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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MBK·홈플러스 해명과 다른 정황 발견, 회계 기준도 위반"
홈플러스와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사전에 신용등급이 하향되기 이전부터 기업회생절차를 준비했다는 정황을 금융감독원이 포착했다. 회계 심사와 관련해서는 처리 기준 위반 사안도 발견됐다함용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회계부문 부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신용평가 등급 하향 가능성 인지, 기업 회생 신청 경위 및 신청 등에 대해 그동안 MBK와 홈플러스의 해명과 다른 정황이 발견되는 등 유의미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들어간 뒤 증권사 및 투자자들은 홈플러스 측이 신용등급 강등 및 기업 회생을 준비하고도 이를 숨긴채 자산유동화증권(ABSTB)를 발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MBK와 홈플러스는 신용등급이 하락한 2월28일부터 기업 회생을 준비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함 부원장은 “적어도 2월28일 이전에는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정황을 파악했다”며 “만약 맞다면 사기적 부정거래가 성립되는지를 살펴 형사처발을 받게 될 것이며, MBK까지 연관된다면 행정 제재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는 혐의 사실을 확정하거나 고발을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고 부연했다.금감원은 홈플러스에 대한 회계심사 관련해서도 회계처리기준 위반 가능성을 포착해 이번주부터 감리로 전환했다. 함 부원장은 홈플러스와 MBK에 책임감 있는 모습을 요구했다. 그는 “MBK와 홈플러스가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 및 유동화증권의 상거래 채권 취급 등을 내놓았으나 구체성이 부족해 진정성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홈플러스가 상거래채무를 순차적으로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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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중에 국회 연금특위 '강성 소득보장파' 합류
국민연금 구조개혁을 논의할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비교섭단체 몫으로 전종덕 진보당 의원이 배치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전 의원은 노동계를 등에 업은 ‘강성 소득보장파’다. 국회 연금특위가 야권 우위(더불어민주당 6명·진보당 1명)로 구성되면서 구조개혁 논의가 기금 재정 안정보다 보장 확대 중심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연금특위에 비교섭단체 몫으로 합류한 전 의원은 민주노총 사무총장 출신이다. 민족해방(NL) 계열인 양경수 현 위원장과 러닝메이트로 제10기 임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돼 집행부에서 활동했다. 22대 총선 때 민주당 비례정당 소속으로 국회에 들어왔다.전 의원은 지난 20일 연금 모수개혁안이 담긴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을 때 반대 토론자로 나와 “연금고갈론은 연금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노후 불안감을 조장하는 것”이라며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여야가 합의한 43%보다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투자 수익을 빼고 국민들이 내는 연금만으로 고갈론을 얘기하는 건 허구”라고도 했다.전 의원은 지난달 소득 보장 확대를 주장하는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등과 함께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보험료율(내는 돈)을 13%로 올리려면 소득대체율을 50%까지 높여야 한다고 했다. 자동조정장치를 ‘연금삭감장치’로 규정하며 “재정 안정을 위해 소득대체율을 악화시키는 건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고 주장했다.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도 직장가입자처럼 공적연금 지원 대상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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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힘 실어준 국민연금…'이사 수 상한' 찬성
국민연금이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가 제안한 '이사 수 상한 안건'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사 선출과 관련해서도 영풍·MBK파트너스가 제안한 후보들에 대해 대부분 반대했다.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27일 제6차 위원회를 열고 다음날 열리는 고려아연 정기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수책위는 이사회 측이 제안한 '이사 수를 19인 이하로 제한하는 정관 변경의 건'(제2-1호)에 대해 '찬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사 수 상한 안건'의 주총 결과에 따라 '이사 선임에 관한 안건' 제3호 및 제4호의 행사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이사 수 상한 안건'이 가결되면 이사회에서 추천하는 James Andrew Murphy, 정다미 후보와 영풍·MBK파트너스 측의 권광석, 김용진 후보에 집중투표제로 부여된 의결권을 나누어 행사하기로 했다. 