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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반도체 기업, 中 합자사 설립…美 수출 통제 빈틈 노리나 [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스위스에 본사를 둔 반도체 기업 ST마이크로가 중국 싼안광전과 충칭에 반도체 생산 합자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중국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미국의 시도에 대응해 중국이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ST마이크로와 중국 반도체 업체 싼안광전은 충칭에 32억달러(약 4조1800억원)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신설 공장은 차세대 반도체로 꼽히는 탄화실리콘(Sic) 소재의 반도체를 생산한다. SiC로 제조한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고온·고전압 환경에서 잘 버티는 특성을 갖고 있다. SiC 반도체는 주로 전기자동차, 태양광·풍력 발전 부문에 쓰인다. 중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산업들이다. 중국 내 SiC 반도체 생산 설비를 증설하는 것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수출통제를 완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도 꼽힌다. 미국은 SiC와 함께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꼽히는 산화갈륨을 지난해 8월 미국 정부의 승인 없이는 중국에 팔 수 없는 수출통제 대상에 올렸다. SiC는 산화갈륨에 비해 상용화가 진척된 기술이다. 중국은 산화갈륨 도입 제한으로 첨단 반도체 개발에는 차질을 빚게 됐다. 하지만 범용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면서 기초 역량을 다지고 시장 지배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에는 SiC 생산 설비 구축이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ST마이크로와 싼안광전의 신설 공장은 2025년 4분기부터 가동을 시작해 2028년 최대 생산 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투자 자금은 중국 정부의 지원금과 대출 등을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신설 공장은 28㎚(나노미터·1억분의 1m)급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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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한 배당 인심에도 배당주 인기는 시들
세계 주요 기업들이 배당금을 늘렸지만 투자자들은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고 있다. 경기 불황 가능성을 크게 보는 투자자들은 고배당이 지속 가능한지에 회의적이고, 지금 금리를 고점으로 여기는 트레이더들은 기술주 같은 성장주에 더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블룸버그통신은 24일(현지시간) 야누스헨더슨인베스터스 자료를 인용해 1분기 세계 기업의 배당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한 3270억달러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은행과 에너지 기업의 배당이 크게 늘었다. 지역별로는 유럽 기업의 배당 인심이 후했다. 유로스톡스600에 편입된 기업 중 96%가 1분기에 배당금을 늘리거나 유지했다. 유로스톡스600 기업의 올해 배당금은 4000억유로(약 568조원)를 넘겨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배당금은 늘었지만 배당주 주가는 오히려 하락하는 추세다. 인베스코S&P500 고배당 저변동성 상장지수펀드(ETF) 주가는 올해 9.7%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7.2% 상승했다.기업의 배당 확대를 오히려 악재로 보는 투자자가 늘어나서라는 설명이 나온다. 경기 불황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의 배당 성향보다는 수익성 추이와 현금 보유액을 더 중시하는 분위기라는 뜻이다. 루크 바스 골드만삭스자산운용 이사는 “배당이 중요하긴 하지만 배당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은 기업의 수익성뿐”이라고 설명했다.각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반영됐다. 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트레이더들이 배당률이 높은 가치주보다 성장주 투자에 집중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미국과 유럽이 올해 경기 침체를 비켜간다면 성장주 투자가 더 우월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증권사들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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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미국 쏠림' 너무 심해"…美 거래소, 유럽 개척 나선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내년 초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유로넥스트 등 현지 거래소 인수에 나선다. 유망한 유럽 기업들의 현지 상장을 유도해 기업공개(IPO) 자금의 미국 쏠림 현상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2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CBOE는 유로넥스트, 런던증권거래소(LSE), 나스닥 퍼스트 노스(북유럽 증권거래소), 도이치뵈르세 등 유럽의 주요 거래소들을 사들일 계획이다. 