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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합병계획서는 경영 비밀"…공개 거부한 산은 손 들어줬다
기업 간 합병 계획서는 정보공개법상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해당해 외부 노출이 제한돼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과정에서 고용 유지 문제를 두고 사측과 갈등을 빚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합병을 주도한 산업은행에 합병 계획서를 공개하라며 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5부(부장판사 이정원)는 아시아나항공 소속 여객기 조종사이자 조종사노조 위원장인 A씨가 산은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 취소 소송에서 지난달 17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양쪽 다 항소하지 않아 이 판결은 확정됐다.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2021년 7월 산은에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이 수립한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통합(PMI) 계획서를 공개하라고 청구했다. PMI 계획서에 포함된 ‘고용 유지 및 단체 협약의 승계 방안’을 알 권리가 있다는 취지였다. 한진칼이 작성한 PMI 계획서는 같은 해 3월께 산은에 제출돼 6월께 최종 확정됐다.산은은 PMI 계획서가 정보공개법 9조에 규정된 ‘법인, 단체, 개인 등 민간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지난해 9월 노조는 PMI 계획서 공개를 재차 청구했지만, 산은은 “양사와 관련 계열사의 향후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포함해 유출 시 법인·주주의 정당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같은 결정을 내렸다.노조는 주가에 영향이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PMI 계획서 공개에 따라 근로자가 얻는 이익이 부작용보다 크다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산은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인수 이후 통합 과정에 대한 지향점,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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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2조 자사주 매입·소각 지분 판 산은, 公자금 첫 회수
HMM이 약 2조2000억원을 들여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나선다. 전체 발행 주식의 8%에 달하는 대규모 매입·소각이다. 산업은행은 보유 지분을 HMM에 팔아 기존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처음으로 회수한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 지원을 위한 정책금융에 쓸 실탄 최대 1조원을 확보한다.14일 금융권에 따르면 HMM은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어 2조143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주당 매입 단가는 2만6200원이다. 매입 물량은 8180만1526주다. HMM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2% 하락한 2만2100원을 기록했다.HMM은 지난 1월 1년 이내에 2조5000억원 이상의 주주 환원을 실시하겠다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 5286억원을 배당했고, 남은 2조여원을 이번 자사주 매입에 사용한다. HMM 관계자는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하면서 자사주 매입 시기를 저울질하다 긴급 이사회를 열어 결정했다”고 밝혔다.자사주 매입은 공개매수로 진행한다. 공개매수에 참여한 주주들이 청약한 주식 수량을 지분율에 비례해 나누는 방식이다. 오는 18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공개매수 기간을 거쳐 다음달 24일 소각이 이뤄질 예정이다.HMM의 1·2대 주주인 산은과 해양진흥공사는 보유 주식 전량을 청약할 방침이다. 현재 산은은 HMM 지분 3억6919만 주(36.0%), 해진공은 3억6559만 주(35.7%)를 갖고 있다. 소액주주 청약 결과에 따라 산은과 해진공은 각각 최대 1조원의 공적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전망된다.산은, HMM서 최대 1조원 확보 '숨통'…추가 지분 매각 관심대미투자 등 정책자금 역할 큰데, 조달금리 오르면 대출 여력 하락HMM 지분은 산업은행의 오래 묵은 ‘골칫거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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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톱 앉혔다…다시 돌아가는 금융권 '인사 시계'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 ‘투톱’ 자리가 채워져 멈춰 있던 금융권 ‘인사 시계’가 다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공석인 금융당국 임원급 보직을 시작으로 국책은행장, 금융공공기관장 및 협회장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인사 태풍’이 몰아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핵심 요직인 사무처장(1급·차관보급) 자리가 공석이다. 