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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건 현금뿐"…SK하이닉스 차입금 4.7조, LG화학 2.3조 늘어
SK그룹의 배터리 계열사인 SK온은 지난 7월 금융회사와 1조5997억원 규모의 차입 계약을 체결했다. 배터리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설비투자와 회사 운영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올해 3분기 HDC현대산업개발(1700억원)을 비롯해 KCC건설(500억원) LX하우시스(500억원) 등도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현상’으로 경기 하강 속도가 빨라지자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상장사 차입금 16.9%↑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현대자동차 기아 삼성물산 SK이노베이션 LG전자 고려아연 HMM 등 한국을 대표하는 10개 상장사의 올해 6월 말 총차입금(별도 기준)은 68조2662억원으로, 작년 6월 말보다 9조8505억원(16.9%) 증가했다.SK하이닉스 총차입금은 15조6580억원으로 이 기간 4조7627억원 늘었다. 현대차도 7조7838억원으로 8799억원 증가했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이어온 고려아연 총차입금도 4904억원으로 불어났다.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도 차입금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지난 7~9월 하림그룹 계열사인 팜스코(350억원)와 AK네트웍스(300억원), 페이퍼코리아(198억원), 대동스틸(150억원) 등은 금융사와 각각 차입한도 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국내 기업들이 올 들어 8월까지 조달한 자금은 총 114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자금 수요가 컸던 2020년 1~8월(117조4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기업들은 자금 조달 방안으로 회사채보다 은행 대출을 선호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말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1146조100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80조4000억원(7.6%) 증가했다. 은행 대출이 급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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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원 때문에 파업 나서는 현대제철 노조
태풍 ‘힌남노’ 여파로 포스코 포항제철소 일부 공장이 가동을 멈춘 상황에서 국내 양대 철강업체인 현대제철 공장마저 노동조합 파업으로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현대제철 파업이 현실화하면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산업계에 ‘철강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2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조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일정을 사전 예고하지 않는 ‘게릴라성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사측이 지난 22일 충남 당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노조와의 교섭에 불참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제철 노사는 올 3월부터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하며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사장실과 공장장실을 140여 일 넘게 점거하고 있다.노사 갈등은 올초 현대제철이 소속된 현대자동차그룹의 다른 계열사인 현대차·기아와 현대모비스가 직원들에게 인당 400만원가량의 격려금을 지급하면서 불거졌다. 현대제철 노조는 회사가 지난해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거둔 만큼 격려금 지급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7만5000원을 인상했을 뿐 아니라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200%에 더해 770만원까지 지급했다는 점을 내세우며 노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그룹 계열사들이 특별격려금을 지급했다고 해도 현대제철이 특별격려금을 줘야 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철강업계는 사측과의 협상 여부에 따라 각 노조 지회가 ‘게릴라성 파업’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전에 예고된 파업에 비해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게릴라성 파업의 피해가 더욱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측의 입장은 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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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소 재가동 지연 우려…열연·후판 등 철강재값 '들썩'
