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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경제 침체 경고등 켜졌다
유럽이 올해 경기 침체에 빠질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연착륙(소프트 랜딩) 기대가 커지고 있는 미국과는 정반대다. 시장에서도 유럽의 경기 침체 가능성에 ‘베팅’하는 투자금이 늘어나고 있다.파이낸셜타임스(FT)의 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지난달 중순 이후 약 2주일 동안 2.6% 하락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국가(지역)의 화폐 가치는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유로스톡스600지수는 올해 상반기 8.5% 올랐지만, 최근 들어서는 상승세가 꺾였다. 유로스톡스600 기업들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동기 대비 17% 줄어들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최악의 성적을 내서다. 미국 S&P500 기업의 EPS 감소 폭을 2배 이상 웃돈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S&P500지수는 17.2% 올랐지만, 유로스톡스600지수는 7.7% 상승하는 데 그쳤다.국채 시장의 ‘큰손’들은 미국 국채를 팔고 유럽 국채를 사고 있다. BNY멜론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를 500억달러(약 65조원)어치가량 순매도하고, 유럽의 경제 대국인 독일 국채(분트)를 40억달러(약 5조20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영국 국채(길트)에도 매수세가 유입됐다. 유럽 주요국의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며 경기 부양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그러면 국채 가격이 상승(국채 금리 하락)하게 된다. 또 경기 침체기에는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채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그 결과 독일과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 격차(스프레드)는 올해 들어 최대로 벌어졌다. 이 수치는 지난 4월 2014년 이후 약 9년 만의 최소치인 1%포인트까지 축소됐으나 최근 1.6%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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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 둔화에 침체하는 세계 제조업…미국도 감소세 접어들어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가들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수 경기가 침체하며 세계 제조업 전체가 침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美 PMI 9개월 연속 50 밑돌아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7월 제조업 PMI가 2020년 5월 이래 저수준인 전월 46.0에서 이같이 개선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인 46.8에는 0.4 포인트 미치지 못했다. 전날 S&P글로벌이 집계한 7월 제조업 PMI도 49를 기록했다. 6월(46.3)보다 개선됐지만, 여전히 침체 기준선인 50에 못 미쳤다. 다만 제조업의 경기확대와 경기축소를 가르는 기준선인 50을 9개월째 밑돌았다. 미국 경제의 11.3%를 차지하는 제조업이 위축됐다는 뜻이다. 제조업 PMI가 연속해서 50을 하회한 기간은 2007년~2009년 경기침체 이래 가장 길다.PMI 지표를 두고 엇갈린 해석이 나온다. 우선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뤄지느라 PMI 지수가 저조했다는 분석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부터 반도체법(CHIPS),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통해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했다. 전기차(EV), 반도체 산업을 부양하려는 취지다.대규모 자금이 두 업종에 몰리며 다른 제조업체들이 소외되기 시작했다. 공장 신축에 장시간이 소진되며 제조업 경기가 불황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미국의 공장 건설 자금은 156억달러를 기록했다. 5년 내 최대치다.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이 달라져서 제조업 불황이 나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서 외식, 여행, 레저, 공연 등 서비스 지출을 늘리고 공산품 소비를 줄였다는 설명이다. 콘퍼런스보드에 따르면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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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성장 탈피한 유럽, 물가는 여전…고민 깊어지는 ECB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이 2분기 플러스 성장을 하며 기술적 경기 침체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기 회복은 아직 쉽지 않다는 평가다. 31일 발표된 근원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유럽중앙은행(ECB)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역성장 탈출에도 “전망 불투명”이날 유럽연합(EU) 통계기구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1분기보다 0.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치(0.2%)를 웃돌았다. 유로존은 지난해 4분기(-0.1%)와 올 1분기(-0.1%)에 두 분기 연속으로 역성장하며 기술적인 경기 침체에 진입했으나 세 분기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유로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독일의 경제성장률(0%)은 정체됐다. 프랑스와 스페인이 2분기에 각각 0.5%, 0.4%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유로존 전체 성장률을 끌어올렸다.연간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여전하다. 