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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의 캐피털마켓 워치] ‘비대칭’ 회사채시장 지원의 한계
“재난지원금은 구제를 목표로 해야 합니다.”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그는 “생계나 실업에 대한 근심없이 ‘우리 회사는 이번주 재택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들이 얼마나 상대적으로 평안한 위치에 있는지…”라는 표현도 썼는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한걸음 떨어져 있는 공무원과 공기업, 대기업 직장인을 지칭한 듯합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대변한 윤 의원의 해당 발언은 가계뿐만 아니라 기업 지원 정책에도 중요한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채권시장안정펀드와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가동 등 전례없는 대규모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했지만, 많은 혜택이 대기업 중심의 회사채시장에 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정부 지원에 힘입어 회사채시장은 지난 6월부터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거의 모든 국내 중소기업은 이 시장을 활용해 자금난을 해소할 수 없습니다. 대기업 중심의 비대칭 성장 과정에서 참여 기회 자체를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더욱 심해져 강소기업으로 불리는 중견기업조차 단지 ‘규모의 차이’ 탓에 발을 들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그러다보니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은 주로 은행을 우회하는 방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요.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지급 연기가 대표적이죠. 그 결과 예금은행의 중소기업(소상공인 포함) 원화대출은 올해 1~7월 무려 60조원이나 순증했습니다.은행을 통한 자금 공급도 큰 도움을 줄 테지만, 문제는 회사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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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 계열사 실적부진에도 회사채 흥행
롯데지주가 발행하는 회사채가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을 끈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우량한 신용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이날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7900억원의 기관 참여자금을 모았다. 최초 모집금액 1500억원의 5.3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각각 500억원씩 모집한 3년물과 5년물, 10년물에 4800억원, 2400억원, 700억원 규모 수요가 참여했다.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의 최근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롯데제과 등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종속회사에 힘입어 우량한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투자자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순수 지주회사인 롯데지주의 신용등급 ‘AA(안정적)’다.롯데지주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차입금은 지난 6월 말 현재 1조7181억원이다.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자산은 7조396억원에 이른다. 올해 상반기 배당금 등으로 2239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조달 자금은 1000억원 규모 기업어음(CP) 상환과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 친환경 건물 준공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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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지난달 신주발행은 늘고 회사채는 크게 줄어
지난달 대기업들의 유상증자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신주 발행액이 전월 대비 늘어난 반면 회사채 발행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의 올해 누적 직접금융 조달 규모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들었다.25일 금융감독원은 기업들이 지난달 공모를 통해 주식·채권 등을 발행한 규모는 전월 대비 2649억원 증가한 19조775억원(주식 2조664억원·회사채 17조709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지난달 신주 발행을 통해 21개 기업이 총 2조664억원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12건·1조1767억원) 대비 8897억원(75.6%) 증가한 규모다. 이 가운데 기업공개(IPO)는 12건에 2423억원으로 전월 대비 5375억원 감소한 반면 유상증자는 9건에 1조8241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4272억원(359.6%) 증가했다. 대한항공(1조1270억원)과 CJ CGV(2209억원) 등 대기업들이 채무상환 등을 목적으로 실시한 대규모 유상증자가 집계에 반영됐다. 회사채의 경우 7월중 발행규모가 17조7091억원으로 전월(18조3339억원) 대비 6248억원(3.4%) 감소했다. 금융채 발행이 증가했음에도 일반회사채·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규모가 감소하며 전체 발행 규모가 줄었기 때문이다.금융채는 전월 대비 27.1% 늘어난 12조5686억원이 발행됐다. 금융지주와 은행채 뿐 아니라 기타금융채(6조9510억원)의 발행도 많았다. 일반회사채 발행은 전월 대비 43.8% 감소한 30조4550억원을 기록했다. 채무상환목적 중·장기채가 주로 발행됐다. 회사채 잔액은 지난달말 기준 552조6243억원으로 지난 6월 대비 6조3363억원이 증가했다. 일반회사채 순발행기조는 유지됐지만 그 규모는 6월 3조5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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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회사채에 4배 수요 몰려