포스코가 태풍 피해로 일부 가동이 중단된 포항제철소를 석 달 안에 정상 가동하기 위해 주말에도 복구에 전력을 쏟았다. 하지만 포스코 공장 재가동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지난주 철강제품 가격은 들썩인 것으로 나타났다.포스코는 지난 주말 포스코와 협력사 임직원을 비롯해 1만5000명이 포항제철소 복구 작업을 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지난 6일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가 침수된 다음날인 7일부터 18일까지 포스코그룹 계열사·협력사의 누적 인원 8만여 명이 복구 작업에 참여했다.지난 주말에는 압연(열과 압력을 가해 철을 가공하는 작업)공장 지하시설물에서 진흙·펄을 제거하는 작업에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했다. 최정우 회장도 침수 피해가 집중된 후판공장 지하 복구 현장을 찾아 삽을 들고 진흙을 빼냈다. 그는 “현 상황을 바라보니 억장이 무너지고 복구 작업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며 “국가 경제에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사명감으로 복구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주말에도 복구 활동을 지속하면서 가장 큰 침수 피해를 본 압연공장의 배수 작업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압연공장 전력 공급도 67% 진행됐다. 지난 15일 3전기강판 공장이 재가동됐고, 17일에는 2전기강판 공장 일부가 정상 가동되기 시작했다. 19~30일 그룹 임직원 3000여 명은 제철소 현장을 찾아 복구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임직원들이 총력을 쏟아 3개월 안에 단계적으로 압연공장 대부분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포항제철소의 가동 중단으로 일부 철강재는 지난주 오름세를 보였다. 16일 열연 유통가격은 t당 110만원으로 9일에 비해 5만원(4.7%) 올랐다. 후판 유통가격(115만원)은 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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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태풍 피해 2조"
포스코는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한 철강제품 생산 차질로 2조400억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고 16일 발표했다. 가장 큰 침수 피해를 본 압연(열과 압력을 가해 철을 가공하는 작업) 등 모든 포항제철소 설비를 3개월 내 정상 가동한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포스코에 따르면 현재 생산량을 기준으로 이번 수해 피해를 추산하면 170만t의 제품 생산 차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포항제철소 생산량(1685만t)의 10%를 웃돈다. 광양제철소를 최대 생산체제로 전환하고, 재고품 판매 등을 통해 제품 판매 감소량을 97만t 수준으로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포항제철소는 포스코 전체 매출의 45%를 차지하고 있다.포스코는 이에 따른 매출 감소액을 2조400억원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포스코 별도 기준 매출(39조9202억원)의 5.1%에 이른다. 올 2분기에 포스코는 매출 11조8708억원, 영업이익 1조3224억원을 올렸다.포스코는 올해 말까지 모든 포항제철소 설비를 정상화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달 말 1냉연과 2전기강판, 다음달 1열연과 2·3후판, 11월 1·4선재 및 2냉연, 12월 초 3선재, 스테인리스 2냉연 및 2열연 공장 재가동이 목표다. 지난 13일부터 2·3·4고로 3기는 모두 정상 가동하고 있지만 압연라인은 배수와 진흙 제거 작업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장비와 인력을 압연라인에 집중 투입해 진흙 제거, 설비 세척, 부품 수리 등 복구작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비상출하반 운영…'수급 대란' 차단열연·후판 2~3개월치 재고 확보…제강·연주공장은 완전 정상화포스코는 지난 15일 공개한 ‘3개월 내 정상화’ 목표가 계획대로 차질없이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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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태풍 피해' 경영진에 화살 돌린 與…정부와 입 맞췄나
“충분히 예견됐고 마땅히 준비했어야 하는 대비책 마련에 소홀했던 것이 드러난다면 경영진의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16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공격과 전 정권 책임론을 이어가던 성일종 정책위원회 의장(사진)의 화살이 뜬금없이 포스코로 향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로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49년 만에 가동을 중단한 상황에 대한 우려로 시작된 발언은 ‘경영진 책임론’으로 이어졌다. 성 의장은 “세계 초일류기업이자 선조들의 핏값으로 세워진 자랑스러운 제철소에 큰 오점을 남긴 이번 피해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도 했다.○당정, ‘포스코 책임론’ 한목소리태풍 힌남노로 막대한 피해를 본 포스코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이어 이번엔 여당까지 나서 민간 기업인 포스코의 경영진 책임론을 들고나왔다. 첫발은 정부가 뗐다.