이사회 측이 제안한 후보는 5명이고, 영풍·MBK파트너스 측 후보는 17명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고려아연 측에 힘을 실어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반대로 부결될 경우 이번 주총에서 선임할 이사의 수에 대해 12인 안에 '찬성' 및 17인 안에 '반대'하기로 했다. 집중투표제로 선임할 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James Andrew Murphy, 정다미, 최재식, 권광석, 김명준, 김용진 총 6인 후보에게 의결권을 나누어 행사하기로 했다.수책위는 '감사위원회 위원 권순범 선임의 건'(제5-1호), '감사위원회 위원 이민호 선임의 건'(제5-2호),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서대원 선임의 건'(제6호)에 대해서는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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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급한 불 꺼…자동조정장치 도입으로 연금개혁 완수해야"
지난 20일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이 18년 만에 국회를 통과했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3040 정치인과 청년층이 ‘청년 세대가 희생된 개혁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평가는 조금씩 갈린다. 다만 기성세대에 비해선 덜 받지만 청년 세대도 여전히 혜택을 받는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문제는 불만조차 말할 수 없는 청소년 세대와 태어나지도 않은 미래 세대에 부담을 떠넘겼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이 이번 모수개혁에서 끝내지 않고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이번 모수개혁에 대한 평가와 남은 개혁 과제를 전문가 8명에게 들어봤다. Q. 이번 모수개혁은 정말 젊은 세대가 희생한 건가.▷김민정(국회미래연구원 청년미래위원)=개혁 전보다 개선된 건 맞지만 젊은 세대의 희생을 부정하긴 어렵다. 수치가 잘못됐다기보다 설계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인구가 계속 증가할 것을 전제한 설계다. 그런데도 그동안 보험료율이 동결돼 이번에 그 부담이 청년층에 전가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뒤 충분한 논의 없이 개혁이 이뤄진 탓이다. 가장 많이 화가 나는 포인트는 개혁 논의에 청년층이 배제된 것이다. 더 많은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는데, 기금고갈 시점은 얼마 늦춰지지 않았다.▷윤석명(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그렇다. 이번 개혁으로 2079년에 부과방식보험료(연금 재정에 적립금이 없다고 가정하고 산정한 보험료)가 39.2%라고 한다. 개혁 전에는 38%였는데 1.2%포인트가 늘었다. 기금 투자 수익률을 올려서 기금소진 시점이 2071년으로 연장됐다고 뻥튀기했는데, 오히려 부정적 효과가 더 증폭된 것이다. 축구 시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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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150년 후 대비하는 재정계획…핀란드, 수명 늘면 연금액 자동삭감
여야 정치권이 국민연금 모수개혁에 이어 구조개혁 논의에 착수하면서 자동조정장치 등 주요 선진국의 재정 안정화 제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27일 국회입법조사처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가운데 24개국은 공적연금 제도에 자동조정장치를 두고 있다. 자동조정장치는 인구 구조와 경제 상황에 따라 보험료율, 연금액, 수급 연령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제도다.캐나다 공적연금인 CPP는 확정급여형(DB·수익률에 관계없이 소득 보장) 기금으로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연금 개혁을 추진하면서 자동조정장치도 도입해놨다. 정치권에서 재정 안정화 조치에 합의를 보지 못할 경우 다음 재정추계를 시행하기 전까지 3년에 걸쳐 부족한 보험료의 50%를 인상한다. 3년 동안 가입자가 받는 연금도 자동 동결된다. 3년이라는 시한을 둔 것은 캐나다 CPP의 재정추계가 3년마다 이뤄지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2013년엔 ‘150년 후에도 연금 지급에 필요한 준비금의 100%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정추계 범위를 150년으로 늘렸다. 국민연금은 현재 5년마다 향후 70년 기간에 대해 재정추계를 한다.확정급여 중심의 연금제도를 유지하는 핀란드도 2017년 개혁을 통해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 연금액을 자동 삭감하는 ‘기대여명계수’ 방식이다. 현재 50%가 넘는 소득대체율은 이 장치가 발동되면 45%까지 줄어들 수 있다. 가입자의 부담률(보험료율 약 24%)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연금제도를 지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당시 개혁으로 연금 시스템이 소득비례 연금 중심의 설계로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핀란드 정부는 주거 수당 등을 조합해 저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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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 수백조원 불어나는데…의결권 쥐락펴락 하나
