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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족쇄' 풀린 삼성…2016년 멈춘 'M&A 시계' 다시 돌린다
10년 동안 이어진 사법 리스크에서 사실상 해방됐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마음속 부담은 여전하다고 삼성 관계자들은 말한다. 그의 앞에 놓인 과제가 무엇 하나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메모리반도체,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에선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 있고 신사업으로 내세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는 사업의 존폐를 걱정해야 할 정도다.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사업과 관련해선 누구도 삼성을 ‘글로벌 리더’로 인정하지 않는다.무엇보다 시급한 건 삼성의 ‘잃어버린 10년’ 동안 땅에 떨어진 직원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이 회장은 첫 공식 메시지를 통해 임직원에게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인사, 조직개편으로 새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 뛰는데 걷고 있는 삼성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얽매인 10년간 삼성전자는 계속 가라앉았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승부처인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경쟁사에 주도권을 내줬고 파운드리에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 분기 ‘조(兆) 단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스마트폰과 가전 시장에선 각각 애플, LG전자 등 전통 강자의 공세와 중국의 추격에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뼈아픈 것은 AI라는 메가트렌드에 삼성전자가 올라타지 못했다는 점이다. 시가총액이 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2016년 말 삼성전자 시총(2039억9000만달러)은 엔비디아(당시 575억3000만달러)와 TSMC(1457억달러)를 압도했지만, 지금은 정반대다. 삼성은 지난 2일 기준 시총 2290억달러에 머물러 있지만 엔비디아와 TSMC는 각각 2조달러와 1조달러를 돌파했다. 조직 분위기부터 정상화해야삼성전자 정상화를 위한 이 회장의 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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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쇼크에 삼전 실적 경고…K칩스株 '악몽'
1주일 만에 개장한 국내 증시가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에 크게 흔들렸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12% 급락했다.31일 코스피지수는 0.77% 하락한 2517.37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496.95까지 하락하며 2500선 아래로 밀리기도 했다. 주요 반도체주가 급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SK하이닉스는 9.85% 떨어진 19만9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미반도체(-6.14%), 테크윙(-8.18%), HPSP(-7.56%) 등 주요 부품·장비업체 주가도 일제히 주저앉았다.삼성전자는 2.42% 하락한 5만2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크게 밑돈 영향이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5조8000억원, 6조5000억원으로 컨센서스를 각각 2.1%, 18.5% 밑돌았다.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조233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전기·전자 업종 순매도액은 1조3767억원으로, 시장 전체 순매도액보다 많았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7010억원, SK하이닉스를 2890억원어치 팔아치웠다.증권업계에선 ‘반도체주 급락이 과도하다’는 의견과 ‘딥시크의 등장이 엔비디아 수익성을 갉아먹을 것’이란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딥시크 등장 이후 AI의 범용성이 본격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며 “개인 컴퓨터나 통신기기, 가전제품 등에 AI가 도입되면 중장기적으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AI 대장주’ 엔비디아에는 일단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주장이 우세하다.심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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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쇼크'에 삼전 실적 경고까지…위기의 K칩스株
일주일 만에 개장한 국내 증시가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쇼크에 크게 흔들렸다. 코스피지수는 장 중 2500선 밑으로 내려앉았고 SK하이닉스는 12% 넘게 급락했다.31일 코스피지수는 0.77% 하락한 2517.37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496.95까지 하락하며 2500선 아래로 밀리기도 했다. 주요 반도체주가 급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SK하이닉스는 9.85% 급락한 19만9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오전 장 중 11.86% 하락하기도 했다. 한미반도체(-6.14%), 테크윙(-8.18%), HPSP(-7.56%) 등 주요 반도체 부품·장비 기업 주가도 일제히 주저앉았다.삼성전자는 2.42% 하락한 5만2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발표한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크게 하회한 영향이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5조8000억원, 6조5000억원으로 각각 컨센서스를 2.1%, 18.5% 밑돌았다. 올 1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문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조233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전기·전자 업종 순매도액은 1조3767억원으로 시장 전체 순매도액보다 많았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7010억원, SK하이닉스를 2890억원어치 팔아치웠다.