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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G파트너스, 또 세대교체…박병무·신재하 대표 물러난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VIG파트너스가 창업 멤버인 박병무, 신재하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나고 신창훈 부대표(사진 좌측)를 대표로 승진하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VIG파트너스는 26일 박병무·신재하·이철민 대표와 신창훈 부대표 등 4인의 파트너가 운영하던 체계를 2024년 1월 1일부터 이철민(사진 우측)·신창훈 대표, 정연박·한영기·한영환 부대표 5인 파트너가 운영하는 체계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2011년부터 VIG파트너스를 이끌어왔던 박병무 대표는 2024년 1월 1일부 대표직을 넘겨주고 비상근 고문 및 시니어 투자심의위원으로의 역할을 한다. 신재하 대표도 같은 날짜에 대표직을 사임하고 시니어 파트너의 역할을 맡게 된다. 이철민, 신창훈 대표가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 및 모니터, 펀드레이징 등을 모두 총괄하는 상근 대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번 인사로 부대표(파트너)로 역할이 확대되는 정연박, 한영기, 한영환 전무는 두 대표와 함께 VIG의 의사결정 및 업무를 책임지고 수행할 예정이다. VIG파트너스 관계자는 "향후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파트너십 계승 시스템을 공식적으로 정립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박병무 대표는 “급격히 변화하는 PEF시장의 환경변화에 젊고 유능한 후배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VIG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했고 대부분의 PEF들이 당면한 파트너 승계를 VIG가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VIG구성원들의 합의로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VIG파트너스는 현재 진행 중인 5호 펀드의 자금모집에 속도를 내고 있다. 4호 펀드(9500억원) 대비 규모를 키워 현재 1조5000억원을 목표로 자금 모집에 돌입했다. 지난 25일에는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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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혈 끊긴 사모펀드 업계, 좀비 펀드 급증한다
금리 인상으로 자본시장 내 유동성이 줄어들자 사모펀드(PEF) 업계에 대한 투자가 급감하고 있다. 신규 투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고 펀드 만기를 넘긴 채 운용만 하는 '좀비 펀드'도 늘어나는 모양새다. 블룸버그는 시장조사업체 프레킨을 인용해 올해 미국 내 사모펀드 업계의 투자금이 작년보다 28% 감소할 것이라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로 인해 신규 자금 조달에 실패한 사모펀드 운용사가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청산 만료 시점을 넘긴 사모펀드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프레킨에 따르면 2010년 이전에 결성된 사모펀드는 지난해까지 총 800억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2015년 이후 신규 바이아웃 펀드를 결성하지 못한 운용사는 645개에 이른다. 신규 펀드를 결성하지 못한 채 기존 펀드만 운용하고 있는 '좀비 펀드'가 증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의 수명은 평균 12년을 밑돈다. 토드 밀러 제프리스파이낸셜 그룹 사모펀드 책임자는 "지난 5년간 새로운 펀드를 조성하지 않았다면 좀비 펀드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며 "사모펀드 운용사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펀드를 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좀비 펀드가 증가하자 펀드출자자(LP)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펀드 내 자산을 매각하라고 명령할 수 없어서다. 자산을 매각한 뒤 청산해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이를 강요할 수 없는 입장이다. 또 펀드 매니저를 LP 입맛대로 고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LP의 수익률만 떨어지고 있다. 블룸버그가 미국 내 주요 10개 퇴직연금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포트폴리오 총액에서 2009년 이전에 결성된 사모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에 달했다. 900여개 펀드에 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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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매수’ 노리는 세컨더리 펀드 조성 잇따른다