지난 20일 국회를 통과한 모수개혁으로 국민연금의 적립금 규모가 크게 늘어나 국내 주식시장에서 국민연금의 입김이 한층 강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국민연금을 통해 국내 기업의 의결권 행사에 더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연금 사회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재 약 1220조원인 국민연금 적립금은 연금 개혁을 통한 수입 확대 등 영향으로 2050년 약 3500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의 2029년 국내주식 목표 비중(13%)을 단순 적용하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자산은 2050년에 455조원으로 늘어난다.IB업계 관계자는 “현행 주식 목표 비중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국민연금은 현재 보유 국내주식(139조원)에서 추가로 200조~250조원 규모를 더 매입해야 한다”며 “다만 국민연금 주식 비중은 향후 국내외 거시 경제와 기업, 주식시장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전문가들은 향후 상장기업에 국민연금이 미치는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투자금이 늘어나는 속도만큼 국내 유망 기업이 증가하지 않으면 기존 종목 보유 지분을 늘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국민연금이 지난 8년간 의결권을 행사한 주주총회는 연평균 786건으로, 안건은 ‘이사 및 감사 선임’, ‘정관 변경’, ‘보수 한도 승인’ 등 3181건이었다. 이 중 반대표를 행사한 비율은 17.2%였다.최근 들어선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기업의 주주총회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자주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작년 8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에 ‘반대’ 결정을 내렸으며, 올해 초 고려아연과 영풍&mi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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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운용본부 공사화·기금 분할 등으로 전문성 높여야"
세계 최대 수준으로 성장할 국민연금이 덩치에 걸맞은 기금 운용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다. 수익률의 90% 이상을 좌우하는 자산 배분 방식을 개혁하는 한편 최고투자책임자(CIO)의 임기를 늘려 장기투자에 맞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부터 대체투자에 ‘기준 포트폴리오’를 적용한다. 기준 포트폴리오는 기금이 장기적으로 감내해야 할 위험 수준을 명시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기준포트폴리오로 위험자산 65%, 안전자산 35%를 제시했다.하지만 기준 포트폴리오 도입 취지를 제대로 살리려면 현재 기금운용위원회가 움켜쥐고 있는 자산 배분을 전문가에게 완전히 위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현재는 권한과 책임이 분명하지 않아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 배분은 ‘잘해도 그만, 못해도 그만’인 역할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발전전문위원회 한 위원은 “자산 배분 전문성을 강화하지 않으면 프런트에서 투자팀이 아무리 애를 써도 수익률을 높이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이를 위해서는 기금운용 지배구조를 대폭 손봐야 한다. 이상적인 방안은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처럼 기금운용본부를 공사화하거나 스웨덴처럼 기금을 분할하는 것이다. 캐나다연금은 위험 한도를 감안해 ‘글로벌 주식 85%, 캐나다 국채 15%’의 기준 포트폴리오를 마련해놓고 운용조직인 CPPIB가 그에 맞춰 다변화한 자산배분 전략을 짠다. 기금을 분할하면 각 기금의 운용조직이 기준 포트폴리오를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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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고갈 8년 늦춰져 공격 운용…"위험자산 투자 크게 늘 듯"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 적립금은 1212조원이다. 일본 공적연금(2150조원), 노르웨이 국부펀드(2139조원)에 이어 세계 3대 연기금이다. 지난 20일 국회를 통과한 모수개혁안이 시행되면 국민연금은 적립금 규모가 빠르게 늘어 수년 안에 세계 최대 연기금으로 성장한다. 그만큼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막강해지는 셈이다. 이번 개혁으로 국내외 자산운용업계가 들썩이는 이유다. 다만 국민연금이 덩치에 걸맞은 기금 운용 체계를 갖췄는지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 3500조원 초대형 연기금24일 한국경제신문이 국민연금 중·장기재정전망을 토대로 향후 10년간 국민연금 총수입·총지출 전망을 재집계(인구 증감, 금리 변동 제외)한 결과 당장 내년부터 약 6조4300억원의 추가 수입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9%인 보험료율이 내년에는 9.5%로 오르면서다. 소득대체율은 내년에 바로 40%에서 43%로 높아지지만 내년도 총지출은 기존과 변동이 없다. 