증권업계에서는 "이날 반도체주 급락은 과도하다"는 의견과 "딥시크의 등장이 엔비디아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딥시크의 등장으로 AI의 범용성이 본격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며 "개인 컴퓨터나 통신기기, 가전제품 등에 AI가 도입되면 중장기적으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는 더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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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수요 줄어드나…하이닉스·삼성도 '초비상'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 중인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딥시크로 촉발된 ‘미·중 인공지능(AI) 전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빅테크가 엔비디아 AI 가속기 구매량을 줄이거나 미국 정부가 AI 가속기의 중국 수출을 원천 차단하면 한국 반도체 회사의 실적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3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정책 변화 가능성과 고객사 동향을 파악하며 비상 대응 체제에 들어갔다. 중국 AI 서비스 개발사 딥시크가 엔비디아 저사양 AI 가속기(AI 학습·추론에 특화한 반도체 패키지)를 썼다는 소식이 알려져 ‘AI 가속기 시장 판도’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산 HBM은 AI 가속기의 핵심 부품이다.미국 빅테크가 딥시크처럼 저사양 AI 가속기 활용도를 높이고 엔비디아 고성능 AI 가속기의 주문을 줄이면 SK하이닉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최고 사양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5세대 HBM인 ‘HBM3E’를 포함해 엔비디아 고성능 제품용 HBM의 90% 이상을 SK하이닉스가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HBM 사업에서 올린 매출은 5조8510억원으로 전체 D램 매출의 40%를 차지한다. 수요 둔화가 현실화하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서 HBM 납품 단가 인하 압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최신 HBM은 일반 D램의 네 배 정도 가격에 팔린다.미국 정부가 H20 등 엔비디아 저사양 AI 가속기의 중국 수출을 막으면 삼성전자에 타격을 준다. 트럼프 행정부 산업·무역 정책을 총괄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후보자는 29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중국의 첨단기술 개발을 견제하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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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영업이익률, 11년 만에 '최저'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영업이익률이 1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반도체 업황이 꺾인 게 주요 배경이다.30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2023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연결 기준)은 4.3%를 기록했다. 2013년 이후 첫 4%대다. 영업이익률이 낮다는 것은 매출원가가 높거나 판매·관리비 지출이 많다는 의미다.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13년 5.5%에서 2017년 8.5%까지 올랐지만 2020년 코로나19 여파에 5.5%로 내려왔다.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덕에 2021년 8.0%로 반등했으나 2년 만에 4%대로 주저앉았다. 당시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5% 급감했고, SK하이닉스는 7조7000억원 넘게 적자를 냈다.자산총액이 작은 기업일수록 이익률이 부진했다. 자산총액 1000억원 미만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23년 -5.9%였다. 1000억원 이상~5000억원 미만 기업과 5000억원 이상~2조원 미만 기업의 평균 이익률은 각각 3.3%, 4.5%를 기록했다.류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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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주 '딥시크' 충격…"中사업 소부장株엔 기회"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발 충격이 미국 기술주를 강타하자 증권가는 국내 증시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딥시크가 내놓은 추론형 AI 언어 모델 ‘R1’은 국내 반도체 제조업체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AI 소프트웨어 회사 등에 각각 다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우선 중국 AI산업이 덩치를 키우면서 중국의 반도체 밸류체인으로 묶인 국내 소부장 기업 등이 수혜를 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엠케이전자, 주성엔지니어링 등이 대표적이다. 엠케이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서 사들인 중고 장비를 중국 내 중소 반도체 기업에 재판매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증착용 장비 등을 중국에 수출한다. 지난해 1~3분기 매출 중 86%가량이 중국 판매에서 나왔다.AI 서비스에 거액을 투자해 온 주요 정보기술(IT) 플랫폼·소프트웨어 업체엔 악재가 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딥시크가 R1을 완전개방형(MIT 라이선스)으로 공개했기 때문이다. 누구든 R1 모델을 자유롭게 수정해 상업용으로 쓸 수 있다는 의미다. 스타트업 등이 기반 기술 없이 AI 서비스를 내놓는 게 가능하다.엔비디아와 밀접한 SK하이닉스의 투자심리는 악화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딥시크가 저성능 반도체인 H800을 썼다고 주장하는 만큼 고성능 칩 수요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SK하이닉스가 주로 만드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는 엔비디아 고성능 칩 H100 등의 핵심 부품이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 타격은 훨씬 덜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성능이 낮은 HBM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엔비디아엔 4세대 HBM인 HBM3를 납품 중이다.중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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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나비효과…美증시 혼조세 출발
