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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반도체 기업, 中 합자사 설립…美 수출 통제 빈틈 노리나 [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스위스에 본사를 둔 반도체 기업 ST마이크로가 중국 싼안광전과 충칭에 반도체 생산 합자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중국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미국의 시도에 대응해 중국이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ST마이크로와 중국 반도체 업체 싼안광전은 충칭에 32억달러(약 4조1800억원)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신설 공장은 차세대 반도체로 꼽히는 탄화실리콘(Sic) 소재의 반도체를 생산한다. SiC로 제조한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고온·고전압 환경에서 잘 버티는 특성을 갖고 있다. SiC 반도체는 주로 전기자동차, 태양광·풍력 발전 부문에 쓰인다. 중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산업들이다. 중국 내 SiC 반도체 생산 설비를 증설하는 것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수출통제를 완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도 꼽힌다. 미국은 SiC와 함께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꼽히는 산화갈륨을 지난해 8월 미국 정부의 승인 없이는 중국에 팔 수 없는 수출통제 대상에 올렸다. SiC는 산화갈륨에 비해 상용화가 진척된 기술이다. 중국은 산화갈륨 도입 제한으로 첨단 반도체 개발에는 차질을 빚게 됐다. 하지만 범용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면서 기초 역량을 다지고 시장 지배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에는 SiC 생산 설비 구축이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ST마이크로와 싼안광전의 신설 공장은 2025년 4분기부터 가동을 시작해 2028년 최대 생산 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투자 자금은 중국 정부의 지원금과 대출 등을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신설 공장은 28㎚(나노미터·1억분의 1m)급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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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올해 韓성장률 전망 1.6%→1.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5%로 내렸다. 고금리와 주택시장 부진이 단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제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OECD는 7일 세계 각국의 경제 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3개월 만에 0.1%포인트 낮췄다. 내년 성장률은 2.1%로 3개월 전(2.3%)에 비해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OECD는 “고금리와 주택시장 부진이 민간소비·투자에 단기적인 부담 요인”이라며 “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반등이 이를 완충하고, 내년에는 총수요 기반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물가 상승률은 올해 3.4%, 내년 2.6%로 전망했다. 3개월 전에 비해 올해는 0.2%포인트 하향 조정하고 내년은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향후 공공요금과 서비스 가격 부문에서의 상승 압력에도 불구하고 전체 물가는 지속적으로 둔화할 것이란 예측이다.OECD는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권고안도 내놨다. OECD는 “고령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건전성을 높이는 노력과 함께 취약계층에 대한 선별 지원을 해야 한다”며 “실직자 훈련, 적극적 노동정책 강화, 상품시장 규제 완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제고 등 구조적 개혁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허세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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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사우디 '골프 전쟁' 끝냈다?…PGA·LIV 통합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사우디아라비아 후원을 받는 LIV골프가 6일(현지시간) 합병을 선언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공식적인 일정을 시작하는 날 미국과 사우디의 골프 전쟁이 끝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이날 "PGA와 LIV, 유럽의 DP월드투어가 공동성명을 통해 통합법인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국부펀드는 지난해 6월 PGA를 물리치고 남자 세계 프로골프의 패권을 차지하겠다며 LIV골프를 세웠다.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어 필 미켈슨과 브룩스 켑카, 더스틴 존슨 등 세계적인 남자 골프선수를 영입했다.이에 PGA가 LIV골프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PGA 투어 대회 출전을 금지시켰다. 그러자 LIV골프는 소속 선수들과 PGA에 대응하는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이번 합의를 통해 PGA 등은 LIV골프 소속 선수들이 미국과 유럽 골프투어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하고 모든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통합법인에 공동투자하되 지배 지분은 PGA가 보유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사우디가 골프전쟁을 끝낸 날 블링컨 장관은 사우디에 도착해 사흘간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사우디의 최대 권력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동한 뒤에 7일 미·걸프협력회의(GCC) 장관급 회의에 참여할 예정이다. 블링컨 장관의 사우디 방문은 중동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일환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중국 중재로 사우디는 앙숙관계였던 이란과의 외교 관계를 7년 만에 정상화했다. 외신들은 중국이 중동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우디와 관계 개선에 나섰다고 해석했다. 미국과 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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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MH·에르메스 콧대 꺾이나…유럽 럭셔리 인덱스 올 첫 하락
