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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中 공세에 출구 찾는 석유화학…LG도 여수NCC 2공장 매각 협상
석유화학 제품은 반도체, 자동차, TV 등과 함께 한국의 대표 수출 품목 중 하나다. ‘가성비’가 좋다 보니 세계 곳곳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찾았다. 중국은 그중에서도 한국 석유화학 제품을 가장 많이 찾는 나라였다.그랬던 중국이 세계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라이벌’로 변신한 건 2010년대 후반 들어서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물량 공세에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영토’는 점점 줄어들었다. 지난해 석유화학 제품 수출액(456억달러)이 1년 전보다 15.9%나 쪼그라들었을 정도다.국내 1~2위 석유화학 기업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일제히 기초 유분 생산 설비 정리에 나선 이유다. LG와 롯데는 수익성이 떨어진 ‘한계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배터리와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소재 등 아직 중국과 기술 격차가 있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中 자급률 100% 넘어서6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중국 수출 비중은 36.3%로 3년 전인 2020년(42.9%)에 비해 6.6%포인트 떨어졌다. 중국 국유기업인 시노펙, 페트로차이나 등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대폭 끌어올린 여파다.경기 둔화 등으로 석유화학 제품 수요는 줄어드는데 중국의 공급량은 대폭 늘어나는 형국은 몇 년째 계속됐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이 그랬다. 지난해 중국의 에틸렌 생산량은 5174만t으로 2020년(3227만t)보다 60% 증가했다. 2025년엔 5597만t으로 확대된다. 이 덕분에 에틸렌, 프로필렌(PP) 등 기초 유분의 중국 자급률은 2020년 이미 100%를 넘어섰고 2025년엔 120%까지 올라서게 된다. 중간 원료인 파라자일렌(PX)과 합성수지인 PP 자급률도 2025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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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롯데케미칼, 해외진출 '선봉' 말레이시아 타이탄 매각한다
롯데케미칼이 말레이시아 대형 석유화학 생산기지인 롯데케미칼타이탄(LC타이탄) 매각에 착수했다. 중국 화학기업들의 저가공세에 가동률을 낮추며 대응했지만 업황 부진으로 손실이 쌓이자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결단을 내렸다. LG화학도 전남 여수 NCC(나프타분해시설) 2공장의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쿠웨이트석유공사(KPC)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중국발(發) 사업 구조재편이 현실화됐다는 평가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주요 글로벌 IB들을 통해 국내외 연관 기업들과 대형 PEF등을 대상으로 LC타이탄의 잠재 인수자 물색에 돌입했다. 롯데케미칼은 LC타이탄을 지난해부터 말 매각자산으로 분류하고 수요 조사에 착수했다. 매각 대상은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LC타이탄 보유지분 전량(74.7%)이다.LC타이탄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사업장을 갖춘 동남아시아 대표 화학사다. 주 생산품목은 석유화학제품들의 원료가 되는 에틸렌,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이다. 롯데케미칼은 2010년 말레이시아 차오그룹(지분율 70%)과 말레이시아 정부펀드인 PNB(30%)로부터 1조5051억원을 투입해 LC타이탄을 인수했다.LC타이탄은 2010년대 중후반까지 범용 석화제품의 호황과 맞물려 연간 3000억원에서 5000억원대 이익을 벌어들인 알짜 회사였다. 현대석유화학(2003년), 케이피케미칼(2004년), 삼성 화학부문(현 롯데정밀화학·롯데첨단소재, 2015년) 인수와 함께 롯데케미칼을 글로벌 석유화학사로 발돋움하게 한 주요 M&A로 꼽혔다. 2017년엔 인수가에 2.5배에 달하는 4조원의 시가총액으로 현지 증시에 상장하기도 했다.하지만 중국이 에틸렌과 폴리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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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 석유화학업계, 자금조달 ‘양극화’
장기간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석유화학 업계가 자금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을 겪고 있다. 신용등급 AA+급 최우량 신용도를 앞세운 LG화학은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한 반면 A급 이하 비우량 석유화학 업체들은 투자수요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위기다.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지난 4일 열린 2년물 1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5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여천NCC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현물출자방식으로 설립한 전문 석유화학업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여천NCC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매기고 있다.이번 회사채 수요예측으로 여천NCC는 2022년 2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미매각 오명을 피하지 못했다. 당시 여천NCC는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제3공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인해 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고에도 불구하고 20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을 강행한 결과 전량 미매각을 기록한 바 있다.여천NCC뿐 아니라 A급 이하 비우량 석유화학 기업들은 자금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일부 공모 회사채 미매각 우려가 큰 기업들은 기업어음(CP) 등 단기 자금시장으로 우회하고 있다. SK가스의 자회사인 석유화학업체 SK어드밴스드는 지난 6일 300억원 규모 CP를 발행했다. 만기 1년 2개월 장기 CP다. 지난해 말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낮아진 여파다. 미매각으로 평판을 깎이는 것보다는 수요예측 절차를 거치지 않는 CP 발행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반면 LG화학은 회사채 시장에서 대규모 흥행에 성공했다. LG화학은 지난달 27일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3조4450억원의 자금이 몰려 발행 규모를 1조원을 늘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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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ETF '나홀로 질주'