미국 증시는 23일(현지시간) 전 날 상승했던 엔비디아 등 AI칩 회사 주식들이 하락으로 돌아서면서 나스닥과 S&P500이 하락으로 출발했다. 동부표준시로 오전 10시에 S&P500은 0.1% 하락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은 0.1% 상승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0.5% 하락했다. 전 날 4.4% 상승하며 AI반도체 주식의 상승을 이끈 엔비디아는 이 날 1.3% 떨어진 14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하락은 엔비디아에 대한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공급업체인 한국 SK하이닉스의 실적이 투자자들에게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 높은 수요에 부응할 지 의문을 제기한 후 시작됐다.전 날 상승했던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시스와 브로드컴,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소프트뱅크 그룹의 ARM 주가도 이 날 일제히 하락으로 돌아섰다. 리소그래피업체인 ASML도 미국의 추가 수출 통제에 대한 우려로 폭락했다. 블룸버그와 인터뷰한 밀러 타박의 매트 말리는 “SK하이닉스의 올해 AI반도체 관련 가이던스를 다른 반도체 업체들도 반복한다면 AI를 둘러싼 지속적 강세 기대 심리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5베이시스포인트(1bp=0.01%) 상승한 4.66%를 기록했으며 블룸버그 달러지수는 큰 변동이 없었다. 비트코인(BTCUSD)은 1.1% 하락한 102,915.42달러에 거래됐다. 주식 시장은 트럼프 정부의 세금 감면 기대와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과 회복성 있는 경제 성장의 징후로 트럼프 취임후 3일간 상승세를 보였다.4분기 실적 시즌도 강력한 출발을 보였다. 특히 전 날 넷플릭스는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폭발적인 분기 실적으로 9% 이상 올랐다. 폭발적 실적의 영향으로 넷플릭스는 이 날 하락장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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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용 SSD도 날았다…작년 매출 300% 뛰어
SK하이닉스의 실적 랠리를 이끈 또 다른 주인공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주로 들어가는 ‘낸드플래시 시장의 AI반도체’로 불리는 바로 그 제품이다.SK하이닉스는 23일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eSSD 매출이 전년 대비 30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eSSD는 낸드플래시 기반의 대용량 저장장치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낸드 출하량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지만 기업용 eSSD는 연간 기준으로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했다.eSSD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 낸드 매출은 4조744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2780억원) 대비 45% 늘었다. eSSD를 제외한 일반 낸드 제품은 모바일, PC 등 전방 수요 침체의 여파로 전년에 이어 부진한 실적을 낸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도 eSSD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해 낸드 부문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수요가 잦아든 일반 낸드 생산은 줄이기로 했다.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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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8조…하이닉스 앞에 아무도 없다
SK하이닉스가 사상 처음 ‘대한민국에서 이익을 가장 많이 내는 기업’(분기 기준)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4분기 8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려 부동의 1위인 삼성전자(6조5000억원)를 눌렀다. 영업이익률이 50~60%에 이르는 최첨단 고대역폭메모리(HBM3E) 시장을 장악한 덕분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9조7670억원, 영업이익 8조828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전 분기보다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15% 늘었다. SK하이닉스가 분기 기준 8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 매출(66조1930억원)과 영업이익(23조4673억원)을 냈다. 다만 연간 기준 영업이익은 삼성전자(32조7300억원)에 못 미쳤다.SK하이닉스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AI 반도체인 HBM 매출이 지난해 3분기 3조6400억원에서 4분기 5조8700억원으로 61%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낸드플래시 분야 AI 반도체인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판매량이 급증한 것도 최대 실적 달성을 이끌었다. SK하이닉스의 ‘실적 랠리’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 HBM 매출이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서다.현대자동차도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프리미엄 차량 판매가 늘며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175조2312억원) 기록을 다시 썼다. 2023년보다 7.7% 증가했다. 다만 판매보증충당금과 딜러사에 지급하는 인센티브가 증가해 영업이익은 5.9% 감소한 14조2396억원에 그쳤다.현대차는 올해 역대 최대인 16조9000억원을 국내외에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 투자 규모(12조4000억원)보다 36% 늘어난 수치다. 자율주행 기술 등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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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로운 '괴물 HBM' 출격 작년보다 더 날아오를 하이닉스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에 ‘대한민국에서 가장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이란 타이틀을 안겨준 일등공신은 고대역폭메모리(HBM)다. 