한때 시가총액 세계 10위 안에 들었던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비롯한 명품 기업들의 주가가 뒷걸음질 치고 있다. 명품 소비를 이끌던 소비 대국 중국의 경기 재개가 지연되는 데다 전통 강호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명품 기업 10곳이 포함된 스톡스 유럽 럭셔리지수는 5일(현지시간) 3612.51을 기록했다. 지난 4월 3860.57을 찍은 뒤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달에만 4.85% 떨어졌다. 월간 기준으로 이 지수가 하락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이 지수는 지난해 10월 말 중국이 제로 코로나 방역 조치를 해제할 조짐을 보인 후 올해 4월 고점까지 약 50% 올랐다. LVMH, 에르메스, 케링그룹과 리치몬트, 몽클레어, 버버리, 디올 등이 포함돼 있다.최근 수년간 ‘명품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 매출이 실적을 끌어올린 영향이다. PwC는 중국 명품 시장 규모를 3250억달러(약 427조7500억원)로 세계 명품 시장의 5분의 1 수준으로 추산한다.개별 명품 기업의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그만큼 커졌다. 블룸버그통신과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 명품 기업인 LVMH와 2위인 케링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7%다. 에르메스는 20%, 까르띠에와 피아제 등 고가 주얼리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리치몬트는 25%였다.명품 기업이 주식시장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스톡스 유럽 럭셔리지수도 떨어지고 있다. 4월 유럽 기업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5000억달러를 돌파했던 LVMH 주가는 최근 한 달간 4.90% 하락했다. 5일 시가총액은 500억달러가량 증발한 4064억달러로, 전 세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LVMH 상승세로 전 세계 부호 1위에 올라섰던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도 일론 머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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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융당국 "은행 자본금 20% 더 쌓아라"
미국 당국이 대형은행들의 자본을 약 20% 늘리도록 하는 규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지난 3월 발생한 은행 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은행의 자본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 중앙은행(Fed) 등 금융당국이 이르면 이달 대형은행들의 자본을 평균 20%가량 올리도록 하는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각 은행이 확충해야 하는 자본금의 정확한 규모는 사업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대규모 거래 사업을 진행하는 대형은행의 자본 요건이 가장 큰 폭으로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외신들은 금융당국이 도입할 규제의 주 내용은 2017년 확정된 은행 규제안 바젤Ⅲ 개정안 중 코로나19로 도입이 미뤄진 조항이라고 전했다. 해당 개정안은 은행들이 위험가중자산을 어떻게 계산할지를 다루고 있다. 위험가중자산은 주택담보대출, 기업 대출 등 각 자산의 위험 정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해 산출한다. 금융당국이 정한 표준모형으로 산출하거나 은행이 내부 모형에 맞춰 독자적으로 산출할 수 있다. 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이 금융당국이 산출한 값의 최소 75%는 돼야 한다.규제가 도입되면 투자은행(IB)과 자산관리사 등 수수료 수입에 의존하는 은행들도 유지해야 하는 자본금이 대폭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WSJ는 “새 규제는 수수료 기반 사업도 운영상의 위험으로 취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규제 대상도 자산 규모 1000억달러 이상 은행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2018년 트럼프 행정부 당시 규제 대상인 은행 자산 기준을 기존 500억달러 이상에서 2500억달러 이상으로 완화했으나, 3월 은행 위기 이후 이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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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EC, 바이낸스 이어 코인베이스 소송…비트코인 '휘청'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세계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법적 조치에 나섰다. 또 미국 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를 규정 위반으로 제소했다. ‘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5% 가까이 떨어졌다.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SEC가 바이낸스와 자오 CEO를 증권 관련 법률 위반을 이유로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바이낸스 제소 하루 만인 6일 코인베이스에 대해 뉴욕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SEC가 바이낸스와 자오 CEO에 대해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고객 자산을 별도의 암호화폐 업체에 몰래 송금한 뒤 바이낸스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에 투자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바이낸스의 암호화폐 거래량이 실제보다 훨씬 많아 보이는 효과를 냈다는 것이다.바이낸스는 미국인 암호화폐 투자자의 해외 거래소 직접 투자가 금지된 상황에서 일부 투자자에게 당국의 감시를 피해 해외 거래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SEC는 바이낸스와 자오 CEO에게 13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뉴욕연방법원에 제출한 코인베이스 글로벌에 대한 고소장에서는 코인베이스가 등록 없이 거래소, 증권사, 청산 대행사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인베이스 사용자가 미등록 증권인 많은 암호화폐 토큰을 거래하도록 허용해 규제를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게리 젠슬러 SEC 위원장은 성명서에서 “코인베이스가 증권법 적용을 받지만 거래소, 브로커-딜러, 청산소 기능을 혼용하는 불법적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밝혔다.