이 거래소들은 유럽 현지에서 IPO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내년 초부터 유럽 기업들이 현지 CBOE에 상장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개시하는 것이 목표다. CBOE를 운영하는 ‘CBOE 글로벌 마켓’의 글로벌 상장 부문 책임자인 조스 슈미트는 FT에 “자본 형성 관점에서 새롭고 혁신적인 기업들의 상장을 통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유럽은 우리가 집중하고 싶은 지역 중 하나”라고 말했다.다수의 유럽 신생 기업이 세계 증시의 ‘메카’와도 같은 뉴욕증시로 몰려 가면서 유럽 IPO 시장은 가뭄 상태에 가깝게 메마른 상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 IPO 최대어로 꼽혀 온 영국의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이다. 이 기업은 애초 나스닥과 LSE 두 곳에 동시 상장할 계획이었지만, 보리스 존슨 전 총리 사임을 계기로 영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미국 단독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밖에 도박업체 플러터(Flutter), 글로벌 건축자재 업체 CRH 그룹, 특수 배관 및 가전제품 유통업체 퍼거슨(Ferguson) 등 다수 영국 기업들이 유럽 증시를 등졌다. 그 결과 유럽 IPO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 집계에 따르면 유럽 기업들이 올해 들어 현재까지 IPO를 통해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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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금 늘려도 꿈쩍 않는 주가…침체 공포에 빠진 투자자들
기업이 배당금 지급액을 늘리며 투자를 유도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배당주를 기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황에 접어들자 배당주의 지속가능성이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서다. 개인투자자들도 배당 대신 성장 가능성에 배팅하고 있다는 관측이다.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다국적 기업의 배당금이 급격히 불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트먼트는 올해 1분기 다국적 기업의 배당금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3270억달러로 추산했다.다만 광산업체의 배당금은 축소됐다. 중국 경제가 예상만큼 회복하지 못한데다 채산성이 떨어지면서 각 기업이 배당금 정책을 축소한 탓이다. BHP 그룹을 비롯해 리오 틴토 등은 올해 초 배당금을 삭감했다. 올해 1분기 광산업체 배당금 평균값은 전년 동기 대비 80%가량 줄었다. 반면 은행주와 원유 생산 기업 배당금이 늘며 배당금 평균값이 치솟았다.지역 별로는 유럽에서 배당금이 급등했다. 유로스톡스600에 편입된 기업 중 96%가 올해 1분기 배당금을 전년 대비 확대하거나 동결했다. 올해 2분기에도 배당금이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현재 추이가 계속되면 유럽에서 배당금 지급액이 크게 늘 전망이다. 유럽 증시 대표지수인 유로스톡스600에 편입된 기업의 배당금 지급액은 올해 4000억유로(약 568조원)를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게 되는 것이다.배당금이 크게 늘었지만 주가는 오히려 떨어지는 추세다. 인베스코S&P500고배당저변동성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9.7%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는 7.2% 상승했다. 시장 지수보다 낮은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배당금 확대 정책이 투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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핌코 "5년간 데이터 사용 3배 증가…유럽 데이터센터 성장 가속"[ASK 2023]
"2028년까지 5년간 데이터사용량이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입니다. 탄탄한 수요가 있어 경기 침체와 무관하게 유럽 데이터센터의 성장성은 가속화될 예정입니다."톰 콜리어 핌코 부사장 겸 대체투자 투자전략가(사진)는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3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 참석해 "데이터센터는 우리가 가장 확신하는 섹터로, 경기 침체에 매우 강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콜리어 부사장은 "사라지지 않는 수요가 있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IT(정보기술) 기업들은 비용을 30% 절감할 수 있는 클라우드 아웃소싱(위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는 매우 핵심적인 인프라 자산이 돼가고 있어 이를 확보하는 게 점점 더 중요해지는 중"이라고 평가했다.유럽 데이터센터 설비 용량은 주요 도시에 몰려 있다. 런던(1504MW), 프랑크푸르트(1060MW), 더블린(1006MW), 암스테르담(990MW) 등이다. 반면 마드리드(282MW), 바르셀로나(65MW), 프라하(38MW)와 대조적이다.그는 "IT 테크 기업들은 10년 전만 해도 유럽 주요 거점 대도시의 데이터센터를 통해 유럽 전역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며 "하지만 점차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려면 '최종 소비자와 가까이 있어야 한다'는 데이터센터 현지화의 관점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암스테르담이나 더블린은 추가 전력을 공급받을 수 없고 런던은 토지 부족, 인허가 난항이 있으며 프랑스는 경관을 해치는 미국 IT 회사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는 것을 거부한다"며 "또 EU(유럽연합)가 '개인정보를 해당 시민이 거주하는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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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경제 안정 찾자…파운드화 강세