인공지능(AI) 가속기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큰손’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납품한 데 힘입어 작년 4분기에만 8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이익률이 50~60%에 달하는 HBM 매출이 전체 D램 매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늘어나다 보니 수익성이 확 높아졌다는 얘기다. 이 덕분에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에 부동의 1위인 삼성전자(6조5000억원)를 눌렀고, 작년 연간 기준 영업이익(23조4673억원)으로는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약 15조원)을 꺾었다. ○영업이익률 41%…역대 최고치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9조7670억원, 영업이익이 8조828억원으로 직전 분기 세운 최대 기록(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넘어섰다고 23일 발표했다. 영업이익률은 41%로 전 분기보다 1%포인트 높아졌다.SK하이닉스의 실적 랠리를 이끈 건 HBM이었다. 수익성 좋은 HBM이 전체 D램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3분기 30%에서 4분기 40%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범용 D램을 저가에 쏟아내는 탓에 고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는 다른 모습이다.SK하이닉스 관계자는 “최신 HBM인 HBM3E 12단 공급을 시작으로 16단 제품도 차질 없이 고객사에 공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올 상반기 안에 전체 HBM 출하량 가운데 절반은 HBM3E가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매출이 작년보다 1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SK하이닉스는 올해 HBM과 함께 DDR(더블데이터레이트)5, LPDDR(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5 등 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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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하이닉스…삼전 시총 절반 찍었다
인공지능(AI) ‘메가 트렌드’에 올라탄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삼성전자의 절반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 시총의 절반을 넘어선 기업은 2007~2008년께 중국 특수로 주가가 급등했던 포스코가 유일하다. 삼성전자가 AI 시대 기술 경쟁력 약화로 주춤하는 사이 기업가치를 빠르게 키운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기업가치를 얼마나 따라잡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AI가 바꾼 ‘반도체 투톱’의 위상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삼성전자의 50% 수준으로까지 커졌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이 비중은 39%였지만 삼성전자가 바닥권에 머무는 사이 SK하이닉스 주가가 빠르게 회복돼 격차가 20일 만에 약 10%포인트 줄었다. 올해 들어 SK하이닉스 주가가 27.3% 오른 반면 삼성전자는 10조원대의 자사주 매입·소각 발표에도 제자리걸음(0.2%)을 하고 있다.삼성전자 대비 SK하이닉스 시총은 2년여 전인 2022년 말 16%에 불과했다. 약 10년 전인 2015년 말엔 12%로 더 낮았다. 그만큼 한국의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위상은 과거엔 넘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러나 미국발 AI 열풍을 타고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2023년 말 SK하이닉스 시총이 삼성전자의 21%로까지 치고 올라오더니 1년여 만에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따라잡았다.삼성전자 시총의 절반을 넘어선 기업은 2008년 9월 4일 52%를 기록한 포스코가 유일하다. 2007년께부터 포스코는 중국을 비롯한 세계 철강 경기 호황을 타고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두 기업의 상황을 바꾼 건 고대역폭메모리(HBM)다. AI 훈련을 위한 반도체에 필요한 HBM 기술력에서 SK하이닉스가 ‘초격차’를 확보하며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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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말' 올라탄 外人 웃고…'저가매수' 개인 씁쓸
올 들어 외국인과 개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 간 주가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올해 외국인이 주로 사들인 종목이 대거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저가 매수를 노린 개인의 포트폴리오는 약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집중 매수한 조선, 방위산업,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주의 추가 우세를 예상하는 분위기다. 외국인 ‘픽’ 15% 뛰었다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올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14.96%를 기록했다. 1조5619억원으로 순매수 규모 1위를 기록한 SK하이닉스(주가 상승률 21.91%)를 필두로 10개 종목 주가가 이 기간 모두 상승했다. 이에 비해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주가는 평균 2.84% 올라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이 중 5개 종목이 1.62~4.58% 하락한 영향이다.외국인이 주가를 끌어올린 대표적인 업종은 지난해 증시 소방수 역할을 한 조선과 방산으로 나타났다. 조선은 한화오션(2위·1528억원), 한화엔진(8위·604억원), 삼성중공업(9위·550억원) 등 3개가 순매수 상위 종목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이달 주가 상승률은 19.38~38.69%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군력 강화에 나서 수혜가 기대되는 분위기다. 방산 대장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4위·1379억원)는 올해 15.62% 올랐다.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잠재 수출 파이프라인이 풍부해 올해 실적 전망이 밝다”고 했다. 올해 총자사주 매입·소각 규모가 1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는 KB금융(7위·642억원)도 7.14% 올랐다.개인은 저가 매수를 노렸지만 신통치 않았다. 작년 하반기 주가가 34.72% 떨어진 삼성전자는 개인 순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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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1년 보유 땐 15% 현금 지급"