≪이 기사는 08월25일(18:4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현대건설이 회사채 수요예측 과정에서 모집금액의 네 배 넘는 수요를 모았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이날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8500억원의 수요를 모았다. 최초 모집금액 2000억원의 4.3배 규모다.1200억원을 모집한 3년물에 4700억원, 500억원을 모집한 5년물에 2800억원, 300억원을 모집한 10년물에 10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현대건설의 회사채 발행은 지난 2월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신용등급은 투자적격 10단계 중 4번째에 해당하는 ‘AA-(안정적)’다.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8조6030억원의 매출에 319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5% 증가, 29.1% 감소했다.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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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민간기업 역대 최저금리 달러채 발행
KT가 국내 민간기업 역대 최저 금리로 달러채 발행에 성공했다.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는 전날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수요예측을 통해 4억달러 규모 5년 만기 달러채 이표금리를 연 1.0%(발행금리는 연 1.072%)에 확정했다. 미국 5만기 국채 금리에 0.80%포인트를 더한 값이다.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국내 민간기업의 달러채 발행 사상 최저 금리이자 최소 스프레드(국채와의 금리차) 기록을 세웠다.IB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투자자들이 통신업종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왔고, 한국을 대표하는 통신기업으로서 탄탄한 실적,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의 성장 기대가 흥행을 이끌었다”고 전했다.이번 회사채 수요예측은 미국을 제외한 기관투자가를 모집하는 ‘유로달러 발행 방식(Reg.S)’을 따랐다. 최종적으로 102곳의 기관이 참여했고, 20억달러를 웃도는 금액이 모였다. 참여 기관은 지역별로 아시아가 75%, 유럽이 25%였다. KT는 이날까지 사흘 동안 아시아 및 유럽의 기관투자가들 대상으로 투자자 컨퍼런스를 진행했다.당초 희망공모금리(가이드라인)는 미 국채 5년물+1.25%포인트였으나, 수요예측 개시 직후 투자자가 크게 몰리자 5년물+0.80%포인트로 수정해 제시했다. 이번 발행금리는 신용등급을 감안한 공정가치(Fair Value)보다도 0.10%포인트 정도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올해 들어 공모 발행한 한국 민간기업 중 유일한 ‘A급’ 신용을 갖췄다는 점도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KT에 ‘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국내 민간 기업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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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무풍지대’ 통신·에너지 채권에만 웃돈
≪이 기사는 08월03일(05:3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회사채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통신과 에너지업종 채권은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 충격으로부터 자유로운 금융상품에 투자하려는 기관 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3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통신·가스·발전 기업들은 지난 6월부터 두 달 동안 일제히 개별민평금리보다 낮은 이자비용(비싼가격)에 회사채를 발행했다. 개별민평금리란 채권평가사들이 유통시장 시가를 매일 반영해 제시하는 해당 채권의 적정 금리다. 코로나19 이후 다른 업종 기업들은 대부분 개별민평금리에 가산금리를 적용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통신사업자인 KT는 지난 6월 역대 최저인 연 1.174% 금리로 3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했다. 채권을 사려는 기관이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몰리면서 개별민평금리보다 0.05%포인트 낮은 이자비용을 확정했다. SK브로드밴드는 같은 달 0.03%포인트 낮은 연 1.48% 금리로 3년물을 발행했다.도시가스 공급업체인 예스코(연 1.52%, 개별민평금리 대비 -0.02%포인트)와 액화석유가스(LPG) 판매업체인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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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영구‧후순위채 이달에만 1兆 발행
