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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출렁이자 '큰손 픽' 주목…국민연금, 증권·석화주 찍었다
주가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전문 투자자들은 어떤 업종을 주로 매수하고 있을까.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은 올해 1분기 증권과 석유화학, 화장품 업종 지분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가 자기자본으로 투자해 보유하고 있는 종목 중에는 고배당 업종인 은행과 리츠(REITs·부동산 투자신탁)가 많아 눈길을 끌었다.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1분기 증권과 석유화학 업종 주식의 보유 비중을 늘렸다. 한국투자증권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 지분율을 기존 9.73%에서 11.80%로 확대하고,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 지분율도 1%포인트가량 높였다.대형 증권주는 최근 해외 주식 거래 및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수입 확대, 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실적 개선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금융지주 주가는 올해 들어 16% 넘게 급등했고, 미래에셋증권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 중이다. 최근 거래일인 지난달 30일에는 9.02% 급등한 1만1850원에 거래를 마쳤다.업황 부진으로 고전하는 석유화학주 지분도 확대했다. 국민연금은 LG화학 지분율을 기존 7.60%에서 8.64%로 높였다. 금호석유화학은 9.72%에서 10.60%로, 롯데정밀화학은 7.86%에서 8.89%로 늘렸다. 정부 지원 정책과 업황 반등 등에 힘입은 가치회복을 노린 베팅이다.해외 시장에서 호평받는 K뷰티에도 관심을 드러냈다.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의 지분율을 기존 6.40%에서 7.42%로 확대했고,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업체 한국콜마의 지분은 11.84%에서 13.47%로 높였다.연기금보다 투자 시계가 짧은 증권사들은 고배당 업종을 비교적 장기간 보유함으로써 안정적인 현금 수입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투자증권의 대표 장기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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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국민연금 사모펀드 콘테스트 일정 지연…불안에 떠는 PEF들
국민연금공단의 국내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선정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국민연금 모수 개혁이 이뤄진 데다 새로운 자산분배체계인 기준 포트폴리오가 도입되는 등 재반 여건이 달라진 영향이다. 불확실한 정치적 상황과 갑작스러운 MBK파트너스 사태도 여파를 미쳤다. 시장에선 자본시장 '큰손'인 국민연금이 올해 콘테스트를 건너뛸 수도 있다는 얘기가 돌면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펀딩난이 더욱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선정 일정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국민연금은 보통 4월에 공고를 내고 제안서 접수 및 심사, 현장 실사 및 경쟁 프레젠테이션(PT) 등의 과정을 거쳐 6~7월에 운용사 선정 절차를 마무리한다. 지난해엔 4월 26일, 2023년엔 4월 7일 선정 일정을 공고했다. 아직 콘테스트 일정도 잡지 못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올해 펀딩을 진행 중인 대형 PEF 운용사들은 국민연금의 일정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연금은 일반적으로 매년 3~4개 국내 운용사를 선정해 1000억~3500억원의 자금을 출자한다. 국민연금 콘테스트는 국내에서 조(兆) 단위 펀드를 조성하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으로 꼽힌다. 국민연금에서 수천억원의 출자를 약속하는 출자확약서(LOC)를 받으면 국민연금 이후 진행되는 주요 기관투자가 콘테스트에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대형 PEF 운용사의 펀딩 성패를 결정하는 국민연금 콘테스트 일정이 지연되자 업계는 불안에 떨고 있다. 업계에선 예년과 비교해 국민연금이 바이아웃 펀드 출자 규모를 줄이고 크레딧 펀드 출자 규모를 늘릴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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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스텝스톤 그룹 전주사무소 개소
