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자본의 산업체 인수 문제 없나' 금감원, PEF 간담회 연다
금융감독원이 국내 주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과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간 분리) 원칙을 놓고 직접 논의에 나선다. 산업자본의 금융업 진출을 제한한 기존 금산분리 원칙을 금융자본의 산업 진출 문제로도 확대해 보겠다는 움직임이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12일 오전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주요 PEF 운용사 10여곳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연다. 이 간담회는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 부원장이 주재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 문제를 간담회 화두로 삼을 계획이다. 가장 최근 사례인 MBK파트너스·영풍 연합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 등이 논의에 오를 전망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금산분리는 산업자본의 금융 지배 관련한 논의로 통했지만, 이젠 금융자본의 산업 지배 또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특정 사안에 대해 비판을 하려는 것은 아니고 이야기를 나눠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말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 시도에 대해 "금산분리 원칙과 관련해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일"이라며 "그간 금산분리 원칙은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소유 관련 부작용을 중심으로 당국이 고민해왔지만,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에 대해 부작용이 많았는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PEF의 산업자본 소유엔 장단기 이해관계의 불일치 문제가 따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앞서 "(산업은) 20~30년가량 중장기적으로 내다봐야 하는데 금융자본은 5년 내지 10년 안에는 사업을 정리해야 하는 구조"라며 "금융자
-
"韓 PEF 출자자 단조로워...기관전용 PE 제도 손봐야"
"사적연금이나 대학기금, 패밀리오피스, 모펀드, 국부펀드로부터도 출자를 받는 해외 사모펀드(PEF)와 달리 국내는 여전히 공적연금과 공제회, 금융회사들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1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최한 'PEF 20년 성과와 전망' 세미나에 참석해 "PEF는 2004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제도가 도입된 후 지난 20년간 결성규모가 연평균 20.6% 늘 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LP 유형엔 큰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금융감독원 자료를 인용해 국내 PEF에 대한 출자가 지난 20년간 연기금, 일반법인, 금융회사 중심이었다고 말했다. 연기금이 51%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일반법인이 26%, 금융회사가 20%를 차지했다. 이들 비중이 전체의 97%를 차지하는 만큼 LP 유형이 제한적이었다며 "단조로운 LP 구성은 자금모집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LP 풀이 제한적인 배경엔 기관전용 사모펀드의 출자자 범위가 협소하게 정의된 탓이 크다는 게 박 위원의 진단이다. 금감원에서 규정하는 기관전용 사모펀드의 LP는 '국가나 한국은행, 금융회사, 예보, 기금·공제회, 전문투자자 외국인' 혹은 '금융투자잔고가 100억원 이상인 주권상장법인'이어야 한다.전문투자자가 아니라도 전문성을 갖췄다고 판단되면 출자가 가능하지만 그 범위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민간 모펀드나 퇴직연금, 학교재단, 발전기금, 패밀리오피스도 '전문성을 갖춘 투자자'에 포함될 수 있도록 구분 기준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국내 PEF들에겐 해외 투자를 늘리고 역외펀드 결성을 위해 해
-
'주주 간 계약' 숨긴 하이브…PEF 폭탄 매물에 따상 찍은 주가 폭락
