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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UCK, '재무약정 미충족' 메디트에 1400억 추가로 태운다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UCK파트너스가 공동 인수한 구강 스캐너 업체 메디트에 추가 자금을 투입한다. 실적 저하로 인수금융을 일으킬 때 내건 재무약정 조건을 지키기 어렵게 된 상황에서 대주단의 관련 조건 적용 면제(웨이버)를 받아내기 위해서다.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와 UCK 등 메디트 주주들은 회사에 추가적인 지분(에쿼티) 투자를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총 14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MBK는 2023년 UCK로부터 메디트를 2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UCK는 MBK에 메디트를 매각하고 재투자했다. 메디트 대주주는 지분 99.46%를 가진 디지털덴티스트리솔루션홀딩스로, MBK와 UCK가 메디트를 인수하기 위해 만든 홀딩컴퍼니다. MBK와 UCK는 이 회사 지분을 각각 70%, 17%가량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원 창업주 측에 있다. 주주마다 추가 투자금을 얼마나 부담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MBK는 메디트를 인수할 당시 우리은행 등으로부터 9000억원 규모 인수금융을 조달했다. 금리는 연 7% 수준으로 알려졌다. 인수금융에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을 6.5배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는 재무약정 조건이 달렸으나 MBK 인수 이후 실적이 악화하며 재무약정 위반 문제가 불거졌다. 대주단의 최종 승인이 떨어지면 재무적 준수 사항에 대한 일시적인 적용 유예·면제를 받을 수 있다.한 업계 관계자는 "메디트 인수금융 대주단 승인을 앞두고 세부적인 조건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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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의무소각 예고에 EB로 피신하는 기업들
기업들이 자기주식과 자회사 지분을 기초로 교환사채(EB) 발행에 속속 나서고 있다. SK케미칼은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을 유동화해 확보한 자금을 신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하림지주와 LS그룹 계열 지주사인 인베니(INVENI) 등 일부 기업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 통과를 앞두고 발 빠르게 EB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SK케미칼, 자회사 지분으로 EB발행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자산운용사, 사모펀드(PEF) 등 잠재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EB 투자 의향을 타진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운용사에 투자 여부를 묻는 단계”라고 말했다.SK케미칼은 2018년 백신(VAX)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했다.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 66.43%를 보유한 대주주다. 이 가운데 지분 6%가량을 토대로 2400억원 규모 EB를 발행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1년 유가증권시장에 공모가 6만5000원에 상장했다. 그해 하반기 주가가 3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후 꾸준히 내리막을 보였다. 이날 주가는 4.69% 오른 4만9150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3조8518억원이다.SK케미칼의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유동화는 지난해부터 SK그룹 내부에서 꾸준히 논의돼온 사안이다. SK바이오사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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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가족경영과 재벌' 논한다…윤종하 부회장, 아시아기업거버넌스 콘퍼런스 연사로
고려아연 지배구조 분쟁에 참여하고 있는 MBK 파트너스가 글로벌 포럼에서 한국의 지배구조에 대해 논한다. MBK의 창립 멤버이자 '키맨'인 윤종하 부회장(사진)이 아시아기업거버넌스협회(ACGA) 콘퍼런스에 참석해 '가족경영과 재벌'을 주제로 토론할 예정이다.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윤 부회장은 오는 11월 12~13일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ACGA 주최로 열리는 연례 콘퍼런스에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세계 각국의 연기금과 국부펀드, 자산운용사 등 100여개 기관을 회원으로 둔 ACGA는 아시아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하는 비영리 단체다.