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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어 유럽도 상업용부동산 위기…"빚부담 금융위기 때 능가"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부실 위기에 처했다. 고금리로 대형 건설사들의 손실이 급증하면서 이들의 빚 부담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능가하는 수준까지 커졌다는 지적이다.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은 연 2회 주기로 내는 금융 안정성 검토 보고서 발표를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간) 상업용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별도의 분석 내용을 공개했다.ECB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내 자산 규모가 1억유로(약 1413억원)를 넘는 중대형 부동산 회사들의 평균 부채 규모가 수익의 10배 이상으로 불어났다고 지적했다. 이 수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과 2011년에도 10배를 넘긴 적이 있지만, 최근 상황이 더 심각하다.ECB는 “기준금리의 급격한 상승과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 하락, 임대료 수입 감소, 건물의 에너지 효율 저하 등 요인으로 부동산 업계의 손실이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올해 상반기 거래 건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7% 줄어들며 급격히 침체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쇼핑의 비중이 커지면서 사무실과 상점 수요는 쪼그라들었다. 임차인들이 에너지 효율이 높은 건물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며 노후한 건물들의 임대료가 곤두박질쳤다.최근 2년간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서 상장된 부동산 회사들의 기업가치는 장부가의 110% 수준에서 70%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 기간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들 기업 40%의 신용등급 또는 전망을 하향했다. ECB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나타냈던 수익성과 저금리 환경에 기반해 구축된 비즈니스 모델이 중단기적으로 불능 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실적 악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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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美보다 금리 먼저 내릴 수도"
유럽의 물가상승률이 눈에 띄게 둔화했다. 선진국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박이 가장 컸던 영국의 물가가 잡혀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서방 주요국이 긴축 기조를 끝내고, 내년 상반기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선진국 전반적으로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며 “지난 2년간 치솟는 물가에 맞서 싸우던 각국 중앙은행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이런 전망이 나오는 건 고물가·저성장 덫에 빠진 영국의 물가상승률이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통계청은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4.6%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2021년 10월 이후 최소 상승폭이다. 영국은 불과 1년 전만 해도 물가상승률이 11%를 웃돌며 4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브루나 스카리카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은 인플레이션에 있어 더 이상 ‘열외자’가 아니다”고 평가했다.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상황도 비슷하다. 유로존의 CPI 상승률은 9월 4.3%에서 10월 2.9%로 크게 낮아졌다. 벨기에(-1.7%)와 네덜란드(-1.0%)는 오히려 작년보다 물가가 하락했다.미국에 이어 유럽 주요국의 물가가 잡히면서 내년에는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내년 5월부터 영국중앙은행(BOE)이 금리를 인하하고, 6월 미국 중앙은행(Fed)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그 기조를 뒤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신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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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재세 충격…유럽 석유 메이저의 추락
유럽 각국이 도입한 에너지 기업 횡재세로 글로벌 석유 메이저의 판도가 재편되고 있다. 영국의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과 셸, 프랑스의 토탈 등 유럽 기업은 횡재세로 손발이 묶인 가운데 미국의 엑슨모빌과 셰브런은 올 들어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15일 석유·가스업계에 따르면 내년 원유시장은 엑슨모빌과 셰브런을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1990년대 후반 엑슨과 모빌의 합병, BP의 아모코 인수 등으로 지금의 구도가 형성된 지 20여 년 만이다. 엑슨모빌은 지난달 미국 셰일가스 기업 파이어니어내추럴리소시스를 595억달러(약 81조원)에 인수했다. 원유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아람코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셰브런 역시 지난달 미국 에너지 기업 헤스코퍼레이션을 530억달러(약 72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인수로 셰브런은 매장량이 110억 배럴 이상으로 추정되는 가이아나 해저 광구의 지분 30%를 확보했다.반면 유럽 석유기업은 각국의 친환경 정책과 횡재세 부과로 신규 유전 개발과 M&A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9월 ‘연대기여금’이라는 명칭으로 횡재세를 도입했고, 영국은 지난해 에너지이익부담금을 통해 영업이익의 35%를 횡재세로 부과했다. 머레이 오친클로스 BP 임시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BP는 M&A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영국이 도입한 횡재세를 포함해 세금으로 약 25억달러를 납부하는 등 재무적 부담이 커진 데다 환경단체와 야당 등이 탄소중립 목표를 들어 회사를 압박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와엘 사완 셸 CEO 역시 최근 파이낸셜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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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美 회사채 ETF서 기록적 순유출…"저성장 위험 커졌다"
