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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금투세…대혼란에 빠진 금융사
금융투자소득세 시행과 관련해 정치권의 결정이 늦어지면서 증권사와 은행 등 금융회사가 시스템 구축 딜레마에 빠졌다. 금융사들은 시스템 마련에 적극 나설 수도,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처지가 됐다. 제도가 시행되면 금융사가 원천징수 의무를 지는데, 이를 위한 세부 지침이 마련되지 않아 시스템을 제때 완성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와 은행 등 금융사 30여 곳은 금투세 시행 예정일인 내년 1월이 다가옴에 따라 관련 시스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원천징수를 위해 고객이 주식, 펀드, 채권 등 투자 상품을 통해 얼마의 이익과 손해를 봤는지 일일이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금융사들이 지금까지 전산 구축 등에 투입한 비용은 총 1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금융사들은 시스템 구축에 상당한 비용을 들였음에도 현재 상태로 금투세를 시행하면 업무에 차질이 생기고 막대한 추가 비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한다. 투자자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는 세금 관련 경우의 수에 일일이 대응할 수 없어서다. 여기에 매년 들어갈 시스템 운영비 등을 감안하면 매몰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금투세를 폐지하는 게 낫다는 금융사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연내 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수 있는 금융사는 한 곳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선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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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만기 채권만 담는 개인…"10~11월 대거 매도 가능성"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에 따른 채권 개미의 ‘본드런’ 우려가 커지고 있다.6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개인이 하반기 가장 많이 매수한 채권은 ‘국고01875-2412(21-10)’로 집계됐다. 총 729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2위에 오른 ‘국고 20-2’ 순매수액(3033억원)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국고 21-10’은 2021년 연 1.875% 금리로 발행됐다. 오는 12월 만기가 도래한다.금투세 시행 가능성이 커지자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에 개인 매수세가 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부터는 채권 매매차익에 세금을 내야 하니 연내 수익을 실현하겠다는 얘기다. 예정대로 금투세가 내년부터 시행되면 채권의 이자수익뿐 아니라 그동안 비과세이던 매매차익에 최대 27.5%의 세금이 부과된다. 한 대형 증권사 채권 프라이빗뱅커(PB)는 “수십억원씩 자금을 굴리는 개인 채권 ‘큰손’들은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으로 갈아타고 있다”고 말했다.채권 개미의 ‘본드런’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개인들은 매매차익 비과세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저쿠폰 국채를 주로 매수했다. 미래에셋증권 등에 따르면 개인 보유 상위 10개 채권 가운데 8개가 2020~2021년 발행된 저쿠폰 국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저쿠폰 국채의 개인 보유 규모는 15조원대에 달한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10~11월 개인 보유 저쿠폰 국채 위주로 매도세가 클 것으로 보인다”며 “대규모 국채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채권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금투세 시행으로 채권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운 채권 개미의 투자 열기가 빠르게 식을 수 있다는 점도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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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채·은행채’ 폭탄…회사채 ‘돈맥경화’ 불안감
신용등급 AAA급 공사채(특수채)·은행채가 시중 유동성을 빨아들이고 있다. 기업의 '자금시장 구축' 우려도 커졌다. 조달통로가 좁아들고 있다는 기업들의 우려도 상당하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공사채 및 은행채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은 총 3조5409억원(29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공사채 및 은행채 순발행액은 지난 6월 –1조1151억원을 기록하면서 순상환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7월 1조3274억원으로 순발행으로 전환된 후 이번 달에는 순발행 규모가 더 커졌다.공사채 시장에서는 한국전력공사를 중심으로 채권 물량을 쏟아냈다. 한전채 발행 작업이 재개된 지난 6월부터 5조900억원어치의 발행 작업이 마무리됐다. 은행채 물량도 불어나고 있다.가계대출 규모가 가파른 속도로 불어난 결과다. 최근 서울 시내 부동산을 사들이려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와 ‘빚투(빚내서 투자)’가 이어져고 있어서다. 공사채·은행채 만기도래 물량도 쏟아질 전망이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9월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특수채와 은행채는 각각 31조6647억원, 75조4509억원에 달한다. 100조원이 넘는 AAA급 채권 물량을 상환하는 과정에서 회사채 투자수요를 빨아들이는 ‘구축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채와 은행채 등 초우량물 수급 점검이 필요한 시기”라며 “AAA급 채권이 순발행 기조로 돌아서면서 기업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금 빨아들이는 공사채·은행채…유동성 떨어지자 AA급 우량채도 ‘오버 발행’당초 하반기 회사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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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리츠'로 눈 돌리는 글로벌 큰손들
