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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관세 대화 물꼬 텄지만…협상테이블 앉기도 전에 '동상이몽'
상호관세와 보복관세를 주고받으며 정면충돌한 미국과 중국이 관세전쟁 후 처음으로 대화에 나선다. 미·중이 관세전쟁에서 타협점을 찾을지 주목된다.미국 재무부는 6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장관이 8일 스위스 제네바를 방문할 계획이며 체류 기간 중 중국 측 수석대표인 허리펑 부총리를 만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자리를 함께한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과 같은 시간인 7일 오전 “허 부총리가 스위스 정부 초청에 따라 9∼12일 스위스를 방문한다”며 “이 과정에서 베선트 재무장관과 회담한다”고 발표했다. 회담 날짜는 10~11일로 정해졌다.관세전쟁 여파로 미·중 무역이 사실상 단절된 데다 미국과 중국 경제가 모두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대화의 물꼬가 트인 것으로 분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은 미국과의 격렬한 무역 전쟁으로 수많은 수출 주문 취소, 근로자 해고, 공장 생산량 감소 등으로 제조업 부문이 타격을 봤다”며 “미·중 양측이 가혹한 관세를 줄이기 위한 돌파구를 찾으려 회담을 열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중국은 미국과의 회담에 앞서 이날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방침을 밝혔다.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장은 “8일부터 기준금리를 0.1%포인트 인하하겠다”며 “15일부터는 지급준비율도 0.5%포인트 인하해 시장에 1조위안(약 192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美·中 스위스서 첫 회담 재무 베선트-부총리 허리펑 "빅딜 큰 기대 말아야"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등 미국 협상단이 이번 주말 스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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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번엔 학자금 대출로 대학 길들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졸업생의 학자금 대출 상환률이 낮은 대학에 연방 학자금 대출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학자금 대출을 연체한 대학 졸업생에 대한 추심 작업에 들어갔다.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교육부는 이날 각 대학에 공문을 보내 “졸업생의 학자금 대출 상환 실적이 부진한 학교는 연방 학자금 지원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최근 3년간 졸업생의 30%가 대출 원리금 상환을 연체했거나 최근 1년간 40% 이상이 대출을 갚지 못한 대학은 연방 학자금 대출 지원 프로그램이 중단된다.교육부에 따르면 전체 학자금 대출 이용자는 현재 약 4270만 명이다. 이 중 연체 상태이거나 연체 직전 단계에 있는 이용자만 1000만 명(전체의 23%)에 달한다. 몇 달 내 이들 중 대부분이 9개월 이상 연체를 뜻하는 ‘디폴트’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방 학자금 대출 잔액은 작년 말 기준 1조6930억달러로 2020년(1조5670억달러) 대비 8% 늘었다. 린다 맥맨 미국 교육장관은 “대학들이 학생에게 높은 가치의 학위를 보장하지 않고 수업료만 인상하는, 잘못된 고등교육 재정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미국 정부는 졸업생 대출 상환 실적이 부실한 대학에 연방 학자금 지원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대학 학자금 부채 상환을 유예했다. 코로나19를 감안한 조치였다. 현재는 이 같은 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고 연체자가 급증한 상태여서 학자금 지원이 중단되는 대학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트럼프 행정부는 학자금 대출 부실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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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USA' 진화 나선 베선트…"美는 최고의 투자 목적지"
“미국은 글로벌 자본의 최고 목적지입니다.”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이 불러온 ‘셀 아메리카’(미국 자산 매도) 기류를 수습하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5’ 연설에서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궁극적으로 미국을 글로벌 자본의 중심지로 만들려는 취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가와 메인스트리트 모두 번영”이날 베선트 장관은 몇 달 전과 확연히 다른 정책 기조를 보였다. 그는 트럼프의 정책을 미국 내 장기 투자를 견인하는 “하나의 엔진에서 서로 맞물린 부품”에 비유했다. 무역, 세금 감면, 규제 완화는 서로 동떨어진 정책이 아니라 미국 경제로의 장기 투자를 유도하는 목적에 맞게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아래에서 “메인스트리트(실물경제)와 월스트리트(금융시장) 모두 번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는 지난 3월 뉴욕이코노믹클럽에서 “월스트리트는 훌륭하게 해왔고, 월스트리트는 계속 잘할 수 있지만, 이 행정부는 메인스트리트에 관한 것”이라고 말하며 월스트리트보다 메인스트리트를 중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과 다른 모습이다. 메인스트리트를 중시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는 많은 비판을 받았다. 미국 제조업 부활을 위해 관세정책을 시행했지만 이로 인해 주식과 채권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고 그 결과 미국 국민의 보유 자산가치가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미 국채값 폭락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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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우려 쏟아낸 월가…"세율 25% 넘으면 파장 심각"