국민연금의 위탁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 스텝스톤 그룹(StepStone Group)이 전북 전주에 연락사무소를 열고 업무를 시작한다. 2014년 서울법인을 설립하고 서울사무소를 개소한 지 11년 만에 한국에 두 번째 사무소를 냈다.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2일 오전 전북 전주시 만성동에서 열린 스텝스톤 그룹 전주 연락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스텝스톤 그룹 최고경영자(CEO)인 스캇 하트(Scott Hart)와 부동산 부문 대표인 제프리 길러(Jeffrey Giller), 사모대출 부문 대표인 마르셀 쉰들러(Marcel Schindler) 등이 참석했다.2007년 설립된 스텝스톤 그룹은 작년 말 기준 16개 국가에서 1090여 명의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 투자, 부동산, 인프라, 사모대출 등 모든 대체투자 자산군에서 총 6980억 달러(약 991조원) 규모의 자산을 직접 운용하거나 투자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2016년부터는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자산을 위탁 운용하고 있다.스텝스톤 그룹은 국민연금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에 전주에 연락사무소를 마련했다. 전주 연락사무소를 통해 투자 자문 및 자본시장 조사·분석 등 국민연금에 전략적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김태현 이사장은 "이번 연락사무소 개소로 스텝스톤 그룹과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스텝스톤 그룹과 10년에 가까운 협업을 바탕으로 해외 대체투자 부문에서의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고, 나아가 전주 지역 사회의 성장에도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김태현 이사장 취임 이후 글로벌 위탁운용사인 프랭클린템플턴, BNY멜론 자산운용그룹, 블랙스톤, 하인즈, 티시먼 스파이어, 핌코가 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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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홍 복지장관 "국민연금 구조개혁 등 후속 논의 지속해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 자동조정장치 및 구조개혁 등 후속 과제들에 대한 논의가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조 장관은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5년도 제2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이번 연금개혁이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이날 기금위는 정치권의 연금개혁 합의로 지난 2일 공포된 국민연금법 개정 내용을 보고 받고, 향후 논의 과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조 장관은 "보험료율을 13%로 인상하고 기금수익률을 1%포인트 높이면 기금 소진 시점은 최대 15년 연장되고 기금 최대 적립 규모도 1882조원에서 3600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혁이 청년세대를 충분히 배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구조개혁 등 후속 논의를 위해 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회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아울러 조 장관은 "미국 정부가 예상보다 광범위하고 높은 수준으로 관세를 인상했고, 다시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기금운용본부는 시장 변화에 대한 긴밀한 모니터링과 적절한 대응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이날 기금위는 '2026~2030년 중기자산배분(안) 수립현황'을 보고받고, 차기 회의에서 의결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올해부터 시행 중인 '기준 포트폴리오의 위험자산 비중 65%' 기준을 반영한 향후 5년 간 기금 목표 수익률과 자산군별 목표 비중 등의 내용이 담겼다.다만 이날 보고된 중기자산 배분안은 국제통화기금(IMF)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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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불' 껐지만…"국민연금, 매수여력 바닥"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국민연금의 ‘증시 소방수’ 역할이 두드러지고 있다. 반도체, 방위산업, 식음료 업종을 중심으로 저점 매수에 나서며 주력 업종의 회복 탄력성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국민연금의 매수 여력이 갈수록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 연기금도 포기 못한 반도체·방산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총 5조5535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지수가 반짝 상승한 지난 3월(2002억원)을 빼면 1월(1조8762억원)과 2월(1조8013억원), 이달 1~14일(1조6756억원) 모두 조 단위로 사들였다.최근 폭락장에선 기록적인 매수세로 대응한 날이 많았다. 지수가 5.57% 급락한 이달 7일 ‘블랙먼데이’ 때는 하루에 425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최근 5년 사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3일엔 지수 2500선이 깨지자 2737억원어치를 사들였다.연기금 흐름을 좌우하는 곳은 국민연금이란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운용자산 규모가 다른 기금을 압도할뿐더러 주식 비중도 높아서다. 국민연금은 특히 증시 하락기에 미리 설정한 포트폴리오에 따라 매수 규모를 확대하는 경우가 많다.이달 들어 연기금이 추가로 담은 종목을 살펴보면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와 바이오, 조선, 방산 위주였다. 삼성전자(2658억원어치)와 SK하이닉스(786억원어치)는 각각 순매수 1위, 4위였다. 반도체 업황이 회복세를 보였는데도 관세 리스크가 불거져 단기 변동성이 커진 기업들이다.