지난 1년간 이어진 금리 인상으로 기업과 가계의 이자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EU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이 경기 둔화로 고전하고 있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 중에서도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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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파월 美 Fed 의장 "더이상 경기 침체 예상 안해" [Fed 워치]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26일(현지시간) " Fed 직원들은 더 이상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 않는다"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이처럼 말하며 "대규모 실업 없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되돌릴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파월 의장은 대규모 실업 없이 물가를 안정화하는 연착륙을 실제 목격하려면 "갈 길이 많이 남았다"며 "올해 말부터 성장률이 눈에 띄게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전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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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지표 '뻥튀기' 가능성…"일자리 증가 과다 집계" 지적
미국 노동시장이 겉보기만큼 견조한 상태가 아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일부 경제학자가 미국의 일자리 지표가 과다 집계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일자리 증가세가 실제와 달리 부풀려졌으며,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가까운 상태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일자리는 올해 들어 160만 개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 직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두 배에 가까운 증가세다. 미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긴축(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 과열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여지게 만드는 대목이다.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려할 만한 신호도 포착된다. 5월 실업률은 전월 대비 0.3%포인트 오른 3.7%로 집계됐다. 3%대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지적이다. 이는 또 팬데믹 초기를 제외하면 2010년 후 가장 큰 폭의 실업률 상승세다.매달 발표되는 고용보고서도 지난달엔 통계와 현실의 괴리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 포착됐다. 통상 미 노동부의 고용보고서는 급여조사와 가계조사 두 가지를 바탕으로 작성된다. 급여조사는 민간 기업과 정부기관 12만2000곳 이상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가계조사는 6만 가구를 샘플로 진행되는 설문조사다. 5월 고용보고서에서 양쪽의 설문 결과는 판이했다. 미국의 일자리가 33만9000개 증가했다는 급여조사 결과와 달리 가계조사에서는 일자리가 31만 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조사에선 실업자 수도 44만 명 급증한 610만 명으로 작년 2월 이후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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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美 고용지표…"과장됐을 수 있다"
미국 노동시장이 겉보기만큼 견조한 상태가 아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일부 경제학자들이 미국의 일자리 지표가 과대계상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일자리 증가세가 내실과 달리 부풀려졌으며,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가까운 상태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일자리는 올해 들어 160만 개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 직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두 배에 가까운 성장세다. 미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긴축(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 과열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여지게 만드는 대목이다.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려할 만한 신호도 포착된다. 5월 실업률은 전월 대비 0.3%포인트 오른 3.7%로 집계됐다. 3%대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지적이다. 이는 또 팬데믹 초기를 제외하면 2010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실업률 증가세다.스탠다드차타드의 스티브 잉글랜더 북미 거시전략부문장은 "일자리 지표가 실제보다 부풀려졌을 가능성은 50% 이상"이라며 "한 달에 최대 20만 개 정도의 일자리가 통계에 과다 반영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지프 라보냐 SMBC닛코 미국 담당 수석경제학자는 "실제보다 과도하게 계산된 일자리 수가 월 7만7000여 개일 것"으로 추산했다.매달 발표되는 고용보고서도 지난달엔 통계와 현실의 괴리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 포착됐다. 통상 미 노동부의 고용보고서는 급여조사와 가계조사 2가지를 바탕으로 작성된다. 급여조사는 전체 고용 규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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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채권운용사 핌코, 세계 경제 경착륙 '경고'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세계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대니얼 J 아이버슨 핌코 CIO는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면서도 경기 침체를 피해 갈 수 있다고 과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핌코는 1조8000억달러(약 2374조원) 규모의 자산을 굴리는 세계 최대 채권 전문 운용사다.아이버슨 CIO는 “금리를 계속해서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강해질수록 긴축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도 커지는 법”이라며 “경제 상황이 더욱 극단적으로 흘러갈 위험성도 덩달아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사례를 볼 때 금리 인상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가시화하기까지는 통상적으로 5~6개 분기의 시간이 걸렸다는 설명이다.