다음달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앞두고 글로벌 자금 이동이 시작됐다. 약세가 점쳐지는 미국 달러화에서 신흥국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게 대표적이다. 특히 신흥국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로 투자자들이 빠르게 눈을 돌리면서 자금 시장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 캐리 트레이드 시작”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오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3엔대 후반에서 움직이며 전날 대비 1엔 이상 하락(엔화 가치 상승)했다.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면서 일본과 금리 차이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엔 매수, 달러 매도세에 따른 것이다. 나미오카 히로시 T&D자산운용 수석전략가는 “9월 미국 금리 인하를 반영하는 움직임이 확산했다”고 말했다.미국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에서의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발언 이후 자금 재편이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 23일 잭슨홀 미팅의 기조연설에서 “통화정책 조정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이후 달러화 약세가 부각되고 있다. 엔화, 유로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26일 한때 100을 기록하며 2023년 7월 말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특히 오랜 시간 싼 통화였던 엔화에 대한 포트폴리오 조정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 씨티그룹은 “헤지펀드들이 뉴 캐리 트레이드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신흥국은 금리 인하 등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달러화를 쥐고 있던 글로벌 ‘큰손’들이 신흥국으로 눈을 돌리면서 신흥국 통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지수업체 MSCI의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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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벗 기대에 美 채권형 펀드 '뭉칫돈'…"수익률 고점" 지적도
다음달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채권형 펀드에 돈이 몰리고 있다.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후에도 수개월 이상 떨어지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채권 가격이 계속 올라갈 것이란 기대가 시장에 퍼져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피벗(통화정책 전환) 기대가 시장에 충분히 선반영됐기 때문에 앞으로 채권 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북미 채권형 펀드로 유입된 돈은 최근 1개월간(지난 27일 기준) 4861억원에 달했다. Fed가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고, 이에 따라 조만간 시장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낮아지면 채권 수익률은 좋아진다.국내 채권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 역시 최근 1개월간 3조418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북미와 국내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각각 4.75%, 0.48%였다.2000년 이후 미국 금리 추이를 보면 기준금리 인하 뒤 시장금리는 완만한 하락 흐름을 지속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2001년 1월(6.50%)부터 2003년 6월(1%)까지 단계적으로 낮췄다. 당시 시장금리(1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6%대에서 3%대로 우하향했다. 기준금리를 2007년 9월(5.25%)부터 이듬해 12월(0.25%)까지 내렸을 때도 시장금리는 그 이상의 기간에 완만하게 떨어졌다.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번은 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 참가자들의 학습으로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최근 기준금리 대비 시장금리는 이례적으로 낮았다. 과거 20여 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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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해운 금양 삼표시멘트…정부 보증으로 1740억 조달
아이에스동서 SK해운 삼표시멘트 대보건설 금양 등이 신용보증기금의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활용해 자금을 마련한다. 신용등급 BB-~BBB+ 기업들이 신보 보증을 받아 많게는 400억원까지 조달할 예정이다.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이에스동서(신용등급 BBB·발행액 400억원), 삼표시멘트(BBB+·350억원), SK해운(BBB+·300억원), 대보건설(BBB-·210억원), 금양(BB+·140억원), 코아시아(BB-·140억원), NVH코리아(BB+·112억원) 한결엘에스(BB-·90억원) 등은 오는 30일 신용보증기금의 P-CB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신보는 이들 기업의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P-CBO 1742억원어치를 30일 찍는다.P-CBO는 신보 등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회사채와 대출채권에 보증을 제공해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이다. 중소기업이나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자주 활용하는 자금조달 방식이다.P-CBO는 선순위채와 후순위채로 나눠 발행한다. 선순위채 만기는 2년, 후순위채 만기는 2년 3개월이다. 발행금리는 발행일 AAA등급 무보증 회사채 금리에 가산금리를 붙여 결정한다. 현재 시장금리를 감안해 신보는 P-CBO 선순위채 금리를 연 3.1~3.2%대, 후순위채 금리를 연 3.4~3.5%대로 내다봤다.최근 자금시장 분위기는 밝은 편이다. 한국은행과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시장금리도 내려가고 있어서다. 개인 투자자 수요가 몰리는 BBB급 비우량 회사채 금리도 큰 폭 내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강원도의 강원중도개발공사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보증 채무불이행 사태가 불거진 2022년 10월 21일에 BBB- 등급 회사채(3년 만기 기준) 금리는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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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달러화 가치·국채금리 연중 최저 기록