미국 주요 금융계 인사들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5’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우려를 쏟아냈다. 이들은 기업 경영진이 트럼프 행정부와 세계 각국의 무역 협상 결과를 기다리며 불확실성과 불안감에 휩싸인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행사에 참석한 투자 거물과 금융 리더들은 ‘(불확실성을) 빨리 끝내달라’는 단 하나의 조건을 제시했다”고 전했다.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는 5일(현지시간) 행사에 참석해 블룸버그TV와 인터뷰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최종 관세율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레이저 CEO는 “10% 관세라면 흡수하기가 더 쉬울 것이지만, 관세율이 25% 이상이라면 더 큰 실질적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정책도 트럼프 행정부의 최종 관세율에 좌우된다고 봤다. 같은 날 공식 대담에서는 “고객들에게 듣는 이야기는 그들이 역풍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기업들은 지출을 앞당기거나 연기하고 모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투자회사 칼라일의 하비 슈워츠 CEO도 미·중 무역 분쟁이 세계 경제에 근심거리로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초에는 매우 높은 기대와 (투자) 모멘텀이 있었고 모든 것이 성장 지향적이었지만, 관세정책의 급격한 변화로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산관리회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마크 로완 CEO는 “우리가 불확실성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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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자찬 트럼프 "글로벌 기업의 美 투자, 다 관세 덕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한 주요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미국 내 투자 유치 성과를 자축했다. 이들 기업의 투자 결정을 치켜세우며 관세 정책과 각종 인센티브가 외국계 자본 유입을 견인했다고 강조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투자’ 행사에서 “이 자리에 참석한 기업들의 신규 대미 투자 총액이 2조달러(약 2860조원)에 달한다”며 “이는 미국 역사상 전례 없는 수치”라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삼성전자도 언급했다. 그는 “삼성도 관세 부담을 극복하기 위해 매우 큰 공장을 짓기로 발표했다고 들었다”며 “그만큼 우리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같은 날 각료회의에서도 그는 “삼성이 미국 내 대규모 시설 건설을 준비 중이라는 보고를 방금 받았다”고 밝혔다.트럼프 대통령은 참석자 가운데 가장 먼저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명하며 감사를 전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백악관에서 21억달러 규모의 루이지애나주 제철소 투자 계획을 공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두고 “뷰티풀, 호세! 생큐”라고 말했다.이어 그는 엔비디아, 제너럴일렉트릭(GE), 존슨앤드존슨, 소프트뱅크, 도요타자동차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대단하다” “환상적이다” “생큐” 등 칭찬을 쏟아냈다. “모든 투자는 미국 정신, 관세, 우리가 제공한 인센티브 덕분”이라고 강조했다.앞서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박순철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이 ‘TV·가전 생산지 이전 가능성&rs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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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세계 질서 대격변…韓정부·기업 무기는 유연성"
“앞으로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정부와 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유연성입니다.”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다론 아제모을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사진)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관세전쟁을 통해 세계 질서의 흐름을 재편하려 하고 있고,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5년 뒤의 세계는 지금과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며 “이런 대변혁기에는 미래를 상상하는 데 있어 유연성을 발휘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이날 한국경제TV와 한경미디어그룹 주최로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세계 경제·금융 컨퍼런스(GFC)’에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올해로 17회째인 GFC는 ‘대격변 시대: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열렸다.아제모을루 교수는 무역과 AI 등 첨단 기술을 놓고 벌이는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에서 미·중 모두 한국의 이해관계를 대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브라질, 인도, 멕시코 등 비슷한 이해관계를 가진 국가들과 함께 리더십을 발휘해 새로운 세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남정민/맹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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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세관도 세율 몰라…기업 "중복관세도 일단 내고 본다"
