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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구직자 한 명당 일자리 0.37개 불과…외환위기 이후 최저
경기 침체 여파로 실업급여 지급액이 4개월 연속 1조원을 넘어섰다. 일자리가 줄면서 구직자 한 명당 일자리 수를 뜻하는 ‘구인배수’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용노동부가 9일 발표한 ‘2025년 5월 고용행정 통계’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가입자는 1558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만7000명(1.2%) 증가했다. 2020년 5월(15만5000명) 후 5년 만에 가장 작은 증가폭이다.제조업과 건설업 등 주요 산업의 고용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75만40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만9000명 줄었다. 올해 1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다. 300인 미만 중소 건설회사의 고용 감소가 두드러졌다. 이들 기업에서 줄어든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만2000명으로 전체 감소분의 60%를 웃돌았다.5월 말 기준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385만 명으로 1년 전보다 4000명(0.1%) 증가했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를 제외한 내국인 기준으로는 1년 전보다 1만6000명 줄었다. 20개월 연속 감소세다.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자는 67만 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만4000명(3.7%) 증가했다. 지급액도 1조1108억원으로 3.0% 늘었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올 2월부터 4개월 연속으로 1조원을 웃돌았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이후 민간 고용 상황이 가장 악화한 것으로 평가됐다. 산업별로 보면 건설업 실업급여 지급자가 1만2300명 증가했다. 전체 상승폭의 절반 이상이다. 제조업(6300명)과 도소매업(3900명)도 증가폭이 컸다. 보건복지, 공공행정, 부동산업 등은 지급자가 줄었다.경기가 악화하면서 구직자는 늘어나는데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구인배수는 0.37로, 전년 동월(0.51) 대비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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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재정적자 감당 안돼"…시장선 美 국채마저 외면했다
미국 재무부가 21일(현지시간) 오후 1시쯤 진행한 미국 국채 20년 만기 경매가 끝나자 월가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낙찰 금액 대비 응찰 금액 규모가 평소보다 작았던 데다 수요 부진으로 발행 금리도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연 5.047%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시중에 유통되는 미국 국채 금리도 덩달아 뛰기 시작했다. 미국 국채 30년 만기 금리가 2023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연 5%를 넘어선 것도 이 영향이다. TD증권의 금리 전략가 푸자 쿠무라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에 “시장에서는 만기 장기물 수요가 거의 없다”고 경고했다. ◇美 재정 나아질 기미 없어이날 미국 20년 만기 국채 금리의 수요 부진 원인은 두 가지로 분석된다. 최근 무디스가 재정적자 증가를 이유로 미국 신용등급을 기존 최고등급 ‘Aaa’에서 한 단계 낮은 ‘Aa1’으로 강등해 시장이 잔뜩 예민해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감세안이 통과되면 재정적자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진 게 핵심 이유로 꼽힌다.22일 미 하원은 트럼프 감세안 연장·확대 등을 골자로 한 ‘하나의 아름다운 법안’(메가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15표, 반대 214표로 가결 처리해 상원으로 넘겼다. 민주당 하원의원은 전원 반대표를 던졌고,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에서는 반대 2표, 기권 1표가 나왔다. 상원도 하원과 마찬가지로 공화당이 53 대 47로 다수당이지만, 하원을 통과한 감세안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있어 법안 내용이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예산 조정 절차를 활용하면 필리버스터를 피하고 단순 과반수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이 절차는 반드시 재정과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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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불발되고 자금조달 난항…올 들어 불성실공시법인 급증
올 들어 불성실공시 기업이 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하는 등 사업 계획 변동이 잦아진 영향이다. 불성실공시 위반으로 관리종목에 지정되면 자칫 상장폐지될 수 있는 만큼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불성실공시 법인은 49곳으로 작년 같은 기간(42곳) 대비 7곳(16.67%) 증가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해 9곳에서 올해 15곳으로, 코스닥시장에선 33곳에서 34곳으로 늘었다. ‘불성실공시 법인 지정예고’ 기업도 전반적으로 많아지는 추세다. 올해 불성실공시 예고 기업은 60곳으로 1년 사이에 11건(22.45%) 증가했다.불성실공시 법인은 공시 불이행, 공시 번복, 공시 변경 등 위반 사항 발생 시 한국거래소가 제재를 가하는 제도다. 유상증자·전환사채(CB) 발행 취소 등이 주된 위반 사례다. 벌점(15점 이상)이 쌓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비슷한 사례가 반복되면 심의를 거쳐 증시에서 퇴출될 수 있다.올 들어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자금난이 가중되자 각종 투자가 불발되며 불성실공시 기업(예고기업 포함)이 많아졌다. 지더블유바이텍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회사 매각을 추진했으나 불발됐다. 인트로메딕, 퀀텀온 등과 같이 유상증자 발행 규모와 납입일을 변경한 곳도 적지 않았다.공시 위반 벌점이 쌓여 관리종목 지정 위험에 몰린 기업도 많다. 한국유니온제약은 유상증자와 CB 발행을 취소하는 등 지난 1년간 총 14점의 벌점을 받아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됐다. 인크레더블버즈도 CB 발행 철회 등으로 벌점 8점을 받아 같은 처분이 내려졌다. 벌점이 더 누적되면 상장폐지 직전 단계인 관리종목으로 넘어간다.조아라/류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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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도 3분기 만에 반등했는데…"韓, 저성장 늪에 빠졌다"