윤 부회장은 행사 둘째 날 '가족 경영 기업 및 재벌 – 승계 계획 수립과 효과적인 이사회 구축'을 주제로 열리는 마지막 세션의 토론자로 참석한다. ACGA 측이 MBK에 참여를 요청했고 윤 부회장이 이를 승낙하며 패널 토론 참석자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MBK가 지난해 고려아연의 지배구조 문제를 적극적으로 파고들었던 점을 고려하면 윤 부회장은 토론회에서 고려아연 투자 경험을 비롯해 소수 지분만을 갖고도 경영권이 일부 가족 경영인에게 집중되는 문제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윤 부회장은 평소에도 한국의 기업 지배구조를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11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주도로 상법 개정을 촉구하는 국내외 자본시장 전문가 109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최근 상법 개정으로 사외이사 명칭이 '독립이사'로 바뀌게 된 것도 윤 부회장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윤 부회장은 지난해 4월 평소 교류하고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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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오르는 광화문 '프리미어 플레이스' 인수전…언론사도 참전
싱가포르투자청(GIC)이 매각을 추진하는 서울 광화문 소재 중형 오피스 빌딩 '프리미어 플레이스'의 인수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부동산 운용사 뿐 아니라 신사옥을 찾는 전략적투자자(SI)들까지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청계천 초입에 자리한 우수한 입지임에도 인수 자금 부담이 비교적 적어서다.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진행된 프리미어 플레이스 입찰에 원매자 10여 곳이 참여했다. GIC는 이 가운데 숏리스트(인수 적격 후보)에 8곳을 올려 최근 인터뷰를 진행했다. 자산운용사로는 이지스자산운용과 캡스톤자산운용, 코람코자산신탁, 코람코자산운용, 브라이튼자산운용, 블루코브자산운용 등이 이름을 올렸다. 경제 매체인 머니투데이도 숏리스트 명단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프리미어 플레이스는 청계광장 초입에 자리한 오피스 빌딩이다. 지하 5층~지상 15층, 연면적 1만6442㎡ 규모로 1992년 준공됐다. 지하 1층~지상 2층은 리테일 시설로 사용되고, 나머지 오피스 시설의 약 70%를 서울시가 사용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흥아해운, 한일네트웍스 등도 주요 임차인이다. 광화문 일대 정부기관, 금융사, 국내외 대기업 등에 빠르게 접근할 수 있고 지하철과 광역버스 등 대중교통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입지가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업계에서는 준공 34년이 지난 노후 자산인 만큼 추가 용적률 인센티브 등을 활용해 재개발 및 리모델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안서를 접수한 운용사들도 우량 임차인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 흐름을 창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건물을 오피스나 호텔 등으로 재개발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부동산 운용사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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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구루·HOL SG, 조경·미디어아트 융합으로 아시아 공략 MOU
한국의 조경·공간연출 전문기업 두구루(DUGURU)가 싱가포르 기반 경험 디자인 기업 HOL SG와 손잡고 아시아 공간경험 디자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두구루는 HOL SG와 스토리텔링 기반 전시·브랜드 경험 디자인과 플랜테리어(Planterior) 조경 솔루션을 융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HOL SG는 박물관·갤러리·브랜드 경험 센터를 대상으로 스토리텔링과 인터랙티브 기술을 접목한 경험 디자인을 선도해온 기업이다.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몰입형 공간을 구현하며, 공공문화기관과 글로벌 브랜드와 작업을 진행했다. 두구루는 대형 인공조경과 생화조경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플랜테리어 프로젝트로 국내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다. 최근에는 미디어아트와 결합한 공간 연출로 영역을 넓혀왔다.이번 협약은 양사의 전문성을 결합해 ▲스토리텔링이 담긴 자연친화적 체험 공간 ▲박물관·전시관 리모델링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체험관 공동 진출 ▲지역 관광지 맞춤형 ‘Immersive Eco-Experience Park’ 개발 등 다양한 협력 모델을 추진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HOL SG의 스토리텔링·디지털 역량과 두구루의 조경·자연 연출 능력이 결합하면, 단순한 조경을 넘어 '이야기가 있는 조경 시장'이라는 새로운 영역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도시 재생 프로젝트에서 역사·문화 스토리텔링을 담은 생태 정원을 기획하거나, 글로벌 브랜드 체험 공간에서 자연+디지털 서사가 결합된 인터랙티브 가든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이는 공공기관의 스마트 뮤지엄·스마트 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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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관계사 버킷스튜디오, 상폐 위기에 '클린 M&A' 진행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코스닥 상장사 버킷스튜디오가 경영권 공개 매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매도자가 관여하지 않는 인수합병(M&A) 방식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회사는 빗썸의 ‘그림자 실소유주’로 불린 강종현 씨가 횡령·배임 및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지배구조 리스크가 불거진 곳이다.