체 칩을 개발하기 위해 의존하는 기술과 디자인 등을 가지고 있는 회사를 엔비디아가 지배하게 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2.2% 오르며 이 소식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ARM은 반도체 칩의 원천 특허를 보유한 반도체 설계 기술의 핵심 공급원이다. 퀄컴 칩을 사용하는 애플과 안드로이드 기기를 포함해 스마트폰에 전원을 공급하는 거의 모든 모바일 프로세서의 핵심 기술과 특허를 ARM이 보유하고 있다.업계에선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면 ARM의 중립적 기술 공급 기능이 훼손될 것으로 우려했다. 엔비디아가 경쟁업체들이 ARM의 기술을 쓸 수 없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공정위는 성명에서 "이번 합병으로 엔비디아가 이 기술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해 경쟁자들을 약화시키고 경쟁을 줄이며 궁극적으로 제품 품질을 저하시키는 한편 혁신을 줄이고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있어 선택권을 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FTC는 이번엔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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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택 회장 신사업 승부수…'반도체 장비' 멜콘 품었다
박성택 산하인더스트리 회장(전 중소기업중앙회장·사진)이 반도체 장비·제조업체 멜콘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반도체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산하인더스트리는 자사 보유지분과 와이얼라이언스1호투자조합 등 우호지분을 포함한 멜콘 지분 50.3%를 약 400억원에 확보했다고 1일 밝혔다. 기존 40.3% 지분을 확보했던 산하인더스트리와 와이얼라이언스는 25.9% 지분을 보유한 멜콘의 2대 주주(엔지스테크널러지)가 회생절차에 들어가자 지분 10%를 추가 인수, 과반이 넘는 지분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멜콘은 엔지스테크널러지의 지분 매각 여부와 상관없이 안정적 경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이번 인수로 산하인더스트리는 기존에 하던 레미콘·아스콘 등 전통산업뿐 아니라 첨단 반도체 장비 제조사업 부문을 추가해 사업 다각화를 이루게 됐다. 앞으로 3년 내 멜콘에 500억원을 추가 투자해 반도체 장비 기술개발 및 설비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멜콘은 반도체 포토공정 핵심인 초정밀 온습도 공기조절장치를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에 공급하는 1차 협력사다. 해당 부문 세계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멜콘은 차세대 반도체 열관리시스템 등을 추가 개발하고 있다.와이얼라이언스는 지난해 멜콘 지분 25%를 182억원에 인수했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반도체 사업 고위 임원과 중견·중소기업 오너들이 참여한 창업투자회사다.산하인더스트리는 김성일 멜콘 단독대표 체제도 강화할 계획이다. 그는 회사 기술개발은 물론 경영 전반을 아우르는 중책을 맡게 됐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와 세메스에서 반도체 부문 기술혁신 임원으로 재직하다가 지난 5월 멜콘의 공동대표로 합류했다. 회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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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격전지서 돌아온 이재용…파운드리 글로벌 1위 ‘승부수’
열흘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24일 김포공항에 들어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귀국 첫마디도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느꼈다”였다. 풍성한 출장 성과와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투자,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와의 안드로이드 동맹 강화 등 성과를 안고 돌아왔다. 경제계에선 이 부회장이 앞으로 펼쳐질 반도체 기업 간 치열한 경쟁에 부담을 느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미국 정부의 반도체 기업 지원이 삼성전자에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대만 TSMC도 미국 내에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고,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 결정이 약육강식의 반도체 생태계에서 생존하기 위한 첫걸음이란 해석이 쏟아지는 이유다. ○파운드리로 시스템반도체 승부수이 부회장은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직접 발표했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이 비전 실현을 위한 핵심 사업이다. 파운드리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는 대부분 인공지능(AI), 고사양 서버, 메타버스 등 미래를 좌우할 분야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미국 테일러시에 들어설 신규 파운드리는 2022년 완공되는 평택 3라인과 함께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두 파운드리에 최첨단 미세 공정이 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번 투자는 TSMC를 추격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시장 점유율에선 TSMC와 삼성전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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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우수 협력사 진원도 쓰러졌다