미국 달러화 가치와 국채 금리가 나란히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 중앙은행(Fed)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어서다.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장중 최저점보다 0.36포인트 낮은 101.04로 마감해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한때 100.92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작년 7월 후 최고인 유로당 1.117달러까지 상승(달러 가치 약세)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1월 6일 후 처음으로 장중 한때 145엔을 밑도는 등 하락세(엔화 가치 강세)를 나타냈다. 같은 날 미국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 만기 금리는 연 3.776%를 기록하며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마감했다.달러화 약세와 미 국채 금리 하락은 미국 고용시장 지표가 대폭 하향 조정된 여파로 분석된다. 이날 미 노동부는 연간(작년 4월~올해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 수가 당초 발표보다 27.6% 적은 월평균 17만8000개에 그쳤다고 정정했다.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이 크다는 내용이 담긴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까지 공개되자 채권·외환시장에선 장기 채권 매입 수요와 달러화 매도세가 몰렸다. 제이미 콕스 해리스파이낸셜그룹 이사는 “FOMC 의사록은 금리 인하와 관련한 모든 의구심을 제거했다”고 말했다.뉴욕 주식시장이 강보합세로 마감한 가운데 채권 가격이 상승(채권 금리 하락)한 데 대해 투자자들은 이른바 ‘연착륙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경기 침체나 유동성 불안 때문에 채권 매수세가 몰렸다기보다는 채권 가격 상승을 기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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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상황 얼마나 심각하길래…'특단 조치'에도 비관론 퍼졌다
최근 중국에서 채권 수요가 급증하자 당국이 지방은행과 증권사의 국채 매입을 금지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에 나섰다. 단기적으로는 금리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투자자 신뢰를 떨어트리는 악영향을 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中 인민은행…지방은행·증권사 국채 매입 막아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그동안 중국 국채를 공격적으로 매입해온 중국 일부 지방은행이 12일(현지시간) 매입을 돌연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일 중국 인민은행(PBOC)이 채권 시장 거품에 대해 경고하며 국채 거래 중단 지시를 내린 뒤다.또 4곳이 넘는 중국 증권사가 국채 매입을 줄이거나 중단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신규 채권 펀드에 대한 승인도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인민은행이 국채 시장 랠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가장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들어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 자산인 국채로 투자자 수요가 급증했고, 이로 인해 국채 금리가 크게 하락(채권가격 상승)했다. 연초 2.62% 수준이던 10년물 국채 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가다 지난 5일 사상 최저치인 2.12%로 떨어졌다.그러나 인민은행의 개입으로 은행과 증권사의 국채 매입이 제한되면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12일 2.24%까지 반등하며 3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외환 무역 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국채 10년물 거래량은 9일 770억위안(약 14조7000억원)으로 6일 거래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지난달 인민은행 관계자는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최근 채권시장이 뜨거워 중소은행이 장기 채권을 매입하는 데 열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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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 학습효과…3배 레버리지도 겁없이 산 개미들
2020년 3월 19일. 이날은 한국 증시 ‘최악의 날’ 가운데 하나였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9%가량 빠진 1439.43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자 세계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 등의 투매에 나선 결과다. 하지만 모처럼 찾아온 ‘주식 바겐세일’ 기간이라는 ‘강심장’ 개미(개인 투자자)도 적잖았다. 외국인 투자자의 투매에 맞서 주식을 사들인 ‘동학·서학개미운동’도 코로나19를 계기로 본격화했다. 운동에 동참한 개미들은 상당한 투자 수익을 올렸다. 당시 폭락장 뒤에는 급등장이 온다는 것을 학습한 개미들이 이번 널뛰기 장세에서도 실력 행사에 나섰다. 이달 4조원어치 넘는 주식을 쓸어 담으면서 증시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 ‘폭락장=주식 바겐세일’ 인식 번져12일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9일 폭락장 상황에서 개미는 국내외 주식을 4조249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국내외 채권은 1조1376억원어치를 사 모았다.폭락장에서도 ‘강심장 투자’를 이어 나간 것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개미들은 대담해졌다. 