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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미국법인 "오락가락 관세…올해 실적 전망 110번 바꿔"
“요즘 110번째 실적 전망을 작성하고 있습니다.”뉴욕에서 만난 모 업체 미국법인 주재원은 “관세가 바뀔 때마다 수입원가 계산부터 공장 이전 검토안까지 덩달아 바뀐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회사는 미국에 제조시설이 있지만 중국과 멕시코에서 원자재를 수입한다. 관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는 “다른 기업도 사정은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정책과 관련해 수시로 말을 바꿔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익명을 원한 또 다른 회사 미국법인 직원은 “상호관세 90일 유예기간에 최대한 많은 원자재를 미국으로 들여올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며 “문제는 90일 이후에 어떤 일이 생길지 예상하기 힘들다는 점”이라고 했다. 유예기간이 더 길어진다면 90일간 원자재를 대량 수입한 게 오히려 손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애플은 지난달 인도에서 미국으로 20억달러 상당의 아이폰을 항공편으로 실어왔다. 관세 부과 전 최대한 물량을 당겨온 것이다.미국에 지점을 낸 한국 시중은행들은 거래 기업의 신용 위험 점검에 들어갔다. 모 은행 미국지점 관계자는 “서울 본점에서 관세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기업의 대출 상환능력을 점검하라는 지시가 왔다”며 “해당 기업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 직원은 “트럼프 행정부 이후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미국에서 생산하라는 압박이 계속될 것 같다”며 “이참에 멕시코에 있는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기는 걸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태양광, 에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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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산 배로 들여온 수입품에 사실상 관세…韓해운사 '반사이익'
컨테이너 해상 운송 시장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작년 7월 5일 3733.8로 정점을 찍었다가 이달 11일엔 1394.68로 9개월여 만에 60% 넘게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폭탄’ 여파로 글로벌 물동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다.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중국산 선박 입항료 부과가 확정됐다. ‘보릿고개’를 우려해온 국내 조선·해운업계는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중국산 배로 미국에 입항하는 해운사의 비용이 10% 이상 늘어나는데, 한국 해운사는 중국산 선박 비중이 극히 작아서다. 조선사들은 수수료 부담을 우려한 해운사들이 중국 조선사 대신 일감을 맡기면 수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中 초대형 컨선 수수료 41억원18일 영국 해양정보업체인 로이드리스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세계 3위 해운사인 CMA CGM(프랑스)의 중국산 선박 비중은 41%에 달한다. 1위인 MSC(스위스·24%)는 물론 2위 머스크(덴마크·20%), 5위 하파그로이드(독일·21%)도 20%를 넘는다. 중국 선사인 4위 코스코는 자국산 선박 비중이 8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 소속 해운사 선박이라도 중국에서 선박을 건조했다면 10월 14일부터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20달러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미국에 한 번 입항하는 데만 288만달러(약 41억원)의 수수료를 납부해야 한다. 통상 미국으로 향하는 컨테이너선은 한 도시만 가는 게 아니라 두세 곳에 접안하는데, 이때마다 수수료를 내야 한다. 오정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산 배로 들어오는 수입품에 사실상 관세를 부과하는 효과”라며 “이번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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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파월, 내가 원하면 해고"…대법 판례는 "대통령 권한 밖"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을 해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SNS에 파월 의장은 “항상 너무 늦고 틀린다”고 비판하며 “파월 의장의 해임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밝혔다. 이날 이탈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그(파월 의장)와 함께 일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그에게 그가 나갈 거라고 알려달라”고 했다. Fed처럼 전통적으로 독립성을 보장받아온 기관에 대한 대통령의 위협은 ‘월권’이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미국 대법원 판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파월, 맘에 안 들어”파월 의장 임기는 내년 5월 15일까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인 2017년 지명해 2018년부터 4년간 의장을 맡았고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그를 연임시킨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 해임을 주장하는 이유는 ‘금리 인하가 더뎌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은 유럽중앙은행(ECB)처럼 오래전 금리를 인하했어야 했으며 지금이라도 내려야 한다”고 압박했다.이탈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파월 의장 해고를 계획하고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만약 그가 금리 인하 정책을 변경하지 않는다면”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유가가 배럴당 60~65달러로 하락하고 식료품 가격도 내려갔다”며 “금리를 인하하면 더 나은 상황이 될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파월 의장이 전날 ‘트럼프 관세’ 여파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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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통역사' 伊 멜로니, 유럽·美 관세협상 가교 되나