한국은행은 올 1분기 경제가 역성장한 것은 예상치 못한 여러 돌발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작년 10월 이후 세 차례에 걸친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고 통상 및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올 2분기부터 성장률이 다시 플러스로 돌아설 수 있다고 기대했다.민간 전문가들의 진단은 이런 낙관적 판단과 거리가 있다. 과도하게 누적된 가계부채와 인구 고령화 등으로 내수 불황이 장기화할 조짐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 혁신 기업 사이에 끼여 고전하는 한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도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한은 부총재 출신인 이승헌 숭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제대로 개혁하지 못하면 장기 저성장이 고착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외환위기 때도 없었던 장기 제로 성장이동원 한은 경제통계 2국장은 24일 1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 통계 지표 기자간담회가 시작되자 “먼저 설명드릴 부분이 있다”며 1분기 GDP 증가율(-0.2%)이 2개월 전 한은 전망치(0.2%)를 큰 폭으로 밑돈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했다.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경제 심리 회복이 지연됐고 건설 경기가 예상보다 부진했으며 대형 산불과 고속도로 교량 붕괴사고 등으로 소비와 투자가 더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가속기 발열 문제로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주가 미뤄진 영향도 거론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이런 악재들이 2분기부터 정상화하면 성장률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불확실성이 걷히고 새 정부 들어 추가경정예산 집행이 본격화하면 성장률은 올라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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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R의 공포' 확산…여행·레저 ETF 눈물
미국 증시에 상장된 여행·레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일제히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R(경기 침체)의 공포’가 확산하면서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탓이다.16일 ETF체크에 따르면 미국 여행·레저 관련 ETF 8개 종목의 최근 한 달(2월 18일~3월 14일)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였다. 낙폭이 가장 큰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여행&휴가 불 2X’ ETF(티커명 OOTO)다. 글로벌 여행 관련 기업의 일별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으로, 한 달 사이 29.02% 급락했다.‘디렉시온 데일리 여행&휴가 불 2X’의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숙박 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다. 2월 18일 160.6달러이던 에어비앤비 주가는 이달 14일 122.86달러로 한 달 새 23.5% 떨어졌다. 글로벌 호텔 체인인 힐튼호텔(-14.69%)과 메리어트인터내셔널(-15.71%), 테마파크·크루즈 사업 등을 영위하는 월트디즈니(-9.97%) 등 비중 상위 종목의 주가가 일제히 꺾여 ETF 수익률도 흔들렸다.항공주 주가도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 경기 불황으로 여행 수요가 감소한 데다 국제 유가까지 올라서다.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은 지난 한 달간 각각 28.65%, 27.34% 급락했다. 같은 기간 아메리칸항공은 32.40% 떨어졌다. 올 들어 항공기 사고가 잇따른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 1월 미국 워싱턴DC에서 군용헬기와 아메리칸항공 항공기가 충돌해 승객 전원이 사망했고, 지난달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델타항공 항공기가 착륙 중 뒤집어졌다. 아메리칸항공과 델타항공 등은 최근 1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이에 따라 항공주에 집중 투자하는 ETF 수익률도 휘청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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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마이웨이'…美 증시·경기 침체돼도 '관세 강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경기 침체와 증시 하락을 감수하고도 관세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관세를 내고 싶지 않다면 미국에 공장을 세워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美에서 제조하면 관세 없어”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을 예상하는 것을 싫어한다”면서도 “(미국 경제에) 과도기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하는 것은 부(富)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큰일이며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뉴욕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해서도 “내가 해야 할 일은 강력한 국가를 만드는 것”이라며 “주식시장을 너무 신경 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을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분이 중국을 본다면 주식시장을 볼 수가 없다. 그들은 100년이라는 긴 안목을 지녔다”며 “반면 미국은 분기별로 보고 분기별로 움직인다”고 지적했다.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경기가 침체하고 증시가 하락하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하는 일(관세 정책)은 미래를 위한 엄청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더 이상 배를 만들지 않는다”며 “(하지만 관세 정책으로) 혼다, 도요타 등이 미국으로 오고 있으며 세계 최고 반도체 회사(TSMC)가 20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공장을) 지으라는 말이냐’는 질문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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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절벽 이어 투자절벽…성장률 1.5%도 무너지나