≪이 기사는 08월03일(04:3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고액자산가 사이에서 인기를 누려온 금융회사의 후순위채 및 영구채(신종자본증권) 공모 발행이 이달에만 총 1조원을 웃돌 예정이다. 원리금 상환 실패 위험(신용등급) 대비 높은 이자 매력으로 꾸준히 많은 관심을 모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年 2~3%대 금리 우량채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이달 10년 만기 후순위채 형태로 각각 3000억원 안팎의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을 발행할 계획이다. 은행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부실 금융회사로 지정될 경우 투자 원금을 모두 날리는 조건이 붙어 있는 조건부자본증권은 크게 후순위채와 영구채로 나뉜다. 후순위채는 만기가 정해져 있고, 영구채는 만기가 없거나 발행회사 선택에 따라 계속 연장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두 은행 모두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사전 청약) 결과에 따라 발행금액을 각각 5000억원까지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신한생명은 이달 30년 만기 일반 영구채 2000억원어치 발행을 준비 중이다. 발행 5년 뒤부터 회사가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투자 수요에 따라 조달금액을 3000억원까지 늘릴&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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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의 캐피털마켓 워치] 정부의 비우량 회사채 매수 ‘도박’
당신이라면 중간 정도의 신용등급(A)에 연 2%대 이자를 주는 회사채를 사시겠습니까. 위험 대비 매력적이지 못한 금리로 투자자 찾기에 애를 먹던 A급 회사채 발행이 8월부터 크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정부의 저신용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기구(SPV)가 지난주부터 최대 20조원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매수 작업을 개시했기 때문입니다. 경기 회복 때까지 민간의 빈자리를 채워 자금난에 빠진 중견·대기업을 돕겠다는 취지입니다.사상 초유의 정책적 저신용 회사채 매수는 경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일시적 충격에서 곧 탈출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당장은 기업 신용등급의 강등 위험(부정적 전망)이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나중엔 충분한 가치를 받고 되팔 수 있다고 계산한 것이죠. 자본시장도 정부 방침에 지지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일시적인 시장의 경색이 기업의 연쇄 부도로 번지는 사태를 바라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이번 지원은 앞으로 경기 방향에 따라 논란을 부를 수 있습니다. 기대와 달리 경기 회복이 늦어진다면 ‘신용 버블(credit bubble)’만 키우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서입니다. 낮은 이자비용으로 자금을 공급해 이른바 ‘좀비 기업’을 양산하는 사태입니다.그렇다면, 정부는 ‘지금 비우량 기업의 유동성 부족이 일시적이고, 곧 경기가 회복해 문제를 해소할 것’이라고 얼마나 확신하고 있을까요.추정컨대 초유의 코로나19 사태에서 한국 금융당국은 물론, 한 발 앞서 같은 정책을 펼치고 있는 미 중앙은행(Fed)도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을 것입니다. Fed 의장을 지낸 폴 볼커는 1992년에 펴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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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의 캐피털마켓 워치] 회사채 ‘편법’ 발행의 부작용
롯데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장기 기업어음(CP)’ 발행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본래 1년 이상 장기 자금조달 목적이라면 회사채를 찍는 게 정상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자금조달 환경이 급격히 변해버린 탓입니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두 달 동안에만 롯데지알에스(만기 2년, 발행금액 200억원), 호텔롯데(2년 4개월, 3000억원), 롯데쇼핑(3년, 2000억원) 등 롯데 계열사들이 대규모 장기 CP를 발행했습니다. 롯데하이마트는 다음 달 6일을 목표로 첫 번째 장기 CP 발행(2년, 1000억원)을 준비 중입니다.우량한 신용을 자랑하는 롯데 계열사들은 코로나19 이전에 주로 공모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발행에 앞서 실시하는 기관투자가 대상 경쟁입찰(수요예측) 때 충분한 수요를 모을 경우 가장 저렴한 이자에 자금을 조달 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그런데 코로나19의 대유행 이후 상황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실적 악화를 우려하는 기관들의 수요예측 참여 부진으로 모집금액조차 못 채우는 사례가 속출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롯데를 비롯한 일부 기업은 이자비용을 충분히 아끼지 못할 바에 차라리 장기 CP를 발행하자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소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사모(私募) 발행하는 CP의 특성상 수요예측과 같은 성가신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되니까요.최근 발행하는 장기 CP의 이자비용은 회사채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롯데하이마트가 다음 달 발행할 예정인 CP의 경우 같은 만기의 자사 회사채 금리(개별민평 수익률)에 0.25%포인트를 가산한 금리(할인율)를 적용키로 했습니다. 가산금리는 더 높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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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V 회사채 매입 시동…세아제강 조달 지원