미국의 관세 부과 발표 이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유럽 정상 중 가장 먼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 나선 가운데 멜로니 총리가 유럽연합(EU)과 미국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17일(현지시간) 멜로니 총리는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 문제를 논의했다. 이탈리아 정상으로서 백악관을 찾았지만 사실상 유럽을 대표해 협상장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도 “멜로니 총리가 방미 전 관련 기관과 긴밀한 조율을 거쳤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멜로니 총리의 방미 목적 중 하나가 트럼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간 회담을 성사시키는 것이라고 전했다.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멜로니 총리에게 유독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2기 취임식에 EU 정상 중 유일하게 초청받은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와 100% 무역 합의가 있을 것”이라며 “그들이 원하는 것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유럽이든 누구든 협정을 맺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멜로니 총리에 대해 ‘훌륭한 재능을 지닌 인물’ ‘세계에서 진정한 지도자 중 한 명’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탈리아 공식 방문 요청도 수락했다. 유럽 지도자와 EU 집행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길이 열리는 셈이다. 회담이 훈훈한 분위기에서 이뤄진 것은 멜로니 총리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멜로니 총리는 “나의 목표는 서방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슬로건을 의식한 표현이다.스테파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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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번째 보고서 작성 중'…오락가락 美 관세에 '대혼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정책과 범위 대상 등을 자주 바꾸면서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관세에 따른 수입 원가 계산부터 제조 시설 이전 검토안까지 덩달아 자주 바뀌면서 연말 실적 전망부터 중장기 투자비 책정 등을 수십 가지 이상 버전으로 만들어야 해서다. 일부 기업들은 “일부 신규 사업은 접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토로했다.17일(현지시간) A 제조업체의 미국 법인 관계자는 “요즘 110번째 실적 전망을 만들고 있다”며 “같은 업계의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사정이다”고 말했다. 해당 기업은 미국에 최종 제조시설이 있고 중국과 멕시코 등에서 원자재를 수입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멕시코에 고율 관세를 각기 다른 시기에 다른 세율로 부과하면서 해당 기업의 실적 전망은 더욱 복잡해졌다.B 기업은 최근 상호관세가 90일 유예된 기간 안에 최대한 많은 물량의 원자재를 미국 내로 들여올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B 기업 관계자는 “문제는 90일 이후에 어떤 일이 생길지 예상하기 힘들다는 점”이라며 “만에 하나 유예 기간이 더 길어진다면 90일 안에 원자재를 되도록 많이 수입하기 위해 들인 비용이 불필요한 것이 된다”고 우려했다.미국에 지점을 낸 한국 대형 은행들은 고객사의 신용 리스크를 점검하는 중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서울 본점에서 관세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기업들의 대출 상환 능력을 점검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해당 기업들과 인터뷰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은 멕시코 공장을 미국 내로 옮겨오거나, 임대해서 쓰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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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티계 스타벅스 될래"…美증시 데뷔날 49% 치솟은 회사
미·중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밀크티 브랜드 차지(Chagee)가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차지는 17일(현지시간) 나스닥에 'CHA'라는 종목명으로 상장해 거래를 시작했으며, 주가는 한때 49%까지 치솟았다.미국 경제 매체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차지는 상장 첫날 약 15% 상승한 32.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49%까지 오른 주가는 오후 들어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차지는 전날 공모가를 주당 28달러로 책정했는데, 이는 예측 범위(26~28달러)의 최상단이었다. 차지는 1470만 주의 미국예탁증서(ADS)를 매각해 약 4억1100만달러(약 5844억 원)를 조달했다.IPO 리서치 업체 르네상스캐피털에 따르면, 이번 상장은 지난해 5월 중국 전기차 업체 지커가 4억1100만달러를 조달한 이후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차지의 기업가치는 50억달러를 넘어섰다.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장준제는 30세에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그는 차지 지분 19.9%를 보유하고 있으며, 평가액은 약 11억달러에 이른다.차지는 2017년 설립 이후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에 64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장 CEO는 스타벅스를 롤모델로 회사를 키웠다. 차지는 지난해 매출 17억달러, 순이익 3억4450만달러를 기록했다. 올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웨스트필드 센추리시티 쇼핑몰에 첫 미국 매장을 열 예정이다.차지의 IPO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클라나, 스텁허브 등 다른 IPO 추진 기업들은 최근 증시 급락으로 상장 계획을 연기한 바 있다.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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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관세전쟁의 두 얼굴...애국소비 열풍 속 수출기업은 "주문 끊길라"
