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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車반도체 파운드리 도전장…삼성·TSMC와 격돌
인텔이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차량용 반도체 중에서도 두뇌에 해당하는 프로세서(시스템온칩·SoC)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져 삼성전자, 대만 TSMC와의 주도권 경쟁이 예상된다.인텔은 ‘인베스터데이 2022’에서 자동차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한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를 위해 관련 사업 조직인 ‘자동차 전담 그룹’을 출범시켰다고 설명했다. 인텔 인베스터데이는 투자자들에게 회사 비전을 설명하는 자리다.인텔이 특히 눈여겨보고 있는 품목은 프로세서다. 인텔은 10년 후 자동차 반도체 시장이 현재의 두 배에 육박하는 1150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프로세서를 사례로 들었다. 인텔 측은 “완성차업체의 자동차 제조 비용 중 프로세서는 4%를 차지해왔지만 2030년엔 이 비중이 20%로 커질 것”이라며 “자동차가 ‘바퀴 달린 컴퓨터’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전자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연산하고 처리하는 프로세서는 기기에 따라 PC에서는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에서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자동차에서는 SoC 등으로 불린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인텔이 자사의 CPU 기술을 활용해 자동차 SoC 파운드리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SoC 파운드리는 7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선단공정 기술력이 필요해 지금은 삼성전자와 TSMC만 제조가 가능한 분야다. 인텔이 이 시장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두 업체와의 경쟁은 피할 수 없다.인텔은 이날 자동차 반도체 시장을 공략할 무기를 공개했다. 먼저 고성능 개방형 자동 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차량용 프로세서를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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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너무 컸나…엔비디아, 호실적에도 주가 약세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가 지난해 4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하락했다.엔비디아는 작년 4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3% 늘어난 76억4000만달러(약 9조1500억원)를 기록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74억2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주당순이익(EPS)도 시장 전망치(1.22달러)를 넘어선 1.32달러로 같은 기간 69% 늘었다.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폭발하면서 주력 사업인 데이터센터와 게임 부문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32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1% 늘었다. 게임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7% 증가한 34억2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자동차 부문 매출은 공급망 병목현상의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14% 줄어든 1억2500만달러에 그쳤다.엔비디아는 올해 1분기 매출 예상치로 81억달러를 제시했다. 시장 전망치(72억9000만달러)를 뛰어넘는 수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GPU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공급망 문제도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영국 반도체회사 ARM 인수가 불발된 데 따른 비용 13억6000만달러는 올해 1분기 실적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2.68% 하락한 258.01달러에 마감했다. 아담 크리사풀리 바이털놀로지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에 더 많은 것을 기대했던 것 같다”고 했다.맹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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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호실적에도 수익성 전망 어둡게 본 신평사
올해 SK하이닉스의 수익성이 매출 성장에도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한국기업평가는 16일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검토한 뒤 이같이 내다봤다. 한국기업평가는 SK하이닉스의 장기 신용등급으로 AA를 부여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2조3766억원이다. 전년에 비해 5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조2195억원으로 337% 증가했다.한국기업평가는 "올해는 코로나19로 촉발된 비(非)대면 수요가 점진적으로 일단락되는 반면 지난해 진행된 증설 영향으로 전반적인 공급 과잉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지난해 4분기부터 메모리반도체 현물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반등했던 PC 수요 역시 감소하고 있다. 공급망 차질에 따라 완제품(세트) 수요까지 이연되면서 메모리반도체 고정거래가격은 단기적으로 하락세를 띨 것이란 전망이 많다.서강민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우수한 영업실적을 보였지만 최근 나타나는 반도체 시장의 공급체인 변화와 순환주기의 단기화 등은 향후 실적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반도체 글로벌 공급체인 재편에 따른 영향이 영업실적의 향방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인텔 낸드 사업 양수 과정에서 차입금이 증가해 이와 관련한 재무부담의 완화 여부도 면밀하게 관찰할 것"이라며 "최근 영업실적 개선으로 영업현금창출능력이 좋아지면서 재무부담은 상당 부분 통제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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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타워세미컨덕터 인텔, 54억달러에 전격 인수