국내 대기업 그룹주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 ETF가 독보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핵심 편입 종목인 현대차, 기아의 상승세 덕분이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 ETF는 29일 1.76% 오른 2만89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만9260원까지 올라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KODEX 삼성그룹’ ETF는 0.65% 떨어졌고, ‘KOSEF SK그룹대표주’(-0.66%) ‘TIGER LG그룹+펀더멘털’(-0.06%)도 하락했다.현대차그룹 ETF는 올 들어 국내 대기업 그룹주 ETF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은 연초 이후 14.35% 급등했다. 이 ETF는 현대차, 기아의 편입 비중이 50% 이상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 기대로 반등하기 시작해 올해 각각 24.93%, 27.56% 급등했다.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 발표 이후 주가가 소폭 하락했지만 증권가의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DS투자증권은 이날 현대차에 대해 “정부가 정책에 대한 지속성을 시사하면서 저평가 해소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며 목표가를 30만원으로 올렸다. 현재 현대차 주가는 25만500원이다.반면 다른 그룹주 ETF는 부진하다. 포스코그룹주 ETF인 ‘ACE 포스코그룹포커스’는 올 들어 13.35% 급락했다. KODEX 삼성그룹과 TIGER LG그룹+펀더멘털도 각각 1.81%, 2.94% 하락했다. KOSEF SK그룹대표주는 2.07% 소폭 올랐다.이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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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1% 떨어질 때 12% 올랐다"…그룹주 ETF 1위는 어디?
국내 그룹주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현대차그룹 ETF가 상승률 1위를 달리고 있다. 핵심 편입 종목인 현대차, 기아의 상승세 덕분이다. 올해 대부분 그룹주 ETF가 하락하는 데서도 현대차그룹 ETF는 12% 이상 뛰는 모습이다.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 ETF는 오후 2시 현재 2.92% 오른 2만9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다른 그룹주 ETF는 다른 분위기다. 현재 'KODEX 삼성그룹' ETF는 0.43% 떨어지고 있고, 'KOSEF SK그룹대표주'(-0.58%), 'ACE 포스코그룹포커스'(-0.37%), 'TIGER LG그룹+펀더멘털'(-0.77%) 등도 일제히 하락세다.올해 현대차그룹 ETF는 국내 그룹주 ETF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은 전날까지 12.37% 급등했다. 이 기간 포스코그룹주 ETF인 ACE 포스코그룹포커스은 13.83% 급락했다. KODEX 삼성그룹과 TIGER LG그룹+펀더멘털도 각각 1.17%, 2.87% 하락했다. KOSEF SK그룹대표주는 2.75% 소폭 올랐다.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은 28일 기준 현대차, 기아의 편입 비중이 50% 이상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에 대한 기대로 반등하기 시작해 올해 각각 23.69%, 20.59% 올랐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했지만 증권가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DS투자증권은 이날 현대차에 대해 "정부가 정책에 대한 지속성을 시사하면서 저평가 해소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다"며 목표가를 30만원으로 상향했다. 반면 다른 그룹주 ETF는 같은 이유로 수익률이 꺾이고 있다. 최근 KOSEF SK그룹대표주는 상승세를 탔으나 SK하이닉스 주가가 조정 받으며 약세로 돌아섰다. KODEX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24.17%), TIGER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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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LG화학 신용등급, 안정적→부정적 하향 조정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28일 LG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A3’(A-)인 LG화학의 기업신용등급(Issuer Rating)과 채권 등급이 ‘Baa1’(BBB+)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신용도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의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52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1% 감소했다. 석유화학 부문이 영업손실 143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대규모 설비 투자에 따른 차입금 부담이 심화된 것도 신용도 하향의 주요 배경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신약 개발 등을 3대 신성장동력으로 정하고 내년까지 총 1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유완희 무디스 선임 연구원은 “LG화학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것은 석유화학 부문의 지속적인 이익 부진과 대규모 설비투자를 충당하기 위한 차입금의 증가를 고려한 것”이라며 “지난해 LG화학의 에비타(차감 전 영업이익)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은 약 3.2배로, 2022년 2.4배 대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무디스는 2020년 2월 LG화학의 신용등급을 ‘A3’에서 ‘Baa1’로 강등한 바 있다. 이후 2022년 2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통한 대규모 자금 확보 등을 반영해 다시 ‘A3’로 신용등급을 올렸다.LG화학을 바라보는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의 잣대도 깐깐해지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지난해 5월 LG화학 신용등급 전망을 'BBB+(긍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한편 무디스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신용등급과 채권 등급은 기존과 동일하게 &l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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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이슈어’ LG화학, 최대 1조 차입…눈덩이 차입금 어쩌나
