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 기준 포트폴리오 도입해 대체투자 내 칸막이 낮춘다
국민연금공단이 대체투자 내 칸막이를 낮춰 운용 유연성을 높이는 기준 포트폴리오를 도입한다. 악화하는 연금의 재정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운용 수익률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는 취지다.국민연금은 기준 포트폴리오 도입 방안을 기금운용 관련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에 28일 중간 보고했다. 기준 포트폴리오는 오는 4월 열리는 기금위에서 의결된 뒤 내년부터 도입된다. 기준 포트폴리오란 수익률과 위험군을 주식, 채권 등 단순한 자산군의 조합으로 나타낸 자산 배분 방식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새로 인수하려는 1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이 채권 60%, 주식 40% 속성을 가졌다면 보유한 채권 600억원, 주식 400억원어치를 팔아 매입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국민연금은 장기적 기금 운용 목표를 설정하고 대체투자 확대 등 투자 다변화에 용이한 자산배분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기준 포트폴리오를 추진해왔다. 도입되면 5년 단위 중기자산배분안, 1년 단위 기금운용계획안과 함께 3단계 자산배분 체계를 갖추게 된다.국민연금은 대체투자 자산군에 기준 포트폴리오를 먼저 적용한다. 기준 포트폴리오를 도입하면 대체투자 내 부서간 칸막이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민연금은 대체투자 내 사모주식, 부동산, 인프라를 4대 3대 3으로 나눠 투자하고 있다. 앞으론 이 비율을 맞추려 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특정 자산군의 비율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또 주식과 채권으로 분해해 투자하게 돼 새로운 속성을 가진 투자 자산을 편입하기도 쉬워진다.일각에서는 자산배분 전략인 중기자산배분안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자산군별 칸막이가 획기적으로 낮아지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
국민연금 눈치 안보는 케펠, 하이證빌딩 가격 인하 둘러싼 ‘눈치싸움’
싱가포르계 자산운용사 케펠자산운용이 서울 여의도 하이투자증권빌딩 인수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다. 국민연금을 상대로 한 차례 가격 인하에 성공한 적 있는 케펠이 다시 한번 가격 인하를 시도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케펠운용은 하이투자증권빌딩 매도인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최종 가격 협의를 앞두고 있다. 케펠운용은 빌딩 인수 가격을 낮추기 위한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할인 가격을 제시하진 않고 매도인 측의 의향을 파악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케펠은 지난해 12월 하이투자증권빌딩 입찰에서 평(3.3㎡)당 2350만원 수준인 3550억원을 인수 가격으로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를 따냈다.하이투자증권빌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민연금 등의 자금으로 2011년 매입한 건물이다. 하이투자증권 본사 사옥으로 쓰이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펀드 만기를 앞두고 2020년 한 차례 매각을 시도했다가 불발됐다. 당시 KTB투자증권(현 다올투자증권)이 본사를 이전하기로 결정하면서 대량 공실이 발생해 제값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철회했다.업계에서는 해외 운용사인 케펠이라 대형 연기금인 국민연금을 상대로도 눈치를 보지 않고 가격 인하를 시도할 수 있단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운용사들은 연기금, 공제회의 자금을 받아 운용하기 때문에 가격 협상에 공격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반면 케펠은 지난해 씨티뱅크센터 매입 때도 금리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하를 시도해 3%가량 가격을 낮췄던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뱅크센터 출자자(LP) 명단에도 이번 하이증권빌딩과 마찬가지로 국민연금이 포함돼 있다. 하이투자증권빌딩의
-
국민연금, JB금융 이사 선임안 찬성할 듯
국민연금공단이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을 자회사로 둔 J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회사측 손을 들어줄 것으로 알려졌다.4대 주주(6.16%)인 국민연금공단이 JB금융에 힘을 실어주면서 2대 주주(14.04%)인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오는 28일 열리는 JB금융 주주총회에서 사측이 제안한 이희승 리딩에이스캐피탈 이사(51)와 이명상 법무법인 지안 대표변호사(57)의 신임 사외이사 선임안에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전해졌다.얼라인은 JB금융에 비상임이사 1명을 증원과 사외이사 5명(1명 사퇴·현재 4명) 선임을 요구하는 주주 제안을 제출한 상태다.국민연금은 대체로 행동주의 펀드 의견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 23일 금호석유화학 주총에서 행동주의 펀드가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가 아닌 이사회가 제안한 후보 선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28일 열릴 KT&G 주총에서도 회사 측이 제안하고 행동주의 펀드가 반대 중인 대표이사 선임안에 찬성하기로 했다.JB금융이 3대 주주인 OK저축은행(9.65%)이 추천한 이명상 변호사의 선임안을 상정한 것을 감안할 때 1대 주주인 삼양사(14.04%)와 3,4대 주주가 사실상 힙을 합한 모양새여서 JB금융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관측이 나온다.양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도 앞서 JB금융의 이사진 교체를 요구한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ISS와 글래스루이스는 각각 지난 17일과 13일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제안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하고 JB금융 주주들에게 이를 따를 것을 권고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는 외국인 주주들 결정