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버킷스튜디오는 삼정KPMG를 주관사로 삼고 경영권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10여 곳의 투자자들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는 등 흥행 가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매각 대상은 대주주 이니셜1호투자조합과 비덴트, 강지연 대표이사 등이 보유한 지분 약 37%다.버킷스튜디오는 이니셜1호투자조합이 2023년 횡령·배임 의혹에 휘말리며 감사의견 거절 위기에 몰렸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이니셜1호투자조합을 사실상 지배했다는 의혹을 받는 강종현 씨는 계열사 자금 6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있다. 강 씨의 여동생 강지연 씨는 버킷스튜디오 대표이자 조합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대주주의 사법 리스크로 버킷스튜디오의 소액주주들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수년째 거래가 중단된 상태에서 상장폐지가 목전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전체 지분의 절반 이상이 소액주주 몫이라 피해는 더욱 컸다. 결국 지배구조 리스크 해소가 불가피해지면서 대주주 지분은 공개매각 절차를 밟게 됐다. 거래소의 상폐 압박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해석이다. 이런 이유에서 매각 과정은 매도자의 의견이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로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법인과 법무법인을 선임했지만 매도자가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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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페이 또 EB 발행...카카오페이 10%대 급락
카카오페이 2대주주인 중국 알리페이가 카카오페이 지분을 기초로 한 해외 교환사채(EB)를 발행한다. 대규모 단기 EB를 발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 초반 주가가 10%가까이 급락했다.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주식을 담보로 EB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3일 공시했다. 이번 EB는 4억5000만 달러(약 6265억원) 규모다. 카카오페이 보통주 1144만5638주(발행주식의 8.47%)를 기초로 발행했다. 교환가액은 주당 5만4744원이다. EB 발행일은 오는 10월 2일이고, 만기일은 오는 12월 29일이다. 알리페이는 앞선 7월에도 보유 중인 카카오페이 지분 중 3.55%에 해당하는 479만 6168주를 대상으로 해외 EB를 발행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해당 EB 역시 지금처럼 만기가 3개월인 단기 EB였다. 지난 2022년 6월에는 카카오페이 지분(3.8%) 500만 주를, 2년 뒤인 지난해 3월에는 지분(2.2%) 295만 주를 블록딜(시간외매매)로 처분해 투자금을 회수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카카오페이 주가는 약 10% 하락한 5만2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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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KPMG, 중소형 비상장기업 전담 'IPO 지원센터' 출범
삼정KPMG가 중소형 비상장기업의 기업공개(IPO) 과정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삼정KPMG는 소규모 비상장기업의 설립 초기 단계부터 중소·중견기업, 상장예비기업으로의 성장 과정을 지원하고 상장 이후에는 코스닥 및 유가증권시장 안착을 돕는 ‘IPO지원센터’를 신설했다고 3일 밝혔다.올해 1월 금융당국은 기관투자자 의무보유 확약 우선배정, 주관사 취득분 의무 보유 강화, 소규모 사모운용사 및 투자일임사 수요예측 참여 제한 등을 포함한 ‘IPO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향후 IPO 심사 또한 더욱 보수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삼정KPMG 관계자는 “변화되는 제도 환경 속에서 시장에 참여하고자 하는 비상장기업이 건강한 성장을 통해 상장을 완수하고, 중장기 가치투자를 받을 수 있는 상장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IPO지원센터를 출범했다”고 밝혔다.IPO지원센터는 강인혜 삼정KPMG 감사부문 전무(정보통신사업 3본부장)가 이끌며,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 소프트웨어, 소비재, 유통, 제조 등 주요 산업별 전문가로 구성됐다. 