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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중국의 함부르크항 지분참여 결국 승인
독일이 논란 끝에 중국의 함부르크 컨테이너항 투자를 결국 승인했다. 독일 정부는 10일(현지시간) 함부르크항만공사(HHLA)가 운영하는 톨러오르트 컨테이너항만에 대한 중국 국유 해운사 중국원양해운(COSCO)의 24.9% 지분 참여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독일 내각은 지난해 10월 말 격론 끝에 독일 최대 항구도시 함부르크의 항만 4곳 중 1곳인 톨러오르트 항만에 대한 중국원양해운의 24.9% 지분 참여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담당 부처는 반대했지만, 함부르크 시장 출신인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지분 참여 허용을 밀어붙였다. 다만 참여 지분의 규모는 중국원양해운이 희망했던 35%에서 24.9%로 하향 조정됐다. 반중 전선을 이끄는 미국이 당시 지분율 축소를 강력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은 중국원양해운이 의결권이 없는 재무적 투자자이며, 항만의 고객사 정보나 운영 시스템에 접근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후 독일 정보기술안전청(BSI)은 이 항만을 지난 1월 핵심 사회기반시설(인프라)로 분류했다. 이어 경제기후보호부 등이 관련 투자에 대한 재심의를 진행했다. 경제기후보호부는 유럽연합(EU) 밖 투자자가 독일 기업에 25% 이상, 핵심 인프라에 10% 이상 지분 참여를 할 경우 투자심의를 진행할 수 있다. 독일이 중국 국유기업의 투자 건을 보류한 것은 대중국 전략의 변화를 반영한 조치로 해석됐다. 2021년 12월 취임한 숄츠 총리는 사회민주당 소속으로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기독민주당)과 소속은 다르지만, 중국에서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는 '균형 외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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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규제당국 "중국 기업 감사 결과에 큰 결함 발견"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한 감사 결과가 공개됐지만 부실 감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에서 시행된 감사 결과가 신뢰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는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두고 중대한 결함을 발견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규제당국이 중국 기업의 감사 결과를 검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PCAOB는 글로벌 회계기업인 KPMG의 베이징 법인과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홍콩 법인이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감사 결과를 조사했다. 두 기업은 중국 상장기업 40%가량의 감사를 도맡는다.PCAOB는 KPMG 중국법인이 시행한 감사 결과 4건을 검토한 결과 모든 보고서에서 결함을 발견했다. PWC 홍콩 법인의 감사 결과 4건의 경우 3건에서 결함을 찾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감사 대상 기업 중 e커머스 회사인 알리바바그룹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에리카 윌리엄스 PCAOB 의장은 이날 "감사 결과에 결함이 너무 큰 탓에 사실상 감사인이 재무제표의 신뢰도를 입증할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했다. PWC 홍콩 법인은 PCAOB의 지적을 인정하며 협력에 나설 것이라고 해명했다. KPMG 중국법인은 PCAOB가 발견한 결함을 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중국은 당초 자국 기업의 감사 서류 등에 대한 제한 없는 접근은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며 미국의 감사를 꺼려왔다. 하지만 2021년 미국 정부가 외국기업 책임법(HFCAA)을 발효하자 3년 연속 PCAOB의 감사를 받지 않은 중국 기업이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알리바바, 바이두 등 162개 중국 기업이 예비 상장폐지 명단에 오른 바 있다.중국 정부가 회계감사 보고서를 제공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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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비야디, 베트남에 증설 추진…안방 벗어나 동남아 시장 공략
세계 1위 전기자동차 업체로 부상한 중국 비야디(BYD)가 태국에 이어 베트남 신공장을 추진한다.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왕촨푸 비야디 회장은 지난 5일 하노이에서 쩐르우꽝 베트남 부총리와 만나 베트남 공장 건설 지원을 요청했다. 왕 회장은 베트남과 주변 동남아시아 국가에 판매할 전기차 공장을 조속히 완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비야디는 신규 투자로 베트남에 전기차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투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비야디는 현재 베트남 북부 푸토에 부품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비야디는 내년 생산을 목표로 태국에 연간 생산량 15만 대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도 투자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작년 9월에는 영국과 벨기에 등 유럽 수출을 시작했다.