-
국민연금, 한미약품 모녀에 힘 실어준다
국민연금공단이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에서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임주현 사장 등 모녀 측 손을 들어줬다. 7.66%를 보유해 캐스팅 보트 역할을 맡은 국민연금의 결정으로 OCI그룹과 한미사이언스 간 통합이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26일 회의를 열고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모녀 측인 이사회가 상정한 신규 이사 6명 선임안에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측이 주주 제안한 신규 이사 5명 선임안엔 모두 반대하기로 했다.수원지방법원은 이날 장·차남이 제기한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OCI그룹과 통합하는 방안을 놓고 장·차남과 갈등을 벌여온 모녀 측이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원도 모녀 손 들어줘…한미-OCI 통합 '9부 능선' 넘었다28일 주주총회서 표 대결…지분율 모녀 42% vs 형제 40%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임주현 사장 등 모녀 측이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에서 막판 승기를 잡았다. 법원에 이어 국민연금의 찬성표까지 받아내며 OCI그룹과의 통합이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경영권 분쟁에서 어느 한쪽 편을 들기를 부담스러워하는 국민연금공단이 이례적으로 모녀 측 안건에 모두 손을 들어준 것은 26일 나온 법원 판단 영향이 컸다. 국민연금은 일반적으로 기계적인 중립을 지키려는 판단을 내린다. 앞서 KT&G 의결권 행사 때 이사회 측인 방경만 사장 후보와 기업은행이 추천한 손동환 사외이사 선임안에 표를 준 사례가 대표적이다.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회의 내에서는 “경영 판단을 존중해야 한
-
법원도 모녀 손 들어줘…한미-OCI 통합 '9부 능선' 넘었다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임주현 사장 등 모녀 측이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에서 막판 승기를 잡았다. 법원에 이어 국민연금의 찬성표까지 받아내며 OCI그룹과의 통합이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경영권 분쟁에서 어느 한쪽 편을 들기를 부담스러워하는 국민연금공단이 이례적으로 모녀 측 안건에 모두 손을 들어준 것은 26일 나온 법원 판단 영향이 컸다. 국민연금은 일반적으로 기계적인 중립을 지키려는 판단을 내린다. 앞서 KT&G 의결권 행사 때 이사회 측인 방경만 사장 후보와 기업은행이 추천한 손동환 사외이사 선임안에 표를 준 사례가 대표적이다.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회의 내에서는 “경영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지방법원은 이날 오전 장·차남 측이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앞서 OCI홀딩스와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2400억원 규모 주식을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OCI홀딩스에 발행하기로 결정했는데, 이에 반대한 장·차남 측이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다.법원은 이사회가 2년에 걸쳐 다른 회사와의 전략적 제휴에 대해 다방면의 검토를 해왔다는 점 등을 들어 장·차남 측이 제기한 신주 발행 위법성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법원과 국민연금의 결정이 있기 전인 지난 25일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장·차남 측에 유리하게 흘러갔다. 장·차남 측이 12.15%를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선택을 받으면서다. 하지만 모녀 측이 국민연금의 지지를 얻어 지분율 경쟁에서 2.09%포인트 앞서게 됐다.한미사이언스
-
[단독] 방경만 KT&G 사장 후보, 국민연금 표 받았다…선임 '청신호'
국민연금이 이번 주주총회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KT&G 주주총회에서 방경만 사장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KT&G, 금호석유화학 등 상장사 20곳의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의 사장 선임안에 찬성 표를 던지기로 했다. 아울러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안에도 찬성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KT&G 주주총회는 집중투표제로 치러져 한 주를 가진 주주는 두 표의 의결권을 갖게 된다. 손 후보는 기업은행이 추천한 인사다. KT&G는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국민연금은 맞붙고 있는 KT&G 이사회 안건과 기업은행 안건을 한 표씩 던져준 셈이다. KT&G 주주총회는 집중투표제로 치러진다. 집중투표제는 다수의 이사직에 대해 주주가 그 자릿수만큼 복수의 투표권을 특정 이사에게 몰표로 행사할 수 있는 방식이다. KT&G는 집중투표제를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묶어서 투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주주들은 방경만 사장 후보와 임민규·손동환 사외이사 후보 중 한 명에게 이른바 ‘몰표’를 행사할 수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의 선택과 집중투표제 도입 효과로 방 부사장 선임안이 통과할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KT&G 지분 6.64%를 보유한 3대 주주다. 집중투표제에 따라 이사 후보 3명 중 득표 상위 2명이 사내이사나 사외이사로 선임된다. 그간 최대주주 기업은행과 행동주의 펀드가 반대 의사를 표하며 선임안 통과