인텔이 세계 8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 타워세미컨덕터를 54억달러(약 6조4692억원)에 인수한다. 지난해 재진출을 선언한 파운드리 사업의 역량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이라는 분석이다.인텔은 이스라엘 파운드리업체 타워세미컨덕터 주식을 주당 53달러에 전량 현금 매입하기로 합의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인수가격은 타워세미컨덕터의 시가총액(약 36억달러)을 고려할 때 50%의 프리미엄을 붙인 가격이다. 인텔은 “인텔과 타워세미컨덕터 이사회에서 인수안이 만장일치로 승인됐다”며 “인수 절차는 약 1년 후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타워세미컨덕터는 자동차, 소비재, 의료 및 산업장비에 쓰이는 반도체와 집적회로를 생산하고 있다. 아날로그디바이스, 브로드컴 등이 주요 고객사다. 이스라엘,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텍사스주, 일본에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연간 매출은 약 13억달러로 파운드리업계에서 규모가 큰 기업은 아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타워세미컨덕터 인수는 인텔이 세계적인 파운드리업체가 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겔싱어 CEO가 지난해 ‘종합반도체기업(IDM) 2.0’ 전략을 공개하며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전격 선언한 이후 인텔은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왔다. 한때 세계 반도체업계를 호령했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삼성전자, 대만 TSMC의 위상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지난해에는 세계 4위 파운드리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를 300억달러(약 36조원)에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글로벌파운드리가 매각 대신 기업공개(IPO)를 선택하면서 최종적으로는 무산됐다.인텔은 지난달에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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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실적 쓴 삼성전자 "올해는 불확실성과의 전쟁"
삼성전자의 올해 투자 계획은 여전히 ‘백지’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악화로 장기계획 수립이 어렵다는 게 이유다. 지난해 매출 279조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27일 2021년 실적 발표 후 연 콘퍼런스콜에서 “다양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어 구체적인 투자계획은 계속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품 공급망 문제로 설비 반입 시점이 길어지는 추세를 감안해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요와 공급망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투자 계획을 조정하겠다는 뜻이다.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약 48조2000억원 규모의 시설 투자를 했으며 이 중 43조6000억원을 반도체 부문에 쏟아부었다.완제품 부문에선 원자재와 물류 비용이 변수다. 정상태 생활가전사업부 상무는 1분기 TV 및 생활가전 시장 전망과 관련, “원자재와 물류비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펜트업(보복소비) 효과도 사라졌다”며 “비용 효율화와 수익성 확보에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이날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확정치를 공개했다. 매출은 279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8.1%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43.5% 증가하며 역대 세 번째로 많은 51조6300억원을 기록했다.역대급 실적을 이끈 것은 반도체 부문이다. 단일 사업으로 94조1600억원의 매출과 29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전체 매출의 3분의 1, 이익의 60%를 담당했다. 올해 전체 매출은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송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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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악몽' 더는 없다…삼성 '전략적 생산'으로 가격방어
삼성전자는 27일 2021년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사업 전략을 설명하며 ‘최적’이라는 단어를 여덟 번 썼다. 투자와 생산 규모를 시장 상황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적화 전략의 결과물인 ‘효율화’란 단어도 아홉 차례 사용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고객이 필요한 제품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양이 아니라 질적 성장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018년의 악몽’은 없다메모리 반도체업계는 ‘2018년의 악몽’을 겪은 후 반도체 가격 급등락을 막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당시 PC용 D램 가격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2018년 2분기 8.19달러까지 치솟았던 D램 가격이 2019년 말 2.81달러까지 고꾸라졌다. ‘물이 들어왔을 때 노를 저어야 한다’고 판단한 업체들이 앞다퉈 생산량을 늘린 결과였다.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4분기 생산 통계를 보면 삼성전자의 전략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알 수 있다. 이 회사의 D램 비트그로스(bit단위 생산량 증가율)는 전 분기 대비 한 자릿수 중반 감소했다. 전년 4분기 수준의 생산량 증가가 이뤄질 것이란 업계 추정과 딴판이었다. 한 부사장은 ‘최적의 제품 믹스’라는 표현을 쓰면서 “무리한 판매 확대를 자제했다”고 설명했다.전략적인 생산 비중 조정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4분기 삼성전자의 평균판매단가(ASP) 하락폭은 한 자릿수 초반대로, 업계가 추정한 8%보다 훨씬 낮았다.삼성전자는 이 같은 생산 전략을 계속 유지할 예정이다. 한 부사장은 “올해는 중앙처리장치(CPU) 신모델이 나오는 등 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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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반도체 육성 법안 초안 다음달 제출