2020년 10월 15일. 하이브(당시 빅히트)는 화려하게 주식시장에 데뷔했다.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13만5000원)의 두 배를 기록한 뒤 상한가(35만1000원)로 직행하는 이른바 ‘따상’을 찍었다. 시가총액은 단숨에 11조원대로 올라섰다. 공모 청약에서 역대 2위 기록인 58조4237억원이 몰려 방탄소년단(BTS)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BTS가 신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미국 빌보드 1위 등 글로벌 음반 시장을 휩쓸던 시기다.하지만 개장 30분도 지나지 않아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주가는 낙폭을 점점 키워 4.44% 하락 마감했고, 이튿날엔 22.29% 급락했다. 상장 첫날 35만원대를 찍었던 주가는 1주일여 만에 15만원대로 수직 낙하했다.보호예수에 묶이지 않았던 사모펀드(PEF)들이 매물을 쏟아낸 영향이 컸다. 상장 첫날부터 나흘 동안에만 스틱인베스트먼트, 이스톤에쿼티파트너스(이스톤PE), 뉴메인에쿼티 등은 하이브 주식 177만8058주(지분 4.99%)를 시장에서 팔았다. 4258억원어치다. 당시 이 PEF들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연관성은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이스톤, 보호예수 한 주도 안 걸려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브 상장 직후 매물을 쏟아낸 PEF들은 앞서 1~2년 전 하이브 지분을 인수할 당시 방 의장과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 상장 후 이익을 공유하는 게 골자다. 하이브가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면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방 의장에게 매각 차익의 약 30%를 지급하기로 했다. 대신 기한 내에 IPO를 하지 못하면 방 의장이 이들 PEF 지분을 원금과 일정 이자를 얹어서 되사는 내용이다. 이스톤PE와 뉴메인에쿼티 등도 계약 내용에 차이는 있지만 스틱인베스트먼트와 비슷한 수준으로 이익을 공유하기로 했
-
상장 계획 없다길래 지분 판 기존 투자자 울고…새로 들어간 PEF만 횡재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몇몇 사모펀드(PEF)가 하이브 상장 이후 막대한 이익을 공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들 PEF는 하이브 상장 1~2년 전에 기존 하이브 투자자들에게서 지분을 사들였다. 2020년 하이브 상장으로 PEF가 대박을 내자 기존 투자자들은 뒤늦게 땅을 쳐야 했다. 이들은 “당시 하이브 측이 IPO 계획이 없어 투자금 회수를 보장할 수 없으니 이들 PEF에 지분을 팔 것을 권유했다”고 입을 모았다.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PEF인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18년 10월 1039억원을 투입해 LB인베스트먼트(6.08%) 등 기관투자가가 보유하던 지분 12.4%를 매입했다. 이듬해 6월께 이스톤PE는 하이브 지분 2.7%를 25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방 의장과 하이브를 공동 창업한 최유정 부사장의 지분(4.6%) 중 일부를 사들였다. 이스톤PE는 증권사 출신인 양준석 대표가 그해 4월 만든 신생 PEF였다. 설립 두 달 만에 하이브 지분에 투자한 것이다. 방 의장과 이들 PEF를 중개한 김중동 전 하이브 사외이사도 6월부터 이스톤PE에 합류했다.같은 해 11월 양 대표는 또 다른 신생 PEF인 뉴메인에쿼티와 공동 투자를 통해 1000억원어치를 추가 매입했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의 지분 전량과 최 부사장의 나머지 지분, LB인베스트먼트의 우선주 등 8.7%를 사 모았다. 그리고 11개월 후 하이브는 상장했다.이들 PEF의 평균 인수 단가는 약 3만2000원(스틱·이스톤1호)에서 4만273원(이스톤2호)으로 공모가(13만5000원)의 23~29% 수준이다. 이들은 상장 첫날 상한가(35만1000원) 수준에서도 물량을 대거 팔아 10배 안팎의 이익을 거뒀다.이들 PEF는 어떻게 하이브 상장을 불과 1~2년 앞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 기회를 얻는 행운을 쥐었을까. 이들 PEF에
-
하이브 "일반 주주 손해 없고…중요 신고사항 아냐"
하이브는 방시혁 의장과 사모펀드(PEF)들이 체결한 이익 공유 계약은 특정 주주 간 계약으로 회사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투자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내용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하이브는 방 의장과 PEF 간 이익 공유 약정에 대해 “투자자들과 체결한 이익 배분 조항은 방 의장이 투자자들의 위험을 떠안는 반대급부로 투자자들이 먼저 제안해 이뤄졌다”며 “주관사와 법률자문사 4곳 모두 특정 주주 간 계약으로 일반 주주에겐 어떠한 재산상 손해가 없는 내용인 만큼 증권신고서 기재 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하이브와 주관사 측은 거래소나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할 ‘중요사항’이 아니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NH투자증권 담당자는 “거래소 요청도 없었고, 회사와 관련성이 없는 데다 공모가격에 영향을 줄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이브 관계자는 “이익배분 약정은 최대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게 아니라 일치시키는 내용이어서 증권신고서상 중요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주관사와 법무법인 의견을 따라 모든 절차를 법률에 따라 밟았다”고 밝혔다. 