지난달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승진 이후 후속 인사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금융위는 작년 3월 이후 1급 인사를 하지 않아 적체가 심하다. 이에 따라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 취임을 전후로 최소한 한 명 이상의 1급 인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 안팎에서는 과거 관행으로 미뤄볼 때 신진창 금융정책국장, 박민우 자본시장국장의 승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1급 인사 이후엔 국·과장 인사도 후속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자산운용과, 보험과, 청년정책과, 금융안전과 등이 공석이거나 직무대리 상태다. 일각에서는 금융감독체계 개편 여부에 따라 후속 인사의 방향성이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금감원도 곧바로 임원 인사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함용일 자본시장부문 부원장이 퇴임한 뒤 해당 자리가 공석인 데다 오는 18일에는 김범준 보험부문 부원장보 퇴임이 예정돼 있다.금감원은 수장이 바뀌면 전체 임원이 재신임을 묻는 차원에서 일괄 사표를 제출해왔다. 전임자인 이복현 전 금감원장은 취임 두 달 만에 임원 인사를 소폭으로 단행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 첫 금감원장인 최흥식 전 원장은 부원장보 이상 임원을 전원 교체했다. 이찬진 신임 금감원장의 임원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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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민성장펀드 '150조+α'로 판 키운다
정부가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국민성장펀드’ 규모를 당초 100조원에서 150조원 이상으로 키우기로 했다. 정부와 금융회사, 연기금,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인공지능(AI)과 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28일 국정기획위원회와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는 AI, 바이오, 방위산업, 항공우주 등 첨단전략산업에 총 ‘150조원+α’를 투자하는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국정과제에 담기로 했다. 국민성장펀드는 이 대통령의 정책 비전인 ‘3·3·5’(AI 3대 강국, 잠재성장률 3%, 국력 세계 5강 도약) 실현을 위한 핵심 공약이다. 정부는 산업은행에 설치하는 50조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기금’에 더해 금융회사, 연기금, 일반 국민 등 민간 자금을 최대 100조원가량 끌어모아 펀드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정부와 국책은행 자금으로 구성된 모펀드가 자펀드에 10% 이상 후순위로 출자해 손실을 우선 분담한다. 이어 민간 금융회사도 벤처기업 투자 펀드 등에 차순위로 10%가량 출자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정부와 금융회사가 투자 손실을 흡수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서형교/배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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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4000억弗 선불금' 청구서…재원 부족하고 직접지원 못해
미국 정부가 한·미 관세협상 테이블에서 5500억달러에 달하는 일본의 ‘대미 투자펀드’를 한국 정부에도 요구하면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협상 타결을 위해선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야 하지만 자금 확보가 어려운 데다 국내 금융회사가 현지 미국 기업에 직접 대출·투자하기가 쉽지 않아서다.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일본의 대미 투자펀드(재팬인베스트먼트아메리카이니셔티브)와 비슷한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국내 정책금융기관 등과 협의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과 관세협상을 타결한 직후 일본 펀드에 대해 “미국과의 무역을 위한 선불금” “다른 국가도 돈을 내고 관세를 낮출 수 있다” 등 공개 발언을 내놓자 대미 펀드 조성안이 관세협상의 주요 이슈로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정부는 공급망기금, 첨단산업전략기금 등 국내 전략기금과 비슷한 기금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이 대출·투자를 맡고, 무역보험공사가 보증하는 방식이다. 다만 정부는 일본과 달리 펀드의 투자 대상은 ‘한·미 제조업 협력 프로젝트’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법상 수출입은행 등 국내 정책금융기관이 해외 기업이나 외국 정부의 사업에 직접 대출 또는 보증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무역보험공사는 ‘국내 기업의 수출입 위험을 보증해주고, 수출입은행은 국내 기업의 수출이나 해외 자원 개발과 관련이 있을 때만 ‘해외 법인이나 외국 정부에 대한 보증을 할 수 있다.