-
"임원연봉 과하다"…국민연금, LG화학·농심·풍산 주총서 반대표
국민연금이 이달 열리는 LG화학과 LIG넥스원, 현대해상 등 8개 상장사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행사할 계획이다.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이달 22~25일 열리는 8개 상장사 주총에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이 같은 사전 의결권 공개 대상은 국민연금 지분율이 10% 이상이거나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1% 이상인 상장사다.국민연금은 LG화학과 LIG넥스원, 현대해상, CJ대한통운, 풍산, DL, 농심, 대상 주총에서 보수한도 유지 안건에 대해 반대할 계획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들 상장사 이사의 보수 한도가 경영 성과 대비 과다하다"며 반대표 행사의 배경을 설명했다.국민연금은 오는 22~25일 열릴 LG에너지솔루션,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HD현대일렉트릭, TKG휴켐스 주총에선 모든 안건에 찬성표를 행사한다.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
'밸류업 동참' 국민연금, 8년만에 국내주식 가치형 운용사 선정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국내주식 가치형 위탁운용사로 베어링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등 3곳을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기금운용본부는 지난달 선정 계획 공고 후 제안서 심사, 구술심사 과정 등을 거쳤다. 국민연금의 위탁운용 유형은 가치형, 순수주식형, 중소형주형, 책임투자형 등 여덟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자금 배정 규모와 시기는 국민연금기금의 포트폴리오 운용 사정과 시장 여건 등을 고려해 결정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기금 전체자산의 14.1%에 해당하는 141조원을 국내주식 부문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중 51%의 자산은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위탁운용으로 관리하는 중이다. 가치주 유형은 위탁운용 자산 중 5%가량을 차지한다. 약 3조7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국민연금은 선정한 위탁운용사에 적은 금액을 맡기기 시작해 규모를 점차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국민연금이 가치형 위탁운용사 선정에 나선 것을 두고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려는 의도란 해석이 많다. 국민연금의 가치형 펀드는 시장가치가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해 밸류업 프로그램과 맞닿아 있다. 국민연금이 가치형 위탁운용사 선정에 나선 것은 2016년 이후 약 8년여 만이다.서원주 기금운용본부장(CIO)은 “기업의 시장가치가 저평가된 기업(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우수한 역량을 지닌 외부 운용사를 선정했다”며 “국민의 노후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기금의 장기 수익성 제고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
실력행사 나선 국민연금…삼성전기·롯데정밀·칠성 주총서 반대표
국민연금이 조만간 열리는 삼성전기와 롯데정밀화학, 롯데칠성음료, 한솔케미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행사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등의 주총 안건에 대해서는 모두 찬성표를 행사할 계획이다.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오는 20~21일 열리는 삼성전자 현대차를 비롯한 11개 상장사 안건에 대해 의결권 행사계획을 18일 밝혔다. 이같은 사전 의결권 공개 대상은 국민연금 지분율이 10% 이상이거나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1% 이상인 상장사다.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 계획을 밝힌 11개 상장사 가운데 주총 안건을 한 건 이상 반대하기로 가닥을 잡은 곳은 삼성전기와 롯데정밀화학, 롯데칠성음료, 한솔케미칼 등 4곳이다.국민연금은 삼성전기와 한솔케미칼 주총에서 보수한도 증액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롯데정밀화학은 보수한도 유지 안건에 대해 반대할 계획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경영 성과 대비 과다한 보수를 지급한다”며 반대표 행사의 배경을 설명했다.롯데칠성음료의 경우 보수한도 증액 안건과 김희웅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김희웅 사외이사 내정자는 회사와 이해관계가 있어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이 훼손된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희웅 교수는 2020년부터 롯데칠성음료·롯데웰푸드 임직원을 대상으로 AI 머신러닝, 빅데이터 등을 교육하는 '롯데 데이터분석아카데미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국민연금은 이와 별도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신세계 호텔신라 제일기획 삼성SDI 주총 안건에 대해서는 모두 찬성표를 행