하이브 측 법률대리인은 “상장 이후 PEF들이 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할 가능성은 증권신고서에 충실히 기재한 바 있다”며 “증권신고서를 부실 기재하거나 누락한 사항이 없어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차준호 기자
-
[책마을] "좋은 사업 모델보다 경영진 더 중요"
사모펀드는 적대적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고, 기업 인수 후에는 사람을 왕창 자른 뒤 알짜배기 사업을 팔아먹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 사모펀드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니다. <사모펀드 투자와 경영의 비밀>은 그렇게 말한다. 책을 쓴 김태엽은 사모펀드 운영사 어펄마캐피탈 한국 대표다. 기업을 인수하고 매각하는 방법, 신사업 추진, 기존 사업 정리, 인재 영입 등을 알려준다.어떤 직업이든 실상은 겉보기와 다를 때가 많다. 사모펀드도 마찬가지다. 명품 정장을 입고 멋지게 꾸며진 사무실에 출근해 컴퓨터 화면 속 숫자를 분석하며 일할 것 같다. 그렇게만 해선 좋은 거래를 따올 수 없다. 기업 대표에게 ‘형님’ 하며 넙죽 엎드려야 하기도 하고, 몇 개월을 쫓아다니는 끈기도 있어야 한다.기업을 인수해도 끝이 아니다. 남들 눈에도 좋아 보이는 기업은 비싸다. 남들이 잘 못 보는 장점을 찾아 기업을 인수해야 하는데, 그런 기업은 체질을 개선한 뒤 매각해야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상당한 수고가 필요하다.사모펀드업계에서 오랫동안 구른 저자는 자기 경험과 노하우, 실패담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가 성장 정체에 빠진 기업을 인수한 일이 있었다. 창업주는 소수 지분을 유지한 채 뒤로 물러나기로 해서 젊고 유능한 대표를 외부에서 데려와 앉혔다. 그런데 창업주가 자꾸 회사 경영을 간섭해 곤욕을 치렀다. 저자는 이런 사례를 들며 회사를 고르는 기준에서 좋은 사업 모델보다 좋은 경영진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설명한다.임근호 기자
-
PEF의 프랜차이즈 진출, 축복인가 재앙인가 [이인석의 공정세상]
한경 로앤비즈가 선보이는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 소식이 주식시장에서 연일 화제다. PEF와 재벌 간 경영권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침체한 시장 분위기와 달리 PEF에 대한 관심은 연일 높아지고 있다.PEF 제도가 국내에 처음 도입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직후인 2004년경이다. 외국 자본에 대항하는 국내 자본을 육성한다는 취지였다. PEF는 이후 기업지배권(의결권)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성장을 거듭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으로 국내 기관 전용 PEF의 수는 1126개, 약정액은 136조4000억원(약정이행액 98조9000억원)에 달한다. 2016년에 비해 PEF는 3배 이상, 약정액은 2배 이상 증가한 숫자다. 최근에는 식음료(F&B) 프랜차이즈로 투자 대상이 확대하면서 PEF와 민생과의 접점도 커지는 중이다.PEF 제도는 민간에 흩어진 부동자금을 끌어모아 투자자금으로 만든다는 순기능이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투자 대상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경영권 거래가 용이해진다. 치킨·커피 가격↑… "서민 물가만 올라"PEF는 어느새 자본시장의 첨병이 됐지만,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단기간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력을 구조조정하고, 기대수익을 달성한 기업을 되팔아 투자액을 회수하면 투자 대상 기업은 빈껍데기만 남는다는 인식이 대표적이다.F&B로 투자 대상을 확대한 PEF를
-
"인턴 월급을 포트폴리오社 돈으로?"…LP 사이에 입방아 오른 PEF