“새 제품이 나온 것도 아닌데 갑자기 고객이 확 늘었어요.” 17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에 있는 쇼핑센터 카이더몰. 중국 최대 통신사 화웨이 매장은 평일인데도 고객들로 북적거렸다. 매장 직원 우보씨는 “요즘 아이폰이 아닌 화웨이폰으로 갈아타겠다는 고객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복도 반대편 애플 매장은 한산했다. 직원들이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며 고객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이 쇼핑몰 1층에 입점한 스타벅스와 루이싱커피 매장도 비슷한 풍경이었다. 평소 붐비던 스타벅스는 한산한 데 비해 중국 브랜드 루이싱커피에는 연신 주문 벨이 울렸다. 루이싱커피 직원은 “통상 하루에 음료를 600잔 정도 판매하는데 최근 들어 주문량이 15%가량 많아졌다”고 귀띔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의 핵심 타깃으로 중국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자 중국에선 ‘궈차오’(國潮·애국주의 소비)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인 고객에게 봉사료 104%를 더 받겠다’는 플래카드를 걸어놓은 식당이 있는가 하면 코카콜라, 테슬라, 맥도날드 등을 대체할 중국 브랜드를 공유하는 SNS까지 퍼지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의류 사업을 하는 한국인 기업가는 “애플과 스타벅스가 중국에서 고전하는 데는 중국 기술력과 브랜드를 뽐내고 싶어 하는 중국인의 자부심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쳐왔다”며 “여기에 미국의 관세 전쟁이 본격화해 중국인의 궈차오가 다시 불붙고 있다”고 설명했다.중국 정부도 이런 기류를 지지하고 있다. 현지 외교가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미국 관세 압박의 단계별 전략 방침을 수립해 상무부, 인민은행 등과 함께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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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대어' DN솔루션즈, 관세 전쟁 속 해외 투자자 확보 '총력전'
DN솔루션즈가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위해 해외 투자자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관세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된 가운데 유의미한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N솔루션즈는 지난 14일부터 28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해외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하고 있다. 외국계 상장 주관사인 UBS와 BofA메릴린치 등이 수요 예측을 이끌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는 오는 22일부터 5영업일간 수요예측에 나선다.해외 투자자들의 분위기는 다소 잠잠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해외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는지가 국내 수요예측 성적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관심을 두고 보고 있다”며 “아직 기간이 상당히 남았지만 열띤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고조된 점이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DN솔루션즈는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80%에 달하는 수출 기업이다. 관세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달간 1410~1480원까지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해외 투자자들을 움추러들게 하는 요인이다.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비교기업으로 산정한 기업들의 주가가 이달 초부터 하락한 점도 부담이다. DN솔루션즈는 이번 상장 과정에서 비교기업으로 독일 증시에 상장한 다국적 기업 DMG모리, 일본 오쿠마와 화낙, 국내 LS일렉트릭 등 4곳을 선정했다.이들 기업 역시 수출 기업인 만큼 관세 전쟁의 여파를 고스란히 맞은 것으로 분석됐다. 3월 말 3000엔을 웃돌던 DMG모리 주가는 현재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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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에 달러 약세…美 신뢰 잃어가고 있다는 신호"
“최근 달러 약세는 미국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월가의 베테랑 투자전략가 에드 야데니는 15일(현지시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미 국채 가격이 급락(국채 금리 급등)하고 달러 가치가 하락한 데 대해 이같이 경고했다.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9일 상호관세를 전격 유예한 결정적 배경으로 미 국채값 폭락이 꼽히는 가운데 시장에선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 돌아왔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채권 자경단은 정부 정책이 시장 원리에 어긋날 때 투매 등을 통해 시장에 경고를 보내는 투자자라는 의미로, 야데니가 1983년 처음 쓴 말이다.월가의 대표 리서치 회사인 야데니리서치의 대표인 그는 미국 국채 발행 규모가 커지면서 이를 흡수한 채권 자경단의 힘도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다고 했다. 야데니 대표를 화상으로 인터뷰했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직후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한때 연 4.5% 수준까지 뛰었습니다.“올해 미 국채 금리가 연 4.25~4.75%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봤습니다. 문제는 불과 하루이틀 사이에 (연 4% 미만에서 4.5%대로) 금리가 급등한 것이죠. 