성과급을 자사주로 주는 기업은 삼성전자뿐이 아니다.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한화 등은 삼성보다 앞서 주식 성과급 제도를 도입했다. 통상 전체 성과급의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지만 최근 들어선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등 가시적인 성과 창출과 장기 보유를 유도하는 방식이 확산하고 있다.SK하이닉스는 2022년에 이어 올해도 ‘주주 참여 프로그램’이란 주식 성과급 제도를 시행한다. 전년 실적을 토대로 지급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의 일부(10~50%)를 임직원이 자사주로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보유 기간 제한은 없다. 대신 자사주를 1년 이상 보유하면 매입 금액의 15%를 현금으로 추가 지급한다.현대차는 2007년 임단협의 무분규 타결 기념으로 직원들에게 자사주 30주를 처음 지급했다. 이후 임단협 결과에 따라 자사주를 성과급으로 주고 있다. 지난해엔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자사주 25주, 57주를 지급했다. 임원의 경우 계약에 따라 달라진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북미권역본부장을 맡은 2023년과 2024년 성과급으로 자사주를 5000주씩 받았다.한화그룹은 계열사 대표와 임원, 팀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RSU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RSU는 약속한 성과를 달성하거나 일정 기간 재직하는 등 조건을 충족하면 자사주를 주는 제도다. 한화그룹은 RSU 적용 대상 직원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의무 보유 기간은 임원 5~10년, 팀장급 3년이다. 이 밖에 두산그룹, 에코프로 등도 임원을 대상으로 RSU를 시행하고 있다. RSU가 장기 성과를 위한 책임 경영을 유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신정은/성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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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 금리 하락에…반도체株, 일제히 급등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국내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등했다.16일 SK하이닉스는 5.95% 상승한 21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도 1.12% 오른 5만4300원에 장을 마쳤다. 한미반도체는 1.04% 상승한 10만6500원에 마감했다.15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세를 보이자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하락하며 미 뉴욕증시 기술주가 대거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미 CPI는 전년 대비 2.9%, 전달 대비 0.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는 12월 근원 CPI가 예상치보다 낮은 점에 주목했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한 달 전보다 0.2% 상승해 월가 예상치(0.3%)를 밑돌았다. 전달(0.3%)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였다.CPI 둔화세가 관측되며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655%로 하락했다. 금리가 내리자 뉴욕증시에선 기술주가 뛰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5.99% 상승한 103.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3.40%), AMD(3.33%), 브로드컴(1.47%), 퀄컴(3.06%) 등도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13% 상승했다.최근 반도체주는 미 국채 금리에 따라 출렁이는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13일 12월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며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이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4.52%, 2.17% 하락했다.심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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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반도체 ETF…하이닉스가 수익률 갈랐다
새해 들어 국내 반도체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급등하고 있다.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고대역폭메모리(HBM) 밸류체인(가치사슬) 관련주들이 일제히 도약한 영향이다. 작년 준수한 수익률을 거둔 미국 빅테크 기반 ETF들은 수익률 상위 10위권에서 자취를 감췄다. 韓 반도체 ETF 선전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수익률 상위 10개 ETF 중 9개가 국내 반도체 종목 관련 ETF였다. ‘KODEX 반도체레버리지’가 28.03% 상승해 1위를 차지했다.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 ‘SOL AI반도체소부장’ 등 국내 반도체 ETF 8종도 14.78~26.86% 수익률을 나타냈다.포트폴리오에서 SK하이닉스 비중이 높은 상품이 1~3위를 독식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올 들어 17.02% 상승했다. KODEX 반도체레버리지는 10일 기준 SK하이닉스 비중이 15.25%였다. 이 상품이 두 번째로 많이 보유한 종목은 ‘KODEX 반도체’ ETF(14.68%)인데, 여기에도 SK하이닉스 비중이 24.36%에 달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연초 SK하이닉스 주가가 치솟으며 원래도 높았던 비중이 더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의 SK하이닉스 비중은 43.47%였다. 3위에 오른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액티브’는 레버리지형이 아님에도 수익률 19.52%를 기록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워 주가가 뛰고 있는 SK스퀘어(21.5%)를 SK하이닉스(24.8%)와 함께 담은 것이 주효했다.SK하이닉스 가치사슬 종목을 편입한 ETF의 수익률도 높았다. 수익률 19.24%로 4위에 오른 ‘HANARO 반도체핵심공정주도주’는 HBM용 열압착(TC) 본더를 SK하이닉스에 납품하는 한미반도체 투자 비중이 16.06%였다. 피에스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