연기금과 공제회, 시중은행 등 주요 기관투자가 사이에 한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비위 의혹이 논란이 되고 있다. 누적 운용자산(AUM) 규모가 수조원에 달하는 중견 PEF가 자사에서 근무한 인턴 사원 월급을 포트폴리오사에서 지급했다는 투서가 접수되면서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선관주의 의무 위반은 물론 업무상 횡령죄까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 PEF는 실질적으로 운용사에서 근무한 대학생 인턴 사원들을 2018년 인수한 B사에 고용한 것처럼 등재해놓고, 월급을 B사에서 지급했다. B사가 1년여간 이들에게 지급한 임금은 2500만원 안팎으로 전해졌다. 금액은 크지 않지만 A운용사의 업무를 담당한 인턴 사원들의 임금을 B사에서 대신 지급하도록 했다면 업무상 횡령죄 성립도 가능하다는 게 법조계 얘기다.해당 PEF는 B사가 사업 확장을 위해 자체적인 인수합병(M&A)이 필요해 직접 채용한 대학생 인턴사원일뿐 운용사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인력이라는 입장이다. 이 주장이 맞다면 횡령죄는 성립되지 않는다. 다만 현재 이 PEF와 분쟁 중인 내부 고발자의 주장은 다르다. 해당 인턴 사원들은 B사에 출근한 적도 없고, B사 직원들도 이들의 존재를 전혀 몰랐다고 한다. PEF 관계자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이 중견 PEF는 포트폴리오사 관리에 미흡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B사의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5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약 2년 6개월간 회사 법인카드로 자택 근처 유흥업소와 호텔 등에서 약 1억원을 결제했다. 이 CEO는 B사의 자회사 법인카드를 지난해 10월부터 약 3개월 간 업무와 무관한 곳에 약 2700만원 결제하기도 했다.&nb
-
사모펀드가 '분쟁공식' 바꿨다…경영권 공격 사정권 기업만 212곳
경영권 분쟁 사례는 올해 들어 사상 최대 규모로 늘었다. 오랜 동업자 관계에서 갈라선 고려아연 외에 한미사이언스와 같은 가족 간 분쟁, 에프앤가이드·래몽래인 등 최대주주와 기존 경영진의 다툼, KT&G 등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까지 사례는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경영권 승계가 활발해지고 사모펀드(PEF)나 다른 기업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사례가 늘면서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이 낮아진 점을 배경으로 꼽고 있다. 여기에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의 부상도 영향을 미쳤다. 이 과정에서 기업 실적이 예상을 밑돌거나 주주와 경영자 간 경영 방식에 이견이 생기자 경영권 다툼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경영권 취약 기업 급증13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 매체 마켓인사이트의 집계에 따르면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 국내 상장사 479곳 중 최대주주 지분율이 33% 미만인 기업은 212곳이다. 통상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전체의 3분의 1 미만이면 경영권이 취약하다고 평가된다. 다른 주주들이 규합해 주주총회 특별 결의 사안을 통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최대주주 지분율과 나머지 주요 주주의 합산 지분율(국민연금 제외) 간 격차가 10%포인트 미만일 정도로 작은 곳도 49개에 달한다.투자은행(IB)업계에선 금호석유화학 한진칼 한솔케미칼 등 전통적인 대기업과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넷마블 등 게임사, 한미사이언스 HLB 광동제약 등 바이오 기업을 대표적인 ‘사정권’ 내 기업으로 꼽는다. 가족 간 잠재 갈등이 남아 있는 DB와 DB하이텍, 2대 주주인 쉰들러가 경영권 공세를 펴온 현대엘리베이터도 분쟁 가능성이 있다.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투자전략부는 “
-
[단독]한투·베인 등 우호세력 결집 나선 고려아연...최윤범 “이길 방법 찾아냈다”
"지난 며칠간 밤낮으로 많은 고마운 분들의 도움을 받아 계획을 짜낸 저는 싸움에서 우리가 이길 것으로 확신합니다. 연휴에도 외국 회사들과 소통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의 기습 공개매수에도 침묵을 지켜오던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9일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경영권 방어를 확신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함구하면서도 '고마운 분들의 도움'과 '외국 회사' 등의 단서를 던지기도 했다.최 회장이 승기를 자신한 데는 자기 자본 8조원 규모의 대형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을 우군으로 확보한 점이 배경이 됐다. 이날 창사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최 회장에 대한 공세에 불을 붙인 MBK파트너스도 방어 측이 동원할 자금 규모 등을 추산하며 응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 분쟁이 국내 최대 PEF와 초대형 증권사 간 '쩐의 전쟁'으로 확전되고 있다. 한투, 컨소시엄 구성 위해 PEF 접촉...