밸류에이션, 인수·합병(M&A), 세무 전문가들이 자문그룹으로 참여해 기업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강 IPO지원센터장은 “기업의 성장 단계별로 필요한 내부관리 절차, 재무제표 신뢰성 확보, 재무 리스크 관리, 규제·감독 환경 대응 등 핵심 준비사항에 대한 조언을 제공할 것”이라며 “축적된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온라인 콘텐츠와 오프라인 세미나를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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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의 책임과 존경받는 운용역의 역할 - Part2 [마스턴의 시선]
자산운용사는 투자자의 자금을 위탁받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운용, 매각하여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조직구조와 취급 상품에 따라 운용과 매각까지 일괄 담당하는 경우도 있고, 별도의 자산관리팀을 두어 전문성을 강화하기도 한다. 자산과 투자자 특성에 따라 기능을 분리하거나 통합하는 방식은 저마다 장단점이 있다.그러나 어떤 방식을 채택하든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 운용역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이 있다는 점이다. 그 덕목은 곧 신뢰, 경험, 책임이다. 이 세 가지는 운용역 개인의 자질을 넘어, 자산운용사의 건정성과 지속성을 뒷받침하는 근간이 된다. 존경받는 운용역이 갖추어야 할 세 가지 덕목을 살펴보자.운용과 매각단계에서 운용역에게 요구되는 덕목 1) 신뢰할 수 있는 사람: “내 돈보다 더 신중하고 더 성실하게”자산운용사는 단순히 수익을 내는 직업이 아니다. 투자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수천억 원의 자산을 대신 책임지고, 판단하며, 결정하는 자리다. 그중에서도 운용역이 반드시 지녀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바로 ‘신뢰’다.운용역은 매입과 매각, 수익과 비용, 임대, 대출, 공사 등 크고 작은 의사결정의 중심에 서 있다. 나는 중요한 순간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계속 진행할 것인가, 멈출 것인가, 아니면 더 나은 대안은 무엇인가?” 그리고 마지막에는 반드시 이렇게 자문한다. “만약 내 돈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 질문이야 말로 올바른 판단으로 이끌어 주는 나침반이다.아무리 작은 투자 건이라도 나를 믿고 맡긴 투자자의 입장에서 고민해야 한다. 존경받는 운용역은 단기 수익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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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꿰뚫는 감사인이 기업가치 지킨다 [삼일 이슈 프리즘]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규제환경의 변화, 기술혁신의 가속화로 기업이 투자자와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재무정보의 투명성이 필수 요소가 됐다. 하지만 단순히 재무제표를 검증하는 전통적인 회계감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전산화된 재무정보 산출 과정에 대한 검토와 빅데이터 분석 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감사가 가능해지면서 이전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투명한 감사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재무제표 수치 확인과 원시 증빙서류 대조에 의존하던 기존 감사 방식은 이제 과거의 일이 됐다. 현재는 AI가 기업의 주요 매출계약과 리스계약을 전수 분석해 예비 검토 결과는 물론, 추가 검토가 필요한 사항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해주는 시대다. 회계감사 패러다임의 변화이에 따라 회계감사의 패러다임도 '규정 준수 확인' 중심에서 '산업 맞춤형 리스크 관리'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재무제표를 얼마나 꼼꼼하고 정확하게 검증했는지가 중요했다면, 이제 감사인은 단순한 감시자를 넘어 '리스크 관리자'이자 '비즈니스 파트너'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핵심적인 자질은 바로 기업이 속한 산업의 구조와 수익모델, 규제 환경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산업 전문성이다.필자가 속한 기술·미디어·통신(Tech/Media/Telecommunication, TMT) 분야는 각 산업별로 비즈니스 모델과 규제가 상이하기 때문에, 동일한 재무제표 항목이라도 분야에 따라 해석과 리스크 요인이 크게 달라진다. 더욱이 같은 산업 내에서도 산업 특성과 회계 이슈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반도체 분야를 예로 들면, 과거에는 재고자산 평가와 유형자산의 감가상각 등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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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관세 시대, 이전가격 정책 수립, 현지 생산 검토를 위한 액션플랜을 세워야 [안진 클로즈업]
