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홀린 韓 화장품…실리콘투·에이피알 주목
유럽이 ‘K뷰티’의 새로운 수출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유럽에 진출한 화장품 업체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유럽 화장품 시장에 안착하면 매출이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23일 대체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Aicel)에 따르면 이달(1~20일) 영국, 프랑스로의 화장품 수출액은 각각 953만달러(약 130억원), 653만달러(약 89억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73.56%, 158.31%씩 늘었다. 최대 수출국인 미국, 중국과 비교하면 아직 작은 규모지만 성장세가 가파르다. 같은 기간 미국 수출액은 17.01% 늘었고, 중국은 28.13% 감소했다.유럽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K뷰티 기업으로는 코스닥시장 상장사 실리콘투가 꼽힌다. 이 회사는 국산 화장품을 직매입해 수출한다. 실리콘투의 유럽 매출은 지난해 4분기 471억원에서 올해 1분기 813억원으로 급증했다.유럽은 아마존 등 e커머스 침투율이 미국보다 낮아 실리콘투 같은 화장품 유통사가 사업을 확장할 여지가 더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실리콘투 매출에서 유럽(33%) 비중이 아시아(22%)와 북미(18%)를 제쳤다. 실리콘투는 이날 3.10% 오른 3만9950원에 거래를 마쳤다.에이피알도 유럽 시장을 본격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지난 2월 유럽 현지 유통사와 대량 공급 계약을 맺었다. 지난 1분기 미국과 일본에서 200%에 달하는 매출 증가율을 달성한 만큼 유럽 시장에도 빠르게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해외에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에이피알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118% 급등했다.양지윤 기자
-
'탈원전 대표 국가' 스웨덴 원전 4기 짓는다
대표적 탈원전 국가로 꼽히던 스웨덴이 원전 4기를 짓기로 했다.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철강, 수소 등 전략 산업에 무탄소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조치다.스웨덴 의회는 21일(현지시간)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공공자금 지원 법안을 통과시켰다. 에바 부슈 스웨덴 에너지장관은 SNS를 통해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의회의 결정은 균형 잡힌 원전 자금 조달과 보다 견고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중대한 이정표”라고 밝혔다. 이어 “합리적 가격의 안정적인 전력을 통해 경제 성장과 국방 역량을 함께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번 법안은 총 5000㎿ 규모의 신규 원전 4기 또는 같은 용량의 소형모듈원전(SMR)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체 계획의 절반은 2035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구체적인 예산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작년 8월 스웨덴 정부가 발표한 백서에는 최대 6000억크로나(약 86조원) 규모의 대출을 원전 개발 기업에 제공할 수 있다는 구상이 포함돼 있다. 이는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약 1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스웨덴은 1970~1980년대 건설된 원전 6기를 운영 중이며 전체 전력의 30%를 원전에서 얻고 있다. 2024년 기준 수력발전이 38%, 풍력발전이 25%를 차지하며 화석연료 비중은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 스웨덴 정부는 향후 20년 내 전력 수요가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철강, 바이오 연료, 수소 대량 생산 등 에너지 집약적 산업이 탈탄소 전환에 실패하면 해외로 이전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이번 정책 결정에 반영됐다.이번 법안은 스웨덴 정부가 추진하는 원전 확대 정
-
"트럼프 때문에 美 떠난다"…제3의 시장에 눈뜨는 개미들
올해 미국 증시가 급락하자 투자자들이 ‘제3의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 여파로 S&P500, 나스닥100 등 미국 대표 지수를 따르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은 최근 3개월간 10%대 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유럽 멕시코 인도 칠레 등에 투자한 상품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내며 선방했다. “악재 선반영”…멕시코 ETF 수익률 1등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2월 8일~5월 8일) 가장 높은 수익을 낸 해외 시장대표형 ETF는 ‘ACE 멕시코MSCI(합성)’였다. 이 기간 수익률이 11.88%에 달한다. 미국에 상장된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MSCI멕시코’(티커명 EWW) 또한 같은 기간 14.6% 상승했다. EWW는 멕시코 증시에 투자하는 ETF 중 순자산이 가장 큰 상품이다. 멕시코 대·중·소형주를 포함하는 MSCI 멕시코지수(Mexico IMI 25/50 Index)를 추종한다.멕시코의 증시 흐름을 보여주는 S&P/BMV IPC지수는 올 들어 16.44% 올랐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4만9000대를 횡보하던 지수는 이달 들어 5만7000선을 돌파했다. 최근 멕시코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한 건 ‘트럼프 관세’ 리스크가 일부 해소됐기 때문이다. 멕시코 수출의 70~80%는 미국이 차지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앞둔 지난해 말 관세 불확실성에 대한 악재가 선반영되며 멕시코 증시는 큰 타격을 입었지만, 구체적인 세율이 공개되고 관세 협상도 이뤄지면서 올해 증시가 반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에서 이탈한 자금, 유럽으로유럽 최고의 경제 대국으로 꼽히는 독일 증시에 투자하는 ETF인 ‘KIWOOM 독일DAX’도 최근 3개월간 10.78% 수익률을 기록했다. 독일 시가총액 상위 기