사모펀드(PEF)와 벤처캐피탈(VC)가 세컨더리 펀드 조성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세컨더리 펀드는 이미 투자한 벤처 주식을 매입해 수익을 창출하는 펀드다. 산업은행과 같은 유동성공급자(LP)들도 수익률 제고를 위해 세컨더리 펀드 출자에 나서면서 일반 펀드에 비해 모집이 용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투PE는 LB PE와 함께 300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 펀드 조성할 예정이다. 산업은행 출자사업을 시작으로 기관투자자(LP) 위탁 운용사 선정에 뛰어들 예정이다. 한투PE의 첫 세컨더리 조성 배경에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의 큰 관심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PE업계 관계자는 “올 초부터 김 회장이 세컨더리 펀드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해 계열사 중에서 처음 세컨더리 펀드 조성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세컨더리펀드는 VC나 PEF가 보유한 주식(구주)을 매입해 수익을 올리는 펀드다. 국내 세컨더리 펀드 규모는 2021년 4941억원 2022년 5913억원 등으로 계속 늘고 있으나 해외에 비해 활발한 편은 아니다. 세컨더리 펀드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국내 PEF는 메타인베스트먼트, LB PE 등이 있다. 메타인베스트먼트는 지난 6월 1000억원을 목표로 LP지분유동화펀드 조성에 나섰다. 중대형 세컨더리 시장은 국내 PEF들의 전체 투자금 회수 중 약 11%로 활용되고 있다. 글로벌 평균인 30%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소형 세컨더리 시장의 주요 참여자인 국내 VC들이 세컨더리 시장을 통한 투자금 회수비중은 전체의 45%를 점하고 있다. 출자에 소극적인 LP들도 세컨더리 펀드 조성에는 호의적인 편이다. 기업공개(IPO)로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세컨더리 펀드를 조성해 회수 통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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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공제회, PEF 속속 출자…중형 PE 각축전
연기금·공제회들이 속속 사모투자펀드(PEF) 출자에 나서고 있다. 새마을금고를 대체할 수 있는 LP(출자자)를 찾기 위해 중형 PEF 하우스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시작으로 사학연금, 산업은행, 노란우산공제회, 교직원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이 국내 블라인드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어 우정사업본부, 군인공제회 등이 하반기 출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6월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 맥쿼리자산운용 등을 PEF 위탁운용사로 선정한 바 있다. 사학연금은 총 4000억원을 출자할 네 곳의 운용사를 뽑는다. 현재 출자를 실시하는 기관 중 출자 규모가 가장 크다. 사학연금은 제안 펀드 규모가 5000억원 이상이고 30% 이상 출자 확약을 받은 운용사를 모집해 사실상 대형 하우스간 경쟁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블라인드 펀드를 공동 운용(Co-GP)하는 운용사는 지원할 수 없다. 사학연금은 현재 제안서를 마감했고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거쳐 다음달 최종 선정에 나선다. 교직원공제회는 대형 1000억원(1개사), 중형 1600억원(4개사), 루키 400억원(2개사) 등 3000억원을 출자할 방침이다. 오는 25일까지 제안서 제출을 받는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3곳에 1200억원을 맡길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총 3000억원을 출자해 1조원 규모의 정책지원펀드 조성을 목표로 운용사 9곳 선정 작업을 하고 있다. 지원 분야는 세컨더리, 인수합병(M&A), 글로벌 선도 등 3개다. 산업은행의 출자금액은 펀드별 목표결성금액의 3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해뒀다. 상대적으로 펀드 레이징(자금 모집)이 쉽지 않은 중형 하우스들간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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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글로벌 테크 PEF에 133억 투자
LG그룹이 글로벌 테크 ‘유망주’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는 최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비스타에쿼티파트너스 펀드에 1000만달러(약 133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크 분야 글로벌 3대 사모펀드로 꼽히는 비스타에쿼티파트너스는 2000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출범한 운용사다. 지난해 운용자산이 960억달러(약 127조원)였다. LG는 비스타에쿼티파트너스를 통해 유망한 테크 기업에 간접 투자할 계획이다. LG전자도 최근 이진형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전자공학과 교수가 세운 뇌질환 진단·치료 스타트업 엘비스에 6억7000만원을 투자했다. 이 교수가 2013년 세운 엘비스는 인공지능(AI) 기반 뇌 질환 진단·치료 플랫폼 ‘뉴로매치’를 연내 상용화할 예정이다. 