비야디가 해외 생산기지 구축을 추진하는 이유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태국과 베트남은 제조 기반이 갖춰져 있고 인건비도 중국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중국의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작년 95%에 달했지만 올 1분기에는 22%로 내려갔다.비야디 외에도 신생 업체인 나타가 최근 태국 공장을 착공하는 등 중국 전기차 기업의 해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비야디의 지난 4월 판매량은 21만295대로 작년 같은 달보다는 98.3% 늘었지만 3월에 비해선 7.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출은 전체 판매량의 7%(1만4827대)에 불과할 정도로 내수 비중이 크다.비야디는 워런 버핏 회장의 벅셔해서웨이가 자사 주식을 추가로 매각해 지분율이 9.87%로 내려갔다고 전날 밝혔다. 벅셔해서웨이는 지난 2일 홍콩거래소에서 비야디 주식 196만 주를 주당 235.64홍콩달러에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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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입 7개월째 마이너스…깊어지는 불황 조짐 [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내수 부진에 중국의 수입이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수출은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4월 수입이 2052억달러로 작년 4월보다 7.9% 줄었다고 9일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이 사전 조사한 시장 예상치인 -5%보다 감소 폭이 컸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감소세가 7개월째 이어졌다. 주요 수입품 가운데 원유가 244억달러로 28.5% 감소했다. 반도체 수입도 22.2% 감소한 270억달러에 그쳤다. 자동차(-40.9%), 철강재(-31.2%), 구리(-24.6%) 등도 감소 폭이 컸다. 반면 농산품 수입은 201억달러로 5.7% 증가했다. 의약품 수입도 61.4% 늘었다. 지역별 수입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307억달러로 6.3% 감소했다. 유럽연합(EU) 234억달러(-0.1%), 중남미 172억달러(-12.9%), 대만 152억달러(-26.7%), 미국 137억달러(-3.1%), 일본 131억달러(-15.1%), 한국 122억달러(-26%) 등 주요 교역국으로부터의 수입이 대부분 줄었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 방역을 철폐한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 4.5%를 기록했지만 당국이 성장 동력으로 제시한 내수 소비 부진이 이어지면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 여행과 외식 등 서비스업 경기는 살아났지만 1분기 자동차 판매가 13%, 스마트폰 판매가 11% 감소하는 등 고가 소비재 수요는 위축된 상태다. 중국의 4월 수출은 2954억달러로 8.5% 늘어났다. 증가율이 시장 예상치(8%)를 웃돌았지만 지난 3월(14.8%)보다는 내려갔다. 수출이 늘고 수입은 줄어들면서 무역수지는 전년 동월 대비 76% 커진 902억달러로 나타났다. 중국의 최대 교역 대상인 아세안 수출은 4.5% 증가한 461억달러였다. EU는 3.9% 늘어난 447억달러, 미국은 6.5% 감소한 430억달러로 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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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도체 굴기에 121억위안 투입
‘반도체 자립’을 추진하는 중국이 지난해 본토 증시에 상장한 반도체 기업 190곳에 총 121억위안(약 2조31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중국 전문지 아이지웨이 등이 시장조사업체 윈드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상하이와 선전거래소에 상장한 반도체 기업 190곳이 지난해 수령한 국가 보조금이 121억위안으로 집계됐다. 비상장사나 홍콩 증시 상장사까지 포함하면 총보조금 액수는 더 커질 수 있다.상위 10개사가 전체 보조금 가운데 45%인 54억6000만위안을 받았다. 상위 10개 업체가 받은 보조금은 2021년(56억600만위안)보다는 2.6% 줄었다. 중국 1위로 세계 5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SMIC)가 19억5000만위안으로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았다.이어 LED(발광다이오드) 제조사 싼안광뎬이 10억3000만위안, 반도체 패키징 업체 톈수이화톈이 4억6710만위안을 받았다. 애플 협력 업체로 파운드리 부문을 키우고 있는 윙텍, 중국 최대 반도체 장비회사로 꼽히는 베이팡화촹,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팹리스) 룽손 등이 각각 1억위안 이상의 지원을 받았다.미국이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중국 정부의 지원이 더 활발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상무부는 작년 10월 미국의 기술이 들어간 첨단 반도체 및 제조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려면 허가를 받도록 하는 조치를 내놨다. 이에 중국의 여러 지방정부는 수백만~수십억위안 규모의 반도체 산업 보조금 지급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비상장사 중에서는 중국 최대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기업 양쯔메모리(YMTC)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국유기업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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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기대 꺾여…中리오프닝 관련주 뒷걸음질