아이버슨 CIO는 시장이 통화정책 당국의 의사결정 능력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중앙은행이 양질의 판단을 통해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것이란 자신감이 팽배해 있다”며 “기준금리를 수익률 곡선(채권시장 금리 전반)의 움직임만큼 빠르게 통제할 수 있다는 데 너무 낙관적”이라고 분석했다.세계 각국의 물가 상승률이 높게 유지되고 있는 만큼 긴축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요국 경제의 경착륙 시나리오를 미리 고민하고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아이버슨 CIO의 주장이다.장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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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M&A·IPO 10년來 '최악 돈가뭄'
전 세계 기업 인수합병(M&A) 및 기업공개(IPO) 시장이 10년 만에 최악의 해를 맞고 있다. 자금 조달 비용 증가,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인해 거래 규모는 지난해보다 약 1조달러 줄어들었다.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상반기 M&A 및 IPO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42% 줄어든 1조3000억달러(약 171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코로나19 확산 시기인 2020년을 제외하면 10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IPO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68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3분의 1 이상 감소했다.투자은행(IB)업계가 크게 위축된 것은 자금 조달 비용이 많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코로나19 창궐 이후 2022년 초까지 제로금리 수준에 가까웠지만 지난해 이후 급격히 올라 현재 연 5~5.25%다. 제로금리 시기에는 자금을 값싸게 조달할 수 있었던 데다 주가도 치솟아 IB 시장이 커졌다. 지금은 그 반대다. 도미닉 레스터 제프리파이낸셜그룹 유럽 투자은행 책임자는 “많은 투자 은행이 (대출 심사 강화 등으로) 대출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돼 있으며, 사모대출 기관과 같은 그 외 대출 기관의 자금은 상당히 비싸다”고 했다.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IB 시장이 가라앉은 원인 중 하나다.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위기,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합병 사례에서 드러난 각국 규제당국의 개입도 IB 시장 위축 요인으로 꼽힌다.IB시장 위축은 투자은행의 대규모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JP모간체이스는 지난해 1월 인력 약 1600명을 구조조정한 데 이어 올해 2분기까지 임직원 3000명을 감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월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인 3200명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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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최악의 M&A 가뭄 왔다…거래 규모 '1300조원' 증발
전 세계 기업 인수·합병(M&A) 및 기업공개(IPO) 시장이 10년 만에 최악의 해를 맞고 있다. 자금 조달비용 증가,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인해 거래 규모는 지난해보다 약 1조달러 줄어들었다.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상반기 M&A 및 IPO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42% 줄어든 1조3000억달러(약 171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코로나19 확산 시기인 2020년을 제외하면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IPO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68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3분의1 이상 감소했다. 투자은행(IB) 업계가 크게 위축된 것은 자금 조달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2022년 초까지 유지되던 0%대 미국 중앙은행(Fed) 기준금리는 지난달까지 급격히 올라 5%대를 찍었다. 제로금리 시기에는 자금 조달이 원활하고 주가도 치솟아 IB 시장이 급격히 활성됐으나, 지금은 그 반대다. 도미닉 레스터 제프리파이낸셜그룹 유럽 투자은행 책임자는 "많은 투자 은행이 부채 금융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돼 있으며, 대체 부채 금융 조달원은 그에 비해 상당히 비싸다"라고 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기업거래 시장이 가라앉은 원인 중 하나다. 투자회사 나인티원의 포트폴리오 책임자인 스테파니 니븐은 "경기 침체의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고 대부분 소비자가 주도하는 만큼 투자자들은 조심스럽다"라며 "시장이 경기 침체에 대한 가격을 정확히 책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합병 사례에서 드러난 각국 규제당국의 개입도 IB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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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분기 ‘깜짝’ 경제성장… 힘 잃는 침체 우려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가 시장 추정을 크게 웃도는 연율 2.0%로 집계되며 침체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미국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가 연율 2.0%라고 29일 발표했다. 시장 추정치인 1.4%를 웃돌았다. 