현대자동차와 쌍용자동차 등 완성차업체에 루프랙을 납품하는 1차 협력회사 진원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가 20년 역사의 부품사마저 문 닫게 했다. 진원의 법정관리에 직원들이 반발하면서 일부 완성차업체 공장은 한때 생산 차질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정비 증가에 생산량 감소까지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15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진원에 대해 모든 채권자의 강제집행을 금지하는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렸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진원에서 ‘돈을 더 빌려줄 수 없겠냐’는 요청을 받았지만, 빚이 너무 늘어 더 이상 지원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울산에 본사를 둔 진원은 2002년 설립된 루프랙(차량 지붕에 짐을 싣게 하는 장치) 전문회사다. 업계에서는 탄탄한 부품사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매출 544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올렸지만 1년 내 갚아야 하는 은행 빚만 200억원가량으로 늘면서 이자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매출은 6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였지만, 법정관리를 피하지 못했다. 업계에선 고정비 증가와 함께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국내 완성차업체의 생산 감소가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계의 올해 1~10월 생산은 284만219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 감소했다. 코로나19로 11.2% 급감한 작년보다 생산대수가 더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0.3%, 5.7% 증가했지만 르노삼성(-3.2%) 한국GM(-31.3%) 쌍용차(-23.9%) 등은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경기 화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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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소재기업 플루오린코리아, 코스닥 상장준비 착수
반도체 및 2차전지 소재기업인 플루오린코리아는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회사는 앞으로 한국투자증권과 상장 전략과 공모 일정 등을 조율할 계획이다. 목표로 한 코스닥시장 입성시기는 2023년이다.2005년 설립된 플루오린코리아는 반도체 제조공정에 쓰이는 특수가스인 불소(F2)가스와 육불화황(SF6)가스, 2차전지용 전해액 첨가제 등을 만들고 있다. 첨단소재 제조기업인 케이엔더블유가 모회사다. 플루오린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774억원, 영업손실 31억원을 냈다. 오범석 플루오린코리아 대표는 “2차전지 전해액 첨가제 매출을 늘리고 탄소배출권 사업 규모도 키워 상장시점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반도체와 2차전지 소재 분야 설비투자와 품질경영 등을 위한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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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까지 반도체난…애플, 매출 타격 불가피"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 현상이 2023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반도체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미국 투자회사 인디펜던트솔루션스웰스매니지먼트의 폴 믹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의 심각성이 과소 평가되고 있다”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몇 달이 아니라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믹스 매니저는 닷컴 버블 때 메릴린치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기술 펀드를 운용한 것으로 유명하다.믹스 매니저는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한 일부 기업은 제품을 출하하지 못할 것”이라며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이들 기업의 주가가 아주 많이 올랐기 때문에 하락폭이 매우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세계적인 공급망 병목현상이 벌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꾸준히 올랐다. 미국 반도체산업에 투자하는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인 ‘반에크 벡터스 세미컨덕터 ETF’는 지난 6개월간 35% 상승했다.믹스 매니저는 지난해 6월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가 본격화하기 몇 달 전부터 반도체 제조기업들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렸다. 그는 여전히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다만 개인투자자가 반도체 관련 기업에 투자할 때는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어떤 반도체 수요가 많은지뿐만 아니라 어느 기업이 공급망을 잘 운영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브로드컴과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를 공급망에 잘 대응하는 회사로 꼽았다.믹스 매니저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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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5년만의 訪美…반도체·백신 챙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홀로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투자를 마무리 짓고 코로나19 백신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 이번 출장의 과제다. 그가 미국 출장에 나선 것은 5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8시 김포공항에서 전세기를 타고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미국 파운드리 투자 결정과 관련해) 여러 파트너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논의하기 위해 모더나 측과 만나느냐는 질문엔 “그렇다. (모더나 본사가 있는) 보스턴에 갈 것 같다”고 답했다.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방미 기간에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도 접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기업에 공급망 관련 정보 제출을 요구했다. 삼성전자도 최근 고객사 영업비밀 등을 뺀 보고서를 냈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추가 정보를 요구한 미국 정부를 설득할 것으로 보고 있다.홀로 출장길에 나선 만큼 개인적인 해외 네트워크를 다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에서 삼성전자 임원들이 합류할 수도 있지만 수행원이 없다는 것은 철저히 대외비에 부쳐야 할 비즈니스미팅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