-
국민연금 "행동주의 요구, 삼성물산 주주가치에 도움 안돼"
15일 국내 주요 상장사의 정기주주총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표 대결이 펼쳐진 첫날은 회사·최대 주주 측 승리로 끝났다.이날 열린 삼성물산 정기주총의 주요 쟁점은 행동주의펀드 연합이 요구한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안건이었다. 행동주의펀드 측은 삼성물산을 상대로 보통주와 우선주에 대해 각각 주당 4500원, 4550원을 현금 배당하라고 요구했다. 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기주식 5000억원어치를 매입하라고 했다. 이들이 제안한 현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 규모를 합치면 약 1조2364억원에 달한다. 삼성물산이 결정한 배당 규모는 각각 보통주 2550원, 우선주 2600원이다.투표 결과 주요 기관과 소액주주들은 대부분 행동주의펀드 연합의 요구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배당안에 대해서는 의결권이 있는 주식 가운데 77%가 반대 또는 기권했다. 자사주 매입 안건은 82%가 반대·기권표를 던졌다. 전날 국민연금공단은 행동주의펀드의 요구가 “주주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소액주주들도 이날 주총장에서 “자사주 취득에 쓸 돈으로 신규 사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행동주의펀드가 표결에선 패배했지만 적지 않은 표를 얻었다는 점은 최근 주주환원 확대 목소리가 커진 게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행동주의펀드 연합을 대리한 법무법인 린은 주총 직후 “표결에선 패배했으나 제시한 안건에서 20%에 가까운 기관투자가들과 소액주주의 지지를 받았다는 것은 성과”라고 말했다.이날 열린 다올투자증권 주총에서 펼쳐진 표 대결도 최대주주 측 승리로 끝났다. 다올투자증권 2대 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는
-
국민연금, 삼성물산 이사회·포스코 장인화號에 힘 실어준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와 행동주의 펀드간 대결 가운데 이사회의 손을 들어줬다.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선임안에 대해서도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는 14일 회의를 열고 삼성물산, 포스코홀딩스 등 5개사의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삼성물산 지분 7.01%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 안건은 국민연금 투자위원회가 판단을 내리지 못해 수책위로 넘어왔다.국민연금 수책위는 삼성물산 이사회의 보통주 한 주당 2550원(우선주 2600원) 배당안에 찬성하기로 했다. 보통주 한 주당 4500원(우선주 4550원) 배당을 요구한 시티오브런던 등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은 주주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행동주의 펀드가 요구한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안에 대해서도 취득 규모가 과다하단 이유로 반대했다. 장기 투자자인 국민연금이 기업의 미래 성장성과 투자 여력을 살펴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행동주의 펀드가 요구한 대로 배당과 자사주를 사들이면 1조2364억원이 소요된다. 삼성물산은 이 금액은 2023년과 올해 이 회사(별도기준)의 잉여현금흐름 추정액을 초과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행동주의 펀드는 단기 차익 성과를 노려 장기적인 관점에선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국민연금 수책위는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선임안에 대해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포스코홀딩스 6.3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로써 장인화 회장 선임안은 문제없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국민연금이 그간 반대 입장을 취했던 것과 대조적인 행보
-
[단독] "공론화위 국민연금案, 개혁 아닌 개악"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가 최근 도출한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에 정부가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론화위가 다음달 시민대표단 숙의토론 등을 거쳐 최종안을 내놓더라도 입법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정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공론화위가 내놓은 개혁안 중 1안은 지금보다 연금 재정이 더 나빠지는 안”이라고 말했다. 공론화위가 최종 결정을 내놓더라도 정부·여당이 그대로 수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론화위는 국회 차원의 기구여서 정부가 관여할 수 없다. 그러나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해온 여당도 개혁안에 합의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공론화위는 지난 10일 소득대체율(생애 평균소득 대비 연금수령액)을 현행(2028년 기준 40%)보다 10%포인트 높은 50%로 높이면서 보험료율은 9%에서 13%로 인상하는 1안과 소득대체율은 40%로 유지하고 보험료율만 12%로 올리는 2안 등 두 가지 안을 제시했다. 김상균 공론화위원장은 “1안은 소득 안정에, 2안은 재정 안정에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안은 근로자, 사용자 등 각 이해관계 집단 36명으로 구성된 의제숙의단이 도출했다.공론화위는 다음달 500명의 시민대표단이 참여하는 숙의토론 등을 거쳐 하나를 최종안으로 연금특위에 보고할 예정이다. 연금특위는 오는 5월 21대 국회 임기 만료 전에 개혁안 입법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물론 정치권도 1안에 우려를 나타내 난항이 예상된다. 1안에 따르면 기금 소진 시점은 현행을 유지할 때(2055년)보다 6년 늦춰지지만, 기금 고갈 이후 보험료 부담이 폭증한다. 현행대