LG화학이 회사채 발행으로 최대 1조원을 조달한다. 신사업 투자가 늘어나는 만큼 국내외 자금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차입금이 큰 폭 불어나며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23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2·3·5·7년물 회사채 50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오는 27일 진행한다. 2년물 1000억원, 3년물 2000억원, 3년물 1300억원, 7년물 700억원 규모다. 수요예측 흥행 여부에 따라 발행규모를 1조원까지 증액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LG화학은 국내 회사채 시장의 '빅 이슈어'로 꼽힌다. 2018년 1조원, 2019년 1조원, 2020년 9000억원, 2021년 1조2000억원 등 대규모 자금을 잇따라 조달했다.지난해에는 국내외 자금시장에서 3조4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마련했다.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만 8000억원을 조달했다. 당초 4000억원을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수요예측에서 3조8750억원의 자금이 몰리자 발행액을 두 배로 늘렸다. 해외 시장에서는 20억달러(2조6500억원) 규모 외화 교환사채(EB)를 찍었다. 국내 기업의 EB 발행액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LG화학이 자금조달 통로를 개척하는 것은 신사업 확대 흐름과 맞물린다. 이 회사는 내년까지 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제약 등 3대 사업에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를 바탕으로 3대 사업의 매출 비중을 전체의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LG화학은 지난달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앞으로 2~3년동안 매년 4조원 안팎을 투자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투자금 마련을 위해 매년 1조원 이상씩 차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관투자가 사이에서 LG그룹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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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전환 지연에 또"…2차전지, 주가 바닥 언제일까
미국 정부의 전기차 전환 정책 연기로 2차전지 업종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다만 2차전지 업종이 올해 2분기부터 실적 개선될 수 있어 현재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11시 기준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보다 4.22% 떨어진 61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2.36%), 에코프로머티(-3.17%) 등 관련 계열사도 동반 하락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2.80%), 포스코퓨처엠(-1.82%), 금양(-3.15%), 삼성SDI(-1.73%) 등 대표적인 2차전지 관련주들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엘앤에프(0.59%), 엔켐(14.68%)만 오름세다.이들 업체의 약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전기차 보급 계획 수정 전망이 불러왔다. 17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행정부가 올봄 배기가스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는 신차의 배기가스 배출 총량을 규제해 미국 신차 시장 내 전기차 비중을 2032년까지 67%로 끌어올리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오는 11월 대선에서 자동차 노조의 지지를 얻기 위해 규제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다.여기에 국내 2차전지 시총 상위 8개 사 고평가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국내에서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등 배터리 시가총액 상위 8개 종목의 평균 주가매출비율(PSR)이 9.9배로 국내외 전기차 배터리 셀 상위 10개 업체 평균인 1.1배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고 발표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년간 셀 상위 10개 업체의 주가가 평균 29% 하락했지만, 한국에서 셀을 제외한 배터리 시가총액 상위 8개 업체의 주가는 평균 144%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업체와의 경쟁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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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장 돌릴 때마다 韓 세금 '눈덩이'…SK·한화 줄줄이 직격탄
미국에 첨단 제조 공장을 두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간 ‘글로벌 최저한세’ 제도의 직격탄을 맞게 됐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3사 중 첫 번째로 미국에 진출한 LG에너지솔루션과 모기업인 LG화학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배터리 생산에 따른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데다 해당 국가 내 계열기업 전체를 합산하는 방식에서도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어서다. 미국 내 생산을 늘리고 있는 SK온, 한화솔루션, 삼성SDI 등 관련 기업은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되는 LG화학의 대응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계열사 세금 ‘합산’이 최저한세 결정국내 기업들은 지난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 글로벌 최저한세(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제도에 따라 해외 자회사가 낸 세금(실효세율 기준)이 15% 이하일 경우 모기업이 15%에 미치지 못한 세금을 계산해서 한국 정부에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 기업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2026년 6월 말(당해연도 종료 후 18개월 이후)에 추가 세액을 거둘 예정이다.추가세액을 계산하는 기준지표는 소득에서 인건비와 고정자산 투자금 일부를 뺀 나머지 금액(실질기반제외소득)이다. 예컨대 실효세율이 8%라면 과세 대상이 되는 초과 이익에 7% 세율(15% 최저세율에 미치지 못한 부분)을 적용해 모기업에 부과한다.