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지난 14일 ‘철강 수해복구 및 수급점검’ 회의에 앞서 브리핑을 열고 “태풍이 예보된 상황에서도 이런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한번 따져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태풍 피해가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던 인재(人災)일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포스코가 피해 상황과 정상화까지 걸리는 시간 등을 축소 보고했는지부터 사전 대비와 사후 대책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與 “냉천 범람 왜 대비 안 했나”포스코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밝힌 뒤 “이번 포항제철소 침수 원인은 인근 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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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값 당분간 오른다"…중소형 철강주 '펄펄'
철강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완전 정상화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매수세가 몰렸다는 분석이다.16일 대동스틸은 상한가 가까이 치솟았다. 전일 대비 28.93% 급등한 6640원에 거래를 마쳤다. 경남스틸(9.38%), 부국철강(1.88%), 금강철강(1.65%), 동일제강(1.54%), 삼현철강(1.46%), 한국특강(1.39%) 등도 모두 상승세를 탔다.포항제철소 침수로 철강 가격이 당분간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소형 철강주가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다. 포항제철소는 지난 6일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고로 3기가 멈춰섰다. 이후 복구 작업을 통해 고로들은 가까스로 정상 가동에 들어갔다. 제강 공정도 정상화 단계에 들어서 철강 반제품인 슬래브를 정상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침수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압연 라인은 아직 배수와 진흙 제거 작업을 진행 중이다.포스코는 3개월 안에 압연 공정을 복구하는 등 모든 생산라인을 올 연말까지 정상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포항제철소가 완전히 복구되기까지 최소 반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박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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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값 당분간 오른다"…펄펄 끓는 중소 철강주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정상화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철강 관련주가 강세다.대동스틸은 16일 오전 10시 36분 기준 전일 대비 24.27% 오른 6천400원에 거래 중이다.금강철강(6.92%), 문배철강(3.47%), NI스틸(2.17%), 경남스틸(4.18%), 동일제강(3.41%), 부국철강(2.82%) 등도 줄줄이 상승하고 있다.포항제철소 침수로 철강 가격이 당분간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철강 중소기업이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다. 포항제철소는 지난 6일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고로 3기의 가동이 모두 멈췄다.현재 고로(용광로) 3기의 가동이 재개됐고, 제강(쇳물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작업) 공정도 복구 정상화 단계에 들어서 철강 반제품을 정상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다만 침수가 가장 심각했던 압연(열과 압력을 가해 철을 가공하는 작업) 라인은 아직 배수와 진흙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포스코는 3개월 이내에 압연 라인을 복구한다고 밝혔다. 정부에서는 포항제철소가 완전 정상화되기까지는 반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지난 14일 포항제철소의 완전 정상화까지 걸리는 기간과 관련해 "열연 2공장 같은 경우 최대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고 스테인리스 등 다른 부분도 추가 확인이 필요하지만, 정상화에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박병준 기자 r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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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태풍 피해 빌미로 포스코 경영에 개입하나