≪이 기사는 07월28일(10:4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정부가 저신용 회사채·기업어음(CP)까지 사들이기 위해 조성한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가 본격적으로 자산 매입을 시작한다. 다음달 세아제강을 비롯한 여러 기업의 회사채 발행과정에 참여해 실탄을 지원하기로 했다. 싸늘한 회사채시장 분위기가 개선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PV는 다음달 말 세아제강(신용등급 A+)의 6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매수주문 규모가 발행 예정금액에 못 미치면 팔리지 않은 채권 중 상당물량을 인수할 방침이다. 산업은행이 인수단으로 참여하고,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하면 해당 물량 중 산은이 인수를 약속한 물량을 SPV가 사들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산은의 인수물량이 400억원이고 수요예측에서 팔리지 않은 채권 물량이 500억원이면 SPV가 400억원, 나머지 100억원은 발행 주관과 인수를 맡은 다른 증권사가 나눠서 떠안게 된다. SPV는 세아제강 외에도 현재 지원을 신청한 여러 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SPV가 본격적인 지원활동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의 출자를 받아 조성된 SPV는 지난 24일 산은이 선매입해둔 5520억원어치 회사채와 CP를 사들이며 가동을 알렸다. 첫 지원이 산은이 사들인 자산을 옮겨담은 것임을 고려하면 SPV의 운용원칙에 기초한 실질적인 매입은 다음달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SPV는 AA-등급 이상 회사채는 채권시장안정펀드처럼 수요예측에 참여해 매수주문을 넣는 방식으로, A+등급 이하 회사채는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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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아시아 정크본드, 2분기 역대 최다 강등”
투자부적격(high-yield) 신용등급을 보유한 아시아 기업의 신용등급 강등이 지난 2분기에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21일 발표했다.아날리사 디 치아라 무디스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 2분기 22건의 강등이 있었고, 분기 기준 최다였다”며 “강등은 대개 B1 이하 등급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 “이 중 4곳을 제외한 기업들이 모두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을 받은 산업에 속해 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투자부적격 등급의 아시아 기업은 지난 달 총 22억달러의 채권을 발행했으나 높은 차환(refinancing) 위험에 직면해 있다. 치아라 연구원은 “몇몇 저등급 기업은 회사채시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 “이런 위험이 잠재적인 부도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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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쇼크에 비틀대는 롯데그룹…주요 계열사, CP로 자금조달한다
≪이 기사는 07월09일(14:3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로 고전하는 롯데그룹이 자금조달 전략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과 호텔롯데가 오랜만에 기업어음(CP) 발행 비중을 늘리고 있다. 실적 부진으로 인한 신용도 악화로 차입여건이 나빠지자 부담이 덜한 자금 조달방식을 찾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롯데쇼핑은 오는 14일 3년 만기 CP 2000억원어치를 발행한다. 이번 CP는 이자(연 2.161%)를 미리 액면가격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발행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약 1870억원이 회사로 유입된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 및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채권시장에선 롯데쇼핑이 평소와 달리 3년 만기로 자금을 빌리는 수단으로 회사채가 아닌 CP를 택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롯데쇼핑이 만기 1년 이상 장기 CP를 발행하는 것은 2017년 12월(1500억원) 이후 2년7개월 만이다. 이때를 제외하면 만기 3년이 넘는 중장기 자금은 대부분 회사채시장에서 조달했다. 지난 4월에도 3년 만기로 35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했다.호텔롯데도 비슷하게 자금 조달방식을 바꾸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20일 차입금 상환을 위해 2년4개월 만기로 3000억원어치 CP를 발행할 계획이다. 호텔롯데가 만기 1년이 넘는 CP를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364일물 2150억원어치를 발행하는 등 최근 CP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최근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임시로 CP 시장을 대체 조달처로 삼았다는 평가다. CP는 만기가 1년 이상이면 투자 위험요인을 적은 증권신고서를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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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 회사채 흥행…건설업 잔혹사 끊었다