소식이 전해진 이후 주요 암호화폐 가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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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 명품 산업에 마침내 먹구름…"유럽증시 악재될 것"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고공행진하던 명품 산업에 제동이 걸렸다. 명품 소비를 이끌었던 소비 대국 중국의 경기 재개가 지연되는 데다, 전통 강호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어서다. 한때 시가총액 전 세계 10위 안에 들었던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비롯한 명품 기업들의 주가도 뒷걸음질치고 있다.○명품주 고점 찍었나명품 기업 10곳이 포함된 스톡스 유럽 럭셔리 인덱스는 지난달 4.85% 하락했다. 월간 수익률이 하락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이 지수는 지난해 10월 말 중국이 제로 코로나 방역 조치를 해제할 조짐을 보인 후 지난 4월 고점까지 약 50% 올랐다. LVMH와 에르메스, 케링 그룹과 리치몬트, 몽클레어, 버버리, 디올 등이 포함돼 있다.지난 4월 유럽 기업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5000억달러를 돌파했던 LVMH 주가는 최근 한 달간 4.90% 하락했다. 2일 시가총액은 500억달러 이상이 증발한 4474억달러로, 시가총액 기준 전 세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LVMH의 상승세로 전 세계 부호 1위에 올라섰던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다시 자리를 내줬다.최근 수 년간 ‘명품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 매출이 실적을 끌어올린 덕이다. PwC는 중국의 명품 시장 규모는 3250억달러(약 427조7500억원)로 세계 명품 시장의 5분의 1 수준으로 추산한다. 개별 명품 기업들의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그만큼 높아졌다. 블룸버그와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 명품 기업인 LVMH와 2위인 케링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7%다. ‘명품 중의 명품’으로 꼽히는 에르메스는 20%, 까르띠에와 피아제 등 고가 주얼리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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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I 클라우드 기업 한달새 50%대 급등…韓 유망주는?
인공지능(AI)이 미래 핵심 산업으로 부상하면서 클라우드 기업이 시선을 끌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업의 실적 전망이 밝아지고 있어서다. 미국에서는 AI 관련 클라우드 종목 주가가 상승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눈에 띄게 오른 종목이 없어 선별 매수를 잘하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AI 관련 클라우드 종목으로 꼽히는 몽고DB는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지난달 초부터 이달 2일까지 56.82% 올랐다.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다. AI 클라우드 사업을 하는 미국 퓨어스토리지도 같은 기간 50.02% 상승했다. 이들 종목을 담은 ‘퍼스트트러스트 클라우드 컴퓨팅(SKYY)’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18.33% 상승했다.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한 고성능 클라우드는 AI의 성장과 불가분의 관계다. 전기자동차가 미래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가 함께 성장한 것과 비슷하다.국내 종목 중에서는 삼성SDS , 네이버, 카카오, NHN 등이 AI 클라우드에 투자한다. 하지만 아직 눈에 띄게 상승한 종목은 많지 않다. 삼성SDS는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6.99%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3.99%)을 초과했지만 미국 AI 클라우드 관련주처럼 상승률이 높지는 않았다.네이버는 이 분야에서 선제적 투자를 가장 많이 한 국내 기업으로 꼽힌다. 올 하반기 아시아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준공한다.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통해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를 사내독립기업(CIC) 체제로 만드는 조직 개편을 했다.일각에선 아직 상승세가 약한 상황을 매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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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5월 일자리 33만9000명 증가…Fed, 베이비스텝 밟나
미국의 5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가 33만 9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 예상치 19만명을 큰 폭으로 웃도는 수치다.미국 노동부는 2일(현지시간) 고용보고서를 통해 5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33만 9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실업률은 전달보다 0.3 % 포인트 상승한 3.7 %로 나타났다.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19만명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4월의 25만3000명 증가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예상치를 큰 폭으로 상회하면서 6월 13~14일 예정된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방시장공개회의(FOMC) 정례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6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5~5.25% 수준이다.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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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명 해고당할 판"…美 '일자리 위협' 공포 커지는 이유