-
스캔버그 슈로더 "유럽 방산·금융주, 공짜 아침처럼 싸다"
“32년 만에 처음 보는 ‘자금 대이동’입니다. 미국을 벗어난 투자자가 유럽에서 기회를 찾고 있죠.”마틴 스캔버그 슈로더 유럽주식 펀드 매니저(사진)는 2일 인터뷰에서 “유럽 방산주와 금융주는 ‘공짜 점심’뿐만 아니라 ‘공짜 아침’까지 제공한다고 말할 정도로 저렴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7년 모닝스타 ‘올해의 펀드매니저’에 선정된 유럽주식 전문가다.스캔버그 매니저는 “유럽연합(EU)이 국방 분야에서 미국 의존도를 계속 낮추려 할 것”이라며 “유럽 전역의 방산주가 상승 동력을 얻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군용 트럭의 이베코(이탈리아), 레이더 장비에 강한 사브(스웨덴)와 헨솔트(독일)를 주목하고 있다. 이들 주가는 올 들어 48.77~97.7% 뛰었지만 ‘방산 대장주’인 독일 라인메탈 상승률(143.9%)엔 못 미친다.유럽 금융주에 대해선 ‘무시할 수 없는 잠재력’이라고 표현했다. “연속적으로 기준금리를 낮추고 있기 때문에 자본시장에서 강한 금융회사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BNP파리바와 보험회사 악사, 독일 도이체방크 등이 대표적이다. 주주환원율이 향후 3년간 30~40%에 달할 것이란 점도 매력 포인트다.이시은 기자
-
EU, 러 가스 수입 끊나…'화석연료 구매 금지법' 만지작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액화천연가스(LNG) 의존도를 대폭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탈(脫)러시아산 에너지’를 추진하면서 파이프라인을 통한 러시아산 가스(PNG) 수입은 줄었지만 LNG 수입이 오히려 늘고 있어서다. 다만 EU 회원국 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한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산 에너지 계약 금지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가 역내 기업의 러시아 화석연료 계약 체결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U 집행위원회 고위 당국자는 “현재 마련 중인 러시아산 에너지 탈피 로드맵의 하나로 관련 금지법 제정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EU 기업이 러시아와 기존에 맺은 가스 공급 계약을 위약금을 내지 않고 조기 해지할 수 있는 정책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러시아산에 대한 신규 무역 제한 조치 등 다양한 관련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2022년 EU 회원국은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리파워EU(REPowerEU)’ 정책을 시행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유럽 지역에 가스 공급을 줄이고 러시아 루블화 결제를 요구하는 등 에너지를 무기화하면서다. 당시 EU가 수입한 천연가스의 40% 이상을 러시아가 공급했다. EU는 2027년까지 탈러시아산 에너지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러시아 의존 줄었지만이 같은 정책의 효과는 나타났다. 유럽의회에 따르면 EU 전체 가스 수입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45%에서 지난해 18%까지 떨어졌다. PNG 수입은 우크라이나 침공 전보다 80% 이상 줄었다. EU가 수입을 의무적으로 줄인 영향도 있지만 주요 파이프라인인 ‘노르트스트림1’
-
소렌 안달 "밸류업으로 韓 중소형주 주목…추가 투자 나설 것"
“시가총액 50억달러(약 7조1000억원) 미만이면 모두 우리의 타깃입니다.”미국 행동주의 펀드 블루오르카캐피털의 소렌 안달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17일 “한국의 ‘숨겨진 보석’들이 행동주의 펀드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 출신인 그는 글로벌 로펌 커클랜드&엘리스와 시장조사업체 글라우커스리서치 등을 거쳤다. 2018년 블루오르카를 창업해 주로 미국과 홍콩에서 매년 5~8건 행동주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블루오르카는 지난해 코스닥시장 상장사 이오플로우에 투자한 데 이어 최근 유가증권시장 자동차 부품 기업인 DN오토모티브의 지분을 매입하며 본격적인 국내 증시 활동을 예고했다.안달 CIO는 “지난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이 시작된 후 한국 상장사 중 저평가된 알짜 기업을 찾아다녔다”며 “공작기계 자회사인 DN솔루션즈가 다음달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면 모회사인 DN오토모티브 주가도 3~4배 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DN솔루션즈의 영업이익률은 19.4%에 달했다. 그는 “경영권 획득에는 관심 없다”며 “투자 기업과 우호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블루오르카는 국내 중소 상장사 중 영문으로 된 기업 설명자료와 공시만 제대로 갖춰도 미국과 유럽 투자 자금이 몰릴 만한 탄탄한 곳이 많다고 본다. 안달 CIO는 “앞으로 기회는 미국 시장 밖에 있다”며 “올해 한국 상장사 중 한 곳에 추가로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시은 기자
-
EU, 美 출장 직원에 방첩용 IT기기 지급