국내 정책금융기관의 해외 투자 경험과 자산 규모상 펀드 규모가 미국 측 기대(최대 4000억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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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법정자본금 45조로 늘어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산업은행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30조원에서 45조원으로 높이는 법안을 발의했다. 산은 자본금이 법정 한도인 90%에 이르자 정책금융 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데 따른 조치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전략산업 지원 여력이 그만큼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17일 국회에 따르면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전날 이런 내용의 산업은행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정자본금은 산은의 자본금 최대치다. 실제 자본금은 정부의 증자 등으로 결정된다.산은의 법정자본금은 1981년 1조원에서 1995년 5조원, 1998년 10조원, 2009년 20조원, 2014년 30조원으로 커졌다. 이후 10년 동안 30조원으로 고정돼 있었다. 산은의 지난달 말 자본금은 27조원으로 법정자본금의 90%를 소진했다.법정자본금을 늘리지 않으면 산은이 한국 경제 및 산업 발전 지원이라는 핵심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산은이 정책금융 공급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선 대출과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이로 인해 위험가중자산이 커질 수 있어 건전성에는 부담이 된다.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지난 3월 말 14.13%로 국내 20개 은행 가운데 가장 낮다. BIS 비율을 개선하기 위해선 증자해야 하지만, 이미 자본금이 법정 한도에 육박해 한계가 있었다.정치권에선 이른 시일 내 법안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도 작년 11월 산은 법정자본금 한도를 60조원으로 확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서형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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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녹스리튬, 3000억 유치 이차전지에 기관 관심 회복
전기차(EV) 배터리 핵심소재인 수산화리튬을 제조하는 이녹스리튬이 대규모 투자 유치를 받는다. 이녹스리튬은 코스닥 상장사인 이녹스첨단소재의 자회사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녹스리튬은 모회사 출자를 포함한 30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조만간 마무리한다.각 투자자들은 이미 투자 결정을 확정 짓고, 내부 투자심의위원회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심위를 통과하면 본계약 체결 및 납입 절차로 이어질 예정이다.이번 투자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금융기관, 벤처캐피털(VC) 등 16곳이 참여했다. 회사의 성장 가능성 뿐 아니라 EV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이 몰렸다는 후문이다.노앤파트너스 산업은행 KB증권 우리PE자산운용 등이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공동 투자 형식임에도 규모가 작지 않아 주요 투자자들은 수백억원의 투자금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 유치는 기업가치 2400억원 수준에서 이뤄졌다. 초기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의 발행이 유력했지만, 보통주로 조달 방식이 변경됐다.다만 일정 기간 내 자회사가 상장을 마치지 못할 경우, FI들이 연 7% 수익률로 지분을 이녹스첨단소재에 되팔 수 있는 조건(풋옵션)이 포함됐다. 모회사가 일정 수준의 회수 책임을 지는 구조로 투자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다.2019년 9월 설립된 이녹스리튬은 수산화리튬의 제조·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이차전지 소재 기업이다. 충북 오창에 2만4000평 규모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다. 다만 본격 양산을 위한 외부 투자 유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투자금도 제조공장 구축 및 가동 과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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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녹스리튬, 3000억 투자 유치 마무리 수순…FI 16곳 몰렸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수산화리튬을 제조하는 이녹스리튬이 3000억원 유치를 앞두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녹스리튬은 30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조만간 마무리한다. 앞서 지난 4월 이녹스리튬의 모회사 이녹스첨단소재는 유상증자를 통해 이녹스리튬에 600억원 가량을 출자한 바 있다. 투자금은 이녹스리튬의 수산화리튬 제조공장 구축에 투입된다. 이녹스리튬은 모회사의 투자와 외부 자금까지 합쳐 3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게 목표다. 