EU(유럽연합)이 다음달에 반도체 육성 법안 초안을 공개한다.우르줄라 폰 데 레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0일(현지시간) "유럽에서 반도체 수요가 향후 10년 동안 2배 이상 커질 것"이라며 "2월 초 반도체 육성 법안 초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반도체 물량은 유럽 밖의 소수 업체에서 공급된다"며 "EU가 감당할 수 없는 의존성과 불확실성"이라고 설명했다.EU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그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마이크로칩 생산량의 20%가 유럽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칩 법(European Chips Act)으로 알려진 이 법안은 반도체기업과 생산시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 규정을 만들고 반도체 부족과 공급 위기를 예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술 역량을 높이는 게 목표다.EU의 구애에 현재 인텔, TSMC 등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이 유럽 내 반도체 생산 공장 건설을 추진 또는 검토 중이다.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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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앰프 SoC' 아이언디바이스, 첫 기관 투자 유치 성공
시스템반도체 업체 아이언디바이스가 첫 기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10일 벤처캐피털(VC)업계에 따르면 아이언디바이스는 위벤처스·미래에셋벤처투자, 케이클라비스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4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아이언디바이스는 삼성전자, 미국 페어차일드 출신 엔지니어들이 모여 2008년 설립했다. 반도체 팹리스 기업 실리콘마이터스가 주요 주주로 올라 있다. 회사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TV, 헤드폰, 인공지능(AI) 스피커 등에 들어가는 오디오앰프 시스템온칩(SoC)을 만든다. 삼성전자 갤럭시A 시리즈, 하만카돈 스피커, 레노버 모니터 등에 제품이 적용됐다. 디지털·아날로그 신호, 전력 등이 한 회로에 조합된 혼성신호 반도체를 내놓은 게 핵심 경쟁력이다. 회사는 스마트폰에 쓰이는 고성능 앰프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성장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스마트폰 스피커에 단순 음량 조절 뿐만 아니라 스테레오 사운드와 같은 고급 기술이 요구되면서다. 또 마이크로폰 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메타버스와 같은 확장현실(XR) 플랫폼 시장에도 진출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엔 기술료 수입으로 매출이 30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제품 수익이 본격화되며 내년엔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3~4년 뒤 기업공개(IPO)가 목표다.해외 비교기업으로는 나스닥 상장사 시러스로직, 텍사스인스트루먼트를 비롯,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중국 아위닉 등이 거론된다. 국내 업체 중 스마트폰 앰프 칩을 공급하는 곳은 아이언디바이스가 유일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전진원 위벤처스 부사장은 "회사의 제품 다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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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슈퍼호황기 뛰어넘은 삼성…"올 매출 300조"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린 데는 반도체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가 영업이익의 60%를 차지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그간 D램 가격 하락을 점치며 ‘반도체에 겨울이 왔다’고 표현하던 일부 증권사의 분석을 무색하게 하는 실적이다. 이 결과 전체 매출이 반도체 호황기이던 2018년(243조7700억원)을 넘어섰다. 모바일 부문도 매출 100조원대를 회복했다. 올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등으로 비대면 수요가 이어지며 연간 매출 30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나온다. 반도체 영업이익만 29조원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51조원 가운데 반도체에서만 29조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한때 업계에선 주력 제품인 D램 가격 하락으로 어두운 실적 전망을 내놨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PC용 D램 범용제품의 고정거래(기업 간 거래) 가격은 평균 3.71달러로 9월보다 9.51% 떨어졌다.그럼에도 반도체가 삼성전자의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할 수 있었던 것은 글로벌 기업들의 서버용 메모리칩에 대한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졌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들이 발표하는 D램 가격은 PC용 제품인데,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는 PC뿐 아니라 서버와 모바일 부문에도 비슷한 규모로 들어가고 있다. PC용 D램 가격이 떨어진다고 해도 구글과 아마존, 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은 서버 증설을 위한 메모리 반도체 구매를 오히려 늘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을 가늠하기엔 PC용 반도체 가격의 대표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폴더블폰 흥행 돌풍 이어져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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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에 반도체 기술 팔지마"…대만, 자산매각 '봉쇄'
