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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의 캐피털마켓 워치] 회사채 ‘편법’ 발행의 부작용
롯데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장기 기업어음(CP)’ 발행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본래 1년 이상 장기 자금조달 목적이라면 회사채를 찍는 게 정상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자금조달 환경이 급격히 변해버린 탓입니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두 달 동안에만 롯데지알에스(만기 2년, 발행금액 200억원), 호텔롯데(2년 4개월, 3000억원), 롯데쇼핑(3년, 2000억원) 등 롯데 계열사들이 대규모 장기 CP를 발행했습니다. 롯데하이마트는 다음 달 6일을 목표로 첫 번째 장기 CP 발행(2년, 1000억원)을 준비 중입니다.우량한 신용을 자랑하는 롯데 계열사들은 코로나19 이전에 주로 공모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발행에 앞서 실시하는 기관투자가 대상 경쟁입찰(수요예측) 때 충분한 수요를 모을 경우 가장 저렴한 이자에 자금을 조달 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그런데 코로나19의 대유행 이후 상황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실적 악화를 우려하는 기관들의 수요예측 참여 부진으로 모집금액조차 못 채우는 사례가 속출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롯데를 비롯한 일부 기업은 이자비용을 충분히 아끼지 못할 바에 차라리 장기 CP를 발행하자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소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사모(私募) 발행하는 CP의 특성상 수요예측과 같은 성가신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되니까요.최근 발행하는 장기 CP의 이자비용은 회사채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롯데하이마트가 다음 달 발행할 예정인 CP의 경우 같은 만기의 자사 회사채 금리(개별민평 수익률)에 0.25%포인트를 가산한 금리(할인율)를 적용키로 했습니다. 가산금리는 더 높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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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V 회사채 매입 시동…세아제강 조달 지원
≪이 기사는 07월28일(10:4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정부가 저신용 회사채·기업어음(CP)까지 사들이기 위해 조성한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가 본격적으로 자산 매입을 시작한다. 다음달 세아제강을 비롯한 여러 기업의 회사채 발행과정에 참여해 실탄을 지원하기로 했다. 싸늘한 회사채시장 분위기가 개선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PV는 다음달 말 세아제강(신용등급 A+)의 6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매수주문 규모가 발행 예정금액에 못 미치면 팔리지 않은 채권 중 상당물량을 인수할 방침이다. 산업은행이 인수단으로 참여하고,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하면 해당 물량 중 산은이 인수를 약속한 물량을 SPV가 사들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산은의 인수물량이 400억원이고 수요예측에서 팔리지 않은 채권 물량이 500억원이면 SPV가 400억원, 나머지 100억원은 발행 주관과 인수를 맡은 다른 증권사가 나눠서 떠안게 된다. SPV는 세아제강 외에도 현재 지원을 신청한 여러 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SPV가 본격적인 지원활동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의 출자를 받아 조성된 SPV는 지난 24일 산은이 선매입해둔 5520억원어치 회사채와 CP를 사들이며 가동을 알렸다. 첫 지원이 산은이 사들인 자산을 옮겨담은 것임을 고려하면 SPV의 운용원칙에 기초한 실질적인 매입은 다음달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SPV는 AA-등급 이상 회사채는 채권시장안정펀드처럼 수요예측에 참여해 매수주문을 넣는 방식으로, A+등급 이하 회사채는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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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아시아 정크본드, 2분기 역대 최다 강등”
투자부적격(high-yield) 신용등급을 보유한 아시아 기업의 신용등급 강등이 지난 2분기에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21일 발표했다.아날리사 디 치아라 무디스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 2분기 22건의 강등이 있었고, 분기 기준 최다였다”며 “강등은 대개 B1 이하 등급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 “이 중 4곳을 제외한 기업들이 모두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을 받은 산업에 속해 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투자부적격 등급의 아시아 기업은 지난 달 총 22억달러의 채권을 발행했으나 높은 차환(refinancing) 위험에 직면해 있다. 치아라 연구원은 “몇몇 저등급 기업은 회사채시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 “이런 위험이 잠재적인 부도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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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쇼크에 비틀대는 롯데그룹…주요 계열사, CP로 자금조달한다