최근 미국 항소법원의 상호관세 제동 판결에도 불구하고, 8월 7일 미국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 15% 부과 결정은 대미 수출 기업들에게 ‘관망 모드’의 종료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 종료 후에도 많은 통상 현안들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로 남아있기는 하지만, 한국 제조 기업은 15% 상호관세 만큼은 새로운 경영환경으로 받아들이고 생존을 위한 액션 플랜 가동에 나서야 한다. ‘혹시나 완화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 속에 관망해온 기업들도 생존을 위해 즉각적이고 전략적인 실행에 나서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단기 대응책으로 관세 부담 주체와 가격 전략을 재점검하라가장 우선적으로 CEO들의 액션 플랜은 15% 상호관세 부담의 최적 배분이다. 이는 단순한 원가 문제가 아닌, 기업의 비즈니스 경쟁력에 의해 결정되는 전략적 선택이다. 소비자, 현지법인, 본사 중 어느 주체가 관세로 인해 상승된 비용을 흡수할지에 따라 향후의 시장 포지셔닝이 결정될 수 있다.미국 시장에서 경쟁이 완화되어 있다면, 가격 인상을 통해 일정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종에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현실을 고려하면, 인상된 15% 관세를 제품 가격에 전가한다면 곧바로 매출 감소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따라서 다수의 기업은 일차적으로 본사가 FOB (Free on Board) 가격을 낮추어 관세를 스스로 부담하는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다.문제는 이 경우, 간과할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 미국 세관(CBP)은 가격 인하를 통한 관세 축소를 ‘관세 포탈’로 의심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단순히 추가 관세와 가산세 부과에 그치지 않고 수입 라이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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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오헤어, 8000억원 규모 M&A 체결 [VC 브리핑]
벤처캐피털(VC) 및 스타트업 정보업체인 The VC와 함께 지난주 VC 투자 현황을 요약 정리해 드립니다. 오늘의 투자에서 내일의 아이디어를 얻으시기를 바랍니다.지난 한 주간 뷰티, AI,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투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준오헤어, 8000억원 규모 M&A 체결글로벌 사모펀드(PEF) 블랙스톤이 약 8000억원 규모로 프리미엄 헤어케어 브랜드 준오헤어의 경영권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거래로 블랙스톤은 준오헤어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다는 계획이며 창립자인 강윤선 대표는 최고경영자(CEO)직을 유지한다.1982년 설립된 준오헤어는 전국 180개 이상 지점을 운영하는 프리미엄 헤어케어 프랜차이즈다. 싱가포르·베트남·필리핀 등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했고, 일본과 태국에서는 현지 마스터 프랜차이즈 파트너와 협력 중이다. 멀티스텝, 예방 중심의 헤어 및 웰니스 트리트먼트를 개척한 브랜드로 평가받는다.강 대표는 “블랙스톤과 협력해 한국 뷰티·웰니스 서비스를 글로벌 무대에 확산하게 돼 기쁘다”며 “블랙스톤의 글로벌 플랫폼과 네트워크가 준오헤어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K-뷰티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유진 블랙스톤 한국 PE 부문 대표는 “비전 있는 창업자와 협력하고 가족경영 기업 성장을 강화하는 블랙스톤의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프렌들리AI, 275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 프렌들리AI가 약 275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캡스톤파트너스가 주도했으며 KB증권이 후속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VC) 시에라벤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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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7810억원 몰려
금융지주사들이 하반기 들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리 인하 기조에 따라 발행금리가 낮아진 점을 활용해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다. 2일 신한금융지주는 최대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AA-)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해 총 7810억원의 주문을 확보했다. 대표주관은 한양증권이 맡았다. 희망금리 범위(3.00~3.50%) 중 3.26%로 금리가 확정됐다. 이는 국고채 5년물 대비 0.06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앞서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0일 27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 수요예측에서 7200억원의 주문을 모으며 흥행했다. 최종 발행금리는 3.29%다. 