올해 1월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일제히 감소세를 나타냈다. 경제의 3대 축이 모두 위축되는 ‘트리플 감소’는 작년 11월 이후 두 달 만으로, 감소폭은 더 커졌다. 경기 침체 신호가 한층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기업 설비투자는 두 자릿수 마이너스를 기록해 4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통계청이 4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1.2(2020년 100 기준)로 전달보다 2.7% 낮아졌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020년 2월(-2.9%) 후 4년11개월 만의 최대 낙폭이다. 세부적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전달보다 각각 2.4%, 0.8% 줄었다.설비투자 부진이 두드러졌다. 1월 설비투자는 전달에 비해 14.2% 감소했다. 역시 코로나19로 기업이 투자를 큰 폭으로 줄인 2020년 10월(-16.7%) 후 최대 감소폭이다. 반도체 장비를 비롯한 기계류 투자가 12.6% 줄었다. 건설사의 시공 실적인 건설기성은 4.3% 감소했다.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연속 줄었다.움츠러든 소비도 반등하지 못했다. 1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달보다 0.6% 하락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에 각각 0.7% 떨어졌다가 같은 해 12월(0.2%) 소폭 상승했지만 올 들어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옷과 신발, 가방을 비롯한 준내구재 소비가 2.6% 감소한 영향이다. 화장품 등 비내구재 판매도 0.5% 줄었다.생산·소비·투자가 나란히 감소한 것은 관세전쟁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내놓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1.5%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김익환/박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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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갚아준 소상공인 빚 2조
국내 경제를 지탱하는 실핏줄 소상공인도 장기 불황에 악전고투하고 있다.17일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대위변제금액은 2022년 5076억원, 지난해 1조7126억원, 올해 2조578억원으로 급증했다. 대위변제금은 소상공인이 은행에서 대출받도록 보증한 지역신보가 대신 빚을 갚아준 금액을 말한다. 소상공인이 주로 활용하는 일반보증에서 발생한 사고금액은 2022년 9035억원에서 올해 2조1716억원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하는 소상공인도 늘고 있다. 폐업 등을 이유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올해 소상공인에게 지급한 노란우산 공제금은 지난달 누적 기준 1조6304억원으로 2022년 같은 기간보다 26.7% 증가했다. 경기 평택에서 3년간 미용실을 운영 중인 김모씨는 “하루 평균 30만원은 벌어야 대출이자를 내며 생활이 가능한데 주말에도 10만원을 넘기기 어렵다”고 푸념했다. 양식점을 하는 한 20대 사장은 “종업원을 3명에서 1명으로 줄였는데도 원자재 값이 올라 사정이 어렵다”며 “차라리 폐업하고 취직할까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정부 정책 지원이 주로 ‘저금리 대환대출’ 방식이기 때문에 소상공인 빚만 늘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소상공인 폐업이 늘어나는 지금 같은 상황에는 전기료, 가스비 등 고정비 지원 대상과 금액을 확대하는 등 현실적인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원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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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성장률, 내년 1.9%·2026년 1.8%"…저성장 고착화 현실로
한국은행이 28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제시했다. 지난 8월 전망(2.1%)에 비해 0.2%포인트 하향 조정하면서 1%대 성장률을 예상했다.올해 성장률은 종전 2.4%에서 2.2%로 낮췄다.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한 0.5%가 아닌 0.1%로 집계되면서 악화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파악된다.문제는 내년 이후에도 이같은 저성장 흐름이 고착화한다는 점이다. 한은은 이날 처음으로 공개한 2026년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제시했다. 1%대 저성장이 내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나타날 것으로 봤다. 이는 통상적으로 한국의 잠재성장률로 여겨지는 2%를 하회하는 수준이다.물가상승률도 1%대로 하락할 것으로 봤다. 한은은 내년 물가상승률이 1.9%로 물가 목표치인 2%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8월에 전망한 2.1%에 비해 0.2%포인트 낮췄다. 2026년 물가상승률도 1.9%로 제시됐다. 물가가 안정화된다는 의미이지만 저물가가 계속될 경우 명목 성장률이 악화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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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 확대로 경기둔화 가능성…"내년 글로벌 성장률 0.8%P 하락할 것"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세계 경제는 당분간 불확실성에 빠져들게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편관세 등 공약이 현실화하면 글로벌 교역 감소 등으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가량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7일 오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미국 대선 결과가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는 트럼프 후보의 공약 중 감세에 따른 재정 적자 확대와 관세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미칠 여파 등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정부와 경제계가 가장 우려하는 건 보호무역 확대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기본관세, 중국산 제품에는 6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간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공약이 현실화하면 세계 경제성장률이 내년에 0.8%포인트, 2026년엔 1.