국내 증시의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관련주가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중순까지만 해도 수혜를 점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최근에는 이런 기대감이 꺾인 분위기다. 중국 내 소비 회복 속도가 더디고, 회복되더라도 중국 내수 기업에 수혜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LG생건 등 줄줄이 하락LG생활건강은 8일 58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연초 대비 18.71% 떨어진 가격이다. LG생활건강은 매출에서 중국 수출과 면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40~50%에 달할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아 대표적인 중국 리오프닝주로 꼽힌다.다른 중국 리오프닝주도 마찬가지다. 작년 말께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 기대감으로 주가가 많이 오른 CJ ENM은 올 들어 26.55% 하락했다. 면세점주 신세계(-4.77%)와 패션주 F&F(-0.42%) 등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12.38%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주가 부진의 1차적인 원인은 실적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3개월 전 8466억원에서 최근 7362억원으로 13.0% 감소했다. 같은 기간 CJ ENM(-17.0%) 신세계(-9.9%), F&F(-3.1%) 등도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줄줄이 떨어졌다. “한국산 제품 선호도 낮아져”이들 기업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원인으로는 무엇보다 중국 수출 회복 속도가 부진한 게 꼽힌다.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올 1분기 한국의 대중 수출액은 38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2% 감소했다. 백관열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내 화장품 소비는 유럽의 프리미엄 브랜드 혹은 내수 제품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며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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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韓 배터리 수출…2030년까지 年 33%씩 증가"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한국의 배터리 수출이 2030년까지 연간 33%씩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뛰어난 기술력, 미국과 유럽 공장의 생산량 증가 등이 급성장의 이유로 꼽혔다.8일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전기차 밸류체인 확대의 거시적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급증하는 수요의 대부분은 중국 이외 지역에서 생산돼 충족될 것”이라며 “한국은 이런 수요 급증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유리한 위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2차전지에 대한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의 수요는 연평균 각각 33%, 28%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기차 수출로 한국의 국가별 수출 비중이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골드만삭스는 “다른 분야의 대미·대중 수출이 각각 같은 속도로 증가한다는 가정하에 미국의 전기차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면 2030년까지 한국의 대미 총수출이 대중 수출을 웃돌 것”이라고 했다.성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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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韓 배터리 수출 2030년까지 年 33%씩 늘 것"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한국의 배터리 수출이 2030년까지 연간 33%씩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미국·유럽 지역내의 생산능력확대, 기술적 우위, 미국의 세액공제 혜택 등을 급성장의 이유로 꼽았다.8일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전기차 벨류체인 확대의 거시적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급증하는 수요의 대부분은 중국 이외 지역에서 생산돼 충족될 것"이라며 "한국은 이러한 수요 급증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유리한 위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2차전지에 대한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의 수요는 연평균 각각 33%, 28%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 수출로 인해 한국의 국가별 수출 비중이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골드만삭스는 "다른 분야의 대미·대중 수출이 각각 같은 속도로 증가한다는 가정 하에, 미국의 전기차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 2030년까지 한국의 대미 총수출이 대중 수출을 상회할 것"이라고 했다.