국가별로 특정 기업이 낸 세금은 개별 법인 단위가 아니라 계열사를 통틀어 계산한다. SK온과 삼성SDI는 그룹 계열사가 미국에 내는 법인세(21%)와 함께 계산되기 때문에 IRA 보조금으로 면세를 받았어도 전체 실효세율은 끌어올릴 여지가 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현지 계열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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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덮친 '글로벌 최저한세'…稅폭탄 비상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이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간 ‘글로벌 최저한세’로 세금폭탄을 가장 세게 맞을 전망이다. 국내 기업 중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올해 수백억원을 시작으로 현재 2개인 미국 배터리 생산공장이 7개로 급증하는 내년부터 수천억원의 세금을 부담해야 할 상황이다. SK온, 한화솔루션 등 올해 1조원 안팎의 IRA 보조금이 예상되는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15일 산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으로 LG화학이 추가로 부담하는 세액은 올해 수백억원에서 내년부터 수천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가장 빨리 생산 규모를 늘리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IRA 보조금 급증에 따라 모기업이 부담하는 추가 세액이 내년부터 수천억원대로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최저한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도해 마련한 초국가적 조세 포탈 방지 협약이다. 해외 자회사의 실효세율이 최저한세인 15% 이하면 모기업이 본국에서 차액을 세금으로 부담해야 한다.지난해 약 6700억원이었던 LG에너지솔루션의 IRA 보조금은 올해 2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2023년 미국 내 2개 공장에서 연 45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했는데, 올해 3개 공장 연 130GWh로 급증하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7개 공장 293GWh 규모로 늘어난다.산업계는 글로벌 최저한세 조기 도입으로 IRA 혜택이 반감될 뿐만 아니라 불리한 국내 조세법으로 우리 기업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미국 등은 법안 처리를 미루고 있는데 한국은 2022년 12월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안’을 개정해 세계 최초로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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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곳간서 60조 꺼내라"…'13만전자'까지 뛴다는데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삼성전자는 현금 50조원을 털어서 상장된 우선주를 모조리 사들여야 합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하 거버넌스포럼)이 5일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주장을 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화학이 현금 60조원을 들여 주주친화책으로 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거버넌스포럼은 2019년 말 국내 기관투자가가 주축이 돼 출범한 민간단체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논의를 위해 결성됐다. 거버넌스포럼 관계자는 이 같은 규모의 주주친화책이 나오면 삼성전자 주가가 13만원까지 오르고, 현대차는 50만원까지 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보유한 현금 92조원 가운데 50조원을 털어 우선주를 매입해야 한다고 했다. 우선주 50조원어치를 사들인 뒤 이 가운데 20조원어치는 즉시 소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30조원어치는 미국 뉴욕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로 재상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현대차는 보유 현금 19조원 가운데 8조원으로 우선주 전량을 매입하는 한편 서울 삼성동 부지와 현대건설·KT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 주가가 뜀박질할 것이라고 봤다. LG화학은 보유 현금 9조원 가운데 2조원으로 우선주를 매입하면 기업가치가 향상될 것이라고 했다.거버넌스포럼은 한국 기업들의 후진적 지배구조를 손질하고, 주주친화책을 북돋아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장을 줄기차게 이어왔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서 반대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삼성전자 등에 대한 건의는 다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단기적 투자이익에 치중해 회사의 중장기적 성장 여력을 훼손할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삼성전자의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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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가 급락 못피했다…LG화학 지난해 영업이익 15.1% 감소
LG화학이 지난해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에 따른 리튬 가격 급락, 석유화학 시장의 부진 등의 영향이다.LG화학은 31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이 55조 2498억원, 영업이익은 2조 5292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8.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5.1% 감소한 실적이다. 양극재 판가와 물량이 모두 하락하면서 부정적 '래깅효과'가 발생했고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석유화학 분야에서 역시 부정적 래깅 효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차동석 LG화학 CFO 2023년 “글로벌 수요 둔화로 석유화학 산업의 시황 악화가 지속되었고, 전기차 수요에 대한 시장 우려와 함께 리튬 등 메탈 가격 급락이 매출과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등 외부 변수에 따른 변동성이 극심했던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LG화학의 지난해 매출은 약 26조 6,000억원이었다.LG화학은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5% 증가한 27조 8,000억원으로 설정했다.차 CFO는 "올해 사업 전망과 관련해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경기 및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될것"이라면서도 "석유화학부문의 지역 다각화 전략 및 Sustainability 사업 육성 본격화, 첨단소재부문의 고객 프로젝트 다변화를 통한 양극재 출하 물량 증가, 생명과학부문의 AVEO社 중심으로 글로벌 임상 개발 박차 등을 통해 3대 신성장동력 육성에 있어 실질적인 성장과 수익성 개선의 변곡점이 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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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찍었나"…큰손들, 주가 떨어져도 '이 종목'은 담았다