≪이 기사는 07월09일(14:3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영업환경 악화로 고전하는 롯데그룹이 자금조달 전략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과 호텔롯데가 오랜만에 기업어음(CP) 발행 비중을 늘리고 있다. 실적 부진으로 인한 신용도 악화로 차입여건이 나빠지자 부담이 덜한 자금 조달방식을 찾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롯데쇼핑은 오는 14일 3년 만기 CP 2000억원어치를 발행한다. 이번 CP는 이자(연 2.161%)를 미리 액면가격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발행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약 1870억원이 회사로 유입된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 및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채권시장에선 롯데쇼핑이 평소와 달리 3년 만기로 자금을 빌리는 수단으로 회사채가 아닌 CP를 택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롯데쇼핑이 만기 1년 이상 장기 CP를 발행하는 것은 2017년 12월(1500억원) 이후 2년7개월 만이다. 이때를 제외하면 만기 3년이 넘는 중장기 자금은 대부분 회사채시장에서 조달했다. 지난 4월에도 3년 만기로 35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했다.호텔롯데도 비슷하게 자금 조달방식을 바꾸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20일 차입금 상환을 위해 2년4개월 만기로 3000억원어치 CP를 발행할 계획이다. 호텔롯데가 만기 1년이 넘는 CP를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364일물 2150억원어치를 발행하는 등 최근 CP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최근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임시로 CP 시장을 대체 조달처로 삼았다는 평가다. CP는 만기가 1년 이상이면 투자 위험요인을 적은 증권신고서를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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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 회사채 흥행…건설업 잔혹사 끊었다
≪이 기사는 06월16일(16:2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SK건설이 1000억원어치 회사채 투자수요 확보에 성공했다. 최근 주요 건설사들이 실적부진 우려로 목표했던 물량을 연이어 채우지 못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안정적인 수주 실적과 비교적 높게 제시한 금리 수준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는 분석이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이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194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300억원어치 발행을 계획한 2년물에 840억원, 700억원을 모집한 3년물에 1100억원의 투자수요가 모였다. 키움증권과 KB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건설업종 회사채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2배 가까운 금액이 몰려들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최근 건설 관련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한화건설이 지난달 말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 단 한 건의 매수주문도 받지 못한 데 이어 지난 4일엔 GS건설도 수요 확보에 실패했다. 모집액인 1000억원의 31%인 310억원의 수요만 모였다. 건설기계업체인 현대건설기계와 건축자재업체인 KCC도 회사채 발행에 나서 목표금액을 채우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건설업황이 나빠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기관들이 선뜻 건설업종 회사채 투자에 나서지 못한 탓이다. SK건설은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평소보다 채권 금리를 대폭 높이는 전략을 통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이 회사는 회사채 희망금리를 2년물은 최고 연 3.6%, 3년물은 최고 연 3.8%로 각각 제시했다. 유통시장에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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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정상화 서두르는 비씨카드...17년 만에 회사채 발행
케이뱅크의 예비 대주주인 비씨카드가 17년여 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케이뱅크 정상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실탄 조달을 시작했다는 평가다.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이르면 다음달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들로부터 ‘AA+’로 채권 신용등급을 평가받으며 본격적인 발행 준비에 돌입했다. AA+는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비씨카드의 채권 발행은 2003년 1월(200억원) 이후 17년여 년만이다. 2011년 KT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로는 처음이다. 수익구조가 안정적인 카드결제 프로세싱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특별히 외부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일이 없었다.채권시장에선 비씨카드가 케이뱅크의 지분 매입을 앞두고 자금 조달에 나선 점에 주목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지난달 KT로부터 케이뱅크 지분 10%를 사들인 데 이어 다음달에도 추가 매수를 통해 지분을 34%까지 늘릴 방침이다. 케이뱅크가 진행하는 5949억원 규모 유상증자 과정에서 발생한 실권주를 사들여 최대주주 지위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에 막힌 KT 대신 유상증자에 참여해 케이뱅크에 2625억원을 넣기로 했다. 비씨카드는 지분 매입을 위해 보유 중인 마스터카드 지분 전량(145만4000주)을 매각하기로 했다. 예상 조달금액은 4299억원이다.케이뱅크 최대주주가 된 이후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게 될 것을 대비해 유동성 확보에 팔을 걷었다는 분석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운영엔 상당한 자금력이 필요한 것을 고려하면 케이뱅크의 유상증자 이후에도 비씨카드가 지속적으로 실탄을 공급해야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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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안펀드 매입대상 확대에도…AA급 KCC 회사채 미달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 KCC가 투자수요 확보에 실패했다. 한 달 만에 또 AA급(신용등급 AA-~AA+) 기업이 회사채시장에서 목표액을 채우지 못했다. 신용도가 높더라도 실적과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기업은 안심할 수 없을 만큼 싸늘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CC가 3년 만기 회사채 15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해 이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90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오는 데 그쳤다. 