채권 자경단이 돌아왔고,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습니다.”▷채권 자경단은 정확히 누군가요.“모든 채권 투자자가 곧 채권 자경단이 될 수 있습니다. 개인이든 정부든 말이죠. 최근 워런 버핏도 주식을 대거 매도하고 (안전자산인 장기 국채 대신) 단기 국채에 투자했습니다. (장기 국채를 불신하는) 채권 자경단 같은 행동이죠.”▷미국과의 갈등 때문에 달러 자산이 동결될까 봐 두려워하는 나라도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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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직격탄에 거래 뚝…다이아몬드 산업 '빨간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전쟁으로 글로벌 다이아몬드산업에 경고등이 켜졌다. 다이아몬드는 주로 인도에서 가공돼 미국에 수출되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에 최대 26%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수익성 하락 우려가 커졌고 그 결과 도매시장에서 거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와 함께 글로벌 다이아몬드 유통 허브로 꼽히는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다이아몬드 하루 배송량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관세를 발표한 이후 8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앤트워프 다이아몬드업계 대표 기관인 앤트워프다이아몬드센터의 카런 렌트메이스터르스 최고경영자(CEO)는 “관세 발표 후 이곳에서 다이아몬드 선적이 사실상 멈춰 섰다”고 말했다.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에 부과한 관세 10% 대상에서 금, 구리 등 여러 광물이 제외됐지만 다이아몬드는 관세를 피하지 못했다. 원산지에 따라 상호관세도 부과될 예정이다. 다이아몬드는 보통 보츠와나 등에서 채굴돼 두바이를 포함한 유통 허브를 거쳐 인도에서 가공된다. 미국에서는 인증 절차 정도만 이뤄진다. 세계 최대 감정기관인 미국감정기관(GIA)은 캘리포니아에 본부가 있다.세계 다이아몬드의 90%가 인도에서 폴리싱(연마) 공정을 거치는데 문제는 연마 공정이 이뤄진 국가를 다이아몬드 완제품 원산지로 본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에 예고한 상호관세는 최대 26%다.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소비국인 미국은 다이아몬드 광산이 없기 때문에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FT는 “미국으로 다이아몬드를 보내 인증받은 후 다시 수출하는 일반적인 절차가 이번 관세로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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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反유대주의 근절" vs 하버드 "대학 독립성 침해"
미국 하버드대가 ‘반(反)유대주의 근절’ 등을 핵심으로 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학칙 개정 요구를 거부했다. 미국 대학들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비슷한 압박을 받는 가운데 주요 명문대 중 처음으로 하버드대가 반기를 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즉각 하버드대에 23억달러(약 3조2000억원) 규모 지원을 동결했다. ◇하버드대 “정부, 전례 없는 요구”앨런 가버 하버드대 총장은 14일(현지시간) 교직원과 학생에게 보낸 글에서 “어느 정권이 집권하든 정부가 사립대에 무엇을 가르치고, 누구를 입학시키고 채용하며, 어떤 연구를 할지 지시해선 안 된다”며 “연방 정부가 하버드대 커뮤니티를 통제하기 위해 전례 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의 요구 사항은 적법 절차를 무시하고 있으며 대부분 하버드대의 ‘지적 환경’에 대한 직접적 규제에 해당한다”며 “하버드대는 독립성과 헌법상 권리를 놓고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반유대주의를 근절하지 않으면 하버드대에 지원하는 총 90억달러 규모 보조금과 용역 계약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통보했다. 이후 하버드대는 트럼프 행정부와 가까운 로비 회사와 계약을 맺고 중동연구센터 책임자를 교체하는 등 관계 개선을 시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1일 하버드대 등 주요 대학에 ‘지속적인 재정 지원을 위해 필요한 아홉 가지 조치 실행’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공문에는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프로그램 폐지, 교수 채용 자료에 대한 감사 수용을 비롯해 학생 입학 자료를 연방 정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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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덕수에 "미국과 관세 협상 전면 나서지 말라"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15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관세 협상을 벌이는 데 대해 “권한도 책임도 취약한 ‘대행 정부’가 막대한 국익이 걸린 관세 협상의 전면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 체제의 ‘과도 정부’가 독단적으로 협상에 나설 게 아니라 민주당이 다수인 국회와 소통하며 대미 관세 대응을 해야 한다는 취지다. 보수 진영 후보로 한 권한대행이 거론되는 것을 의식해 견제하는 차원으로도 해석된다.진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미국 정부가 한국을 통상 협상 최우선 대상국으로 꼽았다고 한다”며 “우리의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이런 미국의 의도와 판단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 권한대행은 ‘마지막 소명’이라며 협상을 서두르려고 한다”고 지적했다.또 진 의장은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협상을 서둘러야 할 이유도 크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국가의 상호관세 부과를 유예하고, 특정 품목은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상황 변화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협상을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진 의장은 국회 차원의 통상대책특별위원회 구성을 재차 제안했다. 