직전 공개된 잠정치(1.3%)보다 0.7%포인트, 첫 발표인 속보치(1.1%)보다 0.9%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미국 GDP 증가율은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로 세 차례 발표된다. 1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가 속보치의 두 배 수준으로 상향된 이유는 GDP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소비 지출이 4.2% 늘며 2년 만에 최고의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수출 호조도 영향을 미쳤다. 1분기 확정치를 두고 시장에서는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을 내놨다. 경기가 수축 없이 확장세를 지속한다는 ‘노 랜딩’(No landing·무착륙) 시나리오다.전날인 28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연내 금리를 2회 연속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월 의장은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연례 통화정책 포럼에서 “지난 분기에 나온 데이터를 보면 예상보다 경제 성장세가 강하고, 노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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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강한 美 경제…'노랜딩' 전망 다시 뜬다
“미국의 경기 침체는 정말로 고도(Godot)인가.”아일랜드 작가 사뮈엘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주인공들이 하염없이 기다리는 고도는 마지막 장면까지 등장하지 않는다. 작품 속 고도처럼, 미국에도 경기 침체가 끝내 없을 것이란 낙관론이 월가에서 다시금 힘을 받고 있다. 소비, 투자, 고용 등 실물 경제지표 강세에 힘입어 경기가 수축 없이 확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이른바 ‘노 랜딩’(No landing·무착륙) 시나리오다.27일(현지시간) 일제히 발표된 수치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미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CB)가 이날 공개한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9.7로, 2022년 1월 이후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이 조사한 시장 전망치(104.0)를 크게 웃돌았다. 소비자신뢰지수는 지출 활동에 대한 소비자의 자신감과 기대감 등 심리적 요인을 수치화한 지표로, 높을수록 긍정론이 우세하다는 의미다.다나 피터슨 C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35세 미만, 그리고 연 소득 3만5000달러 이상인 소비자들 사이에서 특히 자신감이 뚜렷했다”고 밝혔다.기업 투자도 활발했다. 미 상무부는 5월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수주가 전월보다 1.7% 늘었다고 발표했다. 0.9% 감소를 점쳤던 시장 예상을 뒤엎었다. 민간 기업 투자 수준의 가늠자로 꼽히는 항공기를 뺀 비국방 자본재 수주(근원 수주) 역시 전월 대비 0.7% 증가하면서 시장 전망치(0.1%)를 웃돌았다. 리치먼드 연방은행이 집계한 6월 제조업지수도 -7로, 전월(-15)과 예측치(-12) 대비 양호했다.침체 초기 지표로 꼽히는 주택 시장의 강세가 특히 뚜렷했다. 지난달 미국에선 신규 주택이 76만3000채 팔려나갔는데, 전월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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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긴축 2라운드, 美는 금리 추가인상 준비…인플레 잔불 끈다
약 1년간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자 서구권 중앙은행들이 다시 통화 긴축의 고삐를 죄고 있다. 영국과 노르웨이는 깜짝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고 튀르키예는 단번에 6.5%포인트를 올리며 금리 정상화에 나섰다. 이달 금리를 동결한 미국 중앙은행(Fed), 8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한 유럽중앙은행(ECB)도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글로벌 통화 긴축이 새로운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통화 긴축이 예상보다 길어질 조짐에 경기 침체 우려도 다시 커지고 있다. ○“물가부터 잡자” 잇단 금리 인상22일(현지시간) 유럽 중앙은행들은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기준금리를 올렸다. 영국과 노르웨이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영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5.0%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다. 노르웨이의 기준금리는 연 3.75%까지 올랐다. 스위스 중앙은행도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유럽 중앙은행들의 동시다발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끈적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각심이 최근 커졌기 때문이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뺀 영국의 지난 5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7.1%로 3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근원 CPI 상승폭은 1월(5.8%) 이후 계속 확대되고 있다.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며 “대출을 받은 많은 이들이 걱정하겠지만 지금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상황은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영국이 오는 8월에도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내다봤다.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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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차 역전되면 경기 침체 오는데…'기묘한' 美 경제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와 2년물 국채 금리의 역전 폭이 벌어지며 경기침체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면 6~18개월 내로 경기 침체 국면에 진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려와 달리 주식 시장은 활황세를 보이며 침체와 회복이 맞물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심화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연 3.78%를 기록했다. 반면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연 4.74%대로 치솟았다. 