지난달 미국에서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이유로 발표한 인력감축 규모가 3900명으로 집계됐다. AI가 수치를 통해 인간의 주요 해고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처음이다.1일(현지시간) 인사관리 컨설팅회사인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CG&C)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기업들의 감원 계획은 8만89명으로 전월(6만6995명) 대비 19.5% 늘었다. 올 들어 5월까지 발표한 감원 계획 규모는 41만7500개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5% 증가했다. 2020년 이후 최대치다.블룸버그는 보고서에 명시된 기업들의 인력 감축 원인 중 AI가 등장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자신이 담당하던 일을 AI가 수행하게 되며 회사의 구조조정 계획에 포함된 사람들이다. 지난달 해고 이유가 AI로 명시된 사람 수는 3900명이었다. 폐업(1만9598명)과 시장 상황(1만4617명), 비용 감축(8392명) 등에 이어 17개 항목 중 7번째로 많았다.블룸버그는 보고서를 두고 “AI로 인한 인력 감축이 이제 막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미국 자산운용사 뉴에지 웰스의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생성형 AI로 촉발된 AI 시장은 1조3000억달러(약 1716조원) 규모로 급성장하며 엄청난 고용을 창출할 것”이라면서도 “골드만삭스 등 분석에 따르면 AI는 2035년까지 3억개의 일자리를 소멸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보고서에 따르면 업종별로는 기술 분야의 5월 감원 계획이 2만2887명으로 가장 컸다. 전월(1만1553명)의 두 배 수준이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기술 분야의 감축 계획 규모는 13만6831명에 이른다. 4503명이었던 전년 같은 기간의 30배를 넘는다.리테일 분야가 9053명의 감축 계획을 발표하며 뒤를 이었다. 올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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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지북에 FOMC 투표권자들은 '동결'…비(非) 투표권자들은 '인상'
6월 13∼14일 예정된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FOMC 위원들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간 이어온 금리 인상 기조의 효과를 지켜보기 위해 6월 FOMC에선 잠시 쉬어가도 좋다는 의견이 나온다. 6월에 금리를 동결한 다음 추이를 지켜보자는 뜻이다. 반면 금리 인상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는 확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베이지북 "물가 인상 속도 느려져"Fed는 31일(현지시간) 경기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을 공개했다. 이번 베이지북은 6월 FOMC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그 때문에 미국 월가에서는 여느 때보다 베이지북의 내용에 집중하고 있다. FOMC 위원들이 금리 동결 여부의 근거를 베이지북에서 찾아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이날 발행된 베이지북에 따르면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수요 약화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민간 기업들이 고용을 동결하거나 인력 감원에 나섰다. 또 "물가는 보통 수준으로 올랐다"며 "많은 지역에서 물가 인상 속도가 느려졌다"고 지적했다.실리콘밸리은행(SVB) 발(發) 중소은행의 위기 상황과 관련해선 진정 국면에 접어들기는 했지만, 전반적인 금융 여건은 "안정적이거나 다소 더 긴축적인 상태"라고 베이지북은 밝혔다. 미국 PCE, 예상치 상회베이지북과 달리 최근 나온 경제지표에선 여전히 미국 물가가 잡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Fed가 가장 정확한 물가 지표로 여기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4월 4.7% 올라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한 것은 물론 연준 목표치(2%)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실업률은 3.4%로 54년 만의 최저치 타이기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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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株 웃는데…파운드리 놓친 인텔 '눈물'
PC용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때 반도체 시장을 호령했던 인텔이 위기를 맞았다. 2021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재진출을 선언했지만,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해 고객사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시장을 이끄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역량도 아직 갖추지 못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강력했던 인텔이 진흙탕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기사를 통해 인텔의 위기를 조명했다. 테슬라와 퀄컴 등 고객사들도 처음에 인텔 파운드리에 반도체 제조를 맡겼다가 최근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사 요구사항 못 맞춰WSJ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은 인텔에 제품 생산을 맡기는 것을 재검토하고 있다. 인텔이 퀄컴의 요구사항에 부합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만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결론지어서다. 퀄컴은 스마트폰의 두뇌 반도체인 AP ‘스냅드래곤’으로 유명하다. AP는 시스템 반도체로 모바일 기기의 연산과 멀티미디어 구동 기능을 담당한다. 퀄컴은 인텔이 반도체 제조에 진전이 있을 때까지 관련 작업을 잠시 중지한 것으로 알려졌다.테슬라도 인텔과의 협력 관계를 재검토하고 있다. 테슬라는 한때 전기차의 자율주행을 돕는 데이터와 이미지를 처리하는 반도체를 인텔 파운드리에 맡기는 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인텔이 TSMC, 삼성전자와 같이 다양한 반도체 제조 능력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일부 고객사는 인텔이 기술적인 실수를 한 뒤 다른 파운드리 업체에 연락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고객사가 이처럼 인텔 파운드리를 외면하면서 2030년까지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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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국방장관 싱가포르 회동, 중국 거절로 불발