정부가 태풍 피해로 생산 차질을 빚는 포스코에 책임을 묻기로 했다. 태풍을 빌미 삼아 정부가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체제를 흔들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15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 이전 포스코 수장 8명 가운데 임기를 모두 채우고 퇴임한 인물은 한 명도 없었다. 검찰 수사 등 정부 압박에 밀려 모두 임기 중 자리에서 내려왔다.권오준 8대 회장은 2018년 4월 임기를 2년 남기고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1개월 만이다. 당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이 네 차례 해외 방문에 나서는 동안 포스코 회장이 경제사절단 명단에서 번번이 제외되는 등 심리적 압박이 가해지자 사임 의사를 밝혔다.포스코 민영화 이후 취임한 이구택 6대 회장, 정준양 7대 회장도 임기 도중 퇴진했다. 이 전 회장은 세무조사 무마 청탁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이명박 정부 출범 1년 만에 물러났다. 이명박 정부 때 선임된 정 전 회장도 박근혜 정부 1년 뒤 물러났다. 그는 배임 혐의로 기소됐으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민영화 과정에서 수장이었던 유상부 5대 회장은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유죄를 선고받고 정권교체 한 달 만에 사퇴했다.박태준 초대 회장도 1992년 노태우 정부 말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였던 김영삼 당시 민자당 대선 후보와 마찰을 빚어 자리에서 물러났다. 민간기업이지만 포스코를 ‘대선 전리품’으로 여기는 인식이 정치권과 정부에 만연한 결과다.업계에선 최 회장도 비슷한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전날 관련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앞두고 “태풍 힌남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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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제철소 침수는 좁아진 냉천 때문"…포항시 "하천폭 정비사업 이전과 차이 없어"
태풍 ‘힌남노’로 인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 사태가 포항시의 하천 관리 부실에서 비롯된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포항제철소와 인접한 하천(냉천)에 변변한 제방이나 차수벽을 설치하지 않은 게 이번 침수 사태의 핵심이란 것이다. 반면 포항시 측은 “예측 범위를 넘어선 자연재해”라고 주장하고 있어 책임 공방이 한동안 가열될 전망이다.15일 포스코와 포항시 등에 따르면 포항제철소 침수 시작점인 냉천 범람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하천 상류 저수지(오어지)의 관리 부실이다. 지난 6일 새벽 최대 500㎜의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지자 오어지는 금세 물이 찼다. 이후 하류인 냉천으로 한꺼번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노후 저수지인 오어지엔 수문이 없고 낮은 둑 하나로 관리되고 있어 폭우에 취약하다는 설명이다. 제철소 현장에 있었던 포스코 관계자는 “오전 6시께부터 순식간에 성인 남성 턱밑 정도까지 물이 차올랐다”며 “냉천 물이 한꺼번에 들어와 제대로 막는 게 어려웠다”고 했다.포항제철소와 냉천 사이에 제대로 된 제방이나 차수막이 없던 것도 사태를 키웠다. 냉천과 공장은 50~150m 정도 떨어져 있다. 이 사이엔 도로와 주차장 등의 시설과 낮은 높이의 제방이 있다. 해당 제방은 냉천 물이 불어나자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시민들과 포스코 측은 수년마다 범람 위기를 겪은 냉천 제방을 보강해야 한다고 수차례 포항시 측에 건의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측은 “가뭄을 걱정할 정도로 수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큰돈을 들여 치수 공사를 하긴 쉽지 않았다”고 해명했다.2012년부터 2017년까지 진행된 냉천 정비 사업이 잘못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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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제철소 3개월 내 복구"…최소 6개월 걸린다는 주장에 반박
포스코가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가동이 중단된 압연(열과 압력을 가해 철을 가공하는 작업) 공정을 비롯한 모든 생산라인을 올 연말까지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제철소 정상화에 6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전날 정부 발표와 달리 3개월이면 재가동에 들어갈 것이라는 의미다. 포스코는 침수 피해 원인에 대해서도 포항시의 하천관리 부실로 인한 냉천 범람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향후 피해 원인 등을 놓고 포스코와 중앙정부 및 포항시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진흙과 물에 잠긴 압연라인15일 포스코에 따르면 물이 범람한 냉천 인근에 자리잡고 있어 가장 심각한 침수 피해를 받은 압연라인은 아직 배수와 진흙 제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날 밤 12시 기준 배수 작업은 94%, 전원 투입은 37%까지 이뤄졌다.포스코는 압연설비를 통해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등 철강 제품을 생산한다. 압연설비 가동이 불가능하면 쇳물과 연주설비를 통해 철강 반제품인 슬래브만 생산할 수 있다. 포스코는 3개월 이내에 압연라인을 복구한다는 계획이다. 압연라인 중 1냉연공장은 이달 제품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개 열연공장 중 1열연공장은 내달 초 가동이 목표다. 침수뿐 아니라 변압기 화재가 발생해 피해가 상대적으로 큰 2열연공장은 오는 12월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브리핑에서 2열연공장 정상화에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새 변압기를 일본에서 주문하고 들여오는 데만 6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포스코는 열연공장 하부 보수가 어려울 경우 광양제철소 열연공장의 변압기와 모터 등 설비를 이전해 설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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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설비 빨리 말리자"…헤어드라이어까지 동원