채안펀드 운용사들이 전체 투자수요의 44%인 400억원어치 주문을 넣었음에도 다른 기관들의 참여가 부진했다. KCC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네 번째로 높은 ‘AA-’로 우량등급의 마지노선으로 분류된다.AA급 기업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채우지 못한 것은 지난달 한화솔루션(신용등급 AA-) 이후 한 달 만이다. 정부가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추가 지원방안을 꺼내고 있음에도 냉각된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9일 채안펀드 가동이 시작된 지난달 1일 이후 신용등급이 AA-에서 A+로 한 단계 떨어진 기업의 채권도 채안펀드 매입대상에 포함하고, 비우량 회사채 매입을 위한 10조원 규모 특수목적기구(SPV) 설립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우량등급을 중심으로 회사채시장이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지만 실적과 재무상태가 나쁜 기업은 예외라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KCC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332억원으로 전년 대비 45.2% 감소했다. 올 1분기에도 전년 동기와 비슷한 20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좀처럼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야심차게 인수했던 미국 실리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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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화건설 회사채 수요예측 주문 ‘제로’ 쇼크 ‥회사채 시장 양극화 ‘극심’
≪이 기사는 05월22일(16:2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잠시 안정세를 보였던 회사채시장에 대규모 미매각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주에만 메리츠금융지주, 현대건설기계, 한화건설이 연이어 채권 투자수요를 모으는 데 실패했다. 정부의 지원사격에도 ‘AA-’등급 미만 회사채 시장엔 여전히 냉기가 가득하다는 평가다.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신용등급 A-)이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이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매수 주문이 아예 들어오지 않았다. 최근 건설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자 투자자들이 극도로 몸을 사린 결과다. 이에 따라 인수단으로 참여한 산업은행이 400억원을 인수하고, 나머지 600억원은 발행 주관과 인수를 맡은 증권사들이 나눠 떠안기로 했다. 사흘 연속 대량의 회사채가 팔리지 않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가 20일 700억원어치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 110억원의 매수주문만 들어온 데 이어 21일엔 현대건설기계가 회사채 대부분을 팔지 못했다. 모집액인 1500억원의 3% 수준인 50억원의 수요만 모으는 데 그쳤다. 두 회사 모두 평소보다 금리를 대폭 높였음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잡지 못했다.정부 지원으로 회사채시장 분위기가 조금씩 풀리면서 큰 고비는 넘겼지만 여전히 A급(신용등급 A-~A+) 이하 채권발행시장 분위기는 싸늘하다는 평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팬데믹) 국면으로 치달은 지난 3월 이후 나온 A급 이하 회사채의 청약 경쟁률이 대부분 2대1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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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코로나 여파…'살얼음판' 된 회사채 시장
▶마켓인사이트 3월 5일 오후 4시30분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가 기업의 주요 자금조달처인 회사채 시장까지 덮치고 있다. 가파르게 떨어진 금리에 투자심리가 가라앉으면서 적잖은 기업이 채권 투자 수요를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분간 우량 기업을 제외하고는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이치케이이노엔(옛 CJ헬스케어)은 5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지난 2일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500억원의 매수 주문만 들어와 모집액을 겨우 채웠다.한국토지신탁이 지난달 20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650억원의 매수 주문만 받는 등 회사채 시장에서는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이들과 비슷한 A급(신용등급 A-~A+) 기업인 한화건설(1.48 대 1), 효성화학(1.68 대 1) 등도 2 대 1에 못 미치는 저조한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실제 신용등급은 ‘A+’지만 채권시장에서 ‘AA-’ 수준으로 대우받는 여천NCC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회사는 당초 증권신고서에 모집액을 2000억원으로 기재했지만 발행액을 4000억원까지 확대할 계획이었다. 수요예측에서 매수 주문이 대거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실제 기관들의 수요예측 참여액은 2500억원에 머물렀다. 여천NCC는 부랴부랴 추가 청약을 받아 팔리지 않은 1500억원의 수요를 겨우 확보했다.얼어붙은 분위기가 지속되자 이달 초 5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준비한 대우건설은 조달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큰 폭의 금리 하락에 투자자들이 선뜻 회사채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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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정크본드 투매…"기업 부도공포 커졌다"