현재 급여를 받고 있는 수급자에게는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6조4300억원이 기금에 추가로 적립되는 셈이다.보험료율은 매년 0.5%포인트씩 올라 2033년 13%로 고정되는데, 이를 반영하면 10년 뒤인 2035년께에는 개혁 효과가 더 극명하게 나타난다.2035년 총수입은 개혁 전 예상한 156조780억원보다 44% 증가한 225조4300억원에 달하는 반면 총지출은 117조8600억원으로 인상 전보다 8조원가량 늘어나는 데 그친다. 이에 따라 기금 수지가 적자로 전환되는 2050년까지 적립금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35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 국내 주식시장에 315조원운용업계는 세계 최대 연기금으로 성장할 국민연금의 운용 계획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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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조 공룡' 국민연금 주식·대체투자 확 늘린다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각각 13%와 43%로 인상하는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이 지난 20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정점에 도달했을 때 국민연금 적립금 규모가 개혁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2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212조원인 국민연금 적립금은 2050년 약 3500조원으로 불어난 뒤 적자 전환할 것으로 추산됐다. 개혁 전에는 2041년께 1777조원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개혁이 성사되면서 기금 규모는 두 배가량으로 커지고 적자 전환 시점은 10년 정도 늦춰진 것이다. 기금 고갈 시점도 2056년에서 2064년으로 8년가량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적립금 규모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것은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대폭 올려 보험료 수입에서 급여 지출을 뺀 연금 수지 흑자 규모가 급증하는 영향이다. 개혁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이르면 2027년 급여 지출액이 보험료 수입보다 커져 연금 수지가 적자로 전환될 예정이었다. 이번 개혁으로 이 같은 연금 수지 적자 전환이 10년가량 늦춰질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더 공격적으로 기금을 운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기로 투자할 수 있는 기간에 수익률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기금 고갈 시점을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5%로 잡았던 주식 등 위험자산 목표 비중을 큰 폭으로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김리안/남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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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러다 다 뺏길라'…'연봉 3억' 국민연금 파격 결단
국민연금이 기금 운용역의 성과급 산정 기준이 되는 기본급 기준을 50% 상향한다. 운용 전문 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을 통해 기금 운용 역량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운용역 직원의 연간 임금총액이 10~15% 정도 상승하는 가운데 일부 고위 직급자의 연봉은 3억원 선을 처음으로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21일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국민연금기금 성과평가·보상지침 개정안'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 같은 방안을 2026년 7월 지급되는 성과급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전날 열린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이 개정안을 최종 심의·의결했다.개정안은 운용 전문 인력 및 본부장급에게 지급하는 목표성과급과 조직성과급, 장기재직성과급의 산정 기준을 기존 '기본급 총합'에서 '기본급 총합의 1.5배'로 높이는 게 핵심이다. 우수한 직원에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국민연금 기금 운용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다.국민연금은 2017년 기금운용본부가 전주로 이전한 이후 핵심 운용역들의 이탈이 잇따랐다. 시장의 5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처우 역시 전문 인력의 이탈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운용역 이탈이 장기적으로 기금 운용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성과급 체계 등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국민연금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됐고, 이번에 제도 개선으로 이어진 것이다.구체적으로 기금위는 기금 전체 및 개별 자산군의 초과수익에 대한 보상인 목표성과급 기준을 '연간 기본급 총합의 70%×목표성과급 달성도'에서 '연간 기본급 총합 1.5배의 70%×목표성과급 달성도'로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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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3%' 연금 개혁안 국회 통과