골드만삭스는 "전기차 공급망 확장은 한국기업들의 배터리 제품 생산 증가를 가져와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을 연 0.3%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의 수출증가율을 연 2.5%포인트 끌어올리고, 수입 증가율은 연 1.4%포인트 높여 한국의 경상수지를 개선시킬 것"이라며 "경상수지 개선은 중기적으로 원화 가치를 의미 있게 상승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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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계 악화 될수록…"수익률 오른다"는 ETF 10개
미국과 중국의 지정학적 위기가 본격화하면서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신흥국 투자가 떠오르고 있다. 다국적 기업이 중국에서 운영하던 사업체를 인도네시아, 인도 등으로 이전하기 시작해서다. 중국 회피 현상으로 인해 신흥국가의 제조업계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7일(현지시간)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에 인접한 신흥국가가 새로운 투자처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경제 안보가 핵심 의제로 떠오른 데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하며 생산기지를 다각화하려는 기업이 급증해서다.비용이 이전보다 늘어나더라도 생산시설을 분산하는 기업도 증가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주중 미국 상공회의소가 회원국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4분의 1가량이 '탈(脫) 중국'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7%가량은 신사업 확장 시 중국 대신 다른 국가를 최우선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전년 대비 2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전문가들은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 3개국이 미·중 갈등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의 경우 앞으로 20년간 생산가능인구가 2억 4000만명 이상 증가하는 등 중국의 강력한 경쟁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도 정부도 중국을 떠나는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수입 관세 인하, 세액 공제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베누고팔 가레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10~20년간의 노동력을 고려하면 인도의 제조업이 중국을 앞설 것이다"라며 "이미 변화는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미국의 인접국인 멕시코 경제도 순풍을 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멕시코는 미국과 가까우면서 값싼 노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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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난해 자국 반도체 190개사에 2.3조 보조금 [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중국이 '반도체 자립'을 국가적 과제 추진하는 가운데 작년 본토 증시 상장 반도체 기업 190곳에 총 121억위안(약 2조31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중국 전문지 아이지웨이 등이 시장조사업체 윈드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에 상장한 반도체 기업 190곳이 지난해 수령한 보조금이 121억위안으로 집계됐다. 본토 증시 상장사의 2022년 회계 보고서 기반 분석이어서 비상장사나 홍콩 상장사 등을 포함하면 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보조금 수혜 상위 10개 사가 전체의 45%인 54억6000만위안을 받았다. 이 상위 10개 업체가 받은 보조금은 2021년(56억600만위안)보다는 2.6% 감소했다. 전체 보조금 규모 증감은 상장 현황 변동 변수가 많아 집계되지 않았다.중국 1위, 세계 5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SMOC)가 19억5000만위안으로 보조금 수령액이 가장 많았다. 이어 LED(발광다이오드) 제조사 싼안광전이 10억3000만위안, 반도체 패키징 업체 톈수이화톈이 4억6710만위안을 받았다.애플 협력업체로 파운드리 부문을 키우고 있는 윙텍, 중국 최대 반도체 장비회사로 꼽히는 베이팡화촹,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팹리스) 룽손 등이 1억위안 이상의 지원을 받았다.SCMP는 본토 상장사 외에도 중국 최대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창장메모리(YMTC)가 최근 490억위안(약 9조2400억원)의 신규 자금 지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홍콩 상장사인 중국 2위 파운드리 화훙반도체도 우시에 건설 중인 460억위안 규모 공장에 중앙 및 지방정부 지원금을 받았다고 지난 1월 공시했다.중국 정부의 지원은 미국이 대중국 반도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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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3개 동맹국 손잡고 '中경제 포위 전략' 짠다
