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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달러 반도체 보조금 받는 美글로벌파운드리스
미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스에 15억달러(약 2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2022년 반도체지원법(Chips Act)이 제정된 뒤 세 번째로 이뤄진 보조금 지원이자 보조금 규모가 10억달러를 넘는 첫 사례다.미 상무부는 19일(현지시간) 글로벌파운드리스의 뉴욕주·버몬트주 신규 설비 투자 및 증설을 위해 총 15억달러 보조금을 지급하는 예비 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최종 협약은 기업 실사를 거친 뒤 확정될 예정이다. 설비 투자 진행 단계에 맞춰 지원금을 단계별로 투입한다. 미 상무부는 16억달러 규모의 대출도 지원할 방침이다.미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주로 제너럴모터스(GM) 등에 자동차용 반도체를 공급했다. 이 기업은 뉴욕주에서는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 설비를 증축하고 버몬트주에선 5세대(5G) 이동통신용 반도체 설비를 신축할 계획이다.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이번 지원을 통해 미국 자동차 및 항공 산업 반도체 공급망에 안정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미국은 2022년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반도체지원법을 제정했다. 반도체 보조금(390억달러), 연구개발(R&D) 지원금(132억달러) 등을 5년간 총 527억달러 지원하는 게 골자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반도체지원법 첫 수혜 대상으로 미국 전투기를 생산하는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스를 선정해 총 35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자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에 1억6200만달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로이터에 따르면 TSMC, 인텔, 삼성전자 등도 보조금 지원을 두고 협상 중인 것으로 나타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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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작년 순이익 1.9조…해외부동산 300억 손실 인식
삼성생명이 지난해 1조89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고 20일 발표했다. 전년 대비 19.7%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안정적 보험계약마진(CSM) 손익을 창출했고, 역마진 개선과 투자 손익 확보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보험사의 장래 이익을 반영하는 지표인 CSM은 작년 말 12조2000억원으로, 전년(10조7000억원) 대비 14% 증가했다.삼성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익스포저가 4조7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체 운용자산의 2.3%다.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는 5조2000억원으로, 전체 운용자산의 2.5% 수준이다.삼성생명은 지난해 해외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 300억원을 손실로 인식했다.조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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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니어링, 삼성E&A로 사명 변경
삼성엔지니어링이 사명을 삼성E&A로 변경하기로 했다. 1978년 삼성그룹에 인수된 후 1991년 삼성엔지니어링으로 사명을 바꾼 지 33년 만이다. 삼성 계열사가 사명을 바꾸는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삼성엔지니어링은 15일 이사회를 열고 사명 변경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을 다음달 21일로 예정된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했다고 발표했다. ‘engineer(엔지니어)’와 ‘ahead(어헤드·앞으로)’의 앞 글자인 E와 A를 조합해 만든 사명이다. 회사 자산인 엔지니어링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를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부터 사업 혁신을 위한 전략명을 ‘AHEAD’로 정하고, 5월 상표권을 출원하기도 했다. 공업용 로봇, 수처리 장치 등 신규 사업에 어헤드 브랜드를 달았다.회사 측은 신규 사업에 진출하고, 기업의 미래 확장성을 넓히기 위해 새로운 사명으로 변경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차별화된 수행 패턴 △기술로 사회적 난제 해결 △존중·공감·소통의 조직문화 등 세 가지 중장기 핵심 전략을 수립했다.남궁홍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새 사명을 계기로 미래 사업을 준비하는 작업을 더욱 가속할 것”이라며 “기존 사업을 수행하는 능력을 단단히 다지고, 신규 사업에선 기술력을 기반으로 기회를 선점해 지속가능한 회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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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떼의 공격' 본격화…삼성물산, 행동주의 5곳과 표대결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행동주의 펀드 5곳이 연합해 삼성물산에 자사주 소각과 배당 증액을 요구하고 나섰다. 다음 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안건을 올린 만큼 표 대결도 예고됐다.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는 삼성물산 성장 여력을 훼손할 만큼 과도한 수준이라는 우려도 나온다.삼성물산은 다음 달 1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씨티오브런던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한 5개 기관투자가가 주주제안으로 올린 자사 소각과 현금배당 안건을 상정한다. 주주제안을 올린 곳은 씨티오브런던인베스트먼트와 안다자산운용, 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스 등이다. 이들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은 1.46%다. 