최대 2조원대 투입한국투자증권이 최 회장의 우군에 서기로 나서면서 고려아연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도 새 국면을 맞게됐다. 한국투자증권 실무진들은 연휴 첫날부터 복수의 PEF를 만나 자신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대항공개매수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투입 자금으론 총 2조원을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자기자본으로 단일 구성원 중 가장 큰 금액을 투입하겠지만, 리스크 분산을 위해 외부 자금 수혈이 필요하며 PEF 설득에 나섰다. 추후 최 회장 측과 협상을 통해 안정적인 투자회수 방안을 확정짓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한국투자증권이 최 회장의 손을 잡은 건 양 측간 우호관계가
-
시중은행, PEF 출자 전면중단…"밸류업 정책에 유탄 맞았다"
대형 시중은행들의 사모펀드(PEF) 출자가 사실상 전면 중단된다. 당국의 밸류업 정책에 맞춰 은행들이 배당 재원 확보를 위해 곳간 문을 닫고 위험가중자산 관리에 돌입하면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큰 대체투자를 대거 줄이면서다. 매년 시중은행한테서 수천억원 뭉칫돈을 끌어왔던 PEF들은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하반기 남은 연기금 공제회들의 콘테스트에 사실상 '올인'해야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하나은행 KB은행 신한은행 등은 하반기 계획한 대체투자부문 출자를 사실상 중단하거나 대거 축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년 6000억원 내외 자금을 PEF에 출자하던 신한금융지주는 상반기에 약 3000억원을 투입했지만 하반기엔 출자사업에 나서지 않기로 잠정 결정했다.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다른 대형 금융지주들도 사실상 출자 계획을 올스탑 한 것으로 전해진다.금융지주사들이 돈줄을 죄는 데엔 지난해 바젤3 도입으로 강화된 보통주 자본(CET1) 관리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CET1은 금융지주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위험가중자산(RWA) 대비 보통주 자본의 비율로 정의된다. 금융감독원은 연 초부터 법정 수준인 12% 이상인 13%를 유지하도록 금융지주들에게 권고하고 있다. 상반기 대형 금융지주사들의 CET1비율은 KB(13.59, 신한(13.05%), 하나(12.79%), 우리(12.04%)순으로 13%를 간신히 넘기거나 하회하고 있다.금융지주사들은 일반적으로 비상장 회사에 투자하는 PEF와 벤처캐피탈(VC) 등 대체자산에 출자하는 과정에서 RWA를 400%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인 인수금융과 대출성 자산들이 100%를 적용되는 데 비해 4배 높은 수치다. RWA가 커질
-
선우프레시, 자회사 푸드장 창업자와 '풋옵션 분쟁'
국내 2위 육가공 업체 선우프레시가 자회사 푸드장 창업자와 풋옵션 문제를 놓고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과 선우프레시가 푸드장의 창업자와 소송전을 진행하고 있다. 창업자는 3년 전 체결한 합의서에 따라 풋옵션을 받아달라며 이들에게 소송을 제기했다. 풋옵션 대상은 창업자가 보유한 푸드장 지분 약 19%다. 나머지 지분은 선우프레시가 이미 사들였다. 2019년 선우프레시(당시 선우엠티)를 인수한 어펄마는 첫 번째 볼트온 전략으로 선우프레시 거래처로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던 푸드장 인수를 추진했다. 푸드장은 캠핑용 육류 밀키트를 주력 상품으로 판매하는 업체다. 선우프레시를 앞세워 창업자 지분 중 21%를 추가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푸드장은 신선한 육류를 캠핑장으로 곧바로 배송해줘 캠핑 매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어펄마는 선우프레시에 이어 푸드장을 품어 '수입→1·2차 가공→온·오프라인 유통'으로 이어지는 밸류 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1년 뒤 10%를 추가 확보하면서 지분율을 61%까지 키웠다.어펄마는 창업자가 보유한 잔여 지분 39%도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2021년 이같은 내용의 주주간계약에 합의했다. 지분 절반인 19%에 대해선 선우프레시에 사가라고 요청할 수 있는 풋옵션이 창업자에게 부여됐다. 이 계약을 체결한 뒤로 푸드장은 창업자와 어펄마 측 인사가 공동 경영했는데 이 때부터 양측의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어펄마가 창업자의 비위행위를 적발하면서 갈등은 최고조가 됐다. 결국 어펄마는 합의서를 체결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20
-