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지난 9월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을 올해와 같은 3.2%로 전망했다. 다만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여부를 감안하지 않은 수치다.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공약이 미·중 갈등 등 무역전쟁을 촉발해 ‘물가 상승→ 성장 둔화→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현실화할지 우려하고 있다.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수출 부진과 투자 위축 여파로 성장률이 1.0%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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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0도 어려워" VS "2900 간다"…엇갈린 코스피 전망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를 앞두고 증권사들의 국내 증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지만 3분기 기업 실적 추정치 하향세 등이 부각되며 코스피지수가 지난 7월 고점 수준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반도체, 화장품 등의 수출 실적이 꺾이는 것을 우려하기엔 이르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평균 예상 등락폭 2542~282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 한국투자 키움 등 국내 주요 증권사 7곳이 예상한 9월 코스피지수의 예상 등락 폭은 평균 2542~2822 사이인 것으로 집계됐다. 9월 국내 증시가 반등에 성공하더라도 7월 고점(2891.45, 7월 11일 종가)엔 미치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증권사별 전망 차이가 두드러졌다.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은 9월 코스피지수 상단을 각각 2900, 2880으로 제시했고 KB증권(2570~2780)과 대신증권(2550~2750), 한국투자증권(2600~2800) 등은 코스피지수가 이달 2800을 넘기기 어렵다고 내다봤다.이달 19일 열리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3분기 국내 상장사 실적 추정치 하향, 경기침체 우려 재부각 등에 따라 투자심리가 급격히 회복되긴 어렵다는 주장이다.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의 올 3분기와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6월 대비 각각 1.9%, 0.9% 하향 조정됐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침체 가능성은 낮지만 투자자 마음 한편에는 ‘침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며 “통화 정책뿐 아니라 하반기 기업 실적이 견조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에야 투자심리도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역사적으로 9월 증시가 약세를 기록해 왔다는 점도 악재다. 최근 10년(2014~2023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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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장서 '줍줍' 했더니 대박 났네요"…간 큰 개미들 '환호'
S&P500 상위 50개 종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20년만에 최대 규모의 자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시장을 덮친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를 딛고 기술주를 중심으로 미국 증시가 반등하는 흐름이다. "기술주 저가 매수는 확실한 전략" 14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2일 하루 동안 기관·개인 투자자들은 인베스코S&P500탑50 ETF(XLG)를 2억1000만달러(약 2850억원) 순매수했다. 이날 자금 유입으로 ETF 총 규모는 전일 대비 4% 늘어난 53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이달 초 경기 침체 우려로 급락한 기술주를 저가 매수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지난 2일 44.05달러에 거래된 이 ETF는 경기 침체 우려가 본격화하자 다음 거래일인 5일 42.54달러로 3.42% 하락했다. 이후 13일 44.99달러까지 반등해 기존 가격을 회복했다. 약세장 때는 인공지능(AI) 투자의 비효율성, 매그니피센트(M7) 주가 거품론 등 부정적인 요인들이 거론됐으나 시장이 강세로 돌아서자 기술주의 긍정적인 요소들이 다시 부각되는 모양새다. 카일라 시더 스테이트스트리트 매크로 전략가는 "기술주는 마진, 현금 흐름,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의 관점에서 볼 때 주식 시장 전체에서 가장 우수한 종목 중 하나"라며 "경제가 불확실한 시기에 우량한 종목에 대한 저가 매수는 매우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연착륙 기대에 美 증시 다시 오름세13일 미국 증시는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7월 도매판매 물가 지표로 높아진 경기 연착륙 기대가 반영됐다. 이날 나스닥종합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4% 오른 17183.95, S&P500은 1.68% 오른 5434.43, 다우지수는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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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서 뺀 돈 '파킹 투자'로…금리·채권 ETF에 뭉칫돈