▶마켓인사이트 2월 28일 오후 3시45분비우량 기업들이 발행한 채권 가격이 추락하고 있다. 원리금 상환 실패가 속출할 것을 우려해 일부 펀드에서 매물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기업들이 발행한 ‘투자부적격(정크)’ 등급 회사채의 장내 매매 가격이 최근 며칠 새 동반 급락했다. 에코마이스터의 제3회 채권이 지난 5거래일에 걸쳐 50% 넘게 떨어진 것을 비롯해 뉴로스(11회), 리더스기술투자(9회), 재영솔루텍(11회), 유니슨(13회) 등이 같은 기간 2~6%의 낙폭을 나타냈다.이들 회사채는 모두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서 신주인수권을 떼낸 일반채권이다. 주가와 상관없이 원리금 상환 능력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수일 만에 2% 이상 떨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시장 참여자들은 코스닥벤처펀드와 같은 주식연계증권(ELB) 전문 투자기관이 보유 물량을 꾸준히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라임자산운용 사태 여파로 최근 곳곳에서 비우량 기업이 ELB 만기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며 “코로나19 확산까지 더해져 부도 공포가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나이스신용평가 등에 따르면 작년 말 이후 공모 ELB 발행기업 중 세 곳의 신용등급이 ‘B-’ 이하로 떨어졌다. 원리금이 정상적으로 상환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해운업체 흥아해운(유동성 악화), 비상장 플라스틱 가공업체 에이유(회생절차 신청), 에코마이스터(은행 차입금 3억원 연체)가 각각 B-, D, CCC 등급을 받았다.실제 부도 위기에 처한 코스닥 기업은 이보다 많을 것이라는 게 펀드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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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회사채에 2.4兆 쏟아져…3년 연속 1조 발행 유력
LG화학이 발행하는 회사채에 2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 이 같은 매수세에 힘입어 이 회사는 3년 연속 1조원어치 채권 발행을 눈앞에 뒀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5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이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2조3700억원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2000억원씩을 모집한 3년물과 5년물에 각각 1조700억원, 7800억원씩 들어왔다. 500억원어치씩 발행을 계획한 7년물과 10년물에는 1500억원, 3700억원의 ‘사자’가 유입됐다. 신한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LG화학은 넉넉한 투자수요가 모이자 채권 발행금액을 1조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에 1조원을 조달하면 2018년과 지난해에 이어 3년 연속 1조원어치 채권을 발행하게 된다. 지금까지 LG화학 외에 조단위 원화채권을 발행한 기업은 포스코(1조원)와 SK하이닉스(1조600억원)뿐이다. LG화학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석유화학 기초설비인 나프타분해시설(NCC)과 고부가 화학제품인 폴리올레핀(PO) 생산설비 확장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지난 6일 SK하이닉스가 2조700억원의 투자수요를 모은 지 얼마 안 돼 단일 기업 채권에 또 한 번 2조원이 넘는 매수주문이 쏟아졌다. 최근 기관들은 연초 새로 들어온 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신용등급 ‘AA-’ 이상 우량등급 회사채를 공격적으로 담고 있다. 이번 LG화학 회사채 수요예측에도 보험사,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 국내 주요 기관들이 대거 참여했다. LG화학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AA+’다.새 먹거리인 2차전지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낼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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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회사채 시장 연초부터 '이상 기류'…A급 한국토지신탁 수요확보 실패
▶마켓인사이트 2월 9일 오후 3시13분부동산신탁회사인 한국토지신탁이 회사채 투자수요 확보에 실패했다. 회사채 발행여건이 가장 좋은 연초부터 A급(신용등급 A-~A+) 기업이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모으지 못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은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지난 7일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한 수요예측(사전청약)에서 1650억원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그마저도 매수주문처 대부분이 개인에게 채권을 매매하는 증권사의 소매판매부서였을 정도로, 기관들에는 관심을 끌지 못했다.연초에 A급 기업이 채권 모집액을 채우지 못한 것은 2017년 2월 OCI 이후 3년 만에 생긴 일이다. 1~2월은 기관들이 신규 운용자금의 투자처를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는 시기이기 때문에, 채권발행시장에서는 회사채 수요를 모으기 가장 좋은 때로 꼽힌다. 한국토지신탁의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여섯 번째인 ‘A’(안정적)다.A급 회사채와 이보다 우량한 AA- 등급 이상 회사채의 수익률 격차가 좁혀지면서, 기관 자금이 우량 회사채로만 쏠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일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시가평가한 한국토지신탁 3년물 금리는 연 2.142%로, 만기가 같은 ‘AA-’ 등급 회사채 평균금리(연 1.687%)보다 0.455%포인트 높은 정도다.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락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금리 하락으로 A급 회사채의 위험성에 비해 수익률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IB업계에서는 올해 A급 회사채 소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한국토지신탁의 실적 악화도 기관들이 투자에 주저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회사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은 1325억원으로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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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회사채에 2兆 쏟아져…사상 최대 원화채 발행 유력