[단독] 차파트너스, 국내 최대 시내버스 통매각한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차파트너스)이 사모펀드(PEF)를 통해 인수한 시내버스 운수사들의 공개매각에 나선다. 올해 말 펀드 만기를 앞두고 매각가를 극대화하려는 출자자(LP)들의 요구에 따르는 것이다. 시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준공영제 시내버스 특성상 거래 성사 여부의 확실성 측면에서 해외자본으로 이뤄진 펀드보다는 국내 전략적투자자(SI)와 토종 PEF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차파트너스는 총 4개의 PEF를 통해 보유중인 서울·인천·대전·제주도 등 전국에 보유 중인 준공영제 시내버스 운수사의 매각을 추진한다. 준공영제 시내버스 운수사업은 지자체가 수익을 보장하는 구조로 안정적인 배당 수익이 보장돼 다수의 잠재 인수자들이 관심을 보여왔다.1차 매각 대상은 차파트너스가 2019년과 2020년 순차적으로 세운 차파트너스퍼블릭모빌리티 1호·2호·3호 PEF를 통해 인수한 준공영제 버스운수사 10곳의 경영권이다. 동아운수, 한국BRT, 삼환교통 등 서울, 인천, 대전 지역 내 운수사들이 대상이다. 규모는 세 펀드 합산 기준으로 에쿼티 520억원, 인수금융 1100억원으로 총 1620억원 규모다. 보유 버스만 총 약 950대에 달해 준공영제로 운행되는 시내버스 기준으로는 국내 최대규모다.도원교통, 신실교통 등 7개운수사 총 650대 버스를 보유한 4호 PEF도 매각 가능성이 열려있다. 차파트너스는 2021년 에쿼티 800억원, 인수금융 1200억원 총 2000억원 규모의 4호 PEF를 조성해 해당 자산들을 사들였다.차파트너스가 시내버스 회사 매각에 나선 것은 올해 말부터 1~3호의 펀드 및 인수금융 만기가 차례로 도래하기 때문이다. 3곳의 펀드
-
공무원연금, PEF에 1400억 맡긴다…출자 4년만에 재개
공무원연금공단이 4년 만에 국내 사모펀드(PEF) 출자 사업에 나선다. 위탁운용사(GP) 4곳에 1400억원을 맡길 예정이다.공무원연금은 21일 국내 사모대체 PEF 블라인드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계획을 공고했다. 분야는 대형리그와 중형리그로 나뉜다. 리그별로 2개사씩 총 4개사를 뽑을 예정이다. 대형리그 운용사엔 400억원, 중형리그 운용사엔 300억원씩 맡기기로 했다.누적 약정액이 2조원 이상이면 대형리그, 2조원 이하면 중형리그로 분류된다. 누적 약정액은 청산, 운용 중인 자산의 약정액 기준 운용자산(AUM)을 말한다. 벤처캐피탈(VC) 전략, 프로젝트 펀드, 공동투자 펀드, 공동 운용사(Co-GP) 투자는 포함되지 않는다. 펀드의 투자기간은 설립 이후 5년 이내이며 연장할 수 있다. 펀드 만기는 10년이며 연장 가능하다.공무원연금이 국내 PEF 출자 사업에 나선 것은 지난 2020년 이후 4년여 만이다. 당시 공무원연금은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SG프라이빗에쿼티(SG PE)를 GP로 선정하고 각사별로 400억원씩 총 1200억원을 맡겼다.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
"밸류업·금투세 갈피 못잡겠다"…기관·개미, 올해 18兆 폭풍매도
“갈 곳이 없다.”시중 자금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현금성 자산에 몰리고 있다. 올 들어 자산관리계좌(CMA)·머니마켓펀드(MMF)·투자자예탁금에 새롭게 들어온 자금은 48조원 안팎이다. 그렇게 놀고 있는 돈이 벌써 350조원에 육박한다. 증시에선 마땅한 주도주를 찾기 힘들고, 밖으로 눈을 돌려도 마땅한 투자처가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 등 대체투자 시장은 얼어붙었고 금리 인하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런 가운데 밸류업 정책의 세제 혜택 포함,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주요 자본시장 관련 정책의 윤곽이 잡히지 않은 점이 자금의 증시 이탈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밸류업 정책 불신하는 기관·개미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CMA·MMF·투자자예탁금 합계는 349조880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주식시장에서 빠진 ‘뭉칫돈’이 흘러든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4일까지 기관과 개인은 각각 10조3070억원, 8조319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은 반도체주와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를 집중적으로 순매도했다. 삼성전자(4조6440억원) SK하이닉스(1조1610억원) 기아(4150억원) 삼성물산(2790억원) 등이다.개인도 비슷했다. 현대자동차(3조910억원) 삼성물산(9040억원) 기아(6740억원) KB금융지주(6150억원) 하나금융지주(4340억원) 신한금융지주(4060억원) 등 ‘밸류업 테마주’로 꼽히는 저PBR주를 집중적으로 팔았다. 이들 종목 상당수는 밸류업 정책 기대에 힘입어 10~30%대 오름세를 나타냈다. 주가가 뛰자 장기 투자 대신 차익 실현을 선택한 것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센터장은 “상장사의 주주친화책을 독려하는 밸류업 정책에 대한 불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