“트럼프 관세에 대해선 미국 세관에서도 확답을 못 줍니다. 관세사들이 질문을 하는데 답변을 못 합니다.”미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한 자동차 부품 회사 관계자는 기자에게 “오늘도 관세사에게 메일을 보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자동차 부품 관세가 5월 3일 도입된다길래 기본관세(10%)를 내야 하는지 어떤지 물어봤는데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오락가락 관세 탓에 기업들의 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복 적용 기준 이제야 나와트럼프 행정부는 새로운 관세 조치를 수시로 발표하면서 기존 관세와의 우선순위·중복 여부, 적용 시기와 대상 등은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관세 대상을 포괄적으로 발표한 뒤 기업들의 반발이 큰 항목만 조금씩 후퇴하는 패턴도 반복하고 있다. 기업들은 적극적인 대응은 고사하고 내야 할 관세가 얼마인지 계산하는 것조차 어렵다고 아우성이다.미국에서 영업 중인 한국 기업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들의 고충은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어떤 관세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품목별 관세, 기본관세, 상호관세, ‘펜타닐 관세’ 등 다양한 이름의 관세가 잇달아 나오는데 여러 범주에 동시에 해당하는 제품에 대한 분명한 지침이 없다.철강과 알루미늄을 이용한 수입차 및 수입차 부품에 매기는 관세가 대표적이다. 철강 관세를 적용해야 할지, 자동차 부품 관세를 적용할지, 둘 다 적용할지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중복 납부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일단 해당되는 관세는 전부 중복 납부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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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CA 춤추며 90분 자화자찬…트럼프 취임 100일 집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각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협상이 너무 오래 걸리면 그냥 가격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상호관세 90일 유예기간에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미국이 일방적으로 정한 관세율을 적용하겠다는 취지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매콤 카운티의 한 체육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집회에서 “우리는 그냥 가격을 정할 수 있지만 난 공손하고 친절해지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첫 임기 때 미국 가전업체 월풀을 위해 삼성, LG 등 한국산 세탁기에 관세를 부과한 일을 소개했다. 이날 집회엔 3000여 명의 지지자가 몰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90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우리는 100일 만에 워싱턴에서 100년 만에 가장 심오한 변화를 이뤄냈다”며 정책 성과를 자화자찬했다.관세 정책과 관련해선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었다”며 “그가 대통령이던 시절 우리 경제는 망가졌고 국경은 무방비였다”고 폄훼했다. 기준금리 인하 압박에 응하지 않는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을 재차 공격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그보다 금리에 관해 훨씬 많이 안다”고 했다.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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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兆 대어' DN솔루션즈, 결국 상장 포기...해외 투심 '냉랭'
DN솔루션즈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철회한다.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국내 기관투자가 자금을 모으는 데 성공했으나, 해외 기관의 투심이 냉랭했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N솔루션즈는 주관사단과 논의 끝에 상장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오후 철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DN솔루션즈는 희망 공모가(6만5000원~8만9700원) 기준 예상 시가총액이 4조1039억~5조6634억원에 달하는 IPO 대어 후보였다. 올해 ‘조단위’ 기업 가운데 수요예측에 실패해 공모를 철회한 기업은 DN솔루션즈가 처음이다.이 회사는 지난 22~28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수요예측에 국내 기관투자가가 적지 않은 주문을 넣으면서 무난히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런데 해외 기관투자가의 참여가 예상보다도 저조했다.IB 업계 관계자는 “비록 하단에 대다수 주문이 몰리긴 했으나 연기금을 비롯해 국내 기관 참여가 생각보다 활발했던 만큼 성사 기대감이 컸다”며 “하지만 해외 주문물량이 국내 기관과 비교해 크게 저조했던 점이 걸림돌이 됐다”고 말했다.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고조된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DN솔루션즈는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80%에 달하는 수출 기업이다. 관세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됐다.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공모주 시장을 찾는 해외 투자자의 발길은 끊긴 상태다. 앞서 조단위 IPO를 진행한 LG CNS와 서울보증보험 등의 수요예측에 참여한 해외 기관투자가 비중도 한 자릿수에 그쳤다. 국내외 이슈로 환율 변동성과 정치적 불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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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슨 이후 두 번째" 트럼프, 증시 하락폭 크게 키운 美대통령 '불명예'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간 1970년대 리처드 닉슨의 2번째 임기 이후 55년만에 미국 증시를 가장 크게 떨어뜨린 대통령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100일 동안 데커스아웃도어와 알버말, 테슬라등이 크게 하락했고 팔란티어, 필립모리스 등은 상승했다.29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 주 금요일인 올해 1월 17일 종가에 비해 25일 종가 기준으로 뉴욕 증시의 S&P500 지수는 7.8% 떨어졌다. 