이 밖에 LG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LG테크놀로지벤처스도 새 펀드 조성에 착수했다. 2018년 5월 실리콘밸리에서 출범한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그룹 계열사 7곳이 출자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미국 캐나다 이스라엘 싱가포르 중국 한국 등의 글로벌 스타트업·벤처캐피털 60여 곳에 400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이 회사는 이달 미국 AI 스타트업인 인월드AI에 수십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도 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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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스틱, 클라우드 솔루션 오케스트로에 1000억 투자
국내 사모펀드(PEF)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오케스트로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오케스트로에 대한 10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오퍼튜니티 3호 펀드를 결성한 뒤 단행한 첫 투자 사례다. 오퍼튜니티 3호 펀드는 결성액이 2조원에 이르는 대형 펀드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날 스틱인베스트먼트 투자심의위원회를 통과해 최종 투자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케스트로는 창업한 지 5년이 지난 스타트업이다. 클라우드 솔루션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공공기관이나 기업 내부에서 구축·운영되는 클라우드 환경을 통합적으로 운영·관리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매출은 2021년 135억에서 작년 338억원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예비유니콘'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오케스트로는 지난해 7월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0억원의 투자금을 받았다. 당시 기업가치는 1500억원 안팎으로 평가됐다. 오케스트로는 올 들어 추가 자금조달을 위해 지난 4월부터 PEF 운용사와 벤처캐피탈(VC) 등에 투자설명서를 배포하고 본격적인 마케팅 작업에 돌입했었다. 기업가치는 1년 사이 수배 이상 뛴 것으로 알려졌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단기간 기업가치가 급등했음에도 미래 성장가치가 높다고 판단하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케스트로는 이번 투자금으로 주요 클라우드 솔루션 업체를 인수할 예정이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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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현 공무원연금 CIO “대체투자 다변화하고 공동투자 적극 모색”[자본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
“공무원연금은 앞으로 대체투자 규모를 점진적으로 늘리면서 다변화 작업을 지속할 계획입니다. 대체투자 다변화의 일환으로 외부 기관과의 코인베스트먼트(Co-investment·공동 투자) 발굴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백주현 공무원연금공단 자금운용단장(CIO·사진)은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체투자는 대표적인 시딩(Seeding) 투자자산으로 전통자산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우량 자산을 선별해 적정한 가격에 ‘씨’를 뿌려놓고 성과를 착실히 관리해나가면 중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수확(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백 단장은 지난해 7월부터 6조2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3대 연기금인 공무원연금을 이끌고 있다. 1970년생인 그는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수출입은행에 입행했다. 미국 듀크대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은 이후 삼성생명에서 뉴욕투자법인을 거쳐 재무전략부장을 지내다 공무원연금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공무원연금에 입성한 이후 대체투자 등 자산군 다변화를 중점적으로 개선해나가고 있다. 자산 구성 중 비어있는 자산군을 발굴해 채워 나가는 중이다. 인프라, 세컨더리, 사모대출(PDF), 벤처캐피탈(VC)로 대체투자 자산군을 넓혔고 공동투자(Co-Investment) 펀드 등으로 다변화를 꾀할 예정이다. 국내 부동산 투자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공무원연금은 최근 KB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삼성SDS타워에도 투자해 35%가량의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어(Core) 오피스 자산군에 이어 대출이나 주거형, 물류센터 등에도 투자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백 단장은 “대체투자 다변화 노력은 단기적인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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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두 '잭팟' 이진상 레버런트 대표 "성장 단계 테크기업에 집중투자"[자본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