개인투자자가 증시에서 대거 돈을 빼는 가운데 금리형 상장지수펀드(ETF)와 채권형 ETF에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 개미들이 증시 폭락이라는 파도를 피하기 위해 수익률은 높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안전한 이들 상품에 돈을 묻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에서 돈 빼 안전자산 ETF로 피신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국내 증시의 투자자예탁금은 53조8679억원이었다. 지난달 1일 58조3105억원에서 한 달여 만에 4조4426억원이 줄었다. 상승장이던 6월 한 달간 4조973억원 늘었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국내외 증시가 비틀거리며 도로 자금이 빠져나갔다.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투자처에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개인 대상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지난달 1일 72조2169억원에서 이달 2일 73조3358억원으로 1조1189억원 증가했다. CMA는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원금 손실 위험이 적은 금리형 ETF에도 자금이 쏠리고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주(7월 29일~8월 2일) ‘KODEX 1년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로 1010억원이 순유입됐다.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2029억원)에 이어 지난주 ETF 자금 순유입 2위다.이 상품은 은행 양도성예금증서(CD) 1년 만기 금리만큼의 수익률을 매일 지급한다. 투자금을 잠시 묻어두는 용도로 많이 쓰여 ‘파킹형 ETF’라고도 불린다. 또 다른 금리형 ETF인 ‘RISE CD금리액티브(합성)’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에도 지난주 각각 702억원, 433억원이 순유입됐다. 변동성이 작은 ‘TIGER 단기채권액티브’(408억원), ‘PLUS 단기채권액티브’(329억원) 등으로도 자금이 흘러들었다.전문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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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조기 금리인하' 목소리…韓銀의 선택은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조기에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수 부진에 빠지지 않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학계와 정치권 등에서 제기됐다.5일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인하가 내수와 물가에 미치는 데 1년의 시차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8월 인하가 적절하다”며 “부동산은 대출 규제로 잡고 금리는 선제적으로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Fed)의 오는 9월 ‘빅 컷(금리 0.5%포인트 인하)’ 등을 기다리지 말고 이달 2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한은이 8월부터 2회에 걸쳐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한은이 금리 인하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시각이 아직은 우세하다. 부동산 가격 상승 추세가 쉽게 잡히지 않고 있어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내수 상황을 보면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면서도 “서울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보면 인하를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에 금통위 우려가 큰 분위기”라며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해도 금통위는 국내 금융시장 동향에 초점을 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한은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2%를 기록하며 역성장했지만 이를 근거로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보고 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분기 G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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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도망가자"…개미들 주식서 돈 빼내 피난간 곳이
미국 경기침체 공포로 국내외 증시가 단기간에 급격히 하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에서 돈을 대거 빼내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한 달 사이 4조원 이상 줄어들었다. 일부 투자자들은 비교적 안전한 금리형, 채권형 ETF로 자금을 돌리면서 시장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주식서 돈 빼고 안전자산 ETF로 피신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국내 증시(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투자자예탁금은 53조867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일 58조3105억원에서 한 달여만에 4조4426억원이 감소했다. 투자자예탁금은 6월 들어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6월 한 달 간 4조973억원 늘어났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국내외 증시가 비틀거리면서 도로 자금이 빠져나갔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와 일본은행의 금리인상으로 엔캐리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돈을 빌려 타국 채권·증시 등에 투자)가 청산되면서 금융시장에 단기적인 충격이 온 영향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8.77% 하락한 2441.55, 코스닥지수는 11.30% 하락한 691.28에 마감했다. 장중 낙폭이 커지면서 양시장 모두 거래가 30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리스크가 없는 안전한 곳으로 자금을 돌리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개인 대상 종합자산관리(CMA) 계좌 잔고는 지난달 1일 72조2169원에서 이달 2일 73조3358억원으로 1조1189억원 증가했다.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일반적인 종함매매계좌보다 안전한 수익을 노릴 수 있다.원금 손실 위험이 적은 금리형, 채권형 ETF로도 자금이 쏠리고 있다.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주(7월29일~8월2일) 'KODEX 1년양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