현재 9%인 국민연금 보험료율(내는 돈)이 내년부터 8년간 매년 0.5%포인트 올라 2033년 13%로 인상된다. 올해 41.5%인 소득대체율(받는 돈)은 내년부터 43%로 높아진다. 여야가 18년 만에 국민연금 모수개혁에 합의한 결과다.국회는 20일 본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더 내고 더 받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이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해 최종 합의한 뒤 국회 보건복지위와 법제사법위, 본회의를 차례로 통과했다.이번 연금개혁은 1988년 국민연금을 도입한 이후 역대 세 번째다. 소득대체율을 50%에서 점진적으로 2028년까지 40%로 낮추기로 한 2007년 ‘2차 연금개혁’ 이후 18년 만이다. 보험료율이 인상되는 것은 1998년 ‘1차 연금개혁’(보험료율 3%→9% 점진적 인상) 이후 28년 만이다.이번 국민연금법 개정으로 출산 및 군복무 크레디트(연금 가입 기간 추가 인정)도 내년부터 확대한다. 둘째부터 자녀 수에 따라 최대 50개월까지 가입 기간을 인정하는 출산 크레디트는 첫째와 둘째는 각각 12개월, 셋째부터는 18개월씩 인정하고 상한은 폐지한다. 군복무 크레디트는 현행 6개월에서 12개월로 늘어난다. 저소득 지역가입자에게는 12개월 동안 보험료 50%를 지원한다. 국가가 국민연금의 안정적·지속적인 지급을 보장하는 지급 보장 명문화도 반영했다.여야는 구조개혁 문제는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해 합의 처리하기로 했다. 특위는 국민의힘 6명, 민주당 6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구성하고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는다. 특위는 연금 재정 안정과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해 재정 안정화 조치,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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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성적' 국민연금, 기금운용역 성과급 기준 상향한다
국민연금이 장기성과를 높이는 방편으로 기금 운용역의 성과급 지급 기준을 상향하기로 했다.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5년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국민연금기금 성과평가·보상지침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해당 개정안에는 국민연금기금의 장기성과를 높이기 위해 기금 운용인력에 적정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성과급 지급의 기준이 되는 금액을 상향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구체적인 성과급 상향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개정안은 2025년 실적에 대해 2026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기금위는 이날 '2024년도 국민연금기금 결산(안)'도 심의·의결했다. 2024년 기금운용 수익률은 15%로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수익금은 159조7000억원으로 2024년 급여지급액 44조원의 3배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기금의 순자산은 1212조9000억원을 달성했다.국민연금 기금운용 최종 성과 평가는 위험관리·성과보상전문위원회 검토 등을 거쳐 올해 6월 말 기금위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국민연금 보고를 받은 기금위는 "올해부터는 새로운 자산 운용체계인 기준포트폴리오도 시행·적용되는 만큼, 새로운 자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투자 다변화를 통한 수익률 제고를 위해 더욱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기금위는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최상위 의사결정 기구로 총 20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고용노동부·농림축산식품부 차관 4명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1명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석한다. 이와 함께 사용자 대표 3명, 근로자 대표 3명,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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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출신' 고려아연 사외이사 후보 자진사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을 지낸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고려아연 사외이사 후보에서 자진 사퇴했다. 국민연금과 이해 상충 논란이 불거지자 이를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고려아연은 18일 권 교수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외이사 후보에서 자진 사퇴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13일 이사 후보를 확정한 지 5일 만이다.앞서 고려아연은 권 교수 등 8명의 이사 후보를 확정했다. 권 교수는 2022년 2월부터 지난달까지 3년간 사용자단체의 추천으로 국민연금 수책위 위원을 지낸 인물이다. 