미·중 패권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8~15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3차 회의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은 IPEF를 성공으로 이끌어 인·태 지역에서 중국을 고립시킨다는 구상이다.미국은 이번 3차 IPEF 회담에서 △무역 △공급망 △청정에너지 △조세·반부패 등 분야별 전략 구체화에 나설 전망이다. 연내 IPEF의 윤곽을 모두 그리는 게 목표다. IPEF는 인·태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정교하게 짜인 미국의 신(新)통상전략이 총망라돼 있다. IPEF의 주요 의제인 환경 노동 디지털 반부패 등은 모두 중국의 약한 고리를 정밀 타깃으로 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IPEF에는 미국과 한국을 포함해 호주, 브루나이, 피지,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14개국이 참여하고 있다.작년 5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과의 경쟁(Compete)에서 이기기 위해 핵심산업의 자국 내 투자(Invest)를 유치하고, 동맹국들과 연합(Align)을 강화하겠다는 이른바 대중국 ‘CIA 전략’을 공개했다. 투자 부문은 자국 보호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을 통해서 가시화됐다. 미국 내에서 생산한 기업에만 수천조원 규모의 보조금과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면서다. 한국의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현대자동차 등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분야 핵심 기업들도 모두 미국 현지 투자를 결정했다.연합 작전도 다층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IPEF는 신통상을 무기로 동맹국과 공급망 동맹의 새 틀을 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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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민간 제조업 경기 전망도 석 달 만에 다시 '위축' [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중국 제조 부문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석 달 만에 다시 위축 국면으로 전환했다. 경제매체 차이신은 스탠다드앤푸어스(S&P)와 함께 조사하는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5로 집계됐다고 4일 발표했다. 이는 전월(50)과 시장 예상치(50.3)를 하회하는 결과다. PMI는 기업의 구매, 인사 등 담당자 대상 설문으로 조사한다. 전월보다 기업 운영 상황이 나아졌다는 응답이 많으면 50 이상(경기 확장), 적으면 50 아래(위축)로 나온다. 차이신 제조업 PMI는 지난 1월까지 5개월 연속 50을 밑돌았다. 2월과 3월에는 각각 51.6과 50으로 호전했다가 4월에 다시 하강 국면으로 들어갔다. 차이신은 '제로 코로나' 철폐에 따른 경제 회복세가 동력을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차이신은 이번 조사에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압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세부 지표 가운데 원자재 가격 지수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50 아래로 내려갔다. 원자재 가격 지수는 2016년 1월, 제품 가격 지수는 2015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왕저 차이신 이코노미스트는 "내수 수요 부진에 따른 디플레이션과 장기 불황 조짐이 현재 중국 경제의 가장 큰 현안"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공식 제조업 PMI도 49.2로 4개월 만에 위축으로 돌아섰다. 공식 PMI는 대형 내수 국유기업 중심이며 차이신 민간 PMI는 중소기업과 수출기업 등을 포괄한다는 차이가 있다. 공식과 민간 제조업 PMI가 4월에 모두 5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제조업 활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졌다는 의미다. 제조업은 지난 1분기 기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7.9%를 차지한다. 중국의 1분기 GDP 증가율(전년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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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커진 中 인터넷은행들…뒤에서 웃는 알리바바·텐센트