삼성바이오로직스(1355억원어치)는 연기금 순매수 2위였다. 이 회사는 관세 타격이 큰 미국보다 유럽 매출 비중이 높다. 조선과 방산 대표주인 HD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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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금 위험자산 비중 확 높이자" 국민연금 고위급 모수개혁 후 첫 워크숍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자산군별 목표 비중 조정을 비롯한 대대적인 기금운용제도 개선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모수개혁으로 기금운용 고갈 시기가 늦춰진 만큼 위험자산 비중을 키워 목표수익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자산군별 비중을 점진적으로 재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금운용본부는 이와 관련해 고위급 임직원을 대상으로 모수개혁 후 첫 워크숍을 열어 관련 현안을 심층적으로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는 이달 말 전북 남원에서 기금운용제도 개선 필요성과 관련한 비공개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이다. 실장 및 팀장급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리더십 교육을 제공하는 한편 기금운용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공감대를 만들자는 취지다. 모수개혁으로 달라진 제반 여건 대한 임직원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교수 등 전문가를 불러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워크숍은 모수개혁 이후 열리는 첫 워크숍으로, 모수개혁에 이은 '운용개혁'의 첫 단추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기금운용본부 안팎에선 국민연금 제도 개혁에 대비해 기존 기금운용제도를 대대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내부적으로 '기금운용조직발전기획단'을 신설해 관련 내용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앞으로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운용제도 개선 관련 세미나, 특강 등을 확대할 것"이라며 "대대적인 제도 수정에 앞서 외부 전문 기관의 컨설팅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지난달 정치권에서 모수개혁안에 합의하면서 기금운용본부의 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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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채권 운용사 핌코, 전주 연락사무소 개소
국민연금의 해외채권 및 해외부동산 위탁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채권 전문 자산운용사 핌코(PIMCO)가 전북 전주에 연락사무소를 열고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핌코가 한국에 사무소를 개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일 오후 알렉 커스만 핌코 아시아 태평양 대표와 박정 한국 대표 등과 함께 전북 전주시 만성동에서 열린 핌코 전주 연락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54년의 역사를 가진 핌코는 2024년 말 기준 약 2조 달러(약 2900조 원)의 자산을 관리하며 3000명 이상의 전문가가 24개의 글로벌 사무소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공모 및 사모채권 전문 액티브 자산운용사다. 2005년부터 국민연금의 투자 자산을 위탁 운용하고 있다.핌코는 전주 연락사무소를 통해 국민연금을 비롯한 한국 고객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글로벌 트렌드에 대한 시장 통찰력 및 전략적 지원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김태현 이사장은 “글로벌 채권운용사 핌코가 한국에 첫 사무소를 낸 곳이 기금운용본부가 있는 전주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는 20년 가까이 된 국민연금과 핌코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에 대한 증거이자 향후 더 빈번한 협업 기회 창출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국민연금과의 협업을 위해 전주에 거점을 마련한 글로벌 수탁은행 지점은 스테이트스트리트은행(SSBT), BNY멜론은행 등이 있다. 자산운용사 연락사무소는 프랭클린템플턴, BNY멜론 자산운용그룹, 블랙스톤, 하인즈, 티시먼 스파이어 등 총 7개사다.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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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MBK·홈플러스 해명과 다른 정황 발견, 회계 기준도 위반"