이는 1970년 리처드 닉슨의 취임 100일간 S&P500지수가 9.7% 하락한 이후로 두번째로 큰 하락폭이다. 기업 친화적인 이미지와 달리 가장 반경제학적이고, 반기업적인 관세 정책으로 시장에 치명타를 줬다는 평가다. 달러 가치도 하락, 역시 1970년대 수준으로 돌아가 미국이 50년 전 금본위제를 포기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약화됐다. 주식시장에서는 실제 사업의 타격과 함께 주가가 폭락한 회사들도 많다. CNBC 분석에 따르면, S&P500을 구성하는 500대 기업 가운데 가장 크게 하락한 것은 데커스 아웃도어였다. 이 회사는 이 기간중 48% 폭락했다. 어그 부츠와 호카 운동화 등의 제조업체인 데커스는 생산의 대부분을 중국과 베트남에 의존하고 있다. 월가는 이 같은 상황에도 단기 폭락에 따른 반등을 예상하고 있다. LSEG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분석가는 매수 의견을 제시했으며, 평균 목표 주가는 현재가보다 약 67% 높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리튬 광산 업체 알버말도 40% 가까이 하락했다. 익히 알려진 트럼프의 反전기차 정책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 델타항공(DAL)과 유나이티드 항공(UAL)의 주가도 각각 36% 이상 떨어졌다. 인플레이션 악화로 소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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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러스트벨트 흔들리자…車관세 한발 물러선 트럼프
수입차와 부품에 관세 부과를 밀어붙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발 물러선 것은 관세 부과의 여파가 예상 밖으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를 보호하기 위해 관세를 매기는데 정작 이들 자동차 기업과 근로자 조차 피해를 보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 미국 자동차 기업에서도 해고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째인 29일 기념행사 장소로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교외의 매콤카운티를 택했다. 미시간 주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자동차, 스텔란티스 등 주요 미국 자동차 기업의 공장이 밀집한 대표적인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다. 이 지역 경제의 20%가 자동차산업에 의존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시간에 도착하기 전 자동차 관세 완화 관련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미국 제조업 부흥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쇠락한 미국 제조업을 상징하는 자동차산업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대선에서 경합주인 미시간에서 56% 득표율을 기록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취임 이후 러스트벨트를 보호할 수단으로 선택한 '관세 전쟁'은 오히려 현지 기업과 노동계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지난 3월 발효된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와 이달 4일 시행 된 수입차에 대한 25% 관세는 미국 제조업체에도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미국 싱크탱크 앤더슨이코노믹그룹은 미국 내 신차 가격이 최대 1만2000달러(1760만원) 인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관세는 트럼프 대통령 핵심 지지층인 러스트벨트 노동자의 일자리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이달 초 수입차에 관세가 부과된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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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車관세 완화…철강 등과 중복 부과 안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와 차 부품의 관세 부담을 일부 완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동차 기업조차 과도한 관세에 불만을 드러내자 한발 물러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는 29일 자동차산업 중심지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방문할 예정이며 이에 앞서 자동차업계를 달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에는 수입차에 지난 4일부터 부과 중인 25% 관세 외에 철강, 알루미늄 등 다른 품목 관세를 중복 부과하지 않는 방안이 포함된다. 다음달 3일부터 부과하는 수입 차 부품 관세 25%도 완화할 전망이다. 차 부품 관세 부과 첫해에는 수입 업체가 차량 가격의 최대 3.75%, 부과 2년 차에는 최대 2.75%의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임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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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트럼프' 캐나다 자유당, 재집권 성공…"美와 인연 끝났다"