인플레이션과 감세 파동으로 지난해 약세를 보인 파운드화가 반등하기 시작했다. 우려와 달리 올해 영국 경제가 개선되며 투자심리가 강해지고 있어서다. 1년 전 수준으로 회복한 파운드화 가치가 올해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영국 파운드화 대비 달러 환율은 1.2618달러를 기록했다. 2022년 4월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최고치를 찍었다. 이날 유로·파운드 환율도 0.86파운드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유로화 대비 파운드 가치는 5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외환 트레이더들도 파운드 강세에 베팅하고 나섰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달 선물 시장에서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파운드화 선물 매수 계약이 매도 계약을 앞질렀다. 파운드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올해 영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서다. 영국 월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12월에 전월 대비 0.5% 감소했지만, 올해 1월 다시 0.4% 늘었다. 지난 2월에는 0%를 기록하며 1분기 역성장을 면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오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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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韓 배터리 수출…2030년까지 年 33%씩 증가"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한국의 배터리 수출이 2030년까지 연간 33%씩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뛰어난 기술력, 미국과 유럽 공장의 생산량 증가 등이 급성장의 이유로 꼽혔다.8일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전기차 밸류체인 확대의 거시적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급증하는 수요의 대부분은 중국 이외 지역에서 생산돼 충족될 것”이라며 “한국은 이런 수요 급증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유리한 위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2차전지에 대한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의 수요는 연평균 각각 33%, 28%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기차 수출로 한국의 국가별 수출 비중이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골드만삭스는 “다른 분야의 대미·대중 수출이 각각 같은 속도로 증가한다는 가정하에 미국의 전기차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면 2030년까지 한국의 대미 총수출이 대중 수출을 웃돌 것”이라고 했다.성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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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韓 배터리 수출 2030년까지 年 33%씩 늘 것"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한국의 배터리 수출이 2030년까지 연간 33%씩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미국·유럽 지역내의 생산능력확대, 기술적 우위, 미국의 세액공제 혜택 등을 급성장의 이유로 꼽았다.8일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전기차 벨류체인 확대의 거시적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급증하는 수요의 대부분은 중국 이외 지역에서 생산돼 충족될 것"이라며 "한국은 이러한 수요 급증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유리한 위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2차전지에 대한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의 수요는 연평균 각각 33%, 28%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 수출로 인해 한국의 국가별 수출 비중이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골드만삭스는 "다른 분야의 대미·대중 수출이 각각 같은 속도로 증가한다는 가정 하에, 미국의 전기차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 2030년까지 한국의 대미 총수출이 대중 수출을 상회할 것"이라고 했다.골드만삭스는 "전기차 공급망 확장은 한국기업들의 배터리 제품 생산 증가를 가져와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을 연 0.3%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의 수출증가율을 연 2.5%포인트 끌어올리고, 수입 증가율은 연 1.4%포인트 높여 한국의 경상수지를 개선시킬 것"이라며 "경상수지 개선은 중기적으로 원화 가치를 의미 있게 상승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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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 찾는 글로벌 IPO…亞 끌고, 유럽 밀고