홈플러스와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사전에 신용등급이 하향되기 이전부터 기업회생절차를 준비했다는 정황을 금융감독원이 포착했다. 회계 심사와 관련해서는 처리 기준 위반 사안도 발견됐다함용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회계부문 부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신용평가 등급 하향 가능성 인지, 기업 회생 신청 경위 및 신청 등에 대해 그동안 MBK와 홈플러스의 해명과 다른 정황이 발견되는 등 유의미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들어간 뒤 증권사 및 투자자들은 홈플러스 측이 신용등급 강등 및 기업 회생을 준비하고도 이를 숨긴채 자산유동화증권(ABSTB)를 발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MBK와 홈플러스는 신용등급이 하락한 2월28일부터 기업 회생을 준비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함 부원장은 “적어도 2월28일 이전에는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정황을 파악했다”며 “만약 맞다면 사기적 부정거래가 성립되는지를 살펴 형사처발을 받게 될 것이며, MBK까지 연관된다면 행정 제재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는 혐의 사실을 확정하거나 고발을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고 부연했다.금감원은 홈플러스에 대한 회계심사 관련해서도 회계처리기준 위반 가능성을 포착해 이번주부터 감리로 전환했다. 함 부원장은 홈플러스와 MBK에 책임감 있는 모습을 요구했다. 그는 “MBK와 홈플러스가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 및 유동화증권의 상거래 채권 취급 등을 내놓았으나 구체성이 부족해 진정성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홈플러스가 상거래채무를 순차적으로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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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중에 국회 연금특위 '강성 소득보장파' 합류
국민연금 구조개혁을 논의할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비교섭단체 몫으로 전종덕 진보당 의원이 배치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전 의원은 노동계를 등에 업은 ‘강성 소득보장파’다. 국회 연금특위가 야권 우위(더불어민주당 6명·진보당 1명)로 구성되면서 구조개혁 논의가 기금 재정 안정보다 보장 확대 중심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연금특위에 비교섭단체 몫으로 합류한 전 의원은 민주노총 사무총장 출신이다. 민족해방(NL) 계열인 양경수 현 위원장과 러닝메이트로 제10기 임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돼 집행부에서 활동했다. 22대 총선 때 민주당 비례정당 소속으로 국회에 들어왔다.전 의원은 지난 20일 연금 모수개혁안이 담긴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을 때 반대 토론자로 나와 “연금고갈론은 연금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노후 불안감을 조장하는 것”이라며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여야가 합의한 43%보다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자 수익을 빼고 국민들이 내는 연금만으로 고갈론을 얘기하는 건 허구”라고도 했다.전 의원은 지난달 소득 보장 확대를 주장하는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등과 함께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보험료율(내는 돈)을 13%로 올리려면 소득대체율을 50%까지 높여야 한다고 했다. 자동조정장치를 ‘연금삭감장치’로 규정하며 “재정 안정을 위해 소득대체율을 악화시키는 건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고 주장했다.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도 직장가입자처럼 공적연금 지원 대상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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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힘 실어준 국민연금…'이사 수 상한' 찬성
국민연금이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가 제안한 '이사 수 상한 안건'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사 선출과 관련해서도 영풍·MBK파트너스가 제안한 후보들에 대해 대부분 반대했다.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27일 제6차 위원회를 열고 다음날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수책위는 이사회 측이 제안한 '이사 수를 19인 이하로 제한하는 정관 변경의 건'(제2-1호)에 대해 '찬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사 수 상한 안건'의 주총 결과에 따라 '이사 선임에 관한 안건' 제3호 및 제4호의 행사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이사 수 상한 안건'이 가결되면 이사회에서 추천하는 James Andrew Murphy, 정다미 후보와 영풍·MBK파트너스 측의 권광석, 김용진 후보에 집중투표제로 부여된 의결권을 나누어 행사하기로 했다. 이사회 측이 제안한 후보는 5명이고, 영풍·MBK파트너스 측 후보는 17명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고려아연 측에 힘을 실어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반대로 부결될 경우 이번 주총에서 선임할 이사의 수에 대해 12인 안에 '찬성' 및 17인 안에 '반대'하기로 했다. 집중투표제로 선임할 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James Andrew Murphy, 정다미, 최재식, 권광석, 김명준, 김용진 총 6인 후보에게 의결권을 나누어 행사하기로 했다.수책위는 '감사위원회 위원 권순범 선임의 건'(제5-1호), '감사위원회 위원 이민호 선임의 건'(제5-2호),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서대원 선임의 건'(제6호)에 대해서는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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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급한 불 꺼…자동조정장치 도입으로 연금개혁 완수해야"