28일(현지시간) 치러진 캐나다 총선에서 마크 카니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이 승리해 집권 연장에 성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 위협과 ‘미국의 51번째 주 편입’ 발언이 반미 정서를 자극해 자유당 집권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지 못해 향후 정국 불안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카니 “미국과의 옛 관계 끝났다”캐나다 공영 방송 CBC 등에 따르면 29일 오전 6시 기준 캐나다 총선에서 집권당 자유당이 전체 343석 중 154석을 확보해 야당인 보수당(131석 확보)을 누르고 원내 1당이 됐다. 이로써 자유당은 총선에서 집권 여당 유지(4연임)에 성공했다. 의원내각제인 캐나다는 집권당 대표가 총리가 되며, 별도 선거는 하지 않는다. 다만 자유당은 과반 의석(172석)을 차지하는 다수당 지위를 얻는 데 실패했다. 이에 따라 카니 총리가 집권해도 다른 소수 정당과 연정을 꾸리거나 협력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카니 총리는 이날 승리 연설에서 “우리는 미국의 배신이라는 충격을 극복했지만 그 교훈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며 “미국과 캐나다의 옛 관계는 끝났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를 소유하기 위해 깨부수려 하지만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불과 3개월 전까지 캐나다 차기 총리로는 피에르 포일리에브르 보수당 대표가 유력했다. 심화하는 인플레이션과 주택 가격 상승 등으로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 지지율이 하락해 지난해 전국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은 자유당을 20%포인트 이상 앞섰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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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겨냥한 中 왕이 "불량배에게 물러서면 더 요구"
중국이 관세를 무기로 삼는 미국을 ‘불량배’에 빗대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와 동시에 중국·러시아 주도의 신흥 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ICS) 회원국에 다자 무역 질서 수호를 위한 결속을 촉구했다.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 장관은 28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브릭스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해 “미국은 자유무역 혜택을 누려왔으면서 이제는 관세를 무기로 터무니없는 요구를 한다”고 비판했다.이어 “침묵하거나 양보하면 ‘바링저’(霸凌者·불량배)가 더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8년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한 당시에도 미국을 바링저로 지칭했다. 또 왕 장관은 “브릭스 국가는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에 함께 반대하고, 규칙에 근거하고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 무역 체제를 단호히 수호하며, 핵심 가치와 기본원칙을 옹호해 무역 자유화와 편리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왕 장관은 같은 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별도 회담에서 “패권 옹호 세력과 반대 세력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브릭스의 전략적 단결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빠르게 변하는 세계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긴밀한 상호작용을 유지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양국이 모스크바 전승절 80주년 행사와 베이징 항일전쟁 승전 80주년 행사를 상호 지원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이번 브릭스 외교장관 회의에는 중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외에 지난해 새로 합류한 이집트, 에티오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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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거래의 기술' 안 먹혀…끝나지 않는 두개의 전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2기 시작 전후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 즉 두 개의 전쟁을 조기 종식하겠다고 자신했지만 현재까진 ‘말잔치’에 그치고 있다. 러시아의 공격이 멈추지 않고 있으며 중동에선 오히려 전선이 가자지구를 넘어 확대되는 양상이다. ‘트럼프식 거래 외교’가 복잡한 국제 분쟁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푸틴, 美 경고 무시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취재진과 만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해 “그가 총격을 멈추고 협상 테이블에 앉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주 안에 그를 신뢰할 수 있을지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종전에 미적대는 러시아에 사실상 최후통첩성 발언을 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대선 땐 “하루면 전쟁을 종결할 수 있다”고 했고 취임 전인 올해 1월 초엔 “종전까지 6개월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월엔 푸틴 대통령,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연쇄 통화한 후 종전 협상 개시에 합의했다. 하지만 종전 협상 조건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를 노골적으로 편들어 2월 말 백악관에서 열린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파행으로 끝났다. 이후 미국은 한동안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중단했다. 지난달 하순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30일 부분 휴전 원칙’에 합의했지만 이후에도 러시아의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이날 새벽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역에 150대 안팎의 무인기를 동원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일부는 격추됐지만 최소 4명이 숨지고 수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