긴축으로 얼어붙었던 글로벌 기업공개(IPO) 시장이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적 긴축 사이클이 끝물에 접어들면서 그간 사실상 ‘보류’됐던 대형 IPO들이 속속 재개되고 있는 덕이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본격화가 기대되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IPO 활황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빈사’ 상태에 가까웠던 유럽 증시에도 차츰 온기가 돌고 있다. ‘니켈 대국’ 인니 증시 두각23일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올해 3~4월 세계 IPO 시장 규모는 약 250억달러(약 33조원)로 1~2월(138억달러)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조달 자금의 대부분이 아시아에서 나왔다. 4월의 경우 전체 조달액(100억달러) 중 80%에 가까운 76억달러가 이 지역 IPO에 기반한다. 아시아 지역 내 IPO 조달액은 올해 들어 1월 38억달러, 2월 57억달러, 3월 103억달러 등으로 급증했다.대형 IPO의 중국 쏠림 현상이 있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지역 범위가 넓어졌다. 세계 최대 니켈 보유·생산국인 인도네시아에서만 광산 회사 2곳이 상장했다. 하리타그룹의 자회사인 하리타 니켈은 올해 인도네시아 IPO 시장 최대어로 평가받는다. 지난 12일 상장한 이 기업은 이번 공모를 통해 9조9970억루피아(약 8987억원)를 끌어모았다. 18일에는 또 다른 니켈 생산 업체 메르데카 배터리 머티리얼스가 IPO로 9조2000억루피아(약 8271억원)를 조달했다.이 밖에 일본에선 라쿠텐그룹의 자회사 라쿠텐은행이 21일 상장했다. 이날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이 회사 주가는 공모가(1400엔) 대비 38% 급등한 1930엔에 마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홍콩 증시에선 중국 주류업체 ZJLD가 오는 27일 상장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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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금융허브 된 파리…런던서 '자금 대이동'
유럽의 금융 수도로 불리던 영국 런던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쇠락한 뒤 프랑스 파리가 새로운 금융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앞다퉈 런던에 있던 유럽 본부를 파리로 이전하고 있다. 프랑스 금융권에선 ‘벨 에포크(아름다운 시절)’가 다시 찾아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런던 떠나 파리로 몰려든 글로벌 IB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IB들은 최근 런던에서 파리로 본거지를 옮기고 있다. 세계 최대 IB인 JP모간은 2020년 런던에 있던 유럽 본부를 파리로 옮긴 뒤 직원 수를 550여 명까지 늘렸다. 파리로 이전하기 직전인 2019년에 비해 22배 증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18년 런던에 있던 유럽본부를 파리로 이전한 뒤 규모를 2016년 대비 6배 확장했다. 파리의 경쟁상대인 프랑크푸르트에 본사를 둔 도이체방크도 지난해 신용 사업부를 파리에 신설했다.글로벌 IB들이 파리로 이전하고 있는 건 영국이 2016년 유럽연합(EU)을 탈퇴하면서 더 이상 ‘패스포팅’ 권리를 누릴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패스포팅이란 EU 권역에 있는 한 국가에서 설립 인가를 받으면 다른 국가에 지점 개설 시 별도 인가받을 필요가 없는 제도다.영국에 머물 요인이 사라지자 인재와 자산이 유럽 대륙으로 이동했다. 컨설팅업체 EY에 따르면 2016~2021년 런던에서 7600여 개의 전문직 일자리와 1조3000억유로(약 1880조원) 규모의 자산이 유럽으로 넘어왔다. 7600여 개 일자리 중 3000여 개가 파리로 옮겨갔다. 런던이 가난해질수록 파리가 부유해졌다는 의미다.프랑스는 브렉시트를 계기로 2019년 런던에 있던 EU 은행위원회를 파리에 유치했다. 유럽증권시장국(ESMA),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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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B, 런던 떠나 파리로 몰린다…佛 금융권의 '벨 에포크'