과거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외국인이 ‘폭탄 매물’을 쏟아내면 개인도 덩달아 ‘패닉셀’(공포에 따른 투매)에 나섰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겪은 뒤로는 달라졌다. 외국인이 쏟아낸 우량주를 쓸어 담으며 공격적 저가 매수에 나서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폭락장=주식 바겐세일 기간’이라는 학습효과가 퍼진 결과다.코로나19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리던 2020년 3월 19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1439.43까지 폭락했다. 하지만 석 달 만에 2000선을 회복하더니 그해 11월에는 연중 최고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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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장은 추가매수 기회"…5兆 쓸어담은 '전투 개미'
개인투자자가 이달 들어 국내외 주식과 채권을 5조4000억원어치 가까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이례적 수준으로 급락한 지난 2일과 5일 각각 1조6000억원어치를 사들이는 ‘역대급’ 순매수 행보를 보였다. 폭락장 때 앞다퉈 패닉셀(공포에 따른 투매)에 나선 과거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진 행보다.12일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9일 개미(개인투자자)가 사들인 국내외 주식·채권은 5조3874억원어치에 달했다. 국내외 주식과 채권을 가리지 않고 모두 순매수했다.국내 증시에서는 3조775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9조341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등 국장(한국 증시)에서 이탈했다가 국내 증시가 조정받자 ‘저가 매수 기회’라는 판단으로 대거 귀환하는 모습이다. 이 기간 삼성전자(순매수 3조910억원), SK하이닉스(6240억원), 아모레퍼시픽(2190억원), 기아(1320억원), 네이버(1110억원) 등 우량주와 낙폭과대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반면 기관투자가와 외국인투자자는 이달 국내 증시에서 각각 1조8680억원, 2조1650억원어치 순매도했다.개미들은 폭락한 해외 주식도 대거 매입했다. 이달 3억4621만달러(약 474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등락률의 3배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SOXL)’를 비롯해 기초지수 수익률의 2∼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를 집중 매수했다.김익환/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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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확대한 카뱅, 2분기 순이익 역대 최대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지난 2분기 1200억원 넘는 순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동안 성장을 견인해온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가 꺾였지만, 자금 운용 수익이 늘어난 결과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도 꾸준히 증가했다.카카오뱅크는 올 2분기 순이익 규모가 120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발표했다. 지난해 2분기(820억원)와 비교해 1년 사이 382억원(46.6%) 늘어 분기 단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인 지난 1분기(1112억원)와 비교하면 3개월 사이 순이익이 90억원(8.1%) 늘었다.카카오뱅크의 올해 2분기 이자수익은 5988억원으로 전 분기(5823억원)와 비교해 2.3%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가 크게 둔화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 3월 말 11조8000억원에서 6월 말 12조4000억원으로 2분기에 6000억원 늘었는데, 증가폭이 1분기(2조7000억원) 대비 77.8% 축소됐다.대신 카카오뱅크는 채권 등에 투자를 늘려 자금 운용 수익을 확대했다. 카카오뱅크의 ‘투자금융자산’ 손익 규모는 올해 상반기 2517억원으로 전년 동기(2065억원) 대비 452억원(21.9%) 늘었다. 유형별로 보면 ‘채권이자’ 손익이 이 기간 829억원에서 919억원으로 늘었고, 채권매매이익을 포함한 ‘유가증권’ 손익이 829억원에서 919억원으로 증가했다.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대출자산 증가와 함께 자금 운용 성장 등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잔액은 2분기 말 4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조9000억원) 대비 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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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피하자"…단기채·머니마켓 ETF에 뭉칫돈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은 현금성 자산으로 대피하고 있다. 주식과 채권시장 모두 가격이 요동쳐 단기채와 머니마켓 상장지수펀드(ETF)로 빠르게 자금이 몰렸다.6일 ETF 정보플랫폼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1주일간 국내 상장 ETF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상품은 ‘TIGER 단기채권액티브’였다. 923억원이 순유입됐다. 국내에서 발행한 국채와 회사채 중 만기가 1년 안팎 남은 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아 무위험 금리와 가장 비슷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현금과 유사한 자산으로 분류된다.머니마켓 ETF에도 자금이 모여들었다. ‘RISE 머니마켓액티브’(653억원), ‘히어로즈 머니마켓액티브’(502억원)가 자금 유입 상위를 기록했다. 이들 역시 운용사가 단기 금융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현금성 자산 상품이다.원금 손실 위험이 낮은 금리형 ETF도 피난처로 주목받았다. ‘RISE CD금리액티브(합성)’(499억원), ‘ACE CD금리&초단기채권액티브’(262억원) 등에 자금이 흘러들었다. 이들 ETF는 은행 양도성예금증서(CD) 1년 만기 금리만큼의 수익을 매일 수익률에 반영한다.현금성 자산 선호가 뚜렷한 가운데 변동성을 활용해 단기에 수익을 내려는 ‘야수의 심장’을 가진 자금 흐름도 눈에 띄었다. 지난 1주일 동안 자금이 두 번째로 많이 유입된 국내 상장 ETF는 ‘KODEX 코스닥 150레버리지’였다. 코스닥지수가 5일 하루에만 11% 넘게 급락하자 단기 반등을 예상한 투자자가 몰렸다. 