삼성물산에 주주친화책을 요구했던 영국 팰리서캐피탈은 여기에 참여하지 않았다.이들은 삼성물산에 5000억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하고, 보통주와 우선주를 주당 각각 4500원, 4550원씩 배당하라고 요구했다. 삼성물산이 제안한 배당액에 비해 각각 76.5%, 75.0% 증액한 규모다. 삼성물산은 보통주 주당 2550원, 우선주 주당 2600원을 배당할 계획이다.행동주의 펀드들이 삼성물산을 대상으로 ‘울프팩(wolf pack·늑대 무리) 전략’을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울프팩 전략은 행동주의 펀드 여러 곳이 뭉쳐서 한 기업을 공격하는 것을 뜻한다. 늑대가 사냥할 때 무리를 구성하듯 공시 의무가 없는 5% 미만 지분을 확보한 뒤 행동주의 투자자들을 규합해 공세에 나서는 ‘가성비’ 높은 공격법이다.행동주의가 요구하는 주주환원 규모는 1조2364억원에 달했다. 삼성물산은 이 금액은 2023년과 올해 이 회사(별도기준)의 잉여현금흐름 추정액을 초과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금이 빠져나가면 회사의 투자력이 급격히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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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글로벌 네트워크 '풀가동'…AI·6G·로봇 신사업 날개 단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성사시킨 글로벌 비즈니스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최근 만난 삼성 최고위 임원의 말이다. 삼성전자가 2020년 미국 통신업체 버라이즌과 체결한 8조원 규모 통신장비 공급부터 지난해 테슬라로부터 수주한 자율주행 칩까지, 굵직한 계약의 막후엔 이 회장의 단단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있었다는 얘기다.10년 가까이 이 회장을 옭아맨 사법 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그의 글로벌 경영 행보는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 회장이 무죄 판결을 받은 이튿날 곧바로 중동·동남아시아 출장길에 오른 것만 봐도 그렇다. 이 회장은 신시장을 점검하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데 전력할 것으로 알려졌다.해외부터 챙기는 JY2016년 11월 ‘국정농단’ 수사가 시작된 이후 이 회장은 자유롭게 출장을 갈 수 없었다. 범죄 혐의가 있다는 이유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엔 상당 기간 들어가지 못했다. 세계적 저명인사 모임인 ‘선밸리 콘퍼런스’에 전문경영인을 대신 보낼 수밖에 없었다.글로벌 시장을 점검해야 할 시간에 이 회장은 재판정에 있었다. 2021년 4월부터 이달 5일까지 2년10개월간 법원에 출석한 횟수만 96회에 달했다. 그러다 보니 법정이 쉬는 기간만 골라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앞으론 달라질 전망이다. 지난 5일 무죄 판결 이후 경영활동의 족쇄가 풀렸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6일 중동·동남아 출장을 시작으로 이달 하순엔 유럽 출장까지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출장지로 거론되는 독일은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완성차 업체와 자동차 부품업체 천국이다. 차량용 반도체와 자동차 전장(전자장치)사업에 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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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도 안 통하네…SK이노, 실적 악화에 미끌
SK이노베이션이 대규모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혔지만, 주가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6일 발표한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4.96% 떨어진 12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80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하면서 오름세로 개장했지만 이내 하락 전환했다. 올해 들어서만 13% 이상 떨어졌다.SK이노베이션이 자사주 소각에 나선 것은 2011년 출범 이후 처음이다. 증권가에서는 부진한 실적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았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90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선제적인 자사주 소각을 통해 시장 충격을 줄이고자 했지만, 성장성을 부각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정제마진 악화로 본업인 석유·화학 부문이 부진했다. 신사업인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도 적자 상태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사업의 이익 창출 능력에 의구심이 든다”며 SK온의 사업 가치를 기존 5조3000억원에서 0원으로 깎았다.소액주주 사이에서는 “자사주를 소각할 여력이 있으면 유상증자를 왜 했느냐”는 등의 원성이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 투자비 마련을 위해 지난해 9월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주주들은 회사 운영 자금을 주주로부터 조달한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월 증권사 8곳이 SK이노베이션 목표가를 낮췄다. DB금융투자는 21만6469원에서 15만5000원으로 28.40% 내려 잡았다.이지효/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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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래전략실 수뇌부도 무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기소된 당시 미래전략실(미전실) 수뇌부도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서울중앙지법은 5일 이 회장과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사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1팀장(사장), 최치훈·김신·이영호 전 삼성물산 사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에게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미전실 수뇌부들은 불법적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회장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경영권을 승계받을 수 있도록 삼성물산 주가를 낮추고 제일모직 주가는 높여 유리한 합병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미전실이 거짓 정보를 유포하거나 주요 주주를 매수하는 등 부정 거래를 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2020년 9월 검찰은 최 전 부회장 등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업무상배임, 외부감사법위반, 위증 등 혐의로 기소했다.