유럽의 금융 수도로 불리던 영국 런던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여파로 쇠락한 뒤 프랑스 파리가 새로운 금융 허브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앞다퉈 프랑스 지사를 확장하는 중이다. 프랑스 금융권에선 '벨 에포크(아름다운 시절)'가 다시 찾아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런던 떠나 파리로 몰려든 IB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IB가 영국 런던에서 프랑스 파리로 본거지를 옮기고 있다. 세계 최대 IB인 JP모건은 파리에 55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2019년에 비해 22배 늘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프랑스 지사 규모를 2016년 대비 6배 확장했다. 파리의 경쟁상대인 프랑크푸르트에 본사를 둔 도이체방크도 지난해 신용 사업부를 파리에 배치했다.IB가 본사를 옮긴 건 파리가 유럽의 금융 허브로 자리 잡기 시작해서다. 2016년 6월 이뤄진 브렉시트가 발단이 됐다. 영국이 EU를 탈퇴하며 더는 '패스포팅' 권리를 누릴 수 없게 됐다. EU 권역에 있는 한 국가에서 설립 인가를 받으면 다른 국가에 지점을 개설할 때 별도 인가받을 필요가 없는 제도다. 영국에 지사를 설립하면 비효율성이 늘어나는 셈이다.영국에 머물 요인이 사라지자 인재와 자산이 유럽 대륙으로 이동했다. 컨설팅업체 EY에 따르면 2016~2021년 런던에서 7600여개의 전문직 일자리와 1조 3000억유로(약 1880조원) 규모의 자산이 유럽으로 넘어왔다. 7600여개 일자리 중 3000여개가 파리로 옮겨갔다. 런던이 가난해질수록 파리가 부유해졌다는 의미다.프랑스는 브렉시트를 계기로 2019년 런던에 있던 EU 은행위원회를 파리에 유치했다. 유럽증권시장국(ESMA), 유럽은행감독청(EBA) 등에 이어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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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긴축 지속 전망에…유로화, 1년 만에 최고치
미국 달러화 강세가 주춤하면서 유로화 가치가 약 1년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미국보다 통화 긴축 정책이 오래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기도 회복세를 보인 영향으로 분석된다.13일(현지시간) 유로화 가치는 장중 유로당 1.1068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4월 후 최고치를 찍었다. 유로화 가치는 코로나19 팬데믹 때인 2021년 초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9월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 공급을 중단하자 2002년 이후 최저치인 0.97달러 선까지 내려앉았다. 20년 만에 처음으로 유로화와 달러화의 등가(패리티·1유로=1달러)가 붕괴된 것이다.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로 유럽 내에선 경기 침체 우려가 증폭됐다. 하지만 에너지 수급처를 다각화하고 작년 겨울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자 가스 재고가 크게 줄지 않았다. 가스 가격이 진정되자 유로화도 반등하기 시작했다.올해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통화 긴축을 중단할 것이란 전망에 유로화가 연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5%)이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서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자 Fed가 다음달 금리를 동결하고 하반기에는 인하할 것이란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다음달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럽 내 인플레이션이 완화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유로존 근원 물가상승률은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금리 인상에도 유럽 경제가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자 유로화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월 유로존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5% 증가했다. 최근 6개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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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은행 위기로 경기침체에 더 가까워져"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촉발한 글로벌 은행 위기가 미국, 유럽 등 주요 경제대국의 경기침체 위험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동성 압박을 받는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면 기업 돈줄이 막히고 경제성장률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닐 카슈카리 미국 미니애폴리스연방은행 총재(사진)는 26일(현지시간) CBS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은행 위기로 인해 미국이 경기침체에 확실히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그는 “은행 위기가 얼마나 광범위한 신용 경색으로 이어질지 불분명하지만 이는 경제를 둔화시킬 것”이라며 “이를 매우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는 새해 시작과 함께 가라앉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달 초 미국 SVB에서 시작된 은행 위기가 스위스(크레디트스위스), 독일(도이체방크) 등으로 옮겨붙으면서 경기 비관론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카슈카리 총재는 “예금 인출 속도가 둔화하고 소규모 지역은행들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지난 2주 동안 은행과 차입자들이 불안에 떨면서 자본시장이 폐쇄됐다. 