투자 유치는 클로징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각 투자자들은 내부 투자심의위원회 승인을 진행 중이다. 투심위를 통과하면 본계약 체결 및 납입 절차로 이어질 예정이다.이번 투자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금융기관, 벤처캐피털(VC) 등 16곳이 참여했다. 회사의 성장 가능성 뿐 아니라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복수의 투자자가 몰렸다는 후문이다. 산업은행, KB증권, 우리PE자산운용 노앤파트너스 등이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 KB자산운용도 주요 투자자로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최종적으로는 참여하지 않게 됐다. 클럽딜 형식임에도 규모가 작지 않아 주요 투자자들은 수백억원의 투자금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번 투자 유치는 기업가치 2400억원 수준에서 이뤄졌다. 초기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의 발행이 유력했지만, 보통주로 조달 방식이 변경됐다. 다만 일정 기간 내 자회사가 상장을 마치지 못할 경우, FI들이 연 7% 수익률로 지분을 모회사에 되팔 수 있는 조건(풋옵션)이 포함됐다. 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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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국민펀드에 50조 첨단산업기금 활용"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국민펀드’의 모펀드에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발(發) 통상 위기에 처한 기업엔 20조원 규모의 정책금융이 투입된다.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정기획위원회 경제1분과는 산은과 수출입은행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날 보고엔 김복규 산은 회장 직무대행과 윤희성 수은 행장 등이 참석했다.산은은 이날 100조원 규모 국민펀드 조성과 관련한 세부 이행 계획을 발표했다. 국정기획위는 국민펀드를 ‘정부출연’(모펀드)과 ‘국민투자’(자펀드)가 결합한 모자펀드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산은은 첨단전략산업기금이 모펀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산은과 금융당국은 50조원 규모로 첨단전략산업기금을 조성해 반도체와 바이오, 인공지능(AI)산업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산은은 기금 설치를 위한 산은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수은도 통상 위기에 처한 기업에 총 20조원의 정책금융을 수혈할 계획이다. 석유화학, 철강 등 어려움을 겪는 기간산업에 10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대기업과 해외에 같이 진출했거나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중견기업에 3조원의 상생 금융을 지원한다. 국내 기업의 수출과 해외 진출을 돕는 6조5000억원 규모의 위기 대응 특별 프로그램도 신설하기로 했다.한편 국정기획위는 이날 산은과 수은 보고에 앞서 금융감독원 업무보고도 받았다. 금감원은 보고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개선 방안,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감독 강화,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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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산업은행, '자본잠식' KDB생명 1조 증자 추진
산업은행이 자회사 KDB생명을 대상으로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KDB생명이 완전 자본잠식에 빠질 만큼 건전성이 악화한 데 따른 조치다. 금융당국은 산은에 “증자뿐 아니라 경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KDB생명 증자 계획을 보고했다. 산은이 KDB생명을 대상으로 재무 실사한 결과, 회사의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을 적정 수준에 맞추기 위해선 3년간 9000억~1조원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금리 하락과 미래에 발생할 손실계약 등 리스크 요인을 감안한 수치다.산은은 1조원을 한 번에 증자하지 않고 3년에 나눠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현재 회계법인에 의뢰해 정밀 실사를 진행하고 있어 최종 증자 규모는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산은이 대규모 증자를 추진하는 것은 KDB생명의 건전성이 급격히 나빠져서다. 이 회사의 자기자본(자본총계)은 1분기 말 -1348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말 3856억원에서 작년 말 613억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금리가 하락하면서 시가로 평가한 부채가 급증하고 반대급부로 자본은 감소한 것이다. 과거 KDB생명이 판매한 고금리 계약이 부메랑이 돼 건전성을 갉아먹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금융위는 산은의 증자 계획을 보고받은 뒤 “여러 대안을 함께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무작정 증자만 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해서다. 산은이 2010년 KDB생명을 인수한 뒤 지금까지 투입한 자금은 약 1조5000억원에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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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산업성장펀드 출자사업에 IBK투자증권 등 6곳 도전장