다음 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반도체 설계기업 파두에 초창기 투자해 '잭팟'을 터뜨린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있다. 포레스트파트너스 출신인 이진상 대표(사진)가 2017년 설립한 레버런트파트너스다. 2018년 파두에 250억원을 투자한 이 회사는 기업공개(IPO)로 7배 이상의 투자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기술과 사람을 믿고 투자한 것이 좋은 결실을 본 것 같다"며 "테크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그로쓰(성장) 전문 PEF로서 제 2, 3의 파두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외면받던 팹리스에 과감히 투자이 대표는 반도체 스타트업 파두를 비롯해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IGA웍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인테리어 스타트업 아파트멘터리 등 기술기업에 투자해왔다. 이중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파두와 IGA에이웍스는 5년 전만해도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던 회사들이다. 이 대표는 "파두에 투자할 당시 국내 팹리스 스타트 중 양산용 칩을 찍어본 곳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투자자가 모이지 않았다"며 "게다가 대기업도 못 하는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컨트롤러용 칩을 스타트업이 해낼 것이라고 생각하는 곳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글로벌 NAND 제조사들이 인수 또는 자체 연구개발(R&D)을 통해 수 년 간 제품 개발에 도전했지만 삼성전자 제외하고 의미 있는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이 대표는 "파두는 스타트업으로 출발했지만, SK텔레콤, 삼성전자 등 대기업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연구개발 경험을 축적한 인력들이 창업해 어떤 것이 사업성이 있고 어떤 분야에 집중해야 승산이 있을지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며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시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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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리즈A에 집중합니다”...초심으로 돌아가는 VC들
벤처캐피탈(VC)이 시리즈A 투자로 돌아가고 있다. 초심으로 돌아가 성장기업 초기에 투자하는 모험 자본 역할에 나서려는 모습이다. 지난 몇 년간 시중 유동성을 바탕으로 수백억 단위의 시리즈C 이상의 성숙 단계에서 자금을 쏟아부었던 모습에서 달라지는 것이다. 그동안 VC들은 기업공개(IPO)로 투자금 회수가 쉬운 대규모 투자를 선호했다. 하지만 시리즈C 기업의 '몸값'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운 데다 IPO 회수 여건도 과거보다 열악해지면서 시리즈 A 투자로 다시 회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팁스 운용사 112곳으로 급증 3일 VC업계에 따르면 시리즈 A와 프리 시리즈 A단계의 기업들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한 VC 관계자는 “과거 비즈니스모델(BM)을 만드는 과정에 투자했다면 요새는 아이디어 단계에 있는 초기 스타트업을 눈여겨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국내 유명 VC들도 얼리 스테이지에 있는 기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김한준 알토스벤처스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근래에 큰 단위로 투자하는 소식이 많아서 그런지 ‘알토스는 초기에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린다”며 “우리가 투자한 회사에서 1년 이상 일한 분이면 초기 단계 있더라도 무조건 만나겠다”고 했다. 초기 단계 투자로 눈을 돌리는 상황을 반영한 발언이라는 VC업계의 해석이 나왔다. 알토스벤처스는 지난해 시리즈 G단계의 토스에 1000억원을 투자했던 VC다. 대형 VC를 막론하고 정부의 팁스(TIPS) 정책으로 몰려드는 현상도 이런 배경과 관련 있다. 스타트업 창업을 돕기 위해 2013년부터 중기부가 운영하는 팁스의 운영사는 올해 112곳으로 작년(81곳) 대비 31곳이 증가했다. 2019년 56곳에 비하면 2배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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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인베스트먼트, 인도네시아 사무소 폐쇄...1/10로 줄은 해외투자