하지만 미전실이 이 회장과 함께 합병 여부를 전담해 결정했다는 검찰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미전실은 합병의 필요성과 사유, 시너지, 합병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등을 검토한 것”이라며 “실무적 차원에서 미전실이 업무를 맡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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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일관 '굳은 표정' JY…"무죄"에 옅은 미소
5일 열린 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 1심 선고공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시종일관 굳은 표정이었다.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순간 잠시 옅은 미소를 보였지만 다시 평소 모습으로 돌아갔다. 1심에서 무죄가 나왔지만 검찰이 항소할 경우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3~4년은 더 법원을 드나들어야 하는 상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이 회장은 이날 오후 1시42분께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2부 심리로 열린 선고공판에 출석했다. 법원 입구에는 이 회장을 취재하려는 수백 명의 취재진이 겨울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장사진을 쳤다. 장시간 삼성을 괴롭혀온 재판의 첫 선고인 만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짙은 회색 정장 차림의 이 회장이 검은색 승용차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한 지지자는 “이재용 회장 무죄”라고 외치기도 했다.이 회장은 ‘3년5개월 만의 1심 선고인데 임하는 심경이 어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선고 공판이 열리는 417호 대법정으로 향했다. 오후 2시2분께 재판부가 법정에 들어서자 이 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와 허리를 90도로 깊이 숙여 인사했다. 한 시간가량 이어진 재판에서 이 회장은 담담히 재판부가 낭독하는 판결문을 경청했다. 재판장이 검찰이 기소한 공소 사실을 부인하는 내용의 판결 취지를 읽어 내려도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재판 시작 50분 만에 재판장이 “주문, 피고인들은 모두 무죄”라고 밝히자 그제야 이 회장은 안도한 듯 얼굴에 옅은 미소를 띠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과도 웃으며 가벼운 대화를 나눴다.이후 재판정을 빠져나온 그는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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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불기소' 권고 무시한 檢…1심 재판만 106차례
“2020년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의견을 검찰이 받아들였다면 재판까지 가지 않을 사안이었다.”이재용 삼성그룹 회장과 관련자 전원이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1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자 법조계에서는 무리한 기소였다는 반응이 나온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수사 중단, 불기소’를 권고했음에도 검찰이 기소를 밀어붙이면서 이 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경영진은 장기간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총수가 수사와 재판에 묶이면서 삼성그룹의 글로벌 이미지 손상은 물론 공격적 투자 행보에도 제약을 받으며 글로벌 경쟁력이 훼손되는 등 유무형의 막대한 손실을 봤다. 검찰, 불기소 권고 무시…기소 강행이 회장의 불법승계 사건은 검찰이 기소 결정을 내릴 당시부터 무리수라는 의견이 많았다. 검찰 수사심의위는 2020년 6월 26일 이 회장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기소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위원장 직무대행을 제외한 13명의 위원 중 10명이 기소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 회장에게 적용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기 쉽지 않다고 본 위원이 대부분이었다.수사심의위는 2018년 검찰이 수사의 중립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구성한 조직이다. 수사심의위 의견을 검찰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검찰은 이 회장의 불법승계 의혹 이전까지 열린 여덟 차례 수사심의위에서 나온 권고를 모두 받아들였다. 검찰은 가장 최근 사례인 ‘이태원 참사’를 두고도 수사심의위 권고대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불구속 기소했다.하지만 그해 9월 1일 검찰은 그간의 선례를 뒤집고 이 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석 달 전 구속영장을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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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신경영' 메시지 나올까