지난달 미국 회사채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대규모로 자금이 순유출됐다.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대출 금리가 상승하고,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커진 영향이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달 미 회사채 ETF에서 94억달러(약 12조4100억원)가 순유출됐다고 전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미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할 것으로 전망됐던 지난해 6월(92억달러)보다도 큰 금액이다.회사채 시장 전체가 타격을 받았다. 하이일드 채권(고금리 회사채) ETF에서는 이 기간 48억달러(약 6조3000억원)가 순유출됐다. 그러나 저위험 투자등급의 회사채 ETF에서도 46억달러(약 6조800억원)가 유출됐다. 2020년 3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던 시기 이후 최대다.FT에 따르면 회사채 ETF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대부분 미 국채 펀드로 유입됐다.지난달 미 국채 금리와 대출 금리가 급등하면서 투자자금이 대이동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Fed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 등으로 16년 만에 처음으로 연 5%를 넘었다. 국채 금리가 뛰면서 미 대출금리 지표인 무위험지표금리(SOFR)가 5.3%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ETF전문매체 더ETF스토어의 네이트 제라시 사장은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를 의미하는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이들은 기업 신용 위험을 줄이기 위해 미 국채 ETF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 스프레드는 기업의 부도 가능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스프레드가 커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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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완화해도…재정 준칙 합의에 골머리 앓는 ECB
유럽 주요국의 물가상승률이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유럽중앙은행(ECB) 내부에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요 국가의 재정 적자가 급증해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을 제한하는 합의도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블룸버그는 ECB 내 소식통을 인용해 재정 적자로 인한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부 부채가 급증한 탓에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전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유럽평의회 등 각 기관 수장들과의 비공개회의에서 향후 몇 분기 동안 유럽 경제가 침체 위기에 놓였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라가르드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 물가 상승세 억제에 대해선 자신감을 내비쳤다.인플레이션이 억제되고 있다는 평가와 달리 EU의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EU의 1년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4.9%를 기록했다. 1년 전 상승률(11.5%)에 비해선 절반 수준이지만, 여전히 목표치(2%)를 크게 웃돈다.라가르드 총재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각 국가 간의 부채비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이 분열될수록 시장에서 유럽 경제를 우려하는 시선이 늘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ECB는 GDP의 3%만 재정 적자를 늘리는 데에 합의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협의 단계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각 국가 통화정책에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아서다.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재무장관의 협의체인 유로그룹의 재무장관인 파스칼 도노헤는 블룸버그에 "올해 안에 재정 준칙에 대한 합의를 보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의장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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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시장정책에 살아난 그리스…13년만에 '정크' 딱지 뗐다
2010년 국가 부도 위기를 겪으며 ‘유럽의 문제아’로 전락했던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이 13년 만에 투자적격 등급으로 회복됐다. 2019년 급진좌파 정당 시리자를 꺾고 집권한 중도 우파 성향 신민주당의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가 펼친 친(親)시장 정책으로 그리스 경제가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덕분이라는 평가다. 국가 부도에서 부활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21일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종전 ‘BB+’(투기 등급)에서 ‘BBB-’(투자적격 등급)로 상향 조정하고 향후 전망은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앞서 일본과 독일, 캐나다 신용평가사 등이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투기 등급에서 해제한 바 있지만 세계 3대 신용평가사(무디스, S&P, 피치) 중 한 곳이 투자적격 등급을 부여한 것은 처음이다.S&P는 “2010년 부채 위기 이후 재정적 불균형을 해결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그간의 경제 구조 개혁 노력이 올해부터 2026년까지 탄탄한 경제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국가 부채의 지속적인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난을 감당하지 못한 그리스는 2010년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 등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S&P는 그리스가 재정위기를 겪을 당시 세계 신용평가사 중 가장 먼저 신용등급을 강등한 곳이다. 