이것이 이어진다면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다만 카슈카리 총재는 오는 5월 기준금리 인상폭을 예측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미 중앙은행(Fed)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반영해 금리 동결 또는 인하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를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얘기다. 하지만 대표적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인 카슈카리 총재가 경기침체를 언급한 것만으로도 Fed 내 금리 인상 기조가 누그러졌다는 의미라는 분석도 나온다.미 국채 시장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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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 '위기의 CS' 품었지만 亞 증시 약세…"어디서 또 터질지 몰라"
위기설에 휩싸였던 글로벌 은행이 잇따라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전 세계를 금융위기 공포에 몰아넣은 세계적인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는 UBS로 매각이 확정됐다. 은행 위기설은 어느 정도 잦아지게 됐다. 하지만 은행주 투매로 홍콩 증시가 급락하는 등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안은 아직 가시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기설 CS 전격 매각스위스 1위 은행인 UBS는 19일(현지시간) “크레디트스위스를 30억스위스프랑(약 4조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가격은 지난 17일 크레디트스위스 종가 기준 시가총액(약 74억3000억스위스프랑)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이번 거래는 위기설을 진화하려는 스위스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중재로 이뤄졌다. 스위스중앙은행(SNB)은 이번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최대 1000억스위스프랑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스위스 정부도 인수에 따른 UBS의 손실을 최대 90억스위스프랑까지 보상한다.월요일 글로벌 증시가 열리기 전에 위기설을 잠재우기 위해 인수 협상은 긴박하게 이뤄졌다. 블룸버그는 “아시아 시장이 열리기 전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주말 동안 한 ‘광적인 협의(frantic talks)’ 끝에 인수가 결정됐다”고 전했다.이로써 167년 전통을 지닌 크레디트스위스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1856년 스위스 철도 시스템 개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설립된 크레디트스위스는 세계 9대 IB로 성장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몰락하기 시작했다. 2021년 영국 그린실 캐피털과 한국계 미국인 투자자 빌 황의 아케고스캐피털에 대한 투자 실패는 결정타로 꼽힌다. 한때 1조달러 이상이었던 크레디트스위스 자산은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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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수익률에 배당까지…"强달러 리스크, 유럽 ETF로 피하라"
JP모간,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회사가 유럽 기업의 실적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유럽 상장사들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정되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해볼 만한 적기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달러 강세로 미국 상장 ETF 투자 시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지만, 유로화와 파운드화는 안정적인 환율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배당 잘 주는 유럽 ETF유럽 기업의 선전은 주가로 나타나고 있다. 유로존 소속 대표 기업 50개로 구성된 유로스톡스50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11.1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7.56%, 미국 S&P500지수는 2.46% 올랐다.유로스톡스50지수를 추종하는 ‘엑스트레커스 유로스톡스50(XESC)’은 11.87%, 유로스톡스600지수를 따르는 ‘릭소 코어 스톡스 유럽600(MEUD)’은 6.93% 수익을 거뒀다.MSCI 유럽지수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코어 MSCI 유럽(IMEU)’(6.51%)과 FTSE 선진 유럽지수를 추종하는 ‘뱅가드 FTSE 디벨롭드 유럽(VEUR)’(7.06%)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JP모간은 “지난 몇 달간 유럽 증시는 미국보다 좋은 흐름을 보였고 연말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배당에 초점을 맞추거나 가치주에 투자하는 ETF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유럽에는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많다.프랑스 은행 크레디아그리콜, 벨기에 부동산회사 콘피님모, 벨기에 보험회사 에이지아스 등 유럽 주요 배당주를 담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