국내 ‘큰손’들이 벤처투자 혹한기를 맞아 해외 투자를 줄이고 있다. 1조원 이상 자산을 굴리는 VC들도 올해에는 투자를 대폭 줄였다. 동남아시아 흩어져있는 사무소를 통폐합하고 투자 집행에 소극적으로 돌아섰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2019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스틱인베스트먼트가 6년 만에 현지 사무소를 폐쇄했다. 스틱은 지난해 2월 개소한 싱가포르 사무소에 동남아시아 지역의 투자 역량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스틱은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 1세대 사모펀드(PEF)로 불린다. 2021년 인도네시아에서 신선식품 배송업체인 해피프레시에 네이버 등과 함께 431억원를 투자하기도 했고, 2020년에는 싱가포르의 플랫폼업체 그랩에 2378억원을 투자했다. 2021년 이후부터는 투자를 중단하고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스틱 관계자는 “법인이 설립된 싱가포르에 투자 역량을 모을 생각”이라며 “싱가포르 사무소에서는 몇 건의 투자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달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여는 우리벤처파트너스도 인력 효율을 높이고 있다. 현지훈 중국 상해사무소장이 싱가포르 사무소장을 겸임하는 방식이다. 중국 상해사무소에 근무하는 직원을 싱가포르에 파견하는 방식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작년 말부터 해외 투자 줄이기 시작했다.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전자공시에 따르면 벤처캐피탈(VC)의 올해 1분기(1~3월)해외 투자액은 작년 대비 8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1~3월(1분기)에는 국내 29개 VC가 2151억원을 해외에 투자했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15개 기업이 376억원을 투자하는 데 그쳤다. 글로벌 금리인상으로 해외 스타트업 기업가치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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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 바이아웃·그로스 위탁운용사에 아폴로·EQT·워버그
공무원연금이 설립 이래 처음으로 실시하는 글로벌 바이아웃·그로스 위탁운용사로 아폴로, EQT 등 해외 사모펀드(PEF) 3곳을 낙점했다. 칼라일 등 펀드 레이징(펀드 자금 모집) 막바지에 있는 글로벌 대형 하우스들은 고배를 마셨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공무원연금은 지난 12일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EQT파트너스, 워버그핀커스를 선정해 통보했다. 이달 말 실사를 거쳐 결격 사유가 없다면 최종 위탁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숏리스트에 올랐던 칼라일그룹, 브릿지포인트, WCAS 등 3곳은 탈락했다. 선정된 운용사들은 각각 4000만 달러(약 500억원)씩 총 1억2000만 달러(약 1500억원)를 맡게 된다. 공무원연금은 지역과 전략을 나눠 운용사를 안배했다. 아폴로글로벌과 워버그핀커스에 각각 북미·바이아웃, 북미·그로스 섹터를 맡겼다. EQT파트너스는 유럽·바이아웃 섹터를 담당한다. 바이아웃 펀드는 인수 대상 기업의 지분이나 핵심 자산을 매수해 경영권을 확보한 뒤 구조조정이나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 매각하는 펀드다. 그로스 펀드는 성장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를 통해 매입한 다음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엑시트(투자 회수)를 꾀한다. 이번 출자 사업에 칼라일 등 글로벌 3대 사모펀드는 모두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칼라일은 숏리스트까지 올랐고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블랙스톤은 숏리스트에 오르지 못했다. 공무원연금은 설립 이후 첫 출자 사업인 만큼 새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PEF에 자금을 맡기려는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펀드 조성 막바지에 있는 하우스는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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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위탁 PEF, 한앤코·IMM·VIG·어펄마·맥쿼리 등 6곳 압축
국민연금공단이 진행하는 8000억원 규모의 국내 사모투자 위탁운용사 선정 1차 적격후보(쇼트 리스트)로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VIG파트너스. 어펄마캐피탈, 맥쿼리자산운용 등 6개사가 선정됐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국민연금의 PEF 정기 출자 적격후보로 한앤컴퍼니, IMM PE, VIG파트너스를 포함한 6개사를 선정해 통보했다. 국민연금은 추가 절차를 거쳐 최대 3곳의 운용사를 선정해 총 80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선정된 운용사는 각각 1500억~3500억원을 배정받게 된다. 오는 6월 최종 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엔 PEF 출자에 총 5000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올해 규모를 3000억원 더 늘렸다. 업계에서 유력 후보로 꼽힌 운용사들이 대다수 쇼트 리스트에 포함되면서 최종 선정까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한앤컴퍼니는 창사 이후 첫 국내 출자에 도전했다. 