한때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잠재적 디폴트(SD)까지 낮춘 바 있다.이후 그리스는 세 차례에 걸쳐 총 2900억유로에 달하는 차관을 끌어다 쓴 뒤 2018년 8월에 이르러서야 구제금융에서 벗어났다. 이듬해 7월 집권한 중도 우파 성향의 미초타키스 총리는 그리스의 경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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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표시 투기채권, 투자위험 7년만에 최고
유로화 표시 정크본드(투자 부적격 등급 채권)의 투자 위험이 7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고금리 장기화에 경기 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기업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FT에 따르면 채권 수익률 지표로 사용되는 ICE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지수로 측정한 유로화 표시 정크본드의 수익률과 국채 수익률 간 격차, 즉 스프레드는 18%포인트를 웃도는 수준으로 커졌다. 2016년 6월 이후 7년여 만의 최대치다. 채권 시장에선 정크본드와 국채 간 수익률 격차(스프레드)를 디폴트 위험의 가늠자로 여긴다. 지난 19일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연 5.0%를 돌파한 가운데 유럽 지역의 국채 금리도 상승세를 지속했다.이에 따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최근 몇 달 새 프랑스 카지노귀샤르페라숑, 네덜란드의 케터 등 유럽 기업 다수가 밀린 빚을 갚지 못해 연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프레드가 가장 큰 채권은 프랑스 통신사 알티스가 2027년 5월 만기로 발행한 것으로, 현재 28%포인트를 웃돈다.전문가들은 유럽 회사채 시장의 유동성이 미국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에 채권 수익률 변화가 더 급격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본토벨의 크리스티안 한텔 회사채 매니저는 “스프레드 확대는 경제 성장 둔화와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상승 등 종합적인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장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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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 13년 만에 되살아난 그리스, '유럽의 병자' 타이틀 떼다
13년 전 국가부도 위기에 '유럽의 병자'로 불리며 정크(투기)등급으로 떨어졌던 그리스가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투자적격등급을 받았다. 재정 적자를 대폭 줄이겠다는 정부 정책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지난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S&P는 그리스에 대한 국가 신용등급을 종전 'BB+'에서 'BBB-'로 상향 조정했다. 이로써 그리스 국채는 정크(투기등급) 채권에서 투자적격 등급으로 인정받게 됐다. S&P는 그리스 신용등급에 대한 전망으로 '안정적'을 제시했다.S&P는 그리스의 국가부채와 재정 개선 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S&P는 "2009년 부채위기 이후 경제 및 재정적 불균형을 해결하는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면서 "경제 구조 개혁이 올해부터 2026년까지 탄탄한 경제 성장을 지원하고 국가부채의 지속적인 감소를 지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S&P는 2010년 그리스가 재정위기를 겪을 당시 글로벌 신용평가사 중 가장 먼저 신용등급을 강등한 곳이다. 신용등급을 투기 등급인 'BB+'로 내린 뒤 '잠재적 디폴트(SD)'까지 하향 조정한 바 있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인해 그리스는 재정난을 감당하지 못해 2010년 이후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 등으로부터 총 3차례에 걸쳐 구제금융을 받았다. 총 2900억유로의 구제금융과 고강도 긴축 조치 끝에 2018년 8월 구제금융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게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으로 남아있는 불명예를 떠안았다.유럽 안정화 기금(ESM)은 성명을 통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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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 우려가 디폴트'…유럽 정크본드 투자심리 '꽁꽁'
유로화 표시 정크본드(투자부적격등급채권)에 대한 투자 위험이 7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고금리 장기화에 경기 침체 우려가 겹치면서 기업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급증한 탓이다.보도에 따르면 채권 수익률 지표로 사용되는 ICE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지수로 측정한 유로화 표시 정크본드의 수익률과 국채 수익률 간 격차, 즉 ‘스프레드’가 18%포인트를 웃도는 수준까지 커졌다. 2016년 6월 이후 6년여만에 최대치다. 이 수치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줄파산 우려가 극에 달했던 2020년 중반에도 18%포인트를 넘어서지는 않았다.정크본드는 투자 등급이 CCC 이하인 고위험‧고수익 회사채를 뜻한다. 채권 시장에서 정크본드와 국채 간 수익률 격차(스프레드)는 디폴트 위험의 가늠자로 여겨진다. 시장이 어려울수록 채권 투자자들이 디폴트 위험을 감수하고 정크본드를 매입하게 만들기 위한 프리미엄은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연 5.0%를 돌파한 가운데 유럽 지역의 국채 금리도 상승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회사채 금리가 국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치솟았다는 분석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최근 몇 달 새 프랑스 유통업체 카지노귀샤드페라숑(Casino Guichard-Perrachon), 네덜란드의 가구 제조업체 케터(Keter), 벨기에의 배관 설비 업체 아이디얼(Ideal) 등 유럽 소재 기업 다수가 밀린 빚을 갚지 못해 연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역에서 스프레드가 가장 큰 채권은 프랑스의 대형 통신사 알티스(Al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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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뷰티 대장주' 로레알, 나홀로 화색