≪이 기사는 02월06일(17:2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SK하이닉스가 발행하는 회사채에 2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 연초 신규 운용자금을 굴리는데 분주한 기관투자가들이 우량한 신용도와 최근 반도체업황 회복 조짐을 눈여겨보고 대거 투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대규모 투자수요가 몰리자 국내 일반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사상 최대인 1조1000억원어치 채권이 발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5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이날 기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2조700억원의 매수주문이 쏟아졌다. 1600억원 규모로 발행할 계획인 3년물에 7600억원, 2000억원어치로 발행 예정인 5년물에 7600억원이 몰렸다. 600억원을 모집한 7년물에는 2100억원, 800억원어치를 찍을 계획인 10년물에는 3400억원이 들어왔다. KB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SK하이닉스는 폭발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채권 발행금액을 1조1000억원으로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반기업 발행한 원화채권 중 최대금액이다. 현재 최대금액은 LG화학(2018년2019년)과 포스코(2019년)의 1조원이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올해 차례로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보험사,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 다양한 기관들이 우량등급 회사채를 담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기관들은 연초에 새로 유입된 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신용등급 ‘AA-’ 이상인 우량등급 회사채를 공격적으로 쓸어담고 있다. 올 들어 회사채 발행에 나선 호텔롯데, 현대제철, SK텔레콤, LG헬로비전 등 우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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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엘리엇 리스크' 걷힌 현대차그룹…자금조달 본격 '시동'
▶마켓인사이트 1월 28일 오후 2시18분현대자동차그룹의 국내외 주요 계열사들이 잇달아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다. 현대·기아차의 실적 개선,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의 관계 청산 등 호재가 이어지고 있어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캐피털사인 현대캐피탈아메리카는 현지 영업에 필요한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다음달 글로벌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다. 올해 현대차그룹이 처음으로 발행하는 글로벌본드다. 글로벌본드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 주요 금융시장에서 동시에 발행돼 유통되는 채권이다.발행 금액은 10억~15억달러(약 1조1700억~1조7500억원)를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HSBC, JP모간, 미쓰비시UFJ증권(MUFJ)을 주관사로 선정했다.현대캐피탈아메리카는 북미에서 현대·기아차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할부나 리스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북미 지역 판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이번 글로벌본드 발행 과정에서 현대차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평가가 드러날 전망이다.비슷한 시기 현대차그룹의 다른 계열사들도 국내에서 줄줄이 자금을 조달한다. 현대글로비스가 다음달 창사 이후 처음으로 최대 3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현대건설과 현대위아도 각각 1500억원을 채권시장에서 조달할 계획이다.그룹의 핵심인 현대·기아차 실적이 회복되고 있어 국내외 기관이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투자 의향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많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105조7904억원, 영업이익 3조6847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대비 9.2% 증가하며 창사 후 처음으로 10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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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신세계푸드, 공모 회사채 시장 데뷔…자금 조달 다각화
▶마켓인사이트 1월 16일 오전 5시신세계푸드가 처음으로 공모 회사채 시장에 데뷔한다. 그동안 기업어음(CP)에 의존했던 조달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서다.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이달 말 3년 만기 1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한다. 이 회사 창립 이후 첫 공모 회사채다.신세계푸드는 2014년까지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해왔다. 이후 공장 신축과 자회사 인수 등으로 자금 수요가 늘자 CP를 발행해 필요 자금을 조달했다. CP는 1년 미만의 짧은 만기로 발행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신세계푸드는 이례적으로 3년 만기의 장기 CP를 발행했다.신세계푸드는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하는 자금을 CP 상환에 사용할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회사채에 A+의 신용등급을 부여했다.신세계푸드는 그룹 내 식품사업 중추를 담당하고 있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등 계열사에 가공식품과 식자재를 공급한다. 최근 3개년(2016~2018년) 연결 기준 매출 중 계열사 비중은 약 30%다. 이마트 내 외식매장에서 발생하는 매출까지 포함하면 45% 수준에 달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이마트(46.9%)와 신세계조선호텔(8.6%)이 신세계푸드 지분 55.5%를 갖고 있다.각종 규제로 대기업의 급식 사업이 녹록지 않고 국내 외식 경기가 꺾이면서 신세계푸드 수익성은 하락 추세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이 겹쳐 인건비 부담까지 늘었다. 신세계푸드는 계열사에 대한 자체상표(PB) 상품 판매를 늘리면서 외형 성장을 이루고 있다.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