다른 금융지주들도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2500억원)와 iM금융지주(1000억원), 메리츠금융지주(1000억원), 우리금융지주(2700억원), BNK금융지주(1050억원) 등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조달 자금은 증권사 자기자본 확충, 보험사 지급여력(RBC) 비율 개선 등 계열사 재무건전성 제고에 활용된다. 신용도가 높은 금융지주사가 대규모로 자금을 조달한 뒤 계열사에 투입해 전반적인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구조다. 다만 신용도에 따라 발행 금리는 차이가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희망금리 범위를 4.0~4.5%로 제시했고, 한국투자금융지주는 4.3~4.8%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제시했다.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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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GS에너지, BBB급 한진까지 수요예측 흥행
현대제철(신용등급 AA)과 GS에너지(AA), 한진(BBB+) 등이 회사채 수요예측을 통해 총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날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1500억원 모집에 63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트랜치별로는 3년물 700억원 모집에 3900억원, 5년물 400억원 모집에는 1800억원, 7년물은 400억원 모집에 600억원이 참여했다. 개별 민간채권평가사 평가금리 대비 –30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150bp로 제시해 3년물 –5bp, 5년물 –5bp, 7년물 +19bp에서 목표액을 채웠다. GS에너지(AA)는 총 1500억원 모집에 95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트렌치별로는 2년물 300억원 모집에 2000억원, 3년물 700억원 모집에 6400억원, 5년물 500억원 모집에 1100억원이 모였다. 개별 민간채권평가사 평가금리 대비 –30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150bp로 제시해 2년물 –9bp, 3년물 –5bp, 5년물 –2bp에서 목표액을 채웠다. 시장에서는 최근 안정적인 금리 흐름과 AA급 발행사에 대한 투자자 선호가 맞물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 측은 수요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증액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BBB+급인 한진도 600억원 모집에 147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2년물 200억원 모집에 600억원, 3년물 400억원 모집에 870억원이 몰렸다. 개별 민간채권평가사 평가금리 대비 –0.40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0.40bp로 제시해 2년물 –50bp, 3년물 –41bp에 목표액을 채웠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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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경영' 코스메카코리아, 코스피 이전상장 미승인
코스닥에 상장돼 있는 화장품 제조업체 코스메카코리아가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심사에서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조임래 코스메카코리아 회장과 박은희 부회장의 '부부 경영'을 해소하라는 한국거래소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데 따른 결과다.코스메카코리아는 지난 1일 거래소에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고 2일 공시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지난 6월 말 이전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심사 과정에서 거래소는 부부 경영에 관한 개선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조 회장(지분율 7.7%)과 그 부인인 박 부회장(25.2%)이 각자대표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장남인 조현석 코스메카코리아 사장, 차남인 조현철 잉글우드랩 대표도 각각 지분 3%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의 총 지분율은 38.9%에 이른다. 거래소는 이 같은 가족 중심 지배구조가 폐쇄적인 의사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부부가 동시에 각자 대표를 맡고 있는 가운데 아들들은 계열사의 대표 및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서다.하지만 코스메카코리아는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코스메카코리아 관계자는 "조 회장은 연구개발(R&D)과 대외적인 업무에, 박 부회장은 대내적인 업무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를 갑작스럽게 바꿀 수 없어 이전 상장 대신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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