≪이 기사는 06월16일(16:2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SK건설이 1000억원어치 회사채 투자수요 확보에 성공했다. 최근 주요 건설사들이 실적부진 우려로 목표했던 물량을 연이어 채우지 못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안정적인 수주 실적과 비교적 높게 제시한 금리 수준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는 분석이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이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194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300억원어치 발행을 계획한 2년물에 840억원, 700억원을 모집한 3년물에 1100억원의 투자수요가 모였다. 키움증권과 KB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건설업종 회사채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2배 가까운 금액이 몰려들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최근 건설 관련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한화건설이 지난달 말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 단 한 건의 매수주문도 받지 못한 데 이어 지난 4일엔 GS건설도 수요 확보에 실패했다. 모집액인 1000억원의 31%인 310억원의 수요만 모였다. 건설기계업체인 현대건설기계와 건축자재업체인 KCC도 회사채 발행에 나서 목표금액을 채우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건설업황이 나빠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기관들이 선뜻 건설업종 회사채 투자에 나서지 못한 탓이다. SK건설은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평소보다 채권 금리를 대폭 높이는 전략을 통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이 회사는 회사채 희망금리를 2년물은 최고 연 3.6%, 3년물은 최고 연 3.8%로 각각 제시했다. 유통시장에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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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정상화 서두르는 비씨카드...17년 만에 회사채 발행
케이뱅크의 예비 대주주인 비씨카드가 17년여 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케이뱅크 정상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실탄 조달을 시작했다는 평가다.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이르면 다음달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들로부터 ‘AA+’로 채권 신용등급을 평가받으며 본격적인 발행 준비에 돌입했다. AA+는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비씨카드의 채권 발행은 2003년 1월(200억원) 이후 17년여 년만이다. 2011년 KT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로는 처음이다. 수익구조가 안정적인 카드결제 프로세싱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특별히 외부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일이 없었다.채권시장에선 비씨카드가 케이뱅크의 지분 매입을 앞두고 자금 조달에 나선 점에 주목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지난달 KT로부터 케이뱅크 지분 10%를 사들인 데 이어 다음달에도 추가 매수를 통해 지분을 34%까지 늘릴 방침이다. 케이뱅크가 진행하는 5949억원 규모 유상증자 과정에서 발생한 실권주를 사들여 최대주주 지위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에 막힌 KT 대신 유상증자에 참여해 케이뱅크에 2625억원을 넣기로 했다. 비씨카드는 지분 매입을 위해 보유 중인 마스터카드 지분 전량(145만4000주)을 매각하기로 했다. 예상 조달금액은 4299억원이다.케이뱅크 최대주주가 된 이후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게 될 것을 대비해 유동성 확보에 팔을 걷었다는 분석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운영엔 상당한 자금력이 필요한 것을 고려하면 케이뱅크의 유상증자 이후에도 비씨카드가 지속적으로 실탄을 공급해야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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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안펀드 매입대상 확대에도…AA급 KCC 회사채 미달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KCC가 투자수요 확보에 실패했다. 한 달 만에 또 AA급(신용등급 AA-~AA+) 기업이 회사채시장에서 목표액을 채우지 못했다. 신용도가 높더라도 실적과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기업은 안심할 수 없을 만큼 싸늘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CC가 3년 만기 회사채 15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해 이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90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오는 데 그쳤다. 채안펀드 운용사들이 전체 투자수요의 44%인 400억원어치 주문을 넣었음에도 다른 기관들의 참여가 부진했다. KCC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네 번째로 높은 ‘AA-’로 우량등급의 마지노선으로 분류된다.AA급 기업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채우지 못한 것은 지난달 한화솔루션(신용등급 AA-) 이후 한 달 만이다. 정부가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추가 지원방안을 꺼내고 있음에도 냉각된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9일 채안펀드 가동이 시작된 지난달 1일 이후 신용등급이 AA-에서 A+로 한 단계 떨어진 기업의 채권도 채안펀드 매입대상에 포함하고, 비우량 회사채 매입을 위한 10조원 규모 특수목적기구(SPV) 설립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우량등급을 중심으로 회사채시장이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지만 실적과 재무상태가 나쁜 기업은 예외라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KCC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332억원으로 전년 대비 45.2% 감소했다. 올 1분기에도 전년 동기와 비슷한 20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좀처럼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야심차게 인수했던 미국 실리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