“뷰티 시장은 현재 2700억유로(약 385조원)에서 2030년 4000억유로(약 57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여성과 젊은 층을 넘어 폭넓은 소비자가 화장품 시장에 진입하고, 고가 제품을 원하는 사람도 많아질 것이다.”글로벌 1위 화장품기업 로레알의 최고경영자(CEO) 니콜라스 히에로니무스는 최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통적인 화장품 소비자에서 나아가 화장품을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로레알은 수십 년간 인수합병(M&A)으로 제품군과 지역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최근 중국의 소비 부진으로 글로벌 화장품주가 고전하는 가운데 로레알이 홀로 선방하는 비결도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있다는 분석이다. 가격대를 아우르는 화장품 라인으로 중국의 부진을 최소화했고, 유럽 등 다른 대륙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어서다. M&A로 일군 화장품 제국로레알은 40여 개 브랜드를 바탕으로 세계 약 150개국에 진출해 있다. 지난해 매출은 382억유로(약 54조4600억원)로 글로벌 화장품기업 중 1위다. 1907년 프랑스 출신 화학자인 외젠 슈엘러가 머리 염색약을 개발해 인기를 얻자 1909년 회사를 세웠고, 이듬해 로레알을 브랜드명과 회사명으로 도입했다.로레알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에 이어 프랑스 증시에서 시가총액 2위다. 창업주의 손녀이자 로레알 지분 34.7%를 보유한 가족 지주회사의 회장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이다.로레알의 최대 강점은 중저가부터 고가 화장품, 더마코스메틱(기능성 화장품)과 헤어 제품 등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다. 화장품 브랜드 랑콤과 입생로랑 뷰티, 슈에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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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자동가입 제도' 정착시킨 영국…비결은?
"기금형 퇴직연금이 계약형보다 시장 경쟁에 더 예민합니다. 직원의 퇴직연금을 설정하는 기업이 수탁 금융기관의 성과를 비교하고 더 좋은 곳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영국 노동연금부(DWP) 청사인 런던 캑스톤하우스에서 만난 안드레아스 프리처드 연금정책 대변인(사진)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기금형은 수탁 금융기관의 기금운용위원회가 내린 독자적인 투자 판단의 결과가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에 이를 기관별로 비교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수탁기관이 수익률 경쟁을 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연금은 수탁 형태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수탁기관의 운용위가 투자 판단을 내리고 이를 자기 책임 하에 집행하는 기금형이다. 영국 퇴직연금은 가입자의 65%(2021년 기준)가 기금형에 납입 중이다. 다른 하나는 수탁기관이 계좌만 터주고 투자자가 직접 또는 디폴트옵션에 따라 펀드를 매수하는 계약형이다. 우리나라의 확정기여(CD)형 퇴직연금은 대부분 이 유형이다.단 프리처드 대변인은 "둘 중 하나가 더 낫다고는 볼 수 없고 둘 다 필요하다"고 전제를 달았다. 그는 "기금형은 다른 사람과 똑같이 투자해야 하지만 계약형을 통해 자기만의 방법으로 투자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라며 "이 사람들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영국은 2015년 '연금 자유화 정책'으로 퇴직연금의 일시금 인출에 부과하던 고율의 세금을 없앴다. 이전에는 일시금으로 인출할 때 세율 55%를 적용해 연금 인출을 사실상 강제했으나, 이 정책으로 두 인출에 부과하는 세금을 같게 만들었다. 단 일시금으로 인출한 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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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퇴직연금 자동가입으로 국민연금 부담 줄였다"
"영국도 한국처럼 인구 고령화로 국민연금(nSP)의 부담이 커지는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그 대책으로 '퇴직연금 자동가입 제도'를 도입했습니다."영국 퇴직연금 수탁 사업자인 AON의 매튜 아렌즈 영국연금정책본부장(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렌즈 본부장은 "과거 영국도 한국처럼 인구 고령화로 노동인구가 감소했고, 이로 인해 줄어드는 nSP 납입액을 세금으로 충당할지 결정해야 했다"며 "영국은 이런 충당 없이 '부과방식(pay as you go)'으로 nSP를 운영하기로 했고, 그 보완책으로 2012년 퇴직연금 제동가입 제도를 실시한 것"이라고 말했다.AON은 런던에 본부가 있는 세계 2위 재보험 회사다. 영국에서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이 퇴직연금 수탁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고 AON도 그렇다. 아렌즈 본부장은 연금과 관련해 20년 넘게 기업 컨설팅을 해 온 이 분야 베테랑이다.부과방식 연금은 납입자에게 받은 돈을 짧은 시간 내에 바로 수급자에게 주는 것을 말한다. 이 방식은 적립금이 거의 없는 '고갈 상태'로 운영된다. 영국 nSP는 계정에 보관하는 기금 규모가 2개월 지급분에 불과한 부과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서 수십년 뒤 국민연금이 고갈되면 제도가 어떻게 변할지 영국을 통해 미리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아렌즈 본부장은 "영국 정부가 퇴직연금 자동가입 제도를 도입한 건 nSP의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며 "이 제도로 인해 퇴직연금 가입률은 90%에 가까운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퇴직연금에 가입할 가능성은 낮지만, 일단 자동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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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가스 끊자…콩고·아제르바이잔 '에너지 강국' 부상