중국 양대 인터넷은행인 마이뱅크와 위뱅크가 경제 불황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3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 계열 마이뱅크의 지난해 순이익은 35억4000만위안으로 전년보다 69% 급증했다. 텐센트 계열 위뱅크의 순이익은 약 30% 증가한 89억위안을 기록했다. 예금 증가에 힘입어 두 은행의 자산 규모는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예금이 전년보다 30% 증가한 마이뱅크의 자산은 작년 말 기준 4410억위안(약 638억달러)이었다. 이는 전년보다 3.58% 늘어난 수치다. 위뱅크도 같은 기간 예금이 18% 증가했다. 마이뱅크는 중소기업을, 위뱅크는 개인을 주고객층으로 확보하고 있다.부실률은 두 은행 모두 소폭 상승했다. 마이뱅크의 작년 부실대출 비율은 전년보다 0.41%포인트 올라간 1.94%였다. 위뱅크도 전년 대비 0.27%포인트 높아진 1.47%의 부실률을 기록했다. 마이뱅크 관계자는 “부실률 상승은 팬데믹 위기로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텐센트와 알리바바는 각각 위챗과 알리페이라는 디지털 결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두 인터넷 은행이 기존 상업은행과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저비용으로 고객 모집이 가능한 것과 빅데이터에 기반한 신용위험 분석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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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보 숨기는 中…불확실성에 글로벌 투자자 '당혹'
중국 정부가 안보를 이유로 자국 경제 정보에 대한 해외의 접근을 제한했다. 해외 기관이 중국에 미치는 영향력을 줄이려는 목적에서다. 하지만 이 같은 불투명성 증가는 중국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평가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중국의 시장조사기관 윈드(Wind)가 계약이 만료된 국제 연구기관 및 외국계 정보업체와 잇따라 재계약을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윈드는 각종 중국 경제 정보를 국내외 분석가와 투자자에게 제공해 왔다. 그동안 윈드가 제공한 데이터베이스(DB)에 기반해 중국 시장에 투자해온 해외 투자가와 기업들은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해외 연구소의 중국 경제 연구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윈드는 금융시장 정보뿐만 아니라 기업 등록과 특허 출원 수 등 거시경제와 관련해 다양한 통계를 회원사에 제공하고 있다.중국 당국은 최근 들어 방첩법을 확장하는 등 안보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이 안보 위협을 이유로 수백 개 중국 기업에 제재를 강화하는 것에 대한 맞불 조치다. 윈드는 외국 회원사와의 재계약을 거부한 이유로 ‘법규 준수’를 언급했다고 전해졌다. 중국 당국이 안보를 문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중국 당국은 해외 경영컨설팅 업체, 회계법인 등에 대한 조사도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다국적 기업이 중국에 대한 투자 위험도를 평가할 때 판단의 근거를 제공하는 곳이다. 지난달 미국 컨설팅회사 베인앤드컴퍼니의 상하이사무소에 수사관을 파견해 직원들을 심문한 게 대표적이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미국의 기업신용조사업체 민츠그룹의 베이징사무소를 압수수색하고, 중국 국적 직원 5명을 연행했다. 뉴욕과 상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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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가전名家' 일렉트로룩스에…中메이디, 인수 제안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메이디그룹이 스웨덴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 인수에 나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0일(현지시간)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메이디그룹은 최근 일렉트로룩스 인수를 위한 비공개 접촉에 나섰다. 일렉트로룩스는 지금까지 메이디그룹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다른 가전업체도 일렉트로룩스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일렉트로룩스는 이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1910년에 설립된 일렉트로룩스는 전 세계 150개국에서 연간 4000만 대 이상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생활가전시장에서 LG전자, 월풀, 삼성전자에 이은 4위 회사다.이번 거래는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의 해외 기업 인수 능력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백색가전을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각국의 보호주의 강화 추세를 감안할 때 인수 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어서다. 예를 들어 독일 정부는 함부르크 항만 지분을 중국 해운 대기업인 코스코에 매각하기로 한 결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중국 1위 가전업체인 메이디그룹은 2016년 도시바 가전 사업부문의 지분을 사들였고, 이듬해 독일의 로봇 제조사인 쿠카를 인수하는 등 세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7년 제너럴일렉트릭(GE)의 백색가전 부문 인수 입찰에 참여하는 등 미국과 유럽 회사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다.시장 선두 그룹과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고전하고 있는 일렉트로룩스는 비용 절감을 위해 3800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이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