대만 정부가 자국 기술 기업이 중국에서 자산을 매각할 때 정부 승인을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시행한다. 반도체를 비롯해 국가안보에 민감한 기술이 중국에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2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대만 경제부는 규정을 개정해 자국 기업이 중국에 있는 자산과 공장, 자회사 등을 현지에서 매각하거나 처분할 때 정부 승인을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현 규정에 따르면 대만 기업이 중국에서 자회사를 세우거나 투자할 때는 대만 경제부 산하 투자심의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다만 초기 투자 이후 자회사의 소유권을 변경할 때는 정부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된다. 앞으로는 이를 승인 대상으로 바꾼다는 게 대만 경제부의 방침이다. 개정된 규정은 이르면 이달 말 또는 내년 1월에 시행될 예정이다.대만 정부는 한 번이라도 정부 지원을 받아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중국을 방문할 때는 정부 승인을 받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만 전문가들이 중국과 홍콩 마카오 등에 있는 외국 세력에 영업비밀과 핵심 기술을 유출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FT는 “대만의 반도체 칩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중국이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큰 허브인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보고 무력으로 점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애플에 아이폰 케이스를 납품하는 대만의 캐처테크놀로지는 지난해 중국 렌즈테크놀로지에 공장을 매각했다. 아이폰 조립업체인 위스트론은 중국 장쑤성 쿤산에 있는 공장을 중국 전자 제조업체 럭스셰어에 팔았다. 대만의 반도체 칩 패키징 업체인 ASE테크놀로지는 이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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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이달 사업비 1.5兆 대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가 이달 사업비 명목으로 1조5000억원의 대출을 실행 받는다. 예상보다 늦춰진 단지 착공도 본격화할 전망이다.13일 나이스신용평가 등에 따르면 시행사인 용인일반산업단지(주)는 이달 중 4종류의 방식(트랜치)으로 각각 1조2000억원(트랜치 A-1), 1000억원(A-2), 1500억원(A-3), 500억원(A-4)의 대출을 받는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트랜치별 담보와 상환순위는 모두 같다. 이 중 A-3과 A-4 트랜치 2000억원은 교보증권이 자산유동화대출 방식으로 공급키로 하면서 이번에 신용평가를 받았다.용인 반도체클러스터는 SK에코플랜트 등이 참여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용인일반산업단지㈜가 조성한다. 용인시 처인구 원삼·독성·죽능리 일원 415만㎡(약 125만평)에 들어선다.용인시 홈페이지에 공시한 사업계획에 따르면 사업비는 기본 단지 조성 기준으로 1조7903억원이다. 2018년 12월 정부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발표한 뒤 2년 넘게 지난 올해 3월에서야 환경영향평가, 산단계획 심의 행정 절차를 모두 마쳤다.산단에는 SK하이닉스반도체가 총 10년 간 12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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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술株 폭락에도…마벨은 폭풍질주
지난 3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가 폭락하면서 ‘검은 금요일’을 맞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92%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하지만 위기에도 승자는 있기 마련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벨테크놀로지그룹의 주가는 이날 나홀로 약 18% 급등하면서 ‘위기에 강한 종목’으로 꼽혔다. 올해 3분기에 호실적을 거둔 데다 데이터센터 반도체, 5세대(5G) 이동통신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성장성이 두드러지면서 앞으로 매출이 계단식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데이터센터 등 사업 성장성 높아1995년 오하이오주 델라웨어에 설립된 마벨은 통신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등을 생산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다. 클라우드 시장이 커지면서 데이터센터 부품 수요가 늘고 5G와 커넥티드카 관련 매출이 증가하면서 주가도 올 들어 80%가량 급등했다.마벨의 주력 사업은 데이터센터 부문이다. 클라우드 업체가 데이터센터 확대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관련 기업을 인수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미국 네트워크 반도체 기업 인피를 100억달러에 사들인 데 이어 올해 클라우드용 이더넷 스위치를 만드는 업체인 이노비움도 11억달러에 인수했다.그 결과 올 3분기에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약 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9%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1%로 가장 크다. 마벨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유효시장은 2024년까지 연평균 1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5G 반도체 부문은 5G 시장의 강자인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중 갈등으로 위축되면서 수혜를 누릴 전망이다. 마벨은 삼성전자와 노키아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 두 업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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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의 ARM 인수 무산되나..