‘고압분사기에 헤어드라이어까지….’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본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공장 정상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습기를 말리기 위해 가정용 드라이어까지 동원하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짜내 복구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15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항제철소 에너지부 전력계통섹션 직원 34명은 정전으로 가동이 중단된 공장의 전력 복원을 위해 밤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에너지부 전력계통섹션은 포항제철소의 심장 같은 부서다. 24시간 가동되는 제철소에 전력을 공급하고 끊어지지 않게 유지하는 게 핵심 업무다. 침수된 수전변전소 복구를 위해 직원들이 짜낸 아이디어는 가정용 헤어드라이어다. 공장 주변과 직원 숙소 등을 수소문해 긴급 공수한 수십 대의 드라이어는 5~10cm 크기의 작은 전기 패널을 빠르게 말리는 데 몫을 톡톡히 했다. 작업에는 비상 발전기까지 동원됐다. 제철소 관계자는 “전기 설비와 패널이 온통 진흙으로 범벅돼 있어 온전한 전기 콘센트가 없었다”며 “고압수를 분사한 뒤 가정용 드라이어를 써서 건조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1주일을 넘긴 밤샘 복구 작업에는 하루 평균 8000여 명이 투입됐다. 수백㎞ 떨어진 광양제철소의 직원, 포스코 그룹사, 협력사 임직원은 물론 전국 50여 개 민·관·군 자원봉사자들이 도움의 손길을 보탰다.김일호 광양제철소 계장(41)은 “은퇴한 선배들까지 포항제철소 복구를 위해 연휴를 반납하고 달려와줬다”고 했다.포스코는 추석 연휴 기간 경력 5년 이상의 베테랑 전기 기술자를 확보하기 위해 ‘파격 알바비’를 책정해 눈길을 모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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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핑계로 회장 교체하려는 정부?…반복된 '포스코 잔혹사'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혹시 정부에서 들려오는 이야기 뭐 없나요. 아무거나 좋습니다."올해 5월 대선 직후 포스코그룹 대관 관계자들은 전전긍긍했다. 새 정부에서 '수장 교체론'이 불거질까 촉각을 곤두세웠다. 글로벌 철강업체로 떠오른 포스코그룹은 임기를 채운 역대 회장이 한 명도 없다. 검찰 수사 등 정부 압박에 밀려 모두 임기 중도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민간기업이지만 포스코를 '대선 전리품'으로 여기는 인식이 정치권과 정부에 만연한 결과다.정부가 지난 14일 태풍 피해로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포스코에 책임을 묻기로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태풍 피해를 키운 것과 관련해 지배구조 문제도 언급했다. 이번 사태를 빌미 삼아 최정우 회장 체제를 흔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15일 업계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 이전 포스코 수장 8명 가운데 임기를 모두 채우고 퇴임한 인물은 한 명도 없었다. 전임 권오준 8대 회장의 경우 2018년 4월 임기를 2년 남기고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1개월 만이다. 당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이 네 차례 해외 방문에 나서는 동안 포스코 회장이 경제사절단 명단에서 번번이 제외되는 등 심리적 압박이 가해지자 사임 의사를 밝혔다.포스코 민영화 이후 취임한 이구택 6대 회장, 정준양 7대 회장도 임기 도중 퇴진했다. 이 전 회장은 세무조사 무마 청탁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이명박 정부 출범 1년 만에 물러났다. 이명박 정부 때 선임된 정 전 회장도 박근혜 정부 1년 뒤 물러났다. 그는 배임 혐의로 기소됐으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민영화 과정에서 수장이었던 유상부 5대 회장은 노무현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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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피해 큰데 정상 가동만 부각" vs "상황 숨길 이유 없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가동을 49년 만에 중단시킨 제11호 태풍 ‘힌남노’ 피해 원인과 복구 상황 등을 놓고 정부와 포스코의 진실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태풍 피해가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라는 점을 부각하고 나섰다. 특히 포스코가 피해 규모를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선 피해 책임을 묻겠다는 정부의 칼끝이 포스코 지배구조 교체를 겨냥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비 부족으로 인한 ‘인재’라는 정부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14일 ‘철강 수해복구 및 수급점검 TF’ 회의에 앞서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태풍이 충분히 예보된 상황에서도 이런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한 번 따져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상 차관급 브리핑 계획이 1주일 전에 전달되는 것과 달리 이번 브리핑은 전날 오후 늦게서야 공지됐다.