-
연금특위 "공론화 절차 예정대로 진행"
국회 연금개혁 공론화위원회는 정부의 부정적 입장에도 일단 예정된 절차를 밟아나간다는 방침이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출범한 공론화위인 만큼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김상균 공론화위원장(사진)은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공론화위에 정부가 의견을 제기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론화위가 최종안을 내놓고 이를 가지고 국회가 입법화 과정을 거치는 과정에서만 정부 협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날 김 위원장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향후 공론화위의 활동 계획을 밝혔다. 국민연금 개혁안을 최종 논의할 500명의 시민대표단 모집을 이달 완료하고 다음달 13·14·20·21일 네 차례에 걸쳐 숙의토론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토론회가 끝난 뒤 시민대표단 설문조사 등을 통해 모든 공론화 절차가 완료되면 그 내용을 공론화위가 정리해 연금특위에 보고할 예정”이라며 “이후 국회는 연금특위를 중심으로 숙의 결과를 존중하고 참고해 구체적인 입법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당초 연금특위는 공론화위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오는 5월 말까지 연금 개혁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었다. 시민대표단 토론회가 끝나고 한 달 남짓 시간이 있는 만큼 입법 절차까지 마무리 짓는 것이 목표였다.하지만 향후 입법화 과정까진 난항이 예상된다. 공론화위가 최종 입장을 정하더라도 정부·여당이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할 수 없어서다.이에 따라 연금개혁 논의는 22대 국회에서 원점부터 다시 시작할 가능성이 높
-
국민연금, 조현준·조현상 효성 사내이사 선임안 ‘반대표’
국민연금이 효성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 등 효성그룹 최고경영자(CEO)의 이사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는 7일 제3차 회의를 개최하고 효성·효성티앤씨·효성첨단소재·효성중공업 등 4개사의 주주총회 안건에 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 국민연금은 오는 15일 열리는 효성 정기 주주총회 안건 중 조현준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이력을 이유로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조현상 사내이사 선임안엔 감시의무 소홀과 과도한 겸임을 이유로 반대를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6.2%를 보유한 2대주주다.국민연금은 효성티앤씨 주총에서 조현준 사내이사 선임안에, 효성첨단소재 주총에서 조현상 사내이사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효성중공업 주총에서는 최윤수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안에 찬성하기로 했다.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사내이사 선임안은 통과될 것으로 관측된다. 효성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지배력이 확고한 편에 속한다. 지난해 말 기준 조현준 회장 21.94%, 조현상 부회장 21.42%, 조석래 명예회장 10.14% 등 오너 일가 지분 합계가 56.1%에 달한다.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의 최대주주 지분율도 각각 45%, 45.74%로 높은 편이다.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
해외주식 날라가는데 국민연금 속앓이 "벤치마크도 못 따라가네"
국민연금이 역대 최고 수익률을 거두는 호실적 속에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해외주식 위탁운용 부문이 3년 연속 저조한 실적을 내서다. 시장수익률만 따라갔어도 5조원 이상을 아낄 수 있어, 위탁 금액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안 등 여러 조치를 강구하고 나섰다.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으로 맡긴 해외주식 자산군은 지난해 벤치마크(BM) 대비 1%포인트 이상 하회했다. 해외주식 직접운용분이 시장수익률을 이겨내며 전체 해외주식 자산군은 벤치마크 대비 0.63%포인트 밑도는 데 그쳤다. 국민연금 운용역은 시장을 이겼으나 수수료를 주고 맡긴 운용사의 성과가 부진해 전체 수익률을 깎아 먹은 것이다.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해외주식에 320조4000억원을 투자하고 있고 이중 56.7%인 181조6000억원을 운용사에 위탁으로 맡기고 있다. 벤치마크만 유지해 시장 수익률을 따라갔다면 지난해 1조8000억원을 더 벌 수 있었던 셈이다. 지난해 13.59%에 달하는 역대 최고 운용수익률을 거둔 이면이다.국민연금의 해외주식 위탁운용의 수익률 부진은 꾸준히 지적돼 온 문제다. 해외주식 위탁운용은 2021년부터 3년 연속 벤치마크를 밑돌았다. 해외주식 위탁운용은 △2021년 1.59%포인트 △2022년 0.61%포인트 하회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3년간 시장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해 총 5조1400억원 이상 날린 셈이 된다. 때문에 국민연금의 성과평가를 담당하는 위험관리·성과보상 전문위원회는 지난해 정책과제 네 가지 중 하나로 해외주식 위탁운용 부진의 원인 분석과 개선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원인을 분석해 오는 6월까지 개선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위탁운용사들에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