수책위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관련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기구다. 지난 1월에는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에 앞서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과 이사 수 상한 설정 관련 정관 변경안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이를 두고 영풍·MBK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을 하고 있는 고려아연이 권 교수를 활용해 국민연금의 표심을 끌어오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작년 10월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4.51%로, 사실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자본시장에서 이해 상충 논란이 불거지자 이를 의식한 권 교수가 스스로 사외 이사 후보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권 교수를 대체할 후보는 아직 추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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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MBK '적대적 M&A'에 투자 안 한다"
국민연금공단이 MBK파트너스의 적대적 인수합병에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17일 MBK파트너스의 6호 블라인드펀드와 관련해 "최종적으로 국민연금은 적대적 인수합병 투자 건에 대해서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포함해 올해 2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며 "향후 기금이 투자하게 될 사모펀드(PEF)의 정관 등 계약에도 반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앞서 홈플러스 법정관리 신청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MBK파트너스에 국민연금이 새로운 펀드에 추가 출자를 확약했다고 전해지자 국민연금은 이례적으로 개별 투자 건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향후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같이 분쟁 투자 건에 국민연금에 펀드자금 요청(캐피탈 콜)을 할 경우 국민연금이 응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작년 7월 국내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일괄 선정 절차를 통해 MBK파트너스 등 4개 사를 최종 선정했다. 운용사 최정 선정일 이후 특별한 이슈가 없을 경우 통상 법률 자문 등 절차를 거쳐 통상 2~3개월 내 위탁 운용 관련 계약이 체결된다.국민연금은 "해당 운용사(MBK파트너스)의 경우 최종 선정 이후 고려아연 적대적 인수합병 투자 논란 등 일부 운용전략이 국민연금기금의 운용 방향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이어 "이에 따라 적대적 인수합병 투자에 관한 사례검토 및 법률 자문을 진행했다"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운용사와 지속적인 협상과 조율을 함에 있어 상당 기간이 소요됐다"고 덧붙였다.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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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호주 대체투자 운용사 지분 인수…해외 부동산투자 '박차'
국민연금이 해외 대체투자 확대의 일환으로 호주 현지 자산운용사 지분을 인수한다.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미국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타운센드그룹과 손잡고 호주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인 메트릭스크레딧파트너스 지분 4.17%를 인수할 예정이다. 인수가는 5000만 호주달러(460억원)로 알려졌다.메트릭스크레딧은 호주 및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다. 현재 운용자산(AUM)은 약 230억 호주달러(21조원) 규모다.앞서 피나클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는 2018년 이 회사 지분 약 35%를 4600만 호주달러에 인수했다. 이번에 국민연금·타운센드가 소수 지분을 인수하면서 메트릭스크레딧의 지분 구조는 메트릭스매니징파트너스 62.39%, 피나클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33.54%, 국민연금·타운센드 4.17%로 재편될 전망이다.국민연금은 그동안 호주 내 주요 도시의 대형 부동산 자산을 꾸준히 매입하며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왔다. 2010년 시드니 소재 고급 오피스 빌딩인 '오로라플레이스'를 6억8500만 호주달러에 매입했고, 2021년 멜버른 오피스빌딩 '멜버른 쿼터 타워'(12억 호주 달러)를 인수했다. 올해 초에는 시드니에서 개발 중인 1000가구 규모의 청년임대주택에 7억 호주달러를 투자했다.국민연금은 이번에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위탁운용사인 타운센드와 함께 메트릭스크레딧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호주 현지 상업용 부동산 등 대체투자 분야 협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앤드류 록 하트 메티릭스크레딧 매니징 파트너는 현지 언론을 통해 "국민연금은 타운센드와 함께 국내 및 해외에서 메트릭스크레딧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