아프리카와 옛 소련 국가들이 유럽의 새로운 천연가스 공급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국가가 한때 유럽 가스 공급량 가운데 절반가량을 차지하던 러시아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에너지 지도가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유럽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대체할 새로운 공급원을 찾으면서 콩고 연안에서 아제르바이잔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에너지 세계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지역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유럽 에너지회사들은 아프리카 알제리와 콩고, 소련에서 독립한 유럽 아제르바이잔 등에서 천연가스를 확보하고 있다.이탈리아 에너지회사 에니는 최근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약 800㎞ 남동쪽에 있는 비르레바 지역에서 수십 개 유정을 시추해 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한때 알제리는 이탈리아에 가스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였으나 최근 수년간 러시아에 밀렸다. 그러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알제리가 다시 유럽의 가스 공급처로 부상했다. 올해 알제리는 천연가스 1000억㎥를 유럽에 수출할 계획이다. 이는 전쟁 전인 2021년 유럽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천연가스 양의 약 65% 수준이다. 이탈리아는 알제리산 가스를 자국 내에서 소비하는 데서 나아가 오스트리아, 독일 등 중부유럽에 수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파이프라인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에니는 콩고에서도 천연가스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에니는 수십 년간 콩고 해상 유전에서 석유를 캐낸 뒤 여분의 천연가스를 해저 저장소에 보관해뒀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천연가스 수요가 치솟자 에니 경영진은 이 천연가스를 액화해 판매한다는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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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가스 공급원으로 뜨는 아프리카·구소련권, 러 공백 메운다
아프리카와 구소련권 국가들이 유럽의 천연가스 공급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 유럽 가스 공급량 절반 가량을 차지하던 러시아의 빈자리를 메우면서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에너지 지도가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러시아 가스 끊기자 수출 늘리는 알제리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유럽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대체할 새로운 공급원을 찾으면서 콩고 연안에서 아제르바이잔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세계의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지역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최근 유럽 에너지회사들은 알제리·콩고·아제르바이잔 등에서 천연가스 공급을 늘리고 있다. 이탈리아 에너지회사 에니는 최근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약 800㎞ 남동쪽에 위치한 비르레바 지역에서 수십 개 유정을 시추해 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알제리산 가스를 자국 내에서 소비하는 데서 나아가 오스트리아, 독일 등 중부 유럽에 수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파이프라인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한때 알제리는 이탈리아에 가장 많이 가스를 수출하는 나라였으나 그 자리를 최근 수년 간 러시아가 대체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알제리를 이전 지위로 되돌려놓고 있다. 알제리 관료들에 따르면 올해 알제리는 천연가스 1000억㎥를 유럽에 수출할 계획이다. 이는 전쟁 전인 2021년 유럽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천연가스 양의 약 65% 수준이다.에니는 콩고에서도 천연가스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에니는 수십년 간 콩고 해상 유전에서 석유를 캐낸 뒤 여분 천연가스를 해저 저장소에 보관해뒀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천연가스 수요가 치솟자 에니 경영진은 이 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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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도 32개국 '대서양 동맹'…中일대일로 맞불
미국의 주도로 대서양 연안 3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협의체가 18일(현지시간) 출범했다. 경제·환경·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에 주로 위치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중국의 막강한 영향력을 견제하겠다는 취지다.백악관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을 하루 앞두고 ‘대서양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 출범을 알리는 대서양 협력 선언이 채택됐다고 밝혔다. 발표문에 따르면 이 협의체에는 아프리카와 유럽, 북·남미, 카리브해에 걸쳐 많은 국가가 합류했다. 세계은행은 대서양 지역의 경제 규모가 연간 1조5000억달러에 달하며, 이 수치는 2030년에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미 의회가 이번 파트너십을 지원하기 위해 1000만달러를 기부했다”고 말했다. 개발도상국들이 기후 변화 및 고금리 채무 부담 등 다중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에만 집중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대서양 협의체가 발족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장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