원전산업성장펀드 출자사업에 IBK투자증권-웨일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DS프라이빗에쿼티(PE) 등 원전 관련 사업 투자 경험이 많은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주관하는 원전산업성장펀드 출자사업에 △DS PE △VL인베스트먼트 △IBK투자증권-웨일인베스트먼트 △SKS크레딧 △인라이트벤처스 △PNP인베스트먼트-현대투자파트너스 등 6곳이 지원했다.원전산업성장펀드는 산업은행(50억원)과 한국수력원자력(300억원), 정부(350억원) 등이 출자한 자금 700억원을 마중물로 원전 생태계 발전에 투자하는 펀드다. 이번 출자사업에선 1~2곳의 운용사를 선정해 출자금을 배분한다.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는 게 목표다.원전 생태계 발전을 목표로 하는 특수 목적 펀드인 만큼 운용사 선정 시 10년 이내 원전 산업 관련 투자 실적을 보유한 운용사를 우대한다. 펀드의 투자 가이드라인도 원전 산업에 초점을 맞췄다. 원전 산업 관련 중소·중견기업에 펀드 목표 결성 금액의 절반 이상을 투자해야 하고, 소형모듈원전(SMR) 기업에 대한 투자도 15~25% 가량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한다.6곳의 지원 운용사 중에선 IBK투자증권-웨일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원전 관련 투자 경험이 가장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IBK투자증권과 웨일인베스트먼트는 미국 3대 SMR 기업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뉴스케일파워에 2019년 두산에너빌러티와 함께 4400만달러(약 6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미국 SMR 기업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첫 투자로 주목받았다. 웨일인베스트먼트는 두산에너빌리티와 DL이앤씨, 한국수출입은행 등의 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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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목전' 퓨리오사AI, 1100억 투자 유치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 스타트업 퓨리오사AI가 11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브릿지 투자를 유치한다. 기존 투자자였던 산업은행을 비롯해 새로 합류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가 이번 라운드에서 주요 투자자로 참여한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퓨리오사AI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약 11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브릿지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고 있다. 540억원이 납입 완료된 상태로 알려졌으며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해 이달 말까지 추가 투자 유치를 진행한다.이번 투자 라운드에서 퓨리오사AI의 기업가치는 납입 전 기준 83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등극에 한층 가까워진 셈이다. 투자는 이달 말 클로징 되며 총 유치 금액은 1100억원을 넘을 수 있다. 이전에도 투자에 참여했던 산업은행이 이번 라운드에도 주요 투자자로 나섰다. 산업은행은 이미 퓨리오사AI의 지분 9.6%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투자에서 산업은행은 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IBK은행과 IBK증권 PE, IBK벤처투자도 합쳐서 18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PEF 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는 이번 라운드에서 투자자로 새로 합류해 2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기존 투자자들 대부분이 VC로 이뤄진 가운데 중대형 규모의 PEF 운용사가 참여한 것이다. 산업은행과 케이스톤 등은 퓨리오사AI와 조만간 신주인수계약서(SSA)를 체결하고 이달 중순 투자금 납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유진증권과 케이프증권 대성창투 등 투자사들이 대거 참여했다.이재명 대통령이 공약과 선거유세 등을 통해 "AI 투자 100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한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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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린컴퍼니 인수하는 구다이…산은이 인수금융 주선