그러면서 “한 권한대행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성급한 관세 협상이 아니다”며 “대선 출마 입장부터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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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수입 '안보 영향' 조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4일(현지시간) 반도체와 의약품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부품과 관련해서는 관세 유예 가능성을 시사했다.미국 상무부는 이번 조사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이뤄지고 있다고 관보에 게재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특정 품목 수입이 국가 안보를 위협할 경우 대통령이 관세 등을 통해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3일부터 수입차 부품에 부과할 예정인 25% 관세를 연기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일시적인 관세 면제를 검토하는 물품이 있느냐’는 질문에 “자동차 회사들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하던 부품을 미국에서 만들기 위해 생산지를 전환하고 있는 중”이라며 “그들은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회사 일부를 돕기 위한 뭔가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한국과의 무역 협상도 서두르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주 베트남과 협상했고 16일에 일본, 다음주에는 한국과 협상이 있다”며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장 먼저 협상을 타결하는 국가가 최고의 합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워싱턴=이상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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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혼란에 中 버티기까지…꼬이는 트럼프 관세전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이 꼬이고 있다. 전방위적 관세 부과를 두고 시장 반발이 거세지는 데다 관세 전쟁의 핵심 타깃인 중국이 예상 밖으로 강하게 버티면서다. 시장 불안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율을 수시로 바꿔 오히려 시장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 오락가락 관세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에게 반도체 관세를 “머지않은 미래에 시행할 것”이라며 반도체 관세율은 “다음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달 11일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PB)과 백악관이 반도체와 스마트폰에 관세가 면제된다고 밝혀 언론에서 ‘관세 전쟁에서 후퇴했다’는 반응이 나오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면제는 전혀 발표된 바 없다”고 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에 상호관세를 적용하지 않는 대신 수입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처럼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기업과 소비자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관세 정책을 주먹구구식으로 밀어붙여 시장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그는 10일 57개국을 대상으로 10~49% 상호관세를 발효했다가 국채값이 폭락(국채 금리 급등)하는 등 시장이 충격을 받자 13시간 만에 중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했다. 그러면서 이 기간 기본관세 10%만 부과하겠다고 했다. 그 대신 미국에 보복관세를 매긴 중국에만 상호관세를 125%로 올렸다. 지난 2, 3월 펜타닐 원료 수출을 이유로 부과한 20% 추가 관세까지 합하면 중국에는 145% 추가 관세를 매긴 것이다.트럼프 행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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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美특사 만난 뒤 우크라 폭격…트럼프 종전구상 '흔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로 추진해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겨냥한 공격을 퍼붓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의 말을 따를 것이라고 자신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구상안이 흔들리는 모습이다.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오전 10시15분께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에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부활절을 1주일 앞둔 일요일 인파가 북적였던 만큼 피해가 컸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어린이 15명을 포함해 최소 34명이 숨지고 117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서 “적의 미사일이 평범한 도시 거리, 평범한 삶을 공격했다”며 “사망자와 부상당한 민간인이 수십 명인데 이는 비열한 자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화는 탄도미사일과 폭탄을 멈추지 못했다. 침략자에 대한 압박 없이 평화는 불가능하다”며 전 세계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또 미국 CBS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파괴된 곳과 피해를 본 민간인을 봐달라”고 요청했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미 지역 공격에 대해 “그들(러시아)이 실수했다고 들었다.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실수’라는 표현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자 러시아에 문의하라며 말을 돌렸다. 또 그는 우크라이나전쟁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탓으로 돌렸다.이번 공격은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 담당 특사가 러시아를 방문한 직후 이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