두 국채 간의 금리 격차(스프레드)는 0.97%포인트로 증가했다.미국의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폭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3월 8일 사상 최대 역전 폭인 1.07%포인트에 다다르고 있어서다. 당시 은행 위기에 대한 여파로 인해 스프레드가 42년 만의 최대치로 벌어진 바 있다.지난달 0.5%포인트로 좁혀졌던 역전 폭이 이달 들어 급격히 벌어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0.5%포인트 수준에서 1%포인트대로 역전 폭이 벌어지는 데 3개월가량이 걸렸다. 이달에는 20일 만에 급격히 커진 것이다.최근 금리 역전 폭이 급격히 벌어지게 된 건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발언 때문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 21일 미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연내 2회 이상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선언했다. 경제 성장을 희생해서라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파월 의장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내자 침체 우려가 커졌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자본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가계도 이자 부담이 증가한다. 은행은 대출 규모를 줄여 신용 경색 가능성이 커진다. 이 현상이 지속하면 소비 둔화와 생산 감소가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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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어가는 中…소비·생산 모두 부진
중국의 5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증가율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중국 정부는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등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유동성 확대 조치에 나섰다.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5월 중국의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이 각각 전년 동기보다 12.7%, 3.5% 늘었다고 발표했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로이터통신 예상치(13.6%)보다 낮았고, 산업생산 증가율도 로이터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3.6%)를 밑돌았다.5월 중국 소매판매는 총 3조7803억위안(약 676조원)으로 지난 3월(10.6%) 이후 석 달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4월(18.4%)에 비해 증가 폭은 크게 둔화했다. 소매판매는 백화점·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 변화를 집계한 수치로 내수 경기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 5월 수출입 규모도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경기 부양을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소비 심리 회복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5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3월(3.9%)과 4월(5.6%)에 비해 증가율이 둔화했다. 중국 산업생산은 공장·광산·공공시설 등의 총생산량을 측정한 것으로 제조업 경기 동향을 보여준다. 5월의 도시 실업률은 5.2%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16∼24세 청년실업률이 전달보다 0.4%포인트 높은 20.8%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중국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딘 것으로 나타나자 중국 정부는 금리 인하를 통한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다. 이날 중국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적용되는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전월보다 연 0.1%포인트 낮춘 연 2.65%로 변경했다. 10개월 만의 금리 인하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이달 20일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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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경기순환주·가치주까지…상승장 베팅 잇달아
S&P500지수가 강세장에 공식 진입한 가운데 뉴욕증시가 주요국 금리 결정의 파도를 넘어 랠리를 지속할지 주목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앞다퉈 상승장에 베팅하고 있지만, 13~14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강세가 꺾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1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 9일 올해 말 S&P500지수 목표치를 기존 4000에서 4500으로 올려 잡았다. 6개월여간 5%가량 더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는 12개월간 미국 경기가 침체에 들어설 확률이 35%에서 25%로 낮아질 것이란 전망에 기반한다. 기술주에 이어 경기순환주와 가치주들로 증시 랠리가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도 기여했다. 골드만삭스는 S&P500지수에 편입된 상장사들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시장 컨센서스(206달러)를 웃도는 224달러로 설정했다.월가에서 이 같은 낙관론을 내놓은 건 골드만삭스만이 아니다. BMO캐피털마켓은 S&P500지수 목표치를 4300에서 4550으로 대폭 끌어올렸고, RBC캐피털마켓 역시 목표치를 4100에서 4250으로 상향했다.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결정을 앞둔 상황에서 증시 향방을 섣불리 예단하긴 어렵다. S&P500지수는 지난해 초 4500선을 넘어섰다가 긴축 사이클 시작과 함께 하락세로 돌아선 바 있다. 2000년과 2008년 약세장에서도 20% 넘게 올랐다가 고꾸라진 전례가 있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캐피털이코노믹스, BNP파리바, BMO캐피털 등은 Fed가 6월에 한 차례 금리를 동결한 뒤 7월에 인상할 것이란 예상에 힘을 싣고 있다.장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