최근 낙폭이 컸던 미국 반도체 관련주에 투자하는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에는 456억원이 유입됐다.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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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으로 자금 쏠려 채권값 초강세…비트코인은 5만달러 깨져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국내 증시가 급격하게 얼어붙은 가운데 채권 가격은 안전자산 선호와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리며 일제히 초강세를 보였다. 주식시장에서 탈출한 돈이 채권으로 쏠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5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33%포인트 내린 연 2.806%를 기록했다. 연중 최저치다. 10년물 금리도 연 2.878%로 0.098%포인트 하락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0.131%포인트, 0.113%포인트 떨어졌다. 20년물은 0.071%포인트 내린 연 2.901%로 마감했다.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오른다.이날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하락한 것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9월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제기된 데다 주식시장이 파열음을 내면서 채권으로 자금이 이동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Fed가 빅컷에 나설 경우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커진다는 기대도 확산했다.이날 국내에 상장된 채권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는 주식시장 급락 속에서도 버티거나 소폭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KODEX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는 전 거래일보다 0.72% 올랐고, ‘RISE KP달러채권액티브’와 ‘ACE 종합채권(AA-이상)KIS액티브’는 각각 1.27%, 1.52% 상승했다.가상자산 가격은 일제히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이날 하락폭을 키우며 오후 10시 한때 4만9808달러(약 6802만원)까지 떨어졌다. 24시간 전보다 18.32% 낮은 수준이다. 비트코인이 5만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 반등 재료가 눈에 띄지 않는다”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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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집단소송 움직임에…팔 걷는 로펌들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로 피해 입점 업체와 소비자들의 ‘집단소송’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중소형 로펌도 피해자 형사고소, 손해배상 민사소송, 피해보상 자문에 앞다퉈 나서며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실제 피해 보상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집단소송’에 줄 서는 중소형 로펌4일 법조계에 따르면 다수의 중소형 로펌이 티몬·위메프 관련 집단소송 및 법률 자문에 뛰어들었다. 법무법인 린은 지난 2일 피해 소상공인 판매상의 채권 신고를 돕기 위해 ‘티메프 사태 채권자 피해 법률대응 센터’를 열었다. 이날 서울회생법원이 티몬과 위메프의 회생 개시를 몇 달간 유예하고, 회사와 채권자들이 채무조정, 외부자금 유치, 인수합병(M&A) 등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 신청을 승인한 데 따른 조치다.센터장을 맡은 최효종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수만 명의 입점 소상공인 중 상당수가 부도 위기에 처했다”며 “이들에게 ARS, 회생 절차부터 정부 금융 지원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린이 접수한 피해 소상공인은 1000여 명으로, 개별 피해액은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른다.ARS를 통한 구조조정 마련에 실패하면 기업회생 절차로 넘어간다. 이 경우에도 피해자들은 회생 절차 개시에 앞서 미리 채권 신고를 해둬야 변제계획안에 포함되고, 신고된 채권에 이의가 제기돼도 조사확정재판을 통해 채권을 보전할 수 있다.당초 피해자들은 정산받지 못한 돈을 법적으로 구제받기 위해 부당이득반환청구,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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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9월 금리인하 신호…채권 ETF 강세
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9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신호를 주면서 채권 상장지수펀드(ETF)가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장기채를 담고 있는 ‘아이셰어즈 코어 US 종합 채권 ETF’(AGG)는 전일 대비 0.54% 상승한 99.11달러에 마감했다. ‘아이셰어즈 미국 국채 ETF’(GOVT)도 0.57% 오른 23.01달러를 기록했다. 올 들어 미국 장기채 ETF 가격은 4월 말까지 하락세를 기록했다가 이후 상승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최근 한 달간 AGG와 GOVT의 상승률은 각각 2.97%, 2.82%다.이날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에 따라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채권 수익률이 하락하고 채권 가격은 상승한 것이 ETF 가격에 반영됐다. 특히 장기채 ETF는 단기채 ETF보다 더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금리가 하락할 때는 장기채 가격이 단기채보다 더 크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뱅가드 미국 장기국채 ETF’(VGLT)는 1.04% 급등한 반면 만기가 1~3년인 미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미국 단기 국채 ETF’(SHY)는 0.21% 오르는 것에 그쳤다.금융정보 분석업체 모닝스타는 올해 1~7월 사이에 미국 상장 채권 ETF에 1500억달러가 유입됐다고 집계했다. 연초 이후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봤을 때 역대 최대 액수다.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