유럽연합(EU)이 미국을 방문하는 고위 당국자에게 선불 휴대폰과 단순 노트북 등 ‘방첩 전용 정보기술(IT) 기기’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중국과 러시아 출장 시 적용해온 보안 프로토콜과 동일한 수준의 조치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오는 21일부터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을 찾는 EU 집행위원과 고위 관리들이 이 같은 지침을 통보받았다고 보도했다. FT는 “EU가 미국을 감시 우려 대상으로 설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중국, 우크라이나 출장 시와 같은 경계 수준을 적용했다”고 전했다.EU는 미국이 EU 집행위원회 내부 시스템에 접근하려 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미국 국경 요원은 외국인의 휴대폰과 노트북을 압수해 내용을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한 이력이 있는 관광객과 학자가 입국을 거부당한 사례도 잇따르고 있어서다.EU는 이번 방미단에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경제 담당 집행위원, 마리아 루이스 알부케르크 금융서비스 담당 집행위원, 요제프 시켈라 국제파트너십 담당 집행위원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안보 관련 권고사항이 최근 개정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FT는 이번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이후 악화한 대서양 관계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은 안보와 관련해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으며,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에 실패하고 있다”고 수차례 비판해왔다.이소현 기자
-
EU, 623조원 경제기금까지 국방비에 '영끌'
안보 자립을 위한 재무장에 속도를 내는 유럽연합(EU)이 추가 자금 동원 계획을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날 ‘결속정책’의 예산 활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결속정책 예산은 7년 단위로 편성되는 EU 공동 예산 가운데 경제·사회·지역 격차 해소 목적으로 각 회원국에 할당 및 지원되는 자금이다. 2021∼2027년 예산안의 3분의 1가량인 3920억유로(약 623조원)가 결속 기금으로 책정돼 있다.개정안에 따르면 회원국은 방위, 에너지 전환, 주거난, 탈탄소화 등 ‘전략적 우선순위’로 분류된 부문에 투자할 때 결속 기금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방위 부문에는 기존 규정과 달리 대기업을 포함한 방위산업 생산 역량 강화에도 결속 기금을 쓸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큰 EU 동부 국경 회원국이 각자 할당받은 결속 기금의 15% 이상을 방위 부문 신규 사업에 재배치하면 기금 선지급 혜택을 준다.구체적인 사용 계획은 각국이 정할 수 있다. EU는 공동 예산을 무기 구매에 활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방산 시설 확충, 군 기동성 향상을 위한 도로 개발, 핵심 인프라 보호 사업 등이 집중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일부 회원국은 방위보다 에너지 부문, 주거난 해소 등을 우선순위로 고려할 수 있다”며 “얼마나 국방 자금 조달 효과를 낼지는 추정하기 어렵다”고 짚었다.개정안 시행을 위해서는 EU 27개국을 대표하는 이사회와 유럽의회 협의 및 승인이 필요하다. 이날 계획은 지난달 집행위가 발표한 ‘유럽 재무장 계획’에 포함된 조치
-
트럼프 관세폭탄에 '美 예외주의'가 무너진다
나 홀로 독주를 이어가던 미국 경제와 증시가 주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전방위 관세 전쟁에 돌입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증시도 맥을 못 추고 있다. 월가에선 올해 초만 해도 ‘미국은 다르다’는 ‘미국 예외주의’가 득세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미 달러화도 약세를 보이고 미국으로 유입되던 글로벌 자금도 유럽과 중국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미국 예외주의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불안한 미국 경제 상황은 각종 지표에서 확인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4일 한때 103.95까지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월 20일 109.35와 비교하면 5% 가까이 하락했다. 트럼프 2기 출범 전의 강달러 기조가 깨진 것이다. 반면 한때 유로당 1달러가 깨질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며 약세를 보이던 유로화는 강세다. 최근 유로당 1.08달러대로 올라섰다.주식시장은 명암이 더 엇갈린다. 미국 증시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3.6% 하락했다. 지난해 23% 넘게 올랐지만 올해는 맥을 못 추고 있다. 반면 유럽 지역 시가총액 상위 600개 기업으로 구성된 스톡스유럽600은 올 들어 8.3% 상승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으로 18.1% 뛰었다. 지난해 전 세계 증시를 주름잡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메타 등 ‘매그니피센트 7’도 올해는 힘을 못 쓰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달러화와 미국 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인 것은 최근 25년 새 거의 없던 일이라고 보도했다.설상가상으로 자금 시장에서도 ‘탈미국’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모닝스타에
-