뷰티업계의'인수합병(M&A) 큰 손'으로 떠오른 구다이글로벌이 서린컴퍼니를 품기 위해 인수금융을 활용한다. 산업은행이 구다이글로벌의 인수금융 주선사로 나설 예정이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6000억원 규모의 서린컴퍼니 인수에서 절반 규모인 30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한다. 이중 산업은행이 1500억원 가량을 조달하며 나머지 1500억원을 하나증권과 NH투자증권이 절반씩 나눠 맡는다. 금리를 비롯한 세부 조건은 아직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인수대금 3000억원은 구다이글로벌의 자체 펀딩과 재무적 투자자(FI)의 공동 투자로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달 사모펀드(PEF) 운용사 칼립스캐피탈과 메리츠증권은 서린컴퍼니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구다이글로벌과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구다이글로벌 컨소시엄은 서린컴퍼니 매각 작업 초기부터 관심을 보였다. CVC캐피탈이 우선협상자에 선정됐다가 인수를 포기했을 때도 매각 측에 인수 의사를 표한 바 있다. 구다이글로벌은 얼마 전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 스킨푸드도 약 1500억원에 인수했다. 이 딜에서 구다이글로벌은 PEF 운용사 더함파트너스와 손잡고 회사 인수에 나섰다. 구다이글로벌은 화장품 브랜드 '조선미녀'로 유명하다. 라카포스메틱스, 티르티르 등 중소형 화장품 브랜드를 여러차례 인수하며 몸집을 부풀려왔다. 서린컴퍼니는 독도토너로 뮤여한 브랜드 라운드랩을 앞세워 지난해 매출 935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을 기록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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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이음PE·프리미어…주요 콘테스트 싹쓸이 비결은
산업은행과 교직원공제회의 출자사업 위탁운용사가 연달아 발표되면서 이들 사업에 선정된 운용사(GP)들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산은과 교공의 출자사업은 상반기 대표 콘테스트로 평가받는 만큼, 양쪽 모두에서 운용사로 선정됐다는 건 해당 GP가 국내 주요 LP들로부터 운용 역량과 안정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음프라이빗에쿼티(이음PE)와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총 4800억원 규모의 산업은행 혁신성장펀드(혁신산업펀드) 출자사업과 7000억원 규모의 교직원공제회의 블라인드 사모펀드(PEF) 출자사업에서 연달아 GP로 선정됐다.이음PE는 이날 발표된 고용노동부 산하의 산재기금 출자사업과 전날 발표된 교직원공제회 출자사업에 연달아 이름을 올렸다. 특히 교직원공제회 콘테스트는 올해 40여 곳의 운용사가 몰리며 치열한 각축전을 벌인 만큼 하반기 출자 사업에도 주요한 지표가 될 예정이다.이음PE는 지난 9일 발표된 산업은행 혁신산업펀드에서도 M&A 부문 유일한 지원자로 출자를 따낸 바 있다. 지난 3월 전체 600억원 규모의 IBK금융그룹과 성장금융의 'IBK 성장 M&A펀드 2차'에도 선정됐다. 상반기에만 4곳의 출자 콘테스트에 위탁 운용사로 낙점된 것이다. 이로 인해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중인 이음PE는 목표 규모의 절반 가량을 모집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설립된 이음PE는 중견기업 바이아웃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있는 GP로 꼽힌다. 2019년 고려노벨화학을 1330억원에 인수해 지난해 키움PE·한국투자증권 PE본부 컨소시엄에 2200억원에 매각하며 높은 수익을 실현했다. 2022년 지분 63%를 인수한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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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QIB 회사채 프로그램 가동
금융당국이 적격기관투자가(QIB) 제도를 활용해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 적 없는 우량 중견기업의 회사채 시장 데뷔를 지원한다.금융위원회는 30일 서울 여의도동 한국산업은행 IR센터에서 한국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중견기업 QIB 회사채 프로그램 최초 발행 기념식’을 열었다.이날 로젠, 디케이씨 2개 기업이 중견기업 QIB 회사채 프로그램에 참여해 총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2012년 도입된 QIB 제도는 충분한 위험 관리능력이 있는 금융기관·펀드·연기금 등 적격기관투자자 사이에 채권 및 증권 거래할 때 각종 공시의무와 전매제한을 완화해주는 제도다.투자자는 기업의 과거 회사채 발행 이력과 신용등급 등을 기초로 투자를 결정하는 만큼 그동안 QIB제도는 대부분 신용등급이 높은 국내 대기업의 외화채(KP물) 발행에 활용됐다.이번에 선보인 중견기업 QIB 회사채 프로그램은 공모 회사채 발행실적이 없는 우량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QIB 방식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게 지원하는 방식이다.회사채 발행금액에서 최대 80%까지 신용보증기금이 원리금 전액을 지급보증해 적격기관투자가에게 매각한다. 신용보증기금의 지급보증을 기반으로 중견기업이 발행한 회사채가 최고 신용등급(AAA 등급) 채권이 되는 셈이다. 적격기관투자가에 매각하고 남은 잔여 회사채는 산업은행이 인수해 자금을 지원한다.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채권시장 조달 지원 방안인 P-CBO(유동화보증)와 비교하면 기업의 이자 부담이 1.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산됐다.P-CBO는 여러 기업의 회사채를 모아 특수목적법인(SPC) 명의로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위험을 분산하는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