지난 20일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이 18년 만에 국회를 통과했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3040 정치인과 청년층이 ‘청년 세대가 희생된 개혁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평가는 조금씩 갈린다. 다만 기성세대에 비해선 덜 받지만 청년 세대도 여전히 혜택을 받는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문제는 불만조차 말할 수 없는 청소년 세대와 태어나지도 않은 미래 세대에 부담을 떠넘겼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이 이번 모수개혁에서 끝내지 않고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이번 모수개혁에 대한 평가와 남은 개혁 과제를 전문가 8명에게 들어봤다. Q. 이번 모수개혁은 정말 젊은 세대가 희생한 건가.▷김민정(국회미래연구원 청년미래위원)=개혁 전보다 개선된 건 맞지만 젊은 세대의 희생을 부정하긴 어렵다. 수치가 잘못됐다기보다 설계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인구가 계속 증가할 것을 전제한 설계다. 그런데도 그동안 보험료율이 동결돼 이번에 그 부담이 청년층에 전가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뒤 충분한 논의 없이 개혁이 이뤄진 탓이다. 가장 많이 화가 나는 포인트는 개혁 논의에 청년층이 배제된 것이다. 더 많은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는데, 기금고갈 시점은 얼마 늦춰지지 않았다.▷윤석명(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그렇다. 이번 개혁으로 2079년에 부과방식보험료(연금 재정에 적립금이 없다고 가정하고 산정한 보험료)가 39.2%라고 한다. 개혁 전에는 38%였는데 1.2%포인트가 늘었다. 기금 투자 수익률을 올려서 기금소진 시점이 2071년으로 연장됐다고 뻥튀기했는데, 오히려 부정적 효과가 더 증폭된 것이다. 축구 시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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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150년 후 대비하는 재정계획…핀란드, 수명 늘면 연금액 자동삭감
여야 정치권이 국민연금 모수개혁에 이어 구조개혁 논의에 착수하면서 자동조정장치 등 주요 선진국의 재정 안정화 제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27일 국회입법조사처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가운데 24개국은 공적연금 제도에 자동조정장치를 두고 있다. 자동조정장치는 인구 구조와 경제 상황에 따라 보험료율, 연금액, 수급 연령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제도다.캐나다 공적연금인 CPP는 확정급여형(DB·수익률에 관계없이 소득 보장) 기금으로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연금 개혁을 추진하면서 자동조정장치도 도입해놨다. 정치권에서 재정 안정화 조치에 합의를 보지 못할 경우 다음 재정추계를 시행하기 전까지 3년에 걸쳐 부족한 보험료의 50%를 인상한다. 3년 동안 가입자가 받는 연금도 자동 동결된다. 3년이라는 시한을 둔 것은 캐나다 CPP의 재정추계가 3년마다 이뤄지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2013년엔 ‘150년 후에도 연금 지급에 필요한 준비금의 100%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정추계 범위를 150년으로 늘렸다. 국민연금은 현재 5년마다 향후 70년 기간에 대해 재정추계를 한다.확정급여 중심의 연금제도를 유지하는 핀란드도 2017년 개혁을 통해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 연금액을 자동 삭감하는 ‘기대여명계수’ 방식이다. 현재 50%가 넘는 소득대체율은 이 장치가 발동되면 45%까지 줄어들 수 있다. 가입자의 부담률(보험료율 약 24%)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연금제도를 지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당시 개혁으로 연금 시스템이 소득비례 연금 중심의 설계로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핀란드 정부는 주거 수당 등을 조합해 저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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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 수백조원 불어나는데…의결권 쥐락펴락 하나