英 "푸틴, 협정 깰 것"…우크라에 전투기 지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공중과 해상에서 우크라이나 방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스타머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취재진에게 “우크라이나군은 역량도, 규모도, 전장 경험도 있다”며 “우리가 말하는 건 그 역량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이를 강화하면서 공중, 수중, 해상, 육지와 관련된 역량을 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자력으로 방어하고 의지의 연합은 이를 뒷받침한다는 구상이다. 스타머 총리의 이날 발언은 런던 노스우드 군사본부에서 열린 의지의 연합 소속 31개국 군 수뇌부 회의를 전후해 나왔다. 의지의 연합은 우크라이나 전후 평화 유지를 위한 국가들의 모임으로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고 있다.스타머 총리의 구상은 우크라이나군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해상·공중 지원에 더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공군 고위 소식통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영국 지상군 파병 시 공중 지원은 필수가 될 것”이라며 “타이푼 또는 F-35 지원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가디언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는 이날도 미국의 안보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미국과의 ‘안전장치’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스타머 총리는 러시아가 휴전 협정을 파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방어받지 못한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평화협정을 파기할 것”이라고 말했다.러시아는 평화유지군 파병 논의는 유럽이 전쟁에 개입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유럽은 군사화에 착수했고 어느 정도 전쟁 당사자로 변했다”고 주장했
-
높아지는 '鐵의 장벽'…EU 수입 줄이고, 美·인도는 관세
유럽연합(EU)이 다음달부터 철강 수입량을 최대 15% 줄이기로 했다. 미국이 수입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미국 수출이 막힌 철강이 유럽으로 쏠리는 걸 차단하기 위해서다.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철강 관세를 높이는 등 전 세계에 ‘철강 장벽’이 세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스테판 세주르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1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강·금속산업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EU는 다음달부터 사실상의 수입 쿼터(할당량)인 ‘철강 세이프가드’를 강화할 계획이다. EU는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미국의 철강 관세에 대응해 일정한 할당량을 넘는 수입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 조치는 세계무역기구 규정에 따라 내년 6월 만료되지만 EU는 그 전에 새 보호 조치를 제안할 방침이다.유럽철강협회 추산에 따르면 EU는 2023년 철강 완제품을 총 2557만t 수입했다. 한국이 317만7000t으로 가장 많은 철강을 EU에 수출했고 인도(286만3000t), 대만(239만1000t) 등이 뒤를 이었다. EU가 철강 수입을 줄이면 한국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한국의 대(對)EU 주력 수출품인 열연과 합판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EU는 철강 제품의 원산지를 최초로 용해되거나 주조된 국가로 못 박는 ‘용해·주조 원산지 규정’도 검토하기로 했다. 일부 수출업체가 비(非)EU 국가에서 생산한 철강을 들여온 뒤 최소한의 변형 조치를 통해 EU산으로 둔갑시키는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또 탄소 배출량을 고려해 수입 제품에 일종의 탄소세를 매기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적용 대상을 철강·알루미늄 가
-
"美와 협상 지지부진" EU, 맞불관세 선회…캐나다는 "전력 끊겠다"
관세 전쟁이 확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12일부터 외국산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4월 2일부터 세계 각국에 상호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유럽연합(EU)이 보복관세에 나설 조짐을 보이면서다.EU는 무역 분쟁 초기만 해도 미국과 협상 기조였지만 최근 ‘맞불 전략’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10일(현지시간) “미국 행정부는 합의를 이루는 데 관심이 없어 보인다”며 협상을 통한 무역 분쟁 해결에 비관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EU는 언제든 기업과 근로자, 소비자를 부당한 관세로부터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EU가 항생제 등 필수의약품의 수출 통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항생제, 방사성의약품, 심장박동 조절기 등을 주로 EU 국가로부터 수입한다. 텔레그래프는 “2021년 EU 집행위원회가 작성한 보고서에는 미국이 EU에 필수적으로 의존하는 품목 260개가 제시돼 있다”고 전했다.캐나다의 입장도 강경하다. 지난 9일 집권 자유당 대표 겸 차기 총리로 선출된 마크 카니는 “대미 관세 조치는 유지될 것이며, 필요하다면 추가 대응도 고려하겠다”며 “관세가 캐나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무역 관계에서 불공정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캐나다는 이미 300억캐나다달러(약 30조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을 대상으로 1단계 보복관세 조치에 들어간 상태다. 여기에 추가로 1250억캐나다달러 규모의 2단계 보복관세를 다음달 2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캐나다는 당초 2단계 보복관세를 이달 2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지만
-
유럽 재무장 소식에…독일 라인메탈 '들썩'