국내 기관 투자가가 올해 들어 2차전지업종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 그러나 2차전지업종이 예상보다 저조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연일 하락해 투자 손실이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이 지난 15일부터 24일까지 8거래일간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엘앤에프(1747억원)였다. 그 뒤를 이어 에코프로머티(813억원), LG화학(500억원), 셀트리온(373억원), SK하이닉스(347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기관이 유가증권 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앞두고 엘앤에프 주식을 집중 매수 중인 것으로 해석했다. 에코프로머티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한국지수 신규편입 기대감이 작용했다. 그러나 이 기간 기관이 사들인 2차전지 업종은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 엘앤에프는 5.14% 떨어졌고, 에코프로머티는 24.95% 하락했다. LG화학(-10.80%), 포스코홀딩스(-10.81%) 등도 주가가 10% 넘게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을 시작으로 2차전지 기업들의 저조한 실적 발표가 주가 하락을 불러왔다. 지난 9일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3382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예상 추정치)를 약 40% 하회했다. 엘앤에프도 15일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이 2201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고 잠정 집계했다. 포스코퓨처엠도 23일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8.4%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7.2% 줄었다고 밝혔다.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비관적 실적 전망도 이어졌다. 22일 삼성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이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491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28만원에서 25만원으로 내렸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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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고점 대비 반토막…증권가 "저가매수 기회"
LG화학이 작년 고점 대비 반토막 이하로 하락했다.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LG화학은 1.82% 하락한 40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52주 최저가다. 올 들어 18.94%, 작년 4월 18일의 고점(82만5000원) 대비 50.97% 낮은 수준이다. 차세대 동력으로 키우는 2차전지 소재 사업 성장세가 당초 기대보다 둔화했기 때문이다.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도 실적 우려로 올 들어 10.29% 빠졌다. 이 회사는 지난 9일 예상을 크게 밑돈 작년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미국 2위 렌터카회사 허츠가 보유 전기차 2만 대를 매각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주가 약세를 부추겼다. LG화학은 기존 주력사업인 석유화학 시황 회복이 중국 경기 부진 탓에 늦어진 영향도 있다. 증권사들의 LG화학 목표주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작년 말 70만8947원에서 19일 66만5263원까지 떨어졌다.주가 하락세가 이어지자 증권가에선 대체로 LG화학을 저가 매수할 기회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LG화학에 대한 분석을 내는 증권사 16곳 중 14곳의 투자의견이 ‘매수’다.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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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새 CEO에 김동명…권영수는 44년 만에 '용퇴'
LG에너지솔루션이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김동명 자동차전지사업부장(사장·54·사진)을 선임했다. 44년 ‘LG맨’ 권영수 부회장(66)은 후진을 위해 용퇴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66)은 유임됐다.22일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은 이런 내용의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김동명 신임 CEO는 연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재료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8년 LG화학 배터리 연구센터에 입사해 모바일전지 개발센터장, 소형전지사업부장 등 요직을 거쳤다. 2020년부터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맡아 세계 유수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법인을 추진하고 수주를 늘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회사 관계자는 “배터리 관련 모든 분야에서의 풍부한 경력과 사업가로 성공한 경험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이 진정한 세계 최고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2021년부터 LG에너지솔루션 CEO를 맡아온 권영수 부회장은 용퇴를 결정했다. 권 부회장은 “내년 글로벌 배터리산업의 전환기를 앞두고 LG에너지솔루션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미래에 더 강한 경쟁력을 갖추려면 젊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권 부회장은 1979년 LG전자에 입사해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를 두루 이끌었다. 지난 2년간 LG에너지솔루션에서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성사시키고 누적 440조원의 수주 잔액을 올리는 등 글로벌 배터리 1위 기업의 길을 닦았다.LG에너지솔루션은 24명의 임원 승진 인사도 시행했다. 최승돈 자동차전지개발센터장(전무)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29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