지난 20일 국회를 통과한 모수개혁으로 국민연금의 적립금 규모가 크게 늘어나 국내 주식시장에서 국민연금의 입김이 한층 강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국민연금을 통해 국내 기업의 의결권 행사에 더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연금 사회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재 약 1220조원인 국민연금 적립금은 연금 개혁을 통한 수입 확대 등 영향으로 2050년 약 3500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의 2029년 국내주식 목표 비중(13%)을 단순 적용하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자산은 2050년에 455조원으로 늘어난다.IB업계 관계자는 “현행 주식 목표 비중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국민연금은 현재 보유 국내주식(139조원)에서 추가로 200조~250조원 규모를 더 매입해야 한다”며 “다만 국민연금 주식 비중은 향후 국내외 거시 경제와 기업, 주식시장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전문가들은 향후 상장기업에 국민연금이 미치는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투자금이 늘어나는 속도만큼 국내 유망 기업이 증가하지 않으면 기존 종목 보유 지분을 늘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국민연금이 지난 8년간 의결권을 행사한 주주총회는 연평균 786건으로, 안건은 ‘이사 및 감사 선임’, ‘정관 변경’, ‘보수 한도 승인’ 등 3181건이었다. 이 중 반대표를 행사한 비율은 17.2%였다.최근 들어선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기업의 주주총회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자주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작년 8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에 ‘반대’ 결정을 내렸으며, 올해 초 고려아연과 영풍&mi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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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운용본부 공사화·기금 분할 등으로 전문성 높여야"
세계 최대 수준으로 성장할 국민연금이 덩치에 걸맞은 기금 운용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다. 수익률의 90% 이상을 좌우하는 자산 배분 방식을 개혁하는 한편 최고투자책임자(CIO)의 임기를 늘려 장기투자에 맞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부터 대체투자에 ‘기준 포트폴리오’를 적용한다. 기준 포트폴리오는 기금이 장기적으로 감내해야 할 위험 수준을 명시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기준포트폴리오로 위험자산 65%, 안전자산 35%를 제시했다.하지만 기준 포트폴리오 도입 취지를 제대로 살리려면 현재 기금운용위원회가 움켜쥐고 있는 자산 배분을 전문가에게 완전히 위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현재는 권한과 책임이 분명하지 않아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 배분은 ‘잘해도 그만, 못해도 그만’인 역할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발전전문위원회 한 위원은 “자산 배분 전문성을 강화하지 않으면 프런트에서 투자팀이 아무리 애를 써도 수익률을 높이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이를 위해서는 기금운용 지배구조를 대폭 손봐야 한다. 이상적인 방안은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처럼 기금운용본부를 공사화하거나 스웨덴처럼 기금을 분할하는 것이다. 캐나다연금은 위험 한도를 감안해 ‘글로벌 주식 85%, 캐나다 국채 15%’의 기준 포트폴리오를 마련해놓고 운용조직인 CPPIB가 그에 맞춰 다변화한 자산배분 전략을 짠다. 기금을 분할하면 각 기금의 운용조직이 기준 포트폴리오를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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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고갈 8년 늦춰져 공격 운용…"위험자산 투자 크게 늘 듯"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 적립금은 1212조원이다. 일본 공적연금(2150조원), 노르웨이 국부펀드(2139조원)에 이어 세계 3대 연기금이다. 지난 20일 국회를 통과한 모수개혁안이 시행되면 국민연금은 적립금 규모가 빠르게 늘어 수년 안에 세계 최대 연기금으로 성장한다. 그만큼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막강해지는 셈이다. 이번 개혁으로 국내외 자산운용업계가 들썩이는 이유다. 다만 국민연금이 덩치에 걸맞은 기금 운용 체계를 갖췄는지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 3500조원 초대형 연기금24일 한국경제신문이 국민연금 중·장기재정전망을 토대로 향후 10년간 국민연금 총수입·총지출 전망을 재집계(인구 증감, 금리 변동 제외)한 결과 당장 내년부터 약 6조4300억원의 추가 수입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9%인 보험료율이 내년에는 9.5%로 오르면서다. 소득대체율은 내년에 바로 40%에서 43%로 높아지지만 내년도 총지출은 기존과 변동이 없다. 현재 급여를 받고 있는 수급자에게는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6조4300억원이 기금에 추가로 적립되는 셈이다.보험료율은 매년 0.5%포인트씩 올라 2033년 13%로 고정되는데, 이를 반영하면 10년 뒤인 2035년께에는 개혁 효과가 더 극명하게 나타난다.2035년 총수입은 개혁 전 예상한 156조780억원보다 44% 증가한 225조4300억원에 달하는 반면 총지출은 117조8600억원으로 인상 전보다 8조원가량 늘어나는 데 그친다. 이에 따라 기금 수지가 적자로 전환되는 2050년까지 적립금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35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 국내 주식시장에 315조원운용업계는 세계 최대 연기금으로 성장할 국민연금의 운용 계획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