유럽 안보에 대한 국제사회 우려가 커지면서 유럽 방산주로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가 앞다퉈 방위비를 크게 늘리면서 이들 방산 업체의 무기 주문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서다.3일(현지시간) 독일 증시에서 유럽 최대 방산 업체 라인메탈은 전일보다 13.71% 급등한 1144.50유로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프랑스 방산 업체 탈레스(22.55% 상승), 영국 방산 업체 BAE시스템스(14.54%), 이탈리아 방산 업체 레오나르도(16.13%) 등 주요 유럽 방산 업체가 모두 두 자릿수 급등세를 보였다.라인메탈 주가는 미국 대선인 지난해 11월 5일 종가(480.30유로) 대비 138%가량 뛰어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를 늘리라고 유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을 압박하고,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에서 ‘힘의 논리’를 펼치자 유럽 국가들이 미국에 자국 안보를 의지하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며 방산주들을 일제히 끌어올렸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 2일 런던에서 20여 개국 동맹을 초청한 뒤 ‘의지의 연합’을 결성해 공동으로 안보를 책임지자고 제안했다.독일 총선에 승리한 기독민주당도 천문학적 규모의 독일 방위비 확보에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독일 차기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민당 대표와 현 집권당인 사회민주당이 2000억유로(약 300조원) 규모의 특별방위비 편성을 논의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외교 정책이 최대치로 변함에 따라 유럽 각국 정부가 안보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할 계획을 세웠다”며 “일부 유럽 방위 계약 업체의 주문량은 이미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고 평가
-
유럽 '우크라 구하기'…英·佛 주도로 '안보연합' 결성
유럽이 ‘우크라이나 구하기’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파국으로 끝나자 영국,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이 역사적 갈림길에 섰다”며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에 주도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의 참여 없이 실질적인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타머 “의지의 연합 결성”유럽 정상들은 2일(현지시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주재로 런던 랭커스터하우스에서 비공식 정상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와 유럽 안보 대책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28일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고성이 오가는 설전 끝에 파행으로 마무리된 뒤 스타머 총리의 긴급 요청으로 성사됐다.회의엔 스타머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등 유럽 주요국 정상,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참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총 20여 개국 정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실상 미국을 제외하고 EU와 NATO가 비상대책회의를 연 것이다.스타머 총리는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의 협정을 수호하고 평화를 보장할 ‘의지의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을 발전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다수 국가가 우리가 개발 중인 계획에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rdq
-
英·폴란드 이어 독일도 유럽 방위비 증액 속도
독일이 현재보다 세 배가량 많은 2000억유로(약 301조원) 규모의 특별 방위비 편성을 논의하고 있다. 영국은 2027년까지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5%로 늘리기로 했다.26일 독일 일간지 빌트에 따르면 차기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 대표는 총선 승리 후 사회민주당과 2000억유로 규모의 긴급 방위비 편성을 논의했다. 올해 방위비 예산 753억유로의 세 배에 육박한다. ‘미국으로부터의 안보 독립’을 강조하고 나선 메르츠 대표가 방위비를 늘리기 위해 까다로운 재정 준칙을 완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영국도 국방비 증액 계획을 밝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현재 GDP의 2.3%인 국방비 지출을 2027년까지 2.5%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 국방 지출이 2027년부터는 연간 134억파운드(약 24조3000억원)씩 추가된다는 뜻”이라고 했다. 또 다음 의회 임기 중에는 GDP의 3%를 목표로 하겠다고 했다. 노동당이 2029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국방 예산을 더 늘리겠다는 것이다.우크라이나와 인접한 폴란드는 올해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GDP의 4.7%를 국방 예산으로 편성했다. 유럽 각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 방위비 인상을 압박한 데 따른 것이다. 유럽이 러시아에 맞서기 위해서는 GDP의 3.5∼4.0%까지 방위비를 늘려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이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