미국 경쟁당국도 제동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영국 ARM 인수를 금지하는 법적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제동이 걸리면서 내년에 이 거래를 마무리지으려는 엔비디아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는 2일(현지시간) 이번 조치가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가장 큰 장애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엔비디아는 지난해 8월 400억 달러를 주고 소프트뱅로부터 반도체 설계 업체인 ARM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FTC는 이날 발표문에서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경쟁업체들이 자체 칩을 개발하기 위해 의존하는 기술과 디자인 등을 가지고 있는 회사를 엔비디아가 지배하게 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2.2% 오르며 이 소식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ARM은 반도체 칩의 원천 특허를 보유한 반도체 설계 기술의 핵심 공급원이다. 퀄컴 칩을 사용하는 애플과 안드로이드 기기를 포함해 스마트폰에 전원을 공급하는 거의 모든 모바일 프로세서의 핵심 기술과 특허를 ARM이 보유하고 있다.업계에선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면 ARM의 중립적 기술 공급 기능이 훼손될 것으로 우려했다. 엔비디아가 경쟁업체들이 ARM의 기술을 쓸 수 없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공정위는 성명에서 "이번 합병으로 엔비디아가 이 기술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해 경쟁자들을 약화시키고 경쟁을 줄이며 궁극적으로 제품 품질을 저하시키는 한편 혁신을 줄이고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있어 선택권을 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FTC는 이번엔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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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택 회장 신사업 승부수…'반도체 장비' 멜콘 품었다
박성택 산하인더스트리 회장(전 중소기업중앙회장·사진)이 반도체 장비·제조업체 멜콘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반도체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산하인더스트리는 자사 보유지분과 와이얼라이언스1호투자조합 등 우호지분을 포함한 멜콘 지분 50.3%를 약 400억원에 확보했다고 1일 밝혔다. 기존 40.3% 지분을 확보했던 산하인더스트리와 와이얼라이언스는 25.9% 지분을 보유한 멜콘의 2대 주주(엔지스테크널러지)가 회생절차에 들어가자 지분 10%를 추가 인수, 과반이 넘는 지분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멜콘은 엔지스테크널러지의 지분 매각 여부와 상관없이 안정적 경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이번 인수로 산하인더스트리는 기존에 하던 레미콘·아스콘 등 전통산업뿐 아니라 첨단 반도체 장비 제조사업 부문을 추가해 사업 다각화를 이루게 됐다. 앞으로 3년 내 멜콘에 500억원을 추가 투자해 반도체 장비 기술개발 및 설비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멜콘은 반도체 포토공정 핵심인 초정밀 온습도 공기조절장치를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에 공급하는 1차 협력사다. 해당 부문 세계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멜콘은 차세대 반도체 열관리시스템 등을 추가 개발하고 있다.와이얼라이언스는 지난해 멜콘 지분 25%를 182억원에 인수했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반도체 사업 고위 임원과 중견·중소기업 오너들이 참여한 창업투자회사다.산하인더스트리는 김성일 멜콘 단독대표 체제도 강화할 계획이다. 그는 회사 기술개발은 물론 경영 전반을 아우르는 중책을 맡게 됐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와 세메스에서 반도체 부문 기술혁신 임원으로 재직하다가 지난 5월 멜콘의 공동대표로 합류했다. 회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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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격전지서 돌아온 이재용…파운드리 글로벌 1위 ‘승부수’
열흘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24일 김포공항에 들어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귀국 첫마디도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느꼈다”였다. 풍성한 출장 성과와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투자,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와의 안드로이드 동맹 강화 등 성과를 안고 돌아왔다. 경제계에선 이 부회장이 앞으로 펼쳐질 반도체 기업 간 치열한 경쟁에 부담을 느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미국 정부의 반도체 기업 지원이 삼성전자에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대만 TSMC도 미국 내에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고,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 결정이 약육강식의 반도체 생태계에서 생존하기 위한 첫걸음이란 해석이 쏟아지는 이유다. ○파운드리로 시스템반도체 승부수이 부회장은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직접 발표했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이 비전 실현을 위한 핵심 사업이다. 파운드리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는 대부분 인공지능(AI), 고사양 서버, 메타버스 등 미래를 좌우할 분야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미국 테일러시에 들어설 신규 파운드리는 2022년 완공되는 평택 3라인과 함께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두 파운드리에 최첨단 미세 공정이 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번 투자는 TSMC를 추격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시장 점유율에선 TSMC와 삼성전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