산업계는 정부가 자연재해로 피해를 본 특정 기업을 지목해 왜 피해가 발생했는지 따져보겠다는 점 자체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사전에 충분히 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인재’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사실상 포스코에 책임을 묻기 위한 의도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사하겠다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포스코는 태풍에 철저하게 대비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태풍 힌남노 상륙 예정일인 지난 6일 하루 조업을 중단하고 폭우에 대비해 배수로 정비, 물막이 작업, 안전시설물 점검 등에 나섰다. 하지만 6일 새벽 최대 500㎜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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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민간 기업에 '태풍 피해' 책임 묻겠다는 정부
정부가 민간 전문가와 함께 태풍 ‘힌남노’ 피해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포스코와 관련해 태풍 위험성이 예보됐는데도 피해가 커진 이유와 피해 복구 상황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포스코의 태풍 사전 대비와 사후 대책에 문제가 없었는지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례적으로 ‘조사 카드’를 꺼내들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선 포스코 경영진 문책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포스코는 “잘잘못을 가리기보다 빨리 복구해서 산업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도 피해는 불가항력으로 일어난 일이며 피해 상황을 축소 보고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번주 민관합동 ‘철강 수급 조사단’을 구성해 포항 철강산업의 정확한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현장 복구 지원과 철강 공급 영향에 대해 진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은 민동준 연세대 교수가 단장을 맡고 정은미 산업연구원 본부장, 조경석 철강협회 본부장, 산업부·고용노동부 관계자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포항 철강산업의 피해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며 “태풍 힌남노가 충분히 예보된 상황에서도 이런 큰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중점적으로 따져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포스코가 피해 상황을 축소 보고했는지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장 차관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완전 정상화 시기에 대해선 “열연2공장은 최장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고 스테인리스스틸 등 다른 부분도 추가 확인이 필요하지만 정상화에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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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가동했지만…압연설비 복구 몇 달 걸릴 듯
포스코가 태풍으로 침수 피해를 본 포항제철소 고로를 일제히 재가동하며 피해 최소화에 나섰다. 하지만 침수 피해가 큰 압연설비 등의 복구는 더딘 상황이어서 제철소의 완전한 정상 가동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14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항제철소는 지난 10일 3고로, 12일에는 4고로와 2고로를 순차적으로 정상 가동했다. 작년 말 노후화로 폐쇄한 1고로를 제외하고 태풍 피해로 가동을 임시 중단했던 3개 고로 모두 쇳물을 다시 쏟아내고 있다. 포스코는 제강 및 연주설비 복구에도 주력하고 있다. 제강공장은 전로 총 7기 중 5기, 연주는 총 8기 중 6기를 이날 재가동했다. 제강은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고객 요구에 맞게 성분을 조정하는 작업이다. 연주는 제강과정을 거친 쇳물로 고체 형태의 철강 반제품(슬래브)을 만드는 작업을 뜻한다.문제는 압연설비다. 압연은 열과 압력을 가해 용도에 맞게 철을 가공하는 작업이다. 포항제철소는 이번 피해로 수변변전소를 비롯한 제철소 대부분이 물에 잠겼다. 제철소 내 높게 솟아 있는 고로는 침수 피해를 면했지만 압연설비 등 지상 설비는 바닷물에 그대로 노출됐다.포스코는 압연설비를 통해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등 철강 제품을 생산한다. 압연설비 가동이 불가능하면 쇳물과 연주설비를 통해 슬래브만 생산할 수 있다. 포스코는 압연부문 배수 작업이 90%까지 완료되는 등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물도 빼내지 못한 상황에서 정확한 복구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포스코는 포항제철소를 정상화하기 전까지 슬래브를 광양제철소와 외부 압연업체에 보내 공급난을 최소화할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