경제계는 삼성이 뼛속까지 바뀐 ‘제2의 창업’ 시점을 1993년으로 잡는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주문한 ‘신경영 선언’을 발표한 해다. 이후 삼성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모두가 아는 그대로다.경제계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9년에 걸친 ‘사법 리스크’를 떨쳐낸 만큼 아버지와 비슷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2014년 5월부터 삼성을 이끌고 있지만, 삼성의 미래 비전을 담은 ‘큰 그림’을 내놓지는 않았다. 2017년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기소된 데 이어 2020년 9월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기소된 영향이 컸다. 2022년 10월 임직원에게 아무런 메시지 없이 회장에 취임한 것이나, 다들 하는 신년사를 한 번도 내지 않은 것도 다 ‘사법 리스크’ 때문이었다.재계 관계자는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등 빅테크는 저 멀리 앞서 나가고, 중국 기업들은 삼성의 발목까지 쫓아온 상황”이라며 “삼성이 다시 뛸 수 있도록 이 회장이 ‘제2 신경영’을 내놔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이 회장이 강조해온 ‘기술 경영’의 구체적 그림을 내놓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기술 인재 육성 방안과 대규모 기술 투자 계획을 내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상생 경영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회장과 삼성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라고 했다.준법 경영에 관한 메시지가 나올 수도 있다. 2020년 이 회장은 준법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독립 감시 기구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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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에 주가 날아올랐다…'시총 톱10' 눈앞 삼성물산
삼성물산이 주가가 6% 넘게 뛰면서 2년6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증권가 예상을 밑돈 4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자사주 1조원 어치를 소각하기로 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31일 삼성물산은 자사주 591만8674주를 소각한다고 공시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약 7676억원어치다. 삼성물산은 이와 별도로 감자를 통해 보통주 188만주, 우선주 15만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총 1조원 어치의 자사주를 소각하는 셈이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삼성물산 주가는 6.4% 오른 13만8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13만8300원까지 뛰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이번 발표는 작년 내놓은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이다. 지난해 2월 삼성물산은 2025년까지 보통주 2471만899주와 우선주 15만9835주를 5년 내 전량 소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남은 자사주 물량은 내년과 2025년에 780만7563주씩 소각할 방침이다. 증권가에서는 추가 주주환원 기대가 높아지면서 삼성물산 주가가 더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물산 주가는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19.5% 뛰었다. 시가총액은 삼성그룹주 중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3위인 삼성SDI의 턱밑까지 도달했다. 이날 종가 기준 삼성SDI의 시가총액은 25조6148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12위, 삼성물산은 25조6116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13위다. 작년 12월 1일 삼성물산 시가총액이 22조111억원, 삼성SDI 시총이 30조7377억원임을 고려하면 격차가 2개월 만에 크게 줄었다.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체적인 자사주 소각 규모가 정해지며 그동안 미흡하던 주주환원정책의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이날 삼성물산은 지난해 4분기 실적과 배당금도 발표했다. 결산 배당금은 주당 2550원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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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삼성전자 4분기 D램 흑자 전환…반도체 적자 2조원대
삼성전자가 지난해 3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2조원대 적자를 냈다. 4개 분기 연속으로 수조원의 적자를 냈지만, 메모리 감산이 효과를 발휘하며 4분기 들어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 특히 D램 부문 흑자 전환에 성공한 점이 기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2조82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4조3100억원)보다 35%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6000억원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1,2분기와 2조4000억원을 기록했던 3분기보다는 증가했다.매출은 67조7800억원으로 집계됐다. 70조4600억원을 기록했던 전년 동기보다 소폭 줄어든 수치다.4분기에 영업이익 규모를 늘릴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 사업의 대규모 영업적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적자는 1분기 4조5800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점차 축소돼 4분기 2조원 초반대까지 감소했다. D램이 4분기 들어 흑자로 돌아선 것이 주요했다. HBM, DDR5, LPDDR5X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늘어나며 D램 재고 수준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는 고객사 재고가 정상화되는 가운데 PC 및 모바일 제품의 메모리 탑재량이 증가하고 생성형 AI 서버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수요 회복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파운드리는 시장수요가 감소해 실적은 부진했으나, 지난해 연간 최대 수주를 달성해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및 네트워크 사업부 영업이익은 2조7300억원, 가전(CE)·VD(영상)부문은 영업적자 5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조원, 하만은 3400억원으로 집계됐다.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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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만에…소니 영업익, 삼성전자 앞섰다
일본 소니그룹이 24년 만에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따라잡았다. 14년 전만 해도 일본 대형 전자업체 9곳을 합친 영업이익이 삼성전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작년 소니의 선전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3조원가량 앞선 것으로 추정됐다. 소니 영업익 10년 새 50배↑30일 소니그룹과 삼성전자가 각각 발표한 2023년 실적 전망치에 따르면 소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1700억엔(약 10조5639억원)으로 삼성전자(7조4886억원)를 3조원 이상 앞선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소니에 뒤진 건 1999년 이후 24년 만이다. 2018년에는 삼성전자(58조8866억원)와 소니(8조725억원)의 영업이익 차이가 50조원까지 벌어졌지만 5년 만에 상황이 바뀐 것이다.매출도 2022년 삼성전자(302조원)와 소니(11조5398억엔)의 격차가 세 배 가까이 벌어졌지만 지난해 각각 262조원과 12조엔으로 두 배가량 좁혀졌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시장 부진의 여파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일시적으로 꺾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이 어느 정도 회복하면서 다시 소니를 따라잡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하지만 한국 최대 기업의 영업이익이 2000년대 들어 처음 일본 대표 전자기업에 뒤졌다는 사실이 주는 의미는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일시적인 부진에서만 역전의 이유를 찾을 게 아니라 소니 등 일본 전자기업의 절치부심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2009년만 해도 소니·파나소닉·히타치 등 일본 대형 전자업체 9곳을 합친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소니는 2008년과 2011년 각각 2278억엔, 673억엔의 영업손실을 봤다. 이후 2013년 265억엔에 불과하던 영업익이 10년 새 50배 가까이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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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몰린 'A매치 데이'에…삼성·SK·한화·롯데 회사채 ‘완판’
국내 기업 4곳이 몰린 회사채 수요예측 ‘빅데이’에서 ‘완판’ 행진이 펼쳐졌다. 삼성증권은 증권채 약세 우려에도 ‘완판’에 성공했다. 대기업 지주사인 롯데지주와 한화도 모집 물량을 훌쩍 뛰어넘는 매수 주문을 확보했다.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날 2년물 700억원 3년물 1300억원 등 총 20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을 열었다. 모집 결과 2년물에 6400억원, 3년물에 9600억원 등 총 1조6000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모집액 기준 가산금리는 2년물 0bp(bp=0.01%포인트), 3년물 -2bp로 집계됐다.업계에서는 증권채 약세 우려가 컸다. 올해 첫 증권채 발행에 나선 미래에셋증권이 이 회사 개별 민평금리보다 높은 수준에 금리가 책정되는 ‘오버 발행’을 피하지 못해서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에 따른 증권사 부실 우려가 확대된 탓이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리스크 관리 등 안정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그룹 지주사들도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한화그룹 지주사격인 한화는 이날 열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1500억원)의 10배에 가까운 매수 주문을 받았다. 2년물 600억원에 4810억원, 3년물 900억원 모집에 1조130억원 등 1조4940억원어치 주문을 확보했다. 롯데지주도 이날 열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600억원 모집에 73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2년물 900억원 모집에 4250억원, 3년물 1500억원 모집에 2450억원, 5년물 200억원 모집에 6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SK그룹 에너지 전문기업인 SK E&S는 1조5000억원대 자금을 확보했다. SK E&S는 3000억원 모집에 1조5100억원의 매수세가 몰렸다. 3년물 2300억원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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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도 다 똑같은 사람"…의외의 장소서 소맥에 '러브샷'까지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재벌은 뭐 사람 아닌가요? 다 똑같아요."'재벌 총수는 어떻게 사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기업 관계자들의 답은 한결같다. "그런가요"라며 갸우뚱했던 의구심은 뜬금없는 곳에서 풀렸다.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에서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소맥(소주+맥주) 폭탄주도 즐겨 마시는 그들의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지난 10일(현지시간) CES LG전자 전시장을 찾은 구자은 LS그룹 회장. 탄소감축 기술에 관해 설명을 듣던 구 회장은 갑자기 "탄소배출을 하지 않으려면 여기 전시장부터 없애야 하는 데 말이죠"라며 "여기 지으려면 탄소가 많이 배출되잖아요"라며 웃음을 지었다.LS그룹은 구 회장과 명노현 부회장부터 일반 사원들까지로 구성된 CES 참관단을 꾸려 현장을 돌았다. 기자들한테 1984년 영화 '터미네이터 1'의 대사를 묻기도 했다. "터미네이터 여주인공 사라 코너(배우 린다 해밀턴)가 '폭풍이 온다(There is a storm coming)'고 했는데 알죠?"라고 물었다. 터미네이터를 본 적이 없는 MZ세대 기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외식업체 아워홈 구지은 부회장도 CES를 부지런히 훑고 다녔다. 두 손을 가지런하게 모은 구 부회장은 기자에게 "푸드테크(푸드+기술) 기업을 보러왔다"고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 주제는 사업에 대한 고민을 거쳐 부친인 아워홈 창립자 고(故) 구자학 회장으로 닿았다. 그는 "아버지는 산업화 시대를 살아갔고, 오너였지만 전문경영인처럼 열심히 일했다"고 했다.지난해 열린 'CES 2023'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 등이