중국이 미국의 양국간 국방 수장 회담 제안을 거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국방부 장관에 대한 미국의 제재 해제 여부를 놓고 양측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다양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도 고위급 소통은 이어가려는 '투 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바이든 언급에도 제재 유지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달 초 중국 측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과 리상푸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 장관이 다음달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기회에 만나는 방안을 제안했다. 오스틴 장관이 리 장관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보도 이후 "양국 간 경쟁이 갈등으로 치닫지 않도록 미국과 중국 사이에 군사 대화 라인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는 성명을 내놓으면서 중국 측의 회담 거부가 사실임을 인정했다. 중국이 국방수장 회담의 전제 조건으로 리 장관에 대한 미국 측의 제재 해제를 요구했으나, 미국이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2018년 러시아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당시 중앙군사위윈화 장비발전부장이던 리 장관을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그는 미국 비자 발급 등이 금지된 상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 보란 듯이 2019년 리상푸를 인민해방군 최고 계급인 상장(上將)으로 진급시켰다. 이어 지난 3월 국방부 장관으로 중용했다. 중국은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에 리 장관의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주요 7개국(G7)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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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홀로 돈 풀기 반대했던 'Fed의 돈키호테' 호니그
여기 한 편의 드라마가 있다. 주인공은 외로운 투쟁을 하는 중앙은행가다. 경제를 살린다며 점점 더 과격한 통화정책을 펴는 동료들에게 맞서 그 위험성을 경고한다. 동료들은 경고를 무시하지만, 결국 그의 말이 맞았다는 사실이 몇 년 뒤 드러난다.<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은 이렇게 한 편의 드라마 같은 내용을 담은 책이다. 실제 인물인 토머스 호니그 전 캔자스시티연방은행 총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미국 중앙은행(Fed)의 제로금리와 양적완화(QE)가 불러온 폐해를 고발한다. 자산 거품을 불러오고, 시장을 교란하고, 부의 불평등을 심화했다고 지적한다.저자 크리스토퍼 레너드는 경제 전문 언론인이다. 그는 어렵고 딱딱할 수 있는 경제 이야기를 소설처럼 재미있게 풀어낸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현장에 있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앨런 그린스펀, 벤 버냉키, 재닛 옐런, 제롬 파월 등 Fed 주요 인사의 내밀한 모습도 살펴볼 수 있다.다만 책 내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위험하다. 영웅적인 주인공과 악당 같은 Fed라는 이분법적 구도는 명쾌하지만 현실의 복잡함을 담아내지 못한다. 책은 호니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실제 있었던 전체 그림을 다 보여주지 않는다.2010년 11월 3일은 FOMC가 제2차 QE를 의결한 날이다. 이듬해 6월까지 6000억달러어치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 안에 대해 버냉키 의장을 비롯한 10명의 위원이 찬성했다. 호니그는 홀로 반대했다. 그는 QE가 가져올 파장을 우려했다. 오랫동안 안전하게 돈을 넣어두는 용도로 이용되던 장기 국채의 금리가 대폭 낮아진다면 투자자들은 더 나은 수익률을 좇아 위험한 투자에 나설 터였다.저자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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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상무장관, 서로 제재 탓하다 회담 종료
미국과 중국 상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만나 자국 산업을 견제하는 상대 측 정책에 우려를 밝히며 공방을 벌였다.양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이날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무역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찾은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 장관과 회담했다.러몬도 장관은 중국에서 사업하는 미국 기업들을 상대로 한 중국 정부의 제재에 우려를 표했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지난 21일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제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됐다며 자국의 중요 정보기술(IT) 인프라 운영자에게 마이크론 제품 구매를 중지시켰다. 중국 공안당국은 미국 기업실사업체 민츠그룹의 베이징사무소, 미국 컨설팅회사 베인앤드컴퍼니의 상하이사무소 등에 대해 강제 조사를 벌였다.중국 상무부 역시 미국의 대중국 경제·무역 정책, 반도체 정책, 수출 통제, 대외투자 심사 등에 유감을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자국 기업의 첨단 반도체 장비를 사실상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한 데 이어 일본, 네덜란드 등의 동참도 유도했다.양측은 서로 간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실질적’(미국), ‘건설적’(중국) 같은 긍정적인 표현도 넣었다. 또 미국과 중국 모두 소통 경로를 열어두겠다고 했다.왕 장관은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도 회담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미국의 대중국 고율 관세 완화 문제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베이징=강현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