한앤컴퍼니는 32억달러 규모의 4호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준비 중이다. 앞서 3차례의 블라인드펀드 조성에선 해외 LP들의 자금만 받았지만, 올해부터 국내 LP들로 출자자 폭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IMM PE도 2018년 이후 5년 만에 국민연금 정기 출자에 나섰다. 지난해 8000억원으로 1차 클로징을 마친 로즈골드 5호 펀드를 2조6000억원까지 늘리겠다는 포석이다. 이외에 1조5000억원 규모의 5호 펀드 모집에 나선 VIG파트너스는 2019년 이후 4년여만에 참여했고 맥쿼리도 맥쿼리한국오퍼튜니티펀드(MKOF) 6호 펀드 조성을 위해 컨테스트에 뛰어들었다. 어펄마도 총 7000억원 규모 6호 펀드 조성에 돌입했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PEF 출자 사업에선 IMM인베스트먼트와 스톤브릿지캐피탈, SG PE 등 3곳이 선정됐다. 차준호 기자 chach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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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렌이 울린다 방어막을 올려라 [김태엽의 PEF썰전]
다들 놀라셨는가? 북에서 날라온 소식으로 오랫만에 힘찬 모닝콜과 함께 새벽을 맞이하신 여러분. 자 이제 좀 일찍일찍 일어납시다. 필자는 휴대폰에서 싸이렌이 힘껏 울릴 때 이미 이번주 읽던 책을 마치고, 석촌 호수 한바퀴 조깅을 끝낸 후, 찬물로 샤워를 하고, 미국 증시 마감을 보면서, 아보카도 바나나 쉐이크를 4인분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는 꿈을 꾸다가 깼다. 비록 평소의 멜랑꼴리한 음악과 다른, 강렬한 EDM으로 시작한 하루였지만 솔직히 필자는 이 오보가 울리고 60초 내로 실수라고 규정 짓고 잽싸게 침대로 복귀 했다. 그 이유는 (1) 알람이 울리자마자 TV를 틀었는데 재난방송이나 자막이 1도 없었고, (2) 네이버는 다운이었는데 유튜브나 인스타, 카톡이 엄청 잠잠했고, (3) 창밖을 내려다 보니 차들이 늘상처럼 차분히 출근/등교 준비를 하고 있었으며, (4) 마지막으로, 주어진 정보를 가지고 내가 지금 딱히 할 수 있는 어떤 대책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배째 전략.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번의 오보가 너무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과잉 반응이네, 메뉴얼이 없네 어쩌네 하지만, 이런 해프닝 없이 바로 실전에 돌입했다면 정말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주변 방공호도 살펴보고, 재난 문자 시스템도 점검하고, 집에 금반지랑 생수도 좀 사둘 계기가 되었다. 이렇게 조기 경보 체계는 그 강렬함이 클수록 효과가 좋다. 반면에 이런 조기 경보를 무시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위험의 파괴력은 막강해진다. 16년전 (스무살 때) 다친 어깨에서 몇년 전부터 버라이어티한 소리가 났는데, 애써 나는 아직 어리니깐 (진짜 죄송하다), 근육 운동과 스트레칭을 자주 하니깐,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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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 위축에…사모대출펀드 시장 급성장
국내 금융권에서 사모대출펀드(PDF)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1년 펀드 운용 규제를 완화한 뒤 최근 들어 은행권 대출이 위축되자 기업과 부동산 대출시장 등을 파고들고 있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의 크레디트(신용) 부문 계열사 IMM크레딧앤솔루션은 요즘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3000억원 규모의 PDF를 조성하고 있다. 투자 대상을 사전에 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금을 먼저 모은 뒤 운용사가 투자 대상을 결정하는 블라인드 펀드 방식이다. 연 5~10% 수익을 목표로 기업 대출이나 우량 기업 채권에 투자한다. 글랜우드PE 계열사인 글랜우드크레딧도 올 들어 수천억원 규모의 PDF 조성에 나섰다. VIG파트너스 자회사인 VIG얼터너티브크레딧은 지난해 3000억원 규모 블라인드 PDF를 설정했다. 2조원 규모의 블라인드 PEF를 조성 중인 스틱인베스트먼트도 지난해 PDF 본부를 조직했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KPMG 등에 따르면 글로벌 PDF 규모는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매년 13% 안팎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6월 기준 글로벌 PDF의 운용자산(AUM) 규모는 376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4% 늘었다. 중위험·중수익 원하는 '큰손'들, PDF에 뭉칫돈 투자 빠른 의사결정 시스템 앞세워…수천억대 블라인드 펀드 조성사모대출펀드(PDF) 시장의 성장은 불확실한 경제 환경,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기관투자가의 수요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우선 불확실한 경제